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일반약 수퍼판매 준비 움직임이 감지된 제약사들을 불러모아 사실 여부를 조사한 것과 관련, 제약업계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격한 반응을 보고 있다.
약사회가 우월적 위치를 이용해 일종의 협박식의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약사회는 19일(어제) 자체 확인을 통해 일반약 약국외 판매 준비 움직임이 감지된 제약사 3곳의 책임 관계자를 불러모아,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약사회측은 단순히 실태조사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의 생각은 크게 달랐다.
사실상의 경고 메시지며, 만의 하나 허튼 생각을 한다면 해당 기업 약 거부 등의 실력 행사까지 불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종의 협박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날 약사회에 불려온 해당 제약사들은 물론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약사회는 조만간 3~4개 기업에 대해서도 청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자, 제약업계는 할 말을 잃었다. 일부에서는 어이없는 반응까지 보였다.
해당 업계 한 관계자는 "약사회도 뻔한 답을 들으려고 불러모은 것은 아닐 것"이라며 "약사회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제약사를 청문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일종의 협박"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약 수퍼 판매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홍보 광고 비용도 만만치 않고, 유통 라인도 재정비해야 한다"며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약업계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준비를 진행하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어이없어했다.
이같은 반응은 업계 전반적으로 깔려 있었다.
국내 모 제약사 임원은 "아무리 갑을 관계가 존재한다해도 이건 아니다"며 "작년에는 쌍벌제로 일부 국내 제약사가 어려움을 겪더니, 올해는 시작부터 약업계에 끌려다니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모 제약사 관계자도 "의약계가 모든 책임의 원흉을 제약업계로 몰고 가고 있다. 이리 터지고 저리 터지니 정신이 없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시점에 이같은 일이 생기니 한숨만 나온다"며 자조적인 푸념을 털어놨다.
지난해에는 쌍벌제 이슈로 힘든 한 해를 보낸 제약업계가 올해는 정초부터 약업계의 집중공세에 시달리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