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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회장 선거 2파전 양상…김택우 주수호 경쟁 구도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오는 1월 치러지는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가 김택우 예비후보와 주수호 예비후보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리더십과 경험 등 서로 다른 색깔로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이어서 어떤 후보에 표심이 쏠릴지 귀추가 주목된다.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내년 1월 2일 치러지는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 결과 이전부터 쌍두마차로 거론됐던 김택우·주수호 예비후보가 2파전를 치를 전망이다.오는 1월 치러지는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가 김택우 예비후보(왼쪽)와 주수호 예비후보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전 회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연준흠 회장, 서울특별시 황규석 회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모두 불출마에 무게를 뒀다.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 역시 후보로 이름이 오갔지만, 아직 출마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택우·주수호 강점은…전공의 지지 VS 난세 리더십이에 주수호 후보의 약점 극복 여부가 보궐선거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두 후보 모두 의협 회무 경험이 있고 2000년 의약분업 당시부터 투쟁해온 이력이 있다는 장점을 공유하는 상황이다.김택우 후보의 경우 의약분업 투쟁 당시 강원도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위원을 시작으로 여러 비대위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엔 간호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의대 증원 저지 비대위원장을 연달아 맡았으며, 지난 2월 의대 증원 100분 토론에 참여해 얼굴도장을 찍은 바 있다.회무 역량도 증명됐다. 현재 김택우 후보는 강원도의사회장을 연임했으며, 전국시도의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렇게 지난 25년간 의사단체 일을 계속해오면서 회무적 감각이 살아있다는 평가다.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이 김택우 후보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것도 의료계 표심을 모으는 것에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공의·의대생 의견이 중요한 의정 갈등 국면에서 이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강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주수호 후보 역시 2000년 의약분업 투쟁으로 이름을 알린 인사다. 특히 그는 당시 100분 토론에서 보인 언변으로 의료계 스타덤에 올랐다. 이는 의대 증원 저지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으로 이어져 의료계 입장을 대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이후 주 후보는 2007년 의협 회장 보궐선거에 당선돼 장동익 전 회장 논란으로 분열됐던 집행부를 단기간에 안정시킨 바 있다. 이후 임기 1년 6개월 동안 사무처개혁 및 수익사업개발, 공개입찰 등을 통한 회비 절약 등의 성과를 낸 것을 고려하면 지금 같은 난세에 강한 리더십이라는 평가다.또 그는 지난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해 지지층을 증명한 상황이다. 주 후보는 당시 1차 투표에서 30%의 득표율로 결선투표에 올랐으며 이후에도 3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더욱이 당시 선거 캠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강한 조직력으로 선거 운동 국면에서 우위가 예상된다.■주수호 후보 약점 치명적…김택우는 온건파 우려하지만 주수호 후보의 음주운전 사망사고 논란이 치명타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임현택 전 회장으로 의협이 대내외적인 신뢰도가 훼손된 상황에서 이미 논란이 있는 후보가 또다시 회장이 되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다.이 때문에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의료계 중도층 표심이 김택우 후보로 이동하는 것이 관측되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전 회장과 박인숙 전 의원 지지층도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조직이 약하다는 김택우 후보의 단점이 상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이와 관련 김택우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한 의협 회원은 "주 후보는 단점이 너무 치명적이다. 투쟁하던, 협의하던 음주운전이 꼬리표처럼 달릴 것인데 이렇게 되면 어느 쪽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더욱이 강경파였던 임현택 전 회장이 역대급 논란으로 탄핵당했는데 또다시 강경파인 주 후보를 미는 게 맞는 방향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이어 "지금은 국민 여론이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주수호 후보가 사고 이후 적절히 조치했고 유가족에게도 사죄했다고는 하지만 국민이 거기까지 알아주진 않을 것"이라며 "이미 의협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많이 악화한 상황에서 주수호 후보가 회장이 되는 것은 의협에 또 다른 꼬리표를 다는 일이 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전했다.반면 주수호 후보 지지층은 김택우 후보가 지금의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는 상황이다. 어떤 방향으로든 의정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려면 의협 회장은 오물을 뒤집어쓸 각오를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약점이 있더라도 그런 각오와 난국 상황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이 검증된 리더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와 관련 주수호 후보 지지 회원은 "경험과 리더십, 의료계 통합 능력과 소통 능력 등 주 후보의 역량이 더 앞선다고 본다. 특히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둬 시간이 촉박하고 당선 후 집행부 구성이 최대한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긴박한 시점"이라며 "이런 면에서 주 후보 캠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연령대도 다양해 지속성 면에서 차별화된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어 "지금 같은 난국엔 빠른 의협 정상화와 동력 회복이 중요해 이미 검증된 리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사태가 어느 쪽으로 해결되던 의협 집행부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이를 책임지려는 각오가 필요하다"며 "만약 투쟁한다면 최악의 경우 실형을 살 수 있는데 김택우 후보에게 이런 각오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김택우 "이미 각오 증명"…주수호 캠프 "계획 다 있다"이렇게 보궐선거가 극명한 2파전으로 갈림에 따라 각 후보 측도 각기 다른 전략으로 선거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김택우 후보 측의 경우 난국 상황에서도 합리성을 유지하는 외유내강 투쟁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각오가 부족하다는 우려와 관련해선 이미 이를 증명했다고 일축했다.주수호 후보 캠프는 약점을 인정하는 모습으로 책임을 강조하는 한편, 사태 해결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상황이다. 이를 위한 계획 역시 이미 마련됐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김택우 후보는 "합리적으로 문제를 푸는 스타일이어서 각오가 부족하다고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의대 증원 저지 비대위서 구속수감을 각오하고 전공의·의대생을 보호한 바 있다"며 "이로 인해 압수수색과 면허 정지까지 당하는 등 이미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결심을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어 "지금 중요한 것은 전공의와 의대생을 보호하고 이들의 뜻을 존중해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한 팀이 돼야 하고 의협이 다시 의사 대표단체로서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며 "이 사태를 초기부터 겪어왔던 한 사람으로서 정부든 정치권을 상대로든 한목소리 내고 문제를 빠르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주수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고통스러운 기억이다. 주 후보는 과오를 깊이 반성하며 피해자와 유족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렸고, 이후 스스로를 돌아보며 속죄의 길을 걸어왔다"며 "다만 남은 삶을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헌신하며 속죄하는 것이 책임이라 생각해 다시 나섰다"고 말했다.이어 "의료계는 지금 위기의 상황이고 내년 의사 배출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예견됐다. 이런 난국을 이끌고 의사를 단결시킬 리더가 필요하다"며 "주 후보는 의료계 전반을 통솔하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고 정부와의 강력한 협상으로 의료계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를 위해 회원과 대국민 소통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4-11-21 05:30:00개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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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혁 명분 병상 3200개 감축 괜찮을까?…벌써부터 부작용 속출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연내 성과를 보이겠다고 자신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이 속도를 높이면서, 병원 현장에서는 의료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모양새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일 기준 해당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은 현재까지 총 42개소로, 90%가 참여를 완료한 셈.이들이 제출한 병상 감축안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은 총 3200여개의 일반병상을 감축했다.정부는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구조개혁을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는 반면, 의료현장 곳곳에서는 병상 감축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아산병원 336병상-세브란스 290병상 감축…'환자·의료진' 적극 참여 관건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4차 참여 기관으로 총 11개소가 선정돼 47개소 중 42개소가 참여하게 됐다고 발표했다.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이번 사업에는 참여할 수 없게된 삼성서울병원, 울산대병원, 인하대병원을 제외하면 남는 병원은 강북삼성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 단 2곳으로 대다수 병원이 시범사업 참여를 완료한 것으로 볼 수 있다.해당 사업은 상급종병이 응급·중증·희귀질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증환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일반병상 감축이 필수적이다. 입원환자 중 '상급종합병원 적합질환자' 70% 이상을 목표로, 일반병상을 지역과 규모에 따라 5~15%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가장 많은 병상을 줄인 곳은 서울아산병원으로 기존 2424개에서 336개를 감축했다.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이번 사업에는 참여할 수 없게된 삼성서울병원, 울산대병원, 인하대병원을 제외하면 남는 병원은 강북삼성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 단 2곳으로 대다수 병원이 시범사업 참여를 완료한 것으로 볼 수 있다.세브란스는 2111개에서 1821개로 290병상을 줄였다. 부산대병원(128병상), 길병원(107병상), 분당서울대병원(104병상) 등도 세 자릿수 병상을 감축했다.국립대병원들 또한 병상 감축에 앞장섰다. 경상국립대병원은 기존 754병상에서 43개를 감축해 711병상을 운영하며, 전북대병원(50병상), 충남대병원(49병상), 전남대병원(35병상), 경북대병원(34병상), 충북대병원(28병상) 등 또한 병상감축에 동참했다.국립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병상을 감축했는데 사립대병원에 비하면 규모가 크지 않다"며 "국립대병원은 해당 지역의 권역의료센터로 최후의 보루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번에 대규모 감축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이로써 상급종합병원 42개소가 운영하던 병상은 기존 3만7739개에서 총 3186병상이 줄어 3만4553개가 됐다.병원들은 정책 기조에 따라 병상 감축에 동참했으나, 향후 우려되는 진료비 감축 등에 대한 불안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상급종합병원은 중증과 응급환자를 위주로 진료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야 하지만, 고질적인 저수가 문제와 의료경쟁 심화 등으로 기존 의료수익의 40% 정도를 경증 진료 수익으로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한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병원 성장에 따라 지속적으로 병상을 늘리기만 했지 이렇게 대규모로 감축한 적은 처음이라 부담이 크다"며 "당장은 정부를 믿고 시작하지만 3년이라는 오랜 기간 진행되는 만큼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토로했다.이어 "특히 10% 이상 병상을 줄이는 것은 재정이 튼튼하지 않고는 도전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의지를 갖고 시작했지만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이나 환자 등이 얼마나 따라줄지 모르갰다"고 전했다.■ 병원, 병상 감축 규모 두고 논쟁…"졸속 추진, 부작용 우려"이로인해 병상 감축 규모를 두고 각 병원은 내부적으로 신중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범사업 참여가 늦어진 병원들 대다수가 병상 감축을 두고 내부 의견다툼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전언.익명을 요구한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상을 줄이고 경증 환자를 보지 말라는 것은 병원의 수입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은 뜻"이라며 "일반병상과 경증환자를 줄인 만큼 중증으로 채우라는 뜻일 텐데 병상을 줄이는 만큼 병원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수도권의 대학병원 외과 교수 A씨는 "해당 시범사업 자체가 상급종합병원이라면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에 많이 신청한 것으로 보이지만 걱정스런 부분이 많다"며 "3200병상 감축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병상을 보유한 서울아산병원보다 큰 규모로 초대형 규모의 병원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과 같은데 부작용이 없을 리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이어 "병상 감축 규모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가면서 내부 조율이 늦어졌다"며 "특히 상급종합병원은 단순한 병원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통합치료센터 등 다양한 역할을 겸임하는 경우가 많아 한 번에 쉽게 줄이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수도권의 대학병원 외과 교수 A씨는 "해당 시범사업 자체가 상급종합병원이라면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에 많이 신청한 것으로 보이지만 걱정스런 부분이 많다"며 "3200병상 감축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병상을 보유한 서울아산병원보다 큰 규모로 초대형 규모의 병원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과 같은데 부작용이 없을 리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이어 "상급종병이 경증환자를 많이 본 것은 박리다매 수가체계로 인해 환자를 보지 않으면 운영이 힘들었기 때문"이라며 "30년 넘게 지속되던 고질적인 의료문제를 단순 돈만 쏟아부으며 단 3년 이내에 바꿔보겠다는 정부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특히나 전공의에 이어 전문의마저 지속적으로 종합병원으로 빠지는 상황 속 어떻게 성공을 확신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의료계는 정부의 중증 분류 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병원 측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중증' 분류 체계 또한 개편할 계획이다. 