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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추계 두고 의-정 팽팽 "통계적 유희"vs"과학적 근거"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13일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대한예방의학회, 한국정책학회는 의협회관에서 공동으로 '정부 의사인력 수급 추계의 문제점과 대안' 세미나를 열고 정부의 의사 부족 논리를 정면 반박했다."소설을 쓰기로 작정한 것인가?" vs "가용한 자료 내에서 도출한 최선의 결과"보건복지부가 2040년 최대 1만 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추계 결과를 내놓으며 의대 증원에 시동을 걸자 의료계가 "비현실적 가정에 기반한 소설"이라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정부의 추계 방식이 미래 정책 방향성이 부재한 상태에서 부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된 '통계적 유희'에 가깝다는 것이 의료계 전문가들의 평.정부가 결론을 정해놓고 데이터를 끼워 맞췄다고 비판하자 복지부는 즉각 반박하며 "현재 시점에서 도출 가능한 최선의 결과"라고 맞불을 놓으며 평행선을 달렸다.13일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대한예방의학회, 한국정책학회는 의협회관에서 공동으로 '정부 의사인력 수급 추계의 문제점과 대안' 세미나를 열고 최근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내놓은 의사 부족 논리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기초모형 기준 추계 결과, 2035년에는 수요 13만 5,938명~13만 8,206명, 공급 13만 3,283명~13만 4,403명으로 총 1,535명~4,923명의 의사인력이 부족하고 2040년에는 부족 규모가 5,704명에서 최대 1만 1,136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장부승 관서외대 교수는  한-일의 추계 방법론을 비교, 한국 정부가 부실한 데이터에 기반해 추계했다는 점에서 "소설을 쓰기로 한 것이냐"고 작심 비판했다.이와 관련 장부승 관서외대 교수는 우리 정부의 추계가 미래 의료 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진행됐다는 점을 가장 큰 결함으로 꼽았다. 장 교수는 일본의 경우 '지역의료구상'을 통해 향후 인구 구조와 의료 요구 변화에 따른 병상 기능 재편 방안을 먼저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 의사 수를 도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반면 한국 정부는 실손보험 개편이나 의료 전달체계 혁신 등 수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정책 변수를 추계 과정에서 배제했다. 장 교수는 "미래 의료 제공 체제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는 방향성 없이 과거 데이터만 활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특히 정부가 사용한 시계열 모형(ARIMA) 등 통계 기법이 현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일본이 의사의 실제 근로 시간, 병상 기능별 현황, 의대 학장 및 병원장 설문 등 구체적인 현장 데이터를 반영하는 것과 달리, 정부는 "관측 가능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소홀히 했다는 것. 부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만큼 추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논리다.장 교수는 "정부는 장기 시계열 자료 확보의 한계를 언급했지만 이는 장기 추적 조사를 안 한 것"이라며 "근무 일수나 생산성 등도 관측 불가능하다고 가정했지만 이는 관측을 안 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그는 "한국의 추계 담당자들은 현장 데이터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할 뿐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없어보인다"며 "일본은 막연한 추정이나 외삽보다는 현장 관찰 및 설문 조사 기법을 통해 획득한 구체적 데이터를 사용했다"고 강조했다.그는 "심지어 2018년 1차 추계 이후 추계 결과의 질 제고를 목적으로 기초 데이터를 현장 점검하고 보강해 2020년 2차 추계를 실시했다"며 "반면 한국은 부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설을 쓰기로 작정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사 과잉 시대 온다" FTE 기준 시 정반대 결과박정훈 의료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인구 감소 추세는 간과한 채, 1인당 의료 이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실제 업무량이 아닌 진료비 비율을 적용해 입원 업무량을 과다 산출함으로써 의사 수요를 부풀렸다는 분석이다.박 연구원이 의사의 실제 근무 시간과 생산성을 반영한 전일종사자(FTE, Full-Time Equivalent) 기준으로 다시 추계한 결과는 정부 발표와 정반대였다. 이 분석에 따르면 2040년에는 오히려 약 1만 4,684명에서 1만 7,967명의 의사가 과잉 공급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의사협회 의사인력 추계 결과. FTE 기준을 적용한 결과 2040년 오히려 의사 인력이 약 1만 8천명 과잉이라는 결과가 나왔다.추계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박 연구원은 "위원 구성이 직역 전문직 비율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독립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며, 격주 간격의 다급한 회의 진행과 짧은 발언 시간 등으로 인해 심도 있는 논의가 불가능했다고 꼬집었다.김석일 가톨릭의대 교수는 추계 과정의 불투명성과 결과의 변동성을 문제 삼았다. 실제 추계위는 임상 활동 비율 등 변수를 조정하면서 2040년 부족 인원의 최솟값을 5,704명에서 5,015명으로 수정하는 등 결과가 수시로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이는 정부가 '의사 부족'이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수치를 끼워 맞춘 것 아니냐는 현장의 불신을 키우는 대목이다. 정부는 통계적 모델링을 통해 '부족한 수치'를 증명하는 데 집중한 반면, 이날 전문가들은 현장 데이터와 정책 방향이 빠진 통계는 위험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의료계의 비판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이례적으로 즉각 입장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추계위는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ARIMA 모형은 과거부터 축적된 의료환경, 정책 변화,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미래 수요를 산출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추계 분야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과학적 방법"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코로나19와 의정 사태 등 최근의 의료이용 변화 양상까지 전수 활용해 모형을 적용했으므로 통계적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해명했다.위원회 구성의 독립성 논란에 대해서도 추계위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추계위는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의료 공급자 단체 추천 위원이 과반수로 구성됐으며, 의사협회 추천 위원도 포함돼 총 12차례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회의록과 안건 자료를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 왔다고 설명했다.추계위는 "중장기 인력 수급 추계가 본질적으로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가용한 자료와 방법론의 한계 속에서 도출 가능한 최선의 결과"라고 강조, 이번 추계 결과를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근거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복지부는 2026년 1월 중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 정원 규모를 심의할 계획이다.
