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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가 넘어 세계 탑10 진입한 샤리떼 대학병원 그 비결은?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300년의 역사. 총 4개 캠퍼스에 17개 센터 운영. 100개에 달하는 연구소. 교수 341명. 임상 의사와 의학자 5741명. 총 근무 인원 2만 4332명. 뉴스위크 선정 세계 TOP 10 의료기관.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샤리테 대학병원(Charité Universitätsmedizin Berlin)을 보여주는 단어들이다.1710년 베를린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설립돼 2003년 샤리떼 대학병원으로 통합된 이 의료기관은 독일은 물론 유럽을 넘어 세계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꼽힌다.실제로 2003년 샤리떼 대학병원이라는 이름으로 통한된 뒤 이 의료기관은 압도적으로 독일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세 손가락에 꼽힌다. 또한 뉴스위크가 선정하는 세계 TOP 의료기관 중 10위를 벗어난 적이 없다.세계 Top 10 의료기관의 대부분을 미국 대학병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특히 독일이 진료 보상 체례로 우리나라 의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진료군별 포괄수가(G-DRG)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때 이같은 성적표는 이례적이다.그렇다면 샤리테 대학병원은 포괄수가제라는 굴레속에서 어떻게 세계 10위권을 유지하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을까. 메디칼타임즈가 베를린 현지에서 그 비결을 들여다봤다.3293병상 중 병상가동률 80% 불과…중증 환자에 집중눈에 띄는 점은 샤리테 대학병원이 총 3293병상에 달하는 대형병원이지만 병상가동률은 80%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3293개 병상을 운영중인 샤리테 대학병원은 3차 병원의 역할을 위해 병상가동률 80%를 유지한다(샤리테 대학병원의 촬영 허가를 얻었습니다).2023년도 입원 환자수는 13만 7825명에서 2024년 14만 3759명으로 증가했고 외래 환자수도 78만 7757명에서 82만 2547명으로 늘었지만 병상 가동률은 여전히 80%를 유지하고 있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독일의 의료전달체계와 샤리테 대학병원의 철학에 숨어있다.독일은 1차 의료기관, 즉 개원가와 3차 의료기관, 즉 대학병원의 역할이 분명하게 나눠져 있다. 실제로 샤리테 대학병원 또한 이러한 의료전달체계를 명확하게 유지하고 있다.일단 샤리테 대학병원은 아무리 환자가 원한다해도 국내 대학병원과 같이 진료의뢰서 한장만으로 스스로 병원에 들어올 수 없다.개원의가 암 등을 의심한다 해도 확진이 될 때까지 진료 예약 자체가 불가능하며 확진이 됐다해도 샤리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외래 진료 의사의 허들을 넘어야 한다. 과연 3차 병원에서 봐야할 암 환자인가에 대해 두세차례의 검증이 끝나야 비로서 진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국내에서 3차 병원에 들어가기 위해 편법처럼 쓰고 있는 응급의료센터를 통한 진입도 원천적으로 막혀있다.샤리테 대학병원 관계자는 "응급의료센터는 완전히 별도의 건물로 분류돼 있어 센터 안에서 진료와 입원이 이뤄지며 특별한 상병이 아닌 이상 그 안에서 퇴원까지 이뤄진다"며 "자의적 입장은 불가능하며 소방, 경찰, 협력병원 의사의 판단과 협조 요청이 있어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샤리테 대학병원의 응급의료센터는 400병상 규모의 별도 의료기관으로 존재한다. 그 안에 모든 진료과 의사들이 근무하며 진료-입원-퇴원이 그 안에서 이뤄진다. 사실상 병원안의 병원으로 운영되는 셈이다.샤리테 대학병원은 진료의뢰가 있다 해도 게이트키퍼 외래를 통해 적격 환자로 분류돼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샤리테 대학병원의 촬영 허가를 얻었습니다).이를 기반으로 본원 캠퍼스는 암 등 중증 질환에 특화돼 있다. 환자의 입원과 동시에 다학제 협진이 이뤄지는 중요한 기반 중 하나다.이로 인해 가령 2기 이상의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가 진료를 받을 경우 종양내과, 유방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의 교수들이 다학제 협진을 시작해 치료의 시작부터 퇴원 전략까지 제시한다.또한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신약 적용 가능성을 논의하며 연구와 임상을 잇는 통합적 접근이 이뤄진다. 국내 대학병원의 진료체계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부분이다.샤리테 대학병원 종합암센터(CCCC) 도미니크 모데스트(Dominik Modest) 센터장은 "어떤 루트로 환자가 샤리테에 오건 수술과 방사선, 전신 및 면역치료, 세포치료에 이르기까지 환자에게 어느 것이 가장 유리한가에 대한 다학제 협진이 가장 먼저 이뤄진다"며 "이 결정이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를 통해 샤리테 대학병원은 병상가동률이 80%대로 유지되고 있다. 경증환자가 아예 들어올 수 없는 구조로 운영되기에 가능한 수치다.흔히 말하는 국내 빅5병원들이 99%에 달하는 병상가동률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의료전달체계 구축이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연구비 수주만 5000억원 달해…연구중심병원의 표본하지만 그만큼 진료 수익에 대한 적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독일의 보상 체계가 포괄수가제로 묶여 있다는 점에서 매년 진료 수익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샤리테 대학병원의 응급의료센터는 독립병원 형태로 운영된다(샤리테대학병원의 촬영 허가를 얻었습니다).샤리테 대학병원 또한 진료수익면에서는 매년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교수와 의사만 6천명에 달하는데다 전체 직원이 2만 4332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인건비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특히 보상체계가 G-DRG로 묶여 고난도 수술이나 고가 장비에 대한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중증환자 중심 진료로 병상가동률이 80%에 그치는 것도 적자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샤리테 대학병원의 진료 수익을 살펴보면 2024년을 기준으로 매출이 20억 유로(한화 약 3조 3천억원)에 달하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인건비와 재료비 명목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늘면서 2024년을 기준으로 적자폭이 8700만 유로(한화 약 145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샤리테 대학병원은 매년 이러한 적자를 견디며 어떻게 의료기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이에 대한 답은 연구비에서 찾을 수 있다. 강력한 연구 인프라를 통해 진료와 임상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말 그대로 진정한 연구 중심병원으로 자리를 굳혔기 때문이다.실제로 샤리테 대학병원의 지난 2024년 외부 연부비 수주액을 보면 무려 2억 7880만 유로(한화 약 4700억원)에 달한다.샤리테는 25개에 달하는 건물과 4개의 캠퍼스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진료-연구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샤리테 대학병원의 촬영 허가를 얻었습니다)여기에 독일 정부와 베를린시에서 지원하는 비용을 합하면 매년 수주하는 연구비가 한화로 5천억원을 넘어간다. 진료비 적자를 메우고도 수천억원이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구체적으로 수주 내역을 보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진행되는 연구비만 2200만 유로(한화 약 400억원)에 달하며 글로벌 제약사 등의 임상시험 연구비가 4700만 유로(한화 약 800억원)에 이른다.여기에 유럽종양학회 등 학회와 각종 재단에서 지원하는 지원금도 3860만 유로(한화 약 630억원)에 달한다.이에 대한 배경은 강력한 연구 인프라에 있다. 국내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들이 대부분 진료에 매진하며 연구를 다른 트랙으로 진행하는 것과 달리 샤리테 대학병원은 이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샤리테 대학병원이 강조하는 진료-연구 순환(Translational) 메커니즘이다.구체적으로 보면 일단 진료시스템의 차이가 크다. 샤리테 대학병원은 국내 대학병원과 달리 진료과 중심이 아니라 질환 중심 센터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각 질환별로 진료, 교육, 연구가 한데 묶인 17개 센터 체계를 운영하면서 다학제 진료는 물론 표준화된 임상, 연구 통로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다.교수들의 연구활동에 제한이 없다는 것도 강점 중의 하나다. 실제로 샤리테 대학병원 내에는 각 교수들이 세운 연구소(LaB)이 100여개가 넘는다.샤리테 대학병원에는 각 교수들이 설립한 100여개의 연구소가 운영중이며 섹터별로 건물을 쓰고 있다(샤리테대학병원의 촬영 허가를 얻었습니다)교수들은 연구윤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선 안에서 산업군에서 제시한 연구비를 가지고 자유롭게 연구원을 선발하고 독자적 연구소를 운영한다.이 모든 연구소는 '종합연구소'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며 환자의 진료데이터는 물론 임상시험 진행 현황 등이 한데 모여 임상 의사와 연구자들 모두가 이를 확인하며 협업을 추진할 수 있다.이를 통해 교수들은 단순히 임상시험을 넘어 스타트업 창업과 기술 이전, 대규모 펀드 조성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새로운 자금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이다.국내 대학병원들도 기술지주회사 등을 통해 이를 독려하고 있지만 진료가 우선시되는 시스템속에서 극히 일부에서만 활성화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부분이다.이는 곧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낸다.센터 기반 통합 진료-연구 모델이 체계적으로 정립되면서 진료와 임상시험, 기초 연구가 함께 운영되며 산업을 넘어 재단과 정부에서 들어오는 혁신 펀드가 더해지면서 연구 성과가 단순히 논문을 넘어 또 다른 산업을 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샤리테 종합암센터 도미니크 모데스트 센터장은 "샤리테의 가장 큰 강점은 진료와 교육, 연구가 모두 포괄적 센터 개념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환자 한명 한명마다 최상의 개별 치료 옵션을 찾고 신기술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진료 자체가 연구가 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모든 교수들은 이 환자에게 어떠한 치료법을 적용해 어떠한 순서로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가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러한 고민들은 유럽을 넘어 세계적 치료 가이드라인의 재설정과 신약 개발의 기반이 된다"며 "샤리테에서 더 많은 혁신과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 탄생하는 기반"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사업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2025-10-31 05:34:00마케팅·유통
기획

항암제 개발 정밀의료 선택 아닌 필수…국내 신약개발 방향 교훈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전 세계적으로 암 치료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정밀 맞춤형 연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유전자 분석 맞춤형 치료, 최적화 치료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궁극적인 목적은 기존 약물 효과를 더 높여 생존율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그렇다보니 최근들어 관련 임상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따라서 국내 항암 바이오텍과 항암제 개발 제약사들 그리고 암전문 임상연구기관들도 이러한 임상 연구 트랜드를 잘 파악하여 경쟁력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이러한 트랜드는 최근 베를린에서 성료된 유럽종양학회(ESMO, 10/17~21)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정밀유전자 분석 기술(NGS)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임상 연구 세션을 별도로 만들었고,  이중 임상에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의미있는 연구도 대거 발표했다. 궁극적으로는 치료의 개인화를 이끄는 핵심 연구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올해 유럽종양학회(ESMO, 10/17~21)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종양학에서 정밀의료연구가 대거 쏟아져 주목을 받았다. 사진은 유럽종양학회 행사장 전경. 주요한 몇가지를 살펴보면, 우선 중피종(mesothelioma)을 대상으로 한 NERO 연구(LBA106)에서는 방사선영상(radiomics), 유전체(genomics), 전사체(transcriptomics)를 인공지능 AI 알고리즘으로 통합 분석해 니라파립(niraparib) 치료에 대한 영상학적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 국소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한 AEGEAN 연구(LBA70)에서는 영상학적 특징과 순환종양 DNA(ctDNA) 수치를 결합해 병리학적 완전반응을 예측할 수 있었고, 이러한 결과는 무사건 생존율(EFS) 개선과도 연관돼 있었다.이밖에도 CROWN 3상 연구의 사후(post-hoc) 분석에서는 전이성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뇌전이 반응 분석과 폐 영상학(radiomics)이 RECIST 평가를 넘어선 예후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Abstract 2012P).게다가 유전자분석기술(NGS) 기술의 발전은 ctDNA 분석의 잠재력을 열어주고 있다. 이 기술은 미세잔존질환(MRD)을 비침습적으로 탐지하고, 치료 반응 및 재발 위험을 동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항암치료를 높인다.이번 유럽종양학회서도 대장암과 방광암에서 수술 후 ctDNA 수치를 활용한 보조치료 최적화의 가능성을 탐구한 두 건의 임상시험이 발표됐다.유전자 분석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던트 부스. 암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 이 회사는 전 세계 정밀의료 연구를 대거 늘리고 있다.이중 DYNAMIC-III 연구(LBA9)는 Ⅲ기 대장암 환자에서 수술 후 ctDNA 수치를 기반으로 보조항암치료 강도를 조정하는 접근을 평가한 것으로, 그 결과, ctDNA 양성과 달리 음성 환자에서 표준 치료 대신 감량 치료를 적용했을 때 3년 무재발 생존율(RFS)은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즉 ctDNA 양성환자 를 골라내 치료를 계속하면 추가 생존율 개선을 이끌수 있다는 의미다.IMvigor011 3상 연구(LBA8) 에서는 근침습성 방광암 환자 중, 방광절제술 후 영상학적으로 질병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최대 1년간 정기적인 ctDNA 모니터링을 시행한 것인데, ctDNA 음성환자와 달리 양성 환자에서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을 투여후 무진행생존율과 전체생존율 모두 위약대비 유의한 향상을 보였다.또 AGITG DYNAMIC-III 연구도 ctDNA 검사를 통해 양성이 나온 그룹은 순차적 위험 조정 치료를 진행했고, 이후 옥살리플라틴 기반 항암화학요법 비율이 34.8%에 불과했다. 표준 요법으로 관리 받은 환자들이 88.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불필요한 치료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이처럼 ctDNA유전자는 항암 치료에 매우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간단하게는 추가치료가 필요한 군과 그렇지 않은군을 구별할 수 있다. 나아가 치료 최적화하거나 부작용 개선하는 진보된 치료법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 향후 항암치료제 개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독일 머크사 부스, 이 회사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아벨루맙의 최적화 연구가 올해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됐다.분석기술과 더불어 치료 최적화도 연구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는 신약개발 이후 꾸준한 재개발 또는 재검증을 통해 기존 약물로 신약 개발수준에 버금가는 가치를 만들어주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진행성 요로상피암(urothelial cancer)에서 백금 기반 항암요법은 전통적으로 6주기 투여가 표준이었으며, 이후 아벨루맙(avelumab) 유지요법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은 이후에도 이 일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번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된 2상 DISCUS 연구(LBA109)에 따르면, 백금 항암제 3주기만 투여하고 아벨루맙으로 이어가는 방식이 기존 6주기보다 효과는 유사하면서도 삶의 질은 더 우수했다.전이성 호르몬 민감성 전립선암 환자에서 도세탁셀(docetaxel)의 잇점을 처음 평가한 연구들은 거세저항성 질환에서 사용되던 75 mg/m², 21일 간격, 6주기 요법을 그대로 적용했다. 이후 ARPI(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 병용 연구로 확장되었고,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ARASAFE 연구(LBA92)는 같은 상황에서 50 mg/m², 15일 간격의 감량 요법이 3~5등급 이상 부작용을 현저히 줄였다는 결과를 제시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최적화된 치료법은 그동안의 나왔던 수 많은 임상연구를 분석하고 다듬는 과정인데 인공지능의 발달로 서서히 임상에 적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이처럼 최근 암치료 개발 트랜드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을 활용한 유전자분석 기술 접목과 치료 최적화는 더 이상 이론적 논의 대상이 아닌 임상적 필수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학회가 이번 학술대회기간 전 세계 최초로 임상연구를 위한 인공지능 딥러닝 활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도 항암치료에서 정밀의료의 중요성을 대변한다.파브리스 앙드레(Fabrice André) ESMO 회장은 “ESMO의 최우선 과제는 혁신이 환자에게 이익을 주고, 임상의가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해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발표한 지침을 통해 많은 연구자들이 윤리적 지침을 지키면서 잠재력 있는 다양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유럽종양학회가 전 세계 최초로 임상분야에 인공지능 딥러닝 적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항암분야 연구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밀의료 연구를 좀더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항암치료제 개발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종양학 임상 트랜드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학회 참여를 통해 임상 견문을 넓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연구자들과 교류해 변화를 반영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임상이 가능하도록 임상연구윤리 등 제도적 변화와 뒷받침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연구 성과 발표차 참석한 이뮨온시아 김흥태 대표(전 국립암센터 종양내과 교수)는 “국내 제약사나 바이오벤처들의 항암개발 방식도 변화가 필요하다. 연구 과정에서 정밀의료, 인공지능의 기능을 검토해 보다 차별화된 항암신약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과 교류는 물론 새로운 개발 트렌드를 보고 듣는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학회에 참석한 울산의대 민영주 교수는 “학회에서 보여주듯, 기술 기반의 임상 전략을 적극 수용할 때 비로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고 나아가 치료는 복잡해지만 궁긍적으로 환자의 생존율은 높아질 것"이라며 "미래의 항암치료는 맞춤형 치료가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될 수 있도록 제정적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사업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2025-10-30 05:30:00국내사
