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전문의 시험이 치러진 뒤 정답이 수정되는 상황이 재현돼 시험의 공신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간 이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없이 사후약방문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의학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차 전문의 시험 이후 일부 학회들이 정답 수정을 요구해 뒤늦게 채점을 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1차시험 이후 정형외과학회와 성형외과학회에서 정답 수정을 요구해 고시위원회 등을 통해 이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복수 정답 처리된 문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형외과과 성형외과 모두 1~2문제의 정답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 이후 일부 전공의들과 교수들이 정답에 대한 오류를 지적했기 때문. 이에 따라 각 학회 고시위원회는 문제와 자료를 검토해 이들 문제를 모두 복수 정답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처럼 시험이 치러진 뒤 정답이 수정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벌어지자 의학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명색이 국가자격시험인 전문의 시험에서 이처럼 정답이 수정되면 공신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A의대 보직 교수는 "국가자격시험인 전문의 시험문제가 매번 이렇게 정답이 바뀌면 과연 사회적으로 공신력이 생길 수 있겠냐"며 "문제은행에 대한 전면 개편작업과 함께 출제 전 보다 철저한 보완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의 시험 고시위원회는 실행위원회를 개최해 이들 학회에 고시 책임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향후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할 것을 주문한 상태다.
그러나 매번 정답 수정 등 사건이 일어난 뒤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전에 이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성덕 전문의 고시위원회 위원장은 "매년 각 학회에 시험 문제를 엄격하게 검토하도록 주의를 주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며 "해마다 새로운 술기가 나오고 그만큼 교과서도 수백종에 이르는 의학의 특수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에도 복수 정답 처리가 있었지만 채점 전에 수정이 있었던 만큼 당락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며 "공신력에 지장을 줄 정도의 사건은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