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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거니 뒤서거니…위고비·마운자로 '심장약' 자웅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비만 치료제로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상품명 위고비)와 터제파타이드(상품명 마운자로)가 최근 연구에서 심장 관련 지표의 개선 효과를 입증하며 새로운 심장약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세마글루타이드는 임상 3상을 통해 비만 관련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에서 효과를 보이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터제파타이드는 심부전 환자에서 심장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결과를 나타내며 주목받고 있다.특히 터제파타이드의 경우 좌심실 질량 감소 효과가 기존 심부전 약과 비슷하거나 더 좋을 가능성이 있고, 심장 지방 감소 효과 역시 기존 약제 대비 강력해 심장 영역에서 후발주자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임상 전문가들의 평.주요 임상 결과 및 적응증 확대 가능성, 기존 약제 대비 효과 비교를 정리했다.■선두주자 세마글루타이드, HFpEF 개선 효과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당뇨 및 비만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STEP-HFpEF 연구에서 비만 관련 HFpEF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DOI: 10.1056/NEJMoa2306963).STEP-HFpEF 연구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을 가진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효과를 평가한 다기관, 무작위 대조군 연구다. 연구에는 총 529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이들은 세마글루타이드(주 1회 2.4mg) 또는 위약을 52주 동안 투여받았다.연구 결과,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한 그룹은 평균 체중이 13.3% 감소했으며, Kansas City Cardiomyopathy Questionnaire(KCCQ) 총 증상 점수가 16.6점 향상돼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입증했다.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최근 연구에서 심장 관련 지표의 개선 효과를 입증하며 심장약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두고 경쟁에 나섰다.또한 NT-proBNP 수치가 평균 21% 감소해 심부전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6분 보행 거리(6MWD)도 위약군 대비 20.3m 증가해 운동 내성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이러한 결과는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만 관련 HFpEF 환자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심부전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임상 및 심부전 동반 비만 또는 과체중 비당뇨병 환자 대상 임상을 메타분석한 결과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또는 입원 위험이 69% 감소한 것 역시 심부전 약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높인다.위고비 개발사 노보노디스크는 임상 참여자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지난해 미국 FDA에 대한 세마글루타이드 심부전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을 자진 철회했지만 올해 재도전한다는 방침이다.심부전학회 관계자는 "비만은 심부전의 주요 위험 요소로, 과도한 체중은 심장에 많은 부담을 주고 심장 기능을 악화시킨다"며 "따라서 체중이 감소하면 심장이 받는 부담이 줄어들고 이 과정에서 심장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체중이 줄면 심장이 일회 박출하는 혈액량이 줄어들어 심장의 부하가 감소, 기능이 개선된다"며 "다만 STEP-HFpEF 임상 설계 자체가 사망률이나 심혈관 사망 위험을 중점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그는 "이미 심부전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한 SGLT-2i의 경우 심부전 환자에서 심장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해당 약제들은 주요 심부전 치료 지침에서 HFmrEF 환자에게 클래스I 수준으로 권장되고 있고 경구제형이기 때문에 세마글루타이드 자체의 경쟁력은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후발주자 터제파타이드, 심장 구조 변화로 눈도장한편 GLP-1/GIP 이중 작용제인 터제파타이드는 심장 구조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달 공개하며 강력한 효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doi.org/10.1016/j.jacc.2024.11.001).최근 SURPASS-HF 연구에서 터제파타이드를 투여한 심부전 환자들은 좌심실(LV) 질량이 평균 11g 감소했으며, 심장 주변 지방 조직(EAT)이 45mL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SURPASS-HF 연구는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터제파타이드의 심혈관 구조 개선 효과를 평가한 무작위 대조 연구다. 연구에는 총 500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터제파타이드(주 1회 5mg~15mg) 또는 위약을 52주 동안 투여받았다.연구 결과, 터제파타이드 투여군은 좌심실 질량이 평균 11g 감소했으며, 이는 심장의 부담을 경감시켜 장기적인 심부전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터제파타이드 투약 전후 심장 구조 변화 이미지.또한 심장 주변 지방 조직(EAT)도 45mL 감소했으며, 이는 심근 염증 감소 및 심장 기능 향상과 연관될 가능성이 크다.NT-proBNP 수치 역시 유의미하게 감소하며 심부전 진행 억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도 터제파타이드가 단순한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심장 구조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의 심장 건강 개선 효과는 비만과 심부전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이러한 연구 결과는 향후 비만과 심부전을 통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 향후 임상 연구와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특히 터제파타이드의 심장 구조 변화 효과는 심부전 치료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임상의의 평이다.심장학회 관계자는 "심부전 치료에서 좌심실 질량 감소는 예후 개선과 연관이 있고, 심장 지방은 심부전 진행과 염증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며 "따라서 터제파타이드의 좌심실 질량 11g 감소와 심장 지방 조직 45mL 감소는 임상적으로 꽤 의미있다"고 밝혔다.그는 "심장 지방 감소 효과가 강력하다는 점에서 심부전 진행 억제나 추가적인 심혈관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좌심실 질량 감소 효과는 SGLT-2i 보다 앞선다는 것이 기대감을 모으게 한다"고 설명했다.2020년 공개된 DAPA-LVH 임상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은 제2형 당뇨병 및 좌심실 비대(LVH) 환자에서 투약 12개월째에 좌심실 질량을 2.8g 감소시킨 바 있다.터제파타이드 역시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주사제형이지만 경구제형을 능가하는 효과를 보인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것.심장학회 관계자는 "신약인 ARNI(사쿠비트릴/발사르탄)가 박출률 감소 심부전 치료에서 1차 표준치료 약제로 권고된 것도 심부전 악화 및 사망률 감소, LV 리모델링 개선을 입증했기 때문"이라며 "터제파타이드가 아직 직접적인 심부전 치료제로 인정받진 않았지만 좌심실 질량 감소에 이어 체중 감소, 인슐린 저항성 개선, 심혈관 보호 효과를 고려하면 향후 새 옵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2025-03-27 05:30:00연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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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료 붕괴 신호에 제약사도 동반 휘청 “답이 없다” 한숨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의료대란 사태로 임상 현장은 물론 제약업계의 생태계도 급속도로 붕괴하고 있다.정부가 의대정원 동결 카드를 제시하며 해결에 힘쓰고 있지만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진 공백과 수도권 환자 쏠림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지역 의료를 떠받치던 진료 체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의료진 공백과 환자 이탈로 영업에 차질을 겪고 있는 제약사들의 시름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 특히 이 같은 현상이 특정 진료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면서 기업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한 서울의 대형병원 로비 모습이다. 의료대란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수도권부터 지방 거점병원까지 진료공백 문제가 더 커지고 있다.신규환자 돌 볼 여력 없는 혈액암 현장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대증원 정책 여파에 따른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계속되면서 대학병원 혈액암 진료 공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국내 혈액암 치료 임상현장은 최근 다양한 치료제의 국내 허가 및 급여 적용으로 인해 소위 의료진이 쓸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난 진료과목으로 꼽힌다.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서부터 이중특이항체(Bispecific antibody) 치료제까지 국내 임상현장에 도입되면서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국내 임상현장에 적용된 치료제를 꼽는다면 CAR-T 치료제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로 적용된 노바티스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대표적이다.