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공동 현지조사 시범 운영…심평원 "기관 설립취지 훼손" 반발
보건복지부가 그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만 위임해 실시했던 요양기관 현지조사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즉 요양기관 현지조사를 심평원과 건보공단이 함께 진행하는 것이 된다.
5일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이 같은 기획 현지조사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시범사업 성격으로 20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복지부가 심평원에 위임해 실시하는 '현지조사'와 건보공단이 부당청구 확률이 높은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방문확인'을 중복 규제라고 개선을 요구해왔다.
실제로 올해 초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가 참여했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의-정 실무협의체' 협의 초안에도 건보공단 방문확인 제도 개선이 주요 과제로 포함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의료기관과 갈등 요인인 방문확인 관련,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전제 아래 건보공단은 방문확인이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의료계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상호 소통을 강화해 나간다는 문구를 담았다.
복지부는 이 같은 의료계의 협의 사항의 후속조치 성격으로 현지조사와 건보공단 방문확인 일원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달 심평원과 건보공단이 기획 현지조사를 함께 하는 방안이 시범운영 될 예정이다.
특히 현지조사 대상 요양기관을 결정하는 선정위원회에서 건보공단이 제안한 요양기관이 현지조사 대상 기관으로 선정될 경우 건보공단 직원이 조사팀장 맡아 진행하게 된다.
당장 이번 달 기획 현지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20여개 요양기관 중 10곳은 건보공단 직원이 조사팀장으로 현지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심평원이 매달 진행하는 정기 현지조사는 시범사업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 측은 책임자 출장을 이유로 사실 확인을 미루고 있는 상황.
하지만 복지부 보험평가과 관계자는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해보기로 했다. 현재 공동 현지조사를 위한 매뉴얼을 마련 중인 상황"이라며 "심평원이 의료기관 청구 자료를 빨리 파악해 현지조사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건보공단은 전국 지사를 활용해 부당청구 확인을 잘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각 기관의 장점을 활용해 기획 현지조사 개선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최근 심평원과 건보공단과 논의해 시범사업 형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러다 심사기능까지 넘겨주겠다" 사기 저하된 심평원
이 같은 방안이 결정되자 심평원 내부에서는 '기관 설립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복지부로부터 위임받아 하던 요양기관 현지조사권을 건보공단에게 빼았겼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심평원 고위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심평원 안팎으로 건보공단이 요양기관 현지조사권을 탐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번 시범운영의 경우도 건보공단이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며 "결국 소문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겠나. 더구나 건보공단이 제안한 현지조사 대상 요양기관은 자신들이 팀장이 돼 벌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내부직원들은 게시판을 통해 심사기능까지 향후 건보공단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심평원 직원은 "당장 다음 번 나갈 현지조사에 건보공단에서 선정한 요양기관을 조사하게 될 예정이고, 선정된 조사의 경우 조사팀장을 건보공단 직원이 수행한다"며 "해당 조사가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심평원 직원이 평소보다 더 많이 투입될 것이다. 일은 심평원 직원이 다하고 공은 건보공단으로 돌아가는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지조사 요양기관 선정, 정산심사, 처분이 심평원 급여조사실 업무의 큰 과정"이라며 "앞으로 건보공단 주도로 한 현지조사 결과 또한 건보공단 책임이 된다. 앞으로 현지조사에 따른 정산심사까지 건보공단이 한다고 할 것 같다. 이는 곧 심평원 심사기능까지 건보공단에게 넘겨주는 것이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어머니 두 명 모시는 격" 불편한 의료계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의료계도 탐탁지 않은 모습이다.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현지조사를 맡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의 A내과의원 원장은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함께 현지조사를 한다는 것인데,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시어머니를 두 명 모시게 되는 꼴"이라며 "더구나 현지조사를 함께 한다고 해서두 기관이 협업이 될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실질적으로 현지조사를 할 경우 진료차트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현지조사팀장이 건보공단 직원이라는 것인데 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예전에는 건보공단 직원도 함께 현지조사팀으로 나간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심평원처럼 전문적으로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동시에 의료계는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현지조사를 맡은 것은 중립적이지 못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 의료계 단체 인사는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현지조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립적이지 못하다. 심평원이 왜 설립된 것인지 이유를 묻고 싶다"며 "건보공단 전성시대로 보일 정도다. 보험자 입장에서 더욱 강압적인 현지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즉 요양기관 현지조사를 심평원과 건보공단이 함께 진행하는 것이 된다.
