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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기자 의약 학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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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치료가 시작일 뿐"…의협, 관리급여 저지 전면전 선언

대한의사협회는 2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국민의 치료권,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관리급여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법률 투쟁부터 행정 소송, 공정위 제소 등 다양한 방법론을 총동원하겠다고 경고했다.[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정부의 관리급여 시행을 사흘 앞두고 대한의사협회가 장외 집회를 열며 대정부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의협은 도수치료 관리급여가 비급여 전반을 통제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제도 철회와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특히 궐기대회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법률 투쟁, 행정소송, 공정위 제소는 물론이고, 전면적인 제도 거부 투쟁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대한의사협회는 2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국민의 치료권,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관리급여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했다.이날 집회에는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 전국 시도의사회장협의회, 각급 학회 관계자 및 회원들이 참석해 정부의 관리급여 정책 중단을 요구했다.김택우 의협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도수치료가 필요한 국민의 치료권을 지키고 의사의 진료권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대한민국 의료가 행정의 통제 속에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절박한 자리"라고 말했다.이어 "정부는 관리급여라는 이름으로 비급여 진료를 통제하려 한다"며 "처음은 도수치료라고 하지만 내일은 체외충격파, 그다음은 또 다른 비급여 치료가 될 수 있다. 이는 하나의 치료법 문제가 아니라 의료의 자율성과 국민 선택권이 걸린 문제"라고 주장했다.김 회장은 특히 관리급여의 본인부담률과 운영 방식에 대해 "본인부담률 95%가 과연 국민을 위한 급여인지 묻고 싶다"며 "환자 부담은 그대로 둔 채 정부가 가격과 횟수, 진료기준을 정하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제도인지, 아니면 실손보험사를 위한 제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또 "같은 통증이라도 환자 상태는 모두 다르고 필요한 치료 기간과 횟수도 다르다"며 "환자를 직접 진찰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현장의 의사이며, 의사의 전문성이 보장돼야 국민의 치료권도 지켜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택우 의협 회장은 "정부는 관리급여라는 이름으로 비급여 진료를 통제하려 한다"며 "처음은 도수치료라고 하지만 내일은 체외충격파, 그다음은 또 다른 비급여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의료비 절감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접근 방식이 잘못됐다고도 지적했다.김 회장은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백번 공감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며 "건강보험 보장성을 실질적으로 높이고 국가가 약속한 건강보험 국고지원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정부는 의료현장의 현실을 듣고 전문가들과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며 "관리급여의 일방적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환자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기준과 의사의 전문적 판단을 행정 기준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도 격려사를 통해 관리급여를 "규제와 통제로 점철된 제도"라고 규정했다.김 의장은 "정부는 도수치료를 건강보험 틀 안에 가두고 환자 본인부담률 95%, 주 2회·연 15회라는 획일적 기준을 정했다"며 "도수치료 전 일정 횟수 이상의 기본 물리치료를 의무화하는 등 의료현장의 특성을 철저히 외면한 관료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이어 "도수치료 통제는 시작일 뿐"이라며 "정부가 비급여 영역 전체를 통제하려 한다면 결국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정부 기준표에 맞춰 진료하는 배급의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최정섭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도 "관리급여는 이름만 급여일 뿐 환자에게 치료비의 95%를 부담시키는 제도"라며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체외충격파와 신경성형술 등 비급여 전반으로 통제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정부가 제도를 강행할 경우 법률 대응과 행정소송,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이태연 의협 범대위 관리급여 대응위원장은 연대사에서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횟수로 제한하고 의사의 전문적 판단보다 행정기준을 우선하는 것이 관리급여의 본질"이라며 "관리급여는 보험개혁이 아니라 국민 의료를 훼손하는 의료 통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의료계는 전문학회를 중심으로 근거 기반 자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적정진료 방안을 제안했지만 정부는 자율보다 통제를 선택했다"며 "국민의 치료권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이날 참석자들은 "국민 치료권 침해하는 관리급여 반대", "의사 진료권 침해하는 관리급여 즉각 철회", "비급여 통제 확대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에 관리급여 정책 재검토를 요구했다.
2026-06-28 16:38:01개원가

폐동맥고혈압 5년 생존율 절반 "표준치료, 보험 장벽에 막혀"

대한폐고혈압학회는 마곡코엑스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폐동맥고혈압 환자 장기 코호트의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국내 폐동맥고혈압(PAH) 환자의 3년 생존율이 약 87%까지 향상됐지만, 국제 진료지침이 권고하는 표준치료(GDMT)를 받는 환자는 3년 시점에도 3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국내 보험급여 기준의 제한이 가이드라인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분석하며, 3기 PHOENIKS(피닉스) 연구에서는 진료지침 준수율을 높이기 위한 실행연구(Implementation Research)까지 병행하기로 했다.26일 하경은 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서울 마곡코엑스에서 열린 대한폐고혈압학회 국제학술대회(PH Korea 2026)에서 'PHOENIKS 3기 연구 진행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하며 이 같은 결과와 향후 연구 방향을 소개했다.폐동맥고혈압이 치료법이 크게 발전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대표적인 희귀질환이다. 최근 미국 레지스트리 연구에서도 최신 치료를 받은 환자의 3년 사망률이 약 21%에 달하며, 고위험군 환자의 예후는 여전히 나쁜 편이다.최근 발표된 글로벌 메타분석에서도 폐동맥고혈압의 5년 생존율이 약 50% 수준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분석 대상 22개 연구 가운데 아시아 연구는 3건에 불과해 동아시아 환자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하경은 교수는 "국내에서도 코파(KORPAH) 레지스트리와 건강보험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연구들이 수행됐지만 대부분 10여 년 전 자료이거나 임상정보가 제한적이었다"며 "특히 우심도자술 기반 혈역학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최신 치료 환경을 반영한 전향적 데이터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하경은 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이어 "이 같은 배경에서 2018년 PHOENIKS로 명명된 국내 최초의 폐고혈압 바이오뱅크 기반 장기 코호트가 추진됐다"며 "단순히 임상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전체와 단백체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함께 확보하는 심층표현형 연구를 통해 한국인 폐고혈압 환자의 특성을 규명하고 정밀의료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현재 가천대 길병원을 포함한 전국 24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임상연구정보관리시스템(iCReaT)을 활용해 표준화된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동시에 혈액 검체를 이용한 바이오뱅크도 구축해 DNA, RNA, 혈청, 혈장 등을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멀티오믹스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PHOENIKS 1·2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룹1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3년 생존율은 약 87%로 확인됐다. 문제는 치료 성적은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국제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표준치료(GDMT) 이행률이 충분히 높지 않았다는 점. 추적관찰 기간 동안 준수율은 점차 증가했지만 3년 시점에도 30%에 미치지 못했다.하 교수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치료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보험급여 기준의 제한이 가장 큰 장애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그는 "3기에서는 왜 의료진이 GDMT를 충분히 적용하지 못하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교육과 캠페인, 진료지침 보급 등을 통해 실제 진료 현장의 준수율을 높이는 실행연구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보험기준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PHOENIKS는 단계적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1기에서는 그룹1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등록했고, 2기에서는 좌심질환 관련 복합성 폐고혈압(CpcPH)을 추가했다. 현재 진행 중인 3기에서는 COPD와 간질성폐질환(ILD)에 동반된 폐고혈압까지 연구 대상을 넓혔으며, 4기부터는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 환자도 포함할 계획이다.등록 환자 수도 계획을 웃돌고 있다. 연구진은 1기 100명, 2기 150명, 3기 200명을 목표로 했지만 1·2기는 모두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3기도 이미 목표 환자 수를 넘어섰다. 임상 데이터 입력도 대부분 완료돼 본격적인 분석 단계에 들어섰다.연구진은 앞으로 장기 추적을 통해 서구와 한국인 폐고혈압 환자의 차이를 규명하고, 한국인 환자에 특화된 바이오마커와 치료 표적을 발굴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PHOENIKS를 중심으로 대한폐고혈압학회 차원의 전국 단위 대규모 코호트로 확대해 국내 폐고혈압 연구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2026-06-26 12:00:15학술대회

