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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페트로자, 꼭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히 사용되도록 해야죠"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적절한 사용이 매우 중요한 항생제라는 측면에서 빠른 성장보다는 꼭 필요한 환자에게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죠."이는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항생제로 국내 시장에 출시된 페트로자의 향후 방향성을 정리한 것이다.즉 제일약품의 페트로자는 새로운 항생제로 시장에 진입하면서도 급격한 성장보다는 '안전하고 적절한 사용'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이에 메디칼타임즈는 제일약품 마케팅팀 김재욱, 김민지 매니저를 만나 실제 페트로자에 대한 이야기와 또 향후 방향성을 다시 한번 들어봤다.제일약품 김재욱, 김민지 매니저를 만나 최근 출시돼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새로운 기전의 항새제 페트로자에 대해 들어봤다. ■ 새로운 기전의 항생제로 치료 선택지 확대우선 제일약품의 '페트로자(세피데로콜, cefiderocol)'는 박테리아의 철 흡수 기전을 활용하는 최초의 시데로포어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다.특히 기존 항생제로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개발된 약제다.또한 CRE(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PA(Carbapenem-resistant Pseudomonas aeruginosa), CRAB(Carbapenem-resistant Acinetobacter baumannii) 등 카바페넴 내성 그람 음성균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임상적 의미가 큰 약제로 평가받고 있다.이와 관련해 김재욱 매니저는 "기존 베타락탐(β-lactam) 계열 항생제들이 극복하기 어려웠던 내성 기전을 우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페트로자는 '트로이 목마' 전략을 활용한 작용 기전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전했다.김재욱 매니저는 "박테리아는 생존을 위해 철분을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데, 페트로자는 이 철 운반 경로를 이용해 세균 내부로 들어가도록 설계된 항생제로 박테리아가 필요로 하는 철분처럼 접근해 세균 안으로 진입하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기전을 통해 그람음성균의 외막 장벽이나 일부 내성 기전(베타락탐분해효소 생성, 포린 변화, 유출 펌프)에 보다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이어 "다양한 β-lactamase, 특히 metallo-β-lactamase(MBL) 생성 균주에 대해서도 활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장점"이라고 언급했다.이처럼 페트로자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항생제 신약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품목이다.제일약품의 페트로자 제품사진. ■ 임상현장에서도 필요성 인정…근거 축적에 중점다만 내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항생제라는 점에서 단순히 '신약'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올바른 정보와 적절한 사용에 더욱 집중한다는 설명이다.김재욱 매니저는 "새롭고 차별화된 항생제라는 점은 분명 의미 있는 강점이지만, 동시에 의료진 입장에서는 국내 실제 임상 경험이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단순히 '새로운 약'이라는 점보다는 어떤 환자군에서 실제 임상적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 중심의 접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카바페넴 내성 그람음성균 감염처럼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페트로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학술 데이터와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전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아울러 중증 감염 항생제는 무엇보다 적절한 환자에서 올바르게 사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감염내과를 비롯한 의료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국내 임상 경험과 사용 데이터를 함께 축적해 나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상태다.이들은 "현재 임상 현장에서도 전반적으로 신중하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필요했던 치료 옵션이 국내에 도입됐다'는 반응을 자주 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실제로 페트로자는 이미 현재 일부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 DC 및 약사위원회 절차가 진행되거나 완료되고 있는 상태다.다만 병원별 환자군, ASP, 감염관리 정책 등에 따라 도입 속도나 사용 기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의 급격한 확대보다는 실제 임상 필요성에 기반한 점진적인 도입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중증 내성균 감염 환자에서 제한된 치료 옵션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지는 만큼, 점차 확대될 것으로 판단하는 상태다.이들은 "페트로자는 단순히 새로운 항생제라는 의미보다는, 실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환자군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큰 제품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카바페넴 내성 그람음성균 감염이나 기존 치료 실패 경험이 있는 환자군에서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또한 AST(항균제 감수성 검사) 접근성이나 국내 임상 경험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하며 지켜봐야 할 부분들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이들은 "결국 중요한 것은 학술적 근거와 실제 임상 현장의 사용 경험이 함께 축적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환자군에서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특히 페트로자는 항생제라는 측면에서 적절한 사용에 중점을 맞추겠다는 것이 제일약품의 방향성이다.김재욱, 김민지 매니저는 특히 페트로자가 꼭 필요한 환자에게 올바르게 사용되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 꼭 필요한 환자에게 안전하게 사용이 제일 중요이들은 "결국에는 항생제는 효과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사용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며 "전 세계적으로나 국내에서나 항생제 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 역시 이런 점 때문이라고 본다"고 전했다.이어 "항생제의 경우 국내 도입이 어려운 상황으로, 앞으로 차세대 중증 감염 항생제가 국내 출시가 가능할지, 또 몇 개 품목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며 "반면 내성 문제는 끊임 없이 생기고 있어 절대로 남용되지 않고 올바르게 사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아울러 "약제가 가진 차별화 된 강점을 장기적으로 가져가고, 또 임상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환자에게 올바르게 사용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에 임상 현장과 소통하면서 적절한 사용을 통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중심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제일약품은 페트로자의 경우에도 빠른 도입과 유통망 안정화에도 힘을 쓰고 있는 상태다.이들은 "허가 이후 비급여 출시까지 고민할 정도로 빠른 도입을 추진했는데, 유통 안정화를 이룬 시점과 급여가 잘 맞아떨어졌다"며 "이후에도 현재 유통 안정화를 위해 꼼꼼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최대한 공급의 이슈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김재욱 매니저는 "사실 도입과 함께 페트로자를 담당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실제 출시 이후 현장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보람과 책임감을 동시에 실감하고 있다"며 "그런 만큼 차별화 된 약제의 임상적 가치를 지키면서 올바른 사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정리했다.김민지 매니저 역시 "사실 박테리아 감염이라는 것이 굉장히 삽시간에 일어날 수 있고, 지인이 하루 만에 패혈증에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 항생제가 정말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약제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에 적절한 환자군에게 잘 쓰인다면, 약제를 담당하는 입장을 떠나 환자의 가족 입장에서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이 부분을 잊지 않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6-01 05:10:00국내사
인터뷰

"수액관 꺾임 방지 특허 환자 안전·의료진 부담 잡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병동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의료 행위 중 하나인 수액 치료. 하지만 의료진 사이에서는 '작은 골칫거리'가 오래전부터 반복됐다.환자의 손등이나 발등에 연결된 수액관이 움직임에 따라 쉽게 꺾이면서 수액 흐름이 막혀 의료진이 수시로 라인을 다시 펴줘야 했던 것.대부분은 익숙한 일처럼 지나쳤지만,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김영일 교수에겐 회진 때마다 마주하는 꺾인 수액관이 '눈엣가시'로 다가왔다.불편은 생각을 낳고, 생각은 발명을 이끈다. 결국 그 불편을 직접 해결하자는 생각에 갖은 시행착오를 겪은지 2년, 최근에서야 의료 보조 장치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다.특히 임상 현장의 반복 업무와 환자 불편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 예후와 의료진 편의성까지 잡았다는 평.김 교수를 만나 수액관 절곡(kinking)을 구조적으로 방지하는 '수액관 꺾임 방지 장치' 특허 등록의 과정 및 향후 상용화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반복되는 작은 불편? "의료진·환자에겐 큰 불편"이번 특허는 '수액관의 꺾임 방지 장치'에 관한 기술로, 환자 움직임이나 관절 각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수액관 절곡 문제를 구조적으로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김 교수는 이번 발명이 거창한 연구실 프로젝트가 아니라 병동 회진 과정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진을 돌면서 환자 상태를 살피다 보면 손등이나 발등에 삽입된 카테터와 연결된 수액 라인을 계속 보게 된다"며 "어느 순간부터 주입 부위 근처에서 수액관이 꺾여 있는 모습이 계속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김영일 교수실제 병동에서는 수액관이 꺾이지 않도록 테이프로 피부에 고정하는 방식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었다. 환자가 움직이거나 수액 라인이 당겨지면 결국 절곡 현상이 다시 발생했고, 의료진이 반복적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교정해야 했다.김 교수는 "회진을 돌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의 수액관이 꺾여 있어 체감상 5~10% 정도는 반복적으로 절곡이 발생했던 것 같다"며 "그 부분이 계속 눈에 거슬려 왜 저렇게 쉽게 꺾일까, 안 꺾이게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됐다"고 회상했다.수액관 꺾임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치료 효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정 시간 안에 필요한 용량이 투여되지 못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혈액 역류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정해진 시간과 속도가 중요한 약물에서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김 교수는 "일반적인 영양 수액이라면 잠깐 늦게 들어가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항생제나 항암제처럼 일정 시간 내 일정량 투여가 중요한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꺾임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치료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아이디어를 실제 발명으로 연결한 계기는 함께 회진하던 진료지원간호팀 신자영 간호사의 한마디였다. 김 교수는 "불평만 하지 말고 직접 발명해보라는 농담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며 "당시 다른 특허 과정을 경험하고 있던 터라 산학협력단을 통해 진행하면 실제로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공동 출원에는 병원 산학협력단과 함께 의료용 3D 프린팅 업체도 참여했다. 김 교수는 두개골 재건 수술에 사용되는 3D 프린팅 인공 보형물 제작 업체와 논의하던 과정에서 수액관 보조 장치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업체 측은 "설계도만 있으면 바로 제작이 가능한 구조"라고 판단했다. 이후 간단한 시제품이 빠르게 제작됐다.장치의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환자의 손등 등에 삽입된 카테터에서 연결된 수액관은 일반적으로 U자 형태로 꺾여 올라가는데, 이 구간에서 압력이 집중되며 절곡이 발생한다. 김 교수팀은 이 형태 자체를 유지해주는 구조를 고안했다.장치는 수액관 상·하부를 감싸는 두 개의 커버 구조와 체결 장치로 구성되며, 내부 안착 홈을 따라 수액관이 안정적인 곡선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쉽게 말해 꺾이기 쉬운 부위를 외부 프레임으로 감싸 물리적으로 형태를 유지하는 방식이다.김 교수는 "복잡한 기계 장치가 아니라 최대한 단순하고 직관적인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며 "위아래를 딸깍 끼우는 형태만으로도 수액관의 U자 모양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허 설계에는 한 번 체결하면 쉽게 분리되지 않는 원웨이 후크 구조도 포함돼 있다"며 "수액 라인과 함께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했다"고 덧붙였다.이번 특허는 실제 상용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구조가 단순해 제조 단가를 낮출 수 있고, 3D 프린팅 기반 제작도 가능해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현재 김 교수팀은 기술 이전도 검토 중이다. 김 교수는 "특허 자체를 완전히 판매하는 방식도 있지만 현재는 특허권은 유지한 채 제조·유통 기업과 협력하는 형태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수액 라인을 제조하는 업체와 협업할 경우 '꺾임 방지 기능'을 새로운 제품 경쟁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수액관 재질은 구조적으로 쉽게 꺾일 수밖에 없다"며 "이 장치를 함께 공급하면 업체 입장에서도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임상 현장에서 기대되는 효과도 분명하다. 환자는 보다 안정적으로 수액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의료진은 반복적인 라인 교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 교수는 "회진 중 수액관이 꺾인 것을 발견하면 간호사를 불러 다시 교정해달라고 요청하게 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의료진 입장에서도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며 "사소해 보이지만 실제 병동에서는 꽤 자주 발생하는 문제"라고 말했다.이번 특허를 계기로 추가적인 의료기기 개발도 구상 중이다. 김 교수는 "현재도 환자 불편이나 의료진의 반복적인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몇 가지 더 생각하고 있다"며 "구체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특허 출원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는 의료기기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아이디어의 구체화'를 꼽았다. 머릿속에는 분명한 이미지가 있는데 그것을 실제 설계도와 시제품 형태로 구현하는 과정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큼 어렵다는 것. 다만 추상적인 생각을 현실적인 구조물로 바꾸는 단계만 넘기면 이후 절차는 비교적 체계적으로 진행된다는 게 그의 후일담이다.단순한 구조지만 실제 병동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병동 회진 중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꺾인 수액관 하나를 끝까지 붙들고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 그래서 가칭은 '플로우 가드 U(Flow Guard U)'로 잡았다.김 교수는 "수액관의 U자 흐름을 지켜준다는 의미와 함께, U를 You로 읽어 환자를 보호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싶었다"며 "결국 이 작은 장치는 단순히 수액의 원활한 흐름만이 아니라, 환자의 세세한 부분까지 의료진이 무한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상징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2026-05-28 05:30:00치료
