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점
덩치 키우기 끝났다…제약업계 '친환경·자동화' 변화 박차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과거에는 각 제약기업들이 물량 확대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친환경·자동화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는 스마트 공장을 도입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생산 효율을 극대화해 궁극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즉 비용 절감 등의 실질적인 효과 외에도 글로벌 무대에서의 근본적인 수주 및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활용되고 있다.국내제약바이오기업들이 스마트 생태공장 등 친환경,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약사들은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 등 기존 생산시설의 물량 증가를 넘어 새로운 설비 구축을 이어가고 있다.실제로 지난 9일 광동제약은 한국환경공단이 주관하는 '2026년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사업'에 선정돼 친환경 설비 구축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스마트 생태공장 구축사업은 정부가 제조공장의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발생을 줄이기 위해 고효율·저탄소 설비 전환을 지원하는 국책사업이다.광동제약은 ▲에너지 절감형 보일러 ▲폐열 재활용 시스템 ▲전력 절감형 공조기 ▲고효율 송풍 설비 ▲고효율 폐기물 탈수 설비 도입 등을 통해 사업장 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친환경 생산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고효율 생태공장으로 전환 박차이같은 변화는 광동제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국내 제약기업들은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사업 등을 활용해 꾸준히 친환경, 고효율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이는 과거의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GMP)이 오직 '안전하고 유효한 의약품을 만드는 것'에만 치중했다면, 이제는 '어떤 과정과 환경에서 만들어졌는가'까지 평가하는 시대로 진입했기 때문이다.특히 글로벌 빅파마들은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배출량 저감을 협력사 선택의 필수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등 친환경 경영이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된 상황.그런만큼 지난해에도 일동제약과 다산제약, 한독 등이 해당 사업에 참여하면서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에 나선 바 있으며, 이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특히 수출에 힘을 쏟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경우에도 이같은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 중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2050 넷제로(Net-Zero)'를 선언한 이후, RE100 가입 등을 마쳤으며, 영국 왕실 주도의 '지속가능한 시장 이니셔티브(SMI)'에서 공급망 분야 의장을 맡는 등 글로벌 지속가능경영을 주도해왔다.특히 올해에는 제품탄소발자국(PCF) 시스템에 대한 제3자 검증을 완료하고 ESG 경영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실제로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했으며, 국제 표준 요구사항을 충족한 상태다.제조 인프라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내부 시설 모습.전통제약사인 한미약품 역시 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평택제조센터에서 용수와 폐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제조 인프라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평택제조센터는 생산, 품질, 기술지원, EHS 등 다양한 부서가 참여하는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공정 개선과 유틸리티 운영 최적화를 추진한 결과, 향후 상수 사용량은 최대 58%, 폐수 발생량은 최대 41%까지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전력 사용량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해 에너지 비용 절감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도 기여하고 있다.또한 허가된 상·폐수 처리 용량 범위 내에서 상업 생산 확대가 가능하도록 생산 효율을 개선하면서도 자원 사용량과 운영비, 환경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제약 공장은 24시간 엄격한 온·습도 조절과 무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전력 및 에너지 소비가 압도적으로 높은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결국 ESG경영을 위한 친환경 기반 마련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하는 동시에 고효율을 통한 기업 수익 개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친환경 넘어 자동화…무결점 '완성'한편 각 기업들의 생산설비 구축의 패러다임 변화는 친환경에 그치지 않는다.국내 제약기업들은 친환경을 넘어 디지털 전환시대에 맞춘 AI·자동화의 도입 역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앞서 친환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기업들은 물론 대웅제약, 한독 등의 경우 생태공장을 넘어 자동화 등의 변화를 진행 중이다.의약품 제조에서 미세한 오염이나 작업자의 작은 실수는 대규모 리콜이나 품목허가 취소 등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실제 매년 제조과정에서의 문제로 회수·처분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인간의 실수(Human Error)'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공장 무인화에 나서고 있는 것.한독의 경우 자동화와 관련한 사업 등에 연이어 선정되며 패러다임 전환을 이어가고 있다.실제로 지난 2025년에는 업계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 '자율형공장 구축 지원사업' 대상 기업으로 선정돼 플라스타 공장에 디지털 트윈과 AI 자율제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자동화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올해에는 '로봇활용 제조혁신 지원사업'에 선정된데 이어 최근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이를 통해 병 라인(Bottle Line) 2차 포장 공정에 자율주행 이동로봇(AMR)과 자동 적재 로봇(Robotizer)을 도입하며 제조 공정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으며, 생산·품질·물류·설비 운영 전반을 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지능형 제조 운영 체계'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대웅제약 오송 스마트 공장은 전 공정이 자동화되어 글로벌 규제 기관들이 요구하는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대웅제약 역시 이미 정부로부터 스마트제조 고도화 2단계(최고 등급) 인증을 받은 오송공장을 통해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 측면에서 독보적인 수준을 자랑한다.최근 식약처 및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최근 가장 까다롭게 검증하는 분야가 바로 제조 기록 데이터의 위·변조 여부다.이에 오송공장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모든 공정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중앙 서버에 자동 기록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데이터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향후 글로벌 실사 과정을 무결점으로 통과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특히 대웅제약은 생산 인프라에만 누적 1조원을 투입하며 생산 설비의 고도화, 자동화에 힘을 쏟아부었다.그 결과 오송 스마트공장은 모든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 자동 기록하고 품질 기준에서 0.01%라도 벗어나면 다음 공정을 중단해 인위적 조작 개입 여지를 원천 차단한다. 불량 발생을 원천 봉쇄한 독보적 품질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이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이 요구하는 글로벌 규제 수준을 충족하고 있다.결국 '친환경'과 함께 활용되는 '자동화·디지털화'는 외부적인 생존 조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내부적인 내실을 다지는 핵심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이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규제 장벽이 날로 높아지는 현시점에서, 탄소 배출을 줄인 친환경 공정 제조 능력과 사람의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데이터 신뢰성은 경쟁력의 새로운 키가 되고 있다.결국 단순히 물량을 위한 투자가 아닌 친환경·자동화를 통한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생산설비의 패러다임 전환은 앞으로 더욱 확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