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간암 환자의 생존율과 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새로운 항암치료법을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윤승규·송명준·최종영·배시현·(소화기내과), 천호종(영상의학과)교수팀은 최근 약물 방출성 미세구슬을 이용, 항암약물을 암부위에 투입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간동맥화학색전술의 항암 효과를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윤 교수팀은 미세구 색전술을 받은 환자 60명과 기존의 간동맥화학색전술(이하 기존 색전술)을 받은 환자 6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후 반응과 효과가 얼마나 유지 되는지와 생존 여부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치료후 3개월이 지나자 미세구 색전술 환자군의 치료 반응율이 기존 색전술 환자군에 비해 1.5배 높았다.
미세구 색전술 환자군의 객관적 치료반응율이 81.6% (완전반응 55%, 부분반응 26.6 %)로 기존 색전술 환자군의 객관적 치료반응율 49.4 %(완전반응 23.1 %, 부분반응 26.3 %)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것.
또한 미세구 색전술로 치료한 환자 10명 중 8명이 효과가 있었으며 이중에서도 2명중 1명은 간세포암이 완전히 치료되는 효과를 얻었다.
생존기간에도 큰 차이가 있었다. 미세구 색전술 환자군의 평균 생존기간은 32개월로 기존 색전술 환자군의 25개월보다 7개월이 더 길었다.
또한 18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미세구 색전술로 치료받은 환자군은 사망율이 3배 이상 낮았다.
특히 기존 색전술의 치료효과 유지기간이 약 7개월인데 반해 미세구 색전술은 치료효과 유지기간이 약 11개월로 4개월 가량 연장되는 효과를 보였다.
신 치료법은 항암제 독소루비신을 방출하는 미세구를 간암의 영양혈관에 선택적으로 투여해 고농도의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즉, 일반적인 간동맥화학색전술에 비해 지속적인 항암효과를 보여주는 새로운 방법의 간동맥화학색전술인 셈이다.
보통 100~300μm(마이크론, 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약물 방출성 미세구를 한 번 시술시 약 1만~29만개를 삽입하며 체내에서 약물전달의 조절과 유지가 가능해 최대 14일 동안 서서히 항암제를 방출, 항암효과를 지속시킨다.
따라서 고용량 항암제를 한 번에 투여하는 기존 색전술에 비해 항암제의 전신 독성이 낮고 종양 내 농도는 높게 유지돼 정상 간조직의 손상이 줄이면서 종양을 선택적으로 괴사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송명준 교수(제1저자)는 "치료가 어려운 다발성 간암이거나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치료 반응도 매우 좋았다"며 "기존 색전술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항암치료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윤승규 간담췌암센터장(교신저자)은 "신 치료법은 항암제의 전신노출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암세포에 대한 항암효과를 지속 시킬 수 있어 항암요법의 전신독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며 "연구결과 비교적 안전하고 좋은 치료 반응을 보여 간암의 새로운 국소 항암치료방법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간 분야 저명 국제전문학술지인 Journal of Hepatology(IF 9.2)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