5일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이 같은 기획 현지조사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시범사업 성격으로 20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복지부가 심평원에 위임해 실시하는 '현지조사'와 건보공단이 부당청구 확률이 높은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방문확인'을 중복 규제라고 개선을 요구해왔다.
실제로 올해 초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가 참여했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의-정 실무협의체' 협의 초안에도 건보공단 방문확인 제도 개선이 주요 과제로 포함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의료기관과 갈등 요인인 방문확인 관련,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전제 아래 건보공단은 방문확인이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의료계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상호 소통을 강화해 나간다는 문구를 담았다.
복지부는 이 같은 의료계의 협의 사항의 후속조치 성격으로 현지조사와 건보공단 방문확인 일원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달 심평원과 건보공단이 기획 현지조사를 함께 하는 방안이 시범운영 될 예정이다.
특히 현지조사 대상 요양기관을 결정하는 선정위원회에서 건보공단이 제안한 요양기관이 현지조사 대상 기관으로 선정될 경우 건보공단 직원이 조사팀장 맡아 진행하게 된다.
당장 이번 달 기획 현지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20여개 요양기관 중 10곳은 건보공단 직원이 조사팀장으로 현지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심평원이 매달 진행하는 정기 현지조사는 시범사업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 측은 책임자 출장을 이유로 사실 확인을 미루고 있는 상황.
하지만 복지부 보험평가과 관계자는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해보기로 했다. 현재 공동 현지조사를 위한 매뉴얼을 마련 중인 상황"이라며 "심평원이 의료기관 청구 자료를 빨리 파악해 현지조사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건보공단은 전국 지사를 활용해 부당청구 확인을 잘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각 기관의 장점을 활용해 기획 현지조사 개선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최근 심평원과 건보공단과 논의해 시범사업 형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러다 심사기능까지 넘겨주겠다" 사기 저하된 심평원
이 같은 방안이 결정되자 심평원 내부에서는 '기관 설립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복지부로부터 위임받아 하던 요양기관 현지조사권을 건보공단에게 빼았겼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심평원 고위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심평원 안팎으로 건보공단이 요양기관 현지조사권을 탐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번 시범운영의 경우도 건보공단이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며 "결국 소문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겠나. 더구나 건보공단이 제안한 현지조사 대상 요양기관은 자신들이 팀장이 돼 벌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내부직원들은 게시판을 통해 심사기능까지 향후 건보공단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심평원 직원은 "당장 다음 번 나갈 현지조사에 건보공단에서 선정한 요양기관을 조사하게 될 예정이고, 선정된 조사의 경우 조사팀장을 건보공단 직원이 수행한다"며 "해당 조사가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심평원 직원이 평소보다 더 많이 투입될 것이다. 일은 심평원 직원이 다하고 공은 건보공단으로 돌아가는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지조사 요양기관 선정, 정산심사, 처분이 심평원 급여조사실 업무의 큰 과정"이라며 "앞으로 건보공단 주도로 한 현지조사 결과 또한 건보공단 책임이 된다. 앞으로 현지조사에 따른 정산심사까지 건보공단이 한다고 할 것 같다. 이는 곧 심평원 심사기능까지 건보공단에게 넘겨주는 것이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어머니 두 명 모시는 격" 불편한 의료계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의료계도 탐탁지 않은 모습이다.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현지조사를 맡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의 A내과의원 원장은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함께 현지조사를 한다는 것인데,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시어머니를 두 명 모시게 되는 꼴"이라며 "더구나 현지조사를 함께 한다고 해서두 기관이 협업이 될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실질적으로 현지조사를 할 경우 진료차트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현지조사팀장이 건보공단 직원이라는 것인데 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예전에는 건보공단 직원도 함께 현지조사팀으로 나간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심평원처럼 전문적으로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동시에 의료계는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현지조사를 맡은 것은 중립적이지 못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 의료계 단체 인사는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현지조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립적이지 못하다. 심평원이 왜 설립된 것인지 이유를 묻고 싶다"며 "건보공단 전성시대로 보일 정도다. 보험자 입장에서 더욱 강압적인 현지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