기획

최장수 글로벌 제약사 머크 디지털 전환‧AI에 미래 걸었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357년 전인 1668년 독일 다름슈타트의 작은 '천사 약국'에서 수작업을 통해 약품을 제조하면서부터 시작된 머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화학 기업이다. 현재는 헬스케어, 생명과학 및 일렉트로닉스 분야를 이끄는 '글로벌 과학기술 선도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제약 분야에서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하고, 가장 어려운 질병들을 치료할 독창적인 방법을 발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얼비툭스(세툭시맙)로 시작된 신약 개발은 최근 바벤시오(아벨루맙)와 텝마코(테포티닙)까지 희귀 암종 분야에서 성공사례를 써 나가고 있다. 이런 의지는 2024년 전 세계 65개국에서 총 212억 유로(35조 4625억)의 매출을 달성한 것과 동시에 23억 유로(3조 8473억)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머크와 같이 약국으로 시작, 제약 기업으로 성장한 모델은 국내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 기업은 그동안 복제의약품(제네릭) 생산‧판매에 머물다 최근 신약 개발의 걸음마를 떼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머크가 생각하는 글로벌 신약 개발 트렌드는 무엇일까. 최근 메디칼타임즈는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머크 본사를 찾아 신약 개발을 위한 기업의 혁신 노력을 탐색해 봤다.독일 다름슈타트 지역에 위치해 있는 머크 본사 전경이다. R&D 허브로 제약산업을 비롯해 생명과학 및 일렉트로닉스 분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최장수 제약사가 보여 준 AI 혁신머크는 전 세계 제약 기업 중 최장수 기업으로 손꼽힌다. 이 가운데 머크는 2006년 스위스 제네바의 생명공학기업 세르노(Serono)를 인수하며 글로벌 제약사로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세르노는 생식의학과 신경면역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대표 제품으로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레비프(인터페론 베타-1a)',  재조합 인간 난포자극호르몬(r-FSH) 성분 '고날-에프(폴리트로핀알파 75IU)'가 있었다. 머크는 약 134억 유로에 세르노를 인수, 머크 세르노(Merck Serono)’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이오 제약의 시대를 열었다.합병 이후 머크는 기존 화학 기반 제약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 면역학, 종양학, 생식의학, 신경과학 등 바이오의약품 중심의 연구개발 조직으로 재편했다. 독일 다름슈타트 머크 본사 전경이다. R&D 허브로서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며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독일 다름슈타트 본사를 글로벌 R&D 허브로 강화하면서, 머크는 명실상부 과학 기반 혁신의 상징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머크는 종양약 분야 신약개발을 위해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발히 활용하는 이른바 정밀‧맞춤 의료를 실현 중이다. 희귀 암종 치료제에서 주목할 만한 신약 개발에 성공하며 환자들에게 큰 임상 혜택을 제공 중이다.본사에서 만난 엠레 오즈칸(Emre Ozcan) 머크 글로벌 디지털 헬스 및 디바이스 헤드(Global Head of Digital Health & Devices at Merck)는 신약개발에 있어 AI와 디지털 기술 활용은 필수를 넘어 핵심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특히 머크는 'around-the-drug' 솔루션이라는 이름하에 조기 진단 위한 디지털 바이오마커(Digital Biomarker)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서 디지털 바이오마커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환자의 건강 신호를 감지하는 기술을 말하는 데 머크는 이를 미래 기업의 핵심 동력, '금광(gold mine)'으로 여기고 있다.엠레 디지털 헬스 헤드는 "디지털 헬스와 AI 도구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이러한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그 안에서 질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패턴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희귀암 연구 분야에서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스프링웍스(SpringWorks) 프로젝트가 그 예시"라고 언급했다.독일 머크는 357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장수 글로벌 제약사로 평가되고 있다.디지털 기술을 통해 '각 개인에게 맞는 약'을 가장 적절한 시기와 방법으로 적용하는 맞춤형 치료의 시대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여기서 대표적인 사례를 꼽는다면 요로상피암 분야 신약 개발이다. 가령, 바벤시오는 주로 고령 남성 요로상피암 환자에게 사용되지만, 피미코티닙은 30~50대, 즉 사회활동이 활발하고 가정이 있는 환자층이 주요 대상이다. 세대 별 맞춤형 정밀의료를 실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그는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탐색하고, 여러 기관에 흩어진 단편적인 정보를 연결함으로써, 어떤 환자가 어떤 질환 위험군에 속하는지를 더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게 한다"며 "결국  AI는 '환자가 실제로 질병의 결과를 겪기 전에' 질병을 찾아내고 개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엠레 디지털 헬스 헤드는 "치료를 받으면서도 일과 삶을 병행하길 원한다"며 "머크는 이러한 환자들이 치료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일상 속에 치료를 통합하는 솔루션을 설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함께 자리한 크리스티안 로이프겐(Christian Leufgen, 이하 크리스티안) 머크 글로벌 직원 관계(ER) 헤드 (Global Head of People Recognition, Rewards & Relations at Merck)는 직원들의 적극적인 AI 활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크리스티안 HR 헤드는 "머크는 인공지능을 조직의 미래를 위한 핵심 역량으로 보고 있으며, 그 초점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람이 AI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있다"며 "일부 일자리는 AI로 인해 사라질 수 있겠지만, 진정으로 중점을 두는 것은 사람들이 AI와 협력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왼쪽부터 엠레 오즈칸(Emre Ozcan) 머크 글로벌 디지털 헬스 및 디바이스 헤드(Global Head of Digital Health & Devices at Merck), 크리스티안 로이프겐(Christian Leufgen, 이하 크리스티안) 머크 글로벌 직원 관계(ER) 헤드 (Global Head of People Recognition, Rewards & Relations at Merck).우수한 의료데이터, 활용 극대화 숙제머크는 이러한 의지 하에 2019년부터 '스페셜티 케어 분야 리더 도약'을 목표로 삼고 한국 시장에 혁신 신약 및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한국의 발전된 의료기술에 디지털 헬스 및 AI 기술을 접목함에 따른 성공 가능성을 주목한 것.실제로 최근 정부는 필수 의료 분야의 AI 연구·개발 가속화를 위한 5개년 로드맵을 수립하고, 의료 AI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가 AI 신약개발 지원 인프라 구축을 주요 과제로 지정했다.머크는 이 같은 우리나라의 움직임을 주목, AI·디지털 혁신 전략을 적용하고 확장하기에 이상적인 인프라를 가진 국가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독일 다름슈타트 머크 본사의 모습이다. 글로벌 제약사인 만큼 근무지와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 근무환경(Flexible Work Environment) 조성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전 세계 리더들이 이러한 제도를 실제로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엠레 디지털 헬스 헤드는 "한국은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발전된 전자의무기록(EMR) 및 건강 데이터 시스템을 갖춘 국가 중 하나로, 이제는 그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며 "데이터의 통합과 공유(Data Integration & Sharing)가 필요하다. 한국은 이미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각 기관이나 분야별로 분리돼 있어 연계가 어려운데, 이를 극복해 통합적으로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의료진이나 보건 전문가 등 실제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동기 부여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의료 시스템은 '진료 건수'나 '진료 시간'에 따라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치료 결과'에 기반한 보상은 부족하다"며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면 더 정확한 진단과 효율적인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디지털 도구와 데이터 활용에 대해 적절한 보상체계나 보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방대한 데이터를 의료진과 환자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신약개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다는 평가다.디지털 기술력과 정밀 진단 분야의 전문성, 인구 건강(Population Health)에 대한 판단력을 바탕 위에 약물 탐색(Drug Discovery)이나 신약 개발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장한다면 신약 개발 성공사례를 써 내려갈 수 있다고 본 것이다.엠레 디지털 헬스 헤드는 "신약 연구개발은 수년의 연구 끝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상업화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기적 투자가 필수적이며,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분야"라며 "이 산업에서는 규모의 경제, 위험 관리, 그리고 강력한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평가했다.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에 마련된 머크 부스 모습이다. 머크는 세대별 맞춤형 정밀의료 실현을 목표로 다양한 희귀 암종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아울러 머크는 글로벌 제약 기업으로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적극적인 소통 시스템 마련에 대한 의지도 상당했다. 글로벌 제약사로 스텝 업을 노리는 국내 제약사로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크리스티안 HR 헤드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복지제도를 직원 개개인에게 더 가까이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라며 "예를 들어, 현재까지도 여전히 직원이 복지 프로그램을 필요로 할 때 관련 정보를 찾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는데, AI나 챗GPT를 활용해 손쉽게 이용 가능한 모든 복지 프로그램을 한눈에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그는 "직원이 필요한 순간에 즉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 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역량 개발 측면에서 디지털과 AI 관련 업스킬링(Upskilling)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AI가 이미 개인의 일상에 익숙한 만큼, 이제는 업무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과 조직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머크는 직원들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사업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2025-10-29 05:30:00외자사
기획

'뉴노멀' 맞는 의과대학…정원 불확정·신뢰 회복 과제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의정갈등으로 중단됐던 의대 수업이 재개된 지 두 달, 캠퍼스는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하지만 수업의 정상화 뒤에는 압축된 일정, 바뀐 교육방식, 그리고 정원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의과대학들은 학사 회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진정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학도 주말도 반납한 의대생…'정상화' 속도 높이는 의과대학의정갈등 이후 의과대학 교육 현장은 복귀와 재편을 동시에 겪고 있다. 의정갈등이 끝나며 수업은 재개됐지만, 교육 현장은 이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대학들은 방학 반납과 계절학기 운영을 통해 밀린 수업 만회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동아의대는 지난 9월 개강 이후 향후 1년 반 동안 방학 없이 교과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며, 의예과는 계절학기를 통해 부족한 수업시간을 채운다. 전남의대, 강원의대 등 또한 방학 기간을 통해 1학기 수업을 진행한다.이외에도 한 국립의대는 개강 후 집중강의를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 주 6~7일의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서울의대의 경우 지난 5월 학생들이 일찍 복귀한 만큼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편이다.서울의대 교수는 "초반에는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가기 벅차해 온라인 강의 중심으로 진행했다"며 "1달 정도만 적응기가 있었고 이후로는 빠른 속도로 안정화 돼 현재는 예년과 똑같은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임상실습 축소와 학습 과부하 등은 해결이 필요한 새로운 과제로 남아있다.이미 일부 대학은 기존 8주 과정의 임상실습을 7주로 축소했고, 실습 참여 인원도 한정적으로 운영 중이다.의과대학 관계자는 "아무리 집중해도 1년 8개월이라는 공백이 있었던 만큼, 예년과 같은 수준의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지금도 학생들이 수업 진도를 따라오기 벅찬 상황이라 무작정 시간만 늘린다고 능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이어 "학교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압축수업 및 임상실습 기간 단축은 불가피하다"며 "결국 올해 안에 학사 일정을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의정갈등 이후 1년 8개월만에 의대생들이 복귀해 캠퍼스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뉴노멀' 맞는 의대 교육 패러다임…AI·시뮬레이션 강화이러한 일정 조정 속에서도 의과대학들은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PBL(문제중심학습)과 TBL(팀기반학습)을 확대하고 있다.이는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기보다 실제 환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방식이다.교수진은 강의자가 아닌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역할을 맡아 학생들의 사고 과정과 판단력을 관찰하고, 토론 과정에서의 논리 전개와 팀워크를 함께 평가한다.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의과대학은 올해부터 PBL 세션 수를 기존 대비 1.5~2배 늘렸으며, 일부 대학은 임상실습과 연계된 PBL 통합 세션을 새롭게 도입했다.이러한 수업 방식은 실제 병동에서 경험하는 사례를 그대로 토론 과제로 옮겨와, 학생이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우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단순한 암기식 수업보다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줄어든 임상실습 기간은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으로 보완하고 있다.대학들은 VR 시뮬레이터, 표준화환자(SP: Standardized Patient) 프로그램, 고성능 술기 트레이너를 도입해 실제 진료에 가까운 환경을 구축 중이다. 일부 대학은 야간·주말 실습을 병행하고, 1인 1기구 원칙을 적용해 실습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의과대학협의회에 따르면 2025년부터 모든 의대에 시뮬레이션센터 설치가 의무화될 예정이다.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대체 교육이 아니라, 향후 의학교육의 표준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대학은 이와 함께 디지털 학습 플랫폼 통합을 추진 중이다. 학생 개인별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부족한 영역을 보완하고, 교수-학생 간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AI 기반 학습관리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운영 중인 학교도 늘고 있다.의대 교수진 사이에서도 이번 계기를 통해 오히려 교육방식의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지방 국립대병원 교수 A씨는 "의정갈등 이후 의과대학 교육방식 전반이 재검토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밀린 수업을 메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의학교육의 질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이어 "다만 수도권과 지방 의과대학 간 교육환경 격차가 이미 큰 상황에서, AI 기반 학습시스템이나 시뮬레이션 인프라 도입은 그 차이를 더 벌릴 우려가 크다"며 "지방의대는 인력과 예산이 모두 빠듯해 자체적으로 이런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워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의과대학은 임상실습 기간을 줄이고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 등으로 보완하고 있다.■ 2027년 의대 정원 아직 '안갯속'…의대생 불안 여전교수와 학생간 신뢰 회복 역시 해결돼야 할 문제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난 의정갈등 과정에서 생긴 감정의 골은 메워지지 않았다.익명을 요구한 의대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수업이 정상화됐지만, 교수와 학생 모두 아직 서로 눈치를 보는 분위기"라며 "갈등의 여파로 생긴 거리감이 여전히 남아 있고, 서로를 다시 믿고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어 "대세에 따라 복귀했지만 여전히 휴학을 이어가야 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당장 내후년부터 의대정원이 어떻게 결정될지 알 수 없어 불안감 때문에 완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교육 여건의 불안정성도 여전하다. 당장 내년 이후 명확한 의대정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각 대학은 향후 교육 인프라와 실습 병상 확보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그는 "정원이 늘어날지, 그대로일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학사일정을 계획하는 게 쉽지 않다"며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내후년까지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교육 운영 전반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5-10-27 05:30:00제도・법률
기획

