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먹는 GLP-1 경쟁…오르포글리프론 이어 세마글루타이드 장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경구용 GLP-1 계열 약물이 주사제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오르포글리프론이 3상 임상시험을 성공한 데 이어 경구 세마글루타이드도 3상 연구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소를 확인, 상용화 가능성을 보였다.캐나다 와튼 체중 관리 클리닉 션 와튼 등 연구진이 진행한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환자 대상 경구 세마글루타이드 임상 OASIS-4 결과가 국제학술지 NEJM에 17일 게재됐다(DOI: 10.1056/NEJMoa2500969).비만 치료의 중심에 서 있던 GLP-1 기반 비만약은 모두 피하 주사제 제형으로 개발됐다. 위고비로 잘 알려진 비만약 세마글루타이드 역시 주사제 방식.이번 연구는 경구 세마글루타이드의 새로운 용량(25mg)을 검증하기 위해 설계됐다.기존의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2.4mg)는 비만 치료에서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으나, 환자들의 주사제에 대한 부담과 고용량 경구제(50mg)의 제한적인 접근성이 임상 현장에서 한계로 지적돼 왔다.이에 중간 용량대인 25mg 경구제가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다.연구는 4개국 22개 기관에서 71주간 진행된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임상으로,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 또는 과체중과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가 대상이었다.총 307명이 등록돼 2:1 비율로 세마글루타이드(25mg) 또는 위약을 배정받았으며, 모든 환자는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병행했다. 주요 평가변수는 64주 시점 체중 변화율과 5% 이상 체중 감량 달성 여부였다.분석 결과 세마글루타이드군은 64주 동안 평균 13.6%의 체중 감소를 기록했으며, 위약군은 2.2% 감소에 그쳤고 두 군 간 차이는 -11.4%p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또한 5%, 10%, 15%, 20% 이상 체중 감량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군이 뚜렷하게 앞섰다. 삶의 질을 측정하는 IWQOL-Lite-CT 신체 기능 점수 역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안전성 측면에서는 기존 GLP-1 계열과 유사한 위장관계 부작용이 가장 흔했다. 세마글루타이드군의 74%에서 구역, 구토, 설사 등 부작용이 보고됐으며, 위약군은 42.2%였다. 다만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의 수준으로 관리 가능했다는 점이 확인됐다.이번 연구는 경구 세마글루타이드의 중간 용량이 주사제와 고용량 경구제 사이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매일 복용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환자군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연구진은 "하루 한번 25mg의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결과 과체중 또는 비만이 있는 참가자의 체중이 위약보다 평균적으로 더 크게 감소했다"고 결론내렸다.
2025-09-18 11:17:50연구・저널

"먹는 GLP-1 시대"…3상 성공 오르포글리프론 상용화 근접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먹는 GLP-1 시대가 열린다.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이 3상 임상시험에서 72주간 최대 11.2%의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상용화에 성큼 다가선 것. 기존 주사제 기반 GLP-1 치료제의 복약 부담을 줄이고, 환자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비만약 경쟁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캐나다 와튼 체중 관리 클리닉 션 와튼 등 연구진이 진행한 비만 치료용 경구용 소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 오르포글리프론 3상 결과가 국제학술지 NEJM에 16일 게재됐다(DOI: 10.1056/NEJMoa2511774).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오르포글리프론이 3상 임상시험에 성공하면서 최초의 먹는 GLP-1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GLP-1은 본래 체내에서 분비되는 펩타이드 호르몬인데, 펩타이드 계열 약물은 위장관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와 위산에 의해 쉽게 분해돼 버려서 경구 복용 시 혈중으로 흡수되기 어렵다.또 분자량이 커 소장에서 세포막을 통과해 흡수되는 비율도 극히 낮아 지금까지 비만 치료의 중심에 서 있던 세마글루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 등은 모두 피하 주사제로 개발된 바 있다.문제는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에도 불구하고 '매주 또는 매일 주사'라는 번거로움은 환자 순응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점.반면 오르포글리프론은 펩타이드 계열 GLP-1 약물과 달리 펩타이드가 아닌 소분자 화합물(non-peptide small molecule) 구조를 통해 위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나 위산에 의해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3127명의 비만 환자(비당뇨 성인)를 대상으로 오르포글리프론을 투약한 다국적 무작위 대조 3상 연구 결과, 오르포글리프론 36mg을 투여한 환자는 평균 11.2%의 체중 감소를 기록했고 위약군은 2.1%에 불과했다.특히 10% 이상 체중을 줄인 환자가 절반을 넘었고(54.6%), 20% 이상 줄인 환자도 18.4%에 달했다. 허리둘레, 혈압, 중성지방, 비HDL 콜레스테롤 등 주요 대사 지표 역시 개선돼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 전반적 건강지표 향상 효과까지 확인됐다.안전성은 다른 GLP-1 계열과 유사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으로 대부분 경증이었으나,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경우는 5~10% 수준이었다.연구진은 "오르포글리프론은 주사제 대비 복용 편의성을 확보하면서도 장기간 유의한 체중 감소와 대사 개선을 이끌었다"며 "향후 비만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2025-09-17 12:03:39연구・저널

