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과의 대화를 위해 부산에 내려간 경만호 회장이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 소속 회원들이 던진 계란에 맞는 봉변을 당했다.
전의총 회원들은 18일 부산시 의사회원과의 대화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려는 경 회장의 승용차를 막아서고 “우리와도 대화 좀 하자”면서 계란을 던졌다.
경 회장은 18일 오후 5시부터 부산시의사회원과의 대화를 위해 부산 다원정(숯불구이 음식점)을 방문, 일정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전의총 회원들과 맞닥드린 것이다.
전의총 회원들은 잠시 차에서 내린 경 회장을 둘러싸고 “전의총 회원과의 토론회 자리를 마련하라”면서 “지금 당장 일정을 잡아 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회원들은 경 회장의 차량 앞에 ‘후안무치 마노 후배의사 다 죽는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들고 “대화하자, 사퇴하라”라며 외쳤다.
의사협회 송우철 총무이사는 “지금은 회원과의 대화 일정이 계속 잡혀있어 확인 후에 연락을 줄 테니 기다려 달라”며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추후에 따로 시간을 잡아 얘기하자”며 설득했다.
전의총 회원들의 고성과 밀고 당기기가 길어지자 길을 지나던 부산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이를 지켜봤고, 경 회장이 탄 차가 길을 막아선지 십여분이 지나자 일부 시민들은 “무슨 일이냐”며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전의총 회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부산시의사회 임원들은 "시민들까지 다 보고 있는데 너무 과하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하느냐"며 혀를 찼다.
이날 경 회장과 전의총의 대치상황은 경찰이 출동하면서 정리됐다.
“부산시의사회원 빠진 회원과의 대화”
한편, 이날 경 회장과 전의총의 실랑이는 앞서 공식행사에서부터 시작됐다.
부산시의사회는 이날 오후 5시 부산 부전동의 한 음식점(다원정)에서 경 회장과 부산시의사회 임원과의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에 전의총 소속 회원 10여명은 부산시의사회원과의 대화가 아닌 임원과의 간담회로 추진한 것에 대해 반발하며 간담회가 진행 중인 음식점을 찾아가 “왜 회원들을 배제하느냐. 우리도 할 말이 있다”면서 시위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출입을 막으려는 부산시의사회 임원들과 전의총 회원들 사이에는 고성이 오갔다.
먼저 간담회 자리를 나서려던 의사협회 박희두 의장은 문 앞을 막고 서 있던 전의총 회원들에 막혀 다시 간담회장에 자리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부산시의사회 한 임원들은 "좋은 말로 하면될 것을 이렇게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면 어떻게 대화가 되겠느냐"면서 거부감을 드러냈고 또 다른 임원은 대화할 기회를 줄테니 욕설과 고성을 삼가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결국 부산시의사회 측이 (전의총 소속)부산시의사회원에 한해 경 회장과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하면서 극으로 치닫던 갈등이 잠시 수그러들었다.
전의총 강대식 부산지회장은 ‘지역 의료계 지도자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경 회장은 전국을 순회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오해를 설명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는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자리”라면서 “지금이라도 순회 설명회를 중단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부산 서구 이비인후과 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또 다른 회원은 “리베이트 쌍벌제법이 191:0으로 통과된 그날은 그나마 남아있던 의사의 자존심이 완전히 무너진 날”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우리가 받은 리베이트는 건보재정에서 나온 게 아니고, 건보재정은 과도한 약가 정책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에 리베이트가 없는 곳이 있느냐. 심지어 리베이트가 가장 많은 곳이 국회다. 그런데 왜 이를 설득하지 못하느냐”면서 질타했다.
이렇게 대화로 해결된 듯 보였던 경 회장과 전의총 회원들과의 밀고 당기기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의총 회원들은 음식점을 나서려는 경 회장의 길을 막아서고 회원과의 토론회를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부산시의사회 임원들의 도움으로 음식점을 나선 경 회장은 차에 올라타기까지 실랑이를 벌이던 중 결국 전의총 회원이 던진 날계란 세례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