28일 궐기대외 '분기점' 되나…의협 대정부 노선 변화 주목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건강보험 수가 개편과 비급여 통제 정책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그동안 유지해온 대화·협상 기조에 금이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오는 28일로 예정된 관리급여 반대 궐기대회를 시작으로 의료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저가치 의료 측정지표 개발 연구 등의 일방적인 정책이 추진될 경우 파업에 상응하는 행위도 불가피하다고 선을 그었다.의협은 25일 브리핑에서 이날 건정심 본회의에서 의결된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과 2027년도 의원급 환산지수 결정, 건강보험공단의 '저가치 의료' 측정지표 개발 연구를 모두 문제 삼았다.앞서 열린 건정심에서는 지역과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의결, 이에 지역 및 필수의료 강화에 연간 3.6조원 규모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키로 했다.문제는 검체검사와 CT 및 MRI 분야는 과보상 영역으로 정리해 2.6조원의 수가를 조정하고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도 개편하기로 결정, 의료계의 위수탁 제도 개편에 대한 우려감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김성근 대변인은 "검체검사와 CT·MRI를 과보상 영역으로 규정해 2조 6천억원 규모의 수가 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의료기관에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이라며 "위수탁 제도 개편은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치 않아 진단검사를 의뢰하는 의원·병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하락과 경영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의협은 건정심의 의결 사안을 '재정 절감 중심의 통제 강화'로 보고, 일방통행식 정책 지속 시 대화·협상 기조의 변화를 예고했다.지역 및 필수의료 보상 강화를 위해 재정투입을 결정한다는 것은 명분이 있어보이지만 실상은 검체검사와 영상검사를 과보상 영역으로 단정짓고 대규모 수가 조정을 강행해 피해를 의료기관에 전가하는 행태라는 것.의협은 이날 함께 의결된 2027년도 의원급 환산지수 결정에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의원급 수가협상이 결렬된 뒤 건정심에서 총인상률 1.6%가 결정됐지만, 이 가운데 환산지수 인상분은 0.9%만 반영하고 나머지는 상대가치와 연계하기로 했다.건강보험공단이 추진 중인 '건강보험 청구자료 기반 저가치의료 측정지표 개발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방안 연구'에 대해서도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공단은 영상검사, 진단검사 및 선별검사, 근골격계 시술·수술, 심혈관 검사 및 시술, 고위험·저가치 약물 사용, 암 선별검사, 수술 전 평가검사 등 7개 영역 31개 후보지표를 제시한 상태다.의협은 청구자료만으로는 환자의 증상과 병력, 배제진단 필요성 같은 임상적 맥락을 반영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필요한 검사와 진료까지 과잉의료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입장.게다가 보험료를 걷고 급여비를 지급하는 지불자 성격의 건보공단이 '저가치 의료' 기준 설정까지 주도하는 것은 역할 경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비판이다.김 대변인은 "돈을 지불하는 기관이 그 행위가 정당한가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의료행위의 적정성이나 진료지침, 효과성 여부는 본래 의료계와 연구자들이 축적된 근거를 토대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현 집행부가 오랜 시간 대화를 기조로 삼아 왔고, 범의료계 차원의 위원회 구성과 각계각층과의 소통 노력도 이어왔지만, 그 결과가 결국 의료계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방향으로 귀결된다면 반발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대화가 가능한 상황에서는 대화로 풀어가는 게 최우선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며 "의사단체는 파업권이 없지만 정당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행위도 할 수 있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의협은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을 '재정 절감 중심의 통제 강화'로 보고 있다.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관리라는 명분 아래 비급여와 검체검사, 영상검사, 각종 진료행위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일방적 피해 전가 구조로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는 것.의협은 28일 대한문 집회를 시작으로 장외 행동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은 이번 집회를 통해 관리급여를 비롯한 정부의 일방적 비급여 통제 정책이 결국 일차의료를 위축시키고 환자 진료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겠다는 방침이다. 
2026-06-26 05:30:00개원가

암 치료 기술 치매까지 확장…방사선 의료기기 임상 본격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암 치료실에서 쓰이던 방사선이 이제 치매 치료 후보로 임상 무대에 올랐다. 약물 치료가 정체된 치매 치료 시장에서 '저선량 방사선'이라는 비약물 접근이 어디까지 임상적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23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디큐어는 경도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방사선 치료기기 'HeLaXON(헬락슨)'의 치료 전후 변화량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이번 임상은 경도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HeLaXON 치료 전후 변화를 평가하는 전향적, 단일기관, 무작위 배정, 대상자-평가자 이중맹검, 위자극 대조 탐색으로 설계됐다.퇴행성 신경질환, 그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용 방사선 치료기기 임상이 국내에서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최근 몇 년 사이 알츠하이머 치료 분야는 항아밀로이드 항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지만, 고가 약제 논란과 제한적인 적응증, 안전성 이슈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레디큐어가 경도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방사선 치료기기의 효과를 살피기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방사선 장비가 암 치료 보조수단이 아닌 알츠하이머라는 만성 퇴행성 뇌질환 치료를 직접 겨냥해 식약처 임상 관문을 넘었다는 점에서 치료 기전 및 이론적 근거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저선량 방사선치료가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호메시스(hormesis)'라는 개념에 기반한다.방사선은 세포 손상과 파괴를 떠올리게 하지만, 극저선량에서는 오히려 세포 방어와 복구 기전을 자극할 수 있다는 가설로 실제 전임상과 초기 임상에서 저선량 방사선이 신경염증 조절과 병리 단백질 축적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신호들이 관찰된 바 있다.2023년 국제방사선종양학회지(Red Journal)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 역시 저선량 방사선치료가 알츠하이머 병리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HeLaXON 임상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이미 국내에서 선행 임상 흐름이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직접적인 발판은 경희대학교병원 강동이 주관한 다기관 2상 임상(NCT05635968)이다.한국수력원자력 지원으로 2022년 시작된 이 연구는 경도 알츠하이머 환자 60명을 위자극군과 24cGy 6회 조사군, 300cGy 6회 조사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했다. 해당 연구는 치매 전용 장비가 아니라 기존 암 치료용 선형가속기(LINAC)를 활용했다.지난해 공개된 중간 분석에서는 전뇌 저선량 조사가 전반적으로 내약성 범위 안에 있었고, 일부 인지기능 지표에서 잠재적 개선 신호를 나타내, 적어도 '저선량 방사선을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실제 적용해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국내 임상 현장에서 첫 개념 증명 수준의 데이터를 쌓았다.한수원-경희대 연구가 기존 LINAC으로 저선량 방사선의 가능성을 탐색했다면, 레디큐어의 HeLaXON은 치매 치료 목적에 맞게 별도 설계한 전용 소형기기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이 장비는 탄소나노튜브(CNT) 기반 디지털 펄스 X선을 이용해 저에너지 빔을 뇌에 다방향 조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회사 측은 자체 차폐 기능이 내장돼 별도 차폐실 없이 운영할 수 있고, 대형 방사선치료실과 고가 LINAC 설치가 필요한 기존 구조보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레디큐어는 지난 달 DK메디칼솔루션과 저선량 디지털 X-ray 기반 치매 치료 플랫폼 HeLaXON의 사업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초기 임상 및 상용화 단계에서 필요한 의료기관 접근성과 공급·운영 인프라 확보 기반 강화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다만 기존 LINAC 기반 연구에서 나온 긍정적 신호가 CNT 기반 전용 장비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수 있는지 여부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았다.조사 선량, 조사 범위, 빔 특성, 분할 방식, 장비 구조가 다르고 저선량 방사선이 아밀로이드와 타우, 신경염증, 혈뇌장벽 등 여러 병리 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 역시 실제 임상 증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불명확하기 때문.방사선치료 역시 병리학적 변화와 인지기능 개선, 장기 안전성이라는 세 가지 문턱을 모두 넘어야 비로소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도 넘어야할 관문으로 지목된다.
2026-06-24 05:30:00치료

