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에 이어 지난 9일 전라북도의사회가 마련한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과 회원과의 대화에서는 의협 집행부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이날 회원과의 대화에는 약 5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했으며 3시간에 걸쳐 진행된 대화의 상당 부분이 경 회장과 의사협회 집행부의 무능력함에 대한 성토로 채워졌다.
대화에 앞서 의사협회 송우철 이사는 서울시의사회에서 열린 회원과의 대화에서와 유사한 방식으로 현안 보고 및 경 회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말미에 “지난 10년간 의사협회장이 10번이 바뀌면서 회무를 진행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면서 경 회장 퇴진 운동을 염두한 발언을 했다.
그러자 모 회원은 “능력이 없는 의사협회장이라면 10명이 아니라 20명이라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경 회장이 쌍벌제법을 막지 못한 것을 지켜보면서 차라리 다른 분이 회장직을 맡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전라북도의사회 권철 이사는 “지난 해 수가협상에서 부대조건으로 약제비 절감에 합의한 것을 두고 회원들이 우려하자 걱정할 필요 없다고 큰 소리쳤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의 올가미가 됐다”며 “원격의료도 마찬가지로 의사협회와 회원들의 시각이 서로 다른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해 경 회장을 더욱 압박했다.
이에 대해 경 회장은 “쌍벌제법이 국회 통과된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드릴 게 없다”고 전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리베이트=뇌물이라고 인식하는 것을 깰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회원과의 대화가 길어지자, 회원들이 경만호 집행부에 대해 질타하면 경 회장은 이에 대해 해명하거나 보충 설명을 하는 식으로 흘러갔다.
답답한 심정으로 고창에서 찾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 회원은 “회장 신임투표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경 회장은 “회원들이 모든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할 만하지만 최근 떠도는 얘기만 알고 있는 상황에서 전 회원을 대상으로 신임 여부를 묻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정모 회원은 “경 회장은 의사협회장 임기를 마치면 국회의원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이 있는데 실제로 출마가 의사가 있는지 말해 달라”고 하자 경 회장은 즉각 “의사협회장으로서 업적을 남기고 싶을 뿐, 국회의원으로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또한 전주시의사회 원로 회원은 “경 회장은 정부 정책에 울고 싶었던 회원들에게 뺨을 때린 격”이라고 했다. 그는 “대부분 회원들이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절반 이상이 그만두길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지 묻고 싶다”며 “만약 이를 안다면 어떤 모습으로 행동해야 회원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