기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 분류 체계에서 벗어나 환자의 연령, 기저질환, 치료 난이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증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세브란스병원의 정윤빈 외과 교수는 "정부는 상급종병의 적합 환자 질환군을 기존 50%에서 7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지만 중증 질환군 확대를 통해 별다른 노력 없이 단숨에 목표치에 가까워지는 병원들이 발생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병원들 또한 어느 정도까지는 쉽게 중증비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하지만 이렇게 된다면 상급종병은 지금과 유사한 환자군을 진료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줄어든 인력, 병상 등으로 인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니만큼 서로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끝나지 않도록 세부 디테일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종합병원과 중소병원 등 2차병원에서도 이번 시범사업을 둘러싼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상급종병이 병상을 줄이고 환자를 이송해도, 근본적인 수가 체계 개편 없이는 같은 문제점이 그대로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다.■ 중소병원 "환자 전원 돼도 근본적 저수가 해결 없이 문제 여전"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종합병원과 중소병원 등 2차병원에서도 이번 시범사업을 둘러싼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특히 상급종병이 병상을 줄이고 환자를 이송해도, 근본적인 수가 체계 개편 없이는 같은 문제점이 그대로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다.정부는 상급종병 지원과 함께 특화·전문병원 육성을 위해 유형을 목적·기능에 따라 재분류해 성과와 보상을 강화할 수 있게 했다.이에 따라 현행 전문병원 지원금에 더해 전문병원 질 지원금을 1개소당 약 4억원 수준으로 성과에 따라 지급한다.통합적·지속적 1차 의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혁신 시범사업도 검토했다. 묶음 수가, 건강개선, 환자 만족도 등에 따라 성과 보상 등 지불체계를 도입하고 이들 병원이 지역 2차 병원, 지역의사회 등과 연계협력을 해나갈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하지만 2차병원들은 이러한 지원들로 상급종병을 쫓아가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지방의 한 종합병원장 B씨는 "지방병원의 가장 큰 문제는 의료인력 수급인데 오래전부터 의사는 물론 간호사 수급까지 어려워져 제대로 병상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공의가 집단 이탈하며 지방 대학병원 의사들이 수도권으로 이직한 사례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연쇄작용으로 나타나 2차 의료기관 인력수급까지 직격타가 된다"고 강조했다.이어 "아무리 1차병원이 병상을 줄이고 환자를 전원해도 중소병원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상급종병은 국가가 예산을 투자해 수가를 집중 인상하고 그 아래 의료기관은 시장논리에 맡긴다면 당연히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또한 그는 "정부 통제로 환자들이 의지와 무관하게 2·3차 병원으로 이송해도 국내 전반적인 저수가 문제 해결 없이는 부작용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차라리 상급종합병원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속도와 예산으로 수가 문제부터 신속하게 손 본다면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대한아동병원협회 최용재 회장 또한 "서울 대학병원들이 전공의 빈자리에 PA 간호사 등 인력 채용을 늘리며 당장 간호사 인력 수급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 시범사업이 자리 잡은 후 중소병원을 신경 쓰면 그 때는 이미 늦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4-11-20 05:30:00제도・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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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처방 당뇨병약 골절 위험 논란…SGLT-2i 이어 GLP-1 제제 불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국내외 주요 당뇨병, 내분비 계열 학회들이 항당뇨병 약제들 중 SGLT-2i 및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GLP-1 RA)의 우선 순위를 높이면서 되레 골절 관련 연구도 활성화되고 있다.당뇨병 환자에서 골 건강이 악화되고 골절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관한 기전과 위험인자를 찾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새로 추가된 약들의 이득과 위해를 가리겠다는 것.SGLT-2i 계열 카나글리플로진을 사용한 CANVAS 임상시험에서 골절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나온 데 이어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GLP-1 RA) 사용이 보다 대중화되면서 그에 따른 효과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약제의 경우 체중 감소 폭이 15%에 달해 골밀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항당뇨병 약제의 조합이나 약물 개수에 따라 위험도가 크게 변한다는 점도 연구 활성화의 배경이 되고 있다.국내외에서 진행됐거나 진행 중인 항당뇨병 약제 관련 주요 연구 결과 및 이에 대한 전문가의 해석을 정리했다.■골절 위험에 취약한 당뇨병 환자…약제에도 영향권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골밀도가 정상보다 높거나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이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인슐린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면서 골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어 제2형 당뇨병은 종종 비만과 연관이 있으며, 체중이 골에 가해지는 하중을 증가시켜 골밀도를 높이는 것으로 관측된다.항당뇨병 약제의 출시가 빈번해지면서 신규 약제가 골밀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문제는 골밀도가 증가하더라도 골의 질이 떨어지고 당뇨병성 미세혈관 합병증과 같은 요인은 골내 구조의 변형과 취약성을 야기할 수 있어 골밀도 상승이 실질적인 골절 위험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낙상 위험이 높고, 골질이 불량해 골절이 발생하면 회복이 어려울 수 있는데 이러한 위험은 약제 선택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지난달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 대한내분비학회도 대사성골질환연구회 세션을 마련, 당뇨병에서 전반적인 골대사의 변화, 항당뇨병제인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작용제가 골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의 당뇨병과 골대사 문제를 집중 조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논란에 불을 붙인 건 SGLT-2i 계열 카나글리프로진 성분을 대상으로 한 CANVAS(Canagliflozin Cardiovascular Assessment Study) 임상연구 중 골절 위험도에 대한 하위 분석 결과가 공개되면서부터.CANVAS 연구에서 카나글리플로진을 복용한 환자군은 위약군에 비해 골절 위험이 26% 높게 나타났고(HR 1.26) 특히 고관절과 같은 주요 부위의 골절 위험이 두드러졌다.이후 다른 SGLT-2i 성분으로 진행된 DECLARE-TIMI58 연구에선 위험도의 약 4% 증가, DAPA-HF에서 위약군과 진약군 모두 2.1%의 위험 증가, EMPA-REG OUTCOME에선 엠파글리플로진의 위험도는 위약군과 동일한 수준으로 3.9% 증가가 관찰된 바 있다.이와 관련 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민 내분비내과 교수는 "CANVAS 결과 이후 카나글리플로진에 다양한 항당뇨병약제 성분 조합별 위험도를 살핀 연구나 기타 항당뇨병약제의 위험도를 분석한 연구가 줄 이었다"며 "아쉽게도 주요 결과를 골절률이나 골밀도를 타깃으로 삼은 연구는 없고 후향적 분석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리얼월드 에비던스 데이터를 보면 DPP-4i와 SGLT-2i 비교시 골절 위험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문제는 이런 네거티브한 결과들을 내놓은 연구가 주로 짧게는 2년, 길어도 5년 정도 관찰을 했고 평균 연령 40대를 포함해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여성 참가자의 비율이 적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골절 위험이 65세 이상 여성 인구에서 급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항당뇨병 약제의 위험도 판별을 위해서는 고위험군의 선별 및 이에 대한 장기간 관찰을 주요 연구 목표로 설정해 진행할 필요하다는 것.■국내 데이터 분석에서 나타난 SGLT-2i 위험도 증가…"고위험군서 주의보"이와관련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승현 내분비내과 교수 등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SGLT-2i 사용과 노년 여성의 골다공증 골절 위험의 연관성 코호트 연구를 진행, 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에 올해 발표한 바 있다(DOI: 10.1016/j.diabres.2024.111712).연구는 골절 고위험군에서의 SGLT-2i 사용 관련 골절 위험에 대한 데이터가 제한적이라는 점에 착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2013~2020년)를 사용해 분석에 착수했다.골절 고위험군을 선별해 진행된 연구가 제한적이라는 점에 착안, 국내 연구진이 이에 대한 전국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SGLT-2i 사용은 척추 골절 위험을 40%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후 항당뇨병 약제로 SGLT-2i를 새로 추가한 대상자에서의 골절 발생 위험도를 조사했다.총 1333명의 SGLT-2i 사용자와 2626명의 비 SGLT-2i 사용자를 1:2 비율로 성향 매칭해 분석한 결과 후속 조치 기간 동안 SGLT-2i 사용자의 척추 골절 발생률은 비 사용군 대비 약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1000명당 발생 건수 19.2 대 13.8).공동연구 저자인 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민 내분비내과 교수는 "해당 환자들은 고령층이 많았기 때문에 50%는 이미 골다공증을 진단받았고 과거 골절력도 13% 있는 고위험군이었다"며 "투약 2년 시점부터 통계학적으로 위험도의 차이가 그래프상 나타났다"고 지적했다.그는 "특히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고령 여성의 경우 SGLT-2i 사용은 비 사용자 대비 척추 골절 위험이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척추 골절 위험이 높은 고령 여성에게는 SGLT-2i를 신중히 처방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내렸다.■GLP-1 RA 사용 늘어나는데 괜찮을까? "성분별 차이"GLP-1 RA는 당초 항당뇨병 약제로 개발됐지만 이후 비만약으로 재탄생한 바 있다. 삭센다 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모두 GLP-1 RA 계열 약제다.GLP-1 RA는 체중 감소를 유발하지만 골밀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일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GLP-1 작용제가 골밀도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증가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여러 메타 분석 및 개별 임상 연구에서는 GLP-1 RA가 골절 위험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해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다.지난달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비만약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GLP-1 RA의 뼈 건강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킨 바 있다. GLP-1 RA의 기전 자체는 골밀도 보호 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과도한 체중 감소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앞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라글루타이드 26주 관찰 연구에서는 체중 감소에도 불구하고 위약 대비 골밀도의 유지가 관찰됐고, 52주 연구에선 12kg의 체중 감소 이후에도 16%의 골형성 증가가 관찰됐다.GLP-1 RA의 기전 자체는 골밀도 보호 효과를 가지지만 문제는 급격한 체중 감소가 일어났을 경우다. 기계적 하중 감소와 영양소 부족, 호르몬 변화, 근육량 감소 등이 겹쳐 오히려 골절 위험에선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실제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한 제2형 당뇨병 환자 5000명에서 체중 감량의 효과를 살핀 대규모 임상시험 LooK Ahead(Action for Health in Diabetes) 연구에선 이같은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체중 감소를 이뤄낸 중재 개입군에서 12~13년간 장기간 관찰한 결과 비개입군 대비 골절 위험이 39% 증가한 것. 최근 위고비로 잘 알려진 강력한 효과의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비만약이 국내 출시되면서 골절 위험성에 대한 관심이 재차 불붙는 분위기다.김경민 교수는 "리라글루타이드보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체중 감소 효과가 약 2배에 달하기 때문에 GLP-1 RA의 기전상 골밀도 보호효과가 과도한 체중 감소로 인해 상쇄될 수 있다"며 "52주 위약과 세마글루타이드의 골밀도를 비교한 결과 요추 ETD 값이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에서 2.05%, 전체 대퇴골 ETD도 2.59% 감소했다"고 밝혔다.그는 "이런 관심도를 반영하듯 현재 경구 제형 세마글루타이드의 골교체율(bone turnover)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임상이 해외에서 2건이 진행되고 있다"며 "GLP-1 RA 자체는 뼈 건강에 중립적이거나 다소 보호 효과를 가질 수 있지만 과도한 체중 감소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처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4-11-19 05:30:00연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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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빅토 도입 3개월…방사성 미사일 치료 전략 변화 속도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때부터 주목을 받아온 한국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가 시작된지 3개월이 지났다.플루빅토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이른바 '방사성 미사일'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제품.최근 국내 대형병원 중심으로 플리빅토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투여 받는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고가 치료제로 비급여라는 환자 접근성은 여전히 걸림돌이다.국내 임상현장에서의 방사성 의약품 활용이 본격화되면서 치료제 개발에 나선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경쟁도 다시금 불이 붙고 있다. 지난 8월 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테라노스틱스센터는 플루빅토를 활용한 전립선암 치료를 시작했다.플루빅토 임상현장 활용 본격화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식약처가 한국노바티스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루테튬(177Lu) 비피보타이드테트라세탄액)를 허가 한 이후 11월 기준 국립암센터를 포함해 6개 의료기관에서 투여 혹은 투여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플루빅토는 전립선암에서 과발현 되는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에 방사성 동위원소인 루테튬(177Lu)을 결합해 암 세포를 없애는 형태의 방사성리간드 치료제다. 방사성 리간드는 리간드(표적물질)에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한 치료제다. 방사성 리간드가 표적세포와 결합하면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방출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국내 허가는 임상3상 VISION가 기반이 됐다. 임상은 PSMA 양성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 831명을 대상으로 플루빅토와 표준치료 단독요법과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 플루빅토군은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한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rPFS) 8.7개월을 기록하며 대조군 3.4개월 대비 길었다.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에서도 플루빅토군 15.3개월, 대조군 11.3개월로 나타났다. 플루빅토를 투여했을 때 질환의 진행 또는 사망위험은 60% 감소됐다.이 가운데 플루빅토를 의료기관이 도입하기 위해서는 전립선암 전용 PSMA PET-CT를 보유하고, 조제 및 품질 관리, 환자 투여 별도 공간 마련이 필수적이다. 동시에 핵의학과, 종양내과, 비뇨의학과 등 다양한 전문과목 의료진의 협진도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시설 장비 및 인력 투입이 필요하다.한국노바티스는 지난 5월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플로빅토를 내년 중 급여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현재 PSMA PET-CT를 도입해 검사가 가능한 곳은 국내 초대형병원을 포함해 전국 15개 의료기관으로, 이 중 11월 기준 6개 의료기관에서 플루빅토를 활용한 치료를 실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문제는 가격이다. 