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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혈압 관리 핵심은 결국 능동성…세심한 유인책 필요"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가정혈압은 혈압의 추이를 볼 수 있다는 일차원적 의미를 넘어 능동성을 의미합니다. 혈압 관리의 핵심적 요소와 닿아있다는 의미죠. 결국 환자들이 얼마나 본인의 혈압에 관심을 갖는가, 이것이 혈압 관리의 핵심이니까요."전 세계적으로 고혈압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려 고혈압 환자 관리는 국가적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이에 맞춰 정부도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사업 등을 마련하며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혈압 관리에는 현실적인 한계들이 존재한다.대한가정의학회 유승호 공보이사는 혈압 관리의 최우선 조건으로 적극성을 꼽았다.정부 또한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을 강조할 만큼 꾸준한 혈압 관리는 결국 일선 개원가의 역할이 크다.그렇다면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사업 등을 통해 실제 환자를 관리하고 있는 개원의가 생각하는 혈압 관리의 실제와 문제는 무엇일까. 일차의료의 핵심인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유승호 공보이사(입북삼성가정의학과)를 만나 본 이유다."고혈압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에요. 실제로 환자가 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전 국민 건강검진이 시행되면서 새롭게 발견되는 환자가 나오고 있는 것이죠. 이제 핵심은 고혈압 환자의 발견이 아니라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는가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죠."유승호 이사는 국내 고혈압 환자 관리의 실제를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이 말을 꺼내놓았다.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초기에 고혈압을 발견하는 비율은 크게 높아졌지만 지속적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유 이사는 "검진 활성화로 초기에 고혈압을 발견하는 비율은 크게 늘고 있지만 문제는 꾸준히 이를 관리하는 환자의 비율은 여전하다는 것"이라며 "초기에는 잘 관리하다가도 지속적인 약 복용과 상담, 의료기관 방문 등에 회의를 느끼며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 비율이 크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특히 검진으로 50대 이전에 고혈압 진단을 받는 이른바 '젊은 고혈압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화두"라며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향후 보건의료 체계에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오히려 자신의 몸에 문제를 느낀 고령 환자들은 의료기관 방문과 약 복용 등에 거부감이 없지만 젊은 환자들은 증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과신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결국 이러한 환자들은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 질환에 대해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 인식 제고가 필요하지만 이 부분이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유승호 이사는 "고혈압의 경우 꾸준히 관리하는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의 예후가 뚜렷하게 갈리는 질환 중 하나"라며 "교육과 상담을 통해 치료를 이어가는 군은 합병증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재내원시 심각한 상황까지 쳐해있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놨다.이어 그는 "결국 연령별 고혈압 관리 기준이 필요하며 환자의 의지와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사업 등도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제도적 한계로 참여율이 낮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전했다.그러한 의미에서 유 원장은 검증된 혈압계를 활용해서 이뤄지는 가정혈압을 통한 지속적인 혈압 관리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기기 사용에 익숙하며 어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기반의 관리 체계에 친화력이 높은 만큼 가정혈압 관리에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가정혈압은 결국 혈압의 추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일차원적 목적을 넘어 스스로 자신의 혈압을 점검하고 건강 관리에 참여한다는 광의가 있는 만큼 이를 생활화 할 수 있는 도구들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유 이사는 "이미 한달에 한번 의료기관에서 혈압을 재는 것보다 꾸준히 가정혈압을 체크하는 것이 합병증 예측 등에 훨씬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 등이 나올 만큼 가정혈압의 의학적 근거는 충분하다"며 "하지만 이는 예방적 측면이다보니 환자에게 잘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결국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정부의 세심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특히 젊은 환자들은 기기 사용에 익숙하고 혈압 추이를 기록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에 친숙한 만큼 이를 잘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그는 이러한 기기와 어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환자들도 가정혈압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또한 이러한 가정혈압을 '주치의'가 지속적으로 살펴보며 관리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유인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유승호 이사는 "어르신들은 혈압을 어플에 입력하고 웹을 통해 건강보험실천카드를 활용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이들에게는 가정혈압을 굳이 앱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기록하고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사업 등의 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아울러 그는 "나아가 건강보험공단의 다양한 툴을 API 형태로 개방해 민간 건강관리 플랫폼과 연동하는 등의 방식이 적용된다면 가정혈압을 진료 현장에서 바로 활용하는 것이 더 용이해질 것으로 본다"며 "결국 연령별로 환자 본인이 혈압 관리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제도를 운영하는 것만이 혈압 관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2025-09-26 05:30:00치료
인터뷰

"한국인 데이터 무장한 빌로이 위암 급여 적용 당연한 결과"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국내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78.4%로 2001년~2005년과 비교했을 때 20.4%p가 상승하며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위암 환자 중 약 10%의 환자는 진단 당시에 수술로 완치가 불가능한 4기 전이성 위암으로 진단되고 있다. 전이성 위암은 평균 생존기간 1년 미만으로 알려져, 환자들에게 1차 치료 단계부터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시급하다.이 가운데 지난해 클라우딘18.2 양성을 타깃으로 하는 최초의 표적 치료제 빌로이(졸베툭시맙, 아스텔라스)가 국내 승인, 신약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전이성 위암 치료에 변화를 불러왔다. 연세암병원 정민규 교수는 전이성 위암 표적 치료제 빌로이가 국내 허가되면서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점을 가져왔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25일 연세암병원 정민규 교수(종양내과)를 만나 빌로이 국내 환자 처방 사례 및 효과와 함께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해결과제를 들어봤다.국내 허가 1년, 의료진 긍정적 고민 안겨주다빌로이는 위암에서 HER2 표적치료제 이후 14년 만에 등장한 1차 표적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클라우딘 18.2 양성, HER2 음성의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인 환자에 대한 1차 치료로서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허가 받았다.여기서 클라우딘18.2는 위암 및 위식도 접합부암 등 특정 유형의 암에서 발현 및 노출되는 단백질이며, 빌로이는 이에 결합해 작용하는 면역글로불린 단일클론항체다.  정민규 교수는 전체 위암 환자 중 40% 가까이 클라우딘18.2가 발현한다는 점에 주목했다.실제로 클라우딘18.2는 전체 위암 환자 3명 중 1명 (38%)에게서 발현되며, 이는 10명 중 1명에게서 발현되는 HER2의 발현율을 뛰어넘는 수치이다.정민규 교수는 "그간 복막 전이 환자들의 경우에는 면역항암제를 통한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려웠으나 클라우딘18.2는 복막 전이 환자들에게서도 많이 발현돼 더욱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복막 전이 환자 중에는 젊은 여성들이 많은데, 그간 면역 치료와 표적 치료가 어려웠으나 클라우딘18.2를 표적하는 신약으로 인해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치료옵션이 부족했던 전이성 위암에서 오랜만에 표적치료제가 등장한 만큼 빌로이 국내 허가 1년을 맞은 시점에서 전문의들이 치료과정 수립에 고민도 안겨주고 있다. 정민규 교수는 "클라우딘18.2와 PD-L1 둘 다 양성일 경우 어떤 약제를 먼저 써야 하느냐가 의료진 입장에서 큰 고민이 되는 지점"이라며 "클라우딘18.2 양성이면서 PD-L1 CPS(Combined Positive Score)가 5 이상 10 이하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확인된 빌로이의 위험비는 0.77로, 면역항암제보다 위험도가 낮다. 급여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면, 많은 종양학 전문의들이 해당 환자군에게는 빌로이를 쓰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클라우딘18.2는 위암 및 췌장암에서 발현되는 바이오마커"라며 "전체 위암 치료 패러다임에 있어 정말 특별한 전환점이 된 바이오마커"라고 강조했다.연세암병원 정민규 교수는 한국인 하위분석 연구를 근거로 건강보험 급여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한국인 효과 연구, 급여 적용 지렛대 될까정민규 교수는 빌로이 국내 허가 근거가 된 SPOTLIGHT와 GLOW, 두 건의 글로벌 3상 임상에 더해 최근 공개된 한국인 하위분석 데이터를 언급했다.참고로 지난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발표된 SPOLIGHT, GLOW 연구 통합 분석에 따르면, 빌로이-항암화학요법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9.2개월, 위약군은 8.2개월로 나타났다.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빌로이 병용군이 16.4개월, 위약군이 13.7개월이었다.이후 확인된 한국인 하위분석에서 빌로이 병용군의 mPFS, mOS는 각각 12.6개월과 30.0개월이었다. 앞서 공개됐던 글로벌 연구와 비교했을 때 극명한 개선효과를 보여줬다.정민규 교수는 "한국인 OS 하위분석 결과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해당 하위분석에 포함된 전체 환자 수가 약 100명 정도여서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체 환자군 데이터보다 훨씬 좋은 수치"라며 "일본인 하위분석 데이터를 보아도 mOS가 약 24개월이다. 즉, 글로벌 환자군보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환자군에서 빌로이의 치료 효과가 굉장히 좋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그는 "한국인 환자에게 특히 치료 효과가 좋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며 "무엇보다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거나 기존 바이오마커가 확인되지 않아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던 환자들에게 굉장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문제는 빌로이가 국내 허가 이후 우여곡절 끝에 임상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높은 약값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재정적인 독성으로 인해 의료진-환자 모두 치료제를 선택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이를 모를 리 없는 한국아스텔라스 측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를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첫 관문으로 여겨지는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정민규 교수는 한국인 하위분석 연구와 약 40%에 가까운 전이성 위암 환자들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급여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그는 "빌로이 급여 적용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인 하위분석 데이터에서 보이는 것처럼 환자들의 치료 예후가 충분히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게다가 위암에서 14년 만에 등장한, 클라우딘18.2를 표적하는 최초의 치료 옵션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정민규 교수는 "그동안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에서 충분한 치료 혜택을 누리지 못했던 환자들을 포함해, 최대 40%의 위암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따라서 이러한 치료 옵션에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것은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2025-09-25 05:30:00외자사
인터뷰