인터뷰

"진정한 로봇 수술 시대 연 단일공 시스템…새 표준 될 것"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전립선암을 비롯한 비뇨기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비뇨의학과의 수술 패러다임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단순히 암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 얼마나 정밀하고 안전하게 수술을 마치는지, 나아가 삶의 질을 충분히 보존할 수 있는지가 핵심 가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는 곧 수술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비뇨기암 수술은 개복 중심이었다. 좁은 골반 깊숙이 위치한 전립선과 복막 뒤에 자리한 신장 등 해부학적 특성상 넓게 절개하지 않고는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이후 복강경 수술이 등장하며 비뇨기암에서도 최소 침습 수술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패러다임을 바꾼 것은 역시 로봇 수술이다. 로봇이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최근 들어 또 한번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여러 개의 포트(구멍)를 뚫던 기존 다중공(Multi-port)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구멍만으로 수술을 진행하는 단일공(Single-port) 로봇수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 일각에서는 단일공 수술이 단순히 침습 범위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수술 전략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로봇 수술 전성이 이끈 비뇨기암…이제는 단일공 시대"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홍성후 교수(로봇수술센터장)를 만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단일공 시술의 임상적 가치를 알리고 있는 그를 통해 비뇨기 분야의 수술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해서다.홍성후 교수는 복강경-로봇 수술-단일공 로봇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홍성후 교수는 "초기 로봇수술 도입 당시만 해도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직접 임상 경험이 쌓이면서 복강경으로는 넘기 어려웠던 한계를 로봇이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현재 개인 수술의 약 95%를 로봇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단일공(SP) 시스템을 기반으로 수술 전략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며 "특히 비뇨기암은 해부학적 특성상 단일공 시스템의 장점이 가장 극대화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실제로 전립선암은 로봇수술 확산을 이끈 대표 암종으로 꼽힌다.전립선은 좁은 골반 안쪽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는 혈관과 신경, 괄약근 등이 밀집돼 있어 과거 개복 수술 시에는 시야 확보 자체가 쉽지 않았다. 수혈이 거의 기본처럼 이뤄졌고 요실금 등의 합병증도 빈번했다.복강경 수술이 등장하며 시야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됐지만 또 다른 한계가 있었다. 전립선 절제 후 요도와 방광을 다시 연결하는 재건 수술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복강경 기구 특성상 직선 움직임만 가능해 좁은 골반 안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봉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로봇수술이 빠르게 확산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손목처럼 자유롭게 꺾이는 로봇 기구가 재건 수술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전립선암 수술 대부분이 로봇 중심으로 재편된 배경이다.홍성후 교수는 "전립선암은 좁은 골반 안에서 정교한 재건이 필요한 대표 수술"이라며 "기존 복강경의 구조적 한계를 로봇이 해결하면서 비뇨의학과에서는 사실상 로봇수술이 표준이 됐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최근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단일공(SP) 시스템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술 전략이 가능해지고 있다"며 "구멍을 줄이는 것을 넘어 수술 접근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세계 로봇 수술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인튜이티브의 4세대 로봇 다빈치 SP(da Vinci SP) 시스템이 나오면서 단일공의 장점을 로봇 수술에서도 실현할 수 있게 된 것은 비뇨기암 수술에 획기적 전환점이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실제로 단일공 로봇수술은 기존 다중공 수술과 구조 자체가 다르다. 가장 중요한 차별성은 바로 수술에 필요한 이른바 '삼각구도'의 형성 방식이다.기존 다중공 방식은 여러 개의 포트를 통해 기구를 넓게 벌려 삼각 구도를 만든 뒤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반면 단일공 SP 시스템은 하나의 포트로 진입한 뒤 몸 안에서 기구가 펼쳐지며 자동으로 삼각 구도가 형성된다.어렵게 삼각구도를 잡고자 애쓰지 않아도 어느 방향에서건 이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러한 구조는 좁은 공간에서 특히 강점을 발휘한다는 것이 홍 교수의 설명이다.대표적인 예가 전립선과 신장이다. 전립선은 원래 좁은 골반 안에 위치해 있고 신장은 복막 뒤 후복막(retroperitoneum)에 자리한 장기다.기존 다중공 수술에서는 넓은 공간 확보를 위해 장을 젖히고 복막을 통해 접근해야 했지만 SP는 오히려 좁은 공간 자체에 최적화돼 있어 후복막 접근에서도 장점을 발휘한다.홍성후 교수는 "기존 다중공은 넓은 공간을 전제로 설계됐지만 SP는 처음부터 좁은 공간에서 작동하도록 만들어졌다"며 "전립선과 후복막 신장 수술처럼 좁은 공간에서의 수술 효율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특히 하나의 포트로 진입해 몸 안에서 삼각 구도를 자유롭게 회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 SP의 가장 큰 강점"이라며 "수술 타깃 위치에 따라 기구 전체 방향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 기존 다중공에서는 어려웠던 접근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홍 교수는 이러한 SP의 특성을 활용해 이른바 '반전 접근법(Inversion Technique)'이라는 새로운 술기까지 개발했다.이는 SP 시스템의 삼각 구도 회전 기능을 180도까지 확장 적용한 방식으로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다양한 학술대회에서 강연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그렇다면 반전 접근법은 과연 무엇일까. 기존 수술 방식은 종양이 위쪽에 위치한 경우 집도의가 위를 향한 상태로 봉합해야 해 인체공학적으로 부담이 컸다.하지만 SP에서 화면 방향을 전자적으로 상하 반전시키면 과거 수술 했던 것과 같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시선을 보며 자연스러운 자세로 봉합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핵심이다.특히 이 접근법은 최근 비뇨기암 수술에서 주목받는 공간 보존형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RS-RARP)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레치우스 보존법(Retzius-sparing approach)은 요실금 회복 측면에서 기존 접근법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봉합 방향이 위쪽을 향해 인체공학적으로 어렵다는 한계 때문에 널리 확산되지 못했다.홍성후 교수는 "반전 접근법을 적용하면 손의 움직임과 시야 방향이 일치하게 되면서 기존 집도의들에게 익숙한 방식 그대로 봉합이 가능해진다"며 "요실금 회복 측면에서 우수한 레치우스 보존법의 확산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최근 환자들이 단순 생존율보다 삶의 질(QoL)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이러한 접근의 임상적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SP와 반전 접근법은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수술 패러다임까지 바꾼 SP 시스템…로봇 수술 종착역"단일공 수술의 강점은 적용 질환 확대에서도 나타난다.대표적인 것이 신우요관암 수술이다. 신장과 요관, 방광 입구까지 광범위하게 제거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지만 SP는 하나의 절개만으로 방향을 바꿔가며 연속 수술이 가능하다.홍 교수는 단일공 로봇 수술이 단순히 최소 침습을 넘어 수순 전략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홍 교수는 "다중공에서는 신장과 방광 쪽 포트 위치가 달라 항상 타협이 필요했지만 SP는 하나의 절개만으로 모든 방향 접근이 가능하다"며 "현재는 모든 신우요관암 케이스를 SP로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통증 감소와 상처 최소화, 빠른 회복 같은 최소침습 장점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수술 결과 자체에서도 우수성이 입증되기 시작하고 있다"며 "SP는 단순히 구멍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수술 전략 자체를 바꾸는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실제로 서울성모병원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 단일공 수술 교육의 거점 역할도 맡고 있다.아시아 최초로 인튜이티브의 TPO(Total Program Observation) 센터로 지정돼 국내외 의료진들이 단일공 수술 시스템과 운영 체계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홍성후 교수는 "한국은 이미 단일공 비뇨기 로봇수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와 있다고 본다"며 "미국보다 적은 장비 수로 더 많은 단일공 수술을 시행하고 있고 서울성모병원 역시 지난해에만 1000례 이상의 SP 수술을 시행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중요한 것은 단순 건수가 아니라 그중 75%가 암 수술이었다는 점"이라며 "이는 한국 의료진의 술기와 임상 성과가 세계적 수준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이러한 흐름 속에서 그는 향후 AI와 로봇수술의 결합 또한 비뇨기 수술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이에 맞춰 현재 서울성모병원도 종양 자동 탐지와 수술 워크플로우 자동화, 증강현실 기반 3D 수술 가이드 시스템 등을 연구 중이다.홍 교수는 "결국 미래 수술은 AI를 활용하는 의사가 그렇지 않은 의사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에는 종양 위치와 최적 절제 범위를 콘솔 안에서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어 그는 "다만 결국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 이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환자 치료에 연결하는 것"이라며 "한국 의료진이 축적한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아시아 단일공 로봇수술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5-26 05:20:00치료
인터뷰

"실명 기반으로 의료 정책 공론화…IT 통해 소통 구조 혁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급변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의료 정책과 IT 기술의 융합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공급을 넘어 의료계 내부의 소통 구조를 혁신하고 이를 산업적 성과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시작되는 양상이다.이런 흐름 속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플라잉닥터가 실명 기반 의료 정책 공론 플랫폼인 미래의료포럼 앱을 출시하며 의료계 안팎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정책적 공백을 메우는 공론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사가 보유한 의료 IT 솔루션의 완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18일 메디칼타임즈는 플라잉닥터 김도연 대표를 만나 미래의료포럼 앱의 개발 과정과 기업 성장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메디칼타임즈는 플라잉닥터 김도연 대표를 만나 미래의료포럼 앱 개발 과정과 기업 성장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기존 정책 논의 구조 한계 탈피…실명 기반 공론장 마련김도연 대표는 미래의료포럼 앱을 기획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 기존 의료 정책 논의 구조가 가진 한계를 지적했다. 수십 년간 지속된 정책 수립 및 입법 과정에서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돼 왔다는 판단이다.여기에 개원의, 봉직의, 전공의, 의대생 등 의료계 내부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하나의 일관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점도 플랫폼 기획의 배경이 됐다. 대한의사협회 등 기존 단체는 조직의 관료화로 인해 급변하는 정책 환경에 신속·유연하게 대응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김 대표는 "해외의 경우 링크드인이나 독시미티, 리서치게이트처럼 실명에 기반한 전문가 커뮤니티가 발언의 맥락과 책임을 담보하며 공론을 형성해 왔다"며 "반면 국내 의료 커뮤니티는 대부분 익명 게시판에 의존해 생산적인 정책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웠고 오피니언 리더들의 참여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이어 "의료 정책을 둘러싼 논의가 이 같은 일련의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현상은 특정 개인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기존 논의 구조 자체의 한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미래의료포럼 앱은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 페이스북 스타일의 실명 정책 게시판을 핵심 기능으로 채택했다. 의사와 의료계 오피니언 리더는 물론, 언론인·정치인 등 정책 수립에 참여하는 다양한 주체가 한 공간에서 책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논의된 내용이 기록으로 축적, 하나의 정제된 공론으로 연결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철저한 보안과 면허 인증…플랫폼 신뢰성 확보 최우선의료 플랫폼의 핵심 가치인 데이터 보안과 정보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도 마련했다. 실명제 기반의 공론장인 만큼, 철저한 신원 확인과 전문성 검증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이를 위해 미래의료포럼 앱은 모든 사용자가 모바일 기반의 QR 본인 인증을 거쳐야만 로그인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발언의 책임감을 높이겠다는 취지다.특히 의사 사용자에 대해서는 의사 면허 자동 인증 기능을 도입해 전문성을 실시간으로 검증하도록 했다. 인증을 완료한 의사 회원에게는 별도의 인증 뱃지를 부여해 앱 이용자들이 발언의 전문성·신뢰도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김 대표는 "모바일 QR 본인 인증 시스템은 실명 정책 게시판의 신뢰성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장치"라며 "의사 면허 자동 인증과 인증 뱃지 부여를 통해 플랫폼 내에서 오가는 정보와 발언의 전문성·신뢰도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런 플랫폼 개발 역량은 플라잉닥터가 기존에 보유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력에서 나왔다. 플라잉닥터는 이미 국내외 환자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비롯해 병원용 소프트웨어 공급, 데이터 기반 제조업 등을 전개하며 기술적 기반을 다져왔다.김 대표는 "헬스케어 영역은 타 산업에 비해 정책적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 특성이 있다. 이번 앱 출시를 통해 정책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겠다"며 "이와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자사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플라잉닥터가 제공하는 의료 IT 서비스의 완결성 역시 한층 높이겠다"고 강조했다.