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일보 종합편성(종편) 방송채널에 지분을 투자한 제약사들이 때아닌 속앓이를 하고 있다.
많은 언론들이 이번 투자 배경에 대해 전문약 광고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자칫 전문약 광고 절대 반대 입장을 외치는 의료계와 각을 세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작년 쌍벌제법과 연관돼 의료계 공분을 샀던 한미약품이 곤경에 처했던 상황을 상기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과 녹십자는 조선에, 일동제약은 중앙에 지분을 투자했다.
이들 기업의 투자액은 1% 미만으로 종편사업자 선정결과 발표당시 주주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뒤늦게 지분 투자 사실이 알려졌다.
종편 사업장의 납입자본금이 약 3000억~4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투자액은 수십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 기업의 고민은 여론의 방향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
외부 곳곳에서 이번 지분투자 목적을 전문약 광고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종편에 투자한 제약사 한 관계자는 "(고위층 결정 사안으로) 투자 목적의 정확한 내막은 모르지만, 전문약 광고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시각은 확대 해석을 한 부분이 많다"며 "자칫 의료계의 공분을 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의 경우 쌍벌제법과 관련, 의료계의 원성을 사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며 "종편 투자 사실이 알려져 이같은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 개원의들은 쌍벌제법 도입과정에서 한미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 한미약 안쓰기 운동을 벌인 바 있다. 지금도 일각에서는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상위 업계 한 임원은 "작년 한미 사태를 봐서 알겠지만, 제약업종에서 의사의 마음(醫心)을 잃으면 대책이 없다"며 "종편 투자 제약사들은 행여나 오해받을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이 좌불안석일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