여기에 지난해 3월 한국얀센 '카빅티(실타캅타젠오토류셀)'가 국내 승인을 받았으며,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예스카타(엑시캅타진실로루셀)와 국산 신약으로 큐로셀 림카토(안발셀)까지 식약처 허가가 기대되고 있다.또한 혈액암 적응증을 보유한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를 살펴보면, ▲로슈 룬수미오(모수네투주맙), 컬럼비(글로피타맙) ▲얀센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텍베일리(테클리스타맙), 탈베이(탈쿠에타맙) ▲애브비 엡킨리(엡코리타맙) ▲화이자 엘렉스피오(엘라나타맙) 등이다.7개 치료제 모두 국내 허가를 받아 놓고 최근 급여 적용을 시도 중이다.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혈액암 대상 이중항체 기반 치료제의 국내 승인을 연이어 획득하고, 임상현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아직까지 급여에 성공한 치료제는 없지만, 향후 추가 도전 여부에 따라 올해 급여 적용이 기대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조혈모세포이식을 넘어 치료제가 다양해지면서 환자들의 치료 기대가 크게 높아진 분위기다.하지만 지난해 촉발된 의료대란 여파에 따라 현재도 일부 대학병원은 혈액암 분야에서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혈액암의 경우 특정 대학병원 중심으로 치료가 이뤄지는데 이들 병원이 신규 환자를 받지 않으면서 다른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서울의 S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난해 초반처럼 의료진 공백으로 극도로 힘든 상황은 아니지만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다. 그나마 PA 제도가 활성화되면서 여력이 생겨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PA로도 한계는 있다. 치료 난이도가 높은 신규 환자까지 이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대한혈액학회 총무이사인 고대안암병원 박용 교수(혈액내과) 역시 그는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원도와 충청도, 멀게는 경상도까지 혈액암 진료를 위해서는 수도권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 병원들이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신규 환자를 받는 병원도 전공의 공백으로 인해 계속 몰려드는 환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계속 이 같은 상황을 버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갈 곳 잃은 지방 류마티스 환자들여기에 올해 들어 치료제 선택지가 대폭 늘어난 류마티스 관절염 분야 진료 생태계도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의료대란 여파로 수도권 대형병원까지 의료진 공백에 따른 충원이 계속되면서 지방 거점병원 의료진이 자리를 옮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약물 치료가 우선 시 되는 자가면역 질환인 만큼 전공의 공백에 따른 당직 부담감으로 인해 수도권 쏠림과 함께 의원을 개원하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진료 생태계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충청북도 거점병원 역할을 하던 A대학병원의 경우 최근 의료진 공백으로 인해 류마티스내과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충주와 제천 등의 중증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졸지에 오갈 곳을 잃게 됐다. 원주 혹은 서울, 대전 인근 대형병원을 찾아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류마티스 관절염 등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의원급 의료기관도 존재하지만 중증인 환자들을 담당해야 할 거점병원들이 흔들리면서 기존 의료진들의 부담이 더 가중되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치료제 급여기준 개정에 따라 호재를 맞은 글로벌 제약사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왼쪽부터 화이자 젤잔즈, 애브비 린버크 제품사진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서 이들 JAK 억제제 급여 교체투여가 지난해 12월부터 가능해진 상황이다.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부터 보건복지부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서 주요 JAK 억제제 간 교체투여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급여기준을 개정하고 임상현장에 적용 중이다. 교체투여 대상 치료제는 총 네 가지다. 젤잔즈(토파시티닙, 화이자)를 필두로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릴리), 린버크(우파다시티닙, 애브비), 지셀레카(필고티닙, 에자이) 등이다. 급여기준 호재를 맞은 제약사 입장에선 적극적인 영업‧마케팅이 나서야 하지만 임상현장 혼란이 계속되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진 것이다.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수도권도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방의 경우 거점병원 소속 의료진들의 공백에 따른 혼란이 더 커진 것 같다"며 "품목별 변화된 급여기준에 따라 영업‧마케팅에 나서야 하는데 정작 의료진의 어려움이 커 막상 알려나가기 조차 어렵다. 오히려 지방 의료진이 수도권으로 향할까 조바심마저 든다"고 전했다.한 지방 류마티스내과 원장은 "충청도 지역에 생물학적제제 혹은 JAK 억제제를 활용해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을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도 많지는 않지만 더 큰 문제는 거점 병원의 상황"이라며 "약물치료 중심이지만 중등도 이상 환자의 경우 대학병원의 체계화된 진료가 필수적인데 이를 도맡아 하던 기관의 상황이 날이 갈수록 좋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치료제 저변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임상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환경이기 때문에 제약사들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03-20 11:41:15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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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의대 정원 논의 무산…의정 갈등 파국 맞나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2026년 의대 정원 논의가 무산되면서 의정 갈등 매듭이 더욱 꼬여버렸다는 의료계 우려가 나온다. 의료계 내부 갈등에 국회 적대감, 대통령 탄핵 기각 가능성 등 대한의사협회가 처한 대내외적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를 통한 2026년 의대 정원 논의를 포기하면서, 내년도 정원이 '의대생 3월 복귀 시 동결'로 정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복학 거부감이 커지면서 이 역시 철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2026년 의대 정원 논의 무산으로 의정 갈등 매듭이 더욱 꼬여버린 상황에서, 의료계의 대내외적인 여건이 악화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날 국회 복지위는 애초 2026년 의대 정원 논의 방편이었던 수급추계위법을 2027년 정원을 논의하기 위한 법안으로 수정해 의결했다. 거듭된 의협 반대로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교육부가 대학 학장 의견을 수용한 '조건부 의대 정원 동결' 방안을 발표하면서다.하지만 조건부 동결 역시 동의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 중론이어서 의정 갈등 해결이 끝없는 터널로 들어가는 형국이다. 더욱이 교육부·의대 불신 및 교수와의 갈등으로 의대생들의 복학 거부감까지 커지고 있다.■나날이 커지는 의대생 복학 거부감…정원 동결 철회되나앞서 서울대병원 하은진·오주환·한세원·강희경 교수는 전공·의대생 지도부를 향해 비판 성명을 냈다. 이들은 시스템개선을 위한 로드맵이나 설득력 있는 대안 없이 반대만 하며 복귀하려는 전공의·의대생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방식에 계속 동조할지 아니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지 선택해야 한다는 제언이다.하지만 이를 접한 의대생·전공의들은 반발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의대생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는 것에 일조하는 꼴이라는 이유에서다. 자발적으로 사직·휴학한 전공의·의대생이 다수임에도 현 상황이 내부 통제에 의한 것인 양 치부하고 있다는 것.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위원장은 "교육자로서 본분을 다하지 않은 교수 네 분의 자백"이라고 반박했다. 제대로 된 교육 없이 전공의에게 노동만 전가하던 교수들이 이런 성명을 내는 것이 당황스럽다는 취지다.한 의대생 학부모 역시 "안 그래도 힘든 아이들을 나무라는 것 같아 부모로서 보기 좋지 않았다. 정작 당사자들은 어떻겠느냐"며 "더욱이 이런 성명을 내면 전공의·의대생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어떻게 되겠느냐. 결국 복귀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커지고 복학 의대생과 휴학 의대생 간의 갈등도 더 심해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의사단체들도 가세했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이 같은 상황은 소수 의대 교수의 주장을 전체 의료계 분열로 과장해 의료계 단합을 와해시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전공의·의대생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이들의 간절함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요구다.미래의료포럼 역시 성명서를 내고 "자신들의 직위와 안위만을 위해 제자들을 극렬히 비난하고 면허를 무차별하게 짓밟은 것"이라며 즉각적인 사과와 성명 철회를 요구했다.