■환자·병원·제조업 아우르는 삼각 편대…주력 사업 고도화현재 플라잉닥터는 크게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환자용 플랫폼인 모비닥 앱과 병원용 소프트웨어인 모비닥 클라이언트, 그리고 헬스케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이 그 대상이다.첫 번째 축인 모비닥 환자용 앱은 환자가 병원을 이용하는 전체 여정을 디지털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진료 접수와 예약부터 원격진료, 처방, 결제, 환자 교육까지 전 과정을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일상적인 건강 관리 기능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김 대표와 이우진 공동대표를 비롯해 70여 명의 각 과 임상 전문의들이 기획과 개발, 자문에 직접 참여해 임상 현장의 수요를 정확히 반영한 것이 강점이다.두 번째 축인 모비닥 클라이언트는 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소프트웨어다. 환자의 예약 관리와 CRM 기능, 의료진 스케줄 관리를 통합했으며 검색 엔진에 최적화된 병원 홈페이지를 제공한다. 이를 모비닥 환자용 앱과 연동해 하나의 플랫폼에서 환자 관리와 마케팅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구현했다.마지막 축은 플랫폼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헬스케어 데이터 기반 제조업이다. 플랫폼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고, 제품 소비 과정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다시 제품 고도화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영유아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 중인 푸드테크 브랜드 로하스밀이 대표적인 사례다.김 대표는 "회사는 현재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부와 푸드테크 사업부, 마케팅 자회사로 구성돼 있으며 25명의 개발자를 포함해 약 50명의 팀원이 서비스를 이끌고 있다"며 "국내외 3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5건의 등록을 완료하는 등 기술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변리사와 자문 변호사로 구성된 특허 대응팀을 별도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김도연 대표는 모비닥 앱을 통한 환자·고객의 건강한 삶이 플라잉닥터가 꿈꾸는 최종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글로벌 협업 통한 생태계 확장 "데이터 기반 미래 의료"플라잉닥터는 향후 임상 의사들의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유의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모비닥 플랫폼 생태계를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두 번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일본의 글로벌 디지털 혈압계 기업인 오므론과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오므론 혈압계를 통해 측정된 환자의 혈압 데이터와 건강검진 정보를 모비닥 앱으로 실시간 전송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환자에게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제시함으로써 자발적인 행동 변화와 건강 관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마지막으로 김도연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궁극적으로 건강 수명을 늘리고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상 의사가 만든 서비스로 환자와 고객의 건강을 향상시키고, 축적된 데이터로 이를 고도화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그는 "플랫폼의 본질은 다양한 제품을 유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모아주는 역할"이라며 "임상 의사의 시각에서 제작된 우리만의 제품군으로 플랫폼을 채워나가며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의료 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됨에 따라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본다"며 "모비닥 앱을 통해 다양한 질병을 예방·예측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플라잉닥터가 꿈꾸는 최종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2026-05-19 05:20:00진단
인터뷰

희귀질환 미충족 수요 집중, 임상현장 안착나선 유씨비제약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한국유씨비(UCB)제약이 최근 건선 치료제 '빔젤릭스(비메키주맙)'의 급여 출시와 희귀 뇌전증 치료제 '핀테플라(펜플루라민)'의 허가 등 굵직한 성과를 내며 국내 임상현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 중심에는 마켓 액세스(Market Access) 전문가로서 조직을 이끌고 있는 에드워드 리 대표이사가 있다.한국유씨비제약 에드워드 리 대표이사는 희귀질환 분야 주요 혁신 신약의 환자 접근성 강화를 국내 시장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19일 메디칼타임즈는 에드워드 리 대표와 만나 그가 구상하고 있는 조직 운영 비전과 향후 국내 시장 전략을 들어봤다.'환자 중심주의' 가치 실현 집중 에드워드 리 대표가 취임 후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내부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이를 통한 '환자 가치'의 실현이다. 그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임직원들과 직접 대화하며 조직의 과제를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것이 결국 환자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결정을 만드는 기반이 된다"며, 이를 위해 ▲명확한 기대치 설정(Be clear on expectations) ▲신속한 의사결정 ▲구성원 목소리 존중 ▲내외부 협력 가속화라는 네 가지 운영 원칙을 세웠다.특히 에드워드 리 대표는 단순히 약을 파는 것을 넘어 환자의 전체 치료 여정(Patient Journey)을 케어하는 'End-to-End' 접근을 지향한다. 진단부터 치료, 사후 모니터링에 이르는 과정에서 환자가 느끼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진정한 환자 중심주의라는 철학이다. 에드워드 리 대표는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의료진과 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미충족 수요를 파악하고, 면역학과 신경학 분야에서 축적해온 전문성과 과학적 역량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혁신 신약 접근성 확대…한국 위상 강화이에 따라 최근 한국유씨비제약은 주요 포트폴리오의 허가 및 급여 확대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 회복세와 성장을 꾀하고 있다. 2025년 6월 급여 출시된 빔젤릭스는 화농성 한선염, 건선성 관절염 등으로 적응증 확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희귀 뇌전증 치료제 핀테플라는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를 통해 급여를 준비 중이다. 에드워드 리 대표는 "제도적 요인으로 지난 10여 년간 신약 출시가 더디었던 아쉬움이 있지만, 최근 한국 정부의 정책 변화는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일각에서는 치료제 허가 및 급여 진행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 에드워드 리 대표이사는 최근 정부가 희귀질환 신약 접근성 강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이를 두고 에드워드 리 대표는 현재 논의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해며 이에 대한 의견에 대해 선을 그었다.그는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는 중증 난치 희귀질환 분야에서 신속한 허가 및 급여 논의의 필요성을 정부가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의지를 제도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아직 시범사업 단계인 만큼 최종 결정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에드워드 리 대표는 "중증 난치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해 허가와 급여 절차를 연계해 심사 및 승인 기간을 단축하려는 정책적 방향성이 마련되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며 "현재 핀테플라의 급여와 관련해서도 관계 기관과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보다 신속한 환자 접근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에드워드 리 대표는 과거 '코리아 패싱' 논란이 있었던 CNS(중추신경계) 약제 사례를 의식하며 향후 전략을 명확히 했다. 그는 "보건의료 재정이 한정된 만큼, 3상 임상 데이터뿐만 아니라 실제 진료 환경에서의 효과를 입증하는 실제임상근거(RWD, Real-World Data) 확보와 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리스티고와 질브리스큐 등 중증근무력증 포트폴리오를 국내에 빠르게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이러한 의지의 반영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한국은 시장 잠재력 측면에서 글로벌 상위 15개국 내에 포함되는 핵심 시장이다. 에드워드 리 대표는 "한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CMO 파트너십이 보여주듯 제조·개발 경쟁력이 높고 임상 연구 인프라가 뛰어나다"며 "현재 드라벳 증후군, 루푸스 등 총 10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한국이 글로벌 임상에서 우선 고려 국가(First-in-Preference)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본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씨비제약은 앞으로도 뉴로나 테라퓨틱스 인수와 같은 전략적 투자와 알츠하이머, 아토피 등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로의 확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2026-05-19 05:2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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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이해해야 당뇨병 관리 완성…20년 노하우 한권에"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지도처럼 의학을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복잡하게 흩어진 지식을 한눈에 이해하게 만들고 싶었어요."20여 년 전, 의대 본과 4학년 학생이 내과학 전 과목을 직접 그림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질환과 병태생리, 약물과 치료 흐름을 지도처럼 연결한 자료였다. 그는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을 독학해 그림까지 직접 그렸고, 훗날 이 작업은 국내 의학교육계에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킨 '로드맵 임상내과학'으로 이어졌다.그리고 2026년 현재 내분비내과 교수가 된 그가 이번에는 환자를 위한 책을 내놨다. 신간 '그림으로 배우는 닥터바이스의 당뇨병·고혈압 실전관리 로드맵'이다.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로 재직 중인 조재형 교수를 만나 신간 집필의 의미와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환자의 질환 이해도-예후와 직결…"환자 위한 책"조 교수는 오랜 기간 당뇨병 디지털 헬스케어와 환자 교육 시스템 개발에 매진해 왔다. 그 결과물이 디지털 환자 교육 플랫폼 '닥터바이스(Doctorvice)'다. 이번 책은 그 안에 축적된 3000여 개 교육 콘텐츠 가운데 핵심 내용을 추려 종이책 형태로 재구성한 결과물이다.조 교수는 "결국 환자 교육은 얼마나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시키느냐의 문제"라며 "디지털로 수많은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오히려 '좋은 콘텐츠를 책으로 묶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이번 책 제목에는 그의 지난 20년이 응축돼 있다. '닥터바이스'는 그가 구축한 디지털 환자 교육 시스템 브랜드이고, '로드맵'은 그의 의학 교육 철학을 상징하는 이름이다.실제 조 교수는 2004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로드맵 임상내과학' 1·2판을 출간하며 의학교육의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그는 주지현 교수, 장정원 교수와 함께 의학 지식을 도식화·시각화한 교과서를 만들었고, 내용 구성부터 디자인, 일러스트 작업 상당수를 직접 수행했다.그는 인터뷰 내내 '그림으로 설명하는 의학'을 반복해서 강조했다."내과학을 지도처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글만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구조화해서 한눈에 들어오게 만들고 싶었어요. 당시에는 이런 형식 자체가 거의 없었습니다."조 교수는 의대생 시절부터 이미 "의학 지식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 고민은 단순한 교과서 제작을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그는 2011년 'book'을 거꾸로 뒤집은 이름의 회사 iKooB을 설립했다. 이후 디지털 환자 교육 시스템 '닥터바이스'와 의료 데이터 통합 플랫폼 '랩커넥트'를 개발하며 만성질환 관리 분야에 뛰어들었다.특히 당뇨병 환자 교육에 대한 그의 문제의식은 분명했다.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생활습관과 약물 복용, 합병증 위험을 설명해도 환자가 실제 생활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조 교수는 "당뇨병은 결국 환자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병인데, 당시 의료 시스템은 교육에 충분한 가치를 두지 않았다"며 "의사가 환자에게 설명하는 콘텐츠를 표준화하고 공유할 수 있으면 훨씬 효율적인 교육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그렇게 시작된 닥터바이스에는 현재 3000건 이상의 교육 콘텐츠가 축적돼 있다. 의사들이 환자 상태에 맞는 콘텐츠를 골라 설명하고, 환자는 그림과 도식 중심 자료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이번 책 역시 철저히 '실전형'으로 구성됐다. 조 교수는 "당뇨병의 정의부터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환자들이 실제 가장 궁금해하는 식사·운동·생활관리부터 시작하도록 스토리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일반인들에겐 생소할 수 있는 백의고혈압, 가면고혈압과 같은 용어뿐 아니라 당뇨병 관리 전략, 기전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모든 페이지에 걸쳐 그림과 일러스트를 넣어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중요했던 건 단순히 콘텐츠를 모으는 게 아니라 흐름을 만드는 작업이었습니다. 어떤 순서로 보여줘야 환자가 실제로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했죠."책 제작 과정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원래는 반년 정도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년 넘게 걸렸다. 기존 콘텐츠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내용들을 새로 제작하고, 흐름에 맞춰 재배치하는 작업이 반복됐기 때문이다.디자인 작업에도 깊이 관여했다. 조 교수는 "단순 삽화가 아니라 교육용 시각자료였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디자인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예전 로드맵 책 때도 직접 마우스로 그림을 그렸고, 이번 책도 전체 구성과 방향을 직접 잡았다"고 말했다.그는 이번 책의 주요 독자로 환자와 의사를 동시에 꼽았다."환자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고, 의사는 진료실에서 환자 설명용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컴퓨터 화면으로 설명하려고 만든 시스템인데, 잘 활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차라리 책으로 바로 보여드리자'는 생각도 했죠."책 발간 이후 현장 반응은 긍정적. 조 교수는 "환자들도 좋아하지만 의료진 반응도 좋다"며 "보기 편하고 설명하기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그는 이번 책을 시작으로 적응증별 시리즈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당뇨병·고혈압뿐 아니라 위장질환, 신경계 질환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영어판 출간도 구상 중이다.조 교수는 자신이 결국 줄곧 같은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종이 교과서에서 시작된 '시각화된 의학 교육'이라는 철학이 디지털 헬스케어와 환자 교육 플랫폼, 그리고 이번 책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분절돼 있는 지식을 연결하고 싶었습니다. 의사마다, 병원마다, 분야마다 따로 떨어진 교육을 하나로 이어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제가 삶을 관통하며 계속 해온 일이었습니다. 그 과정과 노력을 책 한권에 담았습니다."
