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나라당(새누리당) 일변도의 지지 선언에서 올해 대선에서는 공개적인 문재인 후보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의사 526명, 치과의사 503명, 한의사 215명 등 총 2013명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혁신포럼이 문재인 후보의 공개 지지를 선언한 데 이어 노만희 대한정신건강의사회 회장(국민건강복지특별위원회) 등 의사 1219명도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보수층을 대변하던 의사들이 공개적으로 야당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과거 대선 정국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
특히 민주통합당이 정책 기조가 보장성 강화를 통한 '무상의료' 실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의료계에서는 '반 민주당' 정서가 팽배해 있었다.
국민건강복지특별위원회 전현희 위원장은 "그동안 의사들은 보수 중도층으로 상대적으로 민주통합당에 비우호적이었다"면서 "이번 지지선언은 보수 핵심층이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높이 평가할 정도다.
의사들이 '야당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10일 민주통합당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국민건강복지특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문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한 노만희 정신건강의사회 회장은 "민주통합당 정책에 100% 찬성한다는 의미보다는 당의 정책 진행 과정에 의사들도 참여하는 '통로'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밝혔다.
지지 의사를 통해 정당과 논의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 추후 의료정책에 의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미리 만들어둬야 한다는 취지다.
노 회장은 "무조건적인 반대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의사들도 정당과 입장 차이가 나더라도 전략적으로 협상 통로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인수위를 통해 공약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서 "의사들이 정치권에 교두보를 마련해 두면 의료계에 불리한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의사들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낼 수 있다"고 환기시켰다.
일방적으로 새누리당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보다는 민주통합당에도 지지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의료계의 채널 확보에 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역시 전략적인 노선에 따른 지지선언이 필요한 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0일 노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내부에서 대선 앞두고 단합된 지지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여, 야가 반반이기 때문에 한쪽에만 지지선언을 하는 것은 대선 후 감당해야 할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노 회장은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 정당에 표를 몰아주기는 가능하지 않다"면서 "그보다 많은 의사들이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해야 정당들도 보건의료정책을 만들 때 의료계를 의식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