■대통령 탄핵 기각 가능성에 해결 미궁…국회도 등 돌려이에 따라 교육부가 의대 정원 동결을 철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건 2026년 의대 정원 동결 조건은 입대·임신·육아·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한 모든 의대생이 이달 말까지 복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더욱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가 늦어지면서, 탄핵이 각하·기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정치권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서울특별시 오세훈 시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을 보면 기각 쪽으로 두 분, 각하 쪽으로 한 분 정도 계시지 않겠나"고 예상했다.교육부 의대 정원 동결 발표 후 이를 비판하는 여론도 커진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핸들을 쥐게 되면 더 거칠게 의료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것.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의협 반대를 이유로 2027년 의대 정원부터 논의하는 수급추계위법을 전체회의서 의결했다.이를 중재해야 할 국회도 의협에 등을 돌린 모습이다. 이날 복지위 전체회의에선 의협이 대안 없는 쟁점 세분화로 이익을 얻으려는 '살라미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그동안 국회는 의협의 공식적·비공식적 요구 사안을 대부분 수용해왔는데, 정작 의협은 의료계 요구가 수용되지 않아 동의할 수 없다고 입장을 냈다는 것. 특히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이를 두고 의협이 의대생·전공의 미복귀로 권력을 유지하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정부 의대 정원 동결 결정에 대해서도 다른 복지위 위원들의 비판이 계속됐는데, 의대생 미복귀 시 교육부가 이를 철회할 명분을 다지는 모습이다.국회에 정통한 의료계 한 관계자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이고 가장 해선 안 되는 일이 힘 싸움이다. 이는 국회가 더 이상 의협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보인다"며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 정부가 다시 의료 개혁에 힘을 실을 것인데, 국회가 기꺼이 이를 중재해 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의대 증원은 의대 증원대로 가고, 의대생은 반만 복학한 채 반목하고, 전공의들은 계속 개원가에서 일하는 파국이 올까 우려스럽다"며 "이런 사태가 온다면 그 책임은 정부·정치권과 잘못된 소통을 한 자가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의협 "전공의·의대생이 판단할 문제…먼저 신뢰 보여야"반면 의협은 정부·국회가 먼저 신뢰를 보인다면 사태 해결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당사자는 전공의·의대생으로, 이들이 믿고 복귀할만한 환경을 만들어지지 않는 게 현 사태의 핵심이라는 취지다.이들이 완강한 것은 정부·국회가 제시한 대안이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젠 의대까지 미복귀 의대생을 제적·유급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반발심을 키우고 있다는 것.실제 서울·고려·연세의대 등은 미복귀 의대생을 제적·유급하는 등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며, 전북대 역시 의대생 휴학계를 모두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날 수급추계위법이 통과된 것에 대해서도 위원회의 독립성·전문성·자율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유감을 표했다. 정부 거수기라는 지적을 받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한 것, 위원 구성 및 자격의 제한 요건, 수급추계센터 운영의 주체 등에 모두 흠결이 있다는 이유에서다.또 대한병원협회를 공급자단체 위원에서 제외해달라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 등 모든 의협 요구가 수용됐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의협 김성근 대변인은 "당사자인 의대생과 전공의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의 문제다. 의대생들은 교육부에 대해 의구심이 크다. 교육 여건에 대한 교육부 발표가 옳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후 별다른 언급이 없다"며 "당장 두 학번이 한 번에 교육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과정으로 교육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한 학교가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이렇게 상황이 다르니 학생들이 믿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신뢰받지 못하는 쪽이 노력하는 것이 옳다"며 "학교가 먼저 대책을 제시하며 돌아오라고 해야 하는 상황에서 복학하지 않으면 제적시키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협박으로 받아들여지니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25-03-19 05:00:00개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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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상화 4개 교육안…정부vs의대현장 의견 충돌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최근 교육부는 2024학번과 2025학번이 동시에 돌아와도 정상 교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각 학교별 상황을 고려해 적용할 수 있는 총 네 가지 교육방안을 공개했다.이들은 의대생이 복귀만 한다면 7500여명에 대한 동시수업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충분한 교육의 질 역시 담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교육부가 고심 끝에 들고 온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의과대학 현장 반응을 알아봤다.■ 의대생 복귀 후 동시 수업 가능?…무리한 학사 '압축' 우려교육부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최근 의과대학 수업 정상화를 위한 총 네 가지 모델을 제시했다.이들은 의과대학 내에서의 실습수업 등 교육여건뿐 아니라 이들이 졸업 후 맞닥트릴 전공의 수련여건, 의료인력 양성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첫 번째 모델은 기존 교육과정에 따라 2024, 2025학번을 동시에 졸업시키는 일정이다.첫 번째 모델은 기존 교육과정에 따라 2024, 2025학번을 동시에 교업 및 졸업시키는 방안이다.2개 학번을 동시에 수용가능한 강의실 및 실습실, 실습병원 등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며, 향후 졸업생이 동시에 2배 배출되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두 번째 모델은 지난해 휴학한 2024학번의 1~2학년 과정을 다학기제, 계절학기 등을 활용해 3개 학기 안에 2년의 교육 커리큘럼을 이수하도록 한다.두 번째 모델은 2024학번 1~2학년 과정을 재설계해 2025학번보다 1학기 빨리 졸업하도록 조치하는 방안이다.지난해 휴학한 2024학번의 1~2학년 과정을 다학기제, 계절학기 등을 활용해 3개 학기 안에 2년의 교육 커리큘럼을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다.이후 순차적으로 학기를 운영하면 2024학번은 2030년 졸업이 가능하고, 2025학번은 기존대로 2031년 졸업하게 된다. 이 방법은 학번 분리에 따른 교육시설 내 밀집도 완화 및 의료인력 배출 시기 조정이 가능하나, 동시에 상이한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세 번째 모델은 지난해 1학년 1학기를 이수한 2024학번을 2025년 1학기로 바로 복학시켜 잔여학기를 이수하도록 하는 방안이다.세 번째 모델은 지난해 1학년 1학기를 이수한 2024학번을 대상으로 2025년 1학기로 바로 복학하게 해 잔여 3개 학기를 이수토록 하는 방안이다.이들이 2026년 9월에 3학년에 진급하면, 2025학번 대비 한 학기 빠른 졸업이 가능하다.마지막 모델은 024학번 4~6학년 과정을 재설계해 2024·2025학번을 순차 졸업하도록 하는 방식이다.마지막 모델은 2024학번 4~6학년 과정을 재설계해 2024·2025학번을 순차 졸업하도록 하는 방안이다.6학년 2학기의 경우 학생 자율학습 중심으로 운영해 2024학번 대상 4~6학년 과정 재설계를 통한 2030년 8월 하계 졸업이 가능하도록 한다.학생 자율학습 중심의 학기가 포함돼 있어 교육과정 재설계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의료인력 배출 시기 또한 조정이 가능하다.각 대학은 교육부와 KAMC가 제안한 모델을 참고해 학생, 교원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학별 여건을 고려해 6개년 운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이주호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대학이 24학번 학생들이 25학번보다 한 학기 먼저 졸업하는 교육 모델을 채택할 경우 정부는 의료 인력을 적시에 배출할 수 있도록 졸업 후 국가시험 및 전공의 모집일정 유연화 추진 등을 추진하겠다"며 "전공의 정원 배정과 선발·수련 및 이후 전문의 취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지방의 한 의과대학 총장은 "1학기 빨리 졸업시키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의과대학은 학습내용이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의지를 갖고 잘 따라와 줘야 한다. 교수 수업 스케쥴 역시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벌써 3월 시작, 어떤 방식 택해도 교육 질 저하 불가피 인정해야"정부는 학생들이 복귀만 한다면 당장 문제없이 학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의과대학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특히, 정부가 제시한 방안들은 결국 학사모델을 압출해 한 학년을 희생시키겠다는 것에 불과할 뿐 아니라 의과대학 수업 질 저하 또한 이미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지방의 한 의과대학 총장은 "24, 25학번이 동시에 복학하는 경우는 지난해부터 예상돼 온 일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수업할 수 있도록 준비는 모두 마쳤다"며 "분반 수업 등을 통해 수업은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1학기 빨리 졸업시키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의과대학은 학습내용이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의지를 갖고 잘 따라와 줘야 한다. 교수 수업 스케쥴 역시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다른 의과대학 교수 A씨는 "정부가 더블링 해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내놓은 결국 교육과정을 압축해 빨리 졸업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같은 학습량을 더 짧은 시간 안에 끝마치라는 것인데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강조했다.