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에는 어떤 제품들이 주목받을까. 제약사들은 올 한해 자사의 매출 상승을 이끌 유망제품을 미리 점찍어놓고 설레는 새해를 맞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제약사들이 자신있게 내세우는 주력 제품의 특장점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주>
'그린진F'는 국내 순수 기술로 만든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약(혈액응고8인자결핍)이다.
세계에서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 제약업체로는 박스터(애드베이트)와 화이자(진싸)에 이어 세번째로 개발될 정도로 희소성을 갖춘 약물이기도 하다.
그만큼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희귀난치성치료제 개발에 대한 의지 없이는 만들기 쉽지 않은 약이란 소리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기술력은 있어도 환자수가 적어 큰 돈벌이가 불가능한 희귀난치성치료제 개발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실정이다. '그린진F'를 생산한 녹십자가 돋보이는 이유다.
녹십자 PD본부(plasma derivatives, 혈장분획제제) Hemo팀 송종호 이사는 '그린진F'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바이엘, 화이자 등 세계적인 기업이 만든 혈우병약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약이라고 했다.
그는 먼저 높은 균질성(high homogeneity)과 고순도(high purity)를 장점으로 꼽았다.
"그린진F는 고농도 현탁 배양기술과 뛰어난 세포 배양기술로 균질성 높은 단백질을 생산합니다. 세계 최초로 혈액 응고 8인자(Human FVⅢ) 3차원 구조를 규명했고, FVⅢ 단백 구조 중 B-domain을 제거해 제품 동질성을 증가시켰죠. 여기에 정제공정에 필요한 단일클론항체 생산 기술까지 자체 확보, 고순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안전성 측면도 '그린진F'만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실제 '그린진F'에는 기존의 약물보다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동물유래 성분이 제거된 배지 및 첨가물을 사용한 첨단 배양 기술이 적용됐다. 최종 완제품에 알부민이 쓰이지 않았다는 소리다.
참고로 혈우병약의 세대 구분은 통상 알부민이 공정과정(셀 배양과정)과 완제품에 모두 쓰였다면 1세대, 공정과정은 쓰였지만 완제품에 쓰이지 않으면 2세대, 모두 쓰이지 않았으면 3세대로 구분된다.
"그린진F는 최종원액 제조시 알부민을 쓰지 않아 안전성이 높습니다. 또한 이중으로 바이러스 불활화 및 제거 공정을 추가해 사람 혹은 동물 유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성을 완전히 제거했죠. 이런 과정으로 더 작은 바이러스마저 촘촘히 걸러낼 수 있게 됐습니다."
경북의대 소아청소년과 이건수 교수도 '그린진F'의 등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그린진F는 생산 전과정에서 알부민이 첨가되지 않아 바이러스 오염을 근원적으로 차단해주는 3세대 제품"이라며 "향후 혈우병A 환자들의 치료약으로 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녹십자의 목표는 '그린진F'의 글로벌화다. 송 이사는 '그린진F'가 그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신감 또한 엿보였다.
"혈우병치료 관련 해외 심포지엄이 열려 그린진F 부스를 설치해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해외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죠. 이를 본 국내 의사들도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해왔습니다. 그린진F는 아직 글로벌화된 제품이 없는 국내 제약업체에게 모범답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기대는 최근 최근 미국 ASD Healthcare사와 '그린진에프' 등에 대한 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한 단계 발을 내딛었다. 그것도 3년간 540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었다.
"미 FDA 임상시험 진입 승인 전에 대규모 공급 양해각서를 먼저 체결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녹십자 제품의 미 FDA의 승인과 제품의 시장성에 대해 확신한 것이죠. 이번 계기가 국산 의약품의 글로벌화 추진이 앞당겨지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굳게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