플루빅토의 권장 용량은 7.4 GBq(200 mCi)로, 6주(±1주) 간격으로 총 6회까지 정맥 투여하는데, 임상현장에서는 회당 투여하는 데에만 비급여로 3~4천만원이 소요되면서 총 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임상효과가 기존 치료보다 뛰어남을 입증 받으면서 도입 3개월 간 약 20명에 가까운 환자가 플루빅토 투여를 완료하거나 투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비용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서울아산병원 박인근 종양내과 교수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플루빅토가 도입되면서 쓸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나는 데다 부작용도 크지 않고 효과도 입증된 치료제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문제는 가격도 고가인데다 PSMA PET-CT를 시행할 수 있는 기관이 제한적이고 투여도 마찬가지로 제한된 곳에서만 가능한 것이 문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노바티스 측은 당장 내년도 목표로 플루빅토 급여 적용으로 두고 있다.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플루빅토 급여 적용을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전립선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킨 만큼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해 내년 급여 적용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국산 방사성 의약품 개발 성공할까임상현장에서 플루빅토 활용이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방사성 의약품 개발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현재 국내 기업 중에서 가장 앞선 단계에 있는 것은 '퓨쳐켐'이다. 퓨쳐켐은 지난 5월 중순 거세저항성 전이환자 대상 전립선암 치료제 'FC705'의 미국 임상 2a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한 뒤 최근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FC705는 전립선암 세표 표면에 과발현하는 PSMA을 타깃하는 방사성 의약품이다.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이 전립선암환자(Mcrpc)를 대상으로 100 mCi의 FC705를 8주 간격으로 최대 6회 투여한 뒤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한 것으로, 임상시험에 참여중인 서울성모병원 교수진에 의해 진행됐다.아시아태평양전립선학회(APPS)에서 발표된 중간 결과에 따르면, 동일 기전의 방사성의약품과 비교했을 때 단독 투여 평균 3, 4회 투여 시 주요 임상 지표인 PSA(전립선특이항원) 50% 이상 감소 비율이 높았으며, 부작용은 총 11명의 환자에서 발생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미한 부작용에 해당하는 Grade1환자가 3명, Grade2 환자가 3명 발생했으며, 중대한 부작용으로 평가받는 Grade3에 해당하는 환자가 5명 발생했다. 이를 바탕으로 퓨쳐켐은 2025년 1분기 내 연구결과보고서(CSR) 작성을 마치고 국내 임상 3상 진입과 조기품목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한국노바티스 플루빅토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이끌어내자 글로벌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도 방사성 의약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또한 동아에스티 자회사 앱티스와 SK바이오팜 등도 방사선 의약품 개발에 나선 기업으로 손 꼽힌다. 앱티스는 링커 플랫폼 기술 앱클릭과 협력사인 셀비온의 방사성 의약품 랩 링커 기술을 활용해 위암·췌장암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방사성 동위원소 접합체(Antibody-Radionuclide Conjugate, ARC) 신약 개발을 추진 중이다.SK바이오팜의 경우 NTSR1(neurotensin receptor 1, 뉴로텐신 수용체)을 타깃하는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SKL35501(구 FL-091)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Full-Life Technologies)로부터 도입하는 라이선스(License-in,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해 개발에 뛰어들었다.SKL35501은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다양한 유형의 고형암에서 과발현 되는 수용체 단백질인 NTSR1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방사성 동위원소인 악티늄-225(225Ac)를 전달하도록 설계된 저분자 방사성 의약품이다.SK바이오팜은 한국에서 SKL35501에 대한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2025년 말 이후 임상 1상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매력적인 시장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그룹의 지원과 함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앞으로도 계속 방사성 의약품 비즈니스 밸류체인들을 갖추어 나가는 모습을 시장에 보여 드릴 예정이고, 결국 글로벌 시장의 리딩 플레이어 중 하나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4-11-18 05:30:00바이오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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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블리아 잡아라" 전국시대 접어든 손발톱 무좀 치료제 시장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동아에스티의 블록버스터 손발톱 무좀 치료제 주블리아를 잡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복제약 진입에도 주블리아가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수성하면서 결국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 주블리아가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손발톱 무좀 치료제에 대한 국내사들의 관심이 뜨겁다.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손발톱 무좀 치료제를 향한 국내사들의 도전이 가열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일단 현재 손발톱 무좀 치료제의 경우 에피나코나졸과 아모롤핀연산염, 시클로피록스 등의 성분 제제들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다.이중 에피나코나졸 성분 제제인 동아에스티의 주블리아가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은 특허가 풀린 주블리아를 제네릭을 통해 공략하는 것과 동시에 신제품 출시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넬클리어' 출시 전부터 도전 직면…동화약품은 신제품 출시 예고우선 현재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품목은 코오롱제약이 도입한 '넬클리어외용액'에 대한 제네릭 개발이다.넬클리어는 코오롱제약이 도입한 손발톱 무좀 치료제로 별도의 사포질 없이 용기 뚜껑에 부착된 일체형 브러시를 이용해 사용할 수 있으며, 첫 한 달 동안 1일 1회 도포하고, 이후에는 1주일에 1회만 도포하도록 돼있는 것이 특징이다.해당 품목은 지난해 7월 국내 허가를 획득했고, 이후 2개월여 만에 특허를 등재하면서 특허장벽을 세우고 올해 상반기 시장 진입을 노렸다.하지만 아직 협의 중인 사안 등이 남아 출시는 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사들의 도전을 먼저 직면하게 됐다.이는 지난해 등재된 '손발톱진균증을 치료하기 위한 국부 항진균 조성물' 특허에 대한 국내사들의 도전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한미약품이 지난달 해당 특허에 대해 2건의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청구한데 이어 최근 제뉴원사이언스 역시 이에 합류했다.넬클리어의 경우 일반의약품인 만큼 특허 문제만 빠르게 해결할 경우 출시가 가능한 상황.이에 한미약품과 제뉴원사이언스는 이들 특허 회피와 함께 빠르게 개발에 성공할 경우 시장 진입에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여기에 주블리아 제네릭에 도전했던 동화약품의 경우 치열해진 경쟁에 따라 전략을 수정하기도 했다.동화약품이 도입하는 루코낙 솔루션 5% 제품사진.동화약품은 지난 8월 사토제약과 손발톱 무좀 치료제 '루코낙 솔루션(LUCONAC Solution) 5%'에 대한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루코낙 솔루션은 '루리코나졸(Luliconazole)'을 주성분으로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손발톱무좀의 주요 원인이 되는 피부사상균인 '트리코파이톤(Trichophyton)'에 매우 강력한 항진균 활성을 가지고 있다.또한 루코낙 솔루션은 마커형 타입(marker type applicator) 형태로 하루에 한 번만 바르면 돼 환자들의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결국 한미약품, 제뉴원사이언스, 동화약품의 경우 제네릭 의약품이 대거 쏟아지며 경쟁이 치열해진 에피나코나졸 시장 외에 다른 차별화 전략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제네릭 공세에도 동아에스티가 약가 인하 전략을 통해 시장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외에도 다른 제약사 역시 별도의 차별화 전략을 쓸 가능성이 커 보이는 상황이다.■주블리아 제네릭 시장 진입 고전…선두 입지 '여전'실제로 주블리아의 경우 제네릭이 14개 품목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현재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지난 2월 대웅제약을 시작으로 종근당, 휴온스, 제뉴파마, 동구바이오제약, JW신약, 한국유니온제약 등이 연이어 허가를 받았고 총 14곳이 제네릭 출시에 나섰다.이들 제약사는 모두 우판권을 획득한 상태로, 대웅제약을 시작으로 후발주자들은 기존 주블리아 보다 낮은 약가로 시장 진입을 노렸다.주블리아는 전문의약품이지만 비급여 품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낮은 약가가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쉽기 때문.하지만 동아에스티가 제네릭들의 공세에 맞춰 선제적으로 약가 인하 전략을 펼치면서 제네릭들이 성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동아에스티는 제네릭들이 대거 출시하는 시점에 앞서 지난 4월 용기를 개선했고, 5월에는 8ml 제품의 약가를 17% 인하하기로 결정했다.이후 지난 7월에는 4ml 제품 역시 15% 가격인하를 선택, 제네릭 품목이 형성한 낮은 가격대에 맞섰다.결국 저가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었던 제네릭 품목들의 시장 공략에 어려움이 생겼고, 일부 제네릭사는 추가로 약가를 인하하는 등의 방안을 찾기 시작했으나 현재까지는 크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동아에스티 주블리아의 2개월간 처방량 및 시장점유율(유비스트 자료 재 가공)이는 유비스트 자료를 기준으로 제네릭들의 영업이 본격화 된 지난 9월과 10월 주불리아의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결국 제네릭사들은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약가 전략은 물론 CSO 등 입지 확대에 더 공을 들일 수 밖에 없게 됐다.하지만 약가를 낮출수록 제약사들의 실적 등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만큼 이를 포기하거나 다른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이에따라 각기 다른 전략으로 손발톱 무좀 치료제 시장을 노리는 제약사들간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 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4-11-18 05:10:00국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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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으로 다시뭉친 의대협…달라진 2025년 투쟁 노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대생들은 2025학년도에도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젊은의사들의 투쟁노선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의료계는 2020년 의료계 총파업 이후 와해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가 4년만에 임시총회를 열고 대정부투쟁 노선을 이어가기로 의기투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의대협은 2020년 집단행동 당시 마지막까지 투쟁 전선에 남아있었을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의료계 세대 갈등에 더해 의대생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어나면서 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이어왔다. 그렇다면 당시 의대협 투쟁은 어땠고 어떤 이유에서 동력을 잃었을까. 15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확대전체학생대표자총회를 열었다.■의대협 투쟁 타임라인…동력 왜 잃었나사태의 발단은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추진이다. 이에 의대협은 2020년 8월 대의원 긴급 의견 결과를 발표하고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수업 및 실습 거부를 의결했다.이에 따라 의대협은 같은 달 7일 전회원 단체 행동에 돌입해 ▲서울 ▲제주 ▲강원 ▲대전·충청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전북 등 거점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집회에 참여했다.이어 8월 14일 '제1차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가 열리면서 전국 4개 지역에서 의대생들이 재집결했다. 이후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을 앞둔 의대생의 90% 이상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시험접수 취소서류를 국시원에 제출하면서, 국시가 1주일 연기됐다. 또 본과 4학년을 제외한 전국 의대생 90%의 동의로 동맹휴학이 추진됐다.이에 더해 의대협은 9월 1일 대한전공의협의회, 전임의협의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젊은 의사 중심 단일대응체제를 구축했다.하지만 9월 4일 대한의사협회와 당정 간의 의정 합의가 이뤄지면서 내홍이 시작됐다. 의대 증원 등의 정책을 코로나19 안정화 이후로 미루고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한 것인데, 이는 대한의사협회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는 게 당시 대전협 주장이었다.의대협은 이후에도 투쟁을 멈추지 않았는데, 9월 6일 전국 40개 의대 응시자대표회의 의결에 따라 '의사국가시험 거부 유지의 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재연기된 의사 국시를 다시 거부한 것.의정 합의가 젊은 의사를 패싱한 채 이뤄졌으며, 합의문 안에 젊은 의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9.4 의정 합의에 의대협 홀로 남아 투쟁 그러나 당장 국시를 앞둔 의대 본과 4학년들이 단체 행동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정부가 국고를 거부한 의대생에 대한 구제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이에 서울대학교 의대생의 70%가 휴학 계속 및 국가시험 거부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집단행동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의대생이 늘어났다.메디칼타임즈는 2020년 집단행동 주역이었던 의대협이 어떤 투쟁을 했고 어떻게 동력을 잃었는지 알아봤다.실제 9월 11일 전체 학생 대표자 총회에서 동맹휴학 안건이 부결됐지만, 초기 90% 수준이었던 의대생 찬성률이 40표 중 24표로 떨어졌다.결국 의대협은 9월 14일 모든 단체 행동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힘과 동시에, 당정의 의정 협의 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보건의료정책 상설감시기구를 발족했다.일련의 과정에서 의대생들만 마지막까지 남아 투쟁한 것도 갈등의 씨앗이 됐다. 의정 합의 이후 개원의와 의대 교수의 집단행동이 중단됐으며, 9월 7일 전임의 대부분이 복귀했다. 대전협의 경우 같은 날 집행부가 같은 날 총사퇴했으며, 이후 들어선 비상대책위원회가 집단휴진을 중단하기로 했다.홀로 1주일간의 투쟁을 이어 나가면서 의대협은 여론의 집중포화까지 맞았는데, 9월 11일 선배 의사들의 동참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이와 관련 당시 본과 4학년이었던 한 의사는 "당시 마지막까지 국시를 거부했었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본인과 주변 동기, 후배들 모두 순진하고 어렸던 것 같다. 단체 투쟁이 뭔지도 몰랐다"며 "그때 학생들이 조금의 피해라도 보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던 교수님들, 학생이 못 돌아가면 돌아가지 않겠다던 전공의 선배들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이어 "학생들, 특히 본과 4학년들이 느꼈던 배신감과 실망감이 정말 컸다. 동력이 한번 상실되면 투쟁의 모든 불은 꺼진다는 것도 배웠다"며 "또 결국 의사도 교수님도 지극히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선택을 내리는 개인들에 불과하다는 것을 배웠다. 환자들에게 국민에게 선배 의사들에게 모두 실망하고 상처받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회상했다.■투쟁 이후엔 국시 구제 문제 "의대생만 독박"이런 상황에서 의사 국시 구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의료계 분열이 세대 간 갈등으로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대협이 단체행동을 중단한 이후에도 의사 국시 응시 여부엔 내부 의견이 분분했는데, 결국 10일 뒤인 9월 24일 의대 본과 4학년 대표들이 국시 응시 의사를 표했다.하지만 이미 국시가 2차례 연기됐던 탓이 이들을 구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고, 관련 국민청원도 60만 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의대협은 9.4 의정 합의 이후에도 투쟁을 이어 나갔지만, 국시 구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내부 갈등을 겪었다.그럼에도 정부는 2020년 12월 31일 의사 국시를 취소했던 본과 4학년 의대생 2700여 명에게 재응시를 허락했다. 