최근 계속된 실적부진으로 수장까지 교체된 한미약품이 이번에는 다국적제약사로부터 판권회수 조치를 당했다.
쌍벌제 여파로 인한 의원급 시장 부진, 연간 100억원 이상인 비만약 '슬리머' 시장 퇴출 등에 또 다시 찾아온 악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GSK는 최근 한미약품과 공동판매했던 세레타이드(천식 및 COPD 치료제), 아바미스 나잘 스프레이와 후릭소나제 코약(알레르기 비염약) 등 3품목의 의원급 영업 판권을 회수했다.
쌍벌제 여파로 의원급 시장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한미약품에게 더 이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IMS데이타 기준 세레타이드의 올 3분기 누계 매출은 27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64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고, 후릭소나제 코약은 오히려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 (올해 6억7000만원, 작년 15억3000만원)
양사가 지난해 5월 전략적 제휴를 맺었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사-다국적사 전략적 제휴로는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에 계약이 깨진 셈이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달로 계약이 종료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번 손해분을 만회하기 위한 타사와의 전략적 제휴는 아직 논의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내 업계 모 관계자는 "한미가 이번 판권 회수로 향후 다른 외자사와의 전략적 제휴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미의 악재는 올해 상당했다. 가장 대표적 사례는 쌍벌제 여파로 인한 의원급 시장 위축이다.
특히 개원의들은 한미를 쌍벌제 도입의 주적으로 꼽고 약 처방을 줄였는데, 이는 고스란히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실제 가장 최근인 3분기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사상 첫 손실을 냈고, 매출액은 전문약 부문 부진으로 전년동기(1558억원)과 비교해 3.2% 줄었다. 순손실도 55억원에 달했다.
특히 3분기 누계 영업이익(1분기 29억원, 2분기 16억원, 3분기 -55억원)은 마이너스(-10억원)를 기록했다. 국내 최상위 제약업체에서 영업손실은 거의 드물다.
연간 100억원 이상(작년 IMS데이터 기준 120억원)의 비만약 슬리머 퇴출도 빼놓을 수 없다.
일단 국내 시장은 둘째치더라도 '슬리머'의 해외 시장 진출에 큰 공을 들인 한미 입장에서는 상당한 충격파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