"20년간 암 인식 극적인 변화…그 중심엔 종양내과 자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대한종양내과학회가 발자취를 돌아보고 있다. 2005년 불과 100명 미만의 회원으로 출발했던 작은 학회는 이제 종양내과 전문의만 800명을 넘어서는 국내 대표 암 전문 학회로 성장했다.지난 20년은 한국 암 치료 패러다임의 격변기였다. 생존이 곧 사망 유예에 불과했던 시절에서,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암을 '조절 가능한 질환'으로 바라보는 시대로 변화했다.환자의 예후 및 암을 바라보는 인식이 드라마틱하게 바뀐 것은 긍정적이지만 종양내과 전공의 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암운을 드리운다. 미래 비전 선포식에 나선 종양내과학회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박준오 이사장(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에게 '미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20년 간 정체성 찾기 여정…학회 명칭부터 환골탈태지난 20년 학회는 학회 명칭부터 치료 기술, 환자 인식에 걸쳐 드라마틱한 변화를 경험했다.박 이사장은 "2005년 처음 학회가 출범했을 때만 해도 회원 수가 100명도 채 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종양내과 의사만 800명이고 학회 전체 규모는 1500~2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그는 "암 치료는 다학제적 접근이 중요하기 때문에 방사선종양학과, 종양외과 등 여러 분야가 함께 해야 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처음은 각 구성원이 중요한 역할을 아우르는 이름으로 한국임상암학회로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는 "하지만 학회 내부에서 정체성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2017년 대한의학회 정식 회원 선정을 계기로, 다수 회원이 종양내과 의사라는 점, 또 미국처럼 Clinical Oncology(임상종양학)를 Medical Oncology(종양내과)와 동일하게 보는 흐름을 반영해 대한종양내과학회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미국 ASCO 역시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라는 이름을 쓰지만 그 중심에는 종양내과 의사가 자리한다. ASCO의 Clinical Oncology라는 이름 속에 여러 진료과가 포함돼 있는 것처럼 종양내과를 전면에 내세워 여러 과를 아우르는 맥락으로 현재 명칭 변경이 이뤄졌다는 것.대한종양내과학회의 정체성과 목표에 대해서도 박 이사장은 분명한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대한암학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암 관련 학회라는 의미가 있고, 기초 연구와 임상 진료를 포괄하는 등 암 관련 학회마다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며 "종양내과는 단순히 항암제를 투여하는 곳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을 한다"고 했다.그는 "암 환자의 진단부터 치료, 그리고 생애 말기까지 환자의 여정을 계획하는 플래너로 환자의 전 생애에 걸친 암 치료 여정을 관리하는 것이 종양내과의 고유한 역할"이라며 "암 치료의 중심에서 다학제 협력을 조율하며, 새로 등장하는 항암 치료의 최전선에 있다는 것이 종양내과학회의 차별화된 정체성이자 앞으로도 지켜나가야 할 목표"라고 설명했다.종양내과의 비중 변화는 치료 기술의 변혁에서도 확인된다.박 이사장은 "미국 NCI에서 정리한 Cancer Research and Milestone 자료를 보면, 초창기 암 치료는 수술이나 방사선 같은 외과적 접근이 중심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새로운 항암제,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가 역사를 이끌고 있다"며 "종양내과는 비록 시작이 늦은 분과였지만, 현대 암 치료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외과나 방사선종양학 못지않다"고 강조했다.■"암 걸리면 죽는다? 항암제의 발전이 인식 개선 견인"박 이사장이 꼽은 지난 20년간 가장 큰 변화는 '인식 개선'이다.그는 "2000년대 초반 글리벡, 이레사 같은 표적항암제가 등장하면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2002~2003년에 글리벡을 처방했던 환자가 지금도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예전 같으면 재발하거나 수술이 불가능하면 단기간 사망을 기정사실로 여겼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암을 당뇨·고혈압처럼 조절 가능한 질환으로 바라보는 시대로 전환됐다"고 회고했다.적절한 항암제가 부족하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 실패 시 암 환자는 죽음을 수용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지금은 항암제와 면역치료를 통해 암을 일종의 만성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 가운데 환자들의 생존뿐 아니라 삶의 질 역시 극적으로 향상됐다는 것.박 이사장은 "수술로 완치가 안 되면 치료의 기회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최적의 항암제와 다학제 진료로 환자의 생존 기간과 삶의 질을 최대화할 수 있게 됐다"며 "조기에 수술로 절제가 가능하면 보조항암치료로 재발을 방지하고, 재발하거나 전이가 있으면 환자 상태에 맞춰 항암제, 표적치료, 면역치료 등을 조합해 최대한 삶의 질을 유지하게 한다"고 했다.단순히 생존율만 보는 게 아니라, 환자의 삶 전체를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고 그 중심에 종양내과의사가 있다는 설명이다.■갈 길 먼 종양내과학회, 향후 20년 미래는?새로운 약제가 늘어날수록 사회적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고가 신약이 급속히 도입되면서 환자 접근성은 개선됐지만, 건강보험 재정과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큰 도전 과제로 남았다. 박 이사장은 "연금제도처럼 사회가 얼마나 부담할 수 있을지 합의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시스템 안에서 환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그는 "허가와 급여는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지만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 문제가 남아 있다"며 "치료 성과가 아무리 좋아도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결국 환자에게 돌아가지 못한다"며 제도적 뒷받침을 촉구했다.임상시험과 연구 기반 강화의 중요성도 거론됐다. 그는 "우리나라 환자들이 더 빨리 신약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글로벌 임상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연구 인프라 확충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연구 인력은 부족하지만 내과 지원자 수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은 종양내과의 또 다른 고민거리. 종양내과는 특성상 정신적 부담이 커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박 이사장은 "매년 20~30명 정도 배출되지만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특히 종양내과는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정서적 소진이 심하다"며 "환자와 가족에게 생존 가능성, 치료 한계, 삶의 마지막 단계를 설명하는 과정은 의사에게도 큰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멘탈적으로 강한 사람만이 버틸 수 있다는 그의 표현은 종양내과 의사의 심리적 압박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 다만 의학이 개인 맞춤형 치료, 정밀의학, 다학제 협업으로 재편되는 만큼 종양내과의 비전은 여전히 밝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가 본 미래는 어떤 방향일까.박 이사장은 "단순히 생존율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과 사회 복귀까지 고려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환자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일상으로 돌아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종양내과의 미래"라고 했다.그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를 포괄하는 통합적 암 관리가 필요하고 그 역할을 종양내과 의사가 할 수 있다"며 "학회도 연구 지원, 국제 협력, 후배 양성에 집중해 회원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마주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박 이사장은 국내의 임상에 유리한 환경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종양내과의 성장이 보다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그는 "종양내과를 선택한 이유는 연구가 곧 진료이고 진료가 곧 연구가 되는 과이기 때문이었다"며 "환자를 통해서 연구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이를 기반으로 기초연구든, 중계연구든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건 종양내과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서울이 임상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거대하고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남의, 다른 나라의 연구를 추종하는 게 아니라 본인 연구를 세계에 발표하고, 이를 통해 환자 예후 개선에 기여하는 보람은 모든 고됨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했다.그는 "종양내과 만큼 본인의 역량을 100%, 200% 발휘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며 "환자의 생명을 지키고 삶을 바꾸는 현장에 있다는 것은 큰 특권으로 종양내과를 선택한다는 건 환자의 삶을 바꾸는 여정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09-25 05:30:00연구・저널
인터뷰

"SCI급 의학 논문만 500편…그렇지만 의사는 아닙니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주요 학회에서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의학 분야 SCI급 논문만 500여편. 의사는 아니지만 환자의 예후 개선은 물론 일반인의 인식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매년 40~50편이 넘는 의학 논문을 쏟아내며 지난 2022년 제18회 Young Investigator Award(한독학술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것도 의학계 내 그의 활동성을 잘 설명하는 징표.대한비만학회 팩트시트도 10년 전 태동부터 그의 손을 거쳤다. 이외에도 여러 학회의 팩트시트 작성을 주도하며 협업하는 학회만 지질동맥경화학회, 류마티스학회, 당뇨병학회 등 5개에 달한다.주요 학회 발표장마다 얼굴 도장을 찍으면서 그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이름하여 '숫자로 진료하는 학자' 한경도 대한비만학회 빅데이터위원회 이사(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를 만나 의학통계학자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물었다.■매년 40~50편 의학 논문 집필…숫자의 힘으로 변화 추동환자의 예후를 바꾸고, 정책 보고서를 움직이며, 사람들의 인식을 바꾼다. 그 공통분모는 근거다.데이터 더미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산출해내는 것은 지난한 작업. 당뇨·비만·지질·류마티스 등 굵직한 학회의 주요 데이터 발표마다 의학통계학자 한경도 교수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한 교수는 본디 통계학도였다. 가톨릭의대에서 의학통계 석·박사를 거치며 보건의료 빅데이터 연구가 막 움트던 시기에 발을 들였고, 그 선택이 운명을 바꿨다.한 교수는 "의사는 아니지만 전공 자체가 의학통계"라며 "의대에서 통계를 배운 까닭에 의료계와의 협업은 외도가 아니라 제 본업"이라고 강조했다.의학계에선 통계 전문가가 부차적 조력자 정도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누적 500편이 넘는 SCI 논문, 여러 학회들이 발간하는 팩트시트로 드러난 한국인의 질병 현황은 진료 지침의 근거가 되기도 하고, 정책 변화의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더 이상 통계는 통계로 그치지 않는다.한 교수는 "생활습관 교정 연구를 통해 흡연·음주·운동 부족 같은 습관이 바뀌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실제로 낮아진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증명했다"며 "이같은 연구 결과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생활습관 교정의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의사가 아니더라도 환자의 예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아도, 데이터가 삶을 바꾸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데이터를 근거로 정책 변화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근거를 설명하는 데 가장 좋은 건 숫자이고, 따라서 팩트시트의 힘은 숫자에서 비롯된다.한 교수는 "막연히 비만이 늘었다는 말보다 '젊은 남성 고도비만율이 몇 퍼센트'라는 수치가 훨씬 강력하다"며 "이는 정책 결정자에게 경각심을 주고, 국민에게는 자기 문제로 다가오게 만든다"고 설명했다.그는 "해외 수치와 나란히 비교해 국내 질환 유병률을 보여주면 얼마나 심각한지 단번에 와닿는다"며 "그런 까닭에 팩트시트는 단순한 학회 자료를 넘어 인식 변화와 정책 로드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의학통계학자의 존재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한국이 OECD 체제 안에서 선진국과 보조를 맞추려면 모든 것이 정량화돼야 하고, 이는 의학에서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사망률, 치료 성과, 비용 대비 효과까지 수치로 표현해야 하며, 그 수치의 기반을 다지는 것은 의학통계학자의 몫이다.한경도 교수는 "최근엔 AI와 빅데이터가 결합하면서 통계와 의료는 한층 긴밀해지고 있다"며 "이제는 주먹구구식으로는 연구하던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숫자와 근거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설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올해 10주년을 맞은 비만 팩트시트를 돌아보며 그는 "부모의 체질량 지수와 자녀의 비만 상관성을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며 "매년 주요 지표를 반복하면서도 동시에 시의적절한 새로운 항목을 찾아야 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그는 "다만 비만학회가 국내 비만 현황을 담은 팩트시트를 발간한지 10년을 맞으면서 처음으로 비만 유병률 정체와 같은 긍정 신호가 포착됐다"며 "팩트시트와 논문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매년 나온다는 점에서 의학통계학과 학생들도 동기부여가 되고, 본인도 다시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그는 "몸은 하나인데 학회의 협업 요청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 힘들 때도 있지만 데이터가 환자의 건강과 사회 인식에 보탬이 된다는 확신이 있어 은퇴까지 함께 하고 싶다"며 "임상과 정책, 학문과 사회의 경계에 서서 숫자로 현실을 바꾸는 일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09-17 05:30:00연구・저널