전공의 복귀 2개월 째…인건비 상승·정책 지연 '이중고'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의정갈등으로 수련환경을 떠났던 전공의가 복귀하고 두 달 가량 시간이 흘렀다. 정부는 최근 비상진료체계를 해제하며 1년 8개월만에 의료대란을 공식 종료했다.겉으로 보기에는 의료계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듯하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균열이 이어지고 있다.무엇보다 교수와 전공의 간의 '스승과 제자' 관계가 회복되지 않았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공백 또한 좀처럼 메워지지 않고 있다.■ 교수-전공의 더딘 신뢰회복…"정부, 수련 개선책 속도내야"지난달 초 전공의들이 대거 복귀하며 각 수련병원은 인력 부족이라는 고민을 덜게 됐다. 외래진료와 입원, 수술 등 주요 진료과정이 빠르게 예년 수준을 회복하며 의료현장은 겉으로 보기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서울의 대학병원 교수 A씨는 복귀 초기 분위기를 묻자 "초반엔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복귀 후 첫 회의 때 전공의들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연스레 문을 열고 들어와 자리에 앉는 담담한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소회를 전했다.이어 "요즘 세대답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속도가 빠른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는 복합적 감정이 있었겠지만, 현장은 생각보다 빨리 기존의 리듬을 되찾았다"고 밝혔다.빅5병원 교수 B씨도 "병원마다, 과마다, 과 내부에서도 교수별로 체감이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행복하다"며 "의정갈등을 계기로 전공의를 가르치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다시 한번 느꼈다"고 전했다.이어 "환자가 줄어든 상황 속 전공의가 돌아와 과거에 비해 전반적인 진료 과정에 여유가 생겼다"며 "복귀한 전공의들 또한 열정적으로 수련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의정갈등 이전의 수준으로 관계회복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나왔다.수도권 대학병원 교수 C씨는 "복귀 후 복도에서 과거 친하게 지내던 전공의를 마주쳤는데, 어색한 듯 인사도 없이 지나갔다"며 "전공의들도 사직에 동참하지 않은 교수들에 대한 서운함이 남아 있을 것이다. 복귀 전처럼 관계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고 밝혔다.그는 정부가 약속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정책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변화 의지를 전공의들이 현장에서 체감해야 사기가 회복되고, 수련과 진료의 정상화도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대표적인 예시가 '책임지도전문의제'다. 복지부는 지난 9월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사업을 발표하며, 전문의를 책임지도전문의와 교육전담지도전문의로 나눠 별도의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전공의 수련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9월까지 정비를 마치고 10월부터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지연되고 있다.C씨는 "기존 계획은 10월부터 시작이라 병원도 그에 맞게 준비하고 있었는데 지연돼 아직까지 세부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대로라면 11월 시작도 어려울 것 같다. 전공의 복귀 전에는 정부가 여러 개선책을 쏟아냈지만, 막상 복귀하고 나니 또다시 깜깜무소식이 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역할 바뀐 상급종합병원 적절한 전공의 TO는?전공의 복귀 이후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병원 내부 인력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전공의 대다수는 의정갈등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지만 상급종합병원은 47개 모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하며 병상을 최대 15%까지 축소했다.복지부는 구조전환 성과에 따라  '1조원+α'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은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서울대병원 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병상을 줄이며 당연히 입원 환자가 줄였는데 병원 경영진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공의 복귀로 추가 인건비가 발생하면서 팀 인원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실제 내부에서는 임시 교수 정원이 회수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전했다.이 같은 불안감은 최근 대법원에서 전공의가 주 40시간을 넘어 초과 근무할 경우 초과근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더욱 확산되고 있다.대법원은 업무수당, 상여금, 당직비 등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된 수당은 통상임금으로 산입하고, 실제 주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 및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실제 전공의 복귀 움직임이 감지되며 간호계에서 가장 먼저 인력 개편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실제 PA(진료지원) 간호사 상당수는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동안 의료공백을 메워왔지만 복귀가 결정되고 부서 이동이나 업무 축소를 통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대한간호협회가 PA 간호사 7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1.1%(305명)가 전공의 복귀 이후 '원치 않는 부서 이동'(7%·52명)이나 '업무 조정'(34.1%·253명)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사전 협의나 동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강희경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의 체질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전공의 등 의료인력 TO(정원) 또한 전반적으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그는 "궁극적으로 미래에 필요한 각 분과별 전문의 인원을 우선 파악하고, 그에 해당하는 규모의 전공의를 선발해 제대로 수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병원의 노동력 수요에 맞춰 인력을 뽑는 구조라, 미래 의료인력 계획과는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전공의 복귀 후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방향을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교수는 "경증환자 진료를 줄이라는 취지로 병상 축소를 지시했지만, 여전히 외래를 통해 많은 경증환자를 보고 있다"며 "전공의가 복귀한만큼 의료개혁 정책도 뉴노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필수의료 전공의 미복귀 여전…전문의 시험 자격도 '논란'지방 및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미복귀 문제와 하반기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 논란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올해 하반기 모집을 통해 7984명의 전공의가 수련 과정에 복귀하면서 전체 전공의 인력은 1만 305명으로 사태 이전의 76.2% 수준까지 늘었다.하지만 지방의료와 필수의료 기피 현상은 오히려 의정갈등 이전보다 심화된 모습이다. 수련병원의 전공의 복귀율은 수도권이 63%인 반면, 비수도권은 53.5%에 그쳤다.진료과별 격차는 더 컸다. 인기 과목인 피부과·안과·성형외과의 복귀율은 90% 안팎이었지만, ▲산부인과(48.2%) ▲응급의학과(42.1%) ▲외과(36.8%) ▲소아청소년과(13.4%) 등 필수과목은 복귀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빅5병원 필수의료과 전문의는 "예전에는 인턴을 설득할 때 '이제 더 떨어질 곳도 없으니 반등만 남았다'고 얘기했는데 현실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며 "전공의 복귀율이 높은 과목은 대부분 근무 강도나 낮거나 개원이 용이한 비응급 중심"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정부가 지역, 필수,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설치 등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면 향후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 같지 않다"며 "특히 필수의료과는 수련을 떠나 봉직의 등 다른 길을 선택한 전공의들이 많아 씁쓸하다"고 전했다.내년 2월 치러지게 될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을 두고도 논란이 뜨겁다. 지난 9월 복귀한 전공의들은 내년 8월 수련을 마치고 이듬해 2월 진행되는 시험에 응시해야 하지만, 의사인력수급 등의 문제로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이에 정부와 의료계는 내년 2월 전문의 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하되 남은 6개월 동안 수련 역량을 충족하지 못하면 합격을 취소하는 '조건부 합격안'을 제안했다.복지부는 10월 내 전문의 시험 계획 및 응시자격자 등을 확정지어 발표할 예정이다.
2025-10-27 05:30:00대학병원
기획

'집으로, 집처럼' 철학으로 50년 역사 써온 정신병원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계요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쾌적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정신병원에 대한 선입견은 한순간 사라진다. 천장이 높고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오는 공간에는 편안한 소파와 아름다운 조경이 어우러져 있다. 건물간 이동하는 복도 벽면에는 환자들이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어 따뜻함을 더한다. 무엇보다 이곳을 오가는 직원들의 표정이 밝고 자연스럽다.이런 환경은 우연이 아니다. 계요병원 이경은 이사장은 공간이 주는 치유의 힘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정신병원에 대한 선입견이 매우 컸습니다. 정신병원에 온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었죠. 그래서 환경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들어오는 순간부터 힐링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로비 리모델링을 가장 먼저 시작했습니다."이런 세심한 배려는 계요병원의 규모를 알고 나면 더욱 놀랍다. 현재 국내 운영 중인 정신병원 중 가장 큰 규모이기 때문이다. 정신과 800병상과 노인병원 170병상을 합쳐 총 970병상을 운영한다. 상당수 대형 정신병원들이 병상을 축소하고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계요병원이 사실상 전국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계요병원 전경"예전에는 큰 정신병원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정책적인 영향으로 대부분 문을 닫거나 규모를 대폭 줄였습니다."대형 정신병원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계요병원은 어떻게 50년 역사를 유지하고 있을까. 이경은 이사장은 '본질'에 충실한 치료를 이유로 꼽았다.계요병원은 총 8층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1층은 로비와 영상촬영실, 2층은 병동과 진료실, 주사실, 임상병리실, 뉴로모듈레이션센터, 3~7층은 각각 특성화된 병동으로 구성돼 있다. 8층은 행정부서와 대회의실이 위치해 있다. 각 층마다 넓은 복도와 충분한 휴게공간을 마련해 여유로움이 느껴졌다.단계별 맞춤 치료 제공…차별화된 정신병원 운영 시스템계요병원의 가장 큰 특징은 정신과 병동별로 각각 다른 역할을 하는 체계적 치료 시스템이다. 단순히 환자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 단계와 중증도에 따라 세분화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먼저 응급병동은 이상행동이 많고 자타해 위험이 있는 환자들도 있어 반드시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고 판단, 별도로 운영 중이다. 응급병동 입원하는 환자들은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치료 난이도가 높은 편. 상당수 정신병원들이 운영을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복도에는 환자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전시돼있다. 최근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수가 신설을 검토 중인 급성기 병동도 운영 중이다. 급성기 환자들에 대한 조기 개입과 집중 치료를 통해 만성화를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며 현재 남녀 각각 1개 병동을 운영 중이다.응급-급성기를 지나 증상이 안정화 되면 프로그램 병동으로 이동해서 치료 과정을 거친다. 이곳에서는 사이코드라마부터 인지행동치료, 사회기능훈련, 오락치료까지 사회복귀를 위한 종합적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재활병동에서는 재할치료과정을 거친 환자들이 퇴원을 하거나 개방병동으로 옮겨 사회복귀를 준비하게 된다."치료 과정이 처음 응급으로 들어왔을 때와 퇴원할 때가 완전히 달라요. 단계별로 적절한 치료와 프로그램을 받으면서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거죠."계요병원에서 퇴원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LTC(Life Training Center)라 불리는 낮병원에서는 퇴원한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적응하면서도 병원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특히 낮병원에 들어서면 커뮤니티센터 같은 밝은 분위기가 반긴다. 넓은 로비에는 회원들(환자들을 회원이라고 부른다)이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이곳에서는 환자 특성에 맞는 체력 관리, 인지 재활, 사회 기능 훈련 등 세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로 치면 담임선생님 같은 개념으로 각 회원마다 담당자가 있어서 개별 계획을 세우고 관리하는 식이다.여기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직업재활 프로그램. 현재 편의점 개설을 준비 중으로 회원들이 직접 운영하면서 사회복귀를 위한 기본기를 익히는 것을 돕는 프로그램이다.이런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환자에서 직원이 된 사례다. 환자로 입원했다가 직업재활 프로그램을 거쳐 주방에서 (파트타임이지만)직원으로 채용돼 근무하는 것 자체가 어떤 것보다 자존감을 올려주는 일이다.낮병원에서 자원봉사자가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사회복귀 연습을 하는 모습 낮병원에서 자원봉사자가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사회복귀 연습을 하는 모습 가족치료·알코올치료·치매센터 등 특화된 진료 '전문성' 유지이런 체계적인 치료 과정에서 계요병원이 특히 중시하는 것은 가족의 역할이다. 병원은 가족을 단순한 보호자가 아닌 치료의 동반자로 여긴다.이 같은 이유로 가족교육센터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가족교육을 실시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이상행동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시간을 갖는다.이런 접근법의 바탕에는 이경은 이사장의 확고한 치료 철학이 있다. "가족지지 프로그램도 있어요. 환자가 입원해 있는 병동 간호사들과 가족이 함께 소모임을 갖는 거죠. 좀 더 개인화된 정보를 공유하면서 가족들이 치료자로 함께 설 수 있도록 돕습니다."이 이사장은 정신질환을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울증은 감기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조현병이나 조울병 같은 중증질환은 평생 관리가 필요해요. 약을 끊고 완전히 나았다고 생각하면 안 되고,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받으면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이런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에 첨단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계요병원의 치료 효과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2층 뉴로모듈레이션센터에는 최첨단 장비들이 자리하고 있다. DTMS(Deep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장비는 뇌를 자극해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비약물적 치료기기다.해당 치료를 맡고 있는 의료진은 "약물 부작용이 있거나 약물 복용을 거부하는 환자분들에게 매우 유용해요. 약물과 동등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집중력이 향상되고 활동도 많아지며 안색도 맑아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계요병원에서 활동치료 중인 모습계요병원의 전문성은 일반 정신질환 치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30년 전부터 시작된 알코올중독 전문 치료는 이 병원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알코올 환자분들은 다른 정신과 환자들보다 몇 배 더 힘들어요.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죠." 알코올중독 환자들을 위한 별도 병동 운영은 물론, 송년회, 야유회 등 다양한 모임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이런 전문적 치료는 퇴원 후에도 계속된다. 지역사회 AA(알코올중독자 자조모임)를 위해 병원 강당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저녁에 지역 알코올중독자들이 와서 자조모임을 가져요. 혼자서는 절대 버틸 수 없거든요. 이것도 지역사회 정신건강을 위한 일이니까 당연히 도와야죠."계요병원의 사회적 책임은 치매센터로도 이어진다. 2002년 개원한 노인병원은 170병상 중 70병상을 치매센터로 운영 중이다. 치매센터는 수가가 낮아 경영이 어려워 대부분의 병원이 기피하는 영역이지만, 계요병원은 지역사회의 필요에 응답하고 있다."치매 환자 수가는 다른 정신과 환자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아요. 그렇지만 저희가 정신병원과 노인병원을 운영하는 이상, 함께 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치매센터는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특별히 설계됐다. 복도가 일반 병동보다 훨씬 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치매 어르신들은 계속 돌아다녀야 해요. 트랙처럼 빙빙 돌 수 있게 만들고 싶었는데 구조상 어려워서 복도를 최대한 넓혀서 활동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했어요."계요병원은 응급입원과 지역사회기여 차원에서 국가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실제로 경기도, 경찰청과 협력해 정신응급환자 공공병상을 운영 중으로 자타해 위험이 높은 정신응급환자의 입원을 해결함으로서 사회안전망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또 의왕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위탁운영 중이다. 특히 서울구치소, 수원구치소, 안양교도소의 수용자들의 정신질환자 진료를 통해 출소 후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3년 보건의 날 대통령표창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으로부터 표창을 받았으며 오는 10월 15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이해 진료원장이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계요병원 노인병원에서는 재활치료도 함께 하고 있다.설립자 이규항 박사가 꿈꾸던 정신병원 현실로이런 다양한 치료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5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축적된 경험과 지역사회와의 신뢰 때문이다. 1974년 40병상의 안양신경정신병원으로 시작된 계요병원은 의왕시와 함께 성장했다. 설립자인 이규항 박사는 군 복무 중 미국에서 본 선진적인 정신병원에 감명받아 "우리나라에도 그런 병원을 만들어보자"는 꿈을 키웠다.이규항 박사 눈에 비친 미국의 정신병원은 푸른 초원 위에 세워진 아름다운 정신병원이었다. 환자들이 자유롭게 치료받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그런 병원을 만들고 싶었던 것.그가 계요병원 터를 잡았을 당시 의왕은 완전한 산골로 그가 꿈꿨던 정신병원의 모습이 가능했다. 