하지만 해당 시험에서 불합격하면 재수가 아닌 삼수를 해야 하는 데다, 2000명으로 제한된 인턴 정원에 2700여 명이 몰리는 몰릴 수밖에 없어 피해가 불가피했다.반면 다른 의사 직역이 입은 타격은 경미했다는 게 당시 의대생이 느낀 박탈감이었다. 몇몇 전공의에 대한 고발이 이뤄지긴 했지만 모두 취하됐고, 개원의의 경우 애초 휴진 동참률이 10%대에 불과했다. 의대 교수들도 실제 파업하진 않았다.더욱이 국시 구제 논란이 3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의대생 내부 균열도 생겼다. 의대협 집행부가 국시 문제 해결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체 행동 중단을 임의로 결정하고, 이를 일선 의대생들에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집행부 탄핵 등 의대생도 내홍 "모두가 피해자"9월 14일 전체 학생대표자총회에서 '동맹휴학을 포함한 단체행동 유보'가 결정됐음에도, 전체 회원 의논 없이 '단체 행동 중단'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것. 본과 4학년 국시 응시 거부자 대표단의 결정인 '국시 거부 유보'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이에 10월 6일 의대생으로 구성된 탄핵안 발의·총회 소집요구자 공동대표단은 의대협 대의원회에 '학생 총회'를 열어 의대협 회장단 탄핵안을 상정해줄 것을 요청했다.탄핵 자체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산됐지만, 이후 새 회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후보가 없어 결국 의대협은 긴 비대위 체제를 겪게 됐다.이와 관련 사직 전공의 A씨는 "당시 정확한 상황에 대한 기억이 많이 옅어졌다. 의협 최대집 전 회장의 단독행동 이후 큰 혼란이 있었고 대전협과 의대협에 대한 비판도 거세졌다는 것만 기억한다"며 "개인적으로 결국 의대협도 대전협도 당시 피해자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회원들의 분노가 이 임원진들에게 향했던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4년 만에 다시 세운 의대협…앞으로 과제는 이에 당시 내홍을 겪었던 의대생, 현재의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 의대협 회복에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의정 갈등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의대생이 없도록 하기 위해선 의대협이 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사직 전공의 A씨는"개인적으로 환영한다. 2020년 의대협 붕괴 이후 의대생을 대상으로 제공되던 많은 기회가 사라졌고, 의대생의 목소리가 힘을 잃었다"며 "2020년에 의대협 임원진들이 얼마나 큰 위협과 비난을 받는지 본 이후로는 다들 회장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지금은 리더십이 필요할 때인데 비대위만으로는 한계가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특히 지금은 의대생과 전공의, 그리고 그 안에서도 학년별로 이해관계가 달라졌다.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요건들이 달라지고 있다"며 "이 와중에 피해를 보거나 소외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려면 의대협과 대전협이 기능을 건강히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이런 상황에서 의협 비대위에 젊은 의사들이 대대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향한 우려와 기대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또 임현택 전 회장 탄핵 이후 전공의와 임 전 회장 지지층 간에 갈등이 격화하는 것으로 보여 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협 비대위에 대해선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다. 겨우 2개월만 유지되는 비대위이고, 힘을 실어줄 사람들은 다들 차기 회장과 집행부를 점치며 줄을 설 것이기 때문"이라며 "비대위에 그만한 권한이 실릴지 모르겠고, 임현택 집행부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비대위가 괜한 액션을 취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다만 의협 비대위가 전공의와 의대생의 목소리를 고려하고 발을 맞추며, 최소한 서로 반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또 이번 탄핵으로 임현택 전 회장을 지지하는 선배 의사들과 전공의들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느낌이 있다. 이런 갈등이 세대 간으로 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2024-11-16 05:30:00개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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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N수생 몰린 수능…내년 의대증원 막판 뒤집기 될까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뤄진 상황에서도 의료계는 여전히 대화 조건으로 '2025학년도 의대증원 백지화'를 주장에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수시모집은 이미 절차가 마무리돼 수정이 어렵지만, 정시모집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원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입장. 이들은 정시모집 시작 전이 의료계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며, 의대증원 원점 재논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희철 부원장(고려의대 생리학교실 교수)은 "수시는 이미 선발 절차가 완료됐지만 정시는 아직 조율의 여지가 있다"며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까지는 어렵더라도 정시 인원 조절을 통해 정원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학번 의대생, 정치적 희생양 되지 않도록 선배들이 노력"14일 진행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전년도보다 1만8082명 많은 52만2670명이 지원했다.재학생은 전년 대비 1만4131명 증가한 34만777명(65.2%), 졸업생은 16만1784명(31.0%)으로 2042명 늘었다.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는 1909명 증가한 2만109명(3.8%)이었다.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이 반영된 첫 시험이기 때문에 의과대학에 도전하는 반수생과 재수생 등 'N수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하지만 의료계는 수능이 종료된 것과 무관하게 계속해서 2025학년도 의대증원 재조정을 위해 힘쓰겠다고 입을 모았다.오는 12월 31일부터 정시모집이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정시 모집 인원 발표 이전 정부와 협상을 통해 의대증원분을 재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희철 부원장(고려의대 생리학교실 교수)은 "수시는 이미 선발 절차가 완료됐지만 정시는 아직 조율의 여지가 있다"며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까지는 어렵더라도 정시 인원 조절을 통해 정원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희철 부원장은 의학교육의 질 재고 방안이 마련되기 전에는 의료계 반발을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그는 "내년도 신입생 선발이 끝났다 해도 7500명을 어떻게 동시에 교육할 것인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의료계는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가 단순히 의대증원 숫자놀이에 성공했다는 역사를 남기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현 상태로는 결코 정책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이어 "정부는 오히려 의대증원으로 의학교육이 선진화됐다고 말하지만 의료전문가들은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서울권 의대는 증원이 없고 기존 정원이 40명 정도인 미니의대 정원을 3~4배 늘렸기 때문에 부작용은 더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밝혔다.서울의 상급종합병원 내과 교수 A씨 또한 "단순 정원을 몇 명 늘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명확히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의대생과 전공의 역시 같은 생각이기 때문에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A씨는 "정부는 예과 1학년 기간에는 교육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7500명은 10년 동안 의과대학 및 전공의 수련이라는 같은 사이클 속에서 함께 교육받아야 한다"며 "2026학년도 증원분은 의료계와 논의 후에 재지정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당장 내년도 증원은 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 전공의와 의대생 복귀 이전에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내년도 증원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아무리 분반해 수업을 진행하고 교수 임용 기준을 낮춰 숫자를 확보한다 해도 2배 가까이 늘어난 정원을 수용할 수 없다"며 "특정 학번의 의과대학생들이 정치적 희생양이 되지 않게끔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다만, 의료계에서도 합리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전공의와 의사협회가 정부와 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나왔다.수도권의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정부는 의료계가 과학적 단일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방패 삼아 2026학년도 정원마저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않도록 의료계가 공격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의료계는 약 1년 동안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며 의대증원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거둔 성과는 미미하다"며 "힘겹게 의정협의체가 성사된 만큼 불가능을 고집하며 또다시 사태 해결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젊은 의사들은 여전히 정부와 대화를 거부하며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본인의 SNS를 통해 "지금이라도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을 정지하든, 전공의 7개 요구안 일체를 수용해야 다가올 혼란을 조금이라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무시한 정부와 여당이 모든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익명을 요구한 입시 전문가는 "정부의 의대증원 의지가 확고한 상황 속 내년도 증원 원점화 주장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의료계 또한 불가능을 고집하며 시간을 버리지 말고 정부와 협상을 통해 합리적 타협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고 전했다.■ 입시 전문가 "2025학년도 증원 조정 방법 있지만 실현 어렵다"입시 전문가들은 수능까지 끝난 시점에서 내년도 정원을 재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가장 현실적으로 내년도 의대증원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각 대학이 수시와 정시 모든 전형에서 추가합격자를 선발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이어 "추가합격자 조정은 대학이 알아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예비번호를 많이 배부하지 않으면 분명 구멍이 나타나는 대학들이 나올 수 있어 정원 조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예를 들어 작년 신입생 선발에 예비합격자를 40번까지 돌렸다면 올해는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정원보다 적게 뽑을 수 있다는 얘기.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 또한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임성호 대표는 "예비선발을 최소화하면 정원의 절반 이상을 뽑지 못하는 대학도 나올 것"이라며 "이는 수험생과 의과대학, 의료계 싸움이 아닌 대학 간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39개 의과대학이 단결된 의지 표명을 해야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이어 "결국 용기 있는 대학이 선도적으로 추가합격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해야 하는데 빗발치는 수험생 항의를 감내하며 어느 대학도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과거 의대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1509명으로 감축했을 때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국립의대 위주로 예비선발을 진행하지 않으면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정부도 (의대증원)의지가 명확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익명을 요구한 입시전문가 B씨 또한 "정시 모집 시작 전에 정부와 의료계가 합의한다면 정원을 조정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로 인한 혼란은 정부가 수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이어 "올해 수능은 반수생이 10만명에 육박하며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가장 큰 영향은 의과대학 증원 때문일 것"이라며 "이들은 1509명 의대 증원을 믿고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또다시 숫자가 바뀐다면 대혼란이 찾아올 뿐 아니라 각종 법적 대응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주호 장관 또한 브리핑을 통해 각 대학이 사전 공표한 전형계획·모집요강과 달리 전형을 운영하면 학생·학부모에게 큰 피해 및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그는 "정부의 의대증원 의지가 확고한 상황 속 내년도 증원 원점화 주장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의료계 또한 불가능을 고집하며 시간을 버리지 말고 정부와 협상을 통해 합리적 타협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고 전했다.
2024-11-15 05:30:00제도・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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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돌아가는 '상종 구조전환' 시계…의료현장은 '졸속' 평가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개편하는 구조전환 시범사업이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의료계 현장에서는 시범사업 곳곳에 미흡한 점이 많다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상급종합병원 역할을 재설계하는 만큼 중심 과제가 다양하고 굵직한 반면, 세부내용에 대한 디테일이 부족해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병원들은 수가 지원에 대한 부분이 명확하지 않아 불안감이 크다고 우려했다.■ 교수-전공의 등 '팀제 운영'…"구성원 따른 개별가산수가제 도입 필요"정부는 의대증원과 함께 의료개혁 일환으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가장 집중해서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로, 정부는 이를 통해 그동안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였던 '환자 쏠림현상', '3분 진료'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고자 한다.윤석열 대통령 또한 의료개혁 1차 과제로 상종 구조전환을 발표하며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속도감있게 추진해 연내 성과를 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사업의 핵심은 상급종합병원이 병상수를 감축하고,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 집중할 수 있도록 입원환자 분류체계 및 수가체계를 전면개편하는 것.정부는 이를 위해 각 의료기관에 제한된 인력으로 효율적 의료 제공을 위한 협력·공유형 인력 운영체계 확립할 것을 요구했다.교수와 전임의, 전공의, 진료지원인력 등이 한 팀을 이뤄 서로 협력함으로써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세브란스병원의 정윤빈 외과 교수는 "팀 운영체계는 지금으로서는 애매한 부분이 많다"며 "우선 수가가 명확해야 병원이 움직일 텐데 아직 수가 보상 여부가 확실하지 않고, 도입된다 해도 병동별, 진료과별 등 어떠한 형태로 도입될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전공의 복귀가 불확실한 상황 속 이들의 빈자리를 PA간호사 등으로 메우려는 정부의 의도가 담겼다고 지적했다.이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는 미래 전문의가 될 인력이기 때문에 PA로 대체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며 "팀제 인력 운영은 그동안 칸막이, 경직적으로 운영되던 한계를 탈피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전공의를 대체하기 위함이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의료계에서는 팀제 인력운영에 별도의 수가가 없어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했다.