인터뷰

"아뎀파스 급여 진입 폐동맥고혈압 전략 유연해졌죠"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폐동맥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PAH)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운반하는 폐동맥 내의 혈압이 상승해 폐동맥이 두꺼워지고, 폐의 혈액 순환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전체 폐고혈압의 3%에 해당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더구나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2~3년 내 사망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치료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면서 임상현장에서의 미충족 수요 또한 높은 분야였다.하지만 최근 '아뎀파스(리오시구앗, 바이엘코리아)' 등을 필두로 치료제 접근성이 향상되며 임상현장 치료전략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삼성서울병원 장성아 순환기내과 교수는 아뎀파스가 급여로 적용되면서 임상현장에서의 폐동맥고혈압 치료전략이 유연해졌다고 평가했다.11일 삼성서울병원 장성아 교수(순환기내과)를 만나 아뎀파스 급여 적용에 따른 폐동맥고혈압 치료전략 변화와 제도적 해결 과제 등을 들어봤다.  환자 증가 속 유연한 치료전략 가능해져폐동맥고혈압의 치료목표는 양호한 운동능력, 삶의 질, 우심실 기능을 유지해 사망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WHO 등급 II 이상인 유증상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전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현재는 질환 발생과 관련된 개별 신호 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일산화질소 경로 표적치료제(PDE5i, sGC), 엔도텔린 경로 표적치료제(ERA), 프로스타사이클린 경로 표적치료제(PCA, PRA)가 사용되는데, 단독 치료에서 효과가 없을 경우 다른 작용 기전의 약물을 추가하는 병용요법이 권고된다.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사망률은 여전히 높으며, 대부분의 환자(71~76%)는 현재의 치료법으로도 저위험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높은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폐동맥고혈압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64~81%는 운동기능과 6분 보행거리의 개선이 없거나 악화를 이유로 경구용 1차 약제 단독요법을 변경하거나 약물을 추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022 ESC/ERS(유럽심장학회/유럽호흡기학회) 폐동맥고혈압 치료 지침에서도 ERA와 PDE5i의 병용에도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중증도 환자의 경우 PDE5i에서 아뎀파스와 같은 sGC로 약제를 전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 폐동맥고혈압 환자에서는 PDE5i에 대한 반응 부족 또는 내약성 문제로 인해 임상적 악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장성아 교수는 아뎀파스가 최근 건강보험 급여로 전환, 임상현장에서 보다 유연한 치료전략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장성아 교수는 "1차 병용요법으로는 ERA와 PDE5i 억제제 계열 약물을 주로 사용하는데, 아뎀파스는 이들 약물을 병용했음에도 질병이 진행한 환자들에게 유용한 약제"라며 "PDE5i 계열의 약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효과가 불충분한 환자들을 커버할 수 있는 약제라는 점에서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여기서 아뎀파스는 sGC 자극제로, 기존 PDE5i와는 다른 기전을 통해 작용한다. 따라서 PDE-5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군에 대한 보완적 치료가 가능하며, 폐동맥고혈압 치료 전략 전반에 있어 유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장성아 교수는 "질환이 진행되는 환자에서 기전적으로 PDE5i가 반응하지 않는 지점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간 아뎀파스에 대해 급여가 적용되지 않았으므로 이런 경우에도 실제 치료옵션으로는 사용하기 어려웠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지난 6월부터 아뎀파스 급여가 적용돼 보다 유연한 치료전략을 통해 폐동맥고혈압 환자 치료가 한결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아뎀파스 급여 적용을 계기로 PDE5i와 sGC 치료제 간에서의 효율적인 치료전략 마련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뎀파스 급여 적용의 근거가 됐던 REPLACE 연구를 주목해볼만 하다. 연구에 따르면, PDE5i 치료에도 임상 반응이 불충분한 성인 증상성 폐동맥고혈압 환자 대상 아뎀파스 전환 투여군은 PDE5i 유지군 대비 24주 시점의 임상적 개선(clinical improvement) 도달률은 2.78배 유의하게 높았으며, 임상 악화 발생 위험은 90% 낮았다.장성아 교수는 "현재까지의 임상 근거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비용 효율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PDE5i를 일반적으로 우선 고려해왔다. 그러나 PDE5i로 치료받던 환자를 무작위 배정해 아뎀파스로 치료를 전환하거나 PDE5i 치료를 유지할 경우의 임상적 호전 및 악화 변화를 비교한 REPLACE 임상 연구가 진행된 바 있기에 가이드라인에도 해당 데이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아뎀파스를 먼저 투여하는 센터의 전문가들은 아뎀파스의 치료적 혜택을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REPLACE 임상 결과, PDE5i를 아뎀파스로 전환할 때 보다 유의한 효과가 확인됐다"며 "단편적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 우리 병원 환자를 포함해 임상에서 아뎀파스를 투여 받은 환자들이 더 오래 생존한 데이터도 있다. 아뎀파스가 PDE-5 억제제보다 최종작용단계에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장성아 교수는 폐동맥고혈압 신약이 최근 국내에 허가받고 있지만, 15년 전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국내 급여기준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으로 활용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치료옵션 증가 속 급여기준 한계 여전이 가운데 아뎀파스는 올해 6월부터 WHO 기능분류 단계 Ⅱ∼Ⅲ에 해당하는 폐동맥고혈압 환자(WHO 그룹 1)로 진단이 확인된 환자로서 ERA 및/또는 PDE5i에 반응이 충분하지 않거나 ERA 및 PDE5i 약제에 모두 금기인 환자의 단독요법과, PDE5i를 포함한 병용요법으로 3개월 이상 투여 후 임상적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서 PDE5i를 아뎀파스로 교체 병용투여 시 요양 급여가 인정된다.여기서 관건은 PDE5i를 포함한 병용요법에서 sGC 치료제인 아뎀파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3개월의 효과평가 기준을 따라야 한다.장성아 교수는 "국내 보험제도에서는 대부분의 환자가 첫 치료 시에는 1제에 대해서만 보험 적용이 되며, 3개월 후 재평가를 통해 여전히 증상이 심한 환자에 한해 추가 약제에 대한 보험 적용이 가능한 구조로 돼 있다"며 "반면, 유럽 및 미국 심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경증 환자라도 초기 치료 시 2제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그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연구 데이터에 기반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1제, 즉 단일요법에 대한 연구가 있었고 이후에 2가지 약제를 병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연구 데이터가 발표됐다"며 "병용요법에 대해서도 2개 약제를 동시에 쓸 경우와 시간차를 두고 순차적으로(Sequential) 사용할 경우에 대한 연구도 각각 진행되면서 초기 병용요법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급여기준 상의 한계를 지적했다. 최근 아뎀파스 급여 적용과 동시에 소타터셉트 등 신약까지 허가를 받는 상황에서 급여기준도 이제 개선돼야 한다는 뜻이다.장성아 교수는 "소타터셉트 허가로 지각 변동이 있긴 하겠지만, 아직 급여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고가약이기에 실제 의학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는 권고 사항과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현장에서의 처방 패턴 간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폐동맥고혈압 약제도 많이 존재한다. 해당 약제들이 허가되더라도 15년 전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국내 급여기준이 적용된다면 임상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사용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그는 "의료의 진보가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험 적용의 속도와 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치료제가 허가되더라도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사용 경험이 축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025-09-11 05:30:00외자사
인터뷰

"토탈케어 가능한 펙수클루 위산 분비 억제제 패러다임 전환"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최근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이 P-CAB 제제의 진입으로 인해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변화의 주역 중 하나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는 적응증 확대를 통해 영역 확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같은 적응증 확대를 통해 위산 분비 억제제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대웅제약 소화기사업팀의 진재훈 팀장과 서동진, 김민성 PM을 만나 현재까지의 성과와 향후 목표 등을 들어봤다.펙수클루를 담당하는 대웅제약 소화기사업팀의 진재훈 팀장, 서동진 PM, 김민성 PM(왼쪽부터)우선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국산 34호 신약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위산분비억제제로 현재는 40mg와 10mg 함량이 출시되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위염 치료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기존시장을 주도해 온 PPI 제제는 반감기가 짧고, 식전에 복용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펙수클루는 이러한 PPI의 미충족 수요를 개선, 환자들이 보다 빠른 증상완화와 안정적인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두 번째 P-CAB 제제로 시장에 출시된 펙수클루는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지난해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이와 관련해 서동진 PM은 "펙수클루가 빠르게 성장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발매부터 지금까지 환자 중심의 입장에서 증상친화적인 약물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었기 때문"이라며 "결국 GERD 치료의 목적은 증상개선이기에 단순히 PK, PD 등의 약동학적인 지표를 넘어 환자들이 실제로 불편을 겪는 GERD 증상들을 어떻게 빠르게 개선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다양한 임상적 근거를 축척해왔다"고 설명했다.실제로 1주일에 2일 이상 가슴쓰림을 경험하는 환자에게 있어 특히 고통스러워하는 야간 속쓰림이나, 만성기침 같은 증상을 개선시킨 임상데이터 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두번째 국산 P-CAB 제제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에 쓰이는 펙수클루 40mg 제품사진. 서 PM은 "이런 임상 데이터는 물론 리얼 월드 데이터이면서 1차 의료기관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연구인 PRO연구의 데이터 또한 확보했다"며 "이러한 차별성이 실제 현장에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신뢰를 얻으며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PRO 연구의 경우 1차 의료기관에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복용 전과 후 증상 정도의 개선 점수 비교해서 연구 데이터 발표했고 두 번의 연구 진행했다.이를 통해 임상 데이터는 물론 실제 현장에서의 데이터까지 확보 되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으며, 실제 개원가에서 활용이 더 폭 넓게 됐다는 평가다.서 PM은 "펙수클루의 경우 증상 친화적인 약물로 표현할 수 있는데 개발 디자인부터 증상에 초점 맞춰졌고, 임상을 통해서도 이런 부분이 입증돼 근거가 많은 약물"이라며 "실제 개원가에서 증상을 확인하게 되는데 현장에서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는 반응이 많다"고 언급했다.이런 장점에 더해 종근당과의 협력 역시 펙수클루의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서동진 PM은 "종근당은 이미 P-CAB의 마케팅 경험이 있고, 또 좋은 영업력을 가진 회사라는 측면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실제로 펙수클루의 특장점 및 제품 정보에 대한 정리가 빠르게 완료됐고 함께 더 많은 고객을 만나 한번더 성장할 수 있는 효과를 냈다고 본다"고 전했다.특히 펙수클루의 경우 P-CAB 제제로 다양한 적응증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김민성 PM은 "기존 펙수클루 40mg 출시 직후부터는 PPI 대비 우위점인 1일차 최대약효발현, 식사와 무관한 복용을 바탕으로 P-CAB으로서의 Paradigm Shift를 이끌고자 2020서울컨센서스 기반으로 한 ‘The New wave of GERD treatment’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이어 "작년부터는 실제 1차 의료기관 대상 대규모 연구인 PRO 연구와 LPRD 등 환자의 증상개선에 초점을 맞춘 부분과 올해 3월 4%의 약가인하를 통해 P-CAB 상용량 기준 가장 경제적인 약가를 통해 환자의 증상개선과 약가부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어 현장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김 PM은 "펙수클루 40mg가 기존 GERD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목표로 했다면 펙수클루10mg 출시로 경증인 위염부터 GERD까지 펙수클루 단일 브랜드로 케어할 수 있어 산분비 억제제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더 큰 목표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현존하는 P-CAB 제제중 유일하게 위염 적응증을 보유한 펙수클루 10mg 제품사진. 