2026-05-14 05:30:00대학병원
인터뷰

"K-항암제의 반격 시작됐죠...성공률 올리려면 지원 필수"

 가톨릭의과대학 심병용 교수(종양내과, 성빈센트병원 암병원장)가 혁신적 항암 신약개발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치료 주권'은 단순한 경제적 가치를 넘어 국가 보건 안보의 핵심 키워드다. 전 세계적으로 암과 희귀질환을 위한 혁신적인 신약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의 대다수는 글로벌 빅파마의 손에 달려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설명이 된다.자칫 이들이 공급을 중단하거나 천문학적인 약가를 요구할 때, 의료 현장은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틈틈이 들려오는 글로벌 제약사와 견줄 차세대 항암 신약 후보물질의 성과 또는 긍정적인 신호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제2의 렉라자'로 평가받고 있는 YH42946의 임상에 참여하고 있는 가톨릭의과대학 심병용 교수(종양내과, 성빈센트병원 암병원장)는 임상에서의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국산 항암제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조건으로  적극적인 제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HER2 엑손 20 TKI 개발...'제2의 렉라자' 기대이렇게 주장하는 배경에는 빅파마 제품들과 개발 속도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현재 심교수가 개발하고 있는 약물은  YH42946다. HER2 돌연변이 및 EGFR 엑손 20 삽입 돌연변이 폐암 등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강력한 항암제다. 원개발사는 제이인츠바이오로 지난 2023년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확보했다. 현재 국내 폐암환자에서 HER2 돌연변이 발현비율은 2~4%로 파악된다. 주로 선암이 압도적으로 많고, 비흡연자 비중도 50% 이상으로 높다. 특히 HER2 돌연변이 중에서는 엑손 20 삽입 변이가 60% 이상 가장 흔하다. 이러한 폐암은 기존 치료제로는 반응이 낮아 극복해야할 숙제로 꼽힌다. 그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약물이다.이른바 HER2 엑손 20 TKI 계열로,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적인 약물로 평가받고 있는 존거티닙(베링거)과 세바버티닙(바이엘)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들 제품은 사실상 개발이 완료돼 전세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반응률 범위는 64~71%로 나타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심 교수는 "최근 주목받는 ADC와는 조금 다르게 봐야한다"면서 "뮤테이션(Mutation, 돌연변이)이 있는 경우 주로 TKI(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들이 잘듣는데 주로 폐암(Lung Cancer) 비롯한 돌연변이가 발견되는 여러 고형암에서 효과적이다. 반면에 프로테인 익스프레션(Protein Expression, 단백질 발현)은 유방암, 위암 등에서 흔하며 HER2 발현에 특화된 ADC인 엔허투(Enhertu) 같은 약제가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이어 심 교수는 "발현율에 특화된 ADC도 폐암에서 일부 반응은 있지만 지속 기간(Response)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YH42946을 포함 최근 개발되고 있는 HER2 TKI는 뮤테이션을 타깃해 Her2 돌연변이 폐암에 잘 듣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YH42946의 개발 위치는 현재 임상1상 용량설정 단계로, 구체적인 수치 데이터가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탐색 과정에서 유의미한 효능과 안전성 측면의 '좋은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 심 교수가 환자 반응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설명할 정도다.YH42946은 임상 1상 용량 탐색(Dose Escalation) 단계에 있으며, 총 46명의 환자가 등록되어 240mg까지 용량을 올린 상태다. 특히 등록 환자 중 50mg의 낮은 용량에서부터 암세포 볼륨이 50% 이상 줄어드는 부분 반응(PR, Partial Response)을 보였으며 현재까지 9명이상의 환자에서 부분반응을 보여임상 초기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독성도 조절 가능한 정도다.심 교수는 "개발에서 임상 1상은 단순한 독성 테스트를 넘어 약물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첫 관문"이라면서 " 지금까지 확인된 정밀한 타격 효과와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임상적 반응들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YH42946은 HER2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등을 폭넓게 타깃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국내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치료 기반이 될 수 있음을 피력했다. 초기이지만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소개했다. 향후 글로벌 빅파마가 개발한 약물과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심 교수는 "존거티닙 , 세바버티닙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이미 존재하지만, YH42946이 이들과 대등한 데이터를 뽑아낸다면 국내 환자들에게 최첨단 치료 옵션을 합리적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국가적인 지원이 필요...인허가 제도 리스크 분담해야따라서 개발을 앞당겨야 하는 숙제가 있다. 그런의미에서  정부의 지원은 필수조건이라는 것.심 교수는 "렉라자의 사례에서도 확인했듯 개발사들의 의사결정(의지) 외에 연구 개발자들의 피나는 노력, 해외학회 발표 및 언론 홍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중 하나라도 없어서는 불가능하다. 특히 렉라자에 이어 항암 치료주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구체적인 제안으로는 초기 임상에서 좋은 효과와 부작용 프로필을 보인다면 국가가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리스크를 분담하여 임상 가속화를 지원하여 하여야 한다는 것. 여기에 더해 긍정적 시그널이 확인된 약물에 대해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여 기존 치료에 효과가 없어 치료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조기 이용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  두 가지다. 심 교수는 "경쟁사 중 일부는 가격을 이유로 국내 허가를 미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환자는 직수입으로 한 달에 3천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산 신약 임상은 최신 치료 옵션을 합리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이자, 국가적 치료 주권을 세우는 가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개발 시점이 중요한 만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5-12 05:30:00학술대회
인터뷰

"응급+분만+이식까지…은평성모병원, 의료공백 지형 바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서울이라고 다 같은 서울이 아니었습니다. 2019년 이전까지는."응급실 없는 동네, 분만할 곳 없는 지역. 2019년 이전 서울 서북부 주민들이 겪던 현실이었다. 은평·서대문·마포·고양 일대 주민들은 심각한 중증 질환이 생기면 도심 대형병원까지 먼 길을 나서야 했다.응급 상황에서 이동 시간은 곧 생존율과 직결된다. 분만도 마찬가지였다. 동네 산부인과가 하나둘 문을 닫는 사이, 이 지역에는 대학병원급 분만 시설이 전무했다.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이 수도권 서북부 최초의 대학병원으로 문을 연 것이 바로 그 배경.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이 그 자리에 들어선 지 올해로 7년을 맞았다. 병원은 39개 진료과·20개 전문진료센터를 갖추고 하루 4,000여 명의 외래환자가 찾는 지역 거점병원으로 자리를 굳혔다.배시현 은평성모병원장은 지난 성과를 되짚는 동시에, 다음 단계인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향한 중장기 비전을 공개했다.■ "119 구급대가 오기 전부터 치료 준비"은평성모병원은 최근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필수의료 붕괴 우려 속에서도 응급·소아·분만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왔다.특히 응급의료센터는 전문의 24시간 상주 체계를 갖춰 심·뇌혈관 질환 환자가 도착하면 15분 내 검사, 30분 내 치료 계획 수립이 이뤄지는 신속 대응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배시현 병원장은 "환자가 도착하는 순간 전용 코드가 발동되고, 15분 안에 CT 촬영, 30분 안에 치료계획이 수립된다"며 "지역 119 구급대와의 핫라인을 통해 병원 도착 전부터 처치 준비가 이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이어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24시간 상주하며, 심혈관·뇌혈관 전담팀과의 동선을 일체화해 환자가 응급실 문을 들어선 순간부터 치료팀이 즉각 가동된다"며 "공간 설계에서도 응급 대응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CT 및 촬영실이 응급구역 안에 내재돼 있어 환자 이송 동선을 최소화했고, 2중 전실 구조의 음압 격리 병상을 갖춰 감염 취약 환자도 신속하게 수용할 수 있다. 인근 산악지형을 고려해 중대형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헬리포트도 보유하고 있어, 재난 상황에서도 광역 이송 체계가 가동된다.응급 의료 인프라가 취약했던 서울 서북부에서, 이 병원이 사실상 유일한 중증 응급 거점 역할을 해왔다는 의미다.소아·분만 필수의료도 빠진다면 '반쪽 필수의료'다. 소아응급실과 신생아중환자실을 별도로 운영하며 1차 의료기관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중증 소아 환자를 받아내고 있다. 분만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축소되는 흐름 속에서도 은평성모병원은 연간 약 1,000명의 신생아를 받아내며 개원 이후 누적 분만 5,000례를 달성했다.배 병원장은 "지난해 7월부터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의 적기 치료 체계를 강화하는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최근엔 자연 임신을 돕는 나프로임신센터까지 열었다"며 "임신 준비부터 출산, 신생아 집중치료까지 한 병원 안에서 끊김 없이 연결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식·혈액·암·심장… 고난도 진료의 깊이필수의료가 지역민의 일상을 지킨다면, 고난도 중증 진료는 이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을 노리는 실질적 근거가 된다. 은평성모병원은 심장·장기이식·혈액·암 4개 분야를 중증 진료의 핵심 축으로 삼고, 지난 7년간 임상 역량을 집중적으로 쌓아왔다.2021년 문을 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은 국내 최초의 장기이식 전문병원이다. 국내 최초 각막이식(1966년), 신장이식(1969년), 소장이식(2004년) 등 이식 의학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가톨릭 의료 전통을 계승해, 신장·심장·간·췌장·각막은 물론 소장과 폐까지 전 장기 이식이 가능하다.배시현 병원장은 "국내에서 이 모든 장기이식을 한 병원에서 소화할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며 "개원 이후 5년간 총 437례의 이식 수술을 시행했으며, 단일공 로봇수술기를 신장이식에 적용하는 등 수술 기법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했다.그는 "개원 7년 만에 조혈모세포이식 600례를 달성했고, 최근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혈액암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되는 CAR-T 세포 치료를 도입해 치료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고 강조했다.혈액병원은 2020년 가동을 시작해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과 함께 가톨릭 의료 혈액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급성 골수성·림프구성 백혈병, 다발골수종, 림프종 등 중증 혈액질환 치료를 이끌며, 국내 최초로 다발골수종센터를 개소했다.심장혈관병원은 대동맥·말초혈관센터, 심장박동센터, 심장수술센터, 심장판막·영상센터, 심혈관센터 등 5개 세부 센터가 다학제 협진 체계로 돌아간다.개원 이후 관상동맥중재술 4,460례, 고난도 심장수술 903례, 경피적대동맥판막술 304례, ECMO(체외막산소공급치료) 509례를 기록했다. 내과적 시술부터 고난도 외과 수술, 보조 순환 장치까지 한 지붕 아래 갖춘 구조가 수도권 서북부에서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암센터는 속도와 질 두 가지를 동시에 잡는 전략을 쓰고 있다. 예약 후 1주일 이내 진료와 검사를 마무리하는 '원위크 서비스'를 운영하며, 10개 다학제 협진팀이 연 500회 이상 통합 진료를 소화한다.폐암 수술은 연간 500건을 넘어서며 전국 단위 환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엔 치료 이후까지 시야를 넓혀 재발 모니터링, 만성질환 관리, 영양·생활습관 개선을 묶은 애프터케어 시스템을 도입했고, 암 환자 재활 클리닉과 항암제 심독성을 관리하는 심장-종양클리닉도 운영 중이다. 암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암과 함께 '사는 것'을 돕는 병원으로 역할을 확장하는 시도다.■ 칼 대신 로봇, 방사선 오차는 1mm 이하로진료 역량의 외연 확장과 함께, 첨단 장비 고도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도입한 방사선 암 치료기 '트루빔 4.1'은 치료 부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1mm 이하 정밀도로 방사선을 조사한다.간·폐·유방처럼 호흡에 따라 움직이는 장기나 전이암, 뇌·두경부암 같은 고난도 종양 치료에서 정밀도가 곧 치료 효과로 이어진다. 피부에 표식 없이 환자 윤곽을 3차원으로 인식하는 무표식 표면유도 방사선 치료 시스템을 도입해 환자의 신체적·심리적 부담을 줄였고, 방사선 출력이 향상되면서 치료 시간도 기존 대비 크게 단축됐다.로봇수술 분야에서도 한 단계 올라섰다. 최근 도입한 단일공 로봇수술기 '다빈치 SP'는 하나의 작은 절개창만으로 수술을 완료할 수 있어 통증·출혈·회복 기간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식도암·두경부암·갑상선암 등 고난도 암 수술과 신장이식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기존 다빈치 Xi 2대와 합쳐 총 3대의 로봇수술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로봇수술 5,000례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으며, 연간 수술 건수도 1,500건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1,500개 병·의원과 연대, '돌봄' 위한 AI 활용중증 진료 역량만큼이나, 이 병원이 공을 들여온 또 다른 축은 지역사회와의 연대다. 