세브란스병원의 정윤빈 외과 교수는 "팀 운영체계는 지금으로서는 애매한 부분이 많다"며 "우선 수가가 명확해야 병원이 움직일 텐데 아직 수가 보상 여부가 확실하지 않고, 도입된다 해도 병동별, 진료과별 등 어떠한 형태로 도입될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이렇다 보니 시범사업이 시작했지만 수가가 지원되지 않아 사실상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정윤빈 교수는 교수와 전임의, 전공의, 진료지원인력이 한 팀을 이뤄 협력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에 따른 개별 가산수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그는 "팀 멤버에 따른 가산 체계를 가져가야 한다"며 "대형병원들은 전문간호사제를 활용하려 할 것이고, 그 밑에 규모의 병원들은 기존 PA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가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수가가 산정되지 않으면 팀 체계는 의미 없게 될 것"이라며 "현재 복지부와 병원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기관, 향후 수가 배제·상종 탈락 등 불이익 우려 미온적 참여병원들이 향후 수가 배제 등 불이익이 두려워 시범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실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참여한 병원들의 이행계획서 등을 살펴보면, 대다수는 병상 감축 외 특수병상 확대, 중환자·중증환자 전담 인력 확충, 진료협력병원 시스템 구축 등 대다수가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이는 병원이 적어낸 계획서의 내용이 지켜지지 못할 경우, 향후 수가나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우려하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서울의 상급종합병원 산부인과 교수 또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은 말로만 들었을 때는 대대적인 개편작업에 착수하는 듯 보이지만 이런 상태로 진행하면 얼마나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시범사업에 들어갔음에도 느껴지는 차이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예를 들면 진료지원인력을 n명 충원하겠다고 작성했는데, 실제 그만큼 인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복지부가 문제 삼고 향후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정윤빈 교수는 "보건복지부는 각 개별병원 단위로 일일이 계획 수행 여부를 확인할 계획은 없고 병원별 계획서를 보고 교집합을 찾아 지표를 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정 부분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해당 지표가 향후 상급종합병원을 선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복지부는 11월 내에 2025년도 상급종합병원 시범사업 운영 평가 지표를 확정해 병원에 공지할 예정이다.또한 그는 "이번 시범사업 목표는 상급종병 적합 질환군을 70% 이상 높이겠다는 것인데 현재는 평균 50% 선을 유지하고 있다"며 "질환군 기준을 확대하면 병원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어느 정도까지 높일 수 있다. 서로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사업이 마무리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서울의 상급종합병원 산부인과 교수 또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은 말로만 들었을 때는 대대적인 개편작업에 착수하는 듯 보이지만 이런 상태로 진행하면 얼마나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시범사업에 들어갔음에도 느껴지는 차이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이어 "정부가 상급종합병원별 운영상황을 하나하나 면밀하게 들여다보기 힘드니 이행계획은 병원 측이 제출하는 것이 맞지만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구체화된 기준이나 유인책이 필요하다"며 "급하게 추진해 부족한 내용이 많다. 사업 초반에는 의료계와 수시로 소통해 피드백이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년간 10조원 소요…정권 교체 등 외부 요인 불안 요소"끝으로 의료계에서는 1년에 3조 이상 3년 동안 총 10조원이라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시범사업인 만큼,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다고 입을 모았다.병원들은 3년 동안 수가보상 지원을 믿고 병상 감축 등에 나서는데, 도중에 시범사업 운영 방향이 변경되면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서울의 상급종합병원 교수 A씨는 "이번 시범사업이니까 정책적으로 50%가 가산된 수가로 건정심을 통해 인정된 정식 수가가 아니다"라며 "복지부는 당연히 3년 동안 진행할 것이라 얘기하지만 정권 교체 등에 따라 예기치못한 변화가 생기면 병원은 병상을 다시 확충하기도 어렵고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또다른 상급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B씨 또한 "3년 동안 진행하면서 예산만 10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아는데 워낙 고액이라 안정적으로 잘 이어질 수 있을지 또한 의문"이라며 "이번 시범사업은 상급종병의 구조 자체를 뒤엎기 때문에 도중에 정부가 정책을 수정하면 병원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B씨는 "지방의 사정이 좋지 않은 일부 병원들은 시범사업 기간 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병원들을 배제할 것인지, 한 번 승인됐으면 끝까지 참여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오랜 기간 논의하며 계획을 세우고 신중히 추진돼야 할 사업을 비상진료체계로 인해 서둘러 진행하다 보니 모든 방면에서 디테일이 부족하다"며 "향후 시범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2024-11-11 05:30:00제도・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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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신약 급여 제도 개편 요구 봇물…사회적 합의 가능할까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임상현장에서 항암신약의 존재감이 한층 커지면서 제약업계에서 새로운 급여 적용 모델을 요구하고 있다.기존 면역항암제에 더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장으로 여러 암종에서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가 늘어나면서 소위 '적응증' 별로 약가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이러한 요구들은 주로 항암 신약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새어나오고 있지만 정작 임상현장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환자 관점이 아닌 기업들의 수익적인 면을 고려한 제도 개선 요구라는 이유에서다. 적응증 별 약가제도, 배경은?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암종에 적응증을 가진 면역항암제나 ADC 등이 국내 임상현장에 도입되면서 같은 약이지만 적응증 별로 약가를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여기서 적응증별 약가(Indication-based Pricing, IBP)는 의약품의 실제적인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가치기반 약가산정(Value-based Pring, VBP)을 더 세분화 시킨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 제도상에서 활용되고 있는 단일 약가 정책은 최초 적응증을 기반으로 약가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이후 적응증이 추가할 때마다 급여를 적용 받을 경우 영역이 확대되는 만큼 기존 약가를 인하해야 한다. 가령, A면역항암제가 최초 폐암에서 적응증을 획득한 뒤 위암, 유방암까지 적응증을 확대해 급여를 추진할 경우 현 제도 상으로는 임상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지는 만큼 협상을 통해 기존 약가를 인하해야 한다.문제는 주요 면역항암제, ADC 등 여러 암종에 적응증을 가진 치료제가 늘어나는 동시에 이에 대한 급여 적용 요구가 커지면서 현재의 단일 약가 정책으로는 이를 모두 담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글로벌 제약사들의 주요 면역항암제가 다양한 암종 별로 허가를 받으면서 적응증 별로 약가를 다르게 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대표적인 치료제를 한국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이다. 지난 8월 기준, 키트루다는 총 17개 암종에 33개 적응증에 대해 국내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지난해부터 한국MSD는 키트루다의 보험급여 확대를 추진 중이다. 심평원에 총 17개 적응증에 대해 보험급여를 신청했지만, 암질환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3개 적응증에 대해 급여를 신청한 후 올해 ▲MSI-H 위암 ▲MSI-H 담도암 ▲HER2 양성 위암 ▲HER2 음성 위암까지 4개 적응증을 추가한 상황이다.한국MSD 측은 최근 위암을 포함한 재정분담안을 추가로 제출, 암질심 문턱을 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국적 제약업계에서는 ▲오노약품공업 옵디보(니볼루맙) ▲로슈 티쎈트릭(성분 아테졸리주맙)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더발루맙) 등 면역항암제와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로 대표되는 ADC,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사노피 듀피젠트(두필루맙)까지 여러 적응증을 가진 치료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한 다국적 제약업계 관계자는 "적응증 별로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급여를 신청할 경우 약가인하 협상이 계속 되풀이 될 것"이라며 "시스템 상으로 좀 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해외 몇몇 국가에서 도입 중인 적응증 별 약가 산정 필요성이 언급된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스위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적응증 별 약가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고.그는 "단일 의약품이 여러 적응증을 갖게 되는 형태가 항암제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에서도 확대될 것"이라며 "포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제약사 수익 논리? 임상 현장서는 '글쎄'그렇다면 실제 임상현장에서 치료제를 활용하는 의료진의 평가는 어떨까.일단 제약업계에서도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필요한 제도라고 평가하며 도입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환자들의 동의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로서는 제약사의 수익 논리에 따른 제도 개선 요구라는 뜻이다.서울아산병원 윤신교 종양내과 교수는 "다수 적응증을 보유한 항암 신약이 늘어나면서 적응증 별로 약가를 산정해야 한다는 의견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임상현장의 의견보다 환자들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 제도 전체를 개편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또 다른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쉽지 않은 문제다. 약가인하에 대한 제약사의 부담으로 전적으로 회사 입장"이라며 "적응증을 추가로 받으면서 약가인하는 피하고 급여는 신청해야 하니 나온 것 같다. 결국 정부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비판했다.최근 대한폐암학회에서 심평원 김국희 약제관리실장이 현재 항암 신약 급여 시 고려사항을 발표했다. 동시에 김국희 실장은 항암 신약에 건강보험 재정이 쏠리는 것을 경계했다.이에 따라 지난 달 끝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적응증 별 약가 제도 도입에 대한 의견이 언급되기도 했다. 다만, 보건복지부 심평원 측은 해당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검토가 먼저라며 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동시에 항암제에 건강보험 재정이 쏠리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평가다.복지부 측은 "적응증별 가치를 반영하는 한국형 적응증별 약가제도 도입에 대해 신약의 접근성 확대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입 필요성에 대해 검토해 나가겠다"면서도 "문헌고찰, 국‧내외 사례, 현재 약가제도 및 국민건강보험 제도 내에서 운영 가능성, 제도 도입의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적응증별 실제 가격을 달리 책정한 후 보험자와 제약사회사 간에 정산하는 사후 정산 방식은 적응증별 약가 산정 방식, 보험자와 제약사 간 환급 방식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가 우선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심평원 김국희 약제관리실장은 "항암제의 경우 좋은 약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비용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고가"라며 "최근 인공눈물 혹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치료제들의 급여기준 조정으로 재정 관리를 하고 있는데, 과연 재정을 항암제에만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할까라는 고민이 있다"고 전했다.
2024-11-11 05:2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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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정협의체·의대생 총회 11일 출범 확정…변곡점 맞나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최근 정치권과 정부, 의료계 등에서 의정갈등을 둘러싼 각종 움직임이 나타나며, 지지부진한 답보 상태에 빠진 의정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우선 정치권에서는 의료계, 정부와 한 테이블에 모여 협의할 수 있는 여야의정협의체를 오는 11일 출범할 예정이며,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7일 의료개혁을 포함한 4대 개혁 추진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의료계에서는 15일 전국 40개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대규모 총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향후 휴학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관계자는 "사실 전공의가 참여하지 않는 부분이 가장 아쉽다"며 "현재 의사협회 임현택 회장과 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 등 모두 대표성으로 내부 논란이 나오는 상황인데 특히 전공의협의회는 불참 의지가 견고해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전공의 복귀…2026학년도 의대증원 재논의부터 시작"우선,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오는 11일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 차질 사태를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한다고 밝히며 1년 가까이 중단됐던 의료계와 대화가 재개될 전망이다.여당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불참하더라도 '여·의·정 협의체' 형태로 우선 출범하겠다는 계획이다.의료계에서는 예고했던 대로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대한의학회가 참여한다.이들은 지난 2일 의료계 요청으로 협의체 출범을 위해 만찬 회동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의정갈등의 당사자인 전공의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여전히 2025학년도 의대증원 원점재논의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관계자는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이 현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출범을 미루기는 어렵다"며 "야당도 참여하면 좋겠지만 상황이 어려워 먼저 출발하려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다른 야당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협의체 참여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또한 그는 "사실 전공의가 참여하지 않는 부분이 가장 아쉽다"며 "현재 의사협회 임현택 회장과 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 등 모두 대표성으로 내부 논란이 나오는 상황인데 특히 전공의협의회는 불참 의지가 견고해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실제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회원에게 금전요구 및 막말논란 등으로 현재 탄핵의 기로에 서 있다. 임 회장의 불신임 안건과 비대위 구성 등을 논의할 임시대의원총회는 오는 10일 열린다.박단 비대위원장 또한 대한전공의협회장으로서의 임기는 지난 8월 끝났으며, 현재 사직해 전공의가 아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대표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여야의정협의체는 출범 후 전공의 복귀와 관련된 문제를 최우선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한동훈 대표 관계자는 "현재 의정갈등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전공의 복귀"라며 "현실적으로 2025학년도 증원 문제는 당장 다음 주가 수능인 사정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 하지만 2026학년도는 원점에서 논의가 가능하고 정부도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7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의료개혁에 대한 입장을 다시금 밝힐 전망이다.