이어 "특히 P-CAB 최초의 Quarter dose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GERD환자의 경우 40mg으로 초기 치료 후 최소 유효용량인 10mg으로 연계해 환자의 첫 방문부터 마지막 추적 관리까지 이어지는 치료 옵션이 가능해졌다"며 "펙수클루 10mg의 약가는 277원(일일 약가 544원) 수준으로 기존 P-CAB 대비 환자의 약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 KOL 선생님들로부터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처럼 새로운 적응증 역시 빠르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만큼 대웅제약은 추가적인 적응증 확대 역시 노리고 있다.이는 다양한 적응증을 모두 확보해 P-CAB을 통한 토탈 케어가 가능하도록 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겠다는 목표인 것.펙수클루는 이미 확보한 적응증 외에도 역류성 식도염 치료 후 유지부터 H.Pylori 제균치료, 비미란성 역류성 식도염 등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이다.서동진 PM은 "현재 펙수클루 20mg은 NSAIDs로 인한 소화성궤양 예방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아 현재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잘 알려져 있듯이 NSAIDs 복용 환자의 10~60%가 위장관 불편을 경험하는데, 펙수클루 20mg은 이러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이어 "국내 P-CAB 중에서는 최초로 NSAIDs 소화성궤양 예방 적응증으로 출시되는 제품으로, 위염에 이어 또다시 P-CAB의 치료 영역을 한 단계 확장하는 의미 있는 성과라 생각한다"며 "펙수클루는 이미 40mg(GERD치료), 10mg(위염 치료)에 이어 20mg까지 확보하면서, P-CAB 계열 최초로 3가지 용량 체계를 갖춘 제품이 된다"고 설명했다.서 PM은 "이를 통해 단일 브랜드로 위와 관련된 주요 질환을 아우르는 ‘토털 케어’가 가능해지고, 이는 펙수클루만의 차별화된 강점이자 향후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날 PM들은 펙수클루만으로도 토탈케어가 가능하게 되면 위산 분비 억제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진재훈 팀장은 "확보해야 할 적응증은 이미 다 정해진 상태로 빠르게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사실 최근 해외 진출이 많은데, 국내에서의 매출 및 현장 반응에 따라 해외 전략도 정해지는 만큼 국내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언급했다.진 팀장은 또 "펙수클루의 경우 회사의 1품 1조 전략의 핵심 중 하나로, 큰 목표를 세워서 2030년까지 국내 매출 3000억원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핵심적인 품목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김민성 PM은 "현재 펙수클루는 한국을 포함한 6개 국가에서 판매중이며, 실제 필리핀, 멕시코에서는 현지 발매 심포지엄을 진행하면서 K-의약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며 "올해 30개국, 27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준비중에 있으며 3년 연속 세계 최대규모의 DDW에서 오프라인 부스, 미국에서의 Fexuclue Night 등을 개최하면서 실제로 많은 뿌듯함을 느끼고 펙수클루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꼈다"고 말했다.이어 "필리핀에서는 대웅제약 성장의 중심인 검증4단계를 도입하는 등 제품뿐만 아니라 대웅제약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매출성장과 동시에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업무를 수행 중"이라며 "해외에서 K-바이오 의약품을 선도할 수 있는 의약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서동진 PM은 "펙수클루를 담당하면서 저희들만이 할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국내 P-CAB으로 NSAIDs 소화성궤양 예방 시장을 새로 만들어가는 등 적응증을 확대할수록 위산분비억제제에서 P-CAB 제제로의 패러다임 전환 가속화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이런 국내 시장 변화 속에 최초로 도전하는 또 확대해가는 영역을 가지고 있는 만큼 나름 책임감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며 "이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더 많은 치료 영역에서 사랑받아 처방되고, 또 환자가 만족하는 약제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2025-09-09 05:30:00국내사
인터뷰

"바벤시오 유지요법 급여...요로상피암 장기 생존 기회 열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전체 방광암의 약 90%를 차지하는 요로상피세포암(이하 요로상피암)은 주로 60~80대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고령화 심화에 따라 치료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의 5년 생존율은 10% 미만으로 예후가 불량하며, 재발률이 최대 70%에 달해 질병의 조기 억제와 연속성을 고려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그동안 마땅한 치료전략이 부재,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젬시타빈, 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이 1차 치료로 활용돼 왔다는 점이다. 더구나 과거에는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이 있는 환자라고 하더라도 전신 상태가 안정된 이후에는 마땅한 후속 치료 옵션이 없어, 재발 위험을 감수하며 관찰에 의존하는 전략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미충족 수요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벤시오(아벨루맙)를 활용한 '유지요법'으로, 2023년 8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계기로 임상현장에서의 치료전략 전면에 자리했다. 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주한 교수가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을 중심으로 한 요로상피암 치료전략을 설명하고 있다.4일 인하대병원 임주한 교수(혈액종양내과)를 만나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을 중심으로 한 전이성 요로상피암 주요 치료전략과 이에 따른 임상적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유지요법 등장, 장기치료 기회 제공요로상피암은 신약 도입으로 1차 표준 치료에 변화가 빠른 폐암, 유방암 등 다른 암종과 달리, 수십 년간 항암 신약의 불모지로 불리며 1차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컸던 영역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임상연구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치료제가 국내 임상현장에도 도입되며 요로상피암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임주한 교수는 "유지요법이 도입되기 전에는 항암제를 언제까지 투여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실제 현장에서는 치료가 과도하게 연장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 5~6년 사이 방광암 치료 환경은 크게 변화했다. 환자의 상태, 약물 사용 순서, 이상반응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가능해졌고, 새로운 치료 옵션의 등장으로 실제 환자 경험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바벤시오의 등장 이후 요로상피암 1차 치료 이후의 공백을 채움으로써, 질병 진행을 억제하고 치료 옵션 선택의 기회를 넓혀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JAVELIN Bladder 100 임상에서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은 mOS 29.7개월로 기존 요법 대비 생존 이점을 명확히 입증했다. 최근 리얼월드 데이터에서 바벤시오 유지요법 이후 ADC 계열의 2차 치료와 연계할 경우 전체 생존기간이 최대 40.8개월까지 연장되었고, ADC 계열의 약물 중에서도 엔포투맙베도틴으로 2차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41.5개월로 생존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바벤시오는 이러한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3년 8월부터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의 1차 유지요법 옵션으로 유일하게 급여 적용을 받고 있다.이를 두고 임주한 교수는 고령 환자 위주인 요로상피암의 특성 상 바벤시오 유지요법의 등장 이후 치료 중에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이자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임주한 교수는 "세포독성 항암제를 3~4개월간 사용한 후 유지요법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는 환자에게 치료 선택 폭을 넓혀주고, 불필요한 독성을 줄이면서 장기 생존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그는 "바벤시오는 2주 간격으로 주사 투여해 70~80대 고령 환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2년까지 유지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치료 중에도 일상생활을 거의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환자에게 큰 장점"이라며 "또 다른 특징은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비교적 적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면역항암제는 호르몬 불균형이나 피부 이상반응이 흔하지만, 바벤시오는 이러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초기 세포독성 항암제를 견디기 어려운 고령 환자에게도 장기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임주한 교수는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이 건강보험 급여에 적용되면서 환자들이 치료 중에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요로상피암 치료 기준점 제시이 가운데 바벤시오 유지요법의 국내 임상현장 활용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급여 적용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꾸준히 유지치료를 이어가는 환자들을 목격하며 바벤시오의 효과와 안정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임주한 교수의 진단이다.임주한 교수는 "급여 적용 덕분에 상당수 환자가 바벤시오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실제로 2년 가까이 꾸준히 유지 치료를 이어가는 환자들도 있으며, 이를 통해 바벤시오의 치료 효과와 안정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반응이 비교적 적어 치료 과정의 부담이 크지 않고, 의료 공백이 생기더라도 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방광암에서는 바벤시오를 통해 처음으로 성공적인 유지요법 전략이 확립됐다. 이는 방광암 치료에서 유지요법을 실현시킨 역사적 성과이자, 앞으로도 랜드마크로 남을 치료 전략"이라며 "나아가 유지요법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약물 투여만을 뜻하지 않는다. 이상반응 관리, 환자의 가치관, 삶의 질까지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단어 자체가 의학적 고민과 환자의 삶, 그리고 치료 목표를 함께 담아내는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다만, 바벤시오 유지요법이 임상현장 전면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요로상피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ADC와 면역항암제가 짝을 이룬 병용요법이 긍정적인 임상적 혜택 제공을 입증해냈기 때문이다. 임주한 교수는 "치료 선택은 의사의 판단, 환자의 상태, 그리고 이상반응 관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표적치료제나 ADC 계열은 아직 장기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며 "실제 임상에서는 약물 사용이 어렵거나 치료 중도 탈락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로 인해 표준 용량보다 줄여 언더도즈(under-dose) 형태로 투여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이에 따라 임주한 교수는 국내 환자 대상 장기 데이터와 환자 비용 부담 측면에서 여전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바벤시오 유지요법이 중요한 치료옵션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했다.임주한 교수는 "치료 전략을 결정할 때는 의사의 치료 목표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과 가치관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1차 치료 이후 안정적으로 유지가 잘 된다면 환자를 자주 만나지 않아도 되지만, 치료 시작 단계에서는 의사, 환자, 보호자 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생존 연장, 삶의 질, 비용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고려된다"고 설명했다.그는 "바벤시오는 기존 치료와 비교했을 때 생존 연장 효과, 삶의 질 유지, 비용 부담 완화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며 "향후 장기 추적 데이터와 국내 환자 대상 적정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바벤시오는 여전히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2025-09-04 05:30:00외자사
인터뷰

