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만호 의사협회장이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 젊은 의사들이 경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의협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게 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김일호 회장은 10일 오전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현 집행부 총사퇴를 요구하며 의협 정책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일호 회장은 이날 저녁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만호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죄를 받은 것은 사회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즉각 총사퇴로 회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이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12일 총회에서 의협 회장 불신임 안건을 상정해 각 단위 병원 전공의 대표들의 동의를 얻을 예정이다.
지난 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3단독은 경 회장의 의협 회비 횡령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대전협은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고 집행부 총사퇴 요구 및 의협 정책이사직 사퇴를 결정한 바 있다. 긴급 회의에는 상임이사 8명 중 과반수 이상인 5명이 참석했다.
"직선제 찬성하는 어떤 세력과도 연대할 것"
대전협은 또 의협 대의원회는 즉시 총회를 소집해 회장의 유죄 판결과 관련한 협회의 혼란을 종식시키고 의협 회장 직선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직선제 주장에 방해되는 집단은 앞으로 예의주시할 것이다. 직선제에 찬성하는 어떤 세력과도 연합할 것"이라며 "대전협은 의협 회비 납부라는 큰 무기를 가지고 앞으로 투쟁할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도 10일 의협 상임이사회 의결 안건에 선거제도와 관련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건의하기로 했다.
대공협은 지난 4일 열린 긴급 중앙상임이사회에서 전국 시도대표들의 만장일치로 의협회장선거는 직선제로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의협 임시대의원총회는 재적대의원수의 4분의1 이상 참석, 이사회 또는 상임이사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결의에 따라 소집할 수 있다.
대공협은 "현재 의료계에는 강한 회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거제도에 대해 아직도 많은 회원들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상태로 선거가 진행되면 선출된 의협회장은 임기 내내 대표성 논란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