그는 "정부는 의대증원을 발표할 초기에 미니의대 등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곳들은 건물 증축 등을 통해 충분한 수업, 실습시설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변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당장 내년부터 의대증원이 유지될지 불확실한데 어떻게 선뜻 새로운 시설에 투자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이어 "한 학년만 1.5배 정원을 늘리고 다시 되돌리는 것은 한시적으로 늘어난 정원에 대한 부담을 모두 학교에 떠넘기는 것이 아니면 해당 학번의 교육은 포기하겠다는 뜻"이라며 "충분한 교육 없이 의사가 되는 것은 의료계에도 사회에도 모두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당사자인 의대생들 역시 회의적인 반응으로 알려졌다.의과대학협의회 이선우 비대위원장은 "5.5년제는 24, 25학번 더블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결국 언젠가 동시에 본과 임상 수업 및 병원 실습을 해야 하는데 학교에 충분한 교육 여건이 마련돼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서울의 한 의대 교수 B씨 또한 "정부는 수업 정상화 방법으로 계속해서 분반수업을 언급하는데 우리 학교는 이미 과거에 분반수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며 "당시 학생들의 컴플레인이 많아 결국 분반수업을 포기하고 대규모 강의실에서 1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은 한 번에 수업했다"고 설명했다.이어 "학생들은 성적에 예민하기 때문에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교육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벌써 3월이 넘어가고 학생들이 아무리 빨리 돌아와도 4월인데 2개 학년을 동시에 수업하는 것은 사실상 어떤 방식으로 수업해도 학생들의 불만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2025-03-18 11:57:08제도・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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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 속도내는 제약사들…신성장 동력 찾기 활발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올해도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타 기업 인수를 통해 신성장동력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기업 인수를 통해 새로운 시장 영역을 개척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의 동력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특히 이러한 흐름에 맞춰 바이오기업 역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갖추며 제약사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변화가 주목된다.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17일 동구바이오제약은 아름메딕스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이번 인수가 주목되는 점은 동구바이오제약이 최근 다양한 투자에 이어 미용‧성형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꾀한다는 점이다.■ 동구바이오제약, 피부과 기반 미용‧성형시장 진출미용‧성형 시장의 경우 최근 국내사들이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 시장 중 하나로 매년 진출 기업들이 확대되고 있다.특히 각 제약사들은 보툴리눔 톡신, 필러 등은 물론 최근 의료기기 사업 등까지 확대하며 시장에 대한 공을 들이는 상황.이런 상황에서 동구바이오제약 역시 피부과 처방약 시장에서 강자라는 점을 기반으로 미용‧성형 시장에 뛰어든 것.실제로 아름메딕스는 필러 제조 공정에서 차별화된 'MIRACLE 공법'을 적용하는 등 필러 전문가와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동구바이오제약은 아름메딕스의 지분을 인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미용·성형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이에 동구바이오제약은 자사의 영업망을 활용해 미용·성형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프리미엄 필러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앞서 동구바이오제약은 이미 이뮤니스바이오와의 MOU를 통해 면역세포 기술을 접목한 세포치료제 및 고기능성 코스메슈티컬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또한 기존 진행 중인 중국, 브라질, 몽골, 라오스, 필리핀 등 해외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글로벌 미용·성형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동구바이오제약은 필리핀에서는 필리핀 헬스케어 그룹 에디제이션과 협력해 병원 프랜차이즈 사업 및 화장품·필러 사업을 진행 중이며, 브라질에서는 의약품 전문 유통회사 메디뷰티, 중국에서는 70여 개의 에스테틱·성형외과·피부과를 운영하는 랑시그룹과 협력하여 세포의약품, 화장품, 필러 등 미용·성형 사업의 글로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건기식 분할한 GC녹십자웰빙은 톡신 시장에 참전이에 앞서 GC녹십자웰빙 역시 이니바이오를 인수하며,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에 진출, 미용‧성형 시장 공략을 예고했다.GC녹십자웰빙은 지난 2월 이니바이오의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을 취득해, 에스테틱 사업에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을 밝혔다.GC녹십자웰빙은 앞서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했으며 향후 기존 태반주사제인 라이넥을 중심으로 한 '영양주사제 의약품' 사업과 보툴리눔 톡신, 필러, 스킨부스터를 중심으로 하는 '에스테틱' 사업을 양축으로 삼아 새로운 ‘메디컬 솔루션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목표를 내세웠다.GC녹십자웰빙은 이니바이오 인수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에 진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인수 된 이니바이오의 경우 균주 출처 논란에서 자유로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니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허받은 순도 100%의 제품 생산 기술력, 다수의 해외 네트워크, 그리고 FDA(미국식품의약국)·EMA(유럽의약품청) 승인이 가능한 GMP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이처럼 고성장이 예고된 만큼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최근 국내사들의 진출이 두드러진 상황으로, 기업 인수 뿐만 아니라 동국제약과 한국비엔씨처럼 협약을 통해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도 이어지고 있다.이에 틈새 시장이었던 해당 시장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만큼 이번 GC녹십자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은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이에따라 GC녹십자웰빙은 미국, 중국, 브라질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현재 이니바이오는 전세계 7개 국가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빠른 속도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이 중 중국은 26년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 3상을 완료 후 상반기 신약승인신청(NDA) 신청을 준비하고 있으며, 브라질은 연내 국가위생감시국(ANVISA) 인증을 획득하여, 올해 말 첫 출하를 목표하고 있다.GC녹십자웰빙은 특히 태반주사제 라이넥 역시 해외로 영역을 넓히는 상황으로 지난해 9월에는 중국 하이난성으로부터 태반주사제 라이넥의 품목 허가를 받아 중국 전역으로 유통을 추진하는 등 해외로 영역 확장을 진행 중이다.■ 신라젠, 안정적 매출 기반 확보로 토탈제약사로 변모이처럼 기업인수를 통해 미용‧성형 등 에스테틱에 대한 경쟁력 강화 외에도 전통제약사를 인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국내 코스닥 상장사로 대표적인 바이오기업 중 하나인 신라젠은 우성제약의 인수를 결정하며 토탈 제약사로 변모를 노리고 있다.대표적인 바이오기업인 신라젠은 우성제약을 인수, 토탈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변화를 추진한다.신라젠은 지난 13일 코렌텍으로부터 우성제약의 지분을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이는 코렌텍이 보유한 우성제약 지분 80%를 현금 90억 원과 신라젠 전환사채(CB) 10억 원을 주고 매입하고, 잔여 지분 20% 역시 조환우 우성제약 대표 등으로부터 매수, 지분 전량을 확보한 것.인수하게 된 우성제약은 2015년 설립된 수액 전문 개발 기업으로 주 고객은 3차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현재 우성제약의 주력 제품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개량신약 '프로파인퓨전주'와 진통해열주사제 '뉴아미노펜프리믹스주' 등 두 가지로 신라젠은 인수 이후 3개월 내 소규모 합병을 추진한다.이처럼 합병이 추진될 경우 신라젠은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에 더해 실제 매출을 낼수 있는 품목 들을 보유하게 되는 것.신라젠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약 39억원으로 코스닥 상장 유지 조건을 넘겼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있었다.이에 약 8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는 우성제약을 인수‧합병하게 되면 매출액은 100억원대로 확대되면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것.특히 우성제약 인수로 인해 현재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 외에도 추가적인 파이프라인 확보까지 가능하다.신라젠은 현재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항암 플랫폼 기술 SJ-600시리즈, 항암제 BAL0891 등을 개발하고 있다.또한 우성제약은 우성제약 역시 기존 제품 외에도 다양한 의약품을 개발 중인 상황으로 정부 지원 과제로 선정된 덱시부프로펜 수액제 개발 등을 진행 중이다.이에따라 신라젠은 우성제약 인수를 통해 바이오기업을 넘어 실제 의약품 개발 및 생산에 나서며 그 영역을 확장하게 될 전망이다.한편 이들처럼 기업을 인수하는 건 외에도 올해에도 다양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사업목적 추가를 통한 사업 다각화 등을 추진 중에 있다.