"혈압 관리 핵심 키워드는 연속성…정부가 마중물 부어야"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고혈압 관리의 핵심은 바로 연속성이에요.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진료 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죠. 결국 제도적 장치들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전 세계적으로 고혈압 유병률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혈압은 심뇌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의료비 급증은 물론 사회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로 인해 각 국가들은 건강관리의 핵심 과제로 고혈압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정부는 지난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을 도입해 적극적인 고혈압 관리에 나섰다.고혈압과 당뇨병을 만성질환의 양대 축으로 삼아 지역 의료기관을 활용해 지속 관리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하지만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사업은 파열음이 나고 있다. 이로 인해 고혈압 관리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만성질환관리사업 고혈압 관리 한계 봉착"그렇다면 과연 현재 우리나라 고혈압 관리, 그 중에서도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정혈압 관리의 현 주소는 어디일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김상진 의무이사(한걸음가정의학과)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 이유다.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김상진 이사는 혈압 관리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연속성'을 꼽았다."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지만 고혈압은 특히 연속성이 중요해요. 가장 먼저 환자가 혈압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고 의사가 이에 적절한 대처를 해줘야 하죠. 그리고 정부는 이 고리를 단단히 연결시켜 줘야 하고요. 하지만 현실은 따로 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실제로 그는 고혈압 관리의 가장 큰 한계로 환자들의 인식을 꼽았다. 고혈압의 위험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당장 눈에 띄는 증상이 없다는 점에서 소홀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결국 의료진이 이에 대해 충분한 상담과 권유를 통해 관리를 위한 물꼬를 터야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김상진 원장은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당장 눈에 띄는 증상이 없으니 고혈압의 위험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진료실에서 이를 설명해주는 것만으로 환자의 인식이 크게 개선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결국 이러한 의사와 환자 사이의 라포를 어떻게 유지시켜 나가는가가 고혈압 관리의 핵심"이라며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 그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을 꼽았다. 취지는 100% 공감하지만 실행 방식에 있어 이미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시범사업에서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으면서 참여율이 올라간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본인부담금을 인상하면서 치료 포기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김 원장은 "결국 의사와 발검음을 맞춰 고혈압을 관리하던 환자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라며 "일관성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결국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바로 의사와 환자의 라포"라고 꼬집었다.이어 그는 "결국 그 괴리에 상처받은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찾는 것을 멈추게 되고 이는 곧 치료 단절을 의미한다"며 "정말로 만성질환관리, 고혈압 관리가 필요하다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젊은 고혈압 환자 증가…가정혈압 인식 필요"그는 특히 이미 선진국에서는 효과적인 혈압 관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정혈압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그는 현재 고혈압 관리 정책에 한계를 지적하며 가정혈압을 통한 젊은 고혈압 환자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김상진 원장은 "대한고혈압학회 등 학계도 강조하고 있고 이미 선진국에서는 정립돼 있는 가정혈압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매우 저조한 것이 사실"이라며 "평상시 혈압을 꾸준히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정혈압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가정혈압이 자리잡지 않으면 백의고혈압(의사 앞에서 혈압이 올라가는 현상) 등의 이유로 굳이 약물 치료가 필요없는 환자들이 약을 먹게 되는 상황이 되는 등 잘못된 대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홍보에도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최근 젊은 고혈압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제도적 뒷받침이 없이는 이러한 환자들이 나중에 중증 환자로 전환될 위험이 높다는 경고의 목소리다.김 원장은 "젊은 고혈압 환자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지금 굳이 관리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라며 "이러한 환자들을 어떻게 설득해 관리하게 하는가가 이미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책적 고민은 아직 없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또한 그는 "특히 이러한 젊은 환자들은 이해도와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적당한 설명만으로 가정혈압을 생활화하며 꾸준한 관리를 이어갈 수 있다"며 "사실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그러한 면에서 그는 정부가 제대로 된 혈압계 사용을 위한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정확한 혈압을 측정하는데 있어 기기의 품질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김상진 원장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국내에서는 혈압계 품질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규제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며 "오므론헬스케어의 혈압계가 다양한 국제 인증을 통해 상향 표준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제대로 인증받은 제품을 꾸준히 유지관리하며 정확한 혈압을 재는 것이 가정혈압 관리의 기초"라며 "이에 대한 인식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특히 그는 의사들이, 특히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상진 원장은 "결국 저수가 얘기로 귀결되지만 현재 의료시스템에서 의사가 환자를 앞에 두고 혈압 관리의 중요성과 가정혈압의 필요성 등을 설명할 시간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정부 또한 이를 인정하고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과 같은 제도를 만든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그는 이어 "하지만 제도가 오히려 의사와 환자의 라포를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면 시급히 문제점를 진단하고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보수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러한 고혈압 인식 개선과 가정혈압, 연속성에 대한 부분은 의사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2025-09-04 05:30:00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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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되면 접종해야할 예방백신 종이 한장에 담았죠"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성인 예방접종은 "수요는 있는데 잘 모른다"로 요약된다. 홍역, 수두, 일본 뇌염, 폐렴구균 등 국가가 정해서 권장하고 적극적으로 홍보·안내하는 예방접종의 대부분이 소아청소년기에 집중되기 때문.성인 예방접종은 65세 이상 어르신의 독감·폐렴구균 백신 등 일부 고위험군에 대해서만 지원하거나 안내가 이뤄져 일반 성인은 '알아서' 맞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문제는 스스로 알아보고 맞기엔 백신의 종류와 그에 따른 장단점, 접종 시기 등의 높은 문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사백신과 생백신, 단백결합백신, 다당질백신, 일반 사백신, 고면역원성 백신, 면역증강 백신, 면역력이 저하된 고령자에서의 백신별 예방 효과 차이까지 혼란을 가중시키기 십상이다.이에 최근 대한가정의학회가 팔을 걷고 나섰다. '50세 이상 성인 예방접종 체크리스트'를 마련, 접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겠다는 것.체크리스트 작성을 총괄한 김영상 대한가정의학회 예방접종위원회 특임이사(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를 만나 체크리스트 마련의 배경 및 성인 예방접종의 현황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50세 이상은 '취약한 시기'…접종 필요한 이유는대한가정의학회가 성인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처음으로 성인 예방접종 체크리스트를 마련, 지난달부터 홍보에 나섰다.이번 리스트는 50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정리됐는데, 이는 국가 차원의 성인 백신 권고안이 부재한 현실에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접종 필요성을 환기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김영상 이사는 "최근에 여러가지 예방접종 백신들이 새로 나오고 있고, 그 중에서도 좀 더 고령층에 특화돼 있는 백신들이 많이 개발됐다"며 "많은 분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옵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회와 국가 차원의 권고나 자료 같은 것이 부재했다"고 지적했다.김영상 대한가정의학회 예방접종위원회 특임이사그는 "국내는 주로 백신 개발사를 중심으로 자사 제품 프로모션의 용도로 백신 접종 필요성을 안내해왔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는 않다"며 "주요 의료선진국은 새 백신들이 개발되고 환자에게 효용이 기대되면 이를 매년 업데이트해 배포한다"고 말했다.소아 예방접종은 국가 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대부분 무료로 제공된다. 그러나 성인 예방접종은 여전히 개인 선택에 맡겨져 있으며, 의료 현장에서도 권고 기준이 불분명해 접종 여부가 의료진 경험이나 개인의 판단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필요한 백신을 제때 맞지 못하거나, 반대로 불필요한 접종을 반복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학회 차원에서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게 됐다는 것.김 이사는 "고령자가 독감에 걸리면 향후 폐렴이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독감에 더불어 폐렴구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도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리스트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최근에는 대중들도 대상포진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며 "대상포진에 걸린다고 바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고령자가 대상포진에 걸리면 평생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는 신경통 등을 비롯해 합병증 위험이 상당해 리스트에 포함했다"고 했다.예방접종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아직 낮은 편이다. 특히 생백신과 유전자재조합 사백신의 차이를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생백신은 약독화된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지만,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에서는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거나 부작용 위험이 존재한다.김 이사는 "생백신과 사백신이 존재하는 경우 생백신의 접종시기도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생백신은 대략 한 5년 정도면 항체가가 거의 다 떨어져 예방 효과가 낮아지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용도로 접종시기를 기재케 했다"고 밝혔다.그는 "생백신과 달리 비교적 최근 도입된 유전자재조합 사백신은 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만을 활용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면역 효과가 상대적으로 강력하고 장기간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실제로 사백신은 접종 후 항체가 10년 가까이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해외에선 이전에 생백신을 맞았던 사람들에게 재조합백신을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일부 국가가 생백신을 맞은지 얼마 안 된 상태라도 유전자재조합백신 추가 접종을 권고한 것은 예방 효과의 지속력 차이를 인정했기 때문.폐렴 구균의 경우 다당질 백신은 낮은 연령층에서 접종했을 때 추가 접종을 권장하지만 고령층에선 1회 접종 이상을 권장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면역력이 떨어진 나이대에선 부스팅 접종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워 접종 횟수를 늘리기 보다 다른 종류의 백신 접종이 더 권고된다는 뜻이다.김 이사는 "생백신은 구조적 한계 때문에 고령층에서 효과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사백신은 강력하고 안정적인 면역 반응을 보이지만 가격이 비싸 비용 대비 효과성에 대한 판단과 선택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대한가정의학회가 처음으로 마련한 성인예방접종 체크리스트. 지난달부터 의료기관에 무료 배포되기 시작했다. ■사회적 비용 절감 위해선 포괄적 NIP 확대 필요백신별 가격 차이는 접종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생백신은 10만 원대 중반으로 1회 접종이면 되지만, 유전자재조합 사백신은 20만 원대 중반으로 두 차례 접종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체 비용은 40만 원이 넘는다.현실적으로 가격 장벽 때문에 고령층이나 취약계층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거나 효과가 높아도 접종률이 낮다면 공중보건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김영상 이사는 "실제 해외 연구에서는 대상포진 사백신이 입원율과 합병증 발생률을 유의하게 줄여 의료비 절감 효과가 크다고 보고됐다"며 "장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크더라도 사회 전체의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라는 평가"라고 판단했다.그는 "현재 우리나라 성인 예방접종 지원은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 정도로 제한적이고 대상포진, RSV 등 최신 백신은 전액 본인 부담"이라며 "이로 인해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노인층은 가장 필요한 예방접종을 제때 맞지 못하고, 결국 질환 발생 시 고통과 의료비 부담이 더 커지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지적했다.그는 "프리미엄 백신을 전 국민 무료로 제공하기는 재정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며 "우리나라도 소득이나 계층별로 부분 지원, 바우처 제도, 혹은 고위험군 우선 지원 같은 현실적인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대한가정의학회는 이번 체크리스트 발표에 그치지 않고, 성인 예방접종 전체에 대한 정비를 계획하고 있다.김 이사는 "내년까지 길라잡이 형태의 소책자와 예방접종표를 제작해 의료진과 국민 모두가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할 예정"이라며 "감염병은 여전히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이고 합병증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지만, 많은 경우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을 사람들이 인식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그는 "따라서 성인 예방접종은 단순한 개인 건강 관리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초과 사망률과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공공의료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대중들도 주요 백신의 NIP 지원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5-08-29 05:30:00연구・저널