2026-01-14 05:30:00연구・저널

국내 의료 빅데이터의 위력…의대 학부생 논문 JAMA 장식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국내 연구진이 의료 빅데이터를 통해 세계 최초의 역학 분석 결과로 임팩트팩터가 55에 달하는 미국의사협회지(JAMA)를 장식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특히 이러한 결과를 교수 한명의 지도로 학생 두명이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국내 의료 빅데이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연동건 교수, 홍서현, 이수지 학생, 이하연 연구원.13일 의학계에 따르면 경희대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와 경희의대 홍서현, 이수지 학생의 분석 연구가 JAMA 1월호에 게재된 것으로 확인됐다.국내 의료 빅데이터를 통해 임신 중 위산분비억제제 사용이 자녀의 신경정신 질환 발생 위험과 유의미한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특히 이 연구는 국가 단위 빅데이터를 활용해 연관성을 검증한 세계 최초의 역학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임신 기간에는 약물이나 치료가 태아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해 증상이 있어도 치료를 망설이는 산모들이 많다.속쓰림 역시 산모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흔한 증상이지만 약물 사용 안전성에 대한 불안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연 교수 연구팀은 2010~2017년 출생한 약 277만 명의 아동과 산모를 최대 10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활용해 임신 중 위산분비억제제 노출과 자녀의 ADHD,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신경정신 질환 발생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분석 결과 단순 인구 기반 분석에서는 노출군에서 신경정신 질환 발생 위험이 소폭 높게 나타났다.이에 따라 연구팀은 해당 결과가 유전적·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고려해 추가 연구를 실시했다.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를 비교하는 형제자매 대조 분석과 모의 표적 임상시험(emulated target trial) 기법을 추가 적용해 교란 요인을 정밀하게 통제하고 분석의 정확성을 높인 것이다.그 결과 교란 요인을 보정한 분석에서는 임신 중 위산분비억제제 노출과 자녀의 신경정신 질환 발생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연동건 교수는 "임산부에 관한 연구는 윤리적·현실적 제약으로 직접적인 임상시험이 어려운 영역"이라며 "고도화된 의료 빅데이터와 선진 연구 방법론을 결합해 약물 안전성을 검증한 연구로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이번 연구는 의대 학부생이 연구의 주축으로 참여해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이례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대규모 국가 단위 의료 빅데이터 분석과 고난도 연구 설계를 학부 연구진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국내 의학 연구 교육의 수준과 잠재력을 보여준다.제1저자인 홍서현 학생은 "연구를 통해 산모들이 보다 안심하고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연동건 교수는 "앞으로도 의료 빅데이터와 정교한 연구 방법론을 기반으로 환자와 보호자가 신뢰할 수 있는 치료 근거를 제시하는 디지털 헬스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1-13 11:57:47연구・저널

mRNA 치료제 성능, 크기가 좌우…입자 최적 조건 규명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알려진 mRNA 기술이 암이나 희귀 질환을 고치는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체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인자에 대한 규명이 이뤄졌다.12일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합성생물학사업단장 구희범 교수(교신저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김부건 박사(공동 제1저자), 박철희 연구원(공동 제1저자) 공동 연구팀이 mRNA 백신과 유전자 치료제의 핵심 전달체로 활용되는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의 크기가 세포 내 전달 효율과 유전자 발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mRNA는 매우 약해서 몸속에서 금방 파괴된다. 이를 보호해 세포 안으로 안전하게 배달하는 '택배 상자'가 바로 지질나노입자다.이번 연구는 지질나노입자의 '구성 성분'이 아니라 '크기 자체'가 전달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mRNA 백신과 차세대 유전자 치료 기술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설계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질나노입자 크기에 따른 mRNA 전달 효과 모식도mRNA 백신이나 유전자 치료제는 우리 몸에 직접 약효를 내는 물질이 아니라,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mRNA)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mRNA는 매우 불안정해 그대로는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 어렵다. 이때 mRNA를 감싸 보호하고 세포까지 안전하게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지질나노입자(LNP)이다. 쉽게 말해, 지질나노입자는 아주 작은 기름방울 형태의 '택배 상자'다.연구팀은 동일한 지질 성분과 동일한 mRNA를 사용하면서, 지질나노입자의 크기만을 다르게 만들어 실험했다. 이를 위해 미세한 유체 흐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미세유체(microfluidic) 기술을 활용해,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 분의 1 수준인 나노미터 단위에서 입자 크기를 정밀하게 제어했다.그 결과, 입자가 작을수록 세포 안으로 더 잘 들어가고, 단백질 생성량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작은 입자가 세포막을 통과할 때 필요한 에너지가 더 적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즉, 세포 입장에서는 '작은 상자'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택배인 셈이다.흥미로운 점은, 지질나노입자가 무조건 작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지나치게 작은 지질나노입자의 경우, 몸속 환경에서 구조가 불안정해지고, 입자 표면을 보호하는 물질(PEG)이 떨어져 나가면서 오히려 전달 효율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밝혀냈다. 이는 mRNA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효과적인 최적 크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이번 연구는 실험 결과에 더해, 전산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 CFD :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액체나 기체의 흐름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기술)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LNP가 만들어지는 물리적 원리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지질나노입자의 크기는 복잡한 소용돌이(난류, 액체가 소용돌이치며 격렬하게 섞이는 상태)가 아니라, 물질이 자연스럽게 퍼지는 확산 과정에 의해, 즉 분자들이 서로의 경계를 넘어 이동하는 속도(확산 지배적 혼합, 물에 잉크 한방울을 떨어뜨렸을 때처럼, 분자들이 스스로 움직여서 퍼지는 현상)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이는 향후 복잡한 장비 없이도 단순한 구조의 시스템으로 지질나노입자 크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mRNA 치료제 대량 생산과 공정 표준화에도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구희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mRNA 전달체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서 '입자 크기'의 중요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 연구"라며, "앞으로 다양한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mRNA 백신과 유전자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달체를 설계하는 데 실질적인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을 비롯해 중견연구사업, 유전자편집·제어·복원기반기술개발사업, Post-Doc 성장형 공동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나노바이오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Nanobiotechnology》(IF 12.6)에 게재됐다. 
2026-01-12 12:00:13연구・저널

한의약 난임치료 과학적 근거없다? "임신 성공률 4.3배"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최근 한의약 난임치료의 과학적 근거 여부에 대해 의료계가 맹공을 퍼붓자 한의사협회가 '근거'로 맞섰다. 한의약 난임치료가 산모의 건강을 지켜주고 임신 성공 가능성이 최대 4.25배까지 높인다는 사실은 다수의 학술·임상논문을 통해 검증된 사실이라는 것.5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한의약 난임치료에 의문을 제기한 양방측에 대해 "한의약 문외한들의 악의적 폄훼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한의약 난임치료는 학술적·임상적 전문성과 성공률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만큼, 정부는 하루빨리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약 난임치료는 ▲정부가 발표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따라 이뤄지고 있고 ▲다양한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된 학술·임상논문을 통해 전문성이 검증됐으며 ▲전국 13개 광역자치단체와 72개 기초자치단체에서 한의약 난임 지원사업을 통해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여성 난임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따르면 난소예비력 저하 여성의 경우 한약 치료의 근거 수준은 B/Moderate 등급, 근거가 충분한 중등도 이상의 수준으로 평가받았다.또한, 해당 지침에 따르면 보조생식술을 받은 여성에 대해서도 침은 A/High, 전침, 뜸, 한약은 모두 B/moderate 등급을 받아 모두 충분한 근거를 가진, 난임 부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치료법임을 이미 보건복지부가 확인한 바 있다. 대한한방부인과학회와 한방신경정신과학회 등 한의학회 산하 주요 학회들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한의CPG)은 보건복지부의 지원 아래 전문학회 중심의 다학제 개발위원회를 구성해 ▲핵심 임상질문 설정 ▲체계적 문헌고찰 ▲근거 수준 평가 ▲외부 전문가 검토 ▲단계별 승인 절차를 거쳐 개발된 국가 주도의 근거기반 표준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임상진료지침 개발 원칙과 방법론을 준용해 객관성과 재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 난임을 포함한 다수 질환 영역에서 한의CPG는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 수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으며, 이미 지자체 공공사업과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국가 지원으로 개발, 발간된 표준임상진료지침이 모든 근거의 출발선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한의약 난임치료가 산모의 건강을 지켜주고 임신 성공률을 높인다는 사실은 다수의 학술·임상논문을 통해 검증된 사실이다.'대만 여성 불임에서 전통 한의약(중의약) 치료와의 연관성 (Yueh-Hsiang Liao 외,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2020)'에 따르면 5254명의 난임 여성에서 전통 한의약(중의약) 치료군의 임신 성공 가능성이 비치료군 대비 1.48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사물탕', '가미소요산', '계지복령환', '당귀작약산' 등의 처방이 임신 성공률을 크게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에서 원인불명 여성 불임에 대한 한약 처방의 활용: 후향적 연구(최수지 외, BMC Complementary Medicine and Therapies, 2023'에서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한 한의 난임치료사업에 참여한 난임 여성 453명을 분석한 결과, 실제 임신에 성공한 군에서 '배란착상방', '조경종옥탕' 등의 처방이 실제 임신 성공률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확인됐다.'