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초대원장을 지낸 유명철 교수가 경희대 의무부총장 겸 경희의료원장으로 경영 전면에 재등장함에 따라 과거 원장에서 물러난 후 훼손된 양한방 협진 모델이 어떻게 재조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희학원은 11일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유명철 석좌교수를 5대 의무부총장 겸 14대 경희의료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유명철 의무부총장 겸 경희의료원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1973년부터 경희의료원에 재직하며 경희의료원 의대병원장, 경희대 초대 의무부총장 겸 10대 경희의료원장을 지낸 바 있다.
특히 그는 2006년 3월부터 2년간 동서신의학병원(현 강동경희대병원) 초대 원장을 역임하면서 양한방 협진 모델을 정착시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바 있어 향후 어떻게 정책 기조를 잡아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명철 신임 의료원장은 과거 동서신의학병원 원장 재임 시절 양한방협진을 활성화하기 위해 의대병원, 한방병원 중간지대에 양한방협진센터를 설치하고, 산하에 통합암센터 등 9개의 양한방협진센터를 둔 바 있다.
특히 통합암센터의 경우 한의대 최원철 교수를 센터장으로 선임하는 파격을 선보이며 양한방협진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허주엽 원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양한방협진센터는 크게 축소됐고, 통합암센터는 한방병원 소속으로 옮겨갔을 뿐만 아니라 명칭도 한방암센터로 바뀌었다.
이와 함께 동서신의학병원은 지난해 말 간판도 강동경희대병원으로 바꿔 달았다.
동서신의학병원이 한방병원 이미지를 강하게 풍기기 때문에 병원 발전을 위해서는 개명해야 한다는 의대병원의 요구가 관철이 된 결과다.
하지만 유명철 교수가 경희의료원장으로 임명되자 강동경희대병원 일각에서는 훼손된 양한방협진이 어느 정도 복구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병원 한방암센터 모 교수는 14일 "유명철 원장은 재임 시절 양한방 협진 안정에 기여했지만 원장이 바뀌면서 상당 부분 약화됐다"면서 "신임 의료원장이 병원 개원 당시 취지를 어느 정도 복원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암센터가 한방병원 소속이 되면서 양방과 한방이 결합된 통합 진료 모델이 타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서 "유명철 신임 의료원장이 협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신 만큼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