인터뷰

"예후 나쁜 HER2 양성 위암, 키트루다가 상황 반전시켰죠"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HER2 양성 위암에서는 암세포의 성장과 분열이 더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HER2 음성 위암보다 더 공격적이고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HER2 양성 위암의 1차 표준 치료요법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2010년에 도입된 트라스투주맙-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에 머물러 있어 효과적인 면역항암제 옵션에 대한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가 컸다.이 가운데 2023년 말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양성 위암에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한국MSD)가 적응증을 획득, 임상현장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28일 고대구로병원 오상철 종양내과 교수(암센터장)를 만나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국내 허가를 계기로 변화된 치료환경과 급여 적용 필요성 등을 들어봤다.고대구로병원 오상철 종양내과 교수는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가 국내 허가된 이후 치료환경이 급변했다고 평가했다.여러 암종서 일관된 효과, 이상반응 관리도 OK키트루다는 전이성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에 13년 만에 새로운 옵션으로 등장한 면역항암제로, PD-L1 CPS 1 이상 환자에서 기존 표준치료요법 대비 우수한 전체 생존기간(OS), 무진행 생존기간(PFS), 객관적반응률(ORR)을 확인했다.중앙 추적관찰 기간 38.5개월 시점에서 키트루다와 트라스투주맙 및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은 PD-L1 CPS 1 이상 환자에서 대조군(트라스투주맙-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29% 감소시키며, 기존 치료 대비 우수함을 확인했다. 임상에 참여한 전체 698명 중 약 81%(564 명)가 남성이었다.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에서 대조군의 15.7개월보다 4개월 이상 개선된 20.0개월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을 보이며 사망위험을 19% 감소시켰다.특히, PD-L1 CPS 1 이상 환자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73.2%로, 대조군의 58.4%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에서 완전관해를 보인 환자의 비율은 16.4%로 확인됐다. 최종 분석 시점인 추적 관찰 기간 중앙값 50.2개월 시점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PD-L1 CPS 1 이상 환자에서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전체 생존기간 개선을 확인했다.  오상철 교수는 "2023년 12월에 키트루다가 도입돼 표적치료제(트라스투주맙)-항암화학요법과 4제로 사용되면서 치료 효과가 더욱 극대화됐다"며 "전이성 위암에서 많은 치료제가 등장했지만, HER2 양성 위암에서 가장 우수한 생존 기간을 보이는 치료요법이 됐다"고 설명했다.그는 "HER2 양성 위암은 질환 자체가 악성이고 예후가 좋지 않다. 이처럼 치료가 어려운 암종에서 20개월에 근접한 생존 기간을 보인 경우는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최초이며, 일부 환자는 완치를 목표로 수술이 가능해지기도 했다"며 "즉, HER2 양성 위암 환자는 면역항암제 치료가 시급한 환자군이자,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자군"이라고 말했다.임상연구를 토대로 빠르게 임상현장에 안착한 셈인데, 오상철 교수는 다년간 쌓인 키트루다 처방 경험이 HER2 양성 위암 치료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여러 암종에서 쌓아 온 치료제의 임상 데이터와 이상반응 관리 경험이 하나의 '무기'가 돼 적극적인 처방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그는 "하나의 약제가 여러 암종에서 일관되게 효과를 보이면, 의사들은 해당 약제에 익숙해지고 이상 반응 관리 경험도 쌓인다"며 "키트루다는 다양한 암종에서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돼 있고, 이상반응 관리 측면에서도 많은 의사들이 익숙하다"고 강조했다.오상철 교수는 "과거에는 항암화학요법에서 경험하지 했던 폐렴 이상반응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졌지만, 현재는 관련 진료 지침이 마련돼 있어 대응이 가능하다"며 "현재는 키트루다를 사용하면 의료진들이 '웃으면서' 치료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고 견해를 밝혔다. 고대구로병원 오상철 교수는 키트루다가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에서 병용요법 부분급여로 환자부담이 줄었지만 여전이 약값은 문제라고 지적했다.항암제 부분급여 적용 속 치료제 부담은 여전이 가운데 지난 5월, 보건복지부는 항암제 병용요법의 건강보험 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 항암제에 신약을 병용하거나 적응증을 추가하더라도, 기존 약제의 보험급여는 유지되는 방향으로 기준이 개정됐다. 소위 항암제 병용요법 부분급여 정책이다.이 같은 변화로,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사용되는 트라스투주맙 및 항암화학요법이 부분급여로 적용되면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오상철 교수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일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치료제 가격 걸림돌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그는 "이번 개정이 환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소식이라 생각한다. 다만, 키트루다 병용요법에서 항암화학요법과 표적항암제가 차지하는 금액은 일부이고, 환자들이 치료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부담은 키트루다"라며 "즉, 부분급여 적용으로 환자들의 부담이 감소한 것은 맞지만, 아직 비급여이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자연스럽게 임상현장에서는 '키트루다' 급여 적용여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을 터.참고로 지난 2월, 키트루다는 HER2 양성 위암(PD-L1 CPS≥1) 1차 치료를 비롯해 HER2 음성 위암 (PD-L1 CPS≥10), 식도암(PD-L1 발현 양성, CPS≥10), 직결장암(MSI-H/dMMR 양성), 2차 진행성 소장암(MSI-H/dMMR 양성), 2차 진행성 담도암((MSI-H/dMMR) 등이 급여 첫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을 통과했다.  하지만 급여 기준이 설정된 지 반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도 다음 단계로 여겨지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의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오상철 교수는 "면역항암제는 암을 만성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즉, 기존 치료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는 서광이자, 꼭 써야만 하는 치료법이 됐다"며 "경제적인 부분만 고려하기 보다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이제 일본의 GDP를 앞선 시점이지만, 현재의 약제 허가와 보험급여 시스템은 아직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상철 교수는 항암제 환자 부담측면에서 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오상철 교수는 "경제적 이유로 최선의 치료에 접근하지 못하는 환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기존 치료에 효과가 없고 대체 불가한 약제라면 선별적으로라도 신속히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 현재처럼 허가에서 급여까지 2~3년이 소요되거나 전혀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환자의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효과가 입증된 약을 '아직 급여 조정 중'이라는 이유로 사용할 수 없게 해서는 안 된다"며 "전면 불허 대신 50%·30% 또는 6개월 등 일정 기간만이라도 지원하는 탄력적 방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 대열에 있는 만큼, 인접 국가나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급여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5-08-28 05:30:00외자사
인터뷰

"의료법인들 인력난·과다경쟁에 폐업 위기 내몰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우리나라 의료법인의 가장 큰 문제는 인력 수급 문제다. 의사, 간호사 등 수급이 굉장히 힘들어 병원들이 혼란을 많이 겪고 있다."김용태 경희대학교 의료경영학과 주임교수는 오는 9월 17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의료법인 경쟁력 강화 전략 세미나'를 앞두고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서 현재 의료법인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이같이 진단했다. 이어 의료법인들의 현실적 고민과 해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이번 세미나는 대한의료법인연합회와 메디칼타임즈,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의료경영 MBA가 공동 주최한다. 김 교수는 "많은 대학들이 의료경영학과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 학교가 처음으로 의료단체와 연합해서 강의하는 사례"라며 "산학연이 항상 협동하는 체계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경희대 의료경영MBA 김용태 주임교수는 의료법인 의료기관의 경영 실태를 짚었다. 김 교수가 꼽는 의료법인들의 첫 번째 위기는 심각한 인력 부족이다.그는 "인력 수급이 어려우니까 인건비가 올라간다. 병원의 매출은 향상돼도 이익률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의사, 간호사 등 핵심 의료인력의 부족으로 병원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설명이다.두 번째 문제는 과다 경쟁이다. 김 교수는 "병원 수가 급증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다한 홍보와 비보험 진료, 환자 유인을 위한 각종 방법들이 범람하고 있다"고 짚었다.서울 중심부에서는 해외환자 유치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브로커들이 생성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특히 주목할 점은 환자들의 의료 지식 수준 향상이다. 그에 따르면 환자들이 SNS를 통해 의료 지식이 상당히 풍부해졌다. 그만큼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짚었다.이처럼 의료법인 병원들이 경영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업종을 다각화하는 현실도 짚었다. 그는 "의료법인들이 요양병원, 요양원, 장애인 재활센터 등을 건립하고 있지만 보다 혁신적인 대책이 없으면 의료법인 병원의 폐업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 교수는 해결책으로 조직문화 개선과 리더십 변화를 강조했다. 의료법인 병원의 특성상 공공조직 성격을 일부 보이는데 이때 조직문화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특히 중간관리자들의 리더십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이 중간관리자들이기 때문에 중간관리자 리더십은 일반 리더십과 분명히 다르다"며 "중간관리자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어낼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의료경영학과가 생긴 지 30년 됐지만 이제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야한다"며 "병원도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병원관리를 아날로그가 아니라 디지털화해야 하고, AI라는 새로운 부분도 접목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세미나에서는 김 교수의 조직문화 개선 강의 외에도 실무형 디지털 마케팅과 의료 AI 트렌드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뷰택트리 김미선 대표가 유튜브와 SNS를 통한 실무적 마케팅 방법을, 카카오벤처 김치원 파트너가 '의료AI'를 주제로 의료기관의 시스템 발전 방안을 제시한다.김 교수는 "이번 세미나는 병원 현장에서 실무자와 중간관리자가 참석하면 유익할 것"이라며 "생각은 많지만 무엇부터 해야할 지 모르는 분들에게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경영 노하우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세미나는 9월 17일(수) 오후 1시부터 4시 40분까지 코엑스 3층 컨퍼런스룸 307호에서 진행된다. 