"SCI급 의학 논문만 500편…그렇지만 의사는 아닙니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주요 학회에서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의학 분야 SCI급 논문만 500여편. 의사는 아니지만 환자의 예후 개선은 물론 일반인의 인식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매년 40~50편이 넘는 의학 논문을 쏟아내며 지난 2022년 제18회 Young Investigator Award(한독학술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것도 의학계 내 그의 활동성을 잘 설명하는 징표.대한비만학회 팩트시트도 10년 전 태동부터 그의 손을 거쳤다. 이외에도 여러 학회의 팩트시트 작성을 주도하며 협업하는 학회만 지질동맥경화학회, 류마티스학회, 당뇨병학회 등 5개에 달한다.주요 학회 발표장마다 얼굴 도장을 찍으면서 그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이름하여 '숫자로 진료하는 학자' 한경도 대한비만학회 빅데이터위원회 이사(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를 만나 의학통계학자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물었다.■매년 40~50편 의학 논문 집필…숫자의 힘으로 변화 추동환자의 예후를 바꾸고, 정책 보고서를 움직이며, 사람들의 인식을 바꾼다. 그 공통분모는 근거다.데이터 더미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산출해내는 것은 지난한 작업. 당뇨·비만·지질·류마티스 등 굵직한 학회의 주요 데이터 발표마다 의학통계학자 한경도 교수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한 교수는 본디 통계학도였다. 가톨릭의대에서 의학통계 석·박사를 거치며 보건의료 빅데이터 연구가 막 움트던 시기에 발을 들였고, 그 선택이 운명을 바꿨다.한 교수는 "의사는 아니지만 전공 자체가 의학통계"라며 "의대에서 통계를 배운 까닭에 의료계와의 협업은 외도가 아니라 제 본업"이라고 강조했다.의학계에선 통계 전문가가 부차적 조력자 정도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누적 500편이 넘는 SCI 논문, 여러 학회들이 발간하는 팩트시트로 드러난 한국인의 질병 현황은 진료 지침의 근거가 되기도 하고, 정책 변화의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더 이상 통계는 통계로 그치지 않는다.한 교수는 "생활습관 교정 연구를 통해 흡연·음주·운동 부족 같은 습관이 바뀌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실제로 낮아진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증명했다"며 "이같은 연구 결과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생활습관 교정의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의사가 아니더라도 환자의 예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아도, 데이터가 삶을 바꾸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데이터를 근거로 정책 변화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근거를 설명하는 데 가장 좋은 건 숫자이고, 따라서 팩트시트의 힘은 숫자에서 비롯된다.한 교수는 "막연히 비만이 늘었다는 말보다 '젊은 남성 고도비만율이 몇 퍼센트'라는 수치가 훨씬 강력하다"며 "이는 정책 결정자에게 경각심을 주고, 국민에게는 자기 문제로 다가오게 만든다"고 설명했다.그는 "해외 수치와 나란히 비교해 국내 질환 유병률을 보여주면 얼마나 심각한지 단번에 와닿는다"며 "그런 까닭에 팩트시트는 단순한 학회 자료를 넘어 인식 변화와 정책 로드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의학통계학자의 존재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한국이 OECD 체제 안에서 선진국과 보조를 맞추려면 모든 것이 정량화돼야 하고, 이는 의학에서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사망률, 치료 성과, 비용 대비 효과까지 수치로 표현해야 하며, 그 수치의 기반을 다지는 것은 의학통계학자의 몫이다.한경도 교수는 "최근엔 AI와 빅데이터가 결합하면서 통계와 의료는 한층 긴밀해지고 있다"며 "이제는 주먹구구식으로는 연구하던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숫자와 근거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설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올해 10주년을 맞은 비만 팩트시트를 돌아보며 그는 "부모의 체질량 지수와 자녀의 비만 상관성을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며 "매년 주요 지표를 반복하면서도 동시에 시의적절한 새로운 항목을 찾아야 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그는 "다만 비만학회가 국내 비만 현황을 담은 팩트시트를 발간한지 10년을 맞으면서 처음으로 비만 유병률 정체와 같은 긍정 신호가 포착됐다"며 "팩트시트와 논문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매년 나온다는 점에서 의학통계학과 학생들도 동기부여가 되고, 본인도 다시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그는 "몸은 하나인데 학회의 협업 요청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 힘들 때도 있지만 데이터가 환자의 건강과 사회 인식에 보탬이 된다는 확신이 있어 은퇴까지 함께 하고 싶다"며 "임상과 정책, 학문과 사회의 경계에 서서 숫자로 현실을 바꾸는 일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09-17 05:30:00연구・저널

전립선암, 1년 새 2위로 껑충 "국가검진 사각지대 개선해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비뇨기종양학회는 71세에 달하는 국내 전립선암 환자의 평균 진단 연령 및 남성암 2위를 근거로 PSA의 국가검진 도입을 주장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전립선암을 고령화 시대 남성 건강의 새로운 위협으로 지목, 조기 진단을 위한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국가검진에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학회는 특히 전립선암이 불과 몇 년 사이 남성암 발생 순위 2위까지 급상승한 현실을 강조하며 국가적 관리 체계가 시급하다는 점을 부각했다.16일 대한비뇨기종양학회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립선암 현황과 향후 치료 전략, PSA 검사의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정병창 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대한비뇨기종양학회는 전립선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고자 노력해 왔다"며 "조기검진이 생활 속에 자리잡도록 매년 9월 셋째 주를 전립선암 바로 알기 인식 주간으로 지정해 알려왔다"고 말했다.그는 "올해 10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전립선암 조기진단의 사회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하는 자리"라며 "PSA 검사가 전립선암 관리의 핵심 수단임을 국민께 알리고, 조기검진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전립선암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2024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신규 환자는 2만 754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7.4%를 차지했다.남성암 발생 순위 4위였던 전립선암은 1년만에 2위로 치솟으며 남성 건강의 주요 위협으로 부상했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에서의 조발생률은 10만 명당 416.1명으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 중인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정병창 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문제는 진단 시점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극명히 갈린다는 점이다. 국내 전립선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96%에 달해 전체 암종 대비 매우 높지만, 이는 조기 발견 환자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국소 단계에서 발견된 경우 5년 생존율은 100%에 달하지만,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49.6%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박성우 부회장(양산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가 가능할 정도로 치료 성과가 뛰어나지만 전이가 되면 치료 성적이 급격히 나빠진다"며 "조기 진단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라고 말했다.문제는 현재 제도적 차원의 조기검진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점.박 부회장은 "여성은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 기회가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다"며 "전립선암은 국가적 관리 체계에서 소외돼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2010~2020년 동안 등록된 국내 전립선암 환자 약 7만 1000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고위험군으로 이는 선진국과 비교해도 현저히 높은 수준이었다. 국내 환자의 평균 진단 연령은 71세였으며,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60대 이상, 75세 이상 환자가 전체의 1/3을 차지했다.상당수가 이미 고령 상태에서 진단 받는 셈. 이에 학회는 PSA 검사의 국가적 도입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주장했다.고영휘 편집위원장(이대비뇨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PSA 검사는 간단하면서도 정확도가 높은 검사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국가검진 프로그램에 포함시켜 모든 남성이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근에는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병기, 위험도를 고려하는 정밀의학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어 PSA 검사가 단순한 조기 진단 도구를 넘어 환자의 위험군 분류와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된다.유전자 표적치료제인 PARP 억제제, PSMA 기반 방사성 리간드 치료, 면역항암제 등 혁신적 치료법이 도입되면서 선택지가 넓어졌다. PSMA-PET 진단과 치료를 결합한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는 '유도 미사일 치료'로 불리며,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진행성 환자에게 생존기간 연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박성우 부회장은 "전립선암 치료는 환자 개별 특성을 반영하는 맞춤형 정밀의학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다만 첨단 치료는 여전히 경제적 부담과 지역 간 접근성 격차가 존재하므로 신약 급여 확대와 유전자 패널검사 지원 같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5-09-16 12:04:48연구・저널