의협 "EMR 연동 중단 철회해야…의료기관 피해 우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전자차트(EMR) 업체 이지스헬스케어와 검체수탁기관 씨젠의료재단 간 갈등으로 의료기관 현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양사 간 계약 분쟁이 이달 말 전산 연동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는 의료기관들이 진료 과정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대한의사협회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이지스헬스케어와 씨젠의료재단 간 갈등으로 전산 연동이 중단될 처지에 놓인 현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는 의료기관에 의도하지 않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양사가 조속히 합의해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이번 사안은 양사 간 계약 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의료기관 진료 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6월 말 연동 종료가 현실화할 경우 검사 의뢰와 결과 확인 등 일선 의료기관의 진료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의협에 따르면 이번 문제는 이달 초 관련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 대한내과의사회 등 산하단체를 중심으로 협회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이에 의협은 지난 11일 협회 주관으로 양사 간 간담회를 열고 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의협은 이 자리에서 양사 간 계약 관계와 법적 분쟁은 당사자 간 경영상 판단과 권리에 관한 사안인 만큼 어느 한쪽의 입장을 지지하거나 분쟁 자체에 개입할 의사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양사 간 분쟁이라는 외부 요인으로 회원 의료기관의 진료권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원만한 사태 해결은 물론 합의가 즉시 이뤄지지 않더라도 최소한 6월 30일로 예정된 연동 종료 시점은 연장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이어 지난 16일에도 회원 피해 방지를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양사에 다시 발송했다.하지만 최근 이지스헬스케어가 예정대로 오는 30일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의협에 통보하면서 의료계 긴장감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양사 간 협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연동이 끊길 경우, 현장에서 시스템을 사용 중인 의료기관들이 사실상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의협은 재차 중립적 입장을 강조했다. 이지스헬스케어와 씨젠의료재단 간 계약 관계나 법적 분쟁에서 어느 일방을 지지할 생각은 없지만, 그 여파가 회원 의료기관의 진료 차질로 이어지는 상황은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협은 "예상되는 회원 피해를 막기 위해 협회가 요청했던 양사 간 협의 과정을 확인하고, 충분한 논의 없이 종료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회원 피해 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의협은 양사에 일방적인 연동 중단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의료기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결과를 다시 도출할 것을 촉구했다. 계약 당사자 간 갈등이 의료 현장 혼란으로 번지는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게 의협의 판단이다. 이번 사안이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을 넘어 EMR과 검사 수탁 시스템에 의존하는 개원가와 병·의원 현장의 진료 연속성 문제로 번지고 있는 만큼, 남은 기간 양사 간 합의 여부에 의료계의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2026-06-23 19:22:28개원가

고령자엔 PSA 불필요?…비뇨의학과의사회 "진단 기회 위축"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저가치의료 후보지표에 '75세 이상 남성의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단순 연령 기준만으로 고령 남성의 PSA 검사를 저가치의료로 분류할 경우, 전립선암 조기진단 기회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23일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회장 문기혁)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저가치의료 측정지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75세 이상 남성의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후보지표에 포함한 것과 관련해 "고령 남성의 전립선암 조기진단 기회를 위축시킬 수 있는 사안"이라며 깊은 우려를 밝혔다. 건강보험연구원은 최근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바탕으로 암 선별검사·진단검사·심혈관 검사 및 시술 등 7개 영역, 31개 저가치의료 후보지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75세 이상 남성 PSA 검사'가 포함되자 비뇨의학과의사회는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암 조기진단 검사를 단순한 연령 기준으로 저가치로 규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반박했다.의사회는 PSA 검사가 모든 고령 남성에게 일률적으로 시행돼야 하는 검사는 아니지만, 반대로 75세가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불필요한 검사로 단정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임상에서는 주민등록상 나이보다 기대수명, 전신 건강 상태, 가족력, 기존 PSA 수치 변화, 배뇨 증상, 직장수지검사 소견, 환자 선호 등을 종합해 검사 여부를 판단한다는 설명이다.특히 의사회는 이번 후보지표의 설계 방식 자체가 현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전립선암 증상이나 고위험 요인이 없는 75세 이상 남성에서 관례적으로 시행되는 PSA 검사'를 저가치 가능성이 높은 검사로 제시했지만, 실제 지표 분모는 75세 이상 남성 전체로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의사회는 예외 기준이 일부 반영되더라도 현장에서는 '75세 이상 PSA 검사'라는 지표명 자체가 삭감과 평가, 감시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청구자료만으로는 환자의 기대수명이나 가족력, PSA 상승 추세, 의사와 환자 간 공유 의사결정 과정 같은 핵심 임상 정보를 담아내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검사 가치를 낮게 보는 접근은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통계청 생명표에 따르면 65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18.6년, 80세 남성은 8.2년이다. 건강 상태가 좋은 75세 이상 남성 상당수는 여전히 10년 안팎의 기대수명을 갖고 있어 전립선암 조기진단과 치료의 이득을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100세 시대 의료정책은 나이가 아니라 건강 상태를 기준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건강한 75세 남성과 중증 동반질환으로 기대수명이 짧은 환자를 같은 기준으로 묶는 것은 의학이 아니라 행정 편의주의"라고 비판했다.국제 가이드라인 역시 단순 연령 기준보다는 개별화 원칙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교화되고 있다. 미국 USPSTF는 70세 이상 남성의 일반적 PSA 선별검사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지만, 예방서비스 권고가 개별 환자에 대한 임상 판단까지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비뇨의학회(AUA)와 미국비뇨기종양학회(SUO) 가이드라인은 75세 이상이라도 PSA 수치가 낮은 경우 검사 중단 또는 간격 연장을 고려할 수 있지만,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기대수명이 10년 이상인 환자에서는 공유 의사결정을 거쳐 2~4년 간격의 선별검사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제시한다. 유럽비뇨의학회(EAU) 역시 전립선암 조기진단과 치료 결정에서 기대수명, 수행능력, 동반질환을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의사회는 한국 전립선암의 역학적 특수성도 함께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전립선암 신규 발생은 2만2640건으로 전체 암 가운데 6위, 남성암 중에서는 1위였다. 환자는 70대에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 비중도 18.0%에 달했다. 전립선암이 대표적인 고령 남성 암이라는 의미다. 전체 5년 상대생존율은 96.9%로 높지만,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51.2%로 크게 낮아진다. 조기진단 기회가 줄면 생존율과 삶의 질은 물론, 전이암 치료에 따른 장기 의료비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게 의사회의 시각이다.국내 환자에서 고위험군 비율이 높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51개 병원, 2만7075명의 전립선암 환자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2010년대 국내에서 진단된 전립선암의 절반 이상인 50.6%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연구진 역시 보험 청구 기반 빅데이터만으로는 PSA 수치, 병기, Gleason grade 등 전립선암 위험도 분류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의사회는 "서구의 과잉진단 논리를 한국 고령 남성에게 그대로 적용해선 안 된다"며 "국내는 전립선암 발생이 빠르게 늘고 있고 고령층 집중도와 진단 시 고위험군 비율도 높다"고 설명했다.의사회는 해당 지표가 향후 급여 삭감이나 평가 지표로 이어질 경우 의료현장에 위축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검사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의사가 지표 부담 때문에 PSA 검사를 주저하거나, 환자 역시 '나이가 많으니 검사가 필요 없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기혁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회장은 "정책은 숫자를 보지만 의사는 사람을 진료한다"며 "청구자료 한 줄로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기대수명, 가족력, 불안, 가치관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75세 이상 PSA 검사를 일률적으로 저가치의료로 낙인찍는 순간, 일부 건강한 고령 남성은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의사회는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이 해당 후보지표를 성급히 정책화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연구 목적으로 검토하더라도 전립선암 병력, 배뇨 증상, PSA 상승 추적이 필요한 환자, 가족력이나 유전적 위험이 있는 경우, 기대수명 10년 이상으로 판단되는 건강한 고령자, 환자와 의사의 공유 의사결정이 이뤄진 사례 등은 명확히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저가치의료 관리가 삭감과 통제의 도구가 아니라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을 위한 협력적 정책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의사회는 "불필요한 의료를 줄이는 것과 필요한 조기진단을 막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정부는 '75세 이상'이라는 숫자 하나로 PSA 검사의 가치를 재단하는 접근을 중단하고, 초고령화와 한국 남성의 전립선암 발생 양상, 국제 가이드라인의 개별화 원칙을 반영해 지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인 비뇨의학과 의료진과 함께 한국 현실에 맞는 PSA 선별검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6-06-23 16:13:14궁금하닥doc