2025-08-28 05:30:00중소병원
인터뷰

"의료진-개발자 의기투합, 환자 정보비대칭 해결해야죠"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고령 환자가 혼자 병‧의원 진료를 받는 경우 가족, 보호자들과 진료 내용을 제대로 공유하지 못해 재차 이를 의료기관을 문의하는 등 불편을 겪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최근 초고령 사회 속 의료진과 환자 간 정보 격차를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솔루션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 기업 히포크랏랩스가 개발한 AI 기반 진료 기록 앱 '데이터히포(DataHippo)'가 그것이다. 히포크랏랩스 최현섭 대표는 AI 기반 진료 기록 앱인 '데이터히포'가 의사와 환자 간 라포 형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22일 히포크랏랩스 최현섭 대표를 만나 AI 기반 진료 기록 앱인 '데이터히포' 개발 배경과 향후 활용 확대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의료약자 해소 '의료진-개발자' 의기투합여기서 데이터히포는 의료 AI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한 진료 녹음 앱입니다. 환자가 의료진의 동의 하에 진료 내용을 녹음하면, 해당 내용을 AI가 요약하고 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표준 문서 형식인 SOAP(Subjective, Objective, Assessment, Plan) 포맷으로 자동 정리해 준다. 정리된 진료 기록은 음성으로 다시 들을 수 있고, 보호자 또는 의료진에게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앱 개발은 의료진의 현장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고관절 수술분야 권위자인 권순용 서울성모병원 교수(정형외과)가 의료약자인 환자들을 위한 진료 기록 앱 필요성을 느끼고 공동개발에 참여한 것.최현섭 대표는 권순용 교수를 통해 이러한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확인, 이를 개선하는 데 AI 기술을 접목했다. 그는 "초고령화 사회 속에서 의료진과 환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제대로 서비스가 정착한다면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법적, 행정적 문제를 발생을 예방하고 환자와 의사 간 라포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에 따라 데이터히포는 지난 7월부터 서비스 공급을 시작했다. 요약된 진료 내용을 스마트폰 앱 내에서 언제든 다시 열람할 수 있다. 앱 내에 포함된 기능을 통해 해당 진료 내용과 관련된 질병 정보나 치료 자료에 접근하는 것도 가능하다.최현섭 대표는 "데이터히포는 환자는 진료 내용을 요약해 기록하고, 쉽게 다시 보고, 들을 수 있다"며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정확한 내용을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어,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막는다. 진료 내용에 기반해 질병 정보나 관련 자료를 AI가 자동으로 연결해주고, 궁금한 점을 다시 질문할 수 있는 Q&A 기능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데이터가 환자의 자산으로 남는다는 점"이라며 "환자가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보관하고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서울성모병원 권순용 정형외과 교수는 임상현장 경험을 토대로 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히포' 개발에 직접 참여했다. 개인정보 강점 바탕 의료약자 대상 영역확대데이터히포의 또 다른 강점을 평가한다면 환자 개인정보 면에서의 차별성이다.  자체 보유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보안적인 강점을 활용, 안전한 환경에서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뜻이다.최현섭 대표는 "히포크랏랩스는 개인이 헬스케어 데이터의 주권을 가지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모든 데이터 처리 과정은 규제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외부로의 데이터 전송은 환자의 명시적 동의가 없으면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그렇다면 최현섭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중장기 계획은 무엇일까. 초고령화 사회 속 고령 만성질환자에 초점이 맞춰진 서비스를 대상을 확대 가능하다. 가령,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 국내 의료현장을 찾은 외국인 환자 등도 서비스를 활용할 수 시스템을 고도화 할 수 있다.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고령층 환자뿐만 아닌 젊은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진료서비스로도 확장이 가능하다.그는 "데이터히포는 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의료진과 환자간 정보 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의료 데이터관리의 주권을 개인에게 되돌리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진료실에서 발생한 대화, 즉 의료정보의 첫 생성 지점을 구조화된 형태로 앱을 통해 관리할 수 있게 해 개인의 데이터를 자산처럼 보유하고, 이는 만성질환 관리, 정밀의료, AI 기반 치료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미래의료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8-22 05:30:00바이오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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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의대생 '6만 년 시간' 낭비…뼈아픈 의정갈등 대가"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의정갈등은 개인적으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숙고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전공의 전체로 보면 너무나 큰 사회적 손실이었다. 의대생과 전공의 약 3만명이 2년간 투쟁에 매달린 것은 결과적으로 '6만 년의 시간'을 허공에 날린 셈이다."의료정책학교 교육연구부장으로 활동하는 서울대병원 장재영 전공의는 최근 메디칼타임즈를 만나 지난 1년 6개월의 의정갈등을 돌아보며 이 같이 밝혔다.■ "전공의 모집 '지방-필수의료' 지원율, 윤 정부 의료개혁 성적표"2024년 2월 윤석열 정부의 '의과대학 2000명 증원'으로 시작된 의정갈등이 마침표를 찍으며, 사직했던 전공의 상당수가 오는 9월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장재영 전공의는 의정갈등 기간을 돌이켜보며, "개인적으로 의료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숙고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하지만 그는 "전공의 집단 전체로 보면 너무나 큰 손실이었다"며 "약 3만 명의 전공의와 의대생이 2년간 투쟁에 매달린 것은 결과적으로 '6만 년의 시간'을 허공에 버린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그가 언급한 '시간 낭비'는 단순한 과장이 아니다. 전공의와 의대생의 부재로 인해 필수의료 현장은 심각한 공백을 겪었고, 의료계와 정부 간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장 전공의는 이번 사태가 남긴 가장 큰 상처 중 하나로 '신뢰 상실'을 꼽았다.그는 "젊은 세대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굉장히 잃었고, 그 불신이 진료실까지 퍼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이어 "정부가 1년 반 동안 의료정책을 강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적 지지가 뒷받침됐기 때문인데, 의료계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점은 자성이 필요한 동시에 섭섭한 마음도 있다"며 "진료실에서는 의사와 환자가 서로 한 편이 돼야 하는데 서로 신뢰가 깨져 안타깝다"고 토로했다.의사 사회 내상 또한 심각하다. 장 전공의는 "어느 집단이든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주류에 반하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축출하는 것은 성찰이 필요한 문제"라고 꼬집었다.그는 "반대 의견이 제시되면 근거를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따져봐야 하는데 '적'이라는 낙인을 찍고 감정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어느 단체든 대표는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전공의 복귀 이후 지도교수 등과의 갈등 또한 우려된다.하지만 장 전공의는 "일부 극단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교수님들은 교육자로서 전공의와 학생들을 잘 지도해야 한다는 의식을 여전히 갖고 있다"며,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갈등의 수위가 높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장재영 전공의는 의정갈등 1년 6개월의 시간은 향후 의료계에 나타나는 변화를 통해 평가받을 것이라 강조했다.그는 "지난 1년 반의 시간이 의미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앞으로가 중요하다"며 "전공의가 복귀한 후에도 다시 업무에 시달리고 아무 발전이 없다면 정말 실패한 정책, 낭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이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가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 성적표"라며 "특히, 지방 의료기관 및 필수의료에 대한 전공의 지원율이 증명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정책학교 2기 내년 상반기 목표…'비대면 진료·AI' 등 안건장 전공의가 교육연구처장으로 활동 중인 의료정책학교는 지난 3월 개교식을 시작으로 16주간 진행, 지난 8월 1기 과정 수료식을 끝으로 공식 종료됐다. 그는 의대생부터 전공의, 전문의 등이 한데 모여 의료 정책 현안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해왔다. 의료정책학교 2기는 내년 상반기 쯤 재개될 전망이다. 오는 9월 의대생들이 복귀하면 내년 초까지는 학교 수업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장재영 전공의는 "1기 의료정책학교에서 의대생들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의사가 되기 전 단계에서 본인들이 향후 몸 담을 의료계 정책에 대한 고민이 전공의 등 기성의사보다도 훨씬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그는 향후 의료정책학교가 의사와 의대생을 뛰어넘어 간호사, 약사 등 보건의료 직종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장재영 전공의는 "의료계는 팀제로 근무하기 때문에 어느 한 직종에 국한되지 않고 서로 얽혀있는 문제가 많다"며 "어느 한 직종의 시각만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그는 "이번 의정갈등 역시 표면적으로는 정부가 의대정원을 2000명 확대해 전공의가 사직했다는 것뿐이지만, 사실 그 안에 간호법부터 의료전달체계, 전공의 수련문제 등 모든 것이 얽혀있다"고 밝혔다.이어 "지난 1기 수업 때 간호법 및 PA와 관련해 전문간호사협회장이 직접 강의한 일이 있었는데 호응이 높았다"며 "다만 직역 간 간극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실제 확대 운영을 위해서는 이를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료정책학교 2기는 비대면 진료 및 AI 등 기술 활용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장 전공의는 "비대면 진료는 조건부 허용 등 세부 설계에 따라 실제 효과와 파급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전문가를 초빙해 제도 시행 시 예상되는 차이를 검토하고 의료계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또한 "AI는 단순히 진료 효율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산업 전반의 발전과 직결되는 과제"라며 "국내 인프라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아울러, 2기에서는 공공의료 및 통합돌봄 등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의료계, 메타인지 성찰해야…사회적 공감대 필요해"장재영 전공의는 의료계 의견이 정책에 효과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메타인지(metacognition)'를 갖고 스스로 성찰하며,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단순 반대만으로는 사회적 설득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료계 입장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타당한지 고려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장 전공의는 "그동안 정부와 의료계 갈등을 살펴보면 양쪽 모두 극단적 입장을 고수하다 결국 타협에 실패하고 일방적으로 정책이 시행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서로 본인 입장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장재영 전공의는 대표적 사례로 전공의 수련 국가 책임제를 꼽았다. 그는 "전공의 수련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라는 식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의사들에게만 유리한 정책'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제도를 입법화하려면 보상 범위, 보상 근거, 해외 사례, 국내 적용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의료수가 현실화 논의 역시 같은 맥락이다. 장 전공의는 "의료계는 수가 정상화를 요구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건강보험료 인상 부담 때문에 쉽사리 수용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무작정 재정을 풀 수 없는 상황에서 국민과 정부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중간 지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어 "비대면 진료, 주치의제 등 의료계는 모두 예외없이 반대하고 있지만 일정 부분 받아들여야 할 부분도 있다"며 "오히려 어떠한 조건과 제도를 병행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내부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기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장재영 전공의는 간호법을 예시로 들며 "전공의 업무범위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중요한 문제임에도 전공의 집단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잘 모이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결국 논의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이어 "지금처럼 극단적인 대립 구조 속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해답을 찾을 수 없다"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8-21 05:30:00제도・법률
인터뷰