하지만 의왕시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병원 뒤편에 펼쳐진 넓은 정원은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와 어우러지고 있다.계요병원의 사회적 기여는 환자 치료와 정보 제공에만 그치지 않는다. 정신과 전문의 수련병원일 뿐만 아니라 정신보건 전문요원(임상심리사, 정신건강간호사,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수련기관이기도 하다. "진짜 종합적인 정신건강 전문인력 수련기관이에요."R&D센터를 운영하며 지속적인 연구 활동도 펼친다. "수련을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해요. 전문의 선생님들도 전공의들을 가르치기 위해 계속 연구하고 논문을 써야 하죠. 학회 참석도 병원에서 적극 지원합니다."현재 정신과 전문의 13명, 노인병원 전문의 5명, 전공의 3명(의정갈등으로 1명 부족) 등 총 21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축적하는 지식과 경험은 다음 세대 의료진에게 고스란히 전수하는 수련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이경은 이사장 설립자의 치료 철학…변함없이 유지이 모든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 근본이 바로 서야 길이 생긴다"는 이경은 이사장의 경영 철학이다. "정신과 치료의 본질은 환자를 낫게 하는 것이에요. 그 본질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이런 철학은 병원 곳곳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저희 목표는 '집으로, 집처럼'이에요. 치료해서 집으로 보내는 것이 1차 목표고, 그게 어려운 분들은 여기를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실 수 있도록 하는 거죠."이경은 이사장은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나온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했다. "직원들이 '환자가 다 나으면 우리는 어떡해요?'라고 농담으로 묻기도 해요. 그럼 '그때는 다른 일을 하면 되지,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대답해요.""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우리는 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50년 동안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로 그 목표를 달성해나가겠습니다."이경은 이사장의 말에서 50년 역사의 무게와 함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느껴졌다. 계요병원은 단순한 치료기관을 넘어 지역사회 정신건강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2025-10-21 05:33:00중소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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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과 정밀의료 결합…세분화되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 전략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여성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종을 꼽으라면 단연 유방암(Breast Cancer)으로, 다양한 치료요법이 존재하면서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뼈와 간, 폐 등 다른 장기로 퍼진 전이성 유방암은 완치가 어려워 초기 유방암과 비교해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그래서 치료 목표도 완치가 아닌 생존 기간 연장과 삶의 질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유방암 환자 중 약 10%는 진단 당시부터 전이성 유방암으로 확인되며, 조기 유방암 환자의 약 30%는 치료 후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국내 상황을 본다면 2022년 유방암 발생자 수는 2만 9528명으로, 여성암 중 발생자가 가장 많은 암종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기준 전체 여성암 중 유방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1.8%로, 갑상선암을 제치고 여성암 1위를 기록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 기준, 2024년 유방암으로 요양급여 진료비를 청구한 환자는 26만 6313명에 이른다.국내 임상현장에서 전이성 유방암 치료로 활용되고 있는 주요 글로벌 제약사 치료제들을 재구성한 것이다.유방암 치료전략 세분화아이큐비아가 국내 의료진을 통해 수집하고 있는 Oncology Dynamics dat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임상현장에서 항암 약물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 중 절반 이상(50.2%)이 전이성 유방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로 포함 가능한 1차(24.4)와 2차(12.7%), 3차(13.1%) 치료를 받은 환자를 합친 수치다. 나머지 절반의 환자는 수술 전 보조요법(15.6%, Neo Adjuvant), 수술 후 보조요법(31.9%, Adjuvant) 환자들로 집계됐다. 임상현장 유방암 치료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 수용체(HR)와 세포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형(HER2)’ 발현에 따라 아형이 달라진다. 여기에 삼중음성 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TNBC)은 호르몬 수용체와 HER2 모두 발현하지 않아 표적치료제가 제한적이며 임상현장에서 예후가 가장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주요 아형에 따른 전이성 유방암 치료전략을 살펴보면, 전체 환자의 약 60~70%를 차지하는 HR 양성 및 HER2 음성의 경우 1차 치료로 CDK4/6 억제제(팔보시클립, 리보시클립, 아베마시클립)와 호르몬제(아로마타제 억제제(AI) 또는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이 표준치료(SoC)로 활용되고 있다. CDK4/6 억제제가 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호르몬제가 암세포의 증식 신호를 차단,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기전이다. 이후 2차 치료에는 mTOR 억제제인 에베롤리무스와 PI3K 억제제인 알펠리십 등으로 꼽힌다.2024년 한 해 동안 IQVIA Oncology Dynamics 데이터에서 수집된 항암제 약물치료 유방암 환자 중 전이성 유방암 환자 비율은 50.2%였다.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 전체 유방암의 약 15~20%를 차지하며, 과거에는 예후가 나빴지만 최근 표적치료제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크게 향상된 영역이다. 1차 치료에는 트라스투주맙 + 퍼투주맙+탁센(CLEOPATRA 요법) 3제 병용요법이 표준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HER2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의약품인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에 항암 화학요법제인 탁센(도세탁셀)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2차 치료는 글로벌 제약사 신약의 등장으로 최근 표준옵션이 변화된 영역이다.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 ADC)인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이 도입, 단숨에 표준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건강보험 급여까지 적용, 환자의 경제적 부담까지 줄어들어 임상현장에서 적극 활용 중이다. 유방암 중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TNBC의 경우 PD-L1 발현 양성 환자(CPS≥10)는  면역항암제인 펨브롤리주맙과 나부-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이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도 PD-L1 발현 양성 환자에게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과 병용해 임상현장에서 활용 중이다.더불어 2차 치료로는 HER2 양성 유방암 마찬가지로 ADC가 최근 부상하고 있는 영역이다. Trop-2 표적 ADC인 사시투주맙 고비테칸과 함께 BRCA 변이 시 PARP 억제제(올라파립, 탈라조파립)가 주요 치료제로 활용이 가능하다.지난 6월 정부는 사시투주맙 고비테칸을 '이전에 두 번 이상 전신 치료를 받았고, 그중 적어도 한 번은 전이성 질환에서 치료받은, TROP2 양성,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TNBC 환자'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표적치료를 위한 바이오마커 테스트와 변이 비율이다.ADC 등장, 치료 패러다임 변화전이성 유방암 아형별 치료전략이 세분화되면서 덩달아 중요해진 것이 정밀의료다. 발병 기전, 진행 속도, 전이 경향, 그리고 치료 반응이 모두 다르므로, 각 환자에게 맞는 맞춤치료를 결정하기 위해 바이오마커 테스트를 거친 후 변이를 확인하는 과정이 최근 중요시 되고 있다.이러한 정밀의료의 발전은 ADC 신약인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의 등장과 맞물려 전이성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정도다. 그동안 HER2 음성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던 저발현(HER2-low) 환자들에게 ADC가 새로운 옵션으로 등장, 임상현장 치료전략이 변화됐다. 최근에는 HER2 발현이 거의 없는 수준인 초저발현(HER2-ultralow, IHC 0~10% 미만) 환자군에서도 임상적 혜택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즉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등장은 기존 전이성 유방암 종류를 HER2 발현 정도에 따라 분류를 ▲HER2 양성 ▲HER2 저발현 ▲HER2 음성으로 세분화시키는 계기가 됐다.아이큐비아 Oncology Dynamics data를 통해 수집된  전이성 유방암 전신 항암제 표적치료 별 처방환자 비율이다.이러한  국내 임상현장 치료전략 변화는 '아이큐비아 Oncology Dynamics data'에서도 감지된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60% 이상이 HR 양성 및 HER2 음성인 만큼 해당 분야 1차 치료로 활용되는 CDK4/6 억제제들의 활용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을 띄었다. 지난해 표적치료를 받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 35% 해당 옵션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일부 CDK4/6 억제제는 조기 유방암에서의 효과를 입증, 건강보험 급여를 나서고 있다. 즉 기존 치료제 급여 적응증 확대와 CDK4/6 억제제로 분류 가능한 주요 신약들의 국내 승인 및 추가 급여 적용에 따라서는 35% 안팎에서 머물러 있는 전이성 유방암 국내 치료비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더불어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는 ADC 영역도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전통적인 치료법인 항암화학요법의 입지는 해를 거듭할수록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향후 전이성 유방암은 신약의 등장과 정밀의료 결합으로 인해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09-30 05:3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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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율 앞세운 폐암 신약 병용요법 마침내 표준치료 노리나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 치료에서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한 임상현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3세대 EGFR TKI(Tyrosine Kinase Inhibitor) 제제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 아스트라제네카)와 렉라자(레이저티닙, 유한양행)를 활용한 병용요법들이 전체 생존율 개선을 입증하면서 기존 단독요법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근거가 나왔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메디칼타임즈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홍민희 교수(연세의대 종양내과)와 안병철 교수(국립암센터 종양내과)와 함께 EGFR 돌연변이 폐암치료 전략을 주제로 최근 나온 연구의 임상적 의미를 살펴보는 전문가 대담을 마련했다. ▶먼저 최근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회의(WCLC 2025)에서 FLAURA2 3상 연구의 최종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어떤 연구인가? 홍민희 교수(이하 홍) : FLAURA2 임상은 과거의 수 많은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전신 치료 이력이 없는 EGFR(Ex19del 또는 L858R) 돌연변이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오시머티닙에 가장 효과가 강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을 추가, 기존 표준치료로 여겨지는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을 비교한 임상이다. 앞서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데이터를 발표했고 이번에 OS 데이터가 추가로 발표됐다.연세암병원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1차 치료 병용요법으로는 첫 번째 최종 OS 결과 데이터 발표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오시머티닙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과거 일본과 인도 등에서 진행된 병용요법 연구들이 존재한다. 임상현장에서 믿지 않았을 뿐이지 게피티닙에 항암화학요법을 추가, 긍정적인 OS 데이터를 이끌어낸 사례도 있었다. 의미를 부여한다면 글로벌 임상 3상으로 3세대 EGFR TKI 제제에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한 병용요법으로는 처음이다. ▶ 구체적으로 결과는 어떻게 나왔고 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나?안병철 교수(이하 안) : 발표된 FLAURA2 3상 OS 데이터를 확인하면 정확하게 병용요법이 단독요법 대비 9.9개월의 개선을 이끌어냈다. 37.6개월이라는 오시머티닙 단독요법 OS 데이터와 비교해 오시머티닙-항암화학 병용요법은 47.5개월이라는 OS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3상 연구로 병용요법 효과를 입증했다. 그동안 EGFR TKI 단독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존재했다. 오시머티닙에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하면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중요했는데, 확실히 통계적으로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데에서 의미가 있다. 홍 : 병용요법 연구인 FLAURA2와 MARIPOSA를 합쳐서 보면 어떤 옵션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떠나 모두 기존 표준옵션인 오시머티닙 단독요법과 비교를 한 것이다. 두 연구 모두 단독요법 대비 OS에서의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치료의 방향은 EGFR TKI 단독요법에서 병용요법으로 권고요법(Preffered regimen) 무게가 옮겨지고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 하위분석에서 인종간 결과를 놓고 논쟁이 있는것 같은데 어떤 의견인가?홍 : 공개된 FLAURA2 하위분석을 보면 서브그룹과 관계없이 대부분 병용요법이 더 효과적(favour)이라는 경향을 보여줬지만, 복잡하게도 아시아인도 아니고 중국인 외 아시아인(Asian non-Chinese) 하위분석 데이터에서 위험비(HR) 1을 나타냈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가 바로 중국인 외 아시아인에 해당된다. 해당 하위그룹에서 HR 1이 나왔던 것이 이 연구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은 이전 FLAURA1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FLAURA1 연구에서도 아시아인에서 HR가 1로 나오면서 공격을 받는 대상이기도 했다. 다행인 것은 가끔 L858R 등 같은 경우 HR(위험비)이 확 떨어지는 결과를 보이기도 하는데, FLAURA2 연구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안 :  모집단에서 알 수 있겠지만 214명이 결국 중국인 외 아시아인으로 분류된 것이다. 사실 지난해 10월 ESMO Asia에서 FLAURA2 아시아 서브그룹에 대한 OS 중간 데이터가 발표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중국인과 중국인 외 아시아인으로 나누지 않고 아시아인으로 합해 발표했는데, 그때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번 FLAURA2 OS 최종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의료진들 사이에서 중국인과 중국인 외 아시아인을 합해봤더니 0.89의 HR가 나왔다고 하는데, 이 경우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non significant)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아시아인을 두 분류로 나눈 연구는 처음이 아니다. 홍 : 그러니까 처음부터 아시아인을 세부적으로 나눠 분석을 계획했던 것 같다.안 : 두 번째 궁금증을 꼽는다면 지난 번 ELCC 2024에서는 데이터 성숙도(maturity) 60% 시점에서 OS 결과를 확인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결과를 보면 maturity 57% 시점에서 확인했는지도 의문이 남는 점이다.  홍 : 원래 임상 프로토콜은 계속 바뀌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 점도 고려해야 한다. WCLC 2025 현장에서 프랑스 구스타브 루시 연구소(Institut Gustave Roussy) 데이비드 플랑샤르(David Planchard) 교수가 FLAURA2 OS 데이터를 발표할 때 중국인 외 아시안 서브그룹 데이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사실 이 부분은 Negative인데, HR이 1이었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 하지 않았다.안 : 발표 이후 일본 킨다이 의대 히데토시 하야시 교수가 중국인 외 아시아인 하위그룹 결과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하위그룹 분석의 일부라고만 평가했다. ▶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는가?안 : 결국에는 이런 결과가 나온 배경분석이 필요할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봐야 할 것은 후속 치료(subsequent treatment) 패턴이다. 오시머티닙 병용요법과 단독요법 두 군 모두 70%가 후속 치료를 받았다. 그렇다면 아시아인과 서양인을 구체적으로 나눠 후속 치료를 몇 %가 받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를 또 공개를 하지 않았다. 인종 간의 특이점으로 인해 오시머티닙이 서양인에 더 효과적이라서 그런 것인지, 후속 치료의 패턴 때문인지는 결과적으로 아직까지 미지수로 남아 있다. 홍 : FLAURA2 결과를 보면 페멕트렉시드(Pemetrexed)를 8.3개월 밖에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치료는 30개월 넘게 이뤄졌는데 페멕트렉시드를 8개월 수준으로 밖에 쓰지 않았다는 점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생각보다 환자들이 페멕트렉시드를 견디지 못했다. 임상설계 상으로는 오래 쓸수록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진행됐지만 짧게 밖에 쓰지 못했다는 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초반에 페메트렉시드를 잠깐 썼음에도 긍정적인 OS 혜택(benefit)을 보여줬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항암화학요법 등 추가적인 치료는 초반에서만 써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초반에만 쓰고, 이후 쓰지 않았을 때 꽤 오래 유지됐고 그 다음에 진행(progression)을 하니까 또 다시 항암화학요법을 써도 듣는 것이다. 이를 통해 OS가 더 늘어났다고 예상할 수 있다.국립암센터 종양내과 안병철 교수안 : WCLC 2025 현장에서 일본 의료진과 이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일본이나 한국은 할 수 있는 후속 치료를 다 썼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사용했던 항암제를 번갈아가며 쓸 수 있다고 한다. 