PSMA PET-CT, 애매한 전립선 MRI 환자 생검 절반 줄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다중매개변수 MRI(mpMRI)에서 병변이 뚜렷하지 않거나 애매하게 보이지만 임상적으로는 전립선암 위험이 높은 남성에서, 갈륨-68 표지 PSMA PET-CT를 먼저 시행하는 전략이 불필요한 전립선 생검을 크게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특히 불필요한 생검을 줄이면서도 임상적으로 중요한 전립선암 진단은 놓치지 않아 임상 적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호주 피터 맥컬럼 암센터 제임스 뷰토 등 연구진이 진행한 모호하거나 고위험 소견이 있는 남성의 전립선암 진단에서의 Ga-PSMA-11 PET-CT 적용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지 란셋 6월호에 게재됐다(DOI: 10.1016/S1470-2045(26)00120-8).현재 mpMRI는 전립선암 진단의 핵심 도구지만, PI-RADS 2 또는 3처럼 비의심성 혹은 애매한 MRI 소견을 보이면서도 PSA density 상승, 가족력, 직장수지검사 이상, BRCA 변이, 높은 PSA 등 임상적 위험 신호를 동반한 환자들은 해석이 쉽지 않다.mpMRI에서 병변이 뚜렷하지 않거나 애매하게 보이지만 임상적으로는 전립선암 위험이 높은 남성에서, Ga-PSMA-11 PET-CT를 먼저 시행하는 전략이 불필요한 전립선 생검을 크게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들은 중요한 암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결국 생검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암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고, 반대로 임상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저위험 암을 찾아내 과잉진단·과잉치료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생검 자체도 통증, 혈뇨, 혈정액증, 감염, 불안 등 부담을 동반한다.연구진은 이런 회색지대 환자군에서 PSMA PET-CT를 추가하면 생검이 꼭 필요한 환자만 더 정교하게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진단 경로에서 생검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또 그 과정에서 중요한 암을 놓치지 않는지 검증에 나섰다.PRIMARY2 연구는 호주 7개 병원에서 수행된 다기관, 비열등성, 3상 무작위 대조시험이다. 대상은 생검 경험이 없는 남성으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전립선암이 의심되지만 mpMRI에서 PI-RADS 3 또는 PI-RADS 2 소견을 보인 환자들이었다. 대신 임상적 위험도는 높아야 했다.구체적으로는 PSA density 0.1 ng/mL/mL 초과, 강한 가족력, 직장수지검사 이상, BRCA 변이, PSA 10 ng/mL 초과, PSA doubling time 36개월 미만, PSA velocity 연 0.75 ng/mL 초과 등의 고위험 요소가 포함됐다. PSA는 20 ng/mL 이하, 임상 병기는 T2 이하로 제한했다.연구진은 환자들을 1대1로 무작위 배정해 한 군은 표준 전략인 체계적 회음부 전립선 생검을, 다른 군은 [68Ga]Ga-PSMA-11 PET-CT를 시행했다. PET-CT 군에서는 PRIMARY score 3~5를 양성으로 보고 PSMA PET 표적 회음부 생검을 시행했고, PRIMARY score 1~2의 음성 환자는 생검을 하지 않았다.공동 1차 평가지표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전립선암 검출 비율로, Gleason 3+4이면서 pattern 4가 10% 이상이거나 그보다 높은 병변으로 정의했다. 둘째는 PET-CT 전략군에서 무작위 배정 후 6개월 내 생검을 피한 환자 비율이었다.329명은 대조군인 체계적 회음부 생검군, 331명은 실험군인 [68Ga]Ga-PSMA-11 PET-CT군으로 배정, 분석한 결과 PSMA PET-CT 전략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전립선암을 찾아내는 능력에서 표준 체계적 생검에 뒤지지 않았다.유의미한 전립선암은 PET-CT 전략군 331명 중 39명(12%), 대조군 329명 중 51명(16%)에서 확인됐고, 두 군 차이는 -3.7%였다. 95% 신뢰구간은 -8.9%에서 1.5%로, 사전에 정한 비열등성 한계 10% 이내에 들어 비열등성이 성립했다.동시에 PET-CT 전략은 실제로 생검을 크게 줄였다. PET-CT군 331명 중 163명, 즉 49%가 6개월 내 생검을 피했다. 연구가 설정한 생검 회피 기준선 20%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MRI 결과가 애매해 결국 생검으로 이어지던 환자 절반 가까이를 생검 없이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생검 후 이상반응은 두 전략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통증은 PET-CT 전략군과 대조군 모두 21%였고, 혈뇨는 각각 38%와 43%, 혈정액증은 48%와 45%였다. 다만 이번 연구의 핵심은 생검 후 부작용 차이보다는, 애초에 생검이 필요 없는 환자를 상당수 가려내 생검 자체를 피하게 했다는 데 있다.이번 결과는 PSMA PET-CT가 MRI를 대체한다기보다, MRI 이후에도 판단이 남는 고위험 환자군에서 2차 선별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PI-RADS 2~3이지만 임상적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누구를 생검할 것인가"를 다시 정밀하게 가르는 역할이다.연구진은 "Ga-PSMA-11 PET-CT는 임상적 위험이 높지만 의심스럽거나 모호한 전립선 MRI 환자의 진단 경로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며 "이 접근법의 임상적 구현과 일반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건강 경제 분석과 다른 PSMA 방사성 의약품과의 검증을 포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6-06-23 11:44:18연구・저널

여의도성모병원 김종호 교수, 디지털헬스학회 포스터 학술상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종호 교수가 지난 12일 차바이오 콤플렉스에서 열린 '2026년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포스터구연 대상 학술상을 수상했다.수상 연제는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재활 시스템을 이용한 회전근개 수술 후 및 동결견 자가 재활 치료에서의 안전성 및 효용성 평가: KMFDS 승인 두 탐색적 무작위 대조 파일럿 시험 결과'다.김 교수가 교원 창업한 올쏘케어(학교법인 가톨릭학원 겨자씨 키움센터)에서 개발한 ANAPA 플랫폼은 별도의 센서 없이 스마트폰 2D 카메라와 AI 동작분석 기술로 환자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운동 자세 및 관절 가동범위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는 근골격계 디지털 재활 시스템이다.환자용 앱 'ANAPA ME'는 동결견·회전근개 봉합술 후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완료한 탐색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으며, 올 하반기 디지털치료기기 허가를 위한 확증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의료진용 기능평가 앱 'ANAPA PS'는 모바일 2D 카메라와 AI로 관절가동범위 및 근력을 측정하고 임상 점수와 환자보고 결과를 통합 관리한다. 기존 디지털 각도기·휴대용 근력측정기와의 비교 연구에서 높은 검사자 내·간 신뢰도와 임상적 일치도를 확인, 관련 논문이 올해 3월 SCIE 등재 국제학술지 Clinics in Orthopedic Surgery에 게재됐다. 고령 환자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PuzzleAI의 VOICE EMR 기능도 탑재했다.김 교수는 "AI 기반 디지털 재활 시스템의 안전성과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대규모 확증임상을 통해 국내 최초 근골격계 수술 후 재활 디지털치료기기 허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6-06-23 10:08:18대학병원