자궁내막 요인으로 인한 여성 불임에서 보완·대체의학 치료(Jing Lin 외,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2022)'에서는 자궁내막 요인으로 인한 난임 치료에서 한약 처방은 대조군 대비 임신율(25% vs 11.4%)을 유의미하게 향상시켰으며, 자궁내막 수용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됐음을 발표했다.'일본에서 임신 전·중·산후 여성에게 처방된 한방(캄포) 제제: 행정 건강 데이터베이스 분석(Satoko Suzuki 외, Frontiers in Nutrition, 2021)'에서는 일본의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임신 전·중·산후 여성 3만3941명을 분석한 결과, 대상자의 약 48%가 최소 1회 이상 한약 처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임신 중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 관리에 한약이 매우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한방 치료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임신 전 과정에 걸쳐 높은 신뢰도와 유효성을 바탕으로 공식적인 의료 체계 내에 안착해 있음을 입증하는 수치라고 밝혔다.'중국 한약 치료는 체외수정(IVF)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가? 무작위 대조시험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Huijuan Cao 외, PLoS ONE, 2013)' 연구논문은 1721명의 여성이 포함된 20개 임상시험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체외수정(IVF) 시 한약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잠재적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이밖에 '여성 불임에 대한 중국 한약 치료: 업데이트된 메타분석(Karin Ried,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 2015)' 역시 424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40개의 RCT 분석 결과, 한방 치료를 받은 여성이 양방 단독 치료를 받은 여성보다 임신 성공률이 1.74배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를 내놓았다.대한한방부인과학회에서도 지난 10월,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난임 여성의 한방 진단 및 진료'를 주제로 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초음파 등 의료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임상 증례와 진단, 처방 사례 등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이 날 학술대회에서는 '난소기능검사를 활용한 다낭성난소 증후군'과 관련된 최근 연구 결과와 난소예비력 저하를 동반한 여성 난임환자의 한약과 침치료 증례 등 전문적인 부인과 영역의 질환을 살펴보고, 다양한 초음파 진단과 실제에 대한 교육 등이 이뤄졌다.10년 이상 한의 난임지원사업을 전개해 온 부산광역시한의사회는 2014년 27%를 시작으로 5년간 평균 22%의 임신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매년 한의 난임사업에 참여해 임신과 출산에 성공한 아이들, 가족들과 함께 '부산 한방하니' 탄생 축하 기념회를 개최하고 있다.경기도한의사회의 경우 2024년 10월, '2020~2022 경기도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 결과 발표회'를 통해 여성 연령 제한을 폐지해 45세 이상 여성을 포함했음에도 약 15%의 임신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90%에 육박하는 난임 여성들이 치료와 신체에 대한 만족도를 보였다고 밝혔다.보건복지부도 전국 지자체별로 진행 중인 한의 난임지원사업이 정부의 역할 강화로 난임 부부의 희망을 실현하고 출산율을 높여 국가의 초저출생 문제 극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고, 지난 9월, 전국 지자체의 한의 난임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우수사례와 유공자를 표창하는 '2025 한의난임사업 성과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대한한의사협회는 "이미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여성 난임 표준임상진료지침'이 존재하며, 실제로도 한의난임사업은 다년간 지자체 단위에서 시행돼 충분한 객관적 자료와 임상 성과가 축적돼 있고, 국내외 유수의 학술, 임상논문들이 이 같은 사실을 전문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임 부부들의 고통은 외면하고 맹목적으로 한의약 폄훼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양의계의 한심한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대한한의사협회는 "이제 정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저출산 문제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하고 "특정 직역의 허무맹랑한 주장에서 벗어나 학술적, 임상적 성과가 확실한 한의약 난임사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1-05 15:01:32연구・저널

고지혈증약 '피타바스타틴' 재조명? 유방암서 효과 확인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고지혈증 치료에 활용되는 '피타바스타틴'이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항암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삼중음성유방암의 경우 치료옵션이 부족해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피타바스타틴을 활용한 추가 임상연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고려대 구로병원 종양내과 서재홍 교수고려대 구로병원 종양내과 서재홍 교수 연구팀은 5일 '피타바스타틴'이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항암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치료가 가장 어려운 유형으로, ER·PR·HER2 단백질이 모두 없어 호르몬 치료나 HER2 표적치료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파클리탁셀과 같은 세포독성 항암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치료 후에도 재발과 전이가 흔해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치료 과정에서 살아남는 암줄기세포가 약물 내성과 종양 재발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암세포의 생존을 돕는 Mcl-1 단백질이 과도하게 증가해 항암 효과를 더욱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고돼 이를 직접 표적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연구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cl-1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을 찾는 과정에서 피타바스타틴이 Mcl-1 결합 부위에 직접 작용할 수 있다는 구조적 특징을 확인했다. 피타바스타틴은 원래 고지혈증 치료제로 임상현장에서 널리 쓰이며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 약물이지만, 여러 연구에서 암세포 성장 억제나 세포 사멸 유도 효과가 보고돼 항암제로 재창출할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다만 그 항암 효과의 정확한 기전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다.이에 따라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반 3D 도킹 분석을 통해 피타바스타틴이 Mcl-1 단백질의 BH3 결합 부위에 직접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Mcl-1 단백질을 직접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피타바스타틴을 투여하자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빠르게 무너지고, 활성산소가 증가하며, 세포 에너지원인 ATP가 감소해 암세포가 스스로 사멸 과정에 들어가는 명확한 항암 반응이 나타났다. 특히 일반 항암제로 제거하기 어려운 암줄기세포의 수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돼 재발·전이를 일으키는 근본 세포까지 억제하는 결과를 보였다.피타바스타틴은 Mcl-1에 작용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내성 관련 생존 신호를 억제해 재발과 전이를 줄인다.(자료제공 : 고대구로병원)또한 파클리탁셀에 내성을 가진 세포에서도 피타바스타틴은 내성의 핵심 요인인 Mcl-1과 P-glycoprotein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암세포의 생존 신호인 AKT·STAT3 경로를 억제해 내성 상태에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유지했다. 실제로 피타바스타틴과 파클리탁셀을 함께 투여했을 때 종양 억제 효과가 크게 증가하는 시너지 효과가 관찰됐으며, 이는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새로운 병용치료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대구로병원 종양내과 서재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지혈증 치료제로 알려진 피타바스타틴이 삼중음성유방암에서 Mcl-1을 표적하는 새로운 항암치료 후보로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특히 파클리탁셀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군에서도 적용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타바스타틴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FDA 승인 약물이기 때문에 기초 및 전임상 단계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으며, 향후 암줄기세포 표적 치료 연구에도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번 성과를 토대로 보다 발전된 치료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피타바스타틴: 파클리탁셀 내성을 극복하는 새로운 Mcl-1 억제제로서의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가능성(Pitavastatin is a novel Mcl-1 inhibitor that overcomes paclitaxel resistance in triple-negative breast cancer)'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Hematology &Oncology(IF 13.5)에 게재됐다.
2026-01-05 11:48:05연구・저널

신경섬유종 1형, 아탈루렌 치료 가능성 국내 첫 확인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이범희 교수팀이 넌센스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섬유종 1형 환자에서 아탈루렌의 치료 효과를 세포 수준에서 처음 규명했다.연구팀은 넌센스 돌연변이를 보유한 한국인 신경섬유종 1형 환자 22명의 섬유아세포에 아탈루렌을 처리한 결과, 전체 세포의 약 24%에서 과활성화된 RAS 및 ERK 신호가 감소하는 효과를 관찰했다고 26일 밝혔다.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이범희 교수, 김소영 연구원신경섬유종 1형은 NF1 유전자 변이로 뉴로파이브로민 단백질 기능이 상실되면서 RAS-MEK-ERK 신호 경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다양한 장기에 종양이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환자의 약 30%가 DNA 유전자 코드에서 조기 종료 신호가 생기는 넌센스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다.아탈루렌은 근이영양증 등 넌센스 돌연변이 질환에서 단백질 합성을 회복시키는 약물로 알려져 있으나, 신경섬유종 1형에서의 치료 효과는 직접 입증된 바 없었다.연구팀은 전사체 분석을 통해 아탈루렌 반응 세포와 비반응 세포를 비교한 결과, 약효가 있을 때 환자 혈액에서 AMPD3와 TGFBR3 단백질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두 단백질이 아탈루렌의 약효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특히 AMPD3를 억제했을 때 환자의 슈반 세포에서 ERK 신호가 줄어들며 세포 증식이 억제되고 세포 사멸이 증가해, AMPD3가 새로운 치료 표적이 될 가능성도 제시됐다.이범희 교수는 "이번 연구가 넌센스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섬유종 1형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휴먼스케이프의 희귀질환 플랫폼 레어노트로부터 데이터와 분석 인프라,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MedComm(IF 10.7) 최신호에 게재됐다.
