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업사원들이 쌍벌제 이후 의사와의 만남이 크게 어려워졌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식사 한 번 하시죠' 등의 명분 없는 제안은 거절당하기 일쑤며, 얼굴 도장찍기식 방문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제품(대부분 신약)이나 새 임상데이터 등을 내세워 의사와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추진하는 다국적제약사 영업사원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복제약 영업을 하는 국내 영업사원들이 의약품 디테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사자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되던 의사와의 만남도 '만날 명문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기 일쑤며, 직접 방문을 통한 디테일도 신제품이나 새로운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국내 모 제약사 영업사원은 "최근 영업활동에서 가장 큰 고민은 의사와 만날 명분이 없다는 것"이라며 "예전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어도 식사 자리 등은 자연스럽게 가졌지만, 이제는 제품에 대한 신규 정보가 없으면 만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소규모 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만나기 어려웠던 종합병원 교수와의 만남을 추진했던 국내 모 상위제약사 영업사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는 "다국적사는 매년 1~2개의 신제품이 꾸준히 출시되고 추가 임상데이터도 많아 쌍벌제 이후에도 학술세미나 개최 명분이 있다"며 "교수들도 정보 공유를 위한 이런 자리는 참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사가 주최한 학술세미나는 대놓고 꺼려한다"며 "복제약의 경우 추가로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딱히 없기 때문에 설득할 명분도 사실 없다"고 한숨쉬었다.
국내사의 전통적 영업방식인 얼굴 도장찍기식 방문도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개원가에서 새 거래처를 얻으려면 일단 얼굴을 많이 비춰 마음을 사야한다"며 "하지만 쌍벌제 이후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벌써 몇 곳에서 그런 식으로 방문하려면 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갈수록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제품에 대한 신규 정보가 끊임없이 나오는 다국적사 영업사원이 부러울 때가 많다. 그들은 방문에 대한 명분이라도 있지 않느냐"며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