신약 비켜! MASH 관해율, 유산소 운동만으로 3배 높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20주간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실시한 환자군에서 MASH(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 관해율이 표준 치료군보다 세 배(33%) 높게 나타났다.환자군이 달라 일면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MASH 신약으로 개발된 레스메티롬의 관해율이 24~30%에 불과하고 연간 수천만원대의 고가라는 점에서 운동의 효용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다.미국 허시 메디컬센터 테자 찬나프라가다 등 연구진이 진행한 유산소 운동 관련 MASH 관해율 변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Digestive Diseases&Sciences에 3일 게재됐다(doi.org/10.1007/s10620-025-09361-9).20주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의 MASH 관해율 효과가 신약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MASH는 심혈관질환과 대사성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질환으로, 생활습관 교정이 권고되지만 체중감소와 무관하게 조직학적 호전을 이끌 수 있는지는 그동안 논란이 있었다.기존 연구에서는 간 생검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지만, 반복 생검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비침습적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이 부각돼 왔다.MASH-RI는 혈액검사와 영상지표를 종합해 간 염증·지방 축적의 개선을 평가하도록 고안된 복합 점수로 이번 분석에 활용됐다.연구진은 생검으로 확진된 MASH 환자 23명을 무작위 배정해 20주간 중강도 유산소 운동군과 표준 치료군을 비교했다.양군 모두 지중해식 기반의 식이 상담을 받았으며, 주된 관찰지표는 MASH-RI의 변화였다.MASH-RI를 적용한 결과, 운동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표준 치료를 받은 사람들에 비해 약 세 배 더 높은 MASH 관해율을 달성했다(33% 대 13%).이어 운동 훈련은 ALT, AST, MRI-PDFF를 포함한 MASH-RI에 포함된 개별 바이오마커를 개선했다.MASH 신약으로 상용화된 레스메티롬의 경우 중등도~고도 섬유화 (F2~F3) 환자 대상 임상 3상에서 관해율이 24~30%에 머물렀다는 점은 운동의 상대적 효과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이번 결과는 비침습적 복합지표를 활용해 운동의 치료 효과를 확인한 사례라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를 확인했을 뿐더러, 반복 생검이 어려운 환자군에서 MASH-RI가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실용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연구진은 "운동 훈련은 표준 생활습관 상담보다 더 높은 비율로 MASH-RI에 의해 정의된 MASH 관해율 달성으로 이어졌다"며 "MASH-RI를 치료 모니터링 도구로 사용해 생활 습관 개입을 결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론을 찾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2025-09-15 11:51:08연구・저널

출생 후 뇌성마비 의료진 기소 '공분'…사법리스크 확산 우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출생 후 뇌성마비 발생과 관련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가 불구속 기소된 사건을 두고 대한의학회가 "대한민국 필수의료 붕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성명을 발표했다.학회는 이번 사건을 의학적 타당성과 배치되는 무리한 형사 기소라고 규정하며, 산부인과 의사뿐 아니라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종사자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내모는 심각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11일 대한의학회는 성명을 통해 "필수의료 인력 기반이 무너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근본적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며 "출산 과정은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 결과를 단순히 의료진 과실로 단정해 형사처벌하는 것은 산과 의사들에게 분만을 포기하라는 것와 같다"라고 비판했다.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가 수년 전 자연분만을 담당했던 신생아가 출생 직후 뇌성마비 진단을 받은 사건으로 최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건.민사소송에서는 일부 과실이 인정돼 약 6억5천만 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으며, 전공의까지 함께 기소 대상에 포함되면서 필수의료 종사자 전반에 사법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의학회는 "특히 산과는 산모와 태아 두 생명을 동시에 다루는 특수성이 있으며, 고령 임신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다태임신과 조산율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할 때 필수의료 중에서도 위기가 가장 심각한 분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분만 취약지에서는 산부인과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 상황 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대도시로 산모가 이송되는 과정에서 산모와 태아가 위태로워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소아청소년과 공백으로 야간·주말에 열과 경련 등 응급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제때 진료받지 못하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국내 처벌 수위는 비합리적, 비상식적이라는 것이 의학회의 판단.의학회는 "영국과 미국 등 영미법 국가에서는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의료행위는 아예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며 "독일과 스위스 등 대륙법 국가도 마찬가지로 고의·중과실이 없는 의료행위는 형사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법체계가 유사한 일본 역시 2016년 이후 의료행위를 형사 기소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선진국 사법기관은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해로운 공권력 행사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학회는 "사회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본질적으로 위험성이 내재된 영역에서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했다고 무조건 형사처벌하는 것은 정의로운 공권력 행사가 아니라 사회를 마비시키는 행위"라며 "이를 단순한 개인 범죄 사건이 아니라 국민 생명과 건강, 나아가 필수의료 존속과 직결된 중대한 사회 문제로 인식, 현명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학회는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인이 부당한 형사 기소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좌시할 수 없다"며 "이를 방치한다면 수많은 산모와 아기가 산과 의사를 찾아 헤매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사법기관의 책임 있는 판단을 재차 요구했다.
2025-09-11 12:02:48연구・저널

