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정원 확대냐 유지냐…비뇨의학과 마지막 기로

발행날짜: 2022-10-05 12:50:14
  • 외부 용역 및 공청회 통해 의견 수렴…유지 의견 지배적
    6일 추계학술대회 통해 최종 결론…필수의료 지정 관건

전공의 정원 확대와 유지를 두고 깊은 고민을 지속하던 비뇨의학과가 마침내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오는 6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추계학술대회를 통해서다.

현재까지는 일단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더 이상 산아 제한은 공멸로 간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방향성은 오리무중인 상황.

비뇨의학회가 6일부터 열리는 추계학술대회에서 전공의 정원안에 대한 방향성을 모색한다.

이에 따라 대한비뇨의학회는 사실상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 끝장 토론의 형식으로 의견을 모아 최종적인 로드맵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5일 의학계에 따르면 대한비뇨의학회가 오는 6일 추계학술대회를 통해 전공의 정원에 대한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뇨의학회 임원은 "이미 지난해부터 전공의 정원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와 검토를 진행해 왔다"며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 최종적인 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비뇨의학회는 지난해부터 외부 기관에 용역을 발주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공의 정원 안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학회 차원에서 5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전공의 정원을 확대하느냐 혹은 유지하느냐가 논의의 골자.

2014년 진행한 연구 용역에서 비뇨의학과 전문의 수가 과잉 수준에 이르렀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진행한 극단적인 산아 제한 정책을 언제까지 유지해야 하는가가 논의의 핵심인 셈이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전공의 정원 확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진행한 연구 용역에서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35년에 활동 전문의가 부족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한 인구 고령화로 인한 수요 증가로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율 100%를 기록하면서 10여년 만에 다시 상승세로 올라선 점도 주요 요소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원안이 이론적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 비뇨의학과 안에서도 정원 확대와 유지를 두고 치열하게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이유다.

일단 수련병원 쪽에서는 정원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처럼 이론적 근거가 충분한데다 이미 극단적 산아 제한으로 인해 전공의 미달이 전임의 미달, 전임교수 미달로 이어지며 수련제도 자체가 붕괴되고 있는 만큼 즉각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A대병원 비뇨의학과장은 "그나마 서울권 수련병원은 억지로라도 버틴다고 하지만 지방은 이미 수년전부터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전공의는 고사하고 전임의를 넘어 교수 인력까지 채용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까지 몰렸다"고 지적했다.

비뇨의학회는 외부 용역과 설문조사, 두번의 공청회를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들은 상황이다(사진=비뇨의학회).

이어 그는 "이렇게 수년이 더 지나가면 남아있는 교수들마저 자리를 지킨다는 보장이 없다"며 "결국 그때 가서 전공의 정원을 늘려봐야 수련을 시킬 교수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서는 전공의 충원 100%라는 숫자가 현재 비뇨의학과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최악의 전공의 기피 현상으로 그로기에 몰려 있는 상황에 충원율 100%라는 타이틀로 인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착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B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복지부 정원안만 해도 78명인데 극단적으로 50명까지 억지로 줄여서 만들어진 결과가 비뇨의학과의 위기를 가릴 수 있다"며 "설사 다음 모집에서 다시 미달이 된다 해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비뇨의학과 내부에서의 여론은 정원 유지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10여년간 이어진 전공의 기피 현상이 한순간에 해결되겠느냐는 의견이 많은 이유다.

또한 전공의 정원이 전문의 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인 만큼 개원의들의 반대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비뇨의학회가 회원 의견 수렴을 위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76%)가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 해도 일단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특히 여전히 비뇨의학 개원가의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전문의 수만 늘릴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비뇨의학회가 추계학술대회 기간에 세미나룸 하나를 하루 종일 비워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계속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끝장 토론을 펼쳐보자는 취지.

외부 용역에서 나온 결과와 설문조사의 결론, 또한 두번의 공청회를 통해 모아진 의견들을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올바른 방안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비뇨의학회 임원은 "사실상 전공의 정원, 나아가 전문의 수급은 전문과목의 미래가 달려있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듣고 중지를 모아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인 만큼 필요하다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좋은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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