2025-12-26 10:53:33연구・저널

동아시아 첫 규명…피 한 방울로 치매 94% 잡아낸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치매)을 94% 수준의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번 연구는 서구권 중심의 기존 연구에서 벗어나,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코호트에서 최신 자동화 혈액 분석 플랫폼 성능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16일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뇌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 연구팀(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엄유현 교수)은 최근 혈액 내 특정 단백질 비율(p-tau21/Aβ42)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진단 기술의 정확성을 검증한 연구 결과를 '알츠하이머 & 디멘시아(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했다고 밝혔다.연구팀은 국내 알츠하이머병 환자 등 총 262명의 연구 참여자를 대상으로 혈장 내 'Aβ42(아밀로이드 베타 42) 대비 p-tau217(인산화 타우 217) 단백질 비율을 측정했다. 이어 이 결과를 '뇌 아밀로이드 PET검사 및 타우 PET결과와 비교 분석했다.분석 결과, 완전 자동화 면역측정 플랫폼 통해 측정한 혈장 p-tau217/Aβ42 비율은 뇌 아밀로이드 PET 검사의 양성 여부를 예측하는 데 있어 약 94%의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진단이 불확실한 회색 지대에 속하는 환자 비율도 8%에 불과해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혈액 바이오마커와 뇌 병리의 상관관계 개념도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쌓이고 타우 단백질이 엉키면서 뇌세포가 손상돼 발생한다. 이번 연구에서 혈액 바이오마커(p-tau217/Aβ42) 비율은 아밀로이드 병리뿐만 아니라 뇌 타우 PET 영상에서 확인되는 타우 단백질 침착 정도, 그리고 MRI로 측정한 알츠하이머성 뇌 위축 소견과도 강력한 상관관계를 보였다.현재 알츠하이머병 진단에는 뇌 PET 스캔이나 뇌척수액 검사가 주로 활용되지만, 높은 비용과 침습성으로 인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혈액 검사는 채혈만으로 간단하고 저렴하게 시행할 수 있어 대규모 치매 선별 검사 및 조기 진단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특히 이번 연구는 Beckman Coulter사의 자동화 면역측정 플랫폼을 활용해 혈액 내 알츠하이머병 표지자들을 정량한 것으로, 이러한 완전 자동화 혈액검사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임현국 교수(교신저자) "동아시아 코호트에서 완전 자동화 혈액 바이오마커 플랫폼을 독립적으로 검증한 세계 최초 사례로, 미국·유럽 중심으로 축적돼 온 알츠하이머 병리 연구에 아시아 데이터를 본격 편입함으로써 보다 포괄적이고 글로벌한 치매 생물학의 지형도를 그릴 수 있게 됐다"면서 "이는 다양한 인종·지역에서 혈액 바이오마커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첫 걸음으로서 국제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엄유현 교수(제1저자)는 "혈액 검사가 기존의 고가 영상 검사 수준의 정확성으로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잡아낼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향후 임상 현장에서 치매의 조기 선별과 치료 효과 모니터링에 혈액 바이오마커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번 연구 치매 및 신경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알츠하이머 & 디멘시아(Alzheimer's & Dementia, IF=11.1)' 2025년 11월호에 게재됐다.
2025-12-16 12:03:06연구・저널

류마티스관절염 활액서 미세플라스틱 검출…염증 촉진 규명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관절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실제로 존재하며, 이 물질이 면역계를 자극해 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16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유승아 교수팀은 포스텍-가톨릭대 의생명공학연구원, 대구대학교 환경기술공학과 김영민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활액에서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고, 이 미세플라스틱이 염증과 관절 파괴를 촉진하는 면역학적 병태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이번 연구 결과는 "Polystyrene microplastics activate NF-κB/MAPK signaling in synovial fibroblasts, promoting inflammation and joint destruction in rheumatoid arthritis"라는 제목으로 환경·보건 분야의 영향력 높은 국제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임팩트팩터 11.3)에 게재됐다.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관절 조직을 공격해 만성 염증과 연골·뼈 손상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그동안 유전적 요인과 면역 반응에 대한 연구는 활발했지만, 질환을 악화시키는 환경 요인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공백에 주목해 미세플라스틱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PS-MPs)이 류마티스 관절염 병태를 악화시키는 in vitro·in vivo 기전연구팀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활액을 첨단 분석 장비인 Py-GC/MS/MS로 정밀 분석한 결과, 생활용품 등에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을 정량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내부, 특히 관절 조직에 축적될 수 있다는 가설을 실제 환자 샘플에서 처음으로 입증한 사례다.연구는 단순한 존재 확인에 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크기 5μm의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을 활용해 세포 및 동물 모델 실험으로 확장하며, 미세플라스틱이 관절염을 어떻게 악화시키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세포 실험에서는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유래 활막섬유아세포에 흡수돼 NF-κB와 MAPK 신호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IL-6, IL-8과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MMP3, MMP9 등 조직 파괴 효소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세포의 이동성과 침습성도 유의하게 높아졌다. NF-κB와 MAPK는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신호 경로로, 활성화될 경우 염증이 급격히 증폭된다.동물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에 장기간 노출된 관절염 모델에서는 관절 염증이 뚜렷하게 악화됐으며, 미세플라스틱으로 자극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유래 활막섬유아세포를 이식한 제노그래프트 모델에서는 연골 침식과 대식세포 침윤이 유의하게 증가했다.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한 환경 오염 물질을 넘어 자가면역질환의 병태를 직접적으로 악화시키는 환경 유해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세플라스틱과 만성 염증성 질환 간 연관성을 본격적으로 제시한 선도적 연구라는 평가도 나온다.유승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경 노출 물질이 인간 면역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역세포와 관절세포 수준에서 규명한 면역독성학 연구"라며 "향후 미세플라스틱의 제거·차단 전략이나 질병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환경 관리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환경 문제와 인류 건강을 연결하는 새로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일상 속 플라스틱이 보이지 않는 형태로 인체와 질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2025-12-16 12:01:57연구・저널

췌장암 맞춤 치료 실마리…"TP53 변이 추적이 관건"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천영국 교수팀이 진행성 췌장암 환자의 항암 치료 반응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지표를 제시했다. 혈액 내 순환종양DNA(ctDNA)를 분석해 TP53 유전자 변이의 치료 전후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항암치료 효과를 보다 민감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15일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천영국 교수팀은 췌장암 환자의 항암 치료 반응을 조기에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에 대한 연구 결과를 암 분야 국제학술지 'Anticancer Research'에 게재했다고 밝혔다.췌장암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생존율이 낮아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꼽힌다. 특히 전이성 췌장암은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항암화학요법이 치료의 핵심이지만, 환자별로 가장 효과적인 항암제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부족한 상황이다.천영국 교수천영국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FOLFIRINOX 또는 젬시타빈·나브-파클리탁셀(Gemcitabine/nab-paclitaxel) 요법을 받은 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 전후 ctDNA에서 TP53 유전자 변이 변화를 분석했다. TP53은 대표적인 종양억제 유전자로, 변이가 발생할 경우 예후 악화와 항암치료 효과 저하와 연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 결과, 치료 전 TP53 변이가 확인된 환자 중 약 42%에서 치료 후 해당 변이가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환자는 종양 크기가 감소하고 생존율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치료 이후에도 TP53 변이가 지속된 환자들은 항암치료 반응이 낮고, 종양이 줄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천 교수는 "진행성 췌장암 치료는 환자마다 유전적 특성이 달라 개인 맞춤형 접근이 필수적"이라며 "TP53 유전자 변이가 치료 후 사라지는 현상이 치료 반응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암치료의 효과 여부를 조기에 판단해 환자에게 보다 적합한 치료 전략을 선택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기존 치료 반응 평가 지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CA 19-9 혈액 검사나 CT 영상만으로는 치료 반응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ctDNA 기반 TP53 변이 추적을 통해 보다 민감하고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연구팀은 치료 과정 중 TP53 변이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함으로써 항암치료 효과를 실시간에 가깝게 파악할 수 있으며, 향후 치료 시작 전 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연구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췌장암처럼 유전자 변이가 다양하고 개인별 치료 반응 차이가 큰 암종에서 임상적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천 교수는 "앞으로 치료 전에 항암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마커를 추가로 발굴해 더 많은 췌장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이번 연구 논문은 'Clearance of TP53 Mutations in ctDNA Reflects Therapeutic Response in Advanced Pancreatic Cancer Patients(진행성 췌장암 환자에서 ctDNA의 TP53 변이 소실로 확인하는 치료 반응)'라는 제목으로 암 분야 국제학술지 'Anti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향후 이러한 ctDNA 기반 유전자 분석 기법을 다른 암 치료 영역으로 확대 적용하는 연구도 이어갈 계획이다.
