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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 신드롬 이대로 좋은가

발행날짜: 2017-03-31 05:00:55
4차 혁명과 AI(Artificial Intelligence). 최근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는 두가지의 키워드다.

의료계도 예외가 아니다. 인공지능 의사가 나온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IBM의 인공지능 의사 왓슨 포 온콜로지가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퍼져가고 있다.

불과 몇달 전 한 대학병원에서 도입을 결정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이는 것도 잠시, 불과 3개월만에 전국 5개 병원에서 왓슨 진료를 시작했고 10여개 병원들도 도입을 검토중이라는 후문이다.

이쯤되면 이제 왓슨 신드롬이라고 불러도 될만 하다. 이 속도대로라면 적어도 올해 안에 우리나라 안에만 10여대의 왓슨이 운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드롬은 가장 처음 왓슨을 도입한 대학병원의 사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실효성이 있겠냐며 반신반의하던 분위기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그 병원은 순식간에 수백명의 환자에게 왓슨을 적용했고 꽤나 높은 만족도를 얻어냈다.

새로운 경쟁력을 찾던 대학병원들이 이를 놓칠리는 없었다. 소문이 나자마자 몇달 만에 왓슨은 속속 한국으로 침투했고 대대적인 홍보전이 시작됐다.

이러한 신드롬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학병원들의 학습효과가 눈에 띈다. 또한 10년전 일었던 하나의 신드롬이 오버랩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 바로 로봇수술이다.

2005년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 기기를 도입한 한 대학병원이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자 전국적으로 로봇 열풍이 시작됐고 한때 전 세계 로봇수술 기기의 절반 가까이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로 인해 수억원에 달하는 유지 보수비용을 둘러싼 독점 논란과 과도한 의료비 문제, 적응증 확장 문제를 두고 수많은 논란이 양산되고 있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러한 진통은 멈추지 않고 있다.

왓슨이 지방권에 위치한 대학병원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학습효과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환자 유출로 새로운 경쟁력에 목말라 있는 지금 '인공지능 의사'는 구미가 당기는 도구가 아닐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의사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을까. 아직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듯 하다.

왓슨을 도입한 병원들은 그 효과에 대해 모두 엄지손가락을 들고 있다.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수만, 수십만 케이스를 종합해 내는 진단의 정확도는 놀랄만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론상으로 보면 사실상 수십만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진단을 낸다는 점에서 왓슨의 효용성은 부정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결국 인간인 의사가 할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왓슨의 진단에 따라 치료를 진행했을때 그 결과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일까. 만약 의사와 왓슨의 진단이 다르다면 말이다.

실제로 왓슨을 도입한 한 대학병원에서는 의사와 왓슨의 결정이 달랐을때 80%의 환자가 왓슨의 의견을 따랐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왓슨이 오진을 했을 경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또한 만약 환자가 왓슨의 의견을 선택하고 이 선택에 따라 의사가 치료를 진행했을때 결과가 좋지 않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의료계와 환자는 물론, 정부도 아직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직 법적, 제도적 장치는 물론, 사회적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왓슨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의료기기 범주에도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정부의 관리 대상조차 아니라는 의미. 사실상 병원이 임의로 사용하는 보조 기구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가운데 왓슨 신드롬은 점점 더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법적, 제도적으로 그 어느것에도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갑자기 인공지능 의사가 등장해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법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인공지능 의사를 초빙하기 전에 그가 의사면허증을 받을 만큼의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 의사의 판단을 어디까지 활용할 지에 대해서도 합의를 서둘러야 한다. 아무런 대책없이 환자들을 무자격 의사에게 맡겨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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