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분야 로봇수술 사치 아닌 선택의 진화…복강경과 어깨"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30일 경주 화백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대한간학회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5'에서는 간절제술 관련 복강경 대 로봇수술의 비교가 이뤄졌다."간수술 분야에서 로봇수술이 고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복강경 간절제술(Laparoscopic Liver Resection, LLR) 대 로봇 간절제술(Robotic Liver Resection, RLR)과 같은 최소침습 간수술이 간 종양 치료에서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으면서 효용성과 비용 문제 측면의 비교가 불붙고 있다.두 수술법 모두 소규모 절제부터 복잡한 대규모 수술까지 폭넓게 적용되며 널리 시행되고 있고, 예후까지 비슷해 결국 '비용' 문제만 부각돼 왔던 것.30일 경주 화백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대한간학회(공동주최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5'에서 간절제술 관련 복강경 대 로봇수술의 비교가 이뤄졌다.동아대병원 김관우 외과 교수는 "LLR과 RLR을 포함한 최소침습 간수술은 간 종양 치료에서 중요한 접근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두 수술법 모두 소규모 절제부터 복잡한 대규모 간절제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술기에 대해 숙련된 의료기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로봇 수술은 3D 입체 시야와 손목 관절처럼 움직이는 기구 덕분에 복잡한 수술에서 기술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며 "그러나 복강경 수술과 결과가 유사하다면, 고비용 구조를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지가 향후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LLR은 안전성이 입증된 고효율의 수술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Iwate, IMM, Southampton 등 검증된 난이도 점수 체계는 수술 전 환자 선정 및 계획 수립에 활용되고 있다.그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최근까지 발표된 다양한 비교 논문을 소개했다.동아대병원 김관우 외과 교수김 교수는 "2025년 2월 초기 단계(BCLC 0-A) 간세포암에서 로봇 대 복강경 간 절제술 후 재발 및 생존율 비교 연구가 공개됐다"며 "기저 간경변증이 있는 BCLC 0-A기 간세포암 환자 중 선별된 간세포암 환자에서 RLR의 종양학적 결과는 LLR보다 열등하지 않았고 두 술기 모두 간세포암 재발 시 유사한 회복 가능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그는 "2024년 발표된 ROC'N'ROLL 임상은 간 악성 종양에 대한 로봇 대 복강경 간 절제술을 비교했다"며 "연구진은 RLR이 무작위 임상시험의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간암 치료에서 점점 더 많이 시행되고 있어 LLR과 환자들의 삶의 질 측면의 비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이어 "분석 결과 역할 수행 점수는 둘 간의 차이가 없었고, 종합 합병증 지수 역시 그룹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며 "다른 수술 전후 결과에는 차이가 없고 삶의 질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여 두 시술법은 안전한 대안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다양한 연구에서 RLR은 출혈량 감소, 개복 전환율 감소, 절제연 확보율 향상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으며, 특히 해부학적 절제가 필요한 복잡한 케이스에서 두드러진 장점을 보였지만 수술 시간은 다소 길거나 유사한 수준이었다. 다만 이와 같이 차이는 예후 측면에서 '대동소이'했다.국내외 다수의 연구에서도 RLR과 LLR은 모두 주요 합병증 및 사망률에서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절제완전성(R0 절제율), 2년 및 5년 재발률, 생존율 등 종양학적 결과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김 교수는 근무처 병원에서의 임상 경험도 공유했다. 2019년 다빈치 Xi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약 150례의 로봇 간절제술을 집도했으며, 이 중에는 복잡한 해부학적 간절제 및 미러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고난도 수술이 포함돼 있다.그는 "2024년 4월부터는 단일공 로봇 수술 시스템(SP system)을 이용해 후구역(liver caudate lobe) 절제술 등 고난이도 술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이러한 술기는 개복수술로도 어려운 영역이지만, 로봇의 정밀 조작 기능 덕분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절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그는 "RLR은 인체공학적으로 수술자의 피로를 줄여주는 등 장기적으로 외과의사의 수술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이점도 있다"며 "수술은 단지 단기적인 환자 예후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술기 수행 가능성까지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RLR과 LLR 모두 숙련된 외과의가 집도할 경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 및 종양학적 결과를 제공하지만 수술은 환자 결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외과의의 수행 능력, 편안함, 그리고 장기적인 건강을 포함할 경우 선택의 우선순위는 바뀔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김 교수는 "RLR은 외과의에게 더 정밀한 조작, 피로 감소, 복잡하거나 장시간 수술 시 향상된 자세 유지와 같은 실질적이고 인체공학적인 이점을 제공한"며 "현재 RLR은 더 비용이 많이 들지만, 향후 기술 발전을 통해 그 격차는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그럼 관점에서 보면 RLR은 사치가 아닌 환자와 외과의 모두를 위한 현명한 진보"라며 "특히 수술이 복잡한 환자에게 꼭 필요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고 향후 비용 부담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한편 "결과가 유사하다면 어떤 기준으로 수술법을 선택하느냐"는 질의에 김 교수는 "환자의 상태, 종양의 위치와 복잡도, 그리고 수술자의 숙련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접근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환자 맞춤형 수술 전략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