2025-12-15 12:06:27연구・저널

"의료 AI로 업무 효율화 확인"…의대 증원 논리 흔드나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의료 인공지능이 의사의 업무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높이고 있으며, 이는 향후 의료 인력 수급 정책 논의에서 핵심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의료 AI가 진단·판독 시간 단축과 업무량 감소라는 정량적 효과뿐 아니라, 진료 집중도 향상과 정확성 제고 등 질적 효과도 확인한 만큼 의대 증원 논리의 허점을 파고든 것으로 평가된다.12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주저자 임지연(공동저자 김계현, 교신저자 문석균)의 논문 'How Does Medical Artificial Intelligence Revolutionize Physician Productivity?'가 국제학술지 Yonsei Medicine Journal(YMJ)에 게재됐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의사 인력 증원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의료 AI의 도입 확산이 의사의 근무 시간 단축과 업무 효율화를 어느 수준까지 돕고 있는지를 해외 연구 사례를 중심으로 검토했다.연구진은 다수의 국제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의료 AI가 EMR(전자 의무기록) 작성·영상 판독·병리 분석 등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를 대체 또는 보조함으로써 의사의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의무기록 작성에서는 생성형 AI 기반 기록 보조 기술이 특히 두드러졌다.입원환자 1명당 기록 작성 시간이 약 10분 단축돼, 하루 평균 9명의 입원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기준으로 약 1시간 30분의 업무 시간이 절감되는 것으로 확인됐다.음성인식 기반 문서 자동화 솔루션은 환자당 기록 시간을 28.8% 줄여 의사가 진료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전체적으로 EMR 작성 시간이 최대 40%까지 줄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임상 분야에서도 AI의 활용 효과는 폭넓게 관찰됐다.영상의학에서는 AI 모델 적용 시 기흉 X-ray 판독 시간이 46%, 두개내 CT는 11.23%, 폐 질환 X-ray는 10% 단축됐으며, 영상 판독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통합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 평균 판독 시간이 22.10% 줄었다.소화기내과에서는 캡슐내시경 분석 과정에서 불필요한 이미지가 자동 제거되면서 판독 시간이 35.60% 단축됐고, 병리학의 전립선암 슬라이드 판독에서는 21.94% 감소했다.내과 영역에서는 말초혈액도말 검사 분석 시간이 무려 61% 단축돼 진단 효율이 크게 향상됐으며, 신경외과에서는 뇌종양 SRS 영상 분석 과정에서 AI 기반 자동 병변 분할을 활용해 윤곽 생성 시간이 약 30% 줄어드는 성과가 확인됐다.업무 부담 경감 측면에서도 의료 AI의 효과는 확실하게 드러났다.유방촬영술에서는 AI가 저위험군 이미지를 자동 분류해 전체 판독 업무량이 절반가량 감소했고, 폐결절 분야에서는 LDCT 스캔의 음성·저위험 사례를 AI가 선별하면서 의사가 직접 검토해야 하는 수가 77.40%~86.70% 줄었다.병리학에서도 고위험 영역 자동 표시, 정상 슬라이드 선별 등으로 업무량이 50~70% 가까이 감소한 사례가 다수 보고됐으며, 신경과 영역에서는 EEG 자동 분석을 통해 의사의 검토량이 86% 감소했다.생산성 개선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 질 향상도 중요한 결과였다.AI 기반 임상 예측 모델은 위험도 평가, 합병증 발생 가능성, 재입원 위험 등을 정교하게 분석해 조기 개입과 맞춤형 진료를 촉진했다.정신건강·혈액질환 등 여러 분야에서 진단 정확도가 향상되고 입원 기간과 사망률이 감소하는 등 치료 성과 개선 사례가 보고되면서, AI의 질적 효과 역시 확인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문석균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의사 수급 논의는 단순히 인력 확충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의료 AI로 인해 확대되는 생산성과 역량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본 연구에서는 의료 AI가 진단·판독 시간 단축과 업무량 감소라는 정량적 효과뿐 아니라, 진료 집중도 향상과 정확성 제고 등 질적 효과도 확인됐다"고 강조했다.이어 "이번 연구가 AI의 기여도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의료 인력 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12-12 18:27:27연구・저널
인터뷰

"번아웃 악순환 고리 끊겠다…뇌졸중 인증의제의 큰 그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급성 뇌졸중 인증의제가 시행 1년 반을 맞았다. 당초 계획했던 인력을 훌쩍 넘어 올해까지 580명의 인증의제를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인증의제를 통해 뇌졸중 센터나 근무 기관별 근무 인력 및 근무 행태에 대한 윤곽을 얻어냈다는 것은 큰 수확. 인증의 통계는 적절한 인력 및 근무 시간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최소한의 인증의 채용 인력 및 근무 시간 기준이 생긴다면 의료기관의 인증의 채용도 활발해 질 수 있다. 이는 다시 전공의 지원율 향상으로, 당직 인력풀의 충원은 워라밸의 향상과 같은 선순환으로 작동할 수 있다.나정호 급성 뇌졸중 인증의 관리위원회 위원장(인하의대)을 만나 제도 시행 1년 반의 성과와 과제 등 제도를 통한 학회의 큰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급성 뇌졸중 인증의제는 대한신경과학회가 급성기 뇌졸중 치료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365일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의료 인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시행 초기에는 관심과 회의적인 시각이 동시에 존재했으나, 실제 지원 규모와 현장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나정호 급성 뇌졸중 인증의 관리위원회 위원장현재까지 1차 인증에서 505명이 배출됐고, 2차 인증 지원자 78명을 포함하면 총 580명 내외의 인증의가 활동하게 될 전망이다. 당초 학회 내부에서 생각했던 목표치인 400~500명을 넘어선 수치. 이에 대해 나정호 위원장은 "솔직히 이 정도까지의 참여를 예상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그는 "그동안 실제로 응급실에서 급성 뇌졸중을 담당하고 있는 의사가 몇 명인지조차 정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이번 인증의제를 통해 처음으로 그 윤곽이 드러났다는 점 자체가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그는 인증의 숫자를 단순한 '명단' 이상의 의미로 해석했다. 이 숫자가 지역별 인력 분포, 병원 및 센터당 인력 기준, 적정 근무 체계 설정 등 향후 정책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나 위원장은 "현재 전국에는 약 40~50여 개의 뇌졸중센터와 70여 개의 혈전제거술 가능 기관이 운영되고 있다"며 "배출된 인증의 인원 수를 인력으로 환산해서 계산하면 충분해 보이지만 실상으로 그렇지 않다"고 했다.그는 "인증의 중에는 개원가나 비응급 진료 환경에서 근무하는 의사도 포함돼 있어 가용한 인증의 수는 명목상 수치보다는 적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iv tPA(정맥 내 혈전용해술) 처방 전문의 수를 파악해 본 결과 400명대로 이 수치가 실제 급성기 진료에 투입 가능한 인력 규모"라고 설명했다.그는 "그간 센터별로 정확히 몇 명의 급성 뇌졸중 전담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지를 공식적으로 파악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인증의제를 통한 통계 산출이 중요하다"며 "3~4년 정도 데이터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센터당 적정 인력 기준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전 세계적으로 급성 뇌졸중 대응체계는 '24시간 365일 무중단 대응'이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인력 규모가 어디까지가 최소한이며, 현실적인 기준은 다르다는 것.1년은 8,760시간이고, 한 명의 전문의가 연간 실질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시간을 2500~3000시간 수준으로 잡으면, 이론적으로는 3~4명이면 24시간 커버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론 '계산상 최소치'에 불과하다.휴가, 학회, 교육, 연속 야간 근무에 따른 회복 시간, 갑작스러운 결원, 업무 부담의 집중 등 현실적인 요소를 반영하면 정맥 내 혈전용해 치료만 가능한 수준의 센터라도 최소 3명,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4~5명의 전임 전문의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나 위원장은 "1~2명의 인력으로는 사실상 지속 가능한 급성기 대응이 불가능하다"며 "당직과 응급 호출이 반복되는 구조에서 몇 명의 의사에게 과도한 부담이 집중되면 번아웃과 퇴직이 불가피하고, 결국 해당 분야를 떠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그는 "인증의제가 단지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가 아니라 인증의 수를 기준으로 센터 인력 구성을 권고하는 근거 자료"라며 "병원이 이를 충족했을 때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구조가 되면 적정 인력을 충원하는 의료기관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결국 병원이 일정 수 이상 인증의를 고용할 때 수익이 나도록 수가 체계가 바뀐다면 자연스레 전문의 및 인증의에 대한 수요가 창출된다"며 "이는 인력 공급의 마중물이 되기 때문에 지속 불가능한 인력 및 당직 인력을 지속 가능한 구조로 바꾸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는 단순한 인센티브 차원이 아니다. 필수 중증 의료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접근이다. 현재 의사의 경우 나이트 당직 횟수나 연령에 따른 제한 규정이 사실상 없어 간호직군과는 다른 구조다.