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지난 4월 총선 전 담화문 발표 후 6개월 만으로, 윤 대통령은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답변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등에 따르면 집권 하반기 정책 및 의료개혁을 포함한 4대 개혁 추진 방향에 대해 얘기할 전망으로,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정 운영 지지율이 10%대를 기록하자 황급히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대통령 담화문 발표 후 의정갈등이 더욱 극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지난 4월 전공의들이 모두 떠나고 의정갈등이 고조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2000명 증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 '점진적 증원이 가능했다면 지난 27년 동안 어째서 어떤 정부도 증원에 실패했느냐' 등의 발언으로 의료계의 분노를 샀다.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4월은 의정갈등 초기로 급격히 빠져나간 전공의들로 의료계 여파가 엄청났던 시기"라며 "당시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해서 의료계는 정부의 독단적 태도에 변화를 기대했지만 확신사살에 다르지 않았다. 그 이후 오히려 정부를 더욱 등지게 된 분위기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이번 대국민담화문에서도 의료계와 국민에 대한 사과 없이 지난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후폭풍이 더욱 거셀 것"이라며 "의료계 최우선 요구안인 2025학년도 의대증원 재논의 없이 시간 끌기로 대처하는 모습을 버리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서울의 의과대학 교수는 "40개 의대 대표뿐 아니라 개별 학년 대표 등까지 대규모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현재 각 학교별 상황과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대생 중에서도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내년 복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분명 있다"고 내다봤다.■ 의대생, 단체휴학 후 첫 대규모집회…'전향적 입장 변화' 관측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맞서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는 의대생 대표들이 오는 15일 대면 총회를 연다. 의정갈등이 격화된 이후 첫 대규모 총회로 내년 복귀 여부 등 주요 안건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이번 회의에는 전국 40개 의대 및 의학전문대학원 개별 학생회 대표와 각 학년 대표 1명씩 7명이 각각 참여할 예정으로 규모가 280명에 이른다.지난달 19일 열린 의대협 총회에서 2025학년도 협회 방향성 논의를 위해 임시의결기구인 확대전체학생대표자 총회 설치·시행을 결정했으며, 안건은 5일 공고 예정이다.지난 2월 이후 공식적 모임이나 입장 표명 등을 최대한 자제해 온 의대생들이 대규모 총회를 개최하며, 이들의 태도에 변화가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특히 교육부가 최근 의대생 요구 중 하나인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발표하고,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의정협의체에 참여하게 된 점 등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하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의대생들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여론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수도권의 한 의과대학 교수 A씨는 "여야의정협의체가 잘 출범해 의료계에 고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 긍정적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전공의는 물론 야당까지 합류를 거부해 출범 자체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며 "협의체에 참여한 KAMC 등 의료계가 정부를 얼마나 잘 설득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 또한 본인의 SNS를 통해 "결국 학생들이 결정할 일이지만, 내년에도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슬프게도 지금의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1~2년 정도의 휴학은 그리 기이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향후 40~50년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당면한 2년이 그렇게 엄청난 타격인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반면, 의대생들이 오는 15일 대규모 총회를 개최하는만큼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서울의 의과대학 교수 B씨는 "40개 의대 대표뿐 아니라 개별 학년 대표 등까지 대규모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현재 각 학교별 상황과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대생 중에서도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내년 복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분명 있다"고 내다봤다.이어 "의대생은 전공의와 달리 아직 의사 면허가 없기 때문에 단체활동이 길어질수록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의대증원 원점 재논의 없이는 복귀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의 의대생이 대다수인 만큼 모든 의대생 복귀를 위해서는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방의 한 의과대학장 또한 "의대협 총회 이후 향후 의대생들의 향후 행동 윤곽이 잡힐 것 같다"며 "다만, 남학생들 중에는 이미 군입대를 선택한 학생도 꽤 많다. 내년이 돼도 정상적 학사 운영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24-11-06 05:30:00제도・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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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가 넘어 20가 온다…세계 전쟁 벌어진 폐렴 구균 백신 시장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올해 신규 품목 등장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던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 또 다른 강자가 진입을 예고하면서 과연 어떠한 제품이 살아남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13년 만에 15가가 백신이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곧장 20가 백신 출시가 가시화되면서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제약사 간의 맞대결이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를 두고 임상 현장에서는 백신의 세대교체에 주목하면서도 비급여 시장에서는 '가격'이 선택의 조건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일선 소아청소년과, 내과 중심  폐렴구균 백신 접종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습니다. 20가 등장 속 500억원 시장 재편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20프리필드시린지(이하 프리베나20)'를 신규 승인했다. 프리베나20은 그동안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지배해온 '프리베나13' 이어 한국화이자가 내세우는 차기작이다. 기존 13가 백신에 더해 혈청형을 7가지 더 포함하고 있는데, 추가된 혈청형은 8, 10A, 11A, 12F, 15B, 22F, 33F 등이다. 식약처가 허가한 적응증은 생후 6주에서 18세 미만 영아, 어린이 및 청소년에서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질환, 폐렴 및 급성중이염 예방이다.또 18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질환 및 폐렴 예방이다.한국화이자는 프리베나20을 정식 허가받음에 따라 본격적인 출시 작업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일단 한국화이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의학회의 백신 가이드라인에 프리베나20이 담기는 것과 동시에 백신으로서 필수로 여겨지는 국가예방접종(NIP)에 포함돼야 정식 출시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이는 올해 임상현장에 정식 출시된 한국MSD 15가 백신 '박스뉴반스(Vaxneuvance)'와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한국MSD는 지난해 10월 31일 식약처로부터 박스뉴반스를 정식 허가 받았다. 한국화이자가 올해 10월 31일 프리베나20을 허가한 것을 고려하면 정확히 1년 전이다. 올해 상반기 폐렴구균 백신 접종 현황이다. 지난 4월 출시된 MSD 박스뉴반스는 출시 초기 접종 비수기가 맞물렸지만 접종률은 증가세다.이후 박스뉴반스는 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회의 '2024년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통해 "성인 폐렴사슬알균 단백결합백신(PCV) 접종대상자에게 15가 폐렴사슬알균 단백결합백신(PCV15, MSD 박스뉴반스)이 13가 단백결합백신 (PCV13, 화이자 프리베나13)보다 우선적으로 권고한다"고 인정받았다. 또한 올해 4월 NIP 포함과 동시에 백신을 출시했는데, 한국화이자도 이와 똑같은 출시 일정을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한국화이자 관계자는 "그동안 프리베나20 허가를 위해 노력해왔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일단 내년 출시를 위한 작업을 진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그는 "프리베나20에 대한 국내 파트너는 아직 확정 전"이라며 "프리베나13의 경우 현재 성인은 종근당, 소아는 한국백신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빠른 세대교체 속 임상현장 선택기로이제 관심은 임상현장 폐렴구균 백신 시장 경쟁이다. 두 글로벌 제약사 간의 맞대결 속에서 누가 우위를 점할 것이냐다.현재는 기존 10가 PCV 백신(신플로릭스, GSK)의 국내 시장 철수 속에서 13가인 프리베나13과 15가인 박스뉴반스 간의 임상현장 맞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MSD는 보령바이오파마를 국내 파트너로 선정하는 한편, 박스뉴반스 출시와 함께 사업가 겸 방송인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모델로 내세우며 적극적인 영업‧마케팅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4월 박스뉴반스 출시 이후 전국 병‧의원 대상 NIP와 성인 비급여 접종수는 증가세다. 구체적으로 유비스트 기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누적된 PCV 백신 접종수는 총 994회로 이중 809회가 프로베나13으로 접종이 이뤄졌다. 박스뉴반스로는 185회로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올해 4월 한국MSD는 박스뉴반스를 출시하면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광고 모델로 선정해 인지도 제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른쪽은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한국화이자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 제품사진이다. 접종수 면에서는 기존 시장을 지배했던 프리베나13에는 못 미치지만 접종수는 증가세다. 이를 바탕으로 박스뉴반스가 임상현장에서 신규 백신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가정 하에 최근까지 접종횟수가 증가했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실제로 A소아청소년과 원장은 "기존 프리베나13을 접종하던 과정 중 박스뉴반스로 변경이 가능한지를 문의하는 사례가 있다. 접종 과정상에 교차접종이 가능한 만큼 환자 문의에 대응하고 있다"며 "최종 접종 스케줄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문의하고 교차접종을 하는 사례가 최근 있다"고 전했다.즉 올해 박스뉴반스 출시에 따른 변화를 고려했을 때, 프리베나20이 출시했을 때도 내과, 소아청소년과 중심 임상현장에서 되풀이 될 수 있다.임상현장에서는 NIP 이외 비급여 성인백신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창원파티마병원 마상혁 소아청소년과장은 "프리베나13에 더해 박스뉴반스까지 15가 백신까지 국내에 도입됐는데, 그 이상의 백신이 도입됐을 경우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지부터 임상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폐렴구균 혈청형은 잘 섞이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국내 유행 혈청형을 고려해 백신 여부를 따져야 한다"며 "다시 말해, 미국의 상황을 근거로 백신이 만들어진 것이다. 국내 유행 혈청형을 고려해 국내 영유아를 포함해 국민들이 해당 백신까지 접종이 필요한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서울시내과의사회 곽경근 회장(서울내과)은 "개인적으로 15가와 20가 폐렴구균 백신의 차이가 없다고 본다. 어떤 것이 더 우월하다는 근거가 없다"며 "결국 회사 간의 영업‧마케팅 경쟁이 될 것 같다. 당연히 20가 백신이 혈청형이 더 많다고 하겠지만 비교 근거가 없는 이상 마케팅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11-02 05:3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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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비만약에도 목말랐던 임상의들…위고비 '단비'될까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위고비가 16일 출시되며 의료진, 환자뿐 아니라 대중으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리덕틸(시장 퇴출), 제니칼, 벨빅(시장 철수), 콘트라브, 큐시미아, 삭센다, 그리고 위고비(Wegovy)의 출시(2024년 10월 16일).그간 쓸만한 비만치료제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이미 다양한 비만약이 상용화돼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었지만 이번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만큼 임상의는 물론 일반 대중에게까지 관심을 끈 약물은 없었다.신문 사회면, 경제지까지 위고비의 약물 효과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 시장 성공 가능성, 경제적 가치와 같은 부수적인 면을 따질 정도로 앞서 출시된 약제들과는 대우가 달랐다는 것. 이른바 '위고비 현상'이 나타났다.임상의들도 "드디어 쓸만한 약제가 나왔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비만치료 과정에서 기존 약제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미충족 수요가 있었다는 뜻이다. 위고비의 주요 임상 결과 및 최근 연구 동향, 비만 치료 전문가들이 본 비만치료 현황 등을 통해 위고비의 향후 전망을 정리했다.■관심의 이유는 '효과'…관련 임상만 28개 가동비만은 단순한 체중이나 개인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는 문제를 넘어 심혈관 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다양한 만성 질환의 발병 요인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이에 따라 비만 치료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체중 감량 치료의 혁신적인 방법으로 떠오른 위고비의 국내 출시는 의료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관심의 핵심은 역시 체중 감량 효과다.위고비는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당뇨병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의 고용량 버전이다. 위고비를 개발한 노보 노디스크는 이 약물과 관련해 STEP 시리즈로 명명된 여러 임상시험을 자체 진행하고 있다.STEP 1: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를 평가한 시험.STEP 2: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시험.STEP 3: 생활 습관 개선과 위고비 병용의 효과를 평가한 시험.STEP 4: 위고비를 장기적으로 사용했을 때 체중 유지 효과를 평가한 시험.STEP 5: 2년 동안의 장기적인 위고비 사용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시험.STEP 6: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를 다른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비교한 시험.STEP 7: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를 다른 인구군(예: 소아, 특정 체질)에서 평가한 시험.STEP 8: 심혈관 위험 요인을 가진 비만 환자들에 대한 시험으로, 위고비의 심혈관 보호 효과를 평가.STEP 9: 간 기능 이상(비알콜성 지방간)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STEP 10: 이전에 체중 감량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에 대한 재치료 효과를 평가한 시험.STEP 11: 비만 환자들이 위고비를 사용한 후 다른 약물로 교체했을 때의 효과를 평가한 시험.이외에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STEP TEENS, STEP UP 등 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관련 임상만 28개가 가동되고 있다. 위고비가 돌풍을 일으킨 것의 핵심은 다양한 임상에서 증명된 일관된 효과로 요약된다. 대체로 당뇨병의 유무, 인종에 상관없이 15% 안팎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내면서 기대주로 떠오른 것.미국 국립 보건원 산하 임상시험 사이트(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세마글루타이드 관련 임상 건수.STEP 1 임상은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성인 1961명을 대상자로 했다. 68주 동안 주 1회 2.4mg의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한 결과 환자들은 평균 체중의 14.9%를 감량해 위약군의 2.4%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STEP 3 임상은 저칼로리 식단 및 운동 프로그램을 병행한 임상 시험으로,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평균 16%의 체중 감소를 기록했다. 