가령, 게피티닙을 썼다가 오시머티닙으로 변경, 다시 게피티닙으로 다시 재투여(rechallenge)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요소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홍 : 결론은 FLAURA1 때도 그랬다. 당시 하위그룹 분석에서 아시아 환자의 HR이 0.991, 사실상 1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원인을 보니까 일본 환자들이 굉장히 후속 치료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공개된 FLAURA2 연구 상 페멕트렉시드를 쓴 것도 동·서양 환자가 동일했을지 궁금하다. 연구에 참여한 서양 환자들은 페멕트렉시드를 썼을 때 초반에 힘들다고 포기했을 것 같고, 동양은 끝까지 페멕트렉시드를 병용했을 것 같다. 안 : 냉정하게 이야기했을 때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Non-Asian) 차이가 나는 연구는 최근에 많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비아시아인 HR 0.56인데 중국인 외 아시아인의 HR 1과는 너무 차이가 크다. 다들 흥미롭게 보고 있는 이유다.홍 : FLAURA1에서도 Non-Asian에서 0.54, Asian에서는 사실상 1로 데이터가 너무나 똑같다. 결국 이것은 생물학적 차이보다는 추가 치료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서 달라졌을 것 같다.▶ MARIPOSA 연구 내용도 궁금하다. 올해 3월 유럽폐암학회(ELCC 2025)에서 OS 추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연구는 어떤 연구인가?안 : MARIPOSA 연구는 EGFR TKI인 레이저티닙에 아미반타맙을 추가한 병용요법으로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을 비교한 글로벌 3상 임상연구다. FLAURA2 연구를 확인했다시피 사실 오시머티닙과 병용한 항암화학요법은 원래 쓰던 것을 추가한 것이니 어느 정도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 가능했다. 반면, MARIPOSA 연구에서 레이저티닙에 추가한 아미반타맙은 이중특이항체(Bispecific Antibody)로 전혀 다른 기전이기에 과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존재했다. 일부 글로벌 대가들은 MARIPOSA 연구가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었는데 ELCC 2025에서 공개된 OS 데이터 결과가 이들의 우려를 해소시켜줬다. 이 과정에서 해당 연구가 우리나라 의료진이 주도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TKI에 이중특이항체를 병용했을 때 생존율을 크게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최초의 Pivotal 연구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어떻게 나왔으며, 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나?홍 : MARIPOSA와 FLAURA2 연구 모두 대조군이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이었다. 두 연구 모두에서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의 mOS가 유사하게 36개월 정도로 나왔고 FLAURA2에서의 오시머티닙-항암화학 병용요법 mOS는 9.9개월 연장한 47.5개월이 나왔다. MARIPOSA 연구에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mOS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예상하건데 10개월이 아니라 12개월 이상의 임상적 혜택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연구에서 모두 병용요법이 HR 0.77, 0.75 등 비슷한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 같다.▶ 최종 OS는 어떻게 전망하는가?안 : MARIPOSA는 4년이 넘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OS를 4년이 넘은 적이 없었는데, 그 벽을 깰 것으로 보인다. MARIPOSA 연구의 OS 종료 지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오시머티닙 단독요법보다 16개월을 연장시켜 52개월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홍 : MARIPOSA를 이야기한다면 mOS를 1년 이상 증가시켰다는 것은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이 표준요법이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권고요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래도 신약간의 병용이라는 점에서 이상반응 관리에도 관심이 높은 것 같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안 : 개인적으로는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보고 이상반응, 즉 독성은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상반응은 결국 환자가 겪는 것이기 때문에 관찰자인 의료진 입장에서 효과와 이상반응 중 가치를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라면 생존율을 개선시키는 것이 제일 큰 부작용의 예방이 아닐까라고 보고 있다. 홍 : 비슷한 의견인데 환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환자들도 1년 이상 생존율 차이가 난다고 설명한다면 거기서 편한 약을 고르는 환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선택은 가격적인 부분도 고려해 환자가 한다.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MARIPOSA를 쓰면 1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으로 설명하면 약간의 부작용을 감수하면서라도 쓰려고 한다.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힘든 약을 쓰면 2개월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이야기했을 때, 환자들은 쓰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그만큼 1년이라는 생존기간 연장이 큰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왼쪽부터 국립암센터 안병철 교수, 연세암병원 홍민희 교수다. 두 전문가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로 병용요법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독성 문제를 지적하는 우려도 많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안 : 영화를 비유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를 보면 명품이 한번 유행을 타게 돼 상당한 가격에 나오지만 이후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그것을 따라해 비슷한 디자인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이후 리테일 가격이 10분의 1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에는 이중특이항체가 성공을 했기 때문에 향후 수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쫓아가기 위해 임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기존의 약이 더 저렴해진 가격으로 나와서 나중에는 환자들이 결국 더 많은 혜택을 볼 시점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MARIPOSA를 그렇게 생각하는데, 지금은 비싸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지만 5년, 10년이 지나면 더 좋고 비슷한 기전의 약이 저렴하게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홍 : 100% 동의하는데 막상 오늘 진단받은 환자들은 그 혜택을 볼 수 없다. MARIPOSA의 가장 큰 허들은 이상반응도 있지만 재정적인 독성이 2025년 9월 현재로서는 가장 큰 허들인 것 같다. 현재 MARIPOSA 연구를 근거로 치료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이 정도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환자가 굉장히 적을 것이다. 이번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됐지만 떨어지지 않았나. 이전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의 급여 적용 과정을 보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안 : 이번에 심평원 암질심에서 아미반타맙의 경우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이상 치료 요법'만 급여기준을 설정하기로 했는데, 해당 분야 환자수가 가장 적은 부분이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MARIPOSA가 급여가 되기 위해서는 아미반타맙이 지금의 4분의 1 정도의 가격, 400~500만원 정도로 낮춰야 가능할 것이다. 레이저티닙까지 고려한다면 우리나라가 부자가 되지 않은 한 어려울 것 같다.홍 : MARIPOSA를 보유하고 있는 얀센 입장에서도 가격을 함부로 낮출 수 없을 것 같다. 상대적으로 시장이 작은 우리나라 약가를 낮추면 더 큰 시장인 국가들이 약가를 낮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정부가 약값을 줄이려고 난리인데 제약사 입장에서는 빌미를 제공하는 격이다.▶ MARIPOSA와 FLAURA2가 폐암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만 임상적 해석측면에서 한계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포인트는 없나?홍: MARIPOSA와 FLAURA2 연구의 공통적인 한계점을 말한다면 OS 그래프를 보면 두 병용요법 모두 초반에 사망하는 환자가 확 줄어들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두 연구 그래프를 보면 초반에 병용요법들이 더 빨리 그래프가 떨어진다. 원래 단독요법에 약제를 추가하면 초반에 단독요법과 비교해 그래프가 확 벌어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2년 반 뒤에서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연구 모두 한계인 것 같다. 안 : 병용요법을 하는 것이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를 개선시켜 더 오래 살리는 개념이 아니라 레지스턴스를 늦게 오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한 효과라고 볼 수 있다.홍 : 그것은 나중에 결과 나오고 해석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래프가 벌어졌다면 제약사들은 초반에 폐암이 진행되는 환자를 확실히 잡았다고 평가했을 것이다.안 : 결과적으로 초반에 ORR의 차이는 크게 없는 것으로 봐서 초반 반응은 병용요법이나 단독요법이나 유사한 것 같다. 결국에는 환자가 오랜 기간 동안 치료 받는 과정에서 DTP cell 등을 죽이는 것이 핵심이지 않을까 예상할 수 있다.▶ 향후 관심은 MARIPOSA와 FLAURA2의 결과를 국내 임상 현장에 어떻게 적용하느냐다. 어떤 의견인가?안 : 개인적으로는 많은 환자들에게 레이저티닙을 1차 치료로 쓰고 있는데, 이번 FLAURA2 데이터가 나았다고 해서 오시머티닙-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더 효과적이라고 해서 먼저 쓸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중국인 외 아시아인 하위그룹 분석에서 HR이 1이 나왔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종 별 하위그룹 중에서도 중국인 외 아시아인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그룹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반대로 HR이 전체적으로 일관되게 나왔다면 의견이 달라졌을 것이다.홍 : MARIPOSA 데이터가 없었다고 가정을 하면 80%에 달하는 고위험 환자군을 대상으로 병용요법을 더 선호하고 있다. 더구나 국내 현장에서 오시머티닙-항암화학 병용요법은 부분급여가 적용 되고 있다. 오시머티닙은 급여가 되고 나머지 항암화학요법이 비급여인데 한 사이클 당 70~80만원만 환자가 부담하면 되는 장점이 있다. 비용적인 면에서는 꼭 못 사용할 만한 옵션은 아니다. 부분급여로 인해 약간 고민이 적어졌다. 왜냐하면 MARIPOSA 문제이긴 한데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은 레이저티닙 부분급여를 적용해도 환자부담이 너무나 크다. 지금 상황에서 가격이 10배 정도 차이나는 상황이다. 즉 환자들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안 : 이번 FLAURA2 OS 결과를 보면서 추가적으로 장기간 추적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최종 OS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5~8년 정도 장기간으로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임상적 유용성 측면에서 본다면 일단 MARIPOSA를 권해볼 것이고, 재정적인 부분 등을 고려해 부담스럽다면 FLAURA2가 OS 데이터와 부분급여 효과로 저렴해졌기 때문에 환자에게 적극 제안할 것 같다. 그리고 나이가 많거나 초기 단계일 경우라면 단독요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홍 : 전체적인 치료 트렌드는 병용요법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서 가장 큰 허들은 임상적인 부작용 문제보다는 재정적인 독성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제일 먼저 권고해야 하는 것은 병용요법이 될 것이다. 반대로 어떤 환자가 EGFR TKI 단독요법이 맞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수술 후 암이 작게 재발한 환자들에게 권유하고 나머지는 병용요법이 대세인 시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2025-09-24 05:3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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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한자리, 서울 강북 지역의료 터줏대감 동부제일병원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서울 중랑구 한적한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한 동부제일병원에 도착했다. 본관과 별관이 연결된 이 병원은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올해로 개원 42주년을 맞은 지역의료의 터줏대감이다.1982년 개원, 의료 공백지역 유일한 종합병원동부제일병원은 1982년 홍정용 현 이사장이 개원했다. 당시 구리·남양주 일대는 의료 공백지역이었다. 구리시가 군사보호지구로 지정돼 2층 이상 건물 건립이 제한됐고, 의료시설은 전무했다.개원 초기 10여 년간은 춘천에서 경희대까지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역할했다. 경춘가도가 뚫려있어 교통사고 환자들이 많이 이송됐고, 일요일에도 수술을 하며 밤 12시까지 진료하는 것이 일상이었다.1990년대 후반부터 한양대구리병원을 비롯해 대학병원들이 인근에 들어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서울의료원 개원이 가장 큰 변화였다. 공공병원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홍 이사장은 "정신없이 바빴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습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텨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동부제일병원 1층 로비 모습300명 직원과 25명 의료진…42년간 신뢰 비결동부제일병원은 총 3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의료진은 25명 정도다. 130여 병상을 운영 중이다. 병원은 '4마차 체제'로 진료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응급의료, 내과, 정형외과·신경외과(척추관절), 그리고 건강검진센터가 그 중심축이다.소화기내과 중심의 내과 진료는 병원의 핵심 분야다. 내과 의사 6명이 근무하며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60여 건의 검사를 시행 중이다. 2층에 위치한 내시경센터는 최신 장비를 갖추고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다.척추관절 진료도 특화 분야다. 신경외과 2명, 정형외과 5명이 척추와 관절 치료를 담당한다. 수술뿐만 아니라 비수술적 치료도 병행하며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영상의학과는 3명의 전문의가 근무하며 MRI 2대(3.0T, 1.5T), 640채널 CT 등 최신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MRI실과 CT실은 대학병원 못지않은 시설을 갖췄다. "진단 쪽에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홍 이사장은 영상진단에 자신감을 보였다.동부제일병원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3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 중이다. 응급의학과는 전문의 3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응급의료지정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중증환자는 서울의료원 등 상급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지만, 지역 주민들의 응급상황에 대비한 1차 안전망 역할을 한다.동부제일병원은 중소병원 중에서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AI 기술을 도입했다. 특히 흉부 X-ray 판독에 루닛(Lunit) AI를 활용하고 있다."영상의학과 의사가 3명이지만 혹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AI가 한 번 더 체크해주니 폐암 같은 경우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큰일이니까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어요."유방촬영에서도 AI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맘모톰 시술은 총 누적 건수 8000례를 돌파해 전국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홍정용 이사장은 동부제일병원의 역할을 '주치의'에 비유했다. "요즘은 병원이 많지만 막상 아플 때 믿고 갈 곳이 없다는 환자들이 많아요. 수익을 위한 과잉진료에 대한 우려 때문이죠."동부제일병원 홍정용 이사장은 '진단'에 있어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부제일병원은 환자가 필요로 하는 치료에 집중하되, 자체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 신속하게 상급병원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학병원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심장 스텐트 시술이 필요한 응급환자 등을 빠르게 전원시키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고, 못하는 건 빠르게 다른 곳으로 연결해주는 것이 지역병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동부제일병원은 건강보험 급여 중심의 진료를 하고 있다. 건강검진은 주로 국가검진과 공단검진 위주로 이뤄지며, 기업체 대상 세일즈는 거의 하지 않는다."비급여나 특별한 마케팅보다는 정직한 진료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한 번 온 환자가 다시 찾아오는 재내원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예요."지난 42년간 급변하는 의료환경에도 꿋꿋하게 버틴 비결도 결국 '이 병원은 믿을 만 하다'는 환자들의 신뢰에서 시작된 재내원율이다.또한 응급의료지정병원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3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비록 서울의료원 등 대형병원에 밀려 중증환자는 많지 않지만 지역 주민들의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있다.'의료법인'의 경영의 어려움 속 가치 추구동부제일병원은 1997년부터 의료법인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홍 이사장은 법인 운영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장점은 세무상 유리하고 승계가 쉽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재산권이 없어 잘될 때는 좋지만 어려울 때 퇴출구조가 없다는 게 단점이에요."특히 의료법인이 대기업으로 분류되어 중소기업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점을 지적했다. "개인병원은 중소기업 혜택을 받는데 법인은 대기업 취급을 받아 대출이자도 높고 각종 지원에서 배제됩니다."홍 이사장은 어려운 경영 속에서도 병원의 가치를 고수하고 있다. "인건비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경영이 쉽지 않지만, 지역 주민들이 믿고 찾는 병원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정직한 진료, 신뢰받는 의료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42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동부제일병원. 대형병원 틈바구니에서 '최전방에서 싸우는 전사'처럼 버텨온 이 병원이 앞으로도 지역의료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동부제일병원 전경.
