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치료 바꿔놓은 키트루다, 협진 중요성 커졌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면역항암제 활용을 계기로 두경부암 내·외과 간 다학제 협진이 더 활성화 됐다."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등장으로 두경부암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 허가를 계기로 내·외과 협진이 활성화, 두경부암 재발방지와 생존율 개선 혜택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왼쪽부터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 이비인후과 홍현준 교수.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 허가로 두경부암 치료체계가 변화됐다고 진단했다.2일 한국MSD는 키트루다 두경부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 식약처 허가를 기념한 미디어 세션을 열고 치료제 임상적 가치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앞서 식약처는 키트루다는 절제 가능한 국소 진행성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 지난 2020년 키트루다는 전이성 또는 재발성 두경부 편평상피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번 적응증 확대 승인은 기존 고식적 요법(재발·전이성 두경부암 1·2차 치료) 중심이던 치료 패러다임을 수술 전 단계까지 넓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재발률과 사망률이 높은 국소 진행성 환자군에서 보조요법 효과가 확인되며 치료 전략의 재정립이 예상된다.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이번 적응증 확대는 3·4A기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KEYNOTE-689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에서 환자들은 수술 전 키트루다 단독(2주기) 투여 후, 수술 뒤 키트루다+방사선요법(고위험군은 시스플라틴 병용) 3주기, 이어 단독요법 12주기까지 치료를 받았다.중앙값 38.3개월 추적 결과, PD-L1 양성(CPS 1 이상) 환자군에서 질병 진행·재발·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무사건생존기간(EFS) 중앙값은 59.7개월로 대조군 29.6개월의 2배 이상이었다. 3년 EFS 역시 키트루다군 58.2% 대조군 44.9%로 10%p 이상 격차가 났다.전체생존기간(OS)은 중앙값 도달 전이지만, 사망 위험이 28% 감소해 생존 연장 가능성도 확인됐다.연세암병원 김혜련 교수(종양내과)는 "두경부암은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아무리 잘해도 재발이 많다. 키트루다를 비롯한 주요 면역항암제가 수술 전에도 활용될 수 있어 장기 생존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원격 전이,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20년 만에 치료패턴 변화, 다학제 협진 롤 모델두경부암은 뇌와 안구를 제외한 구강, 인두(비인두, 구인두, 하인두), 후두, 비강(부비동), 목, 침샘 및 갑상선 등에 발생하는 암을 통칭한다. 두부와 경부에 위치한 30곳 이상의 부위에서 발병 가능하며 인두, 침샘 등 점막에 위치한 편평상피세포에 발생하는 종양이 전체 90%를 차지한다.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 환자의 절반은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단계다. 다만 얼굴 주변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와 중요한 기능 때문에 수술 범위가 제한적이며 주요 장기 근접할 경우 절제연의 확보가 쉽지 않다.기존 표준치료요법인 수술 후 방사선 요법은 생존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며, 수술 후에도 미세 잔존암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세암병원 이비인후과 홍현준 교수.수술 가능 단계라도 기존 표준치료요법인 수술 후 방사선 치료만으로는 생존 개선이 제한적이며, 환자의 15~50%가 5년 내 재발한다. 재발 환자의 절반 이상이 결국 사망하는 등 미충족 수요가 높았다.이에 두경부암 재발을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수술 전 보조요법은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미세전이를 제거해 절제를 용이하게 하고 수술 후 보조요법의 경우 미세 잔존암을 제거해 재발 장지에 기여할 수 있다. 키트루다 허가를 계기로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특히 임상현장에서는 내·외과의 협진을 바탕으로 두경부암 치료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임상현장에서 두경부외과 전문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협진은 소위 빅5병원 혹은 일부 지방 국립대병원에서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동시에 면역항암제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두고서 급여 적용이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는 점도 한계점이다.함께 자리한 연세암병원 홍현준 교수(이비인후과)는 "두경부암 수술은 환자의 외형적, 기능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 환자 치료부담이 크고, 수술을 집도하는 이비인후과 입장에서도 재발을 최소화하는 치료옵션의 중요성이 크다"며 "재발 위험이 높아 지난 20년 간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홍현준 교수는 "수술 전·후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수술 자체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기존 치료와의 시너지를 통해 환자 장기 예후를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김혜련 교수는 "두경부암은 다학제 암 치료의 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학제 논의를 통해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면 치료제를 함께 사용해 환자의 예후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다. 다만, 임상현장에서 두경부암 수술 협진 체계가 갖춰진 병원이 많지 않다는 것은 한계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