2025-03-18 05:00:00국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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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알포세레이트 패소 여파는…부담 커지는 제약사들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선별급여와 관련한 소송에서 제약사가 패소하게 되면서 제약사들의 부담감이 커진 모습이다.또한 한차례 연장된 임상 재평가 결과 및 추가적인 환수협상 명령 소송의 승소 여부에 따라 많게는 20%에 달하는 처방액 환수가 이뤄질 수 있어 그 부담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특히 이미 앞선 환수협상 명령 소송 역시 패색이 짙어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제약사들은 반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게 됐다.13일 대법원은 종근당이 제기한 건강보험약제 선별급여 고시 취소 청구 소송의 상고를 기각했다.13일 대법원 1부는 종근당 등 제약사들이 제기한 건강보험약제 선별급여적용 고시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해 상고 기각을 선고하고, 관련 소송비용까지 모두 원고 측이 부담토록 했다.■ 첫 최종 패소에 대웅바이오 그룹도 영향해당 소송은 지난 2020년 보건복지부가 뇌기능개선제로 쓰이는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해 선별급여를 적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이는 기존에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처방시 외래 환자의 본인부담률을 30%에서 치매로 확진되지 않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콜린알포를 처방할 경우엔 선별급여가 적용돼 환자의 본인부담률이 80%로 확대 적용키로 하면서부터다.해당 선별급여 전환에 반발한 제약사들은 대웅바이오 그룹과 종근당 그룹으로 나눠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이중 종근당 그룹의 결론이 내려진 것.종근당 그룹의 이미 지난 2022년 1심에 패소했고, 이에 불복한 항소 역시 지난해 5월 기각됐다. 이후 상고기각까지 되면서 이번 소송과 관련한 최종 결론은 제약사들의 패소로 마무리됐다.문제는 해당 소송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대웅바이오 그룹의 소송 역시 유사한 결론을 받기 쉬워지면서 처방 축소가 가시화 됐다는 점이다.대웅바이오 그룹의 경우 1심은 종근당 그룹의 소송 결론 보다는 약 3개월 늦은 지난 2022년 11월 패소했다.이에 항소를 제기했고 변론 등을 진행했고, 지난 2024년 1월 11일 처음으로 변론이 종결되면서 종근당 그룹의 소송의 결론 이후에 기일을 지정키로 했다.하지만 종근당 그룹의 항소 기각 이후 대웅바이오 그룹 측은 새 소송대리인을 추가로 선임하고 변론 재개를 신청하며 반전을 노렸다.이후 현재까지 추가적인 진행이 없는 상황, 하지만 이번에 최종 결론이 난 이상 변론 재개 혹은 선고를 위한 종결 등이 곧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종근당 그룹이 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에서까지 기각이라는 결정을 받아든 만큼 대웅바이오 그룹 역시 패소 가능성이 커졌다.이에따라 대웅바이오 그룹까지 패소가 확정되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본인부담률 상승이 현실화 돼 처방 시장의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선별급여 외에도 아직 콜린알포세레이트와 관련한 불리한 변화 등이 있어 이 역시 주목된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대표적인 품목인 종근당의 글리아티린과 글리아타민 제품사진.■ 한차례 연장된 임상재평가 결과에 촉각즉 선별급여 취소 소송이 첫 최종결론에서 제약사들이 고배를 마신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재평가와 환수협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선별급여 전환과 함께, 식약처의 임상 재평가를 복지부는 임상 재평가 결과에 따른 환수 협상 명령 등을 연이어 결정했기 때문.우선 임상 재평가의 경우 지난 2020년 식약처가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당시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임상 재평가를 포기했으나 50곳이 넘는 기업은 임상 재평가 진행을 결정했고, 이들 역시 소송과 마찬가지로 종근당 그룹과 대웅바이오그룹으로 나눠 임상을 진행했다.관련 임상 재평가는 종근당이 퇴행성 경도인지장애와 혈관성 경도인지장애 임상시험을 각각 수행하고, 대웅바이오가 치매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하지만 임상 재평가 당시 설정한 임상시험 종료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여전히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제약사들이 신청한 기간 연장이 받아들여졌다.이는 기존의 임상 기간에 더해 혈관성 경도인지장애의 임상시험 결과보고서 자료 제출 기한을 1년 3개월, 퇴행성 경도인지장애와 알츠하이머는 각각 2년을 연장하는 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결국 해당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임상 재평가의 경우 실패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제약사들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특히 임상 재평가와 맞물린 환수협상 역시 제약사들의 부담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앞서 기각됐던 환수협상 명령에 총력 예상환수협상의 경우 지난 2022년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요양급여규칙 개정으로 환수협상의 근거를 마련하면서 시작됐다.그 결과 같은해 12월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콜린제제를 보유한 업체들에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처방액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요양급여계약을 명령했다.제약사들은 이에 반발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임상 실패로 적응증이 삭제될 경우 처방액의 일부를 건보공단에 돌려줄 것으로 합의했다.계약 사항은 각 제약사마다 차이가 있으나 환수 금액의 규모는 처방액의 20% 수준인 것을 파악된다.결국 제약사들은 환수협상에 대해서도 소송을 진행했으나, 1심 등에서 모두 소송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각하'됐다.또 꾸준히 항소를 제기해 대법원 판단을 받은 종근당 그룹이 신청한 1건의 소송은 이미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마무리 된 상황.결국 제약사들은 환수협상 명령에서 이기지 못하면 임상 재평가 결과에 따라 처방액의 약 20%에 달하는 금액을 돌려줄 가능성이 커진 것.이에 제약사들은 최근 환수협상 명령이 무효라는 취지의 계약 무효확인 소송까지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특히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경우 선별급여 전환 결정과 임상재평가, 환수협상 등의 악재가 맞물린 상황에서도 여전히 6000억원대의 처방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제약사들은 이를 살리기 위한 노력에 더욱 공을 들을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악재가 이어짐에 따라 일부 제약사들의 경우 올드드럭인 니세르골린 제제 및 일반의약품으로 사용되던 은행엽 건조엑스 고용량 제제로 관심을 돌리며 이에 대한 대비 역시 이어가고 있다.
2025-03-14 05:30:00국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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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현장 지형변화에 급여제도까지…날개 단 JAK 억제제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국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이 정부의 급여 제도 개편에 따라 들썩이고 있다.주요 질환 별로 치료제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교체투여를 급여로 허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서 생물학적 제제와 야누스키나제(Janus kinase, JAK) 억제제 간의 교체투여를 가능해진다.제약사들은 벌써부터 각자 나름의 전략을 마련, 임상현장 영향력 강화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치료제가 급여기준 손질로 실익을 얻을지 주목하고 있다.류마티스에 아토피까지…사라진 처방경계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부터 약물이 주된 치료옵션으로 활용되는 자가면역질환을 대상으로 급여기준을 손 보고 있다.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이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구체적으로 복지부는 치료에 활용되는 JAK 억제제 간 교체투여를 허용했다. 교체투여 대상 치료제는 총 네 가지다. 젤잔즈(토파시티닙, 화이자)를 필두로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릴리), 린버크(우파다시티닙, 애브비), 지셀레카(필고티닙, 에자이) 등이다.구체적으로 복지부는 성인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대상으로 종양괴사인자알파저해제(TNF-α inhibitor : 아달리무맙, 에타너셉트, 골리무맙, 인플릭시맵 주사제) 또는 JAK 억제제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투약을 지속 할 수 없는 경우 교체투여를 인정하기로 했다.또한 복약 순응도 개선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교체한 약제는 최소 6개월 투여를 유지하도록 권고함)도 교체투여를 인정키로 했는데, 이 경우 투여 소견서를 첨부하도록 했다.여기에 다음 달부터는 지난해부터 논란이 됐던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서도 계열 간 교체투여가 허용된다. 현재 임상현장에서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쓸 수 있는 선택지는 총 6가지다.임상현장에서 급여가 적용 중인 주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들이다. 다음 달 부터 계열 간 교체투여가 급여로 허용된다.