인력이 1~2명 수준에 머물면 한 사람이 떠안는 당직 횟수는 월 10회를 넘어서기 때문에 이는 필연적으로 번아웃을 초래하고, 전공의 지원 감소로 이어져 인력난이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을 만든다.나정호 위원장은 "지금 구조에서는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같은 방식으로 당직을 서야 한다"며 "이런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필수의료, 특히 뇌졸중처럼 고강도의 진료 분야를 선택하려는 젊은 의사들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따라서 인증의제가 이런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트리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인증의를 통해 몇 명까지 확보해야 하는지, 어떤 근무 형태가 합리적인지, 병원과 의사 모두 지속 가능한 구조는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졌다는 뜻이다.학회는 인증의 통계를 바탕으로 두 가지 핵심 방향의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첫째는 '최소 인력 기준'이다. 뇌졸중 센터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최소 3명 이상의 인증의가 상시 근무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24시간 대응 체계를 현실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최소 조건으로 단 몇 명의 의사에게 업무가 집중되는 현재와 같은 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운영이 어렵고, 결국 응급 대응 체계에도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둘째는 '수가 현실화'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 제도에서는 급성기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는 행위와, 수년 전 뇌졸중을 겪은 환자를 외래에서 관리하는 진료 행위 사이에 수가 차이가 크지 않다.나 위원장은 "결국 학회가 인증의제를 통해 그리는 큰 그림은 선순환 구조"라며 "병원이 적절한 수의 인증의를 채용하게끔 유도하는 인력 기준과 수가가 생기면 이는 당직 부담의 완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워라밸이 개선 및 전공의 지원이 늘어나는 구조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인증의 제도는 이제 막 첫 단계를 넘어섰지만 분명한 것은, 급성 뇌졸중 인증의제가 단순한 자격증 제도가 아니라, 우리나라 급성기 뇌졸중 진료 체계를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라는 점"이라며 "이 제도는 누구를 평가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라는 걸 알아달라"고 강조했다.그는 "인증의제는 언제 어디서든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기 위한 도구"라며 "'이 정도 인원으로도 돌아가고 있다'가 아니라, '이 정도 인원이 있어야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기준을 세우는 작업을 통해 후배들에게 미래 비전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2025-12-04 05:20:00연구・저널

의료사고와 과실 경계는? 의료분쟁 사례 공유한 소화기학회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소화기학회가 소화기 진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 대비하고, 의료진과 환자 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의료분쟁사례집'을 발간했다.소화기 분야 진료의 특성과 함께 실제 발생했던 분쟁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의료진이 보다 안전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2일 소화기학회에 따르면 최근 학회는 진단부터 치료, 시술, 설명의무, 동의서에 이르기까지 소화기 질환 진료 전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분쟁 사례를 정리·분석한 사례집을 마련, 회원들에게 배포했다.의료 환경이 고도화되고 환자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의료분쟁은 임상 현장에서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특히 소화기 질환은 질병의 원인과 증상이 복잡하고,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고도의 의학적 판단이 요구돼 분쟁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여기에 최근 개정된 의사면허취소법 등으로 의료인의 법적 책임이 강화되면서, 진료 위축과 방어진료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이에 대한소화기학회 윤리법제위원회는 소화기 분야에서 실제로 발생한 의료분쟁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해 사례집으로 엮었다.책자에는 의료사고와 의료과실, 의료분쟁의 개념과 정의부터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의 차이, 분쟁 발생 시 의료진의 대응 방법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됐다.또한 실제 현장에서 발생한 약 20여 건의 사례를 중심으로 진단지연, 진단 오류, 시술 합병증, 전처치 합병증, 설명의무, 동의서 관련 분쟁 등 다양한 유형을 담았다.구체적으로는 복부 CT에서 간혈관종으로 오인해 간세포암 진단이 지연된 사례, 임신으로 인해 위암 진단이 늦어져 사망에 이른 사례, 외부 판독 결과를 근거로 추적 관찰하다 담낭암 진단이 지연된 경우 등이 포함됐다.또 내시경 시술 후 천공, 급성췌장염, 종격동염, 흡인성 폐렴, 폐색전증 등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한 사례와, 진정 내시경 후 심장 문제로 사망한 사례 및 설명의무 미흡이나 동의서 관련 분쟁, 검사 결과 해석과 진료기록 문제 역시 주요 사례로 제시됐다.학회 관계자는 "각 사례는 실제 분쟁을 바탕으로 하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화하고 일부 재구성을 거쳤다"며 "의료분쟁 경험이 풍부한 법률전문가가 참여해 검토함으로써 의학적 해석과 법적 관점이 균형 있게 반영하고 의료적 쟁점과 법적 판단의 핵심, 그리고 향후 예방을 위한 시사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사례집은 의료사고와 의료과실이 법적으로 구분되는 개념임도 강조했다. 의료사고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원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한 사실 자체를 의미하며, 의료과실은 의료인이 당연히 기울여야 할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를 말한다.즉, 의료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곧바로 의료인의 과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과실의 존재와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환자 측이 일정 부분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사례집 집필에 참여한 이동필 변호사(법무법인 의성)는 교통사고를 예로 들며 "사고 발생과 과실 책임은 별개의 문제이며, 의료 역시 마찬가지"라며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합병증이나 예측 불가능한 결과까지 모두 의료인의 책임으로 귀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다만 현실적으로 환자가 고도로 전문화된 의료 영역에서 모든 과실과 인과관계를 완벽히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판 실무에서는 일정 수준의 증명책임 완화 법리가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대장내시경 시술과 전처치 과정에서 발생한 합병증 관련 분쟁 사례도 수록됐다. 임상 현장에서 비교적 흔히 시행되는 처치이지만, 작은 판단 차이가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첫 번째 사례는 대장용종절제술 후 발생한 천공 합병증. 환자는 2018년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구불결장에 7mm 크기의 용종을 발견해 절제술을 받았다. 당시 게실증과 15mm 크기의 지방종도 함께 확인됐다. 그러나 귀가 다음 날 심한 하복부 통증을 느껴 다시 병원을 찾았고, CT 검사 결과 대장 천공이 발견돼 응급 복강경 하트만 수술과 인공항문조성술을 받았다. 이후 약 4개월 후 장루복원술까지 이어졌다.재판부는 용종절제술 전에는 천공 관련 증상이 없었고, 다른 명확한 원인도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천공이 의료진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로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령, 게실증 등 환자 측 위험요인을 고려해 의료진의 책임을 65%로 제한했다. 반면, 시술 전 합병증 가능성에 대한 설명은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돼 설명의무 위반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두 번째 사례는 장정결제 복용 후 흡인성 폐렴으로 사망한 경우다.망인은 위전절제술과 폐질환 병력이 있었으며, 대장내시경을 위해 장정결제를 복용한 뒤 구토와 호흡 불편감을 호소했다. 의료진은 흡인 처치 후 입원을 권유했지만, 환자가 이를 거부하고 귀가했다. 이후 호흡곤란으로 재내원해 폐렴 진단을 받고 전원됐으나 결국 흡인성 폐렴으로 사망했다.법원은 장정결제 복용 방식이나 이후 처치 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상적인 경우 소량 흡인이 곧바로 폐렴으로 이어지지 않는 데다, 환자의 기저 폐질환이 사망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유족의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됐다.사례집은 고령, 기저질환 등의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일수록 시술 전 평가와 설명, 시술 후 모니터링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한 검사와 적극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료사고 예방을 위한 핵심 교훈으로 제시했다.