"보청기 조기 착용, 치매 예방과 사회적 비용 절감 열쇠"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9일 대한이과학회는 귀의 날을 맞아 보청기 지원 정책 확대를 촉구하는 각종 임상 근거를 제시했다. 보청기 사용과 치매 발병률간 근거가 축적되면서 관련 학회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난청 인구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만큼 치매 예방 효과가 입증된 보청기 사용 지원 시 사회적 비용의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9일 대한이과학회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59회 귀의 날을 맞아 대국민 귀 건강 포럼을 개최하고 보청기 조기 착용의 임상적 근거 및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정부는 일부 노인성 질환에 대해 검진, 치료비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대표적 노인성 질환인 난청에 대한 지원은 부재한 상황이다.국민건강검진에 포함된 청각검사는 난청(40 dB 이상) 유무만 판단하고 보청기 구입 비용 지원은 청각장애인(60 dB 이상)만 해당해 괴리감이 존재한다.문제는 40~60 dB인 노인 난청 환자는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난청이 심화되고 인지기능 저하, 치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박무균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보청기 조기 착용의 임상적 근거' 발표를 통해 조기 진단과 조기 착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박 교수는 "임상적으로는 청력 40dB 넘어가면 보청기를 권하는데 그 전까지는 환자가 스스로 난청 정도를 잘 느끼지 못한다"며 "여기서 방치하다가 20 dB이 더 떨어지면 청각장애인에 해당, 의사 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나빠진다"고 지적했다.박무균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그는 "난청은 고령층에서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며 "듣는 것은 말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신생아 시기에 난청의 조기 발견 및 보청기 착용은 언어 발달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가령 아이들이 1세 이 전에 청각 재활을 시작하면 같은 나이대와 동일한 언어 발달을 보이지만 2세, 3세만 돼도 뒤쳐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덴마크 청소년 14~16세 2만 2천여명 연구 결과 난청이 심할수록 대학 진학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런 부분 모두 사회적 비용과 결부된 문제라는 것.박 교수는 "난청은 성인의 인지 능력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말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소모되지만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어 듣기 이외에 학습 혹은 다른 일에 사용할 수 있는 집중력이 쉽게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난청의 조기 대응이 필요한 이유는 난청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며 "주관적으로 난청을 인지 못하는 경우에도 난청이 진행되고 난청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도 소음하 청력이 감소돼 있다"고 했다.그는 "보청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도 난청에서도 보청기 사용으로 인지기능 저하 예방 등 다양한 청각적 이득이 발생한다"며 "2019년 JAMA에 발표된 영국의 50세 이상 7385명 노인 코호트 연구 결과 노인성 난청은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어 난청 검진 기회를 제공해 조기 청각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치매의 예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난청 기간이 길수록 청각피질의 가소성이 감소한다는 점 역시 조기 보청기 사용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치료하지 않은 난청은 청각피질의 퇴화를 유발해 난청 기간과 비례해 청각 재활의 효과가 감소한다.보청기 조기 착용의 이득 관련 연구도 활발히 진행됐다.박무균 교수는 "보청기 사용을 통해 지속적인 정보 습득이 가능하며 이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며 "2022년 국내 심평원 청각장애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여성 보청기 미착용군은 추적 시작 후 약 5.7년이 지나면 치매 없는 사람이 90%로 떨어지고, 착용군은 약 6.7년이 지나야 같은 90%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그는 "남성도 같은 경향성이 확인돼 미착용군은 7.7년에서 치매 없을 확률이 90%이지만 착용군은 9.1년으로 더 길다"며 "2020년 란셋에 발표된 연구에선 난청의 치매 유발 상대 위험은 고혈압, 알코올, 비만 보다 더 컸고, 심지어 외상성 뇌손상(TBI) 보다도 위험도가 컸다"고 설명했다.이어 "경도 난청에서도 보청기 사용은 청각적 이득뿐 아니라 인지기능 개선 및 사회관계 개선과 같은 비청각적 이득을 제공한다"며 "청각 피질의 퇴화를 막을 수 있고 치매예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착용을 원활히 하는 제도적 기반이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도 초고령사회에서 노인성 난청 및 치매 환자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보청기 사용 또는 인공와우 수술 확대와 같은 대비책을 주문했다.문 교수는 "고령인구 비중의 급격한 증가는 노화에 따른 난청 인구의 증가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듣기가 뇌의 전반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활동으로 난청 발생 시 뇌의 구조적 변화 및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60세 이상 치매가 없는 참여자 2953명을 대상으로 한 20년 장기 추적 관찰 연구에서 70세 미만 보청기 사용군은 미사용군 대비 치매 위험이 61% 낮아졌다(HR 0.39)"며 "난청이 너무 심해 보청기로도 재활이 안될 경우 인공와우 수술도 인지 장애 개선에 주효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우리나라는 보청기 지원 정책은 60 dB 이상 중고도 이상에서 한쪽만 부분 지원하고 갱신 주기는 5년으로 설정돼 있다.문 교수는 "미국, 호주뿐 아니라 덴마크, 폴란드, 싱가포르는 양측을 지원한다"며 "보통 40 dB이면 지원을 하지만 호주의 경우 26 dB부터 전액 지원을 하는 등 국내 사정과는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그는 "국내 치매 관리 비용은 약 14조 6000억원으로 GDP의 0.8%에 달하는데 이 중에서 보청기를 지원함으로써 치매 관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 국가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보청기 지원 정책을 여타 주요 나라들의 기준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5-09-09 19:09:43연구・저널

한계 명확한 불안장애 치료 시장…새 기전 LSD 기대감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단일 용량의 LSD 유도체인 MM120(lysergide D-tartrate)이 중등도 이상 범불안장애 환자의 불안 증상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는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됐다.기존의 범불안장애 치료제들이 의존성이나 더딘 효과 발현 등 한계가 명확했다는 점에서 새 기전 치료제로서 기대감을 모으는 것.미국 시더임상연구소 리드 로비슨 등이 진행한 전신 불안 장애에서 MM120(라이저기드)을 사용한 단일 치료 무작위 임상 시험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Network에 4일 게재됐다(doi: 10.1001/jama.2025.13481).한계가 명확한 불안장애 치료 시장에 새 기전의 LSD 유도체가 임상 2상에 성공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범불안장애는 가장 흔한 정신질환 중 하나지만 벤조디아제핀 계열은 의존성 문제가 크고, 항우울제는 효과 발현까지 수주가 걸리는 등 기존 약물은 효과와 내약성 면에서 한계가 지적돼 왔다.이러한 상황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좋은 대안 약물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 이번 연구가 기획됐다.연구는 미국 내 22개 정신과 연구센터에서 진행된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 2b상으로, 2022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총 198명의 18~74세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모든 참여자는 HAM-A 점수 20점 이상으로 중등도 이상 불안을 보였으며, 독립된 중앙 평가자가 맹검 하에 불안 및 우울 평가를 실시했다.피험자들은 25µg, 50µg, 100µg, 200µg MM120 단일 용량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결과 분석에서 4주 시점 HAM-A 점수 변화를 확인한 결과, 100µg군(−5.0점)과 200µg군(−6.0점)이 위약 대비 유의미한 증상 감소를 보였다.반면 25µg과 50µg군은 위약 대비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부작용은 예상된 범위에서 나타났으며,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시각 지각 변화로 고용량일수록 빈도가 높았고 구역, 두통 등도 보고됐으나 대부분 경미하거나 일시적이었다.이번 연구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할 새로운 옵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다만 단일 투여로 장기적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후속 연구에서 반복 투여 효과와 지속성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연구진은 "MM120 단일 투여가 용량 의존적으로 범불안장애 증상을 완화시킨 첫 근거를 제시했다"며 "이번 결과는 향후 3상 임상에서 적절한 용량 설정을 뒷받침할 중요한 데이터"라고 해석했다.
2025-09-09 11:55:02연구・저널