현재 약 1,500개 협력 병·의원과 협약을 맺고 진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환자가 동네 의원에서 치료받다 필요할 때 빠르게 연결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흐름을 체계화하려는 시도다. 지역 보건소·복지기관과도 연계해 병원 밖에서의 건강 관리까지 이어지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배시현 병원장은 "고도비만수술·무릎수술·각막이식 의료비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은평성모자선회는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 자립준비청년 직업훈련, 지역사회 기관 후원 등 복지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의료진이 직접 지역사회로 찾아가는 건강강좌와 환우·보호자를 위한 음악회 등 정서 지원 프로그램도 꾸준하다"며 "사회공헌 영역에서도 가시적인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디지털·AI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행보가 있었다. 세계 최초로 AI 모바일 음성인식 전자간호기록 시스템 '보바일 ENR(Vobile ENR)'을 개발했고,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RFID 기반 물류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세계 최초로 확장현실(XR) 기반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개발해 국내·미국 특허도 등록했다. 최근엔 AI 전문위원회를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실무에 도입해 의료진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AI로 아낀 시간이 결국 환자 곁으로 돌아간다는 논리다. 차세대 AI 연구 관리 시스템 구축도 추진 중으로, 연구중심병원으로의 도약도 중장기 목표 중 하나다.배시현 병원장은 "응급·필수의료에서 쌓아온 지역의 신뢰, 심장·이식·혈액·암에서 입증한 고난도 진료 역량, 그리고 디지털·AI 기반의 미래 의료 혁신이 은평성모병원의 세 축"이라며 "앞으로도 중증질환 치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지역 주민 누구나 멀리 가지 않아도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2026-05-11 05:20:00대학병원
인터뷰

"고객과 경쟁 안 한다는 철학…틈새 공략으로 성장 가속"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4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글로벌 엑스레이 그리드 시장을 선도해 온 제이피아이헬스케어(JPI Healthcare)가 부품 전문 기업을 넘어 완제품 시장에서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국내외 굴지의 의료기기 기업들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제이피아이헬스케어는 고객사와 직접 경쟁하는 대신 시장의 공백을 메우는 틈새 전략을 택했다.김진국 대표는 "우리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기존 고정형 CT가 닿지 못하는 모빌리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이런 원칙은 출발점일 뿐, 실제 핵심은 '경쟁이 덜한 곳에서 더 높은 기술 장벽을 쌓는 것'에 가깝다. 비어 있는 지점을 파고들어 오히려 더 강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방식. 김진국 대표를 만나 자사의 경쟁력과 미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고정형은 가라"…모빌리티로 무장한 이동형 CT제이피아이헬스케어의 비즈니스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운영된다. 엑스레이 그리드(Grid)를 중심으로 하는 부품 사업부, 이동형 CT와 같은 완제품 사업부, 그리고 80년 설립 이후 구축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트레이딩 사업부다.부품 사업의 핵심인 그리드는 영상의 산란선을 제거해 해상도를 높이는 필터 역할을 한다. 최근 영상 장비의 해상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고사양 그리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김진국 대표는 영상 장비가 조밀해질수록 그에 맞는 높은 해상도의 그리드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그는 "영상 장비가 좋아질수록 그리드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며 "디텍터 해상도가 올라가면 그에 맞는 고성능 그리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제이피아이헬스케어 김진국 대표이어 "이쪽은 가격도 괜찮고 이익률도 괜찮은 시장"이라며 "반대로 일반 엑스레이 시장은 가격 경쟁이 치열해서 수량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눈에 띄는 변화는 산업용 시장 확장이다. 과거 의료용에 머물던 그리드 기술이 보안, 식품, 산업 검사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김 대표는 "예전에는 산업용 영상이 '이물질 보이느냐' 정도였다면, 지금은 '얼마나 정확하게 보이느냐'로 바뀌고 있다"며 "그래서 의료 수준의 영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이어 "미국, 유럽 대형 업체들과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조만간 시장이 크게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그는 이 흐름을 '틈새의 확장'으로 봤다. 처음에는 작은 시장처럼 보이지만, 기술이 쌓이면 그 시장 자체가 커진다는 것. 완제품 사업 역시 같은 전략 위에 있다.JPI가 선보인 이동형 하이브리드 CT는 기존 CT와 정면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저희 제품은 전신 CT가 아니라 팔, 다리 중심의 정형외과 영역에 맞춰져 있다"며 "엑스레이보다 훨씬 선명하고, 토모 기능으로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작년 시카고 전시회에서 선보인 이동형 하이브리드 CT는 국내 정형외과와 동물병원 시장에서 이미 20여 대가 판매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는 작년 대비 3배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기존 CT가 육중한 크기와 고전압 전력 시설을 요구하며 특정 공간에 고정돼 있었다면, 제이피아이의 제품은 일반 벽전원(220V)만 꽂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방식을 구현했다. 로봇 휠 메커니즘을 적용해 좁은 수술실이나 병실에서도 힘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김진국 대표는 이동형 CT의 수요가 생각보다 훨씬 방대하다고 강조한다. 야전 병원이나 선별 진료소처럼 장비가 직접 환자에게 찾아가야 하는 환경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특히 정형외과에서는 전신을 찍을 필요 없이 팔, 다리 등 국소 부위의 골절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 엑스레이보다 월등히 깨끗한 영상을 제공하면서도 이동이 간편한 이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단순히 이동만 편한 것이 아니다. 이 장비는 일반 영상, 동영상, 그리고 단층 영상(토모)까지 세 가지 기능을 하나로 통합했다. 유지 보수 비용 역시 일반 CT 대비 5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중소 병원의 진입 장벽을 허물었다.■AI는 하드웨어의 적이 아닌 파트너…'피지컬 AI'로의 진화최근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영상 개선 기술이 화두다. 일각에서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인 그리드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김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그는 "소프트웨어 처리는 기존 데이터 값을 가공해 스무딩(Smoothing)하는 것이지, 없던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지멘스나 GE 같은 글로벌 하이엔드 기업들이 여전히 정밀한 물리적 그리드를 고집하는 이유도 고객에게 왜곡 없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제이피아이헬스케어 역시 5년 전부터 AI 팀을 별도로 운영하며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키워왔다. 다만 이들의 AI는 그리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드로 얻은 양질의 데이터를 더욱 최적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제이피아이헬스케어가 개발한 이동형 CT. CT는 고정형이라는 인식을 깨고 한 사람이 잡아 끌 수 있을 정도의 모빌리티를 갖춘 제품으로 차별화를 선언했다. 가정용 220V로도 운용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김 대표는 올해 연말 하드웨어와 AI를 접목한 시너지를 보여주고, 내년에는 '피지컬 AI' 단계로 넘어가 진단의 정확도를 극대화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저선량으로도 CT급 영상을 구현해 재촬영 없이 한 번에 정확한 진단 보조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은 외산 장비에 익숙한 국내 대학 병원의 높은 문턱이다. 젊은 의사들이 수련 과정부터 글로벌 대기업의 장비에 길들여져 있어, 국산 신제품이 성능이 좋아도 선택받기 쉽지 않다.제이피아이헬스케어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초기 교육 단계부터 침투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최근 서울대 치과병원과 협력해 학생들과 함께 영상을 개선하고 장비를 활용하는 연구를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김 대표는 "당장 임상을 위해 투입되는 연구용역비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롱런을 위한 길"이라며 "더뎌 보여도 뚜벅뚜벅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인터뷰 내내 김 대표가 강조한 점은 '차별화'다. 남들이 다 하는 일반 엑스레이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벌이기보다, 기존 장비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찾아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제이피아이의 생존 방식이다. 이는 부품을 공급받는 고객사들과의 상생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선택이다.의료영상 산업에서 JPI가 보여주는 행보는 명확하다. 틈새를 선택했지만, 그 틈새를 키워 결국 주류 시장으로 끌어올리는 전략.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더 강해지는' 역설적인 성장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부품 사업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완제품 시장에서도 '제이피아이가 만들면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김진국 대표는 이것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2026-05-07 05:30:00진단
인터뷰

100만명 건강 정보 하반기 공개..."정밀의료 초석될 것"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한국인 100만 명의 유전체·임상·생활습관 정보를 통합하는 국가 차원의 정밀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BioBigData.Korea)이 올 하반기 첫 데이터 개방을 통해 임상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지난해까지 확보된 데이터 중 표준화와 품질인증을 완료한 고품질 데이터가 그 대상이다. 개방 데이터는 질병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신약 개발의 핵심인 '타겟 발굴' 등 바이오 분야 연규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메디칼타임즈는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임상 현장의 요구를 사업 설계에 직접 녹여낸 백롱민 사업단장을 만나 100만 명 바이오 데이터 구축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이행 전략을 들어봤다.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단은 올 하반기 국가 차원의 바이오 데이터를 공개할 전망이다.이번 프로젝트는 2032년까지 한국인 100만 명의 건강 데이터를 기증받아 국가 정밀 의료의 초석이 될 대규모 바이오 데이터를 구축하는 국가전략자산 사업이다.백롱민 단장은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연구를 넘어, 국내 연구자와 산업계가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본질이라고 정의했다.백 단장은 이 과정을 배와 조선소를 만드는 작업에 비유했다. 백 단장은 "우리는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고 있고 참여자도 모으고 있다. 배도 만들고 조선소도 함께 만들고 있는 셈"이라며 "이 조선소는 올 연말 정도가 돼야 기본적인 시스템이 완성될 것"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사업단은 현재 1단계 목표인 77만 명 구축을 향해 가고 있으며, 본격적인 참여자 모집 개시 이후, 올해 4월까지 약 16만 명의 데이터를 확보하며 궤도에 올라섰다.■ 유전체·임상·생활습관의 통합...개인별 맞춤 치료핵심 수집 데이터는 데이터는 크게 세 가지다.혈액 분석을 통한 '유전체 데이터', 병원 진료 기록인 '임상 데이터', 그리고 웨어러블 기기나 설문을 통한 '생활 습관 데이터(라이프로그)'가 한 사람을 중심으로 묶인다.백 단장은 "사람마다 타고난 유전자와 평소 생활 습관을 같이 분석하면, 왜 이러한 임상 데이터가 나오는지 인과관계를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미래 의료"라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당뇨병을 예로 들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피력했다.백 단장은 "옛날에는 당뇨가 그냥 집안 내력이면 생기는 줄 알았지만, 지금은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생활 습관에 따라 유전자가 발현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암이나 만성 질환도 이 데이터를 통해 원인을 알고 치료 방법을 찾아 평생 관리하며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감 있는 데이터 설계... "임상 의사의 시각으로 간극 줄여"특히, 이 사업은 데이터를 폭넓게 확보하면서도, 바이오 산업계 및 의료계 등 현장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렇게 설계될 수 있었던 데에는 백롱민 단장의 전문성이 큰 역할을 했다.백 단장은 서울대병원 출신의 성형외과 전문의로, 오랜 시간 임상 현장을 지켜온 베테랑이다.