해당 연구는 위고비가 단순 약물 치료를 넘어 행동 요법과 함께 활용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된다.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이사장은 "기존의 약물들이 적게는3~5%의 체중 감량을 보고했고, 삭센다는 8%, 큐시미아가 10% 안팎이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보면 위고비의 15% 감량률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게다가 당뇨병, 고혈압 등의 주요 만성질환이 비만으로 촉발되기 때문에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맞추면 많은 증상이 완화되거나 개선된다"며 "당뇨병의 경우 치료의 첫번째가 체중 감량이고 DiRECT 임상에서도 15kg 감량 시 80%가 넘는 당뇨병 관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그는 "예를 들자면 전당뇨병에 있는 체중 100kg의 환자가 위고비를 투약해 15kg를 감량하면 당뇨병 위험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다"며 "누구나 체중 관리의 중요성에는 동감하지만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고비와 같은 비만약 출시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의 조합인 큐시미아의 체중 감량 효과는 1년간 사용했을 때 체중의 6~10% 정도로 보고된다.위고비는 5개 용량으로 출시됐다.저용량에서는 6~8% 감량이 주로 나타나고 고용량을 사용할 경우 평균 10% 이상 감량이 가능하지만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인 펜터민 때문에 장기간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부프로피온과 날트렉손 성분 조합인 콘트라브는 1년간 사용했을 때 체중의 5~8% 감량이 보고됐다.일부 연구에서는 약물 사용을 중단한 후에도 일정 기간 체중 감량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약물 복용 후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메스꺼움, 구토 등이 부작용으로 거론된다.시장에서 철수한 로카세린 성분의 벨빅은 1년 사용 시 체중의 3~5% 감량에 그쳤다. 벨빅은 체중 감량 효과가 큐시미아나 콘트라브에 비해 낮았으나,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편이었지만 암 발생 위험 때문에 2020년에 시장에서 철수했다.앞서 언급된 100kg의 전당뇨병 환자에게 큐시미아나 콘트라브를 쓴다고 해도 유의미한 체중 감소 달성 및 당화혈색소, 혈압 등 주요 지표의 개선은 어려웠다. 부작용과 장기적인 효과의 지속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쓸만한 약이 없었다는 것이 그간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였던 셈. 의료진과 환자 모두 위고비의 출시를 기다린 이유다. ■ 꿈의 비만약 맞을까? "기전상으로 삭센다와 동일"위고비의 출시를 두고 꿈의 비만약이라거나 획기적인 신약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으면서 대중들에게 오히려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효과가 좋은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획기적이거나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는 아니라는 것.세마글루타이드의 체중 감량 기전은 주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로서의 역할을 통해 이뤄진다.GLP-1은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사 후 분비돼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GLP-1 수용체에 결합해 식욕을 억제하고 음식물의 위 배출 지연 및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킨다.쉽게 말해 위고비는 GLP-1 RA 약제로 앞서 출시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와 같은 계열이라는 것. 기전상으로 보면 작용 방식은 동일해 위고비가 획기적인 것은 아니다.문제는 기전상 교집합의 범위에 부작용도 들어간다는 점이다. GLP-1 RA 계열 약제는 소화기계 증상인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을 제외하고 대체로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일부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자살, 자해 가능성 논란은 현재진행형으로 학계의 교통 정리가 필요한 실정이다.2023년 7월 유럽의약품기구(EMA)와 영국 의약품 및 보건의료 제품 규제청에서 세마글루타이드의 자살 충동 위험성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데 이어 미국 FDA도 유해사례 보고 시스템(FAERS)에 보고된 사례(2023년 9월까지 총 201건)를 기반으로 GLP-1 RA 계열 약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약제의 부작용 발생 관련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올해 8월 EMA와 FDA의 조사보다 규모가 큰 세계보건기구(WHO)가 부작용 글로벌 데이터데이스를 분석, 세마글루타이드에서의 자살 충동 가능성을 언급해 재차 불을 지폈다.위고비는 이제 막 출시됐다는 점에서 시간의 검증이 필요하지만 삭센다를 처방해 본 의료진들의 경험으로는 위해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위고비나 삭센다 모두 인체 천연 호르몬 GLP-1과 유사한 구조로 작용과 효과면에서 GLP-1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가정의학회 한병덕 홍보이사는 "GLP-1이 소화기관에 주로 작용하기 때문에 위장관 부작용의 발현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정서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전은 불분명하다"며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GLP-1 투약 후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례는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그는 "비만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우울증 병력이 있거나 현재 우울감이 심하게 있는 환자들에게 GLP-1 제제를 최우선으로 선택한다"며 "오히려 다른 비만 치료제들이 식욕을 억제하기 위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정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미국 59개 의료 기관에서 1억 명 이상의 환자 전자 의료 기록을 기반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자살 위험을 분석한 결과 오히려 타 약제 대비 위험도가 73%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HR 0.27).실제로 올해 초 네이처 메디슨에 공개된 세마글루타이드 대 비-GLP1 수용체 작용제 항비만 약물과의 자살 충동 관련 대규모 코호트 분석에서 위험도가 더 낮다는 결과가 나온 것에 이어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감시위원회도 인과관계 없음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7월 공개된 영국 옥스퍼드의대 정신의학과 리카르도 데 조르지 등 연구진이 진행한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의 12개월 신경학적 및 정신의학적 코호트 분석 결과(doi.org/10.1016/j.eclinm.2024.102726)도 위고비의 무죄에 손을 들어줬다.위고비를 타 당뇨병 약제와의 비교한 결과 신경학적·정신의학적 위험도가 상승하지 않는다는 리얼월드데이터가 나오면서 각종 의혹에 쐐기를 박은 것. 결국 위고비는 효과가 크지만 부작용 위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시장의 안착 및 성공 여부는 오히려 약가와 같은 외부의 요인에 달렸다는 평가가 가능하다.비만학회 관계자는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는 기존의 비만 치료 약물들과 비교해 매우 우수하며, 특히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충분한 체중 감량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는 제2형 당뇨병 환자나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다양한 환자군에게 적용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그는 "다만 위고비의 사용에는 몇 가지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며 "고가의 약가로 인해 경제적인 부담이 있을 수 있으며, 위고비를 중단할 경우 체중이 다시 증가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장기적인 관리가 필수적이어서 장기적인 사용이 필요한 만큼 보험 급여 적용 여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0.25㎎, 0.5㎎, 1.0㎎, 1.7㎎, 2.4㎎ 5개 용량으로 출시된 위고비는 용량과 관계없이 공급가 37만 2025원으로 책정됐다. 의료기관의 적정 마진을 고려하면 환자들의 자부담 비용은 월 70~100만원선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장기 투약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거론되는 실정이다.
2024-10-17 05:30:00연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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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시장에 풀리는 위고비…개원가 비만약 처방 경쟁 본격화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전 세계적 품귀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화제를 일으킨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마침내 국내 시장에 풀린다.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약물인 만큼 개원가에서는 사전 예약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비만 치료제'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다만, 제약사의 출고가가 사전에 공개되며 임상현장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동시에 경쟁약인 '마운자로'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마운자로 판매 국내 파트너 계약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견마저 제시되고 있다.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이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출시하며 최근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사진은 최근 개최된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4) 모습이다.위고비 국내 출시…비급여 '비만 패키지' 주목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비만치료제인 '위고비 프리필드펜(세마글루타이드, 이하 위고비)'을 공식 출시한다.이에 따라 위고비 활용을 원하는 의료기관은 오늘부터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가 운영하는 인터넷 판매 사이트를 통해 주문 접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제 형태로 하나당 약 용량이 0.25㎎, 0.5㎎, 1.0㎎, 1.7㎎, 2.4㎎ 등 5개로 나오는데, 공급 가격은 용량에 관계없이 37만 2025원으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으며, 적은 양부터 투약을 시작해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투여가 이뤄질 전망이다.문제는 제약사의 출고가와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가격은 다르다는 점.환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제약사의 출고가에 더해 유통사 마진 및 구입에 따른 세금과 진료비까지 총 합쳐진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출고가가 먼저 알려져 비급여 가격에 대한 부담을 임상현장에 지우고 있다는 불만 섞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현재 임상현장의 의견을 종합해보자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금액은 한 달을 기준으로 80만원 안팎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우여곡절 끝에 위고비가 국내에도 출시되면서 임상현장에서는 다양한 비급여 '패키지'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지방분해 주사 등과 위고비를 묶어서 패키지 상품으로 의료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의료계에서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출시로 주사요법을 포함한 비급여 패키지 상품이 새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동시에 일부 의료기관은 환자 대상 위고비 사전 주문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의 한 가정의학과 의원 원장은 "원내에서 위고비를 활용하려면 세금이 30~40%가 붙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의료기관 입장에서 수익이 나기 위해서는 2배 이상은 비급여 가격을 책정해야지 기본 수익권"이라며 "출고가가 먼저 알려지면서 혼란이 적지 않았다. 출고가보다 두 배 많은 비급여 가격을 두고 의료진이 비판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단 인터넷으로 주문할 예정인데, 이를 활용해 비만 특화 의료기관은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쏟아낼 것 같다"며 "인터넷 주문 사이트를 통해 주문할 예정인데, 또 다른 주문 통로가 있다는 의견이 의료진 사이에서 돌고 있다. 위고비 출시 전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마운자로 출시 초읽기? 국내 파트너 소문도위고비 출시 계기로 동일 시장 경쟁 치료제로 평가되는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한국릴리) 국내 출시시기로 관심이 옮겨 붙고 있다.앞서 한국릴리도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마운자로를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위고비와 동일한 적응증이다.성인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한 식이 요법 및 운동 요법의 보조제에 이어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추가 적응증을 획득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황.대한당뇨병학회 임원을 지낸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릴리 측 MSL 등에 출시 일정 등을 문의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국내 출시 일정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출시는 됐지만 언제 제품이 국내에 공급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공장 실사 지연 문제 등이 원인인 것 같다"고 전했다.최근 개최된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4)에서 한국릴리가 마운자로를 참석한 의료진 대상으로 안내하고 있다.하지만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의료기관에서는 '바이알' 제형 마운자로 추가 허가를 기대하며 벌써부터 활용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실제로 릴리는 기존 허가받은 프리필드 '펜' 제형 이외 '바이알' 제형을 비롯한 다양한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마운자로의 바이알 제형을 허가하면서 국내 추가 허가가 기대되고 있다.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마운자로 출시에 따른 국내 영업‧마케팅 '파트너'에 더 주목하고 있다. 기존 국내 파트너인 보령뿐만 아니라 의료계에서는 마운자로 국내 파트너 제약사를 두고서 비만 치료제 개발 및 판매 경험이 있는 대형 국내사인 H, J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특히 위고비가 먼저 출시되지만 바이알 제형 마운자로가 국내 출시될 경우 임상효과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장점까지 겸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뒤따르는 양상이다.대한비만연구의사회 회장인 좋은가정의원 이철진 원장은 "바이알 제형 마운자로 국내 허가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위고비에 비교해 마운자로가 1년 금액으로 환산할 시 우리나라 금액으로 300만원 정도 저렴한데다 바이알 제형은 미국에서 50% 약가를 인하했다. 국내에도 허가 받아 도입된다면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이 기대되기 때문에 임상현장에서 마운자로에 관심을 두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그는 "바이알 제형이 나온다면 펜 타입에 비해 의료진 입장에서 더 긍정적이다. 개원가에서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 일주일 마다 바이알 형태로 투여한다면 최적의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벌써부터 마운자로 국내 공급을 위해 국내사들이 파트너 계약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처방이 시작되면 병원간 경쟁으로 오남용 문제도 우려된다면서 비만인이 아닌 정상 일반인이  미용 목적으로 처방받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2024-10-15 05:3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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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분원설립' 사실상 좌초 수순...부지매각 나올 수도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7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각 병원이 추진 중인 분원설립 사업에 줄줄이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29일 정부 및 병원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분원 설립 바람이 불며 수도권에는 6600병상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에 원자재 값 및 인건비 상승, 의정갈등 장기화 등 악재가 겹치며 병원들은 하나둘 사업 포기를 선언하는 실정이다.