국립암센터-KAIST 손잡고 암세포→정상세포 유전자 찾았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국립암센터와 KAIST가 손잡고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암치료 모델을 찾았다.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는 신동관 교수(생물정보연구과)가 KAIST 조광현 교수팀(바이오및뇌공학과)과 공동연구를 통해 시스템생물학기반의 원천기술 'REVERT'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좌측부터 신동관 교수, 조광현 교수이는 암세포를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분자 '복귀 스위치'를 찾아내는 연구로 대장암 환자 유래 세포 모델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F 14.1) 2025년 1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기존 암 치료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처럼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되돌리는 '재프로그래밍' 치료는 부작용을 줄이고 근본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이는 학계 목표였지만 문제는 어떤 유전자를 조절해야 세포를 되돌릴 수 있는지 명확히 규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이에 연구팀은 단일세포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경계 지점인 '임계전이 상태'를 포착했다. 이는 세포가 암으로 완전히 넘어가기 직전의 상태로, 외부 개입이 이루어지면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기회의 순간'이라는 설명이다.이 데이터를 토대로 세포 안에서 유전자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영향을 주는지 지도를 만들고 수천 번의 가상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YY1과 MYC라는 두 유전자가 세포 운명 전환의 핵심 스위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두 유전자는 세포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동시에 억제할 경우 세포가 정상 성질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또한 연구팀은 이들 유전자가 함께 조절하는 지점을 추적해, 새로운 타깃으로 'USP7'을 발굴했다. 이어 환자 유래 대장암 오가노이드(미니 장기)에 USP7 억제제를 적용한 결과, 암 조직의 성장은 크게 줄고 정상 대장 조직의 특징이 일부 회복되는 것이 확인됐다.이는 REVERT의 예측이 실제 실험으로 입증된 사례로, 암세포가 정상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신동관 교수는 "기존의 암 치료가 암세포라는 기계를 부수는 망치였다면, REVERT는 그 기계의 회로도를 이해하고 잘못된 스위치를 찾아내 다시 켜는 정밀한 도구와 같다"며 "세포의 운명을 되돌리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25-09-09 11:49:43연구・저널

"JAK 스위칭 허용 9개월…선택지 넓어졌지만 한계도 뚜렷"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패러다임이 조용히 변하고 있다.지난해 12월 JAK 억제제 간 스위칭 처방이 공식 허용되고 급여까지 인정되면서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 전략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다만 시행 9개월, 전문가들은 여전히 제약과 한계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며 추가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내고 있다.여러 JAK 억제제가 있으며 각 약제별 효과·안전성에 차이가 있고, 개별 환자마다 반응성이 달라 써보지 않고는 상대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효과가 부족하다고 스위칭을 한 경우 스위칭 약물이 더 효과가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만 급여 기준 상 이전 약제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이와 관련 민홍기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JAK 억제제는 주사제와 동등한 효과를 내면서도 복용 편의성이 뛰어나 환자 만족도가 높다"며 "특히 고령 환자나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이 큰 환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된다"고 설명했다.스위칭 허용의 의미는 더 크다. 그는 "JAK 억제제마다 개별 JAK 효소에 대한 억제력이 달라 효과와 부작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한 약제에서 불충분한 효과를 보더라도 다른 JAK 억제제로 교체하면 호전되는 환자들이 있어 결국 치료 옵션이 확장됐다는 게 가장 큰 개선점"이라고 말했다.그동안은 JAK 억제제 동일 계열 내 교체가 불가능해 효과가 없으면 곧바로 다른 기전의 생물학적제제 약제를 써야 했지만, 이제는 선택지가 한 단계 더 늘어난 셈이다.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개선점은 남아 있다. 대표적인 부분으로는 최소 6개월 사용 및 실패한 약제로의 회귀 불가 규정이 꼽힌다.민 교수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아도 6개월은 유지해야 다른 약으로 바꿀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도, 의사 입장에서도 답답하다"며 "실제 임상에서는 더 일찍 치료 실패가 예측되더라도 바꾸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토로했다.한번 실패한 약제는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된 점도 걸림돌. 그는 "한번 사용한 약제는 재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이 교체한 약의 효과가 더 떨어질 때 이전 약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며 "유연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일각에선 JAK 억제제가 경구제라는 특성상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치료 지속률을 개선한다고 평가하지만, 실제론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민 교수는 "경구제 사용이 순응도를 대개는 올려주지만 안 그런 환자들도 있다"며 "그런 까닭에 효과가 없을 경우 오히려 가장 먼저 복약순응도를 점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환자가 복약 내용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효과 불충분을 사유로 다른 약제로 스위칭 했을 경우 원 약제로의 회귀가 어려울 수 있고, 이는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약물 선택과 관련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이어졌다. JAK 억제제의 심혈관 질환·암 위험 논란이 제기된 이후 이러한 부작용 발생에 대해 충분히 검토 후 사용하도록 권장되고 있다.그는 "JAK 억제제 약제 간 효과와 안전성 비교는 아직 이른 감이 있고 의료진 개인의 판단에 머무른다는 한계가 있다"며 "약제간 비교 임상 RCT가 나와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고 현재까진 개별 환자에 처방을 해 보고 반응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향후 과제는 명확하다. 민 교수는 "예전에는 치료제 선택지가 적어 관절 변형이나 삶의 질 저하를 피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다만 여러 약제에 실패하는 소수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현실 진료에서 발생하는 최소 사용기간 문제, 재사용 제한 등도 개선된다면 환자 치료 환경은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스위칭 허용 후 치료 옵션이 넓어진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진전이지만, 좀 더 환자 중심의 유연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5-09-09 11:40:05연구・저널