백롱민 단장은 "의료계 및 산업계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집중했다"고 밝혔다.임상과 연구 양쪽을 모두 경험한 백 단장은 현장의 의사들이 원하는 데이터와 실제 구축되는 연구용 데이터 사이의 미세한 '온도 차'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그는 사업 설계 과정에서 이러한 간극을 좁히는 데 주력했다.백 단장은 "실제로 쌓을 수 있는 데이터와 쓰는 사람 입장에서 바라는 데이터 사이의 차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며 "단순히 양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쌓는 것보다, 연구자나 산업계에서 가장 쓰기 좋고 편한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끊임없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세밀하게 맞춰나갈 것"이라며 "의사의 시각에서 보더라도 이 데이터들이 미래 의료의 실질적인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민감한 의료 정보를 다루는 만큼 보안에 대한 우려도 크지만, 백 단장은 데이터 설계 단계부터 이를 원천 차단했다고 밝혔다.그는 "우리는 이름이나 주민번호 같은 개인 식별 정보는 아예 모으지 않는다. 데이터뱅크 안에서는 '(예시) 007 8 abc' 같은 뜻 없는 문자의 나열로 아이디가 부여된다"며 "해커가 들어와서 봐도 개인의 정보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고, 연구자들은 개인 정보가 아닌 혈압이나 간 기능 수치 같은 데이터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사업단은 '바이오 코리아 2026'에서 '데이터 개방 및 활용'이라는 주제로 오는 29일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데이터 활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였다.특히 올 하반기에는 구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에게 1차 개방을 실시한다. 백 단장은 "이만한 규모로 데이터를 모은 사례가 없기에 상당히 기대가 된다"며 "구축된 데이터의 개방을 통해 우리나라 바이오 분야 연구 생태계를 활성화하려 한다"고 밝혔다.마지막으로 그는 국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백 단장은 "우리나라 국민은 나름의 유전적, 생활적 특성이 있어 반드시 우리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분이 이 사업에 참여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2026-04-30 05:30:00제도・법률
인터뷰

"첨생법 개정 1년…재생의료 대중화로 바이오파운드리 시동"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임상연구에 국한됐던 재생의료의 문턱이 낮아진 지 1년. 제도 변화는 시장을 어떻게 바꿨을까.과거에는 임상연구에 참여한 환자만 줄기세포·면역세포 시술을 받을 수 있었지만, 개정 첨생법은 법적 기준 안에서라면 일반 환자도 첨단재생의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2025년 2월부터 시행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이 의료 현장뿐 아니라 일반 대중의 인식까지 빠르게 바꾸면서 의료기관과 산업 전반에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초기에는 '먼 이야기'로 여겨졌던 재생의료가 이제는 병원 경영 전략과 환자 선택지의 한 축으로 편입되는 양상이다.현장의 체감 변화는 뚜렷하다. 세포 기반 사업 및 재생의료 기관 지정 관련 컨설팅을 동시에 영위하는 BKD 주식회사의 강윤정 대표를 만나 지난 1년이 만들어낸 시장의 구조 변화와 향후 방향을 짚었다.■ 첨생법 개정 1년, 의사도 환자도 수요로 편입강윤정 대표는 시장의 변화를 '가속도'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첨생법이 처음 통과됐을 때만 해도 로컬 의원 원장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런가 보다' 하는 정도의 관심이었다. 하지만 2024년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초기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시행 시점이 명확해지자 준비에 나선 의료진들이 빠르게 늘었다. 2025년 기준으로 전국 약 200개 의료기관이 재생의료 실시기관 허가를 받은 상태다."발 빠른 의료기관들이 2024년 상반기부터 준비에 들어가, 하반기에 잇달아 허가를 받았습니다. 2025년 기준으로 전국에 약 200개 로컬 의원이 재생의료 기관으로 지정됐어요. 강남뿐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 걸쳐 있습니다."이 숫자는 단순한 '허가 건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정 대형 병원이 아닌 개원가 중심으로 재생의료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허가가 집중돼 있지만, 시장 잠재력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강 대표는 "전체 로컬 의원 중 일부만 참여해도 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재생의료가 특정 전문 분야를 넘어 미용, 정형외과, 재활의학 등 다양한 진료과와 결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 같은 변화는 환자 인식에서도 확인된다. 과거에는 줄기세포 치료가 해외 의료 관광의 영역으로 인식됐다면, 현재는 국내에서도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가능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강남구 성형외과만 1,000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현재 전국 200개는 빙산의 일각이다. 강 대표는 "전국 로컬 의원의 10%만 허가를 받아도 파이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법이 생겼다는 건 테두리가 생겼다는 뜻. 그 테두리 안에 있는 병원과 밖에 있는 병원은 세포를 다루는 역량과 신뢰도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실제로 일본은 재생의료 관련 법이 2015년부터 시행돼 10년간 체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연간 시장 규모가 적게는 1조 9천억원대에서 많게는 13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에서도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크게 늘었다는 것. 단순한 관심을 넘어 실제 시술 의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제도 변화가 의료 공급자뿐 아니라 수요자 인식까지 동시에 자극한 셈이다.한국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섰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강 대표의 시각이다.■ "한국형 바이오 파운드리가 비전…해외 기술 수출도 시동"주목할 점은 의료기관의 질문 수준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허가를 받아야 하는가'라는 기초적 질문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허가 이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라는 전략적 고민으로 이동했다.강 대표는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학술대회에 여러차례 참여해 컨설팅을 했다"며 "과거엔 재생의료 허가가 뭔지, 받으면 뭐가 좋은지 기초 개념부터 묻는 게 전부였다면 지금은 달라졌다"고 밝혔다.그는 "최근 참석한 학술대회에선 허가 이후 어떤 질환을 타겟해야 하는지, 세포와 전문 시술 분야를 어떻게 접목하면 시너지가 나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이 주를 이뤘다"며 "이는 재생의료가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라 병원 운영 구조를 바꾸는 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다만 수요가 늘고 있는만큼 진입 장벽 역시 높아지고 있다. 제도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허가 절차가 점차 정교해지면서, 시설·인력뿐 아니라 운영 역량까지 요구되고 있다.핵심은 SOP(표준운영절차)다. 단순히 문서를 제출하는 것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해당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실사 과정에서 의료진과 실무 인력의 이해도가 검증되며, 최근에는 발표 자료 준비까지 요구되는 등 심사 강도도 높아지는 추세다.강 대표는 "허가만 받고 끝나는 구조로는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고 임상연구 설계, 치료계획 수립, 세포 공급,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통합 모델이 필요하다""며 "실제로 재생의료는 허가 이후가 더 중요한 영역으로 치료 프로토콜, 환자 관리, 데이터 축적이 축적될수록 의료기관 간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이러한 흐름은 자연스럽게 '바이오 파운드리' 모델로 이어진다. 반도체 파운드리처럼 세포 배양·증식·공급을 위탁받아 처리해주는 개념으로, 국내에서도 이 모델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고 있다.강 대표는 "세포 치료는 공산품처럼 찍어내는 산업이 아니라 환자 맞춤형 고관여 서비스"라면서도 "표준화된 공정과 시설을 기반으로 한 위탁 생산 수요는 분명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현재 BKD는 TS 바이오와 협력해 세포 배양 및 공급, 연구 협업까지 포괄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단순 컨설팅을 넘어 '허가–임상–생산–사후관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지향하는 것이다.이러한 모델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병원과 연구소를 포함한 재생의료 인프라를 통째로 구축하는 '턴키 수출' 논의도 진행 중이다.이 과정에서 일본과의 협력도 중요한 축으로 언급된다. 일본은 2015년부터 재생의료 제도를 시행하며 임상 경험을 축적해온 국가다. 강 대표는 "면역세포 분야는 일본이 앞서 있지만, 줄기세포 기술력 자체는 한국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향후 국가 간 기술 협력과 역할 분담 가능성을 시사한다.결국 첨생법 시행 1년이 만든 가장 큰 변화는 '인식의 전환'이다. 재생의료는 더 이상 일부 연구자나 해외 의료기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의료기관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환자에게는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열렸다. 동시에 이는 '누가 더 잘 준비했는가'에 따라 성과가 갈리는 산업이기도 하다.강 대표는 향후 시장을 "옥석이 가려지는 단계"로 규정했다. 허가 여부를 넘어 실제 치료 역량과 운영 능력이 경쟁력을 결정하게 된다는 의미다. "같은 세포라도 어떻게 배양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여하고, 어떤 주기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져 경험과 데이터가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재생의료는 이제 막 제도적 기반을 갖춘 초기 산업이다. 그러나 이미 의료기관 200곳이 참여하고, 환자 수요가 가시화되고, 생산·공급 모델까지 논의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변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첨생법이 촉발한 이 흐름이 한국형 바이오 파운드리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향후 2~3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강윤정 대표는 "AI 시대가 열린 것처럼, 개인 맞춤형 세포 치료의 시대도 이미 도래했다"며 "내 몸에 있는 세포를 활용해서 맞춤형 치료를 받는 재생의료는 먼 미래의 이야기에서 현재 우리들의 이야기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그는 "벌써 줄기세포 수준은 대한민국이 최고라고 자부할 정도로 기술이 고도화됐다"며 "급격한 고령화와 급증하는 안티에이징 수요로 인해 재생의료 시장도 빠르게 개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4-29 05:30:00치료
인터뷰

"소세포폐암 치료 바꾼 신약, 의사가 급여 청원 나선 이유"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의사로서 신약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지만, 보호자로서는 억 단위의 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살던 집까지 처분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중증 환자 가족의 현실이다."최근 제약업계와 임상 현장의 이목이 암젠의 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임델트라(탈라타맙)'에 쏠리고 있다.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극히 불량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1차 치료 이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었던 영역이다. 이런 가운데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가 의사이자 소세포폐암 투병 중인 환자 보호자로서 임델트라의 신속한 급여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황원민 교수는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임델트라 투여 이후 달라진 '일상의 기적'과 그 이면에 가려진 '비급여'로 인한 재난적 의료비 부담 문제를 가감 없이 털어놨다.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는 의료인이자 소세포폐암 환자 보호자로서 혁신신약의 접근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소세포폐암이 앗아간 평범한 일상황원민 교수의 아내가 소세포폐암이라는 상대적으로 '희귀암'을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었다. 2020년 시작된 단순 기침에 처음 받아든 처방전은 '감기약'이었다. 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흉부 엑스레이에서 우측 폐에 흉수가 차오른 것이 발견됐다. 황원민 교수는 "처음엔 결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료가 이뤄졌지만, CT 검사에서 기관지 사이의 거대한 종괴가 발견되며 상황이 급변했다"며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비흡연 여성이라는 조건 때문에 처음부터 소세포폐암을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상 현장에서 폐암이 의심될 경우, 일반적으로 전체 폐암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을 우선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15~25%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주로 흡연력이 있는 남성에게 발생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기 때문이다. 