2025-09-09 05:30:00중소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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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시술 모두 새 판짜기…ESC가 선보인 미래 표준치료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절대적일 것 같은 표준 치료 전략들도 시간이 흐르며 바뀐다. 근거의 축적과 재검증의 칼날 앞에서 치료 패턴은 늘 변화했던 것.스텐트 삽입 직후 장기 DAPT가 당연시되던 시절이 있었지만, 연구가 거듭되며 단축 요법이 자리 잡았고, 스타틴 역시 모든 환자에게 무조건적 정답처럼 여겨지다 개인별 맞춤 치료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올해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2025) 무대에 오른 임상시험들도 이 흐름의 연장선에 서 있다.심부전 환자에서 입원 중 SGLT2 억제제 시작이 뚜렷한 예후 개선을 보여 치료 개시 시점의 기준을 다시 쓰게 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국소마취·무진정을 내세운 TAVI 최소주의 전략은 대규모 연구에서 기존 표준에 뒤지지 않는 성과를 입증하며 시술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했다.또한 CABG 환자에서 아스피린 단독과 이중 항혈소판 요법의 차이가 부정되고, 단축된 DAPT 전략이 출혈 위험을 줄이면서 기존의 긴 요법 관행을 흔들 전망이다.오랫동안 심근경색 치료의 근간으로 자리 잡은 베타차단제 효용에 의문을 던진 REBOOT 연구, PAD 치료의 상징처럼 쓰였던 약물코팅 기구의 한계를 드러낸 SWEDEPAD 연구 등 미래 표준 치료의 지형도를 살펴봤다.■심부전 약으로 재탄생 SGLT2 억제제, 입원 환자도 효용심부전 환자 관련 다파글리플로진의 효과를 살핀 DAPA ACT HF-TIMI 68 연구 임상 설계도.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유망한 심부전(HF) 약제가 된 SGLT2 억제제는 당뇨병이 없는 HF 환자에서도 장기 예후를 개선한다.ESC 2025에서 발표된 DAPA ACT HF-TIMI 68 연구는 입원 환자에서 조기 도입이 단기 및 장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했다(doi.org/10.1161/CIRCULATIONAHA.125.076575).연구는 미국, 캐나다, 폴란드, 헝가리, 체코 210개 센터에서 2,401명의 입원 HF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환자들은 입원 후 안정화 직후 다파글리플로진 10mg 또는 위약을 1:1로 배정받았다.주요 평가점은 입원 후 2개월 동안의 심혈관 사망 또는 HF 악화 복합 발생률로 결과를 보면 다파글리플로진군에서 10.9%, 위약군에서 12.7%로 HR 0.86으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전체 사망률은 3.0% vs. 4.5%로 차이를 보였다.증상성 저혈압과 신기능 악화는 각각 3.6% vs. 2.2%, 5.9% vs. 4.7%였고 메타분석에서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소타글리플로진을 포함한 3,527명 자료를 종합하면, SGLT2 억제제는 조기 심혈관 사망 또는 HF 악화 위험(HR 0.71)과 전체 사망(HR 0.57)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연구 책임자 데이비드 버그 박사는 "단독으로는 단기 심혈관 사망과 HF 악화 위험 감소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전체 데이터를 보면 입원 중 SGLT2 억제제 시작이 조기 사망과 HF 악화 예방에 유익하며, 이는 입원 환자 표준 HF 치료 전략을 바꾸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환자에 SGLT2 억제제를 투약한 결과 전체 사망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여전히 새롭다" 아스피린 항혈소판 전략 변화는이번 ESC 2025에서는 아스피린을 비롯한 항혈소판제 치료법 고도화를 위한 새로운 근거들이 제시됐다.아스피린은 심혈관학의 '원조 표준 치료제'로서 수십 년간 치료 전략의 중심에 서 왔고, 지금도 거의 모든 항혈소판·항응고 요법의 기준점으로 작용한다.이 때문에 새로운 약제나 전략이 등장할 때마다 아스피린을 포함하거나 배제하는 비교 연구가 뒤따를 수밖에 없고 효과와 위험 역시 임상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급성 관상동맥증후군, 스텐트 삽입, 관상동맥우회술, 만성 안정형 협심증, 항응고제 병용 등 환자군에 따라 혈전과 출혈의 균형점이 달라지면서 '이 상황에서 아스피린을 유지할 것인가, 제외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것.먼저 TACSI 연구는 관상동맥우회술(CABG) 환자에서 아스피린 단독요법과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의 효과를 비교한 첫 대규모 무작위 임상으로 주목받았다.현재 가이드라인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서 CABG 후 DAPT를 권고하지만, 이는 대부분 비-CABG 환자 연구를 근거로 한 것이어서 실제 임상 근거는 부족했다.이를 확인하기 위해 북유럽 5개국 22개 센터에서 처음으로 단독 CABG를 받은 환자 2201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3~14일 내 무작위 배정해 12개월간 티카그렐러+아스피린 병용군과 아스피린 단독군을 비교했다.1차 종료점인 주요 심혈관사건(MACE)은 두 군에서 큰 차이가 없었고(DAPT 4.8% vs 아스피린 4.6%), 반대로 주요 출혈은 DAPT군에서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고(4.9% vs 2.0%), 순임상유해사건 역시 DAPT군이 더 많았다.주 연구원인 스웨덴 잘그렌스카 대학병원 안데르스 젭슨 교수는 "이번 결과는 CABG 환자에서 DAPT의 우월성을 뒷받침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출혈 위험을 높인다"며 아스피린을 둘러싼 항혈소판 전략의 재정립 필요성을 제시했다.TOP-CABG 연구도 표준 치료 패턴의 변화를 예고하는 연구. CABG 환자에서 DAPT의 기간을 줄이는 전략이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검증에 나섰다.지금까지 사페노스정맥 이식편은 CABG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지만, 수술 직후부터 1년 내 높은 폐쇄율이 문제로 제기됐다.12개월간 DAPT가 이식편 폐쇄 위험을 낮춘다는 근거가 있었으나, 동시에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출혈 위험을 높이는 단점이 있었다.올해 ESC 2025에선 아스피린 항혈소판 관련 연구가 대거 발표되며 표준 치료의 변화를 예고했다.이에 연구진은 '첫 3개월만 DAPT, 이후 9개월은 아스피린 단독'이라는 단축 전략이 기존 12개월 DAPT와 비교해 비열등한지 평가했다.중국 13개 병원에서 CABG를 받은 환자 229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이중눈가림 연구에서 1차 종료점인 정맥 이식편 100% 폐쇄율은 두 군 간 차이가 없었고(단축군 10.8% vs DAPT군 11.2%), 비열등성이 입증됐다.반면 주요 안전성 종료점인 임상적 출혈은 단축군에서 유의하게 적었고(8.3% vs 13.2%) 이외 이식편 협착, 주요 심뇌혈관 사건 등 보조 평가항목에서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CABG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 임상을 통해 단축 DAPT 전략이 출혈 위험을 줄이면서도 이식편 개존율을 유지했다는 근거를 확보한만큼 기존 표준의 대체가 전망된다.한편 TARGET-FIRST 연구는 조기 아스피린 중단, 즉 1개월간 DAPT 후 P2Y12 억제제 단독요법으로 전환하는 전략의 유효성을 평가한 첫 무작위 대규모 임상이다.급성 심근경색(MI) 환자에서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후 12개월간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를 병용하는 DAPT가 표준치료로 자리잡아왔지만 현대의 약물방출스텐트와 조기 완전 재혈관화 기술의 발전으로 허혈 위험이 낮아진 환자군에서는 오히려 출혈 부담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유럽 40개 센터에서 ST분절상승·비ST분절상승 MI 환자 1942명을 대상으로 1개월간 무사히 DAPT를 마친 후, 11개월간 P2Y12 단독 혹은 DAPT 유지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1차 복합 종료점(사망, MI, 스텐트 혈전증, 뇌졸중, 중증 출혈) 발생률은 단독군 2.1%, DAPT군 2.2%로 비열등성이 입증됐고 임상적으로 중요한 출혈은 단독군에서 유의하게 적고(2.65% vs 5.57%), 환자지향 복합 종료점도 단독군이 우수했다.즉 저위험 MI 환자에선 조기 아스피린 중단이 허혈 보호 효과를 유지하면서 출혈 위험을 낮추는 합리적 전략이라는 것.AQUATIC 연구는 장기 경구항응고제(OAC)가 필요한 고위험 만성 관상동맥증후군(CCS) 환자에서 아스피린 병용의 효과와 위험을 평가한 최초의 평가했다.이전 스텐트 삽입력이 있고 당뇨, 신부전, 다혈관질환 등 고위험 특징을 가진 환자 872명이 대상으로, OAC 단독 대비 아스피린 병용군은 심혈관 사건(16.9% vs 12.1%), 전체 사망(13.4% vs 8.4%), 주요 출혈(10.2% vs 3.4%) 모두 유의하게 증가, 아스피린은 이득보다 해로움이 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영역 넓히는 ARNI 신약…ACEi 1차 치료제 지위 흔들샤가스병으로 인한 HF 환자에 대한 기존 표준 치료는 주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인 에날라프릴을 중심으로 한 약물 요법이었다.ESC 2025에선 이와 같은 표준 치료와 안지오텐신 수용체-네프릴리신 억제제(ARNI) 계열인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을 비교한 첫 전향적 무작위 연구 PARACHUTE-HF가 발표됐다.좌심실박출률 ≤40%, NYHA II~IV 증상, 최근 HF 입원 경험 또는 NT-proBNP 기준을 충족한 환자 922명을 사쿠비트릴/발사르탄 또는 에날라프릴로 무작위 배정, 12주 시점에서 NT-proBNP 변화와 심혈관 사망, HF 재입원을 포함한 계층적 복합 주요 평가변수를 분석했다.그 결과 사쿠비트릴/발사르탄군은 NT-proBNP가 12주에 30.6% 감소해 에날라프릴군(5.5% 감소)에 비해 유의하게 개선됐고(조정 기하평균 변화 비 0.68), 전체 주요 평가변수에서도 52%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win ratio 1.52).연구 책임자인 로페스 교수는 "샤가스병 HF 환자에서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이 주요 평가변수 개선에 있어 에날라프릴보다 우수하며, 이는 처음으로 이 고위험 집단에서 약리학적 치료 근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PARACHUTE-HF 임상 결과는 사쿠비트릴/발사르탄 신약 엔트레스토의 샤가스병 HF 환자에서 표준 치료제 가능성을 시사했다.■TAVI 더 간편해진다…국소마취만으로도 안전대동맥 협착증 치료를 위한 경동맥 대동맥 판막 삽입술(TAVI)의 사용이 널리 확산되면서 유럽에서는 개흉 수술보다 TAVI 시술이 더 많아진 상태다. 진정제 없이 국소 마취를 사용하는 등 TAVI에 대한 최소주의 치료 전략이 널리 채택되고 있는 상황.DOUBLE-CHOICE 연구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서 TAVI 시 '최소주의 접근(minimalist approach)'의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한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이다.연구는 독일 10개 센터에서 수행됐으며, TAVI 적응증이 있는 752명을 대상으로 국소마취만 시행하는 전략과 전신·부분 진정 등 표준 마취 전략을 비교했다.최소주의 접근에서는 중앙정맥 카테터, 추가 동맥 라인, 요로 카테터 등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30일 복합 종료점(사망, 혈관·출혈 합병증, 감염, 신경학적 사건) 발생률은 22.9%로 표준 접근 25.8%와 비교해 비열등성을 입증했다.약 19% 환자가 통증 등으로 표준군으로 전환했지만, per-protocol과 as-treated 분석에서는 최소 접근의 안전성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 약 80% 환자가 국소마취만으로 안전하게 시술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약물 코팅 풍선 스텐트, 환자 결과 개선 실패이어 말초동맥질환(PAD) 치료에서 약물코팅 스텐트·풍선이 실제 환자 중심 결과를 개선하지 못한다는 연구도 발표됐다.파클리탁셀은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항암제로 이를 코팅해 혈관 내막 과증식을 줄이고 재협착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파클리탁셀 코팅 풍선(DCB)과 스텐트(DES)가 빠르게 보급된 바 있다.파클리탁셀 코팅 스텐트·풍선은 PAD 치료에서 흔히 쓰이던 표준적인 약물코팅 기구로 안전성·유효성 논란으로 사용 감소하던 상황에서 SWEDEPAD 1·2 연구는 쐐기를 박았다.연구는 스웨덴 22개 센터에서 진행된 임상은 치명적 하지허혈 환자 2355명(SWEDEPAD 1)과 간헐적 파행 환자 1155명(SWEDEPAD 2)을 무작위 배정해 파클리탁셀 코팅 기구와 비코팅 기구를 비교했다.그 결과 5년 추적에서 하지 절단 위험은 차이가 없었고(HR 1.05), 삶의 질 역시 개선되지 않았다. 재시술은 초기 1년간 줄었으나 장기 추적에서는 효과가 사라졌다.간헐적 파행 환자군에서도 12개월 삶의 질 점수 차이는 없었고, 장기 사망률은 오히려 약물코팅군에서 더 높았다(HR 1.47). 
2025-09-03 05:30:00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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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틴·BB·ACEi 치료 한계 봉착…ESC가 찾은 돌파구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올해 현지시간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2025)는 '신약의 진전'으로 요약된다.심혈관질환 1·2차 예방 및 치료 영역에서 스타틴·베타차단제·ACE 억제제 중심의 치료가 수십 년간 고착화됐지만 임상 현장에선 미충족 수요가 여전했기 때문.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단순히 기존 치료제의 연장선이 아닌, 다른 기전과 접근을 택한 신약들이 대거 등장해 임상 데이터를 쏟아냈다.올레자르센처럼 기존 약물로는 줄이기 어려웠던 잔여 위험 인자를 정면으로 겨냥하는 약물, 백스드로스타트처럼 새로운 기전으로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갈증을 해소할 후보들이 임상 성적표로 미래 변화를 예고했다.베리시구아트, 아피캄텐 등도 오랫동안 고착돼 있던 치료 전략의 틀을 흔들며, 심부전·고혈압·이상지질혈증 관련 난제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희망론에 불을 지폈다.진료실의 표준 접근, 처방 등 치료 지형을 바꿀 주요 신약들의 결과물을 정리했다.■저항성 고혈압의 새로운 돌파구, 백스드로스타트고혈압은 가장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이지만, 치료 현장은 미충족 수요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었다.두세 가지 이상 약물을 복용해도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가 전체 고혈압 환자의 약 10~15%를 차지, 뇌졸중·심부전·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사건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약물로는 충분한 조절이 어려워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것.알도스테론이 고혈압의 병태생리에 깊게 관여한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선택적으로 합성 효소를 차단하는 치료제는 개발에 번번이 실패했다.이런 맥락에서 ESC 2025 핫라인 세션에서 공개된 The BaxHTN 3상 연구 결과(DOI: 10.1056/NEJMoa2507109)는 큰 주목을 받았다. 백스드로스타트는 선택적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제로, 기존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대비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알도스테론 과다분비를 직접적으로 차단하는 최초의 기전 약물 중 하나다.백스드로스타트 12주차  위약 대비 혈압 변화 그래프.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도 강력한 혈압 강하 효과를 나타냈다.연구는 조절되지 않거나 저항성이 있는 환자 7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환자들은 무작위로 백스드로스타트 1mg, 2mg, 위약군에 배정돼 12주간 치료를 받았다.주요 결과는 명확했다. 기준치 대비 좌위 수축기 혈압은 위약 보정 후 1mg에서 -8.7mmHg, 2mg에서 -9.8mmHg가 감소했고 2mg 용량에서는 외래 24시간 혈압 모니터링에서도 유의한 추가 감소(-16.9mmHg)가 확인됐다.목표 혈압(<130mmHg)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위약군 18.7%에 비해 1mg 39.4%, 2mg 40%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장기 추적에서도 위약 전환군은 혈압이 다시 상승한 반면, 백스드로스타트 지속군은 추가 감소를 보이며 약효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입증했다.안전성 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다. 고칼륨혈증은 일부 환자에서 보고됐지만 발생률은 낮았고(최대 1.5%), 부신피질 기능 부전 같은 우려되던 합병증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스피로노락톤이나 에플레레논 등 기존 MRA 계열이 흔히 직면했던 고칼륨혈증 및 부작용 이슈와 비교했을 때 진일보한 결과다.오랫동안 '임상적 벽'으로 여겨졌던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새로운 타깃으로 복잡한 다약제 요법에도 불구하고 혈압 조절에 실패했던 환자군에서 하루 한 번 복용만으로 유의한 혈압 강하를 보였다는 점은 실제 진료에서 순응도 개선 가능성까지 시사한다.알도스테론 억제를 선택적으로 구현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약리적 효과를 확보했다는 점은 향후 기전 기반 치료제 개발에도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브라이언 윌리엄스 교수(UCL)는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치료와 조절이 어려운 혈압의 원인에 대한 이해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며 "이번 연구는 알도스테론이 고혈압을 매개하는 중심 축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고 평가했다.단순히 혈압을 낮추는 또 하나의 약이 아니라, 수십 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저항성 고혈압의 병태생리에 정면으로 도전해 임상적 성과를 낸 것. 이번 결과가 장기 안전성과 심혈관 사건 감소 효과까지 이어진다면,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된다.■매일 복용하는 혈압약 시대 끝…주사 한번으로 수 개월 효과저항성 고혈압 환자들은 다약제를 복용하는 특성상 순응도 저하와 약물 지속성 부족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장기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질레베시란 역시 주목을 끈 약물.연 2회 주사 방식의 항고혈압 신약후보물질 질레베시란이 고위험군에서 일정 효과를 나타냈다. RNA 간섭(RNAi) 기전을 이용해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의 가장 상위 단계인 안지오텐시노겐을 억제하는 신약 질레베시란은 피하 주사로 투여 후 수개월간 지속 효과를 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기존 경구제의 복약 순응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략으로 주목받는다.이번에 공개된 KARDIA-3 임상 대상자는 2~4제의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기심혈관질환자이거나 고위험군(10년 ASCVD 위험 15% 이상, 혹은 eGFR 30~59) 환자로 77%는 고위험군, 23%는 심혈관질환을 가졌고, 평균 기저 수축기 혈압은 144mmHg에 달했다.이들을 무작위 배정해 300mg, 600mg 질레베시란 단회 피하 주사 또는 위약을 투약해 3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3개월째 평균 좌위 수축기 혈압 감소는 300mg군에서 위약 대비 −5.0mmHg, 600mg군에서 −3.3mmHg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다.6개월 시점에서도 평균 혈압 강하 효과는 −3.9, −3.6mmHg에 불과했지만,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에서는 야간 혈압 포함해 위약 대비 5~8mmHg의 의미 있는 감소 경향이 확인됐다.이뇨제를 복용하면서 기저 SBP 140mmHg 이상이었던 하위 환자군에선 300mg 용량에서 −9.2mmHg의 뚜렷한 감소가 나타났다.일차 평가지표에서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RNAi 기반 항고혈압제의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고위험 환자군에서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특히 복약 순응도가 낮은 환자군에서 분기별 또는 반기별 투여만으로 혈압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드디어 등장한 '쓸만한' TG 신약…80% 정상 범주로중성지방(TG)도 그간 미해결 영역에 가까웠다. 피브레이트 계열은 TG를 20~50%까지 낮추지만 ASCVD 예방 효과는 불확실했고, 오메가-3 EPA도 일부 고위험 환자에서 TG 감소와 ASCVD 사건 감소를 입증했지만 효과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반면 최근 상용화된 올레자르센은 중등도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서 강력한 TG 감소 효과로 차세대 신약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기존 지질강하요법에도 잔여 심혈관 위험이 남는 환자에게서 TG 감소를 위한 효과적 치료제는 여전히 부족했지만 아포지단백 C-III mRNA를 표적하는 신약이 돌파구로 떠오른 것.