PAH·뇌경색 약물 규제에 발목…"해외 표준치료 한국만 열외"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학회와 환우회가 힘을 합친다. 해외에서 널리 쓰이고 있고 근거도 있지만 규제에 묶여 한국에서만 유독 쓰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 이에 사용 허가 추가 요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내 '규제 유연성'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질환이 생명에 직결돼 있는 중한 질병이라면 환자의 절망감과 초조함은 비할 데가 없다. 5년 생존율이 대략 50% 안팎으로 진행성 간암이나 폐암 말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되는 폐동맥고혈압(PAH)의 이야기다.상품명 시알리스로 잘 알려진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 타다라필은 이미 해외에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로도 명성이 높다. PDE5 효소를 억제해 혈관을 확장하고 혈액 순환을 돕는 작용을 해 폐동맥고혈압 치료에도 효과를 나타낸다.해외에서는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로 공식 승인돼 널리 쓰이지만 국내는 발기부전 치료제로만 국한된다. 문제는 뭘까. 전문가에게 규제 현황 및 개선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해외에선 승인부터 근거까지 축적…한국은 규제에 발목타다라필은 PAH 환자의 운동 능력 향상과 증상 개선, 임상 악화 지연에 효과를 입증한 약물이다.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9년 타다라필을 PAH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하루 40mg을 복용하면 WHO 기능 분류 II~III 환자의 증상 개선과 운동 능력 향상, 임상적 악화 지연이 확인됐다. 부작용은 기존 실데나필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됐다.2008년도부터 유럽에서 PAH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시알리스. 국내에선 여전히 발기부전 치료에 국한되고 있다.유럽연합(EU)도 2008년 타다라필을 PAH 치료제로 승인, 2009년 애드서카(Adcirca)라는 제품명이 공식 등록됐다.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마시텐탄과 타다라필을 결합한 단일 정제 복합제 유반시(Yuvanci)를 PAH 치료제로 2024년 승인했다. 연구 결과, 이 복합제는 단일제 대비 폐동맥저항(PVR)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높였다.이번 해외 사례는 타다라필이 PAH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임을 입증하며, 한국에서도 적응증 확대 근거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발기부전용으로만 허가돼 있어, 환자 접근성은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이와 관련 대한폐고혈압학회 박재형 정책이사(충남의대 심장내과)는 "폐동맥고혈압 환자들은 해외에서 이미 승인돼 널리 쓰이는 타다라필을 한국에서도 쓰고 싶어 하지만, 적응증이 발기부전으로만 제한돼 있어 처방이 어렵다"며 "국내에서 새로운 적응증을 허가받으려면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문제는 타다라필은 특허가 만료돼 이미 제네릭까지 나온 마당에 제약사가 임상에 투자할 동기가 거의 없다는 것"이라며 "폐동맥고혈압 환자 수가 적어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에 더더욱 제약사 입장에선 임상을 할 유인책이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결국 환자들은 이미 효과가 입증된 약을 쓰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러 RCT로 효과를 입증해 해외에서 허가도 됐고 관련 근거가 쌓이면서 주요 지침들도 타다라필의 초기 병용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국내에서 적응증 확대가 쉽지 않은 이유로는 식약처가 해외 임상자료만으로 바로 허가를 내줄 수 없고, 법적·규제적 근거에 따라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 꼽힌다.식약처는 ICH-E5 가이드라인과 유사한 기준을 적용해 외국 데이터를 인정할 때 인종·집단 차이를 검증하도록 요구한다. 즉, 단순히 해외 논문이나 라벨을 제출한다고 바로 적응증을 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외국 임상자료를 제출할 경우 브리징 자료, 국내 인구를 대상으로 한 약동학(PK)·약력학(PD) 비교, 안전성 프로파일 등의 보완자료가 필요하며, 이 과정이 충족돼야만 적응증 확대가 가능하다.국내 폐동맥고혈압 진료 지침 제정 작업에 참여했던 박재형 교수는 질환의 엄중성, 희귀질환 여부, 제약사의 임상 가능성 등을 종합 고려해 해외 근거로 적응증 확대 자료를 갈음할 수 있는 제도의 유연성을 주문하고 나섰다.해외 근거만으로 국내 허가를 내주면 인종 차이 등 안전성 문제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자료 제출이 필요하고 희귀질환·미충족 의료수요 약제라도 사전 협의와 자료 보완 없이는 심사가 진행되기 어렵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 반면 학회의 판단은 다르다.폐동맥고혈압학회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특허가 끝난 타다라필에 대해 국내 임상을 새로 시작할 동기가 없다"며 "국내 시장 규모가 작고, 임상 수행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희귀질환의 경우에는 보다 유연한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은 외국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소규모 브리징 PK 연구만으로 적응증 확대를 허용한 바 있다"며 "유럽 EMA도 희귀질환 약제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내주고 사후조사로 보완하도록 하고 미국에서도 NIH나 FDA가 공익적 적응증 확대 연구를 지원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안전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제약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절차가 시작조차 되지 현행 구조로는 '사각지대'에 놓은 환자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에 대한폐동맥고혈압학회와 환우회 파랑새가 직접 나서기로 결정했다.해외 근거와 임상자료를 기반으로 타다라필의 폐동맥고혈압 적응증 확대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조만간 식약처에 제출할 계획이다.학회 관계자는 "오죽 답답하면 환우회까지 직접 나서겠냐"며 "이미 20년 이상 글로벌 근거가 축적된 약을 한국에서 다시 임상으로 증명하라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호소했다.■"분초가 생명인데…" 테넥테플라제 1년 넘은 사용 승인 절차비슷한 일이 뇌졸중 영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한국 뇌졸중 환자들은 새로운 혈전 용해제인 테넥테플라제(TNK)를 눈앞에 두고도 정식 사용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것.원인은 국내 승인과정의 구조적 제약과 제약사의 자료 제출 방식 때문이다. 뇌졸중학회에 따르면, 테넥테플라제는 심근경색 치료제로 2003년 국내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심근경색 발생 시 시술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되는 체계 덕분에 사용량이 극히 적었다. 결국 제약사는 심근경색 관련 국내 공급을 2024년 철수했고, 심근경색 적응증은 사실상 사문화됐다.하지만 해외에서는 뇌졸중 치료에서도 테넥테플라제가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쌓이면서 사용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FDA와 유럽에서는 심근경색이 아닌 뇌졸중 적응증으로 승인돼 있으며, 일본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도 뇌졸중에서 사용하고 있다.김태정 뇌졸중학회 홍보이사문제는 한국이다. 국내에서는 뇌졸중 적응증으로 새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베링거는 제넨텍 등 해외 임상자료를 기반으로 제출해야 하고, 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데이터까지 종합해야 하는 등 자료 제출 과정이 복잡하다. 게다가 식약처 내 심사 인력이 제한적이어서, 여러 근거와 임상 자료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대한뇌졸중학회 김태정 홍보이사(서울대병원 신경과)는 "테넥테플라제 뇌졸중 적응증은 작년 8월 허가 신청이 제출됐지만 1년이 넘도록 심사가 진행 중에 있다"며 "학회 내부에서는 올해 안에 결정될 가능성이 낮고, 내후년까지 지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말했다.그는 "승인 이후 급여 협상까지 고려하면 실제 환자 사용까지는 1~2년이 추가로 걸릴 수 있다"며 "뇌졸중과 같은 시간이 생명인 질환에서, 약물 사용 여부가 예후를 크게 바꾸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런 지연은 환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학회 역시 '제도의 유연성'을 주문하고 있다.김태정 이사는 "분초가 생명을 바꾸는 질환인데, 승인 절차가 너무 길어 환자가 제때 약을 못 쓰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뇌졸중 같이 생명이 걸린 질환의 경우 우선순위를 두고 행정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해외에서 이미 근거가 충분히 축적된 약제라도, 국내 규제와 승인 절차, 제약사의 제출 부담 등 여러 구조적 요인 때문에 환자 접근성이 제한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것. 이미 중국, 태국, 호주, 미국, 유럽은 이미 테넥테플라제를 급성 뇌경색 표준치료에 포함시켰고, 일부 국가는 알테플라제를 거의 완전히 대체했다는 점은 한국의 규제 유연성의 시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판단이다.김 이사는 "식약처의 심사 인력 부족 등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환자 생명이나 예후에 직결된 질환에선 환자 접근성이 최대한 보장될 필요가 있다"며 "해외 근거를 적극 활용하고, 공공 주도의 보완적 임상이나 신속·조건부 승인, 승인 우선순위 제도 등 절차를 앞당길 수 있는 구조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25-09-09 05:30:00연구・저널