은평성모병원, 'AI 바우처' 선정…스마트 연구환경 선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병원장 배시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6년 AI 바우처 지원사업에 지원해 'AI(인공지능) 반도체 부문' 수요기관에 최종 선정됐다. AI 바우처 지원사업은 국가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련 기업의 AI 기술 개발과 적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은평성모병원은 이번 선정으로 최대 4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오는 12월까지 과제를 수행하며 국내 최초로 '비임상시험 디지털 연구환경 구축을 위한 스마트글래스 활용 AI 연구지원 시스템' 도입을 본격 추진한다.현재 대부분의 대학병원 동물실험실은 종이 매뉴얼이나 QR코드 안내 체계에 의존하고 있으며 연구자의 숙련도에 따라 연구 정확성이 떨어지는 구조적 한계와 안전사고의 위험이 존재한다. 또한 실험동물 개체 식별을 위해 꼬리 마킹, 귀 펀칭, 칩 삽입 등 침습적 방식이 사용되면서 동물 스트레스 문제와 데이터 오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은평성모병원은 이번 사업으로 '스마트글래스 기반 AI 연구지원 시스템'과 '비침습 실험동물 개체 인식 시스템'을 개발해 기존 동물실험실의 한계를 해결한다. AI를 활용해 연구의 정확성을 개선하고 연구자와 연구시설의 안전을 확보하며 실험동물 복지 향상을 통해 연구윤리를 실천할 수 있다.'스마트글래스 기반 AI 연구지원 시스템'은 연구자가 스마트글래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음성으로 질문하면 AI가 인터넷 기반 정보가 아닌 기관 내부 공식 표준작업절차서(SOP) 및 안전지침 등을 즉시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비전 AI 알고리즘이 적용돼 연구자가 스마트글래스를 착용하고 마취기, 안락사 장비, 화학물질 보관설비 등을 보면 AI가 기기를 인식하고 주의사항을 안내해 안전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스마트글래스 착용으로 양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연구가 가능해 필요한 정보를 즉시 탐색할 수 있으며 정보 접근 지연으로 인한 연구 오류 및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외부 전문가와 현장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공유하며 원격 대응이 가능해 연속성과 안전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비침습 실험동물 개체 인식 시스템'은 케이지 상단의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해 실험동물을 자동 식별하고 추적하는 기술이다. 고통을 유발하는 기존의 침습적 마킹 방식을 AI로 대체해 실험동물의 고통을 줄이고 물리적 마킹 탈락으로 인한 데이터 오류를 최소화한다. 또한 어두운 환경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해 조명으로 인한 실험동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특히 케이지에 맞는 촬영 조건을 설정하고 AI 모델이 실험동물을 정확히 인식하도록 학습시켜 각 개체를 자동으로 추적해 구분할 수 있다. 실험동물이 겹치거나 가려지는 상황에서도 각 개체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어 데이터 정합성을 크게 높이고 침습적 방식 사용을 배제하면서도 동물복지를 위한 3Rs(대체, 감소, 개선) 원칙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과제의 총괄책임자 연구지원팀 조현무 팀장(수의학 박사)은 "이번 사업은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가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현장 지원형 AI 환경'을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동물복지 향상과 연구 표준화, 안전관리 강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는 새로운 연구환경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은평성모병원은 앞서 세계 최초로 확장현실(XR) 기반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연구지원 디지털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해 왔다. 앞으로도 차세대 AI 연구 관리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구축하며 AI 기반 스마트 연구 환경과 융합 연구를 선도하는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할 방침이다.한편, 본 과제는 은평성모병원과 딥파인(AI 솔루션), 주식회사 리벨리온(국산 AI 반도체), 엘리스그룹(클라우드 인프라)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한다. 
2026-06-23 10:04:19대학병원

채혈 바늘 사라질 수 있을까…혈당측정기 기술 경쟁 본격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당뇨 환자들의 혈당관리에서 반복적인 채혈이 가장 큰 불편 중 하나로 꼽히면서 채혈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바늘 기반 기기들의 경우 손끝을 찌르는 통증은 물론, 센서 교체나 소모품 비용 부담까지 혈당측정의 지속성을 떨어뜨렸지만 최근의 레이저 방식 및 비침습 기기가 그간의 단점을 보완하고 나선 것.22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인 아폴론과 라메디텍이 각각 다른 접근법의 혈당측정 기술로 임상 성과를 공개하면서, 차세대 혈당측정기 시장의 경쟁 구도가 보다 선명해지고 있다.먼저 혈액을 뽑지 않고 피부를 통해 포도당 신호를 읽어내는 완전 비침습 연속혈당측정기(CGM)를 개발하는 아폴론은 MIT 레이저생의학연구센터(LBRC)와의 공동 임상 연구를 진행, 최근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Diabetes Science and Technology에 공개했다(doi.org/10.1177/1932296826144505).분석 결과 라만 분광 기반 비침습 연속혈당측정기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평균 절대 상대 오차(MARD) 11.3%, 측정값 일치율(AR 20/20) 87.35%를 기록했다.이는 FDA가 제시하는 연속혈당측정기 정확도 기준에 근접한 수치로, 현재 시판 중인 글로벌 침습형 연속혈당측정기 제품들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측정 편향(Bias)은 0.29mg/dL였고, 총 261개 측정 데이터 포인트가 모두 파크스 오차 그리드(Parkes Error Grid)의 임상 허용 구간인 A·B 구간에 포함됐다. 4.5시간의 레이저 조사 후에도 피부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아폴론 기술의 핵심은 피부에 센서를 삽입하거나 패치를 부착하지 않고, 라만 분광을 이용해 피부를 통과한 포도당 분자 신호를 직접 포착한다는 데 있다.바늘도, 패치도, 소모품도 필요없지만 기존의 상용화된 연속혈당측정기 제품들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면서 차세대 혈당기기로의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논문의 교신저자인 MIT 강전웅 박사는 "세 개의 라만 채널만으로 전체 스펙트럼 분석 없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불필요한 부품을 제거하면서도 민감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적 근거를 이번 임상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아폴론은 올 하반기 보스턴 메디컬 센터(BMC)에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임상 타당성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보스턴 법인을 중심으로 FDA 신규 기기 허가 트랙을 위한 사전 협의도 준비하고 있다.반면 라메디텍은 기존 금속 바늘 대신 레이저로 피부에 미세홀을 형성해 소량의 혈액을 채취하는 자가혈당측정기(BGM) 방식을 내세운다. 완전 비침습 기기는 아니지만, 반복적인 손끝 채혈에서 발생하는 통증과 피부 손상,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즉 아폴론이 '채혈 자체를 없애는 기술'이라면, 라메디텍은 '채혈은 필요하지만 그 부담을 줄이는 기술'에 가깝다.라메디텍이 판매 중인 레이저 채혈 혈당측정기 '핸디레이-글루(HandyRay-Glu)'의 임상 근거는 국제 학술지 Diagnostics에 실렸다.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및 진단검사의학과 연구팀이 당뇨병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자가혈당측정기 국제 성능 기준인 ISO 15197:2013에 따라 핸디레이-글루의 정확도와 임상적 유효성을 평가했다.연구 결과 전체 측정값의 97.8%가 ISO 15197:2013 기준을 충족해 최소 요구 수준인 95%를 상회했다. 글로벌 표준 분석장비와의 Pearson 상관계수는 0.992로 매우 높은 수준의 상관성을 보였고, Clarke Error Grid 분석에서도 모든 측정값이 임상적으로 허용 가능한 Zone A와 B에 포함됐다.사용성 조사에서는 사용 설명서 이해 용이성 99.0%, 측정 결과 확인 용이성 99.0%, 전반적 사용 만족도 97.0% 등 비교적 높은 만족도도 확인됐다.라메디텍은 이미 제품 판매를 진행하면서 국내 시장 확대와 함께 유럽 CE, 미국 FDA, 브라질 ANVISA, 인도네시아 등 해외 인증 절차를 병행하고 있다.기술의 미래 가능성을 입증하는 단계와, 실제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단계가 맞물리면서 혈당측정기 시장은 이제 '얼마나 덜 아프게 측정할 수 있는가'를 넘어 '얼마나 정확하게,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가'를 따지는 단계로 이동할 전망이다.라메디텍 관계자는 "혈당측정은 당뇨 환자에게 일상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필수적인 관리 행위이지만, 바늘 채혈 방식은 통증과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측정 지속성이 저해돼왔다"며 "핸디레이-글루는 레이저 채혈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이번 국제 학술지 게재를 통해 혈당측정 정확성까지 입증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2026-06-23 05:10:00진단

주주환원 모범 원텍, 자사주 소각 이어 85만주 추가 매입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레이저·에너지 기반 메디컬 솔루션 기업 원텍이 삼성증권과 5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취득 예정 주식 수는 85만1788주이며, 취득 기간은 6월 2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총 6개월간이다. 이번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당가치 향상을 위한 조치로, 최근 자사주 소각에 이어 주주친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원텍은 지난 6월 18일 보유 중인 자기주식 30만주 소각을 결정한 바 있다. 앞서 4월에도 43만7749주의 자기주식을 소각했으며, 올해 누적 소각 규모는 총 73만7749주에 달한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본정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이번 자사주 취득이 단기 주가 부양이 아닌 주주환원 정책의 연속성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회사는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균형 있게 추진한다는 원칙 아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이어가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원텍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꾸준히 실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주주환원 의지를 증명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는 자본정책으로 장기 주주가치 극대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2026-06-22 14:51:09치료