생물학적 제제(주사제)로 듀피젠트(두필루맙, 사노피), 아트랄자(트랄로키누맙, 레오파마), 엡글리스(레브리키주맙, 릴리)가 있으며, JAK 억제제(경구제)는 린버크(유파다시티닙, 애브비), 시빈코(아브로시티닙, 화이자),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등이 손꼽힌다.엡글리스만 최근 허가 돼 비급여 시장에 머물러 있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로부터 조건부 급여 판정을 받은 터라 릴리 의지에 따라 올해 상반기 내 급여 적용이 가능한 상황이다.아토피 피부염에서의 교체투여는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간에서만 가능하다.동일 계열 간의 교체투여는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생물학적 제제인 듀피젠트에서 아트랄자로, JAK 억제제 계열인 린버크에서 시빈코 혹은 올루미언트로 바꾸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뜻이다.관건은 환자 수가 가장 많다고 여겨지는 '듀피젠트' 투여 환자 중 얼마나 JAK 억제제로 교체할 것인지 여부다. JAK 억제제를 보유한 제약사들의 경우 복용 편의성을 앞세워 적극적인 임상현장 공략이 예상된다.반대로 사노피의 경우 듀피젠트의 기존 영향력을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받아 들었다.양산부산대병원 고현창 교수(피부과)는 "JAK 억제제를 1차 치료제로 써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생물학적 제제에 한계가 있는 환자라면 자유롭게 교체투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JAK 억제제의 부작용을 두고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아토피와는 환자 연령 면에서 차이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실익은 누구에게? 관심 쏠리는 JAK 억제제 이제 관심은 급여기준 변화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간 장벽이 허물어짐에 따라 변화될 처방 패턴이다.가장 주목받는 치료제를 꼽는다면 '린버크'다. 성인 류마티스 관절염부터 아토피 피부염에 더해 강직성 척추염, 염증성 장질환(궤양성 대장염‧크론병)까지 급여 처방 영역을 확대한 가운데 이번 교체투여 허용으로 영향력 확대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다.왼쪽부터 사노피 듀피젠트, 애브비 린버크 제품사진이다. 두 품목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교체투여 과정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는 품목이다.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3년 124억원이었던 린버크의 처방액은 지난해 급여 확대 등을 계기로 261억원으로 증가,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빈코나 지셀레카, 올루미언트 등 경쟁 JAK 억제제 품목들과 비교한다면 단연 처방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특히 염증성 장질환과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린버크를 중심으로 한 약제 '순서 설정(Sequencing)'을 두고서 임상현장에서 쟁점으로 부상할 정도다. 서울아산병원 예병덕 교수(소화기내과)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항상 고민이 되는 문제다. 특히 린버크의 경우 다른 약제와 비교했을 때 임상 혹은 내시경적 측면에서 우월하기 때문에 최대한 미뤄 놨다 써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환자의 개인적인 질병 상태와 사회, 경제적인 면을 종합해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예병덕 교수는 "린버크도 약을 질병 후반기에 쓰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뒤에 미뤄두는 것도 치료전략 면에서 반드시 좋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질병 초기에 써서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최종적인 것은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의료대란 여파에 따라 변화된 의료현장 지형도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내과 중심 의원급 의료기관의 신규 개원이 늘어나면서 경구제 중심의 JAK 억제제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의료대란 여파로 대학병원을 사직한 교수 출신 의료진들의 개원 사례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영업‧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후문이다.국가통계포털(KOSIS) 기준 최근 3년 간 표시과목별 의원 현황(단위 : 개)실제로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확인한 표시과목별 의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5430개였던 내과는 1년 뒤인 2024년 4분기 5573개로 100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이 과정에서 류마티스내과 등 자가면역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의료기관이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된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류마티스내과 원장은 "지난해 의료대란 여파로 당직 근무 등의 어려움을 겪고 교수직을 버리고 의원을 개원한 교수 출신 의료진들이 적지 않다"며 "자가면역질환의 경우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하기 때문에 대학병원과 의원 간 진료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지방 류마티스내과 원장은 "기존 주사제 위주 치료제는 의료기관에서 치료제를 고시 가격대로 입고를 해서 투여하게 된다. 그대로 매출로 책정된다"며 "JAK 억제제를 활용한다면 약국에서 치료제를 받기 때문에 주사제 관리 등을 고려했을 때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장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약제의 선택지 넓어지면서 환자 치료전략에 대한 활용 폭도 커졌지만 의료기관 운영 측면에서도 이점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주사제에 대한 환자 심리적 부담감을 해소하는 동시에 의료기관 운영에서도 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JAK 억제제 활용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2025-02-27 11:59:29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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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증 키우는 신약들…당뇨-신장병 치료 경계 허무나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최신 연구에서 신장병 치료제가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추고, 당뇨병 치료제 역시 신장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속속 보고되면서 신장병/당뇨병에 대한 분절적인 치료 패턴이 변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당뇨병 환자의 약 30~40%가 당뇨병성 신장병(Diabetic Kidney Disease, DKD)으로 진행되고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 시점에 이미 어느 정도의 신장 손상이 진행된 경우도 많다.게다가 말기 신부전의 최대 50%가 당뇨병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되고 신장병 역시 체내 염증 반응 증가를 통한 인슐린 저항성 심화 등 당뇨병 악화를 촉진하는만큼 두 질환을 별개로 구분해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흥미로운 점은 신장병 신약으로 허가된 피네레논이 최근 당뇨병 발병 위험의 감소 효과를 입증하면서 당뇨병 발병 고위험 신장병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써 임상의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부분이다.당뇨병 치료제로 시작한 터제파타이드도 최근 만성 신장 질환을 포함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 임상에서 소변 알부민 대 크레아티닌 비율(UACR)을 감소시켜 신장 보호 효과를 시사했다는 것도 임상의들에겐 고무적인 소식.신장병/당뇨병 치료제의 최신 임상 결과 및 전문가들이 본 신장병/당뇨병 치료제의 상호 호혜적인 효과의 기전 및 치료 패턴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짚었다.■신장약 피네레논 → 심부전·당뇨병 약으로 진화하나이달 국제학술지 LANCET에 공개된 연구(DOI: 10.1016/S2213-8587(24)00309-7)에서 신장병 치료제 피네레논은 당뇨병 발병 위험 감소 효과도 입증해 임상의들의 관심을 끌었다.피네레논은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NS-MRA)로, 주로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만성 신장병(CKD) 환자의 신장 및 심혈관 질환 진행 억제에 사용된다.신장병 신약으로 허가된 피네레논이 최근 당뇨병 발병 위험의 감소 효과를 입증하면서 당뇨병 발병 고위험 신장병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써 임상의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기존 연구인 FIDELIO-DKD에서 당뇨병성 신장병 악화와 심혈관 사건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입증됐고, FIGARO-DKD 연구에서는 심부전 환자에서도 심혈관 보호 효과가 확인되면서 심부전 치료제로의 확장 가능성도 확인했다.이번 연구는 기존 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인 스피로놀락톤이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HbA1c 상승과 연관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비스테로이드성 MRA인 피네레논이 혈당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임상에 착수했다.연구진은 뉴욕 심장 협회 기능 분류 II~IV에 해당하고,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및 구조적 심장 질환이 있으며, NT-proBNP 수치가 높은 심부전 환자 6001명을 선정했다. 이미 당뇨병 병력이 있거나 기준선 HbA1c가 6.5% 이상인 환자는 제외했다.참가자를 무작위로 나눠 한 그룹에는 피네레논을,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투약해 평균 31.3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 동안 HbA1c 수치가 6.5% 이상으로 상승하거나 혈당강하요법이 시작된 경우를 기준으로 신규 당뇨병 발병 여부를 확인했다.