조기 매독 치료, 벤자틴 페니실린 단회 투여도 3회와 동등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조기 매독 치료에서 벤자틴 페니실린 G 단회 투여가 기존의 3회 요법과 비교해 효과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단일 투여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 부담 및 의료 자원의 소모까지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미국 앨라배마의대 에드워드 후크 등 연구진이 진행한 초기 매독 환자에서 벤자틴 페니실린 G의 1회 접종과 3회 접종 비교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JM에 3일 게재됐다(DOI: 10.1056/NEJMoa2401802).현재까지 조기 매독(1기, 2기, 조기 잠복기) 환자에서 벤자틴 페니실린 G 투여 방식은 논란이 이어져 왔다.조기 매독 치료에서 벤자틴 페니실린 G 단회 투여가 기존의 3회 요법과 비교해 효과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가이드라인은 전통적으로 2.4백만 단위의 3주 연속 근육주사를 권고해왔으나, 일부 관찰 연구에서는 단일 투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보고가 있었다.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표본 규모가 작거나 HIV 동반 여부에 따른 차이를 명확히 검증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이에 연구팀은 다기관 무작위, 대조, 비열등성 시험을 설계했다.총 249명의 조기 매독 환자가 참여했으며, 이 중 61%는 HIV 감염인이었다. 대상자는 무작위 배정을 통해 벤자틴 페니실린 G를 단회 2.4백만 단위 주사하거나, 동일 용량을 3주 연속 주사하는 두 군으로 나뉘었다.주요 평가 지표는 6개월 시점에서 혈청학적 반응(비반응으로 전환되거나 RPR 역가가 두 단계 이상 감소)으로 설정됐다.연구 결과, 단회 투여군의 혈청학적 반응률은 76%로, 3회 투여군의 70%와 차이가 없었다.HIV 감염 여부에 따른 반응률도 유사했으며, 임상적 재발이나 치료 실패 사례는 두 군 모두에서 보고되지 않았다.다만 주사 부위 통증과 압통은 양 군 모두에서 흔히 나타났으며, 3회 투여군에서 다소 높게 보고됐다(85% 대 76%).이번 결과는 환자 편의성을 높이고 의료 시스템 차원에서도 자원 활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연구진은 "단일 투여가 3회 요법에 비해 비열등성을 입증했다"며 "HIV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조기 매독 치료에서 단회 투여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2025-09-08 12:02:09연구・저널

연세의대, 장내 미생물-유전자 동시분석 기술 개발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장 조직 내 세균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사람의 장 세포 유전자 발현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연세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 장수영 강사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고홍 교수 연구팀은 장 조직 내 미생물-인간 유전자 동시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크론병의 예후 예측과 치료 전략을 설정할 수 있다고 8일 밝혔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IF 12.7)'에 게재됐다.크론병은 소장과 대장을 포함한 소화기관에서 발생하는 염증으로 인해 혈변,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만성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질환이다. 만성 염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장 천공, 협착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크론병은 장 내 미생물과 사람의 면역 시스템 사이의 이상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실제로 세포 수준에서 장 내 미생물과 사람의 면역 시스템이 상호작용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크론병의 정확한 병인 기전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 중요하다.또한 장 내에서 크론병 발생을 억제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유익한 세균 균주를 정확히 식별하고 이를 활용한다면 미생물 기반의 치료법도 개발할 수 있다.연구팀은 장 조직 내에서 세균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사람의 장 세포 유전자 발현을 확인할 수 있는 '미생물-인간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링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이 기술은 인체 조직의 RNA 발현뿐만 아니라 인체 조직 내 침투한 미생물의 RNA를 동시에 검출하고 그 연관 관계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특정 미생물의 분포로 나타나는 사람 세포의 반응을 높은 수준의 해상도로 확인할 수 있다. 개발한 파이프라인 기술을 이용해 크론병 환자의 장 조직을 분석한 결과, 크론병 장 조직에서 미생물의 분포가 정상 장 조직에 비해 현저히 증가돼 있음을 확인했다.크론병 환자의 장 조직을 분석한 결과, 크론병 장 조직에서 염증이 심한 부위에서 미생물의 분포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생물의 분포 정도가 클수록 재발 기간이 짧고, 중증도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염증이 심한 부위에서 미생물 분포가 더욱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러한 미생물의 분포 정도가 환자의 질병 재발 시기, 내시경 검사에서 확인되는 중증도와 강한 연관성을 보여, 미생물 분포를 통해 크론병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연구팀은 미생물의 존재에 따른 인체 세포의 세포 사멸 정도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크론병과 관련된 다수의 유익균 후보와 병원균 후보를 식별했으며, 이 중 일부는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치료 후보 세균 군주도 발견했다.또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발현이 유도되거나 발현이 저해되는 RNA를 확인해 미생물과 장 내 사람 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추정했다.고홍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장 조직 내 미생물 프로파일링 기술은 크론병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생물 관련 질환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특히 유익균과 병원균의 식별을 통해 미생물 기반 치료 전략 개발과 환자의 예후 예측, 치료 방향 설정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바이오산업기술 개발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 의료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9-08 11:53:23연구・저널

