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에 빠진 한의약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앞으로 5년간 다각도로 추진된다.
지난 16일 열린 제2차 한의약육성발전계획(안) 공청회에 참석한 복지부 및 한의계 관계자들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향후 5년간 한의약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복지부 윤현덕 한의약정책과장은 "지난 2006~2010년까지 진행된 제1차 한의약육성발전계획으로 기반을 조성했다면 앞으로 5년은 한의약의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를 통해 도약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며 "한의약 각 분야를 활성화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산업화를 통해 한의약을 10조원 시장으로 키우고 지난 5년간 13건에 그치고 있는 신규제품화를 40건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한의약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현재 3%에서 4%로, 국민만족도는 현재 61%에서 71%까지 각각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또한 윤 과장은 저출산, 고령사회 대응에 있어 한의약의 역할 강화를 약속했다.
그는 "내년부터 불임증의 한방임상진료 지침을 개발해 2013년부터는 한방불임시술에 대한 재정지원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고령사회 대비하기 위해 선택한의원제와 더불어 한방병원의 유휴병상 중 일부를 노인요양 병상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공공보건의료 분야에서도 한의약 역할을 강화한다.
윤 과장은 "올해부터 대도시 지역 보건소의 한방 공중보건의사의 최소배치기준을 마련해 한방진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보건소 내 한방진료 시설 또한 보강하겠다"면서 "국립 한방병원의 난치성 질환에 대한 연구 및 진료기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의약의 접근성과 진료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한의약 전문병원제도, 한의약 의료기관 인증제, 양한방협진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한의약 제도개선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한의계 관계자들은 한의약의 보험 급여화 확대, 현대의료기기 허용 등을 요구했다.
복지부가 제시한 지난 제1차 한의약육성계획의 추진 상황을 지켜본 결과 제2차 한의약육성계획(안)은 보다 실질적으로 한의사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원을 해달라는 얘기다.
한의사협회 최문석 부회장은 한방 진료에 대한 보험급여 확대를 제안하고, 한의약을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해줘야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불임치료에 한의약을 적용하는 것도 좋지만 한의약의 특성을 살린다면 치료보다는 예방이 적절하다"면서 "청소년기부터 한의약 생식건강관리를 진행하고 이를 위해 학생보건의사에 한의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만 하다"고 했다.
그는 또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서도 의과에만 편중해 진행해왔지만 이 부분에 있어 한의사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희대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이의주 교수 또한 한방 의료서비스의 접근성 강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급여화를 꼽고, 의료기사 지도권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한방병원에서 치료할 때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물리치료사 지도권이 없어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환자에게 물리치료를 시킬 때 마다 재활의학과 의사에게 의뢰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환자 또한 본인부담금 인상으로 불만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즉, 환자의 이탈을 막으려면 한의사의 물리치료사 지도권 확대를 고려해 달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한의약의 허리, 목 통증에 대한 보험 적용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자동차 보험사 등 각종 보험사에 적용하는 게 어렵다"면서 "수가 체계를 개발하는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