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원 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상당수의 개원예정의가 여전히 개원을 망설이고 있다.
26일 개원가 및 금융계에 따르면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개원시장은 아직 파란불이 켜지지 않았다.
지난해 잠시 회복세를 나타냈던 의사대출 시장도 주춤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A내과의원 이모 원장은 "2~3년전부터 이전을 생각해왔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 고민스럽다"면서 "주식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아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예정의는 "봉직의 생활을 접고 개원을 하고 싶지만 엄두가 나질 않는다"면서 "개원 컨설팅을 받았는데 개원 입지가 마땅치 않아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고 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대출 시장은 다소 살아나긴 했지만 과거의 성장세에 못 미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던 의사대출 시장이 1~2년 전 경기불황 이후로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의사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하나은행 닥터클럽의 경우 올 삼사분기 전체대출액은 3억 5736억원(잔액기준)으로 지난 일사분기 3조 7955억원, 이사분기 3조 7418억원 보다 줄었다.
또한 닥터클럽 올해 사사분기 전체대출액은 3억 4542억원(12월 23일 기준)으로 지난해 사사분기 전체 대출액인 3조 8330억원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외환은행의 닥터론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사사분기 전체 대출액은 8050억원(12월 23일 기준)으로 지난해 사사분기 전체대출액 9549억원보다 약 1000억원 감소했다. 올 12월이 며칠 남았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증가세라고 하긴 힘들다.
또 지난 사사분기 닥터론 전체대출액은 8751억원으로 지난해 사사분기 전체대출액 1조 204억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심각한 경기침체 당시보다는 살아났지만 아직 완전히 개원시장이 살아났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의사대출 기준이 과거에 비해 깐깐해진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지만 이를 고려한다고 해도 의사대출 시장은 여전히 겨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원컨설팅 관계자는 "개원 문의를 해 오는 의사들은 늘었지만 고민하는 시간도 길어졌고, 개원을 준비하는 시간도 길어지는 등 개원에 대해 신중해졌다"면서 "실제로 개원하는 의사들은 줄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