결과적으로 피네레논 투약군의 신규 당뇨병 발병률은 7.2%(115명)였고, 위약군은 9.1%(147명)으로 분석 결과 피네레논은 신규 당뇨병 발병 위험을 24%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HR 0.76).사망 위험을 고려한 Fine-Gray 경쟁 위험 분석에서도 위험비(HR) 0.75로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으며, 민감도 분석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도출됐다.연구진은 "피네레논이 신규 당뇨병 발병을 억제하는 효과는 주요 하위 그룹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며 "당뇨병 병력이 없는 좌심실 박출률이 감소하거나 보존된 심부전 환자에서 피네레논의 임상적 이점이 더 클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피네레논, 신장병 및 신규 당뇨병 고위험군 치료제 가능성 활짝이번 연구는 만성 신장병이 주로 당뇨병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피네레논이 당뇨병성 만성신장병 고위험군의 1차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열어준 결과로 해석된다.신장학회 관계자는 "신장병과 당뇨병은 서로를 악화시키는 병리학적 연결고리로 얽혀 있다"며 "따라서 신장 관련 질환의 개선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그는 "피네레논의 신규 당뇨병 발생 위험 저하 기전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없지만 먼저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MR) 차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MR은 염증, 섬유화, 산화 스트레스를 촉진하기 때문에 이는 인슐린 저항성과 베타세포 기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따라서 피네레논을 통해 MR 활성화가 감소하면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가 줄어들어 인슐린 감수성이 개선될 수 있다"며 "피네레논이 심부전에도 효과를 나타낸 것처럼 전신 심혈관계 보호 효과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대사 스트레스를 줄인 부분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분석했다.신규 당뇨병 발병 위험을 24% 감소시킨 것은 유의미한 변화이기 때문에 적응증만 확보된다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신규 당뇨병 발병 고위험 신장병 환자에 1차 치료제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실제로 신장병 관련 지침의 국제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KDIGO는 2022년 당뇨병콩팥병 진료지침 개정판을 통해 SGLT-2i 억제제와 NS-MRA가 주요 치료 옵션으로 격상한 바 있다.SGLT-2i를 단순한 혈당강하치료제가 아닌 만성콩팥병이 동반된 환자에서의 포괄 치료제 개념으로 격상하고, 피네레논과 같은 NS-MRA 계열 약제도 포괄 치료 전략에 새롭게 포함해 관련 질환자들에 대한 처방 확대를 예고했다.■당뇨병약으로 시작한 터제파타이드 → 신장약 가능성이달 공개된 당뇨병·비만약 터제파타이드의 신장약 가능성을 살핀 연구도 신장·당뇨 질환 전문의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doi.org/10.2337/dc24-1773).터제파타이드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알부민뇨 감소 효과를 나타내면서 신장 질환 관리에서 유망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터제파타이드는 GLP-1과 GIP 수용체 작용제를 결합한 약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 비만약으로 진화한 바 있다.SURPASS-4 임상시험에서 터제파타이드는 알부민뇨와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감소를 모두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신장병 관련 지침의 국제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KDIGO는 2022년 당뇨병콩팥병 진료지침 개정판을 통해 SGLT-2i 억제제와 NS-MRA가 주요 치료 옵션으로 격상한 바 있다.이번 연구는 SURPASS-1~5 임상 시험의 데이터를 활용한 사후 분석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들 중 고위험 심혈관 질환자를 포함한 광범위한 집단에서 터제파타이드의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 변화에 대한 효과를 평가했다.이번 연구는 UACR ≥30 mg/g로 정의된 기저 상태에 따른 하위 집단과 함께, SURPASS-1~5에서 확보된 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연구는 피험자들을 터제파타이드 5, 10, 15mg와 위약, 기타 활성 치료제 그룹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터제파타이드 5mg는 기저선에 비해 UACR이 19.3% 감소했고, 10 mg는 22.0%, 15 mg는 2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위약 그룹과 기타 활성 치료제 그룹과 비교해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으며, 특히 UACR 30mg/g 이상 하위 집단에서는 알부민뇨 감소 효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특히 체중 감소가 알부민뇨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매개 분석 결과도 도출됐는데 연구진은 알부민뇨 감소에 있어 체중 변화가 약 50% 정도 기여했다고 제시했다.당뇨병학회 관계자는 "당뇨병약이나 비만약이 신장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주요 약물들이 신장 보호 효과를 보이며 그 각각의 기전도 다각도로 연구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잘 알려진 SGLT-2i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차단해 혈당을 낮추고, 소듐의 재흡수를 억제해 여과 기능 개선 및 사구체 내 압력을 낮춰 신장을 보호한다"며 "GLP-1 RA는 인슐린 분비 촉진과 글루카곤 억제를 통해 혈당을 조절하고, 체중 감소 효과 및 염증 반응 억제, 신장 혈류 개선, 신장 섬유화 억제로 신장 보호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외에도 GLP-1 RA를 기반으로 한 GIP, 글루카곤 3중 작용제도 개발되고 있고, DPP-4i나 SGLT-2i와 같은 기존 치료제들과 GLP-1 RA의 병용요법 전략의 효과에 대한 탐색도 본격화되고 있다"며 "아무래도 혈당 조절, 체중 감소 효과가 크면 신장 보호 측면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보일 수 있어 기대하는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2025-02-26 05:30:00연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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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개강도 물 건너갔다…멈춰선 대한민국 의료교육 시스템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2025년 새해가 밝고 어느덧 새학기를 앞둔 3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각 학교들은 올해도 새로운 신입생을 맞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의과대학은 여전히 학생들의 복귀가 모호한 상황 속 개강 여부에 대해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지난 1월 기준 전국 39개 의대의 휴학생은 총 1만 834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재적생 1만9373명의 95%에 해당하는 수치로, 재적생에서 휴학생을 뺀 재학생은 총 1030명이지만 실제로 온오프라인 강의에 출석한 학생은 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의과대학 전문가 대다수는 올 3월 개강 역시 이미 '물 건너갔다'고 전망하며,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10명 이하 학생들 대상 수업 진행…학업체계 망가졌다"실제 최근 개강한 한 의과대학에 따르면, 평소에는 학년별로 160여명의 학생들이 등록을 하는데 올해 1학기 등록한 학생은 8~9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해당 의과대학 교수 A씨는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고, 학생들이 동시에 복귀하는 상황을 대비해 수업을 진행하면서 동영상으로 녹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 상태로는 기존 학생들뿐 아니라 올해 신입생인 예과 1학년 학생들이 등록할 가능성 역시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이어 "이미 지난 1년을 낭비하면서 향후 5년 정도는 학업 및 수련체계가 망가졌다고 봐야 하는데 1년 더 반복될까 우려된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러한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니 굉장히 답답하다. 2월 내로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려 3월 새학기부터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실제 최근 개강한 한 의과대학에 따르면, 평소에는 학년별로 160여명의 학생들이 등록을 하는데 올해 1학기 등록한 학생은 8~9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2월 내 의료계와 정부가 극적인 합의에 이르러 학생들이 복귀하더라도, 정상적인 수업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각 대학별 증원된 학생뿐 아니라 두 개 학년의 학생들이 동시에 복귀했을 때, 이들 모두를 수용할 만한 강의실, 교수, 실습자재 등 모든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최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한경 제2총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의대생에게 조속한 복귀를 촉구하며 "의대 신입생들과 복귀하는 의대생들을 위해 대학별로 교수 충원, 강의실 및 기자재 마련 등 구체적인 의대생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정부는 대학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학생들이 차질 없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교수 A씨는 "정부는 학생들이 돌아왔을 때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현장에서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현장에서 볼 때는 아무런 대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정부는 대규모 학생들을 한 반에 수용하기 어려우니 동영상 강의 또는 분반수업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이 같은 방법들은 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과거에도 한 수업의 수강생이 100명을 넘어서자 분반수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었는데 학생들의 불만이 많아 결국 다시 합쳐 한 강의실에서 빽빽하게 수업을 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결국 같은 내용을 두고 분반수업을 해도 교수가 다르면 수업 내용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은 교수가 다르면 수업 방식에 따라 성적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불만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다른 수도권 의과대학 교수 B씨는 증원된 학생들의 수업 질 저하 문제는 학교가 아닌 '병원'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것이라 경고했다.