2025-12-03 05:20:00연구・저널
인터뷰

"심장 재활 급여화 8년…100명 중 3명 참여가 현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심근경색 급성기 치료는 OECD 최상위권이지만, 정작 예방·후송·재활은 빵점입니다."심장 기능 회복, 증상 완화, 재발 및 사망률 감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심장재활'에 급여가 적용된지 8년. 성적표는 어떨까.여러 근거를 통해 심장재활만으로도 심장 관련 사망률 약 40% 이상 감소뿐 아니라 심장병 재발·재입원·재수술 위험의 감소, 고혈압, 당뇨 등 위험 인자 관리 개선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임상 현장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무엇보다 급여 적용 이후에도 재활 참여자 비율이 적게는 3~4%로 추정되면서 급여화 이후를 고민해야 할 단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 25%대의 미국, 30~40%대의 유럽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심장병 환자의 재활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관련 교육, 연구, 정책, 홍보 등에 힘쓴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김철 교수(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 명예회장)를 만나 심장재활의 현황 및 개선점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심장재활 급여화 이후에도 참여율 요지부동심장재활의 핵심 가치는 '재발을 막는 치료'에 있다. 김철 교수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환자의 연간 신규 환자 중 약 20%는 재발 환자"라며 10명 중 2명은 다시 병원을 찾게 되는 현실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국내 통계에서 심근경색의 발병 피크가 65세, 재발 피크가 75세로 나타난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확히 10년 주기로 재발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이를 차단하는 관리가 필수적이다"라고 했다.김 교수는 심장재활의 필요성을 단순한 운동치료 이상의 개념으로 설명했다.김철 상계백병원 교수(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 명예회장)는 심장재활 급여화 8년 이후 저조한 참여율을 지적하며 본인부담금 완화 및 가정 심장재활 인정, DTx 처방 수가 등의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그는 "심장재활을 하지 않으면 환자는 더 자주 재발하고 결국 다시 급성기 환자가 돼 병원에 오게 된다"며 "그 과정에서 이전에 시술을 했던 의료진이 바뀌었거나, 급성기 대응 의료체계가 축소된 상황이라면 환자는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급성기 환자가 몰리면 필연적으로 병원의 대응 여력은 떨어지고 이는 다시 예후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 심장질환 관리 부실은 심장병 재발뿐 아니라 뇌경색 증가로도 이어진다.심장재활은 겉보기엔 급성기 치료 이후 시행되는 '사후관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급성기 치료 체계 유지와 사망률 감소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김 교수는 "약물 치료도 가장 적정한 약을 정확히 처방·복용해야 하고 위험인자 관리를 철저히 하며 운동 능력과 삶의 질을 높이는 과정까지 모두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한국의 급성기 심근경색 치료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지만, 정작 예방·후송·재활 단계는 "빵점 수준"이라는 것이 그의 평가다. 그는 "급성기 진료를 세계 최고로 잘하는데도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재활과 재발 예방 체계 부족"이라며 심장재활의 국가적 중요성을 분명히 했다.그런 의미에서 2017년 심장재활 급여화 이후 8년간의 현실을 '기대와 전혀 다른 결과'라고 평가했다.그는 "급여가 적용되면 참여율이 최소 30~40%는 오를 줄 알았다"며 "하지만 실제 참여율은 5.8%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몇 년 전 수치로, 곧 대한의학회지에 게재될 최신 연구에서는 약 7~8% 수준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참여율 산정 방식.김 교수는 "36회 심장재활 프로그램 전체를 충실하게 이수한 환자 기준으로 하면 참여율은 훨씬 더 낮아진다"며 "실제 의료진이 처방한 프로그램에 끝까지 참여한 환자는 3~4% 수준에 불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현재의 참여율이 '한 번이라도 교육 또는 운동치료를 받은 환자'를 포함해 계산된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 완전 참여율과는 큰 차이가 있고, 해외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뚜렷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미국의 평균 참여율은 약 25%, 유럽은 국가별 편차가 크지만 평균 30~40% 수준으로 국가 간 제도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월등히 높다.김 교수는 특히 "미국의 경우 메디케어·메디케이드가 적용되는 65세 이상 환자에서는 참여율이 60%까지 보고된다"라고 설명했다. 보험 구조가 명확하고 비용 장벽이 낮을수록 참여가 높아진다는 의미다.■"1회당 2만6800원, 36번 지출은 심리적 허들로 작용"김철 교수는 심장재활 참여율이 급여화 이후에도 낮은 이유에 대해 "가장 큰 문제는 시간과 거리"라고 잘라 말했다. 심장재활은 입원 치료가 아니라 최소 3개월간 병원에 다니며 진행하는 통원 프로그램이어서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등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환자에게는 큰 장벽이 된다는 설명이다.그는 "병원이 멀고 시간도 없는데 굳이 와서 운동치료를 받을 이유를 스스로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리·시간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참여율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김 교수는 병원이 가까워도 오지 않는 환자들이 있는데, 그 핵심 요인을 '동기 부족'으로 규정했다. 급성기에는 통증·호흡곤란 등 즉각적 위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병원을 찾지만 재활 단계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그는 "심장재활은 당장이 아니라 5년, 10년 뒤의 재발과 합병증을 막기 위한 치료다. 하지만 환자는 현재 불편함이 없으면 미래 위험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짚었다. 의료진의 설명 시간 부족도 중요한 장애 요인으로 꼽혔다.김 교수는 "심장내과·흉부외과 진료에서 생활습관, 운동, 재활의 중요성을 길게 설명할 시간이 없다 보니 환자가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으로 오해하기 쉽다"라고 말했다. 약 처방은 강조하지만 재활은 강조하지 못하는 구조가 참여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제도적 한계도 뚜렷하다. 현행 급여 체계에서는 심장재활을 1년 안에 36회까지 받을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 더 필요한 환자라도 추가 재활을 받을 수 없다. 그는 "노인이나 신부전 환자처럼 회복 속도가 느린 환자는 더 해야 하지만, 법적으로 급여가 끝난 뒤 비급여로 이어갈 수도 없다. 본인 부담으로라도 더 받고 싶어도 불법이라 못 한다"라고 설명했다.비용 부담 역시 현실적인 문제다. 현재 심장재활 1회당 환자 본인부담금은 2만6800원 수준으로, 36회 참여 시 상당한 비용이 누적된다. 김 교수는 "입원 당시 산정특례를 받은 환자라면 퇴원 후 3개월 동안 시행하는 심장재활까지 특례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그는 심장재활을 선택이 아닌 필수 치료라고 강조하며 "급여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동기부여를 갖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참여율 제고, 가정 심장재활 수가+DTx 수가로 해결 가능심장재활 급여 기준을 개선하려면 무엇보다 '환자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철 교수는 현행 1년 36회 횟수 제한을 가장 먼저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인, 신부전 등 회복 속도가 느린 환자는 36회로는 목표 도달이 어렵다. 의사 소견에 따라 추가 재활이 필요하면 급여를 더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또 하나의 핵심 개선 과제로 '가정 심장재활' 급여화가 꼽혔다. 김 교수는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유럽에서는 이미 가정 기반 재활이 폭넓게 급여화돼 있다고 설명하며 "한국은 아예 코드조차 없다"고 지적했다.가정 심장재활은 단순히 '집에서 운동하세요'가 아닌, 평가·운동 처방·교육·모니터링 등 상당한 의료 인력이 투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급여 없이는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그는 "참여율 제고에는 가정 심장재활이 사실상 필수인데 급여가 안 되니 어느 병원도 활성화되지 못한다"며 "가정 심장재활과 연계한 ICT 기반 모니터링 수가 신설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환자가 집에서 운동하면 운동량·맥박·운동 강도가 실시간 또는 주기적으로 의료진에게 전송되는 구조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디지털 재활 모델이다.다만 "디지털 치료나 원격 모니터링 수가는 가정 심장재활 코드가 신설돼야 그다음에 만들 수 있다"며 두 제도는 동시에 정비돼야 한다고 했다.제도 개선과 함께 심장재활 수행 병원 확대 역시 빠질 수 없는 과제로 지목됐다. 가정 심장재활을 시행하려면 기본적으로 병원 내 평가·위험도 분류·교육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김 교수는 "환자가 가정 재활을 해도 되는지, 즉 저위험군인지 판단하려면 기본 평가가 필요하다. 고위험군은 반드시 병원에서 재활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 내 재활팀이 필수"라고 말했다.그는 "가정 재활이 활성화돼도 병원 기반 재활 인프라가 없으면 전체 참여율을 끌어올릴 수 없다"며 병원 수 확대, 인력·시설 기반 강화, 평가 체계 표준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제도 개선에 따른 참여율 향상 가능치도 단계별로 제시됐다.그는 "현재 제도와 인프라 기준에서는 최대 10%가 현실적이고, 시설·인력·장비가 확충되면 최대 20% 수준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가정 심장재활이 확대되면 30~40%, 여기에 디지털·버추얼·원격 재활까지 더해지면 최대 50%까지는 가능하다"고 내다봤다.김 교수는 "20~30년 뒤 지금의 젊은 세대가 중년으로 진입하는 시점에는 장기 목표로서 70%도 내다볼 수 있다"며 "심장재활을 급성기 치료의 연장선이 아니라 사망률을 줄이는 필수 치료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이어 "심장재활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좌우하는 치료라는 관점에서 환자가 오고 싶어 하는 구조, 의료진의 참여를 유도하는 환경, 병원이 운영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춰져야 참여율이 올라간다"며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지금이 제도 개선의 적기"라고 변화를 촉구했다. 
