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제약업계 종사자들이 최근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일부제약사들은 '불황 속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제약사는 녹십자, 종근당, 보령제약, 중소형제약사는 삼진제약, 유나이티드제약, 환인제약 등이 그 주인공이다.
먼저 상위그룹을 보자. 녹십자의 작년 실적은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매출액은 8000억원(7910억원)에 육박했고, 한때 업계 부동의 1위 동아제약을 위협하기도 했다. 영업이익(1456억원)과 순이익(1046억원)도 업계 최고 수준.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부문 모두 이 회사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같은 성장은 자체개발 독감백신 등 백신부문의 고성장과 혈액제제 해외수출 증가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론 1500억원 가량의 신종플루 백신매출이 지난해 초까지 이월된 영향도 컸다.
종근당과 보령은 각각 매출액 4000억원과 3000억원 시대를 열어제꼈다.
종근당은 작년 매출액이 4196억원으로 전년(3545억원) 대비 18.4% 증가하며 사상 첫 4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588억원)과 순이익(442억원) 역시 직전사업연도와 비교해 각각 54.7%, 75.5% 급증했다.
기존 제품과 신제품의 조화 때문이다.
특히 복제약 3인방 코자 제네릭 '살로탄'(303억원), 리피토 제네릭 '리피로우'(227억원), 가나톤 제네릭 '이토벨'(89억원) 등은 작년 620억원 가량을 합작할 정도로 큰 활약을 했다.
이와 더불어 회사측은 ▲시장지배력 강화로 기존제품 고성장세 유지 ▲환율 안정화에 따른 매출원가율 축소 ▲효율적인 비용 관리를 통해 영업이익 확대 등을 성장의 원인으로 꼽았다.
보령도 만만치 않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3009억원으로 전년(2678억원) 대비 12.4% 증가했다. 첫 3000억원대 진입이다.
영업이익(172억원)과 순이익(136억원) 역시 전년과 비교해 각각 69.7%, 163.4% 크게 늘었다. 환율하락 및 판관비 비용 감소가 주 원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고혈압신약 '카나브'의 가세로 더욱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삼진제약, 유나이티드제약, 환인제약 등은 중소형제약사를 대표했다.
삼진은 매출액 첫 2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220억원)과 순이익(104억원)은 전년대비 각각 84%, 47.6% 급증했다.
유나이티드도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부문이 모두 좋았다. 전년대비 15%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환인도 정신과 분야에서 특화된 모습을 보이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