첫 조직검사에서도 비소세포폐암 진단에 따라 표적항암제 사용을 위한 바이오마커 검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의사인 황 교수의 직감이 발동한 순간이었다. 결국 기관지 내시경을 통한 재검사를 밀어붙인 끝에, 최초 이상 소견 발현 후 두 달이 지나서야 '소세포폐암'이라는 최종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진단명 하나를 확정 짓는 데만도 보호자와 환자의 피를 말리는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다행히 1차 면역항암제(아테졸리주맙)가 그해 급여 적용을 받으며 치료가 순탄했다. 2년간의 급여 치료 후 전액 자비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치료를 이어갔고, 흉수가 소실되며 완치의 꿈을 꾸기도 했다. 희망은 2025년 허리 통증과 함께 깨졌다. 단순 디스크로 여겼던 통증은 흉추 12번의 광범위한 전이로 확인됐다.  황 교수는 곧장 아내를 업고 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입원 당시 아내는 산소포화도가 90%까지 떨어졌고, 척수 압박으로 하반신 마비 위험이 커 응급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이후 시도한 2차 항암치료는 재앙에 가까웠다. 황원민 교수는 "첫 투여 후 극심한 구토와 부작용으로 백혈구 수치가 1000 미만으로 곤두박질쳤고, 결국 폐렴까지 동반되며 인공호흡기 없이는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며 "담당의조차 기존 치료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한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절체절명에서 만난 '임델트라'이때 황 교수의 뇌리에 스친 것이 임상연구 단계에서 주치의로부터 들었던 '임델트라'였다. 그는 임델트라가 허가될 당시부터 관련 기사와 논문을 꼼꼼히 살피며 주목해왔다. 특히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였던 아내의 사례를 볼 때, 세포독성 항암제와 전혀 다른 기전을 가진 이중항체 신약 임델트라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황원민 교수는 "처음 임델트라 치료를 고려했을 땐 국내에 약제가 출시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며 "정작 살릴 수 있는 약을 눈앞에 두고도 쓸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나 절박해 일본과 미국의 의료진 지인들을 통해 해외 원정 치료 가능성까지 알아보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국내 출시 및 병원 도입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면서 지난해 10월 첫 투여를 시작할 수 있었다. NEJM에 게재된 'DeLLphi-301' 연구에 따르면, 임델트라는 2회 이상 치료 경험이 있는 재발성 환자에서 40%의 객관적 반응률(ORR)과 14.3개월의 전체생존기간(OS)을 입증했다. 국내 의료진이 제1저자로 참여해 국내 임상 데이터도 풍부했다. 황원민 교수는 "데이터상의 수치는 내 아내에게 100%의 기적이었다"며 "투여 1주일 만에 산소포화도가 정상화됐고, 한 달 만에 스스로 걸어서 퇴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함께 유럽 학회에 다녀올 정도로 일상을 회복했는데, 이는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닌 '가정의 회복'이었다"고 강조했다. 신장내과 전문의로서 학술활동에도 적극적인 황원민 교수는 환자 보호자 경험까지 더해져 신약의 환자 접근성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감당 못 할 '비급여의 무게'기적처럼 아내의 상태는 호전됐지만, 뒤따라온 경제적 압박은 잔인했다. 비급여 상태인 임델트라의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황원민 교수는 살던 대전 집을 처분했다. 황원민 교수는 "1년 치 치료비에 해당하는 현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는 불안이 늘 따라다닌다"며 "월 카드 한도를 최대한 높였음에도 약제비 결제가 불가능해 결국 현금을 지참해 병원비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까지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현실은 의료진에게도 거대한 장벽이다. 그는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환자가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라면 의료진은 권하기조차 미안해진다"며 "비급여 장벽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환자와 가족의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위축시키고 생존권을 경제적 조건에 종속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황원민 교수는 의료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급여 평가 구조의 모순을 짚었다. 황원민 교수는 "현재 이해충돌(COI) 문제로 실제 임상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심의에서 배제되다 보니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가 의견이 직접 반영되는 구조 개선과 함께 패스트 트랙과 같은 신속 급여 장치가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검사비에 일괄 적용되는 산정특례 비중을 일부 조정하더라도 실질적인 치료 영역에 대한 지원을 높여 보험 재정이 중증·희귀 질환에 우선 배분되도록 정책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원민 교수는 직접 느낀 환자 보호자 경험을 바탕으로 문건을 작성해 국민청원을 제출하고 국회와 청와대, 국민신문고 등에 급여화를 촉구하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는 "소세포폐암은 진행 속도가 워낙 빨라 환자들이 목소리를 모으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에는 이런 활동이 특별한 일처럼 느껴졌지만, 보호자가 되고 나니 간절한 마음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황원민 교수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음에도 경제적 이유로 시도조차 못 하는 환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심평원이 단순한 경제 논리가 아닌 '사람을 살리는 가치'에 집중해 전향적인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2026-04-28 05:20:00외자사
인터뷰

조기 진단·치료 중요한 'C3 사구체병증' 새 옵션…급여 절실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예후가 불량하고 적절한 치료제가 없던 C3보체 이상과 연관이 있는 희귀 신장질환인 C3 사구체병증과 원발성 면역복합체 막증식성 사구체신염의 새 옵션이 등장했다.해당 질환들은 신기능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며 진단 후 10년 이내에 최대 50%의 환자가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절실한 상황이다.문제는 이같은 새 치료 옵션의 등장에도 여전히 해당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고, 급여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이에 투석 등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급여 문턱을 낮춰 환자들의 빠른 치료 기회를 제공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23일 메디칼타임즈는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한승혁 교수를 만나 C3 사구체병증 등 관련 질환에 대한 이야기와 새 치료 옵션의 의미, 또 급여 필요성 등을 들어봤다.우선 'C3 사구체병증(C3 glomerulopathy, C3G)'과 '원발성 면역복합체 막증식성 사구체신염(primary immune-complex membranoproliferative glomerulonephritis, primary IC-MPGN)'는 C3 보체 이상과 연관이 있는 희귀 신장질환들이다.■ 조용히 신장을 파괴하는 C3G·primary IC-MPGN이 질환들은 보체계 조절 이상으로 인해 신기능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며 진단 후 10년 이내에 최대 50%의 환자가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며, 특히 신장 이식을 받아도 재발 위험이 높아 환자와 가족의 질병 부담이 매우 크다.다만 이같은 우려에도 C3 보체 활성 이상에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치료제가 없어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최근 C3 보체에 표적한 치료제가 허가 받으며 새로운 치료 기회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메디칼타임즈는 한승혁 교수를 만나 C3사구체병증 등의 질환과 관련 치료 옵션 등에 대해서 들어봤다. 이와 관련해 한승혁 교수는 "사실 보체 매개 질환은 많고 사구체염증을 유발하는 보체 매개 종류도 많이 있지만 신장질환에서 대표적인 극희귀질환이 C3G와 primary IC-MPGN"라며 "C3는 보체의 하나로, C3라는 보체가 사구체에 침착되어 염증을 일으켜서 망가지는 병이 C3G"라고 설명했다.이어 "해외 자료 등을 살펴보면 C3G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유전적 이상으로 많게 보면 30~40% 정도에서 유전적인 결함이 있고, 그 다음이 자가항체가 생겨서 보체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것인데 적게는 40%, 많게는 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환자들도 한 5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이어 "Primary IC-MPGN은 C3G와 동일하게 C3 보체가 침착이 되는 것이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이 면역복합체가 발견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Primary IC-MPGN은 보체를 활성화하는 면역복합체가 생겨 보체 시스템이 과활성화돼 C3가 급격히 증가하며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라고 언급했다.또한 Primary라는 의미는 다른 원인 질환이 없이 면역복합체가 활성화되는 경우를 말해, 혈액암이나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감염증들이 다 배제된 다음에 진단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예후 불량하고 이식 후에도 재발 가능성아울러 해당 질환들은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이라는 점에서 조기 진단이 중요한 상황이다.한승혁 교수는 "C3G 같은 경우에는 소아가, Primary IC-MPGN의 경우 성인이 많은 편으로, 초반기에는 단백뇨가 많아지고 신증후군이라는 발현 형태로 나오는데, 단백뇨가 있다고 해서 증상이 다 발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조용히 신장을 파괴하는 질환, 사일런트 킬러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이어 "한국은 검진 시스템이 잘 돼 있는 만큼 진단이 잘 이뤄지지만 외국은 이런 검진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진단이 늦은 경우가 많다"며 "다만 제일 중요한 보체 검사가 정형화된 프로토콜이나 표준화된 방법이 없다는 것이 현재 문제로 이를 위한 준비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특히 C3G와 Primary IC-MPGN는 희귀질환인 동시에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이라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실제로 C3G와 Primary IC-MPGN는 진행성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치료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환자의 신기능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단백뇨·혈뇨 및 신기능 저하를 동반하며 장기적으로 신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한 교수는 "외국에서 진행된 관찰연구를 보면 진단 후 10년 이내에 최대 50%의 환자가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신장이식을 받은 이후에도 질환이 재발할 경우 최대 60%에서 이식신 소실이 발생하는 등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이어 "청소년 환자의 경우 질환 재발 위험이 높아, 평생에 걸쳐 반복적인 신장이식이 필요해질 수 있어 환자와 가족의 질병 부담이 매우 크다"며 "또한 그동안에는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약제가 없었기 때문에 실제 치료에 부담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그동안 적절한 치료제 없어…새 옵션에 기대그는 "사실 지금까지는 치료방법이 없었는데, 무작위 통제 임상시험(RCT)을 통해 입증 받은 약제가 없는 상태에서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와 같은 약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며 "다만 이들 역시 근본적인 원인인 보체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고 사구체 염증을 잡거나 증상을 억제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이어 "실제로 재발과 악화가 반복되는 것 역시 기존의 약제는 근본적인 접근이 아니었기 때문에 악화되는 것을 막을수 없었다"며 "다행히 최근에는 핵심적인 기전인 보체에 표적한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최근 엠파벨리(페그세타코플란)가 C3G와 primary IC-MPGN에 대한 추가 적응증을 허가 받았으며, 파발타(입타코판)는 성인의 C3 사구체병증에 대해서 적응증을 추가했다.여기에 한승혁 교수는 실제 국내 임상 3상에 참여하며 실제 환자에게 활용하면서 새 치료 옵션의 중요성을 확인했다.한 교수는 "primary IC-MPGN로 진단이 된 한 환자는 단백뇨가 나오면 혈압약이나 식단으로 하는 방법을 써왔는데, 계속 단백뇨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서 조직검사를 해보고 여러 면역억제제를 썼다"며 "이에 스테로이드인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 사이클로스포린 등을 썼는데도 효과가 없었고 사구체 염증을 조금 약하게 하는 효과가 있으나 약을 끊으면 증상이 다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덧붙여 "이 환자가 더블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된 엠파벨리 임상에 참여하게 됐고 6개월 정도 임상에 참여했을 때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가 임상 이후 페그세타코플란을 썼더니 매우 좋은 예후를 보이며 완전 관해까지 갔다"며 "요즘 임상에서는 본 연구가 끝나고 진짜 약을 투여하고 있는데 이때 반응을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즉 그동안 적절한 치료법이 없던 환자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옵션이 등장, 기대감을 갖게 된 상황.문제는 이같은 기대감에도 실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적어, 실제 치료 기회 확대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한승혁 교수는 새 옵션이 등장한 만큼 빠른 치료를 위한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치료 늦으면 새 옵션도 효과 적어…급여 절실한승혁 교수는 "최근 임상시험용 의약품 치료목적 사용(EAP)을 통해 C3G 환자도 페그세타코플란을 썼는데 유병 기간이 너무 오래돼서 치료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이 사례를 보면 C3G와 primary IC-MPGN의 조기진단, 또 치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그는 "피부의 경우 새조직이 생기지만, 콩팥의 경우 재생이 되지 않고, 사구체 수는 갖고 태어나는 거라 망가지면 끝"이라며 "이 환자도 사구체가 손상이 큰 상황이었고, 결국 아무리 좋은 약도 늦게 치료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해외의 경우 이미 신약 활용에 따라 유의미한 임상 경험이 공유되고 있으며, 가이드라인 변화의 움직임도 있는 상태다.일례로 최근 적응증이 추가된 엠파벨리(페그세타코플란) 연구를 살펴보면 위약대비 단백뇨를 70% 가까이 줄이는 등의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이에 새로운 옵션이 늘어난 만큼 국내의 경우에도 빠른 급여를 통해 치료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그는 "보통 치료제가 쓰이는 것을 보면 미국, 유럽, 일본이나 한국 순이고 다른 나라는 기다렸다가 한국이 결정되면 그때부터 사용하게 되고, 희귀질환은 급여 속도가 늦은 편이라 환자들이 정부에 직접 전화하기도 한다"며 "신장이 망가져서 투석을 하면 의료 지출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마지막으로 한승혁 교수는 "최근 몇 년 간 사구체질환들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고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에 신약들로 신장이 나빠지는 진행을 멈출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신약들을 하루빨리 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2026-04-23 05:30:00국내사