2025-11-25 05:30:00연구・저널

독감 고위험 노인엔 고용량 백신 적합…입원 위험 더 낮춰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고용량 불활성화 인플루엔자 백신(HD-IIV)이 표준용량 백신(SD-IIV) 대비 폐렴·독감 입원 위험을 8.8% 낮추고, PCR 등 실험실 검사 기반의 확진 독감 입원도 31.9%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감 백신 접종 대상이 광범위하고 폐렴과 입원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고위험군에선 고용량 백신 접종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 심장내과 니클러스 더비 요한센 등 연구진이 진행한 노인 입원에 대한 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의 효과(FLUNITY-HD) 임상 시험 결과가 국제학술지 란셋에 22일 게재됐다(DOI: 10.1016/S0140-6736(25)01742-8).고용량 불활성화 인플루엔자 백신이 표준용량 백신 대비 확진 독감 입원을 31.9%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번 연구는 기존 선행연구들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설계됐다. 앞서 유럽에서 시행된 두 개의 무작위 비교 임상이 있었지만, 시즌·국가·대상 인구·자료 수집 체계 차이로 인해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이 제한적이었다.또한 고령층에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발생하는 입원·사망을 중심으로 효과를 명확히 도출하기 위해서는 일관되게 설계된 대규모 개별 환자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이에 연구팀은 두 임상을 사전에 조율해 동일한 방법론으로 진행하고, 이후 개별 자료를 통합 분석하도록 기획했다.연구 설계는 덴마크의 DANFLU-2(2022~23, 2023~24, 2024~25 시즌)와 스페인 갈리시아 지역의 GALFLU(2023~24, 2024~25 시즌) 두 임상으로 이뤄졌다.두 연구 모두 65세 이상 지역사회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HD-IIV(각 균주당 HA 60㎍)와 SD-IIV(각 균주당 HA 15㎍)를 1:1 무작위 배정했다.백신 접종 14일 후부터 각 시즌 종료 시점까지 추적했고, 모든 결과는 각국 의료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수집했다. 일차 평가변수는 인플루엔자 또는 폐렴으로 인한 입원이었다.총 46만 6320명이 분석에 포함됐으며, 평균 연령은 73.3세였다.일차 평가변수인 '인플루엔자 또는 폐렴 입원'은 고용량군 0.56%, 표준용량군 0.62%에서 발생했으며 상대백신효과(rVE)는 8.8%였다.주요 2차 평가변수에서도 고용량 백신의 우월성이 확인됐다.심폐질환 입원은 6.3% 감소했고, PCR 등 실험실 검사 기반의 확진 독감 입원은 31.9% 감소, 전체 입원도 2.2%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다만 전체 사망률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rVE 1.2%), 인플루엔자 ICD-10 코드 기반 입원은 39.6% 감소했지만 폐렴 입원 단독으로 보면 두 군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연구팀은 "고용량 백신은 표준 백신 대비 인플루엔자 또는 폐렴 입원에 대한 우수한 보호 효과를 보였다"며 "또한 심폐소생술 입원, 실험실에서 확인된 인플루엔자 입원 및 모든 원인으로 인한 입원의 발생률을 감소시켜 고용량 투약이 상당한 공중 보건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나타냈다"고 결론내렸다.
2025-11-24 12:14:46연구・저널

스타틴, 당뇨병 유발 누명 벗나…"저 LDL-C 주 원인"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LDL-C가 낮을수록 제2형 당뇨병(T2D)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장기 추적 결과가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처음 제시됐다.특히 이 연관성은 스타틴 복용 여부와 무관하게 나타나, 기존에 '스타틴의 부작용'으로만 해석되던 당뇨 발생 증가 현상이 LDL-C 감소 자체와 연결된 현상일 수 있다는 해석의 발판을 마련했다.이탈리아 페데리코 II 마리아 렘보 등 연구진이 진행한 저 LDL-C와 제2형 당뇨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BMC에 11일 게재됐다(doi.org/10.1186/s12933-025-02964-6).스타틴의 신규 당뇨병(NODM) 위험 증가와 관련해 대다수 연구의 위험 상승 폭은 10% 안팎으로 정리된다.메타분석에서는 스타틴 복용 시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평균 9~12%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고, 주요 무작위 임상시험의 데이터를 통합한 분석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상대위험 증가가 확인됐다.스타틴의 부작용으로만 해석되던 당뇨 발생 증가 현상이 LDL-C 감소 자체와 연결된 현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특히 고강도 스타틴은 저·중강도 제제에 비해 약 12% 추가적인 당뇨 위험 증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로수바스타틴을 평가한 JUPITER 연구에서는 신규 당뇨가 약 25% 증가하는 등 제제와 강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앞선 연구에서는 스타틴이 T2D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반복됐지만, 그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LDL-C 저하 자체가 문제인지, 약제 특성 때문인지 판단이 어려웠다.또 LDL-C를 낮추는 유전 변이가 T2D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었음에도, 실제 혈중 LDL-C 농도와 T2D 발생을 장기간 추적한 대규모 연구는 부재한 상태라는 점에 착안, 연구진은 20만 2,545명 가운데 기준 시점에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없는 1만 3,674명을 선별해 추적 관찰했다.참가자의 52%는 스타틴을 복용 중이었고, 중앙값 71.6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1,819명(13%)에서 신규 T2D가 발생했다.LDL-C는 ▲84mg/dL 미만 ▲84~107mg/dL ▲107~131mg/dL ▲131mg/dL 이상 네 구간으로 분류해 사건 위험을 비교했다.Cox 회귀 분석 결과 LDL-C 수치와 T2D 발생 위험은 유의한 역상관 관계를 보였으며, 특히 84mg/dL 미만군에서 T2D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즉 LDL-C가 낮을수록 당뇨 위험은 증가했다.스타틴 사용 여부를 고려한 하위 분석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왔다.LDL-C가 매우 높은 131mg/dL 이상군에서는 스타틴 복용자의 T2D 위험이 비복용자보다 높았으나, 나머지 세 구간에서는 스타틴 복용 여부가 LDL-C와 T2D 위험의 관계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지 않았다.이는 LDL-C 저수치와 T2D 위험 증가 간의 연관성이 스타틴 노출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나타내는 결과다.즉 스타틴 부작용으로 여겨졌던 T2D 증가 현상이 사실은 LDL-C 감소라는 생물학적 변화와 연결돼 있을 수 있다는 것. LDL-C 자체가 당대사 조절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연구진은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연구 결과는 LDL-C와 T2D 발생 사이에 강한 역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낮은 LDL-C 수치에서 T2D의 위험 증가는 스타틴 사용과 무관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T2D의 잠재적 바이오마커로서 LDL-C의 역할을 뒷받침한다"고 결론내렸다.
2025-11-24 05:10:00연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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