올레자르센 투약 12개월 후 TG 변화 그래프. 작년 12월 FDA는 최초의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증후군 치료제로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의 올레자르센(상품명 트린골자)을 승인한 바 있다.ESSENCE-TIMI 73b 3상 임상시험(DOI: 10.1056/NEJMoa2507227)은 ASCVD 확진 또는 제2형 당뇨병·고령으로 심혈관 고위험에 해당하는 중등도 고중성지방혈증 환자(150–499mg/dL) 1,34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최적화된 LDL-C 강하 치료를 유지한 상태에서 4주마다 피하주사로 올레자르센 50mg, 80mg 또는 위약을 12개월간 투여받았다.결과는 인상적이었다. 6개월 시점 TG 변화율은 위약 대비 올레자르센 50mg군 −58.4%, 80mg군 −60.6%로,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정상 범주인 TG 수치 150mg/dL 미만 도달률은 6개월째 위약군 12.5%에 불과했으나, 올레자르센군은 85~89%에 달했고 12개월까지도 80% 이상이 정상 TG 범위를 유지했다.주연구자 브라이언 버그마크 박사(하버드대)는 "올레자르센은 기존 치료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강력한 TG 감소를 보였고, 대부분 환자가 정상 TG 수준을 달성했다"며 "잔여 심혈관 위험 관리의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인클리시란, 고위험 환자 LDL-C 목표 조기·지속 달성혈압 분야에 이어 이상지질혈증에서도 진전이 나타났다. 여전히 많은 고위험 환자들이 스타틴이나 에제티미브 같은 기존 이상지질혈증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C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PCSK9 억제제 인클리시란이 대안으로 떠오른다.VICTORION-Difference 임상시험은 고·초고위험 환자 1,770명을 대상으로 인클리시란(300mg 피하, 3~6개월마다)과 표준 치료를 비교했다. 모든 환자는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을 기본으로 사용했고, 목표치 미달 시 로수바스타틴을 추가·증량했다.분석 결과 90일 시점에서 개별 LDL-C 목표(55mg/dl 또는 70mg/dl 미만)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인클리시란군이 84.9%로, 표준 치료군(31.0%) 대비 압도적으로 높았다(OR 12.09). 360일까지 평균 LDL-C 감소율도 −59.5%로, 대조군(−24.3%)보다 유의하게 컸다.안전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차이가 관찰됐다. 근육 관련 이상반응은 인클리시란군이 11.9%로, 표준 치료군 19.2%보다 적었고, 전반적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이 유사했다.연구 책임자 울프 란트메서 교수는 "이번 대규모 임상은 인클리시란이 단순히 LDL-C를 낮추는 수준을 넘어, 조기이자 지속적인 목표 달성과 더 나은 내약성을 제공한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반복 복용 부담이 큰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비후성 심근병증 1차 치료제 비켜" 새 기전 아피캄텐 전진마이오신을 직접 억제하는 '카디악 마이오신 억제제' 계열 신약후보물질 아피캄텐도 신약 대전에 이름을 올렸다.그간 증상성 폐쇄성 비후성 심근병증(HCM)의 1차 치료제는 베타차단제나 칼슘채널차단제였지만 근본적인 과수축 문제를 조절하지 못하고 근거가 제한적이었다.HCM 환자는 심근 세포가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좌심실 유출로 압력이 증가하고 증상이 나타나는데, 아피캄텐은 심근 마이오신의 ATPase 활성을 직접 억제해 과수축을 감소시키고 심실 압력과 벽 스트레스를 낮춘다.즉 심박수나 혈압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근본적 병리인 과수축 자체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베타차단제나 칼슘채널차단제보다 HCM의 기전적 문제를 직접 겨냥한다.MAPLE-HCM 3상 연구는 이번 연구는 71개국 71개 센터에서 증상성 폐쇄성 HCM 성인 175명을 대상으로 아피캄텐(5~20mg)과 메토프로롤(50~200mg)을 24주간 비교한 무작위, 이중맹검, 더블더미 설계로 진행됐다.주요 평가지표인 최대 산소섭취량은 아피캄텐군에서 평균 1.1 mL/kg/min 증가한 반면 메토프로롤군은 1.2 mL/kg/min 감소해 두 군 간 차이는 2.3 mL/kg/min로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또한 NYHA 기능급과 KCCQ-CSS 점수에서도 아피캄텐이 메토프로롤보다 우월했으며, 좌심실 유출로 압력, 좌심방 용적 지수, NT-proBNP 등 심혈관역학적 지표도 개선됐다.안전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이 유사해 아피캄텐이 기존 베타차단제를 대체하거나 1차 요법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HCM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신약 기반 맞춤형 치료 전략 도입에 중요한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한편 최근 상용화된 심부전(HFrEF) 신약 베리시구앗도 VICTOR 임상 연구를 통해 좌심실 박출률이 저하된 안정적 환자에서 심혈관 사망 및 전체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췄다.대부분 NYHA II기 증상을 가진 6,1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국가 무작위 위약대조 연구에서 중간 추적 18.5개월 동안 베리시구앗은 HF 입원률은 크게 줄지 않았으나 심혈관 사망 HR 0.83, 전체 사망 HR 0.84를 기록하며 안정적 치료 환경에서도 사망 위험 감소 가능성을 입증했다.
2025-09-02 05:30:00학술대회
기획

"임팩트 팩터 정상화 파고…국내 저널의 생존 전략은"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코로나19 팬데믹이 남긴 그림자는 아직도 학술 출판계를 흔들고 있다. 전 세계 의학 저널들은 팬데믹 동안 쏟아진 연구 성과와 폭발적 인용 덕분에 불과 1년만에 두 배에 달할 정도의 '임팩트 팩터(IF) 호황기'를 맞았다.그러나 이제는 그 반작용으로 거품이 빠지며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제는 국내 의학 저널들은 여기에 더해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는 것.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의정갈등과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로 인해 임상시험과 주요 수술의 감소 현상에 이어 교수의 당직 증가에 따른 연구 및 논문 투고 감소 등의 연쇄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의학 연구 생산이 위축되면서 투고와 인용 모두 급감했고, 저널들은 생존을 위한 고심에 빠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 지금 국내 저널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IF 지수 흔들…운용의 묘 살리는 저널들임팩트 팩터는 한 저널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 특정 연도에 발표된 논문이 직전 2년간 해당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얼마나 인용됐는지를 계산한다.즉 분자는 인용 수, 분모는 게재 논문 수로 연구 및 투고 논문 수의 감소는 IF 지수 산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국내 저널의 경우 전공의 사직과 수련 중단 여파로 임상시험이 지연·중단되고, 투고 논문 수가 줄면서 일부 저널의 경우 게재 논문 수를 유지하기조차 어려워졌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잇다.리뷰와 같은 방식으로 분모(게재 논문 수)를 억지로 유지하더라고 리뷰의 경우 그 특성상 인용이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자(인용 수)가 줄어드는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는 뜻.이런 상황에서 일부 저널은 가장 직접적인 해법으로 출판 모수를 줄이고 있다.암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코로나 관련 연구가 급증해서 연구자간 서로 인용하는 사례가 많아 전체 저널의 IF가 급증했다"며 "최근 다양한 저널들의 IF 감소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그렇지만 학회가 기대하던 IF 지수보다 더 떨어진 감이 없잖아 있다"며 "특히 의정갈등 상황에서 연구 감소, 논문 투고 감소 등의 불리한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어 세계적으로 저명한 연구자들의 리뷰 논문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암학회 저널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CRT)의 IF 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2021년 5.036을 기점으로 2022년 4.6, 2023년 4.1, 2024년 3.8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암학회 관계자는 "투고 수가 늘면 출간 적시성과 관련해 IF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기기도 한다"며 "특정 시기에는 굉장히 좋은 주제였지만 출간 순서를 지켜 발간하다 보면 이슈가 지나 인용이 덜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그는 "온라인 공개를 먼저해서 노출도를 높이고자 했던 노력도 있었지만 최근 IF 지수에선 온라인 공개 논문이 집계에서 빠진 것으로 안다"며 "출간 전에는 오히려 인용이 많이 되다가 출간 후에는 인용이 빠지는 부분도 있어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부분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이어 "10년 전쯤에도 논문이 많이 밀려서 한번에 출간을 한 적이 있었는데 논문 증가는 IF 지수 산출 공식의 분모의 증가로 이어져 결국 IF가 하락했다"며 "그런 딜레마가 있어 편집위원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IF 유지 내지 상승을 위한 방법론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CRT 저널은 IF 상승을 위한 방법론으로 출간 논문 수를 25편까지 줄인 데 이어 논문 채택률까지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JKMS 유진홍 편집장은 "IF는 해당 연도에 특정 2개년도에 출판된 논문들이 받은 인용 수를, 그 2년간의 논문 수로 나눠 산출된다"며 "JKMS의 경우 2024년 IF 계산에 사용된 인용 수는 1,553건으로 전년도(1,861건)보다 약 16.5% 감소했고, 논문 수는 627편에서 662편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그는 "분모는 늘고 분자는 줄면서 논문당 인용 수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결과를 초래했다"며 "2023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의정 갈등과 의료 인력 구조 재편 논의 등은 임상의들의 연구 활동과 투고 여건에 일정 수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그는 "실제로 일부 분야에서는 투고량이 다소 감소하거나 연구 활동이 위축됐다는 피드백도 있었다"며 "이런 상황은 직접적인 IF 수치에 당장 반영되지 않더라도, 중장기적인 투고 질과 피인용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게재 논문 수를 과감히 줄이면 분모가 감소해 IF 방어에 유리하다. 실제로 최근 2~3년 사이 국내 저널 중 일부는 연간 발간 편수를 줄이거나, 호당 게재 논문 수를 줄여 IF 하락 폭을 완화하는 전략을 택한 바 있다.다만 이런 접근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게재 문턱을 높이면 국내 연구자들의 투고 창구가 좁아지고, 장기적으로 학문 생태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 한 편의 논문 게재가 절실한 국내 연구자 입장에선 오히려 '자국 저널 외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정공법으로 승부…"질적 제고로 양질의 논문 늘려야"국내 연구 생산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해법은 해외 투고자의 비중을 늘려 국제 학술지로서 입지를 굳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주요 의학 저널들은 해외 연구자 투고 비율을 의도적으로 높이고 있다. 편집위원회 구성을 다국적으로 재편하거나, 아시아·유럽·미국 학회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고를 유도하는 식이다.이는 단순히 논문 수 확보 차원을 넘어, 해외 연구자가 투고하면 자연스럽게 해외 인용 가능성도 확대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한국 의학 저널들이 아시아권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국제화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궁극적으로 저널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에디터의 수준'이다. 해외 유수 저널의 성공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뛰어난 편집장이 중심을 잡고 연구자 네트워크를 이끌어왔다. 우수한 에디터는 단순히 원고를 걸러내는 수준을 넘어, 저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국제 학계와의 가교 역할을 한다.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학문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발을 들여놓는 에디터들이 늘고 있다. 해외 학술단체에서 활동하거나, 국제 심포지엄을 기획해 해외 연구자와의 접점을 만드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노력은 결국 해외 저자 투고와 인용으로 이어져 저널 위상 제고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대한간학회의 저널 CMH는 2020년 과학인용색인(SCIE)에 등재된지 불과 5년 만에 IF 16.9로 지속 상승, 전 세계 소화기·간장학 분야 143개의 SCIE 학술지 중 6위를 달성했다.의정갈등 여파로 국내 연구진의 투고가 줄었다고해도 이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저널들도 존재한다.대한간학회의 저널(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CMH)의 경우 2020년 과학인용색인(SCIE)에 등재된지 불과 5년 만에 JCR IF가 3.987에서 2024년 16.9으로 가파르게 상승해 전 세계 소화기·간장학 분야 143개의 SCIE 학술지 중 6위를 달성했다.CMH의 2024년 피인용지수는 국내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중 가장 높았으며 미국간학회 공식학회지인 'Hepatology'의 12.9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CMH는 전 세계 소화기학 분야 4% 이내 최상위 수준의 학술지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CMH는 지난 10여 년간 '양질의 논문 유치 → 인용지수 상승 → 국제 인지도 확대 → 우수 투고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며 학술지의 체질을 전면적으로 강화해왔다.CMH 김원 편집장은 "이례적이라고 할 정도로 저널의 영향력이 단기간에 급성장했다"며 "주요 원인은 투고된 논문에서 좋은 연구를 추려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것으로, 결국 좋은 논문이 계속 나오면 이는 다시 좋은 연구자들을 불러오게 하는 선순환 구조로 작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그는 "국내 편집위원을 제외하더라도 저널 컨설팅 편집위원으로는 미국, 일본, 대만, 캐나타, 태국 등에서 8명이, 국제 편집위원회 위원으로 23명이 포진해있다"며 "이들을 통해 미완의 연구가 투고됐을 때 보완점을 빠르게 확인해 조언하는 피드백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밝혔다.KJA 이상석 편집장CMH는 국제 저널로 홀로서기에 성공해 국내 연구진의 게재 논문 수는 1/4~1/5 수준에 그친다. 의정갈등에 따른 연구 감소 영향권에서 CMH는 일정 부분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국내 유일의 2개 이상 Q1 공식 학술지를 보유한 학회다. 학회 공식 학술지인 KJA는 최근 마취통증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68개 중에서 세계 순위 5위를 기록한 바 있다.KJA 이상석 편집장은 "회원들에게 논문 인용을 유도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며 "국제적으로 다양한 저널이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는 "신속 리뷰 시스템을 도입해 연구자들의 논문이 완성되는 시간을 단축시키고자 했다"며 "리뷰 팀에 통계 전문가 등 전문 에디터들이 있어 연구 분석을 철저히 할 수 있게 한 부분도 저널의 신뢰도 상승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암학회 저널 CRT도 질적 상승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암학회 관계자는 "저널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질적 수준을 담보하는 것"이라며 "공정한 리뷰를 위해 리뷰어의 인적 구성을 한국인뿐 아니라 아시아, 글로벌에서 중요한 석학을 모시고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피어리뷰(동료심사)가 저널의 신뢰도를 높이고 결국 인용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저널을 알리는 데 플랫폼 논문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 주요 연구자들을 모시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5-08-28 05:30:00연구・저널
기획

의정갈등 장기화에 저널도 몸살…'임상→리뷰' 행태도 변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국내 의학 저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전환과 의정 갈등에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기 동안 전례 없는 투고와 인용 증가로 인용 횟수 기반 학술지를 평가하는 척도(임팩트 팩터, IF)가 급등하며 '황금기'를 누렸지만, 엔데믹 전환과 함께 특수가 사라진 것.특히 지난해 2월부터 의정 갈등에서 촉발된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연구 활동과 임상 데이터 확보, 분석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저널들의 투고 건수와 질적 수준이 동시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문제는 논문 수 감소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임상 감소 → 연구 및 투고 감소 → 게재 편수 감소 → 인용 수 감소 → IF 하락이 맞물려 돌아가는만큼 IF 하락이 저널의 신뢰도 저하와 해외 연구자들의 투고 기피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전공의와 같은 연구 인력의 감소가 연구와 임상 감소로 이어지고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되면 학술 생태계는 물론 저널의 국제 경쟁력까지 흔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인용 지수 롤러코스터…"2021년 급증 이후 정상화 과정"팬데믹 시기 국내 주요 의학저널은 국제 학술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성과를 냈다. 코로나19 관련 임상·역학 연구, 백신·치료제 데이터가 쏟아지며 한국 연구진 논문이 글로벌 레퍼런스로 인용되는 일이 잦아졌고, 이를 기반으로 상당수 저널들이 IF의 급상승을 기록했다.대한의학회가 발간하는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는 2021~2022년 사이 급격히 영향력을 확대하며 높아진 국내 저널의 위상을 상징했다.JKMS의 연도별 IF 지수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증했던 인용지수는 2022년을 기점으로 완만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0년 SCI IF는 2.153에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5.354으로 두 배 이상 상승했고 이를 기점으로 2022년 4.5, 2023년 3.0, 2024년 2.3으로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코로나 관련 연구가 급감하고 기존 만성질환·임상연구로 관심이 회귀하면서 반짝 특수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않은 것. 이같은 현상은 비단 JKMS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한심장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등 다수의 저널들이 2023년부터 IF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고, 2024년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거나 더 낮아지는 경우도 나타났다.