"필러→재생으로"…트렌드 변화에 엘앤씨바이오 '관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인체조직 재생의학 전문기업 엘앤씨바이오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용·성형·재생의학 학술대회 'IMCAS Asia 2026'에서 자사의 ECM(세포외기질, Extracellular Matrix) 기반 재생의학 플랫폼이 다수의 강연 주제로 소개되며 글로벌 의료진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IMCAS(International Master Course on Aging Science)는 피부과·성형외과·재생의학 분야 의료진들이 최신 치료 기술과 임상 경험을 공유하는 세계적인 학술행사다. 특히 IMCAS Asia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용의학 학회로 평가받으며 글로벌 의료진과 기업들이 미래 치료 트렌드를 확인하는 주요 무대로 자리잡고 있다.이번 학회에서는 단순한 볼륨 개선을 넘어 조직 재생을 기반으로 한 ECM 치료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학회 마지막 날에는 '전통적인 필러를 대체할 미래의 피부질 개선 치료는 무엇인가(What Will Replace Traditional Fillers for Future Skin Quality Treatment?)'를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되며 필러 중심 시술 이후의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용·성형·재생의학 학술대회 'IMCAS Asia 2026'에서 엘앤씨바이오의 ECM 기반 재생의학 플랫폼이 다수의 강연 주제로 소개되며 글로벌 의료진들의 주목을 받았다과거 미용의학이 부족한 부위를 채우거나 외형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피부와 연부조직의 구조적 기반인 ECM을 회복하고 조직 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재생의학적 접근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학회 참가 의료진들의 공통된 평가였다. 특히 피부질 개선(Skin Quality)과 조직 재생을 동시에 추구하는 치료 전략이 글로벌 미용의학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학회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엘앤씨바이오의 대표 ECM 제품군인 리투오(Re2O), 메가필(MegaFill), 메가덤(MegaDerm), 메가카틸리지(MegaCartilage-E)를 활용한 다양한 임상 발표가 진행됐다. 안면 재생 및 피부질 개선, 연부조직 볼륨 복원, 코성형 재건, 인체유래 진피(ADM)를 활용한 재건수술 등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임상 경험과 치료 결과가 소개되며 ECM 플랫폼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리투오'는 인체유래 ECM 기반 스킨부스터로 소개됐다. 기존 스킨부스터가 수분 공급이나 일시적인 피부 개선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리투오는 피부 구조를 이루는 ECM 환경 자체의 회복과 재생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접근으로 평가받았다. 피부질 개선과 조직 재생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 플랫폼으로 소개되며 글로벌 의료진들의 관심을 모았다.인체유래 지방 ECM 기반 연부조직 재건 플랫폼으로는'메가필'이 발표됐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합성 필러보다 생체적합성이 높은 재생치료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연스러운 조직 통합과 재생 가능성을 갖춘 차세대 연부조직 재건 솔루션으로 소개됐다.'메가덤'은 유방재건과 안면재건 등 다양한 재건수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인체유래 동종진피(ADM) 제품으로 소개됐으며, 메가카틸리지는 자가연골 부족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연골 ECM 기반 재건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미용 분야뿐 아니라 재건 분야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ECM 플랫폼의 확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이번 학회에서는 김종서성형외과 김종서 원장과 나비성형외과 신동우 원장이 엘앤씨바이오의 ECM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임상 사례를 발표했다.신동우 원장은 "이번 IMCAS Asia 2026에서는 리투오, 메가필, 메가덤, 메가카틸리지 등 ECM 제품군 관련 발표가 연이어 진행되며 ECM 기반 재생의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단순한 볼륨 개선을 넘어 피부질 개선과 조직 재생을 동시에 추구하는 ECM 플랫폼이 차세대 글로벌 미용의학 시장의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IMCAS Asia를 통해 글로벌 미용·재건 시장이 필러 중심에서 조직 재생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동종진피, 지방 ECM, 연골 ECM 등 다양한 인체조직 기반 플랫폼을 바탕으로 재생의학 적용 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엘앤씨바이오는 인체조직 기반 재생의학 플랫폼 기업으로 동종진피, 지방 ECM, 연골 ECM 등 다양한 인체유래 조직 재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킨부스터 '리투오'를 중심으로 피부질 개선 시장 공략을 확대하는 한편 재건·성형 분야까지 ECM 플랫폼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2026-06-22 14:25:37치료

당뇨병약 화상 흉터 억제 기능 확인...에보글립틴의 재발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국내 의대 연구진이 당뇨병 치료제 에보글립틴(Evogliptin)의 화상 후 비후성 흉터 억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미 임상에서 사용 중인 DPP-4 억제제를 흉터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는 약물 재창출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로, 화상 후 뚜렷한 치료 옵션이 부족한 비후성 흉터 분야에서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을지대 의대 김준범 교수와 차의과학대 김동현 교수, 한림대 의대 기연경·서정훈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화상 후 비후성 흉터 조직을 이용한 연구에서 에보글립틴의 항섬유화 효과를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비후성 흉터는 화상 이후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다. 손상 부위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섬유조직이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붉게 융기되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미용상 문제를 넘어 통증과 가려움증, 피부 당김, 관절 운동 제한 등을 유발해 환자의 일상 기능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화상 부위가 넓거나 관절 주변을 침범한 경우 기능적 후유증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임상에서는 수술적 치료, 압박요법, 실리콘 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비후성 흉터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근본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약물 치료는 아직 제한적이다. 이런 배경에서 이미 다른 적응증으로 사용 중인 약물을 활용해 흉터 형성 기전을 조절하려는 약물 재창출 전략이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왼쪽부터)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김준범 교수,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서정훈 교수연구팀은 화상 환자로부터 확보한 비후성 흉터 조직과 정상 피부 조직에서 섬유아세포를 분리한 뒤, 에보글립틴을 처리해 분자생물학적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에보글립틴은 흉터 형성에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α-SMA, TGF-β1, YAP1, CTGF 발현을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인자는 섬유아세포의 활성화와 근섬유아세포 분화, 조직 재형성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대표적 지표들이다.과도한 흉터 형성의 또 다른 축인 세포외기질(ECM) 생성 억제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에보글립틴 처리 후 콜라겐 I형과 III형, 피브로넥틴(Fibronectin) 발현이 감소했다. 이는 비후성 흉터 조직에서 과도하게 축적되는 기질 단백질 생성을 줄여 흉터 조직 비후를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다.상피-간엽 전이(EMT) 관련 반응도 함께 억제됐다. 에보글립틴은 Snail, Slug, Twist, Vimentin, N-cadherin 등 EMT 과정에 관여하는 인자들의 발현을 감소시켰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에보글립틴이 단순히 특정 표지자 하나를 낮추는 수준을 넘어, 섬유화와 조직 재형성에 관여하는 복합 경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실제 신호전달 경로 분석에서도 에보글립틴은 섬유화 유발에 중요한 TGF-β/SMAD 및 MAPK 경로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에보글립틴이 비후성 흉터 형성 과정에서 섬유아세포 활성화, 세포외기질 축적, EMT 반응 등을 동시에 조절함으로써 흉터 형성 전반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이번 연구는 이미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 중인 에보글립틴을 새로운 적응증으로 확장하는 약물 재창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방식과 달리, 기존 허가 약물의 안전성 자료와 임상 경험을 활용할 수 있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에보글립틴이 혈당 조절을 넘어 화상 후 비후성 흉터 치료 후보물질로 검토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김준범 교수는 "화상 후 비후성 흉터는 환자의 기능적·심리적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효과적인 약물 치료법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이번 연구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흉터 치료 분야에서 의미 있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Nature Portfolio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2026년 6월호에 게재됐다.
2026-06-22 11:59:37연구・저널