인터뷰

문턱 낮아진 난치성 유방암 치료...문제는 조기 치료 접근성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예후가 극히 불량해 '유방암의 난공불락'으로 불리던 삼중음성 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TNBC) 치료 환경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지난 1월부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1차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부터다.하지만 임상 현장의 평가는 환영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전이성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존의 기회가 열린 것은 분명하지만, 정작 환자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조기 단계 환자들에 대한 급여 문턱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삼성서울병원 박연희 혈액종앙내과 교수는 올해 1월부터 적용된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1차 치료 급여 적용 의미를 평가했다.21일 삼성서울병원 박연희 교수(혈액종양내과)를 만나 키트루다 TNBC 1차 치료 급여 적용의 의미와 조기 치료 요법의 급여 필요성을 짚어봤다.예후 불량 TNBC, 키트루다가 불러온 변화TNBC는 그간 표적 항원이 없고 재발이 빨라 유방암 중에서도 가장 치료가 까다로운 영역이었다. 특히 전이성 단계 환자들의 생존 기간은 1년을 넘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박연희 교수는 KEYNOTE-355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이번 급여 적용이 이러한 절망적 상황을 반전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그는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KEYNOTE-355 임상을 통해 PD-L1 발현 양성(CPS 10 이상) 환자군에서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 23개월을 기록하며 기존 표준치료(16.1개월)를 압도했다"며 "특히 한국인이 포함된 아시아 서브그룹 분석에서는 OS 중앙값이 26.7개월까지 나타나, 우리 환자들에게 더욱 최적화된 치료 반응을 확인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실제 급여화 이후 진료실 풍경도 크게 바뀌었다. 박연희 교수는 "과거에는 경제적 부담 때문에 효과적인 약제를 앞에 두고도 환자가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이제는 환자 부담이 5%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의료진은 오직 '최선의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무진행 생존기간(PFS) 또한 9.7개월로 대조군 대비 크게 연장되면서 환자들이 일상을 유지하며 장기 치료를 이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급여의 의미를 진단했다.그러나 박연희 교수는 아쉬움도 함께 언급했다. 현재의 급여 기준이 임상 현장의 실제 상황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 병용 요법의 급여 제외다. 임상 연구로 허가된 세 가지 항암 요법 중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이 2차 치료 단계에서만 급여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1차 급여에서 빠졌기 때문이다.박연희 교수는 "KEYNOTE-355 요법으로 치료받는 환자의 약 30%는 진단 시점에 이미 전이가 확인된 4기 환자(De novo stage IV)들"이라며 "이들은 이전 치료 이력이 없기 때문에 초치료로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이 많이 사용되어 왔으나, 현재는 급여 기준으로 인해 의학적 판단에 따른 약제 선택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꼬집었다.박연희 교수는 올해 1월 키트루다의 삼중음성유방암 1차 치료 급여 적용과 동시에 불러온 급여의 역설 문제를 동시에 지적했다.조기 치료, 완치율 제고의 마중물박연희 교수는 전이성 단계의 급여 성공이 TNBC의 궁극적 목표인 '완치'로 나아가는 중요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급여를 통해 면역항암제의 효능과 안전성이 제도권 내에서 입증된 만큼, 이를 동력 삼아 조기 단계(KEYNOTE-522)에서의 치료 성적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제언이다.1차 치료 급여가 생존 연장의 길을 열었다면,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완치를 향한 근본적인 대책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는 조기 단계에서 키트루다를 사용한 환자가 나중에 전이됐을 때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급여의 역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향후 추가적인 급여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뜻이다.박연희 교수는 "KEYNOTE-522 연구를 통해 수술 전후로 키트루다를 사용할 경우 병리학적 완전 관해율(pCR)이 64.8%까지 올라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특히 아시아 환자들의 3년 전체 생존율은 98%에 달해 조기 면역항암제 사용이 전이 단계로의 이행을 원천 차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비록 현재는 전이성 1차 치료에 급여가 집중돼 있지만, 박연희 교수는 이를 '성공적인 첫 단추'로 평가했다. 이제는 보조요법이라는 조기 치료로 급여 전략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그는 "10%의 전이성 환자들이 먼저 급여 혜택을 받기 시작했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긍정적인 데이터는 결국 90%의 조기 환자들을 위한 급여 논의로 이어질 것"이라며 "재정적 부담을 고려하더라도 생산 활동이 왕성한 젊은 TNBC 환자들이 조기에 완치되어 사회로 복귀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거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치료법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이번 급여는 그 흐름을 따라잡는 아주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며 "전이성 단계에서 확인된 혁신이 조기 치료로 이어져, TNBC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닌 '관리와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26-04-21 05:3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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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토대로 산업 발전 돕는 균형적 약가제도 안착 주력"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임명 후 100일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공공성을 바탕으로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 약가제도 개편안을 구체화하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종봉 약제관리실장은 임명 100일을 맞은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이후, 심평원 약제관리실은 유례없는 정책 변화의 실무 중심지로 부상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종봉 약제관리실장은 앞으로 제약업계와 소통을 통해 공공성을 바탕으로 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 마련에 의지를 드러냈다.20일 메디칼타임즈는 심평원 김종봉 약제관리실장을 만나 정부 약가 정책의 핵심 이행 과제와 향후 실무 구체화 방안에 대한 계획을 들어봤다.악가제도 개편 현실화 주력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해 신약의 혁신 가치 보상과 약제비 지출 효율화를 골자로 한 '약가제도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이번 개편안에 따라 심평원 약제관리실은 ▲희귀질환 치료제 등의 등재 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신속 등재 체계' 구축 ▲혁신신약 우대를 위한 'ICER 임계값' 탄력 적용 ▲제네릭 산정률 40%대 하향 조정 및 사후관리 고도화 ▲필수의약품 원가 보전 실무 등을 책임지고 수행하게 된다.사실상 복지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의 거시적인 정책 방향을 심평원이 실무적인 '디테일'로 채워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것이다.김종봉 실장은 "복지부가 그린 큰 그림에 정밀한 색을 입혀야 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실행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환자의 접근성과 재정 지속 가능성이 조화를 이루는 약가 생태계를 반드시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이를 두고 제약업계에서는 현재 110여명이 조금 넘는 심평원의 약제관리실 규모로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의 구체안 마련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적지 않은 상황.그는 "기획재정부에 현재 10명의 수시증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방대한 문헌 검색이나 제외국 약가 비교 업무에 AI를 활용해 검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보려 한다"며 인력과 기술을 동시에 동원해 업무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동시에 약가제도 개편안에 더해 시시각각 나타나는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대표적인 사례를 꼽는다면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 아스텔라스)-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한국MSD)'로 표면화 된 신약 간 병용요법 급여 논의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 간 병용요법 개발과 활용이 늘어나는 동시에 국내 임상현장에서도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만큼 이를 둘러싼 급여 논의 개선방안을 고민해보겠다는 뜻이다.'파드셉-키트루다' 사례처럼 신약 간 병용요법인데다 소유 기업이 다른 사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더 늘어날 만큼 이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김종봉 실장은 "파드셉과 키트루다 등 병용요법 약제 관련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며 "앞으로 신약 간 병용요법은 더 늘어나고 국내 도입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이에 대비할 수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필수의약품 공급 안정, 현장서 답 찾는다 특히 김 실장은 최근 수급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는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에 대해 남다른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지난 3월 복지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안에도 '수급 불안정 의약품의 원가 보전 및 국산 원료 사용 시 약가 가산' 등의 내용으로 명문화된 핵심 과제다.실제로 최근 주요 상급종합병원조차 필수 약제의 재고 소진 시점을 장담하지 못해 치료 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혈액학회는 "도노마이신, 빈블라스틴 등 과거 100원도 안 하던 기초 항암제들이 품절돼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수십만 원을 들여 가져와야 하는 기형적인 상황"이라며 정부의 관리 체계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김종봉 실장은 최근 직접 필수의약품 생산 공장을 방문하며 이러한 위기감을 확인했다.그는 "10원, 30원 차이로 생산을 포기해야 하는 제약사의 고충을 현장에서 목격했다"며 "단순히 서류상의 숫자를 검토하는 것을 넘어, 제약사가 생산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을 확보해 주는 것이 심평원의 실무적 역할"이라고 단언했다.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질적인 개선안을 마련함으로써, 환자들이 약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4-20 05:10:00심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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