"급여 적용으로 미충족 수요 채운 엠파벨리 적극 활용 필요"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지난해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치료제 엠파벨리(페그세타코플란)가 급여권에 진입했다.이는 C5 억제제에 불충분한 효과를 보이는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새로운 PNH 치료 옵션으로,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으며 차츰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세브란스병원 김진석 교수. 이에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를 만나 실제 엠파벨리의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과 나아가 PNH 치료제의 급여 등에 대해서 들어봤다.김진석 교수는 "PNH는 발작적으로 밤에 혈색소, 다시 말해 피가 섞인 소변이 나오는 질환으로, 혈관 내에서 적혈구가 깨지는 것, 즉 용혈이 생기는 질환"이라며 "세균을 공격하는 보체가 정상적인 자기세포를 공격하면서 혈관 내에서 적혈구가 터지게 되고 적혈구 안에 있는 성분인 혈색소가 소변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러면서 문제가 되는 것이 혈전인데, 혈관 내에 작게 있으면 문제가 안 생기지만 중요한 장기에서 혈관을 막으면 문제가 커지는 것으로, 머리나 심장, 콩팥 등에 혈전이 생기면 치명적인 것"이라며 "PNH의 경우 5년 내 생존율이 65% 정도로 암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소개했다.이에 현재 PNH의 경우 보체를 억제하는 형태로 치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말단에 있는 C5 보체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사용 중이다. 에쿨리주맙, 라불리주맙 같은 치료제가 여기에 해당하며 에쿨리주맙은 2주마다 투여하고 라불리주맙은 8주마다 투여하고 있다.김 교수는 "에쿨리주맙과 라불리주맙을 투여해도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빈혈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치료제를 쓰면 PNH 증상인 빈혈이 완전히 해결될 줄 알았지만, 여전히 빈혈이 남아있는 환자들이 있고 30~40%는 수혈을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이어 "치료를 받고 나서도 빈혈과 수혈이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하나는 골수 문제로 재생 불량 빈혈이나, 골수 형성 이상 증후군 같은 것이 해당한다"며 "또 다른 문제는 혈관 외 용혈로, 혈관 내에서만 용혈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비장이나 다른 장기에서도 2차 용혈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김 교수는 "일부 심한 환자들은 수혈을 받게 되고 수혈 환자 중 절반 정도는 빈혈이 심하게 나타난다"며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장기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지면 극심한 피로가 생기고 장기간 빈혈이 계속되면 심부전이 올 수 있어 PNH 치료 시 수혈을 안받으면서 빈혈수치를 10이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그는 "이는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말단 보체 억제제로 효과가 있는 환자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새로운 치료제가 필요했다"며 "그래서 근위 보체 억제제가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즉 이런 상황에서 엠파벨리가 새로운 PNH 치료제로 지난해 11월 급여 적용이 된 것.엠파벨리의 경우 혈관 내 용혈 뿐만 아니라 혈관 외 용혈에 작용하는 첫 번째 치료제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있다.김 교수는 "말단 보체 억제제를 쓰면서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하는 PNH 환자의 기준이 혈색소 10 이하로, 이 경우 혈관 내 용혈 뿐 아니라 혈관 외 용혈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에 엠파벨리는 굉장히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고, 말단 보체 억제제를 쓰면서 빈혈이나 수혈 요구량이 있는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제"라고 언급했다.그는 "실제로 기존 치료제로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2~3주마다 수혈을 받아야 하는 환자가 있어 엠파벨리로 치료를 전환한 환자가 있다"며 "이 환자는 라불리주맙을 맞아도 골수 문제가 있어서 수혈이 계속 필요했다"고 소개했다.이어 "기저로 골수 문제가 있고 혈관외 용혈까지 겹치면 문제가 커지는 상황이었고, 반신반의하면서 근위 보체 억제제로 바꿨는데 수혈을 중단하게 됐다"며 "혈색소 수치가 6에서 9 정도로 올라갔고, 혈관외 용혈을 근위 보체 억제제로 막아주니까 수혈을 받지 않게 되면서 환자는 삶의 질이 매우 좋아졌다"고 전했다.그는 "골수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골수이식도 고려하지만, 골수이식은 합병증도 심하고 고령일 경우 견디기 힘들어 골수이식 전에 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단 다른 시도를 하고 안되면 골수부전을 치료해야 했는데, 다행히 근위 보체 억제제로 치료 효과가 좋게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덧붙여 "올해 1월 엠파벨리로 전환한 환자는 치료 후 2주만에 수혈 요구량이 없어져, 환자가 너무 행복해 한다"며 "PNH는 생존의 문제도 있지만 삶의 질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엠파벨리가 좀 더 활발히 사용돼야 하고 데이터가 쌓이고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진석 교수는 수혈이 필요한 환자 등에서 엠파벨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PNH의 경우 치료제를 바꾸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 기존 치료제로 바꾸는 것이 어렵지 않은 만큼 더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실제로 빈혈이 장기간 이어지면 고령이거나 다른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위험할 수 있고, 현재 혈색소가 8 밑으로 떨어지면 수혈을 받는데, 이 경우는 새로운 치료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김 교수는 "빈혈은 삶의 질에 영향을 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몸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수혈을 오래 받으면 철분 과다로 간부전이나 심부전, 콩팥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당뇨가 올 수도 있어 PNH 치료에 있어 수혈은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빈혈이 있고 수혈을 받아야 하는데 말단 보체 억제제를 쓰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면 엠파벨리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이와 함께 자가 주사라는 점에서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도 엠파벨리의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그는 "PNH는 복약순응도가 매우 중요한 질환으로,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가지 않으면 돌발성 용혈이 생길 수 있다"며 "엠파벨리 같은 경우 본인이 직접 투여하니, 장기 여행도 가능하고, 오히려 복용을 까먹는 경구용 제제보다 편리한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그는 "실제로 현재 엠파벨리로 치료를 전환한 환자가 고령이고 눈이 안 좋아 엠파벨리 투여에 대해 걱정을 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며 "엠파벨리는 약을 처방 받아 집에서 맞으면 되니 환자들에게 편의성이 높은 만큼 임상 현장에서 치료 경험이 늘어나고, 환자들의 경험도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김진석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PNH 치료제의 보험 급여 기준이 조금 더 완화돼야 한다는 점도 주장했다.김 교수는 "LDH 수치가 정상 상한치의 5배에서 10배 정도인 환자들도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으면 약을 쓸 수가 없는 상태로 현재 용혈성 PNH 환자 중 30%는 급여 조건으로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PNH의 경우 혈전의 위험도가 커 급여가 가능해지는 1차 합병증이 생길 때 사망에 이를 수도 있을 정도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급여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5-08-14 05:30:00국내사
인터뷰

"스타틴만 알면 되는 시대 끝나…고지혈증 치료 개벽 수준"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스타틴 일변도에서 PCSK-9 억제제가 추가된 지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획기적이라 평가받는 RNA 기반 신약들이 줄줄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ApoC-III, ANGPTL3, Lp(a) 억제제 등 생소한 기전의 약물들이 임상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치료 전략의 기본 틀까지 재편하는 중이다.자칫하면 처방 동향은 물론 이상지질혈증 대응의 개념부터 길을 잃기 쉬운 상황. 바로 이 시점에서 한국임상고혈압학회가 '알기쉬운 이상지질혈증 최신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책자를 펴냈다.개원의들이 복잡해진 약제 지형 속에서 개념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고려해, '읽기만 해도 술술 이해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집필 과정에 참여한 김은영 학술이사(서울특별시 동부병원 내과)를 만나 집필의 동기 및 주요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지형도 급변…개념부터 기전까지 '개벽'이번 책자는 2019년 발간한 소책자를 완전히 개정해 최신 치료제와 가이드라인 변화를 반영했다.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중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31.2%,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14.4%에 달했다.유전적 소인이나 생활습관 요인으로 인한 지질 수치 조절 장애는 죽상경화증과 심혈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환자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최근 심혈관질환 환자의 LDL-C 치료 목표치는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스타틴뿐 아니라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의 병용 처방도 증가하는 추세다.김은영 학술위원장은 "유럽·미국·한국 3개국 가이드라인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며, 국내 현실에 맞는 방향을 도출했다"며 "단순 요약이 아니라 개념과 맥락을 이해하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미국 ACC/AHA(2018)와 유럽 ESC/EAS(2019) 가이드라인은 고위험군 및 초고위험군에서 고강도 스타틴에 에제티미브와 PCSK-9 억제제를 적극적으로 추가해 LDL-C를 최대한 낮출 것을 권고한다.또 LDL-C 조절 후에도 잔존 위험인자 평가를 위해 TRL, ApoB, Lp(a) 측정을 권고하고, 두 번째 목표 지표로 non-HDL-C를 제시한다.김 위원장은 집필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신약 등장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을 꼽았다.그는 "예전에는 스타틴, 에제티미브, 페노피브레이트, 오메가3 정도를 돌려 쓰는 게 전부였지만, 지금은 mRNA를 타깃으로 한 약만 8개가 개발됐고, 그중 2개가 이미 고지혈증 치료제"라고 했다.실제로 ApoC-III와 ANGPTL3는 중성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LPL을 억제하는데, 이들의 농도를 낮추면 ASCVD 위험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연구가 활발하다.이를 표적으로 한 단클론항체와 RNA 번역 억제제는 현재 가장 유망한 접근 방식으로 꼽히며, ApoC-III 억제제로는 볼라네소르센과 올레자르센, ANGPTL3 억제제로는 부파노르센과 에비나쿠맙이 있다.이런 변화 속에서 책자 1~4장은 대사와 지질 이상 개념을 다루는 데 집중했다. LDL 계산 방법, LDL을 치료 기준으로 삼는 이유 등 기초부터 설명한 뒤, 진단과 치료 파트로 넘어가는 구성이다.김 위원장은 "당뇨병 약제보다 이상지질혈증 약제가 훨씬 빠르게 발전하는 것 같다"며 "개원의들이 최신 정보를 한눈에 정리할 수 있도록 기초와 최신 지식을 모두 담았다"고 말했다.그는 "유전자 검사나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어야 하고, 스타틴·에제티미브를 써도 목표 LDL-C에 도달 못한 경우에만 PCSK-9 억제제 처방이 가능해 개원가가 원활히 쓰기는 쉽지 않다"며 "그렇지만 지금 쓰지 못한다고 해서 앞으로도 못 쓰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경구형 PCSK-9 억제제와 3~6개월 간격으로 맞는 인클리시란 같은 장기 지속형 주사제, 그리고 ANGPTL3 억제제, MTP 억제제(로미타피드), ApoB-100 억제제(미포멀슨), Lp(a) 억제제(펠카센·올파시란) 등도 주목할 신약으로 꼽힌다.이런 약들이 상용화되면 대학병원 환자들도 개원가에서 관리받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판단. 그런 '미래 환경'을 위해서라도 이 책자가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논란이 있는 약제도 배제하지 않았다. 중성지방 저하 효과를 두고 수십년간 효용성 논란이 지속된 오메가3가 그런 경우.최신 데이터에서는 하루 4g 복용 등 고용량, 정제 성분에서만 효과가 있다고 제시했으나 이를 반박하는 연구도 나와 정리가 쉽지 않다.김 위원장은 "오메가3와 관련해 상충된 데이터가 지속되고 있고, 실제 효용이 있더라도 이 기준에 맞도록 실제 처방·복용마저 쉽지 않다"며 "결국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도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은 그 안에 있는 콜레스테롤 성분이라는 것이 최근의 결론"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1차 약은 스타틴으로 접근하고 그 이후 중성지방약, 이후 오메가3를 옵션 개념으로 쓰기 때문에 굳이 오메가3를 배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논란이 있는 부분도 검증의 한 과정이고 다양한 가이드라인도 이를 반영해서 보수적으로 권고하고 있어 책자도 오메가3를 누락시키는 것 대신 논란을 다 포함해서 넣었다"고 했다.책자는 우선 학술대회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되며, 향후 일반인 대상 고혈압 책자와 연계한 보급 방식을 검토 중이다.김 위원장은 "진료 현장에서 바로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책자 뒤에는 일반인 Q&A 코너도 넣어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강의를 듣는 것처럼 쉽고 자연스럽게 최신 지식을 접하도록 하는 게 목표였고 1년간 매달려 책자를 만든만큼 그 목적에 어느 정도 부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25-08-14 05:30:00연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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