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조사결과를 접목한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진료지침 개정안이 7년 만에 선보였다. 특히 진료지침에는 개원가의 현실을 반영한 진단 및 평가기준을 포함하고 있어 빠른 확산이 예상된다.
만성기도폐쇄성질환 임상연구센터(대표 이상도)는 15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COPD 개정지침 2012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결핵 및 호흡기학회 문화식 이사장과 COPD 연구회 김원동 회장, 질병관리본부 이덕형 센터장, 개원내과의사회 이원표 회장, 근거창출임상연구사업단 양훈식 단장 등 민관학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2005년 지침이 결핵 및 호흡기학회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면, 이번 지침안은 근거창출사업단과 학회, 심평원, 내과개원의사회 등이 참여해 진료현실을 반영했다는 평가이다.
세부적으로,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근거로 한 COPD 유병률 조사 논문과 역학 논문 등을 적극 인용해 한국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또한 COPD 위험인자로 성별과 나이, 만성기관지염 등을 추가했으며, 폐결핵이나 어렸을 때 감염 등 한국 현실을 고려해 호흡기 감염을 위험인자에 추가했다.
2005년 지침에는 언급하지 않은 병리와 발병, 병태생리 부분도 올해 지침안에 기술했다.
특히 진단 및 평가의 핵심인 폐활량 검사 도구에 현 FVC를 FEV6로 대체할 수 있다는 내용을 권고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6초 동안 최대 호기량을 나타내는 FEV6를 이용한 기도폐쇄의 기준은 73%로 했다.
이는 개원가의 FVC 기계구입의 가격부담과 긴 검사 기간, 기사교육 부족, 폐활량 측정 정도관리 어려움 등의 어려움을 고려한 것이다.
약물치료의 경우, 환자 증상 정도와 악화 위험성을 고려해 3개군(가, 나, 다)으로 분류해 사용약물을 권고했다.
가군 환자는 흡입속효성기관지확장제 사용을, 나군은 흡입지속성항콜린제 또는 흡입지속성베타-2작용제 사용을, 다군은 흡입지속성항콜린제 또는 흡입24시간 지속성베타-2작용제 및 ICS/LABA 복합제 등으로 구분했다.
더불어 COPD 동반질환도 진료지침의 한 분야로 신설했다.
COPD 환자는 예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혈관질환과 골다공증, 폐암 등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나, 동반질환이 있다고 치료방법을 변경해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이원표 개원내과의사회장은 "지침이 심사에 악용되거나 진료제약으로 활용돼 호의적이지 않았다"며 "지침을 벗어나면 경제적 욕심으로 획일화하고, 재정 부담이 되는 지침은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방식은 안된다"고 환기시켰다.
COPD 연구회 김원동 회장(건국의대)도 "진료지침을 잘 만들어도 개원가에서 이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폐검사를 FEV6로 대체한다고 했는데, 해당 장비를 (개원가에)보급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상도 센터 대표(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지침이 심사기준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개원가와 심평원을 참여시켰다"고 전하고 "FEV6는 가격도 저렴하고 검사시간도 적게 들어 개원가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오는 11월 열리는 결핵 및 호흡기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인준을 거쳐 권고안으로 채택할 계획"이라며 "개원가에서 COPD 진료에 어려움이 없도록 개정안 마무리 작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 작업에는 한림의대 유지홍, 심평원 장지정, 개원내과의사회 성상규 및 유진목 등 운영위원 11명을 비롯해 가천의대 강신명 등 30명 교수가 학술위원으로 공동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