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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활개치는 혈액투석…선한 의사 다 죽인다"

안창욱
발행날짜: 2011-09-05 06:35:14

본인부담 면제·금품 주며 환자 싹쓸이 "복지부는 뒷짐만"

"14년째 개원하고 있지만 아직도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고 환자를 유인하는 혈액투석 병원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 개원하고 있는 A내과 원장의 하소연이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최근 만성신부전증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본인부담금을 각각 2300만에서 1억 7700만원 상당 면제해 주고 불법 환자유인행위를 해 온 신장내과 의사 민모 씨 등 6명을 의료법 위반으로 입건했다.

건강보험법, 의료급여법 상 의료기관은 본인부담금을 면제, 할인하거나 금품 등을 제공할 수 없지만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같은 불법행위를 해 온 것이다.

이런 수법으로 8개 신장내과에서 환자 본인부담금 면제 또는 현금 지급 등으로 환자 유인행위를 한 총액이 6억 1000여만원에 달했다.

A내과 원장은 "참으로 갑갑하다"면서 "작년에도 이런 의료재단이 적발된 바 있지만 그 병원은 지금 환자가 과거보다 더 많다. 경찰과 보건소가 이런 의료기관과 결탁하고 있다는 반증 아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10년 넘게 혈액투석을 해 오고 있지만 겨우 먹고 사는 정도"라면서 "불법행위를 하지 않으면 환자가 없고, 이런 의료기관이 활개치고 있다는 게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B내과 원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는 "9년째 개업하고 있지만 혈액투석환자는 50명이 채 안된다"면서 "무료투석센터는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는 수법으로 환자들을 마구 빨아들이다보니 6개월만 하면 200명이 넘는다고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무료투석센터는 본인부담금을 면제할 뿐만 아니라 식사도 주고, 의료급여환자들이 병원에 오면 돈도 준다"면서 "문제는 복지부나 보건소가 이런 불법행위를 알면서도 불구경만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그는 "정부가 불법의료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 의지가 없다보니 합법적으로 혈액투석을 하는 병의원들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폐업하거나 무료투석센터를 피해 이전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