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만 보는 줄 알았던 흉부 CT…진단 영역은 심혈관까지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흉부 CT 검사가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한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를 단순히 폐 사진을 찍는 것으로 여기는 인식은 여전하다.하지만 흉부 CT는 폐뿐만 아니라, 심혈관과 대동맥 등 흉부 전반을 아우르는 복잡한 영상이라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단순 병변 발견을 넘어선 전문적인 판독 체계가 구축돼 있다는 설명이다.27일 대한흉부영상의학회 진공용 회장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흉부 CT를 특정 질환 하나를 찾는 검사로만 봐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관련 영상을 흉부 전체의 구조와 변화를 살펴보는 입체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대한흉부영상의학회 진공용 회장은 흉부 CT 영상에서 전체 흉부 구조와 변화를 살펴보는 입체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폐 사진? 목부터 복부까지 아우르는 흉부 전체의 지도영상의학에서 정의하는 흉부의 범위는 목 아래부터 횡격막까지다. 하지만 실제 흉부 CT 검사 과정에서는 목과 복부의 일부까지 촬영 범위에 포함된다. 이는 흉부 CT가 기관지를 비롯한 폐 질환뿐만 아니라, 대동맥과 심장, 식도가 포함된 종격동, 늑막 및 늑골 질환까지 흉부 전체를 들여다보는 검사이기 때문이다.이에 폐암, 폐렴, 만성 폐쇄성 폐질환 같은 호흡기 질환은 물론 종격동암, 대동맥 동맥류 및 파열, 식도암 등 다양한 중증 질환의 단서가 영상에 포착된다.진 회장은 흉부 CT가 담아내는 정보의 방대함을 강조하며 특정 부위만 떼어놓고 해석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그는 "흉부 CT는 폐 질환 진단이 주목적이긴 하나 종격동과 늑막, 늑골 질환을 함께 파악할 수 있어 목이나 복부 질환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며 "폐암이나 간질성 폐질환 외에도 대동맥 동맥류 등 흉부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질환을 아울러 진단할 수 있는 검사"라고 말했다.■10초의 비조영 검사 한계…보이는 것과 진단하는 것은 달라흉부 CT를 촬영했다고 해서 단번에 모든 질환의 결과를 쥐는 것은 아니다. 저선량 흉부 CT 같은 비조영 검사는 특별한 사전 준비 없이 10~20초 내외로 짧게 끝나는 장점이 있다. 이는 폐암 검진이나 폐렴 등의 1차 스크리닝 목적으로는 탁월하지만, 질환을 정확히 확정 짓기에는 한계가 따른다.영상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는 것과 이를 특정 질환으로 진단해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기 때문이다.진 회장 역시 폐암이 의심돼 병기를 결정해야 하거나, 종격동 및 대동맥 질환을 면밀히 살피기 위해선 혈관에 조영제를 투여하는 조영증강 흉부 CT가 뒤따라야 한다고 짚었다. 일차적인 스크리닝과 본격적인 진단 과정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것.그는 "비조영 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발견하는 것과 이를 어떤 질환인지 진단명으로 리포트하는 것은 별개의 의미를 지닌다"며 "폐암 병기를 결정하거나 다양한 대동맥 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영제를 투여한 뒤 CT를 촬영해 세밀한 이상 소견을 찾아내야 한다"고 분석했다.■점 하나에 일희일비 금물…전문의 종합 판독 거쳐야 최종 확진결국 한 장의 흉부 CT 영상이 환자에게 의미 있는 진단 결과로 돌아가기 위해선 흉부 질환에 특화된 영상 전문의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결절이나 종양 같은 이상 부위를 단순히 찾아내는 수준을 넘어, 병변의 위치와 분포, 모양, 크기 등을 종합해 진단명을 유추하는 고도의 분석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이렇게 흉부영상의학 전문의가 작성한 리포트는 호흡기내과 등 임상의에게 전달돼 최종 진단의 뼈대가 된다.영상에서 이상 소견이 보였다고 곧바로 절망하거나 불필요한 공포를 가질 필요 없이, 임상의가 환자의 증상과 혈액, 진찰 및 조직 소견 등을 종합 검토하는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을 신뢰해야 한다는 게 진 회장의 조언이다.이와 함께 그는 진단 과정에서 영상 전문의와 임상 전문의 간 유기적인 협업의 가치를 재차 짚으며, 섣부른 판단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진 회장은 "흉부영상 전문의가 이상 소견의 원인과 진단명을 유추해 리포트하면,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이를 바탕으로 임상 증상 등을 꼼꼼히 종합 검토해 최종 진단을 내린다"며 "흉부 CT는 단순히 이상 부위를 찾는 1차원적인 사진이 아니라, 전문적인 식견을 통한 판독과 다각적인 협진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되는 진단 도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