이와 관련 유진홍 JKMS 편집장은 "2024년 JKMS의 IF는 2.3으로 전년도에 비해 하락했지만 총 인용 수는 9,343건으로 전년(9,332건)과 유사하다"며 "저널의 학문적 기반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IF 산출에 사용된 인용 수는 1,553건으로 전년 1,861건 대비 감소했고, 논문 수는 627편에서 662편으로 증가해, 분모-분자 간 불균형이 하락의 주요인이었다"며 "2024년 IF 지표는 세계 주요 의학 저널들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2023년과 2024년을 비교하면 NEJM 역시 96.3에서 78.5로, Lancet은 98.4에서 88.5로, JAMA는 63.5에서 55.0으로, BMJ는 93.7에서 42.7로 감소했다.유 편집장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 의학 학술지는 코로나19 관련 논문들의 집중 출판과 폭발적인 인용에 힘입어 비정상적인 수준의 IF 상승을 경험했다"며 "당시에는 짧은 기간 내에 다수의 논문이 국제적으로 즉각 인용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저널에서 일시적 거품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이어 "인용 피크가 점차 수명을 다하면서, 2023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저널에서 자연스러운 조정 기적 하향세가 나타났고 JKMS 역시 그 흐름에 놓여 있다"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고인용 논문 집중 효과가 해소되면서 나타난 정상화 과정으로 다수의 저널이 유사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의정 갈등 이후 1년 반…임상 줄고 리뷰 논문 늘고문제는 단순한 인용지수 하락에 그치지 않는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연구·임상 가뭄이 본격화하면서 게재 논문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는 임상 현장의 공백으로 직결됐고, 대형 병원들의 수술 건수 감소나 연구 프로토콜 진행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가 빠진 상태에서 환자 데이터 축적이 늦어지고 임상시험 모집에 공백이 생기는 등 연구 결과물 생산 감소는 불보듯 뻔한 결과라는 것.JKMS에 지난해 투고된 논문은 약 900편으로 전년 동기 1220편에 비해서 26%가 줄었고 게재된 논문도 408편에서 305편으로 25% 줄은 것으로 알려졌다.대한소아청소년 학회지의 경우도 국내 저자들의 논문이 감소해 국내 저자가 투고한 논문이 2023년 73건에서 24년 47건으로 35.6% 감소했고, 국내 저자 논문이 차지하는 비율도 역시 28.9%에서 16.2%로 줄었다.전 세계 의학, 간호, 약학, 치의학, 공중보건, 생명과학 등 분야의 학술지 논문 정보를 수록하는 Pubmed 게재 논문 수에서도 한국인 주도의 연구 감소가 확인된다.의정 갈등이 본격화된 2024년 3월을 기점으로 현재 시점까지 6개월 단위로 한국 연구자의 게재 논문을 검색한 결과 연구의 행태 변화 및 양적 변화가 관찰됐다.2024년 3월 1일부터 2024년 8월 31일까지 전체 의학 관련 논문 출판 건수는 1만 4,724건으로 이 중 신약, 의료기기, 치료법, 생활습관 개입 등 의학적 중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임상시험과 무작위 위약대조 임삼시험(RCT)은 377건(2.6%), 메타분석/리뷰/체계적리뷰는 1517건(10.3%)을 차지했다.2024년 9월 1일부터 2025년 2월 28일까지 전체 연구는 1만 6,803건으로 늘었지만 임상시험/RCT이 차지하는 비중은 2.4%(405건)으로 줄은 반면 메타분석/리뷰/체계적리뷰는 11.1%(1863건)으로 상승했다.2025년 3월 1일부터 2025년 8월 26일까지 전체 연구는 1만 3,650건, 이 중 임상시험/RCT 비중은 2.3%(314건)로 더 줄은 반면 메타분석/리뷰/체계적리뷰는 11.2%(1522건)으로 소폭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전공의의 빈자리…연구 행태·양적 변화 가시화전공의의 사직으로 교수들의 당직 시간이 증가하면서 임상시험 관련 연구는 줄어든 반면 기존 연구를 분석하거나 리뷰하는 방식으로 연구 재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와 관련 이상석 인제대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KJA 편집장)는 "증례를 빼고 임상 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며 "본인이 직접 진료했던 환자 혹은 병원 전체 환자 의무 기록을 종합해서 후향적으로 관찰 연구하는 방향이 있고, 다른 하나는 전향적으로 시험약을 투약해 기존 약이나 위약과 비교하는 RCT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RCT 연구는 소멸하다시피 된 상황"이라며 "주요 원인은 RCT를 교수 혼자서 진행할 수 없는 구조에 있다"고 설명했다.전향적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선 연구자들이 환자들에게 임상시험의 배경, 안전성, 위험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임상 과정에서 각 환자별 자료의 수집, 취합, 등록 등의 행정 절차가 수반되는데 의정 갈등 전에는 전공의들이 이 절차를 상당 부분 담당했다.이상석 교수는 "현재 전공의들이 없어 행정적 절차를 원활히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기존에 진행하던 임상도 올스톱됐고, 새로 시작되는 임상도 아예 시도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이같은 변화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등록 현황에서도 감지된다.의정 갈등 발생 이전인 2023년 3월 1일부터 2024년 2년 29일까지의 전체 임상 시험은 1028건, 연구자 임상시험은 121건이었지만 갈등의 촉발 이후인 2024년 3월 1일부터 2025년 2월 28일까지 전체 임상 시험 895건, 연구자 임상시험 61건으로 각각 12.9%, 49.6%의 감소가 나타났다.한국연구재단이 운영하는 KCI(Korea Citation Index, 한국학술지인용색인)에 등재된 국내 발간 학술지의 논문·인용 정보도 영향권에 놓였다.2025년 3월부터 8월까지 의학 분야 게재 논문 건수는 352건으로 전년 동기 440건 대비 20%가 감소했다.
2025-08-27 05:30:00연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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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교수가 본 의료사고 판례분석...형사처벌 남용 '심각'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최근 의료사고와 관련된 민형사 재판 모두 의료인의 책임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의학적 행위기 때문에 법적 판단에서도 이러한 특수성과 불확실성을 충분히 반영해 판결해야 한다."대한의료법학회 정규원 회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를 만나 최신 의료사고에 대한 법원 판단 경향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법학 학사, 석사, 박사를 취득한 정규원 교수는 올해 2월 대한의료법학회 제1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의료법학회는 의료와 법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학문적으로 검토 및 연구하는 학술단체다.그는 "의료법 분야의 학문적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후학들이 연구 역량을 발휘하고 학문적 성취를 축적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단발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학문 활동에 참여하는 연구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정적 진료환경 및 환자 권익보장, 균형 찾아야"지난 2월 대한의료법학회장으로 취임한 한양대 로스쿨 정규원 교수는 "사법부가 의료행위의 불확실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최근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및 민사상 책임의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정규원 회장은 이러한 추세가 단순히 의료인만을 옥죄는 문제가 아니라, 환자에게도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정규원 회장은 "의료사고와 관련해 형사책임을 묻는 시도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민사책임 또한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이어 "법적 판단 과정에서 의료행위가 본질적으로 지니는 불확실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중심적 평가가 이뤄지면서 의학적 위험의 불가피성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그는 "소송이 장기화되고 배상책임이 과중하게 부과되면 의료인이 심리적, 경제적 부담이 누적되고 이는 곧 방어적 진료를 유발한다"며 "결국 환자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신중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는 단순 책임의 경중을 다투는 차원을 넘어, 형사와 민사 전반에서 책임의 범위와 한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과제를 제기한다"며 "이는 환자의 권리 보장과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라는 두 가지 가치를 균형 있게 조율하기 위한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또한 형사책임의 과도한 확대는 '법치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꼬집었다.형사제재는 최소한의 수단으로만 행사돼야 하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형사적 제재가 동반돼야 법적 규율로 인정된다는 왜곡된 인식이 퍼져 있다는 주장.정 회장은 "형사처벌은 엄격히 제한하고, 피해자 보호는 다른 제도적 장치로 보완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무과실 보상제 확대, 공적 기금 운영, 의료배상책임보험의 합리적 정비 같은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무엇보다 안정적인 진료환경과 환자의 권익 보장이 균형을 이루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법 리스크 및 저수가…필수의료 붕괴 악순환"의료진 사법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 전공 지원자가 급감하는 현상은 이미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정규원 회장은 필수의료 의료진 유입을 위해 의료진 법적 부담 완화를 비롯한 수가 정상화 및 국민 인식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정규원 회장은 "의료사고에 대해 형사 및 민사책임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그는 "단순한 법적 책임의 과중함만으로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부족하다"며 "현행 국민건강보험제도의 구조가 문제의 본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이어 "진료수가가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되고, 의료인은 그 기준에 맞춰 진료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며 "이러한 구조가 의료 현장의 긴장을 높이고, 소신 진료를 방해하며, 결국 의료사고와 분쟁을 촉발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전문가 집단에 대한 존중이 약화되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 또한 원인으로 꼽았다.정규원 회장은 "의료인을 포함한 전문가 집단 전반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사라지고 하향평준화를 평등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문성이 무시당한 의료인들은 경제적 보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고, 이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전문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회복하고, 필수의료 영역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과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것이야말로 의료 현장의 안정과 국민 건강권 보장을 동시에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의료 신뢰 회복, 제도적 정비-사회적 인식 전환 해답"의료분쟁을 보다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운영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정규원 회장은 "중재원은 의료사고로 인한 갈등을 보다 합리적이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며 "법원 소송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하면서도 전문적 감정 및 조정으로 당사자 간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환자는 보다 신속한 구제를 받을 수 있고, 의료인은 장기간의 소송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향후 운영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환자와 의료인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끝으로 그는 의료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정 회장은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환자 개인의 신체적, 심리적 특성과 상활적 맥락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의학적 행위"라며 "법적 판단에서도 이러한 특수성과 불확실성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의사에게 100% 결과를 요구하는 기대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의료인은 스스로 학문적·기술적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하고, 사회는 의료의 본질과 한계를 인정하는 성숙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일부 상업적 행태로 인해 의료계 전체의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료계 내부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그는 "이른바 쇼닥터로 불리며 상업적 목적을 앞세우거나 언론과 매체를 통해 의료행위를 과도하게 과장하는 일부 의료인은 의료행위 본질을 왜곡하고 사회 전체의 신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이어 "의료행위가 본래의 목적에 충실할 때, 그리고 사회가 의료의 가치를 존중할 때 비로소 의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8-26 11:43:44제도・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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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MFN' 정책 시동…국내 약가 제도 개편 방아쇠 되나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최혜국 약가(Most-Favored-Nation Pricing, MFN)' 정책을 계기로 국내 약가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미국 보건당국이 약가인하 과정에서 한국을 참조국 대상으로 포함시킬 수 있는 만큼 이를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이번 MFN 정책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혁신신약의 약가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힘 받는 약가 제도 구조 개편 미국 MFN 정책에 따라 최근 국내 지사를 둔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 신약 출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이 약가인하 추진 과정에서 한국을 참조국에 포함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해 다국적 제약사들이 실제 국내 신약 출시 혹은 급여등재 추진을 유보하는 지 여부에 주목하는 것.아직까지 표면적으로 국내 출시 혹은 급여 등재를 유보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제약사는 없지만 제약업계에서는 내부적으로 미국 MFN 정책 추진을 일단 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한 다국적 제약업계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MFN 정책 때문에 신약 출시 혹은 급여 등재를 유보했다고 밝히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일단 추진에 제동을 걸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한국을 참조국으로 볼 것인지 여부가 확정이 나야 향후 방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상대적으로 낮은 약제비 지출과 비용평가성 평가 기준으로 미국의 MFN 정책에 따른 참조국으로 한국이 포함될 수 있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그는 "만약 MFN 정책에 따라 참조국 대상에 한국이 포함될 경우 신약 출시는 유보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이에 따라 그동안 다국적 제약업계에서 줄곧 주장해왔던 신약을 둘러싼 약가제도 개편 주장이 힘이 실리고 있다. 신약의 대한 약가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책정할 수 있는 구조를 이참에 뜯어 고쳐야한다는 논리다. 구조 개편을 통해 제시되고 있는 주요 정책 등을 꼽는다면 ▲임상가치, 질환 위중도(희귀·중증질환) 및 GDP 수준을 반영한 ICER 임계값 개선 및 최신화 ▲이중약가제 도입(급여·비급여 분리 또는 환자군 별 차등 약가허용) ▲적응증별 약가 제도 도입(적응증별 임상효과 차이에 따른 약가차등 적용) ▲혁신신약 신속 등재 제도 도입(선등재 후 평가+허가평가협상 병행사업 적극 시행 동반) 등이다. 이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이중약가제 도입이다.이중약가제도는 의약품의 공개 표시가격과 실제로 건강보험과 협상된 실거래가를 동시에 적용하는 제도다.미국이 MFN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국내 환자에게는 실질 약가로 공급, 표시가를 유지해 해외 참조를 피할 수 있도록 하자는 뜻이다.여기에 고가 항암제나 희귀질환 치료제를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적용 중인 위험분담제(RSA) 대상을 만성질환 치료제까지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미온적이었던 정부, 이번에는 다를까미국의 MFN 정책 추진이 불러올 신약 출시 지연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대응방안 마련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는 약가구조 개편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지 주목하는 것이다.참고로 최근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 등을 거치며 미국 MFN 정책 추진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중약가제와 위험분담제 대상 확대를 두고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최근 10년간(2012~2021년) 미국, 유럽, 일본에 허가된 신약 460개 중 G20, OECD 국 가에 허가된 신약 (급여율) 분석 자료이다.추가적으로 복지부와 심평원 등은 다국적 제약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한국 참조국 포함 시에 따른 있을지 모를 미국 MFN 정책 후폭풍에 대응방안을 자체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제약업계에서는 정책 추진에 있어 온도차가 이전과 다르다고 평가했다. 미국 MFN 정책 추진이 현실이 된 시점에서 정부의 대응방안 마련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는 뜻이다.하지만 이중약가제와 위험분담제 대상 확대 등을 단 시간 내 현실화 할 수 있는 정책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의 시선이 여전하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복지부와 심평원이 결과적으로 미국 MFN 정책 추진을 계기로 국내 약가 제도를 개편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은 맞다"며 "현재 위험분담제가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에 국한돼 있는데 이를 확대하는 과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중약가제와 관련해서는 결과가 어떻든 간에 미국 MFN 정책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그는 "문제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정부 행정부담과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은 우려사항이다. 위험분담제 환급 대상이 많아질 경우 환자별 환급 대상도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적응증별 약가제도도 마찬가지다. 한 치료제를 적응증 별로 약가를 책정한다면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정부의 행정부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다.
2025-08-26 05:3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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