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암 전문의들은 최초 발생한 암 전이나 재발에 대한 주의도는 높지만 새롭게 발생하는 이차 원발암(이차암)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 의료진 간에 역할 분담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가정의학과)는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조주희 교수 및 국립암센터팀과 공동으로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들의 이차암 예방을 위한 건강검진과 관련해 심층 면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심층 면담은 유방암, 위암, 결장암, 폐암, 뼈암 등을 치료하는 외과 및 종양내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면담에 참여한 암 전문의들은 모두가 자신이 치료한 암환자에게 이차암이 발생하는 경우를 경험했고, 이를 챙겨주지 못한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암 전문의들이 이차암 발생에 대비한 정기검진을 권하지 않고 있으며, 이 일이 자신이 담당해야 할 업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이 많았다는 점이다.
암 전문의들은 그 이유로는 진료시간이 짧고, 이차암 정기 검진이 본인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또한 일부 암 전문의들은 "내가 할 일은 암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지, 환자들이 기대하는 전반적인 건강 관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답변도 내놨다.
즉, 암환자는 같은 나이의 일반인과 비교해 이차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2~3배 정도 높아 최초 발생한 암 재발과 전이에 대해 관찰하고 새로운 이차암 발생에 대한 조기검진도 중요하지만 의료현실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심층 면담에 참여한 암 전문의들은 해결 방안으로 병원 내 이차암에 대한 건강검진을 챙겨주는 서비스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동욱 교수는 "암환자의 대부분은 본인의 암을 치료해준 의사가 모든 건강관리를 챙겨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진료시간이 짧아 이차암 정기검진까지 챙겨주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암 전문의들은 기존의 일차암 치료에 집중하고 병원 안에 가정의학과, 일반내과 전문의들이 암 생존자의 이차암 예방을 위한 건강검진과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역할분담 모델(shared care model)을 구축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아시아태평양 암예방학회지 5월호에 발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