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시니어의사·공공의료기관 매칭사업에 한의협 반발
"필수의료 붕괴 원인은 피부·미용…의사 독점부터 개선하라"
필수의료 붕괴 대책으로 은퇴한 시니어의사를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한의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는 의사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방편으로 그 대신 한의사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7일 대한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필수의료 문제에서 은퇴한 시니어의사 활용하는 대안은 의사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국립중앙의료원과 함께 '시니어의사-지역공공의료기관 매칭사업'을 추진 중인 것을 겨냥한 성명이다.
특히 의협은 지난 13일 의사 20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여기서 과반수인 57.9%가 은퇴 의사를 활용해 일차의료 및 공공의료 강화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63.1%는 은퇴 후 의료취약지에서 근무할 뜻이 있다고 밝히면서 관련 사업을 활성화할 발판이 마련된 상황이다.
실제 의협은 국립중앙의료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매칭사업 TFT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관련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한의협은 필수의료인력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3만 명의 한의사의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한 법제도 개선 및 정책추진을 촉구했다. 한의사 역시 충분한 교육과 임상, 연구경험 갖춘 의료인이라는 설명이다.
한의협은 시니어의사로 지역·필수의료 인력난을 해소하자는 의협 주장은 직역이기주의라고 각을 세웠다.
현재의 필수의료인력 부족 사태의 원인은 필수의료 인력의 소득이나 처우가 나빠서가 아니라 의과 의사의 25%가 피부·미용 등의 분야에 쏠려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런 상황에서 의사로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은 본인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이기주의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필수의료인력 부족 사태의 해법은 왜곡된 피부·미용 의료시장 개선과 의사들이 의료를 독점하는 기형적인 시스템의 개편이다"며 "본인들의 책무는 방기한 채 건강보험수가 올리기에 열을 올리는 의사들은 반성과 함께 사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충분한 교육과 임상, 연구 경험을 갖춘 역량 있는 의료인인 한의사 참여는 철저히 배제돼 있다"며 "필수의료 인력 사태 수습과 국민건강증진, 생명보호를 위해 필수 및 일차 의료 분야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한의사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