간무협, 법정단체 전환 1년…"학력 제한 철폐해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법정단체 출범 1주년을 맞아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철폐와 돌봄통합지원법 개정, 간호정책심의위원회 조속 구성 등 제도 개선 과제를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협회는 22일 발표한 1주년 기념사를 통해 "간호조무사는 초고령사회 지역의료와 돌봄을 지탱하는 핵심 간호인력"이라며 "현장 역할에 걸맞은 제도 정비가 더 이상 미뤄져선 안 된다"고 밝혔다.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지난해 6월 2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법정단체 지위 승계 및 전환을 승인받았다. 협회는 이를 1973년 설립 이후 52년 만에 이뤄낸 제도적 전환으로 평가하며, 간호조무사가 공식 보건의료단체로서 제도권 안에 자리매김한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곽지연 협회장협회는 이날 기념사에서 간호조무사가 국내 보건의료 전달체계의 최일선을 지탱해 온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간호인력 가운데 간호조무사는 24만6000여 명으로 전체의 약 46%를 차지한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간호인력의 86%가 간호조무사로, 지역 일차의료 현장에서 사실상 핵심 축을 맡고 있다는 설명이다.협회가 가장 먼저 제기한 과제는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에 남아 있는 '학력 제한' 문제다. 현행 제도는 고등학교 졸업 학력 등을 기준으로 응시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데, 협회는 이를 간호조무사 직역에만 남아 있는 불합리한 규제로 규정했다. 전문대 등에서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이수하더라도 국가시험 응시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 구조가 교육 기회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협회는 특히 이 문제가 단순한 직역 민원이 아니라 제도 정합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미 2012년 규제개혁위원회와 2016년 헌법재판소에서도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과 관련한 위헌적 요소가 지적된 만큼, 간호법 제정 당시 약속된 사회적 협의체를 즉각 가동해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돌봄통합지원법 개정 필요성도 재차 꺼내 들었다. 협회는 지난 3월 시행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역사회 돌봄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음에도, 정작 현장에서 간호 서비스를 수행하는 간호조무사의 역할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문진료, 재택의료, 장기요양 연계가 강화되는 초고령사회에서 간호조무사를 간호 서비스 제공 주체로 명시하지 않을 경우, 현장 인력 운영과 서비스 연속성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협회는 현장 수요도 이미 확인됐다고 보고 있다. 의사 다수가 방문진료 시 간호조무사 동행 수가 신설에 찬성하고 있고, 방문간호 특화 교육을 이수한 간호조무사 인력도 이미 배출돼 활동 중인 만큼, 제도 설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돌봄통합지원법과 하위 법령에 간호조무사를 명시적으로 포함해 지역 돌봄 체계 안에서 역할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간호법 후속 거버넌스 정비도 주요 요구 사항으로 제시됐다. 협회는 간호법 시행 이후에도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며, 법령에 규정된 간호정책심의위원회를 신속히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체 간호인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간호조무사의 현실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될 경우, 간호정책의 실효성 역시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협회는 간호정책심의위원회에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공식 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야간간호료 차별 해소, 의원급 간호수가 신설, 5인 미만 의료기관 근로환경 개선 등 간호조무사 직역 현안이 정책 테이블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기념사에서 "법정단체라는 지위는 권리의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책임을 함께 뜻한다"며 "간호조무사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야 국민에게도 더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94만 간호조무사의 자긍심을 바탕으로 초고령사회 지역의료와 돌봄을 지탱하는 가장 가까운 간호인력으로 역할하겠다"고 말했다.
2026-06-22 11:51:40개원가
기획연재

