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시티를 표방하며 의료산업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구에서 응급의료와 관련한 악재가 계속해서 터져나와 관계자들의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4살 환아 사망문제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지 얼마 되지 않아 뇌출혈 환자가 전원을 지속하다 중태에 빠지면서 비난이 일고 있는 것.
7일 병원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40대 여성환자가 지난 1일 두통증세를 호소하며 A병원 응급실에 내원하면서 시작됐다.
대구 응급의료센터인 이 병원은 CT촬영을 통해 환자를 뇌출혈로 진단했고 1339 응급의료 정보센터를 통해 수술이 가능한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대다수 병원들은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응답했고 이에 이 병원 의사는 B대병원 응급실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환자를 부탁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일어났다. 당시 이 병원은 휴일을 이용, 전산시스템을 개편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환자는 결국 C병원으로 이송됐고 이후 상태가 악화돼 다시 D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 위중한 상태다.
이에 대해 환자의 보호자는 대구의 대학병원들이 서로 환자를 미뤄 환자가 중태에 빠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들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전산시스템 개편을 위해 이미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에 환자 전원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고 경북 관내 20개 응급의료기관에도 이같은 사실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환자가 내원하자 할 수 있는 모든 처치를 다하고 관내 병원을 수소문해 처치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이송했는데도 이렇게 매도당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B병원은 "응급의학과 교수가 직접 응급의료센터에 방문해 환자이송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A병원 당직의가 직접 전화로 치료를 부탁해 어쩔 수 없이 환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화를 받았을때도 전산상의 문제로 수술을 포함한 처치가 불가능할 수 있고 만약 문제가 있으면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충분히 설명했으며 보호자도 이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B병원은 전산입력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도확보와 도뇨관삽입, 두부거상 등을 시행했으며 뇌압감소를 위해 만니톨을 투여했다.
B병원은 "전산 장애에도 불구하고 뇌압감소를 위해 처방도 없이 만니톨 약물을 투여하는 등 응급상황에 맞는 모든 조치를 다했다"며 "그럼에도 이렇게 매도당하는 것은 너무나 억울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환아 사망사건에 이어 뇌출혈 환자 늦장 진료 문제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구지역 대학병원들의 위상이 나날이 추락하고 있어 과연 대구 병원계가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