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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도덕성과 윤리관 회복 시급"

박양명
발행날짜: 2012-01-13 06:30:24

서울아산 박인숙 교수 '바보의사 성장통…' 출판

"기술은 자꾸 새 것이 나오고 발전 합니다. 실력은 거기에 맞춰서 쌓으면 됩니다. 의료윤리, 도덕성은 기본이지만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과 박인숙 교수는 12일 "의대 교육과정에 윤리는 반드시 포함돼야 하고, 국시에도 반영해 평가방법을 적극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현재 의료윤리 등 인문학은 각 의대마다 교양과목으로 개설돼 있지만 교양이라는 특성상 학생들이 수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 때 의사로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윤리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떻게 좋은 의사를 만드냐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윤리가 국시에 포함됐을 때 평가방법으로 출석률, 리포트, 에세이, 그룹토론 등을 제시했다.

그는 '10대인 딸이 배가 아파 엄마와 함께 응급실을 찾았다. 그런데 딸이 임신을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는 뭐라고 해야 할까?', '한 환자가 다른 환자의 의무기록을 읽는 상황이 벌어졌다. 어떻게 해야할까?' 등의 예시를 들려줬다. 의사들이 윤리적 문제에 직면하게 될 상황이 무궁무진하다는 것.

박 교수의 윤리교육 중요성은 학생이나 전공의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의사면허를 갖고 있는 모든 의사들이 윤리교육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의 윤리에 대한 고민은 최근 출간한 '바보의사 박인숙의 끝나지 않은 성장통 이야기(고려의학)'에서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지난 4~5년간 각 매체에 기고한 글들을 한데 모아 책으로 엮었다. 의료제도부터 영화감상문, 서평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그의 생각이 정리돼 있다.

박 교수는 여러 편의 윤리 관련 기고글을 통해 '보건의료인 의사면허국'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미국은 모든 주마다 독립기구인 의사면허국이 있다. 모든 의사들에게 2~5년마다 진료허가증을 내주고, 그들의 활동을 보고받고, 그 결과를 주민에게 알린다.

박 교수는 미국 'Texas Medical Board' 사이트를 예로 들었다. 텍사스 주에서 징계받은 의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는 사이트다. 징계받은 의사 이름, 면허번호, 지역, 불법 또는 비윤리적 행위의 구체적인 기술, 벌금 액수, 면허 일시 정지 기간 또는 취소 등이 들어있다.

박인숙 교수는 또 대한의사협회에 있는 윤리위원회가 독립성을 갖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를 비롯해 시민단체 등 비의료인을 포함시켜 중립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2006년 3월 '의료현장: 법과 윤리'에서 박 교수는 "의료계에 산적해 있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유일한 방법은 도덕성과 윤리관의 회복임을 확신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