30분 걸리던 응급 의뢰 5분만에 뚝딱…AI가 바꾼 병원 풍경은?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은평성모병원 8층 병동 102호실. 병실 문이 열리자 담당 간호사가 스마트폰 하나를 들고 환자 침상 앞으로 다가섰다."안녕하세요. 환자분 담당 간호사 조은지입니다. 혈압 측정하겠습니다." 간호사가 환자 이름과 등록번호가 찍힌 팔찌 QR코드를 카메라로 찍었다. 이후 혈압 측정 값을 읽어 내려갔다. "김은평님(가명) BP 80, 맥박 76, 호흡 20, 체온 36.5. 저장."몇 초 뒤 스마트폰 화면에는 방금 말한 내용이 텍스트로 정리돼 있었다. 별도의 키보드 입력도, 간호사실로 돌아가 컴퓨터 앞에 앉을 필요도 없었다. 환자 곁에서 말한 내용이 곧바로 전자간호기록으로 저장됐다.은평성모병원이 2023년 도입한 '보바일 ENR(Vobile ENR)'의 모습이다. 세계 최초로 음성과 모바일, 전자간호기록을 결합한 AI 기반 음성인식 플랫폼으로, 간호사가 환자 옆에서 실시간으로 간호 기록을 작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간호기록 방식은 오랜 시간 변화해왔다. 종이 차트에 손으로 기록하던 시대를 지나 전자의무기록(EMR)이 도입되면서 컴퓨터 입력 방식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기록 자체는 여전히 간호사가 환자를 떠나 PC 앞으로 이동해야 하는 구조였다.은평성모병원이 2023년 세계 최초로 음성과 모바일, 전자간호기록을 결합한 AI 기반 음성인식 플랫폼 보바일 ENR을 도입한 이후 병동에서 종이 차트와 펜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자의 QR 코드를 인식한 이후 모두 음성으로 기록이 처리됐다.병동 간호사는 "예전에는 종이 차트에 수기로 작성했고 이후에는 PC에 타이핑해서 기록했다"며 "지금은 환자 옆에서 바로 음성으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임상 현장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 은평성모병원은 현재 간호기록의 약 85~90%를 보바일 ENR을 통해 처리한다. 실제로 지켜본 결과 간호사의 손은 거의 스마트폰 화면을 누르지 않았다. 식사 기록 과정이 대표적이다."식이 선택. Day. 끼니는 점심. 확인." 음성 명령어가 실행되자 기록 화면이 자동으로 전환됐다. "식사 얼마나 드셨어요?" "다 먹었습니다." "밥 100, 국 100, 반찬 50. 물은 얼마나 드셨어요?" "한 컵 먹었습니다." "물 120. 저장."메뉴 이동부터 입력, 저장까지 음성으로 진행됐다. 과거라면 여러 화면을 터치하거나 별도 입력창을 열어야 했던 작업이다. 간호사가 든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음성으로 말한 내용이 100, 100, 50, 120과 같이 정확하게 입력돼 있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간호 메모 기능이었다."김은평님 내일 퇴원이신데 필요한 서류 있으신가요?" "진단서가 필요합니다." 환자의 답변이 끝나자 간호사는 자연스럽게 말했다. "8층 102호 김은평님 내일 퇴원 시 진단서 발급 필요하다고 함. 저장."별도의 메모지를 찾거나 나중에 기억을 더듬어 입력할 필요가 없이 대화를 기록한 순간 해당 내용이 진단서 발급 준비와 같은 행정 절차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단순히 기록 시간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다. 환자 안전 강화 측면에서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간호행정교육팀 김수빈 간호사는 "기존에는 PDA를 이용해 터치나 타이핑으로 기록했는데 처음에는 환자 앞에서 음성으로 기록하는 것이 어색했다"며 "하지만 실제 사용해 보니 입력부터 저장까지 5초 정도면 끝나기 때문에 편의성을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정보보호팀 이성식 팀장(좌)과 간호행정교육팀 김수빈 간호사(우)는 AI 도입이 단순한 행정 업무의 편의성 제고에 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보 누락이나 오기입 위험이 줄어드는 등 환자 안전이 더 강화될 뿐더러 행정 업무의 부담 완화는 곧 환자 케어의 강화로 이어진다는 평가다.특히 수혈, 항암제 투여, 채혈 등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업무에서 변화가 컸다. 김 간호사는 "사고가 발생하면 환자에게 큰 위해를 줄 수 있는 업무들인데 보바일 ENR을 거치면서 안전장치가 하나 더 생긴 느낌이 들어 안심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과거 활력징후를 측정한 뒤 종이에 적어두거나 기억한 후 PC에서 다시 입력하는 경우 정보 누락이나 오기입 위험이 있었다. 반면 보바일 ENR은 환자 팔찌와 업무용 바코드를 함께 확인하게 해 다른 환자의 바코드나 잘못된 수혈·채혈 라벨을 인식하면 즉시 경고음을 울린다.정보보호팀 이성식 팀장은 "과거 이중확인 업무는 간호사 두 명이 직접 확인해 약 5분이 걸렸지만 보바일 ENR을 활용하면 1~2분 내로 단축할 수 있다"며 "태그 기반 확인 방식으로 오류 가능성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보바일 ENR은 간호부뿐 아니라 진단검사학과의 채혈 업무에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수혈·항암·이중확인 업무의 약 99%, 활력징후 기록과 채혈 업무의 80% 이상이 보바일 ENR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김 간호사는 "가장 큰 변화는 환자 확인 단계가 강화된 것"이라며 "수혈이나 항암제 투여처럼 환자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줄 수 있는 업무에서 오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음성 기록 시스템은 업무 효율 향상뿐 아니라 환자 안전을 높이는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고 있었다.■ 30분 걸리던 응급 판단 5분으로…응급실 풍경도 변화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 뇌졸중 의심 환자가 도착하자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환자는 곧바로 CT 검사실로 향했다. 과거 같으면 이제부터가 기다림의 시작이었다. 촬영된 영상을 뇌졸중 전문의가 확인해야 했고, 전문의가 병원에 없으면 사진을 찍어 메신저로 보내 자문을 구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CT 촬영이 끝난 뒤 불과 몇 분. 의료진의 화면에는 "대혈관 폐색 여부", "뇌출혈 여부", "이미 손상된 뇌 조직의 범위"가 정량화된 결과로 표시됐다. 응급실 의료진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가 혈관 재개통 치료 대상인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분당서울대병원 김준엽 신경과 교수는 현재 국내 의료AI 기업 제이엘케이(JLK)의 뇌졸중 진단 AI를 사용하고 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CT와 MRI 영상을 분석해 뇌출혈 여부와 대혈관 폐색 여부, 뇌경색 진행 범위 등을 자동으로 분석한다.김 교수는 "급성 뇌졸중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큰 혈관이 막혀 있는지, 그리고 아직 살릴 수 있는 뇌세포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신속하게 판단하는 것"이라며 "재개통 치료를 얼마나 빨리 시작하느냐가 환자 예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실제 뇌졸중 치료에서는 '시간' 자체가 치료 성적을 좌우한다.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한 뒤 1시간 이내에 혈관 재개통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CT나 MRI 촬영 직후 환자 상태를 신속히 평가해야 한다.보바일 ENR을 통해 음성으로 입력한 환자 측정 값들. 수치가 정확히 기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AI가 없던 시절에는 이런 판단을 주로 수년 이상 경험을 쌓은 뇌졸중 전문의가 맡았다. 영상 속 미세한 변화를 보고 혈관이 막혔는지, 손상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해석해야 했다. 그러나 AI가 도입되면서 풍경이 바뀌었다.김 교수는 "검사 후 보통 5분 안에 결과가 나온다"며 "대혈관 폐색 여부와 살릴 수 있는 뇌조직 범위를 정량화해 보여주기 때문에 뇌졸중 전문의가 없는 상황에서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빠르게 치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변화가 큰 곳은 상급종합병원보다 오히려 지역 종합병원 응급실이다. 대형병원은 상대적으로 뇌졸중 전문의를 확보하기 쉽지만, 지역 병원은 24시간 전문의를 상주시켜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과거에는 응급실 의사가 촬영 영상을 휴대전화로 찍어 전문의에게 보내고 "혈관이 막힌 것이 맞느냐"는 자문을 구하는 일이 흔했다."사진을 보내고,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었는지 확인하고, 전화를 걸어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길게는 30분 정도 지연되기도 했죠."30분은 뇌졸중 환자에게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뇌세포는 혈류 공급이 중단된 순간부터 분 단위로 손상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병원 내 협진 방식도 달라졌다.과거에는 같은 CT 영상을 두고도 의사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었다. 응급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가 같은 사진을 보면서 의견을 주고받아야 했다. 반면 AI는 동일한 데이터에 동일한 결과를 제시한다.김 교수는 "한 장의 사진은 보는 사람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지만 AI가 제시하는 값은 모두가 동일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하기 때문에 해석 차이로 인한 논란이 줄어들고 의사소통도 훨씬 빨라졌다"고 말했다.응급실에서 CT 영상을 휴대전화로 찍어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던 시대가 이제는 검사 5분 뒤 AI가 정량화된 결과를 제시하는 시대로 바뀐 것.■판독의 우선순위 생겼다…고위험군에 먼저 연락은평성모병원 정승은 영상의학과 교수(대한영상의학회 회장)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판독실. 수십 명의 건강검진 수검자 영상이 모니터 화면에 나열돼 있다. 과거 같으면 의료진은 예약 순서대로 영상을 열어 하나씩 판독을 했지만 지금은 가장 먼저 보는 환자가 따로 있다. 모니터 한쪽에 표시된 숫자 때문이다.유방촬영 영상 옆에 표시된 이 숫자는 AI가 분석한 유방암 위험도 점수다. 숫자가 높을수록 암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의료진은 이제 접수 순서가 아니라 이 점수를 기준으로 판독 우선순위를 정한다.은평성모병원 정승은 영상의학과 교수(대한영상의학회 회장)는 "과거에는 예약 환자를 순서대로 판독했다면 지금은 AI가 제시하는 스코어링을 먼저 확인한다"며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우선적으로 판독하고 빠르게 후속 검사를 안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은평성모병원이 도입한 루닛 인사이트는 유방촬영술(맘모그래피) 영상을 분석해 암 의심 부위를 표시하고 위험도를 수치화해 보여주는 의료 AI다. 실제 판독실에서 확인한 화면에는 병변이 의심되는 영역이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었다. AI가 해당 부위를 강조하고 위험도 점수를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다.정 교수는 화면을 가리키며 "AI가 이상 부위를 감지하면 이렇게 병변 위치를 표시하고 위험도를 숫자로 보여준다"며 "의료진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AI가 바꾼 것은 판독 정확도만이 아니다. 환자 대응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건강검진은 일반 외래 진료와 달리 당장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판독이 다소 늦어져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검진자 가운데 실제 암 가능성이 높은 환자가 섞여 있는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정 교수는 "건강검진 수검자 가운데 스코어링 점수가 높은 환자는 결과를 우선적으로 확인해 병원에 빨리 다시 방문하도록 안내한다"며 "이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정 교수는 "전문의는 AI가 없어도 판독할 수 있지만, AI가 있으면 보다 효율적으로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며 "특히 비전문의가 영상을 볼 경우에는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영상 판독 결과를 바탕으로 소견서 초안까지 작성하는 생성형 AI가 등장했다.판독실에서 확인한 화면에는 병변이 의심되는 영역이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었다. AI가 해당 부위를 강조하고 위험도 점수를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다.정 교수는 현재 PACS 연동을 기다리고 있는 생성형 AI 기반 판독문 작성 솔루션도 소개했다. 이 AI는 단순히 병변 위치를 표시하는 수준을 넘어 영상 소견을 문장 형태로 정리해 판독문 초안을 작성한다.과거에는 정상 소견 환자라도 의료진이 일일이 판독문을 작성해야 했다. 환자가 많을수록 행정 업무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정 교수는 "정상 환자든 이상 소견 환자든 결국 판독문은 모두 작성해야 한다"며 "AI가 초안을 만들어 주면 전문의는 검토와 수정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상 소견 환자에서는 할애할 시간을 줄여 업무 효율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복잡한 증례는 당연히 전문의가 자세히 검토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상 소견이나 비교적 단순한 경우에는 AI가 상당 부분 업무를 줄여줄 수 있습니다."실제 판독실에서 만난 진단 AI는 의사를 대신해 암을 진단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대신 수백 건의 검진 영상 가운데 가장 위험한 환자를 먼저 찾아내고, 의료진이 놓칠 수 있는 영역을 한 번 더 짚어주며, 판독문 초안까지 작성하는 조력자에 가까웠다. 3년 전 의료계는 AI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병실과 응급실, 판독실에서 확인한 현실은 달랐다. AI는 의사의 자리를 뺏는 대신 의료진이 환자 곁에 더 오래 머물고, 더 빨리 판단하고, 더 중요한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현장에서 AI 역할은 '대체자'가 아니라 의료진의 시간을 환자에게 돌려주는 '보조자'였다.
2026-06-22 05:30:00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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