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병원회장 협의회가 대구 환아 사망사건의 원인을 전공의 부족으로 진단하고 대책을 요구하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책임을 뒤집어 쓸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전공의 수급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비판이다.
전국 시도병원회장 협의회는 최근 병원협회에서 회의를 열고 대구에서 발생한 환아 사망사건이 전공의 부족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박경동 대구·경북 병원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건은 근본적으로 전공의가 부족해 생긴 사건"이라며 "정부가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에서는 결국 사건이 방향을 잃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국내 응급의료가 가진 문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상황에 엉뚱하게 왜 전공의 문제를 들고 나오냐는 지적이다.
A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번 문제의 핵심은 과연 경북대병원이 응급상황에 올바르게 대처했느냐에 대한 것"이라며 "현재 의료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증명되면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경북대병원에 강력한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이번 사건이 전공의의 단독 책임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며 "지금 상황에 전공의 부족 문제를 들고 나온 저의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전공의들은 더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공의를 희생시키는 것도 모자라 이번 기회를 이용해 전공의를 더 뽑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다.
대전협 안상준 회장은 "이번 사건은 결국 응급실에 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스텝이 없어 생긴 일 아니냐"며 "전문의 부족 문제를 논의해야할 상황에서 어떻게 전공의를 더 뽑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으로 전공의가 희생될 위기에 놓였는데, 결국 더 많은 희생양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응급의학과가 왜 기피과가 되었는지 모르는 것이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