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7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각 병원이 추진 중인 분원설립 사업에 줄줄이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병원들은 고금리 기조에 원자재 값 및 인건비 상승, 의정갈등 장기화 등 악재가 겹치며 병원들은 하나둘 사업 포기를 선언하는 실정이다.■ 한양대안산병원 예타조사 부정적 결과…"공사비 폭등에 의정갈등, 설상가상"우선, 경기도 안산시에 추진하던 한양대병원 신축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한양대병원은 지난달 30일 '한양대학교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안산시-한양대 예비 타당성 조사 공동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지연돼 30일 열린다.한양대 안산병원은 최소 234병상에서 최대 492병상 규모로 필요 병상수를 예측하고 있으며, 예상사업비는 300병상(3611억원), 500병상(5860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하지만 예비타당성조사 시나리오 분석 결과, 안산시 장래인구 예측에 따른 필요 병상수 도출과 현시점에서 부동산 PF 및 의료계 시장악화 및 한양학원재단의 재정악화 등 대내외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병원 신축은 타당하지 않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안산시 관계자는 "지난 4~5년 전에 비해 공사비와 인건비 등이 너무 치솟아 병상 당 단가를 따져보면 차이가 굉장히 클 뿐 아니라 최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길어지며 더욱 상황이 좋지 않다"며 "중간용역 결과 사실 시나리오가 좋지 않은 쪽으로 도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아직 중간보고이기 때문에 당장 분원 신축 사업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최종 용역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얼마나 큰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인하대병원 역시 김포시 풍무동 일대에 700병상에 달하는 '김포인하대병원'을 2027년까지 건립할 예정이었으나 진행 속도가 매우 더딘 실정이다.공사비 분담을 둘러싼 김포도시관리공사와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 병원 측은 관계자 협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 일각에서는 '사실상 무산'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가천대 길의료재단, 호반건설, 미래에셋증권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추진하던 '위례신도시 대규모 의료복합타운 사업'은 이미 무산됐다.사업 부지 매입용 중도금을 납부하기 위해 토지대금(브리지론) 조달에 나섰는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악화와 의료 공백 등으로 대출 모집이 최종 성사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이들은 중도금을 납부하지 못하며 사업이 백지화됐다.사업을 재개하려면 위례 의료복합타운 조성을 추진한 SH공사가 다시 사업자를 선정해 부지를 재매각해야 하지만, 의정갈등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 새로운 적임자를 찾아 나서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익명을 요구한 분원 추진에 위기를 겪고 있는 병원 관계자는 "병원 주요사업이었는데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 안타깝다"고 전했다.이어 "다만, 분원사업과 관련된 예산 등은 이미 과거부터 예정됐었고 지자체 등과 협업해서 함께 진행한다"며 "이번 의정갈등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이미 착공에 들어갔거나 곧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병원들도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인천 청라에 건립을 추진 중인 '서울아산청라병원'은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건축계획 신규심의안에서 조건부 통과에 성공했다.■ 청라아산병원 건축계획안 조건부 통과…"연내 착공 총력 다한다"반면, 이미 착공에 들어갔거나 곧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병원들도 있다.아산사회복지재단이 인천 청라에 건립을 추진 중인 '서울아산청라병원'은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건축계획 신규심의안에서 조건부 통과에 성공했다.청라아산병원이 완공되면 ▲800병상 규모의 첨단 의료센터 ▲카이스트와 하버드MGH(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연구소 ▲시니어를 위한 헬스케어Zone ▲해외 환자를 위한 메디텔과 생활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인천 서구을)은 "청라아산병원은 KT&G, 우미건설, 하나은행, 현대산업개발 등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이 컨소시엄으로 구축됐다"며 "현재 자본금으로 1980억원 입금이 완료됐고, 건축허가만 나면 곧바로 착공할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이어 "인천 경제자유구역청 또한 건축심의 접수를 완료하고 올해 건축허가가 날 수 있도록 빠른 속도로 준비하고 있다"며 "연내 착공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의료계 관계자들은 연내 착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의료계 관계자 A씨는 "청라아산병원은 기존 계획대로라면 작년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준공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여러 이유로 지연되고 올해도 2달 남은 상황 속 사실상 착공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이어 "착공에 들어간 병원들도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내년에도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속 대규모 사업을 쉽게 시작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서울아산병원도 사실상 중단 상황이라고 알고 있다. 의료계 안정화가 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2026년 말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인 800병상 규모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은 이미 착공에 들어갔지만, 최근 노동조합 반발에 부딪히면서 새로운 위기에 처했다.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은 의정갈등으로 경영 위기가 심각한 상황 속, 수천억원대 적자를 우려하며 투자를 강행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사업 백지화를 주장했다.8개월째 이어지는 전공의 집단사직과 원자잿값 폭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인상되며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병원 측은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해 2026년 개원한다는 계획이다.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은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 조성과 연계한 '의무사항'으로, 기존 계획대로 완공하지 못하면 페널티를 물어야 한다.연세의료원 관계자는 "병원 운영 상황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이미 건축이 상당히 진행된 상황에서 분원 사업을 백지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특히 사업이 무산될 경우 큰 규모의 과징금을 물어야 하는 등 지자체와 긴밀히 얽혀있기 때문에 병원 내부 사정으로 쉽게 사업을 무산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외에도 ▲서울대병원(경기 시흥, 2027년 개원) ▲고려대의료원(경기 과천, 2027년 개원) ▲아주대의료원(경기 평택, 2030년 개원) 등이 분원 설립을 준비 중이다.분원 설립을 추진하는 병원들은 기존 계획을 고수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 전문가들은 의정갈등의 여파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 예고하며 대학병원이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기는 힘들 것이라 내다봤다.■ "전공의 집단사직 여파 '최소 5년' 지속…분원 설립 가능할까?"분원 설립을 추진하는 병원들은 기존 계획을 고수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 전문가들은 의정갈등의 여파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 예고하며 대학병원이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기는 힘들 것이라 내다봤다.특히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전공의 대다수가 병원을 떠나면서, 이로 인한 대학병원 경영난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최소 5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상급종합병원 재무담당자협회 라병학 총무이사는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복귀한 전공의는 1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병원은 대응방안으로 간호사 선발 등을 이제 막 시작하는 입장으로 이전 수술양을 회복하고 안정을 되찾기까지 5년 정도는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현재 의료계 상황이 어려워 분원설립을 추진하던 병원들도 대다수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 또한 "계획대로 분원을 설립한다 해도 현 상황에서 새 병원이 수익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의료개혁을 추진하면서 상급종합병원 구조 자체를 뜯어 고치겠다고 예고한 상황 속 병원들은 향후 운영체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지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전공의 이탈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어 당분간은 인력 수급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중앙대 광명병원을 이후로 당분간 새병원 개원 소식은 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새병원 공사가 중단되거나 포기하게 되면 수 백억원에 달하는 공사 위약금도 물어야 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공사가 한 차례 연기는 가능하겠지만 전면 뒤집을 경우 천문학적인 위약금을 물어야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때문에 설립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중단하게 되면 재정적인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2024-09-30 05:30:00대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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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부터 비만까지…제약사들 제제 변경에 목맨 이유는?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일제히 과거 품목에 대한 제형 변경에 속도를 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존 약물을 서방형 제제로 변경하거나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나서는 등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제약업계가 기존에 있던 품목들의 서방형 제제 개발 등 차별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기존 품목의 제형 변경을 통한 신규 시장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개발 열기와 함께 개량신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품목의 염변경, 제형 변경 등의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자체적인 약물전달 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이하 DDS)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기술 발전에 따라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장기지속형 약물에 대한 관심 역시 확대되며 그 변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서방형 제제 등 복약 편의성에 관심 증가특히 최근 가장 활발하게 허가 및 개발이 이어지는 것은 기존 품목 및 신규 제네릭에서의 제형 변경, 그 중에서도 서방형 제제다.서방형 제제는 기존에 허가된 속방형 제제 등을 개선한 것으로 1일 2~3회 복용하는 것을 1회로 축소하는 등 복용 횟수를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국내사들이 제네릭 개발 과정에서 서방형 제제로 제형을 변경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실제로 최근 항전간제로 사용하는 토피라메이트 성분에서도 서방정이 등장하면서 기존 서방캡슐제와 함께 새로운 시장 경쟁이 예고됐다.여기에 최근 기존의 제네릭 품목 중 서방형 제제를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이미 다수의 제약사가 경쟁하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 등에서는 기존 품목에서 새롭게 허가를 추가하거나, 신규 제네릭 출시 이전에 이를 시도하는 것.실제로 최근 국내사들은 오리지널에도 없는 서방형 제제 품목 허가를 지속하며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앞서 지난해 대원제약이 리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트라젠타듀오'와 동일한 조합으로 서방형 제제인 '트라리틴콤비서방정'을 허가 받았다.여기에 최근에는 엠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복합제제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듀오'와 동일한 조합의 서방정도 허가됐다.이는 동광제약이 처음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이후 임상을 진행하는 후발주자들의 참여도 예고돼 있다.이들 품목들은 모두 국내사 다수가 제네릭을 허가 받으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즉, 서방형 제제는 경쟁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방안 중 하나가 된 셈이다.여기에 기존에 서방형 제제로 많이 활용하던 진통제, 당뇨병 치료제 등을 넘어 최근에는 항암제 등에서도 개발에 확대되고 있다.실제로 항암제 분야를 강화하는 삼양홀딩스의 경우 자체적인 DDS 기술을 활용해 희귀혈액암 치료제 '자카비'의 서방형 제제 임상을 승인 받은 바 있다.장기지속 주사제도 비만·탈모 등 영역 확장…제형 변경 확대이와함께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도 이같은 흐름 중 하나로 풀이된다.주사제의 경우 경구제와 달리 병·의원에 내원 혹은 입원해야 하는 만큼 환자들의 접근성이 다소 제한돼 있다.이에 주사제에서는 장기지속형을 통해 환자의 편의성 개선에 대한 관심이 컸고, 정신과 약물부터 다양한 약물 들이 장기지속형으로 개발됐다.최근 가장 대표적인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제네릭과 개량신약 허가가 이어지고 있는 히알루론산 성분의 골관절염 치료제다.해당 치료제의 경우 당초 1주에 1회에서 3회까지 투여해야했지만, 차츰 1회 투여로 기존 다회 투여 제형과 유사한 치료 효과를 내는 품목들이 시장에 등장, 스위칭 되고 있는 상황.여기에 개발이 확대되고 있는 탈모치료제 및 비만치료제 역시 최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이처럼 1일 복용 횟수를 줄이는 서방형 제제 및 장기지속형 주사제 모두,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개발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여기에 장기지속형 주사제 외에도 국내사들은 패치제 등도 활용해 환자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최근 주목 받고 있는 비만치료제의 경우 한미약품은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대웅제약과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이들 품목은 모두 비만치료제로 관심이 높아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성분이지만 제형을 각기 다르게 개발 중인 것.특히 비만치료제의 경우 기존 주사제는 물론 경구제, 장기지속형 주사제, 마이크로니들 패치 등 제형 변경을 통한 차별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결국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선 기업들은 일반 주사제부터, 경구제, 장기지속형 주사제, 마이크로니들 패치까지 다양한 제형을 시도하면서 환자의 편의성 개선에 집중하는 상황.이에 비만치료제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영역에서 추가적인 제형 개발 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와 관련해 제약 관계자는 "서방형 제제 등의 경우 이미 국내사들 다수가 자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관련 노하우를 갖춘 상태"라며 "이에 개발 자체에 대한 노력 대비 성과를 거둘 확률이 커 이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최근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 제약사들이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기존 품목과의 차별화는 물론, 환자의 편의성이 중요시되기 때문"이라며 "다만 일부 패치제 등의 경우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어떤 품목에서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024-09-26 05:30:00국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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