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폐암약 '서플루마' 국내 등장…빅파마 독점 균열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그동안 다국적 제약사들이 독점해오던 면역항암제 시장에 중국산 신약이 추가로 진입하면서 국내 소세포폐암 치료 환경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특히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불량해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s)가 높았던 확장병기 소세포폐암(ES-SCLC) 1차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옵션이 등장함에 따라 기존 치료제들과의 경쟁이 예상된다.국내 두 번째 중국계 바이오텍 면역항암제로 소세포폐암 시장 진입을 선언한 알보젠코리아의 '서플루마'.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PD-1 면역관문억제제 신약인 '서플루마(서플루리맙)'를 확장병기 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품목허가했다.대만 로터스제약의 자회사인 알보젠코리아가 국내 독점 상업화를 담당하는 서플루마는 중국 상하이 헨리우스 바이오텍이 자체 개발한 인간화 항 PD-1 단클론항체다. 이 약물은 암세포가 T세포를 회피하는 데 사용하는 PD-1 수용체에 직접 결합, PD-L1 및 PD-L2와의 상호작용을 억제함으로써 T세포를 활성화해 항종양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을 가졌다.이번 허가로 서플루마는 카보플라틴 및 에토포시드 등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국내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투여될 수 있게 됐다.'키트루다'가 연 국내 면역항암제 시장…중국산 진입 가속화국내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은 지난 2014년 12월 최초의 CTLA-4 억제제인 BMS의 '여보이(이필리무맙)' 허가를 시작으로 작용 기전에 따라 PD-1, PD-L1, CTLA-4 등 3가지 계열의 성분들이 처방 시장을 이끌어왔다.특히 2015년 3월 국내 최초의 PD-1 억제제로 허가된 한국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줄곧 국내 최대 의약품 수입 품목 자리를 지켜왔으나, 최근 비만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열풍으로 인해 항암제와 비만치료제를 중심으로 수입 의약품 지형 변화가 가속화되는 추세다.그간 국내 시장에서 허가된 면역항암제는 BMS, MSD, 로슈 등 글로벌 빅파마의 전유물이었으나, 최근 중국계 바이오텍의 역습이 거세다. 지난 2023년 11월 비원메디슨의 PD-1 억제제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가 국내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이번 서플루마는 중국 바이오텍이 개발해 국내 승인을 받은 두 번째 면역항암제로 기록됐다.난치성 소세포폐암 시장 표적…약물경제성 앞세워 시장 공략소세포폐암은 폐암 전체 발생 중 약 10~15%를 차지하는 비교적 드문 암종이나,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종양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진단 당시 이미 전신 전이가 동반된 확장병기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랜 기간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외에 뚜렷한 치료 대안이 없어 대표적인 난치성 암으로 분류돼 왔다.허가의 기반이 된 글로벌 임상 3상(ASTRUM-005)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플루마 병용요법은 기존의 항암화학요법 단독 투여군 대비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모두 유의미하게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을 4.7개월가량 연장하는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했다.현재 국내 확장병기 소세포폐암 1차 치료 면역항암제 시장은 2017년 1월 국내 최초로 허가된 PD-L1 억제제인 한국로슈의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더발루맙)' 등 글로벌 빅파마의 신약들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여기에 PD-1 계열인 서플루마가 강력한 '약물경제성(가성비)'을 무기로 시장 진입을 선언하면서, 고가의 글로벌 면역항암제 대비 비용 효과적인 대안을 찾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다만, 신약이 실제 처방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급여 등재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소세포폐암은 환자 수가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적고 중증도가 높은 만큼 급여 진입 속도가 시장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다.익명을 요구한 상급종합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워낙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라 새로운 면역항암제의 등장은 임상 의사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중국산 신약에 대한 의료진의 심리적 장벽은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통해 많이 해소된 만큼, 향후 국내 출시 가격과 급여 적용 속도가 실제 처방 확대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국내 유통 및 상업화를 맡은 알보젠코리아 측은 품목허가 획득을 기점으로 신속한 임상 도입과 약제 접근성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마케팅 및 급여 절차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