신장학회, 정책 추진 현황 게시판 신설…"실현 의지 피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신장학회가 정책 추진 현황 공개 게시판을 신설하고 2033년 달성을 내세운 '국민 콩팥 개선안'의 실현에 의욕을 드러냈다.8일 대한신장학회(이사장 박형천, 연세의대)는 국민의 콩팥 건강 증진과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23년 4월 처음으로 '국민 콩팥 건강 개선안 (Kidney Health Plan 2033 이하 KHP 2033)'을 선포한 이후,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KHP 2033은 세 가지 핵심 목표로 ▲만성콩팥병 환자 수 10% 감소 ▲당뇨병으로 인한 말기콩팥병 환자 비율 10% 감소 ▲말기콩팥병 환자의 재택치료(복막투석·신장이식) 비율 33% 달성을 제시하고 있다.국내 만성콩팥병 환자 수는 최근 10여 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해 현재 약 46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 말기콩팥병 환자의 절반(47%)은 당뇨병에 의해 발생할 정도로 당뇨병은 말기콩팥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졌다.대한신장학회는 이러한 상황을 심각한 보건 문제로 인식하고, 2033년까지 만성콩팥병 환자 수를 414만 명으로 줄이고, 당뇨병 말기콩팥병 환자 비율 또한 42.3%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학회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학회는 만성콩팥병의 예방과 조기 진단을 강화하고, 재택치료 활성화 및 정책 기반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재택복막투석 활성화 정책 논의를 통해 환자 중심의 치료 환경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대국민 인식 제고 활동으로 콩팥점수 알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만성콩팥병 관리 강화를 위한 진료 지침 개발과 보건의료 정책 제안 등 실질적인 개선책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고 했다.이러한 활동을 국민과 공유하기 위한 학회 홈페이지 내 KHP 2033 전용 게시판(https://ksn.or.kr/about/khp2033.php)은 학회의 정책 제안서, 관련 보도자료, 홍보 및 교육 자료 등을 수록, 국민과 의료계가 함께 정책 추진 현황을 투명하게 확인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박형천 이사장은 "대한신장학회는 KHP 2033을 통해 국민 콩팥 건강 증진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체계 구축에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학회는 KHP 2033 전용 게시판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2025-09-08 10:59:46연구・저널

당뇨병 진행 늦추는 기전 발견...세포 노화 직접 겨냥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세포 노화를 직접 겨냥해 당뇨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되는 펩타이드 'MOTS-c'가 췌장 베타세포의 노화를 억제하고 기능을 지켜줌으로써, 사람 췌도 세포와 제1형·제2형 당뇨병 모델에서 혈당 조절 개선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이번 성과는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을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조영민 교수당뇨병은 인슐린을 합성하고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 저하와 소실이 핵심 원인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베타세포가 세포 노화를 겪으면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지고, 이 과정이 당뇨병 발생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세포 노화를 직접 조절하는 치료 전략은 거의 없었다.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팀(제1저자 공병수 박사)은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발현되는 펩타이드 MOTS-c의 가능성에 주목했다.MOTS-c는 2007년 서울대병원과 일본 도쿄노인종합연구소의 공동 연구에서 처음 발견된 물질로, 수명과 당뇨병 발병 위험 조절과 관련된 영역에서 유래됐다. 이후 포도당 대사 조절 기능은 알려졌지만, 췌장 베타세포 노화와 당뇨병 진행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연구팀은 사람 췌도 세포, 노화된 마우스, 그리고 제1형·제2형 당뇨병 모델 마우스를 대상으로 MOTS-c의 발현과 작용을 살펴봤다. 그 결과, 나이가 들거나 당뇨병이 발생한 췌도 세포에서는 MOTS-c 수치가 뚜렷하게 감소해 있었다.이어 연구팀이 노화된 마우스의 췌도 세포에 MOTS-c를 투여했을 때는 세포 노화 지표(p16, γ-H2AX 등)가 줄고,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회복됐다.또한 제2형 당뇨병 모델인 S961 유도 마우스(인슐린 수용체 길항제를 투여해 당뇨병을 유도한 동물 모델)에서는 대조군의 당뇨병 발병률이 2주 이내 약 70%까지 증가했지만, MOTS-c 투여군은 약 30%에 그쳐 발병이 뚜렷하게 지연됐다.제1형 당뇨병 모델인 NOD 마우스(자가면역 반응으로 당뇨가 발생하는 동물 모델)에서도 혈당 상승 억제와 발병 지연 효과가 동일하게 확인됐다. 즉, MOTS-c는 노화, 인슐린 저항성, 자가면역 반응 등 서로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는 당뇨병에서 공통적으로 췌장 베타세포를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제2형 당뇨병 모델에서 MOTS-c 투여 시 당뇨병 발병률이 대조군(70%)보다 현저히 낮고, 약 30% 수준에 머물러 발병이 지연된 효과가 확인됨 (그래픽 제공: 서울대병원)추가적으로 기전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MOTS-c가 췌도 세포의 mTOR 신호 경로와 아스파르트산–글루탐산 대사 경로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혔다.두 경로는 세포 성장과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상이 생기면 세포 노화를 촉진한다. MOTS-c는 이러한 경로를 정상화해 세포 노화를 억제하고 기능을 유지했으며,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췌장 베타세포 노화 자체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조영민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이번 연구는 췌도 세포 노화가 당뇨병의 중요한 병리 기전임을 다시 확인하고, 미토콘드리아 유래 펩타이드 MOTS-c가 항노화 치료제 후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그는 이어 "향후 MOTS-c 연구가 확대된다면 노인성 당뇨병뿐 아니라 다양한 대사질환 관리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실험 및 분자 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 12.9)' 최신호에 게재됐다.
2025-09-08 10:49:58연구・저널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많이 읽은 뉴스

  • 1
  • 2
  • 3
  • 4
  • 5
  • 6
  • 7
  • 8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