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본인부담률 차등적용 방안 등 기능 재정립 정책을 놓고 병원계가 고민에 빠졌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성상철)는 14일 오전 보험 및 기획이사 회의를 연이어 갖고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방안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1일 의사협회 회장과 병원협회 회장 등과 간담회에서 기능 재정립 방안과 보험재정 확대 등 의료정책의 포괄적인 방향을 논의하고 양 단체간 합의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협은 이날 회의에서 복지부가 제시한 안을 놓고 보완책을 강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협회 측은 복지부안 중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및 약값 본인부담률 차등적용과 관련, 외래환자 감소로 인한 병원의 경영손실 보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입원과 응급실, 중환자실 등 입원수가 인상의 우선 순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와 본인부담률 인상에 따른 국민적 저항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영호 보험위원장은 “복지부가 간담회에서 건보 적자 확충을 위한 편법이 아닌 백년대계 차원에서 원점부터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안다”며 “보험재정 안정화와 국민 건강, 회원 병원 부담 등 세가지 측면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외래 및 약값 인상은 국민 여론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본인부담률을 안 올리면 수가를 깎자는 얘기가 나올 것이 예상돼 병원의 경영손실과 국민의 보장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석 상근부회장은 “복지부가 빠른 답변을 요구한 만큼 이번주 안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하고 “기능 재정립 정책과 수가가 연계돼 현실적으로 가야 한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복지부는 기능 재정립 세부과제가 포함한 큰 틀의 합의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의협이 일차의료 활성화에만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하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