교수 B씨는 "언론에서는 카데바 실습 문제를 중심적으로 지적했지만 이는 굉장히 사소한 부수적인 문제에 불과하다"며 "학생이 2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들이 본과 3~4학년이 됐을 때 진행해야 하는 병원실습"이라고 말했다.이어 "이러한 이유로 병원 규모에 비해 의대 정원이 소수인 의대를 중심으로 증원했다면 의료계 반대도 이렇게 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학생이 늘어난 만큼 병상과 환자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150% 증원된 학생들이 갑자기 임상으로 유입되면 절대 제대로 된 실습이 진행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설치 법안 수정안과 관련해 "대학 총장은 학교 발전을 위해 당연히 최대치로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고 싶어 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대학 본부와 의대 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정부의 발표로 학생들은 또다시 복귀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정원, 대학총장이 결정하는 나라 어디에도 없다"의과대학 현장에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6학년도 의대정원은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라는 정책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했다.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특례 조항이 포함된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설치 법안 수정안을 제출했다.각 의대의 총정원은 5058명으로 그대로 유지하되, 2026학년도 의사 인력 양성 규모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최대 2000명의 증원은 각 대학이 100% 자율로 정한다는 내용이 골자다.의료인력 수급 추계위원회 관련 법안이 빨라도 이달 본회의에서 국회 문턱을 넘게 돼 내년 정원을 정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한 대처로 보이지만, 의대현장에서는 정부가 의정부담을 학교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심지어, 정부의 이러한 태도가 학생들의 복귀를 더욱 멀어지게 할까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정부는 지난해 2000명 증원 당시에도 갑자기 대학이 모집인원을 갑자기 늘릴 수 없다며 각 대학 차원의 조정을 허용한 바 있다. 그 결과 정부가 증원한 2000명 가운데 1500명에 대한 모집이 이뤄졌다.지방의 한 의과대학장은 "학생들은 여전히 '증원 0명'이 아니면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이러한 상황 속 정부가 학교에게 자율적으로 결정하라는 것은 지난해와 똑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겠느냐"며 "3월 개강도 사실상 어렵지 않나 전망한다"고 말했다.이어 "대학에 증원의 자율권을 부여한 것은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아도 대학이 책임지라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이번 증원 정책을 통해 많은 정원을 받은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 등 각 대학마다 입장차이가 큰데 입장이 난처하다"고 토로했다.대한의사협회 관계자 또한 "대학 총장은 학교 발전을 위해 당연히 최대치로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고 싶어 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대학 본부와 의대 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며 "정부의 발표로 학생들은 또다시 복귀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왜 지난해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알 수 없다"며 "의과대학 정원을 지역별 의료상황이나 학교 수용 능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대학 총장이 결정하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2025-02-24 05:30:00제도・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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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바뀌는 국내 제약사들…새 도약 발판될까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새해 들어 국내 제약사들을 이끄는 대표이사가 잇따라 변경되며 리더십 재편이 이어지고 있다.대표이사 변경을 통해 현재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것. 특히 일부 기업들은 경영권 분쟁에 의해 수장이 바뀌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이러한 리더십 재편이 도약의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새해 대표이사 변경 및 인재 영입 등 제약업계의 리더십 재편이 이어지고 있다.17일 제뉴원사이언스는 SK케미칼을 거쳐 2023년부터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역임한 전광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제뉴원사이언스 반년만 대표이사 변경…한미약품은 분쟁 종식전광현 신임 대표이사는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90년부터 SK케미칼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으며,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약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고형제를 중심으로 한 처방의약품, 백신 및 혈액제 전반에 걸친 사업 마케팅 등을 총괄했다.제뉴원사이언스의 신임 전광현 대표이사(좌)와 이달말까지 업무를 수행하는 손지훈 대표이사(우).대형 CMO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데 기여하고, 다국적 제약사의 당뇨 복합제 위탁생산을 확보하는 등 SK케미칼의 CMO 사업을 강화해 왔다.이에 제뉴원사이언스는 업계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영입해 생산 설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R&D 역량을 강화하여 양질의 CDMO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제뉴원사이언스는 앞서 지난해 9월 손지훈 대표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즉 약 반면만에 대표이사를 변경한 셈이다. 이번달까지 대표이사 업무를 수행하는 손지훈 대표이사는 파마리서치 신임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는 후문이 무성하다.이에 손지훈 대표이사의 파마리서치 이동이 확정되면 파마리서치 역시 새로운 대표이사를 맞는 셈이다.여기에 최근에는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 분쟁 종식에 따라 지주사의 대표이사 변화 등이 있었다.한미약품은 지난해 초 OCI와의 합병 추진부터 시작돼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약 1년간 지속됐다.하지만 지난해 말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이사가 송영숙, 임주현 모녀와 신동국 회장, 사모펀드인 킬링턴 유한회사의 4인연합에 주식을 넘기며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종식 가능성이 커졌다.이후 4인 연합 측의 지분이 과반을 넘기면서 경영권 분쟁 종식 가능성이 커졌고 지난 13일 송영숙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단독 대표에 오르면서 사실성 분쟁을 마무리했다.또한 북경한미약품에는 화해를 청한 임종윤 이사가 동사장으로 선임되는 등 사실상 경영권 분쟁 이후 주요 대표이사 정리도 끝마쳤다.다만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송영숙회장과 임주현 모녀 등 4인 연합 전문 경영인 도입 등을 예고했던 만큼 추가적인 리더십 재편 역시 이뤄질 가능성이 남아있다.■휴온스‧안국약품 등 제약업계 리더십 변화 이어져이같은 변화가 예고된 기업 외에도 이미 올해초부터 다양한 기업이 리더십 체제의 변화를 주고 있었다.실제로 휴온스, 안국약품, JW중외제약, 지씨셀 등의 제약사들이 대표이사 및 경영진을 변경하며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상태.(왼쪽부터)휴온스 송수영 대표, 동구바이오제약 조용준 회장, JW중외제약 함은경 총괄사장.우선 휴온스의 경우 기존 송수영 윤상배 각자대표 체제에서 송수영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송수영 대표이사는 휴온스그룹 지주사 휴온스글로벌, 핵심사업회사 휴온스, 휴온스재팬까지 단독대표를 맡으며 그룹내 영향력을 확대했다.또 동구바이오제약은 조용준 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7년만에 회장직을 채웠다. 이 과정에서 조용준 회장은 토탈헬스케어, 글로벌, R&D 확대, 기업문화 등 4대 비전을 내세웠다.JW중외제약은 총괄사장직을 신설하고, 함은경 전 JW생명과학 대표를 임명했다. 또 함은경 총괄사장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 이사회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를 통해 함은경 총괄사장은 입지를 다지면서 개발 부문 등에 집중하며 JW중외제약의 향후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GC녹십자의 계열사인 지씨셀은 기존 원성용 대표 체제에 김재왕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을 예고했다.김재왕 대표는 GC녹십자에 공채로 입사해 GC녹십자와 녹십자피비엠을 거쳐 최근까지 GC녹십자웰빙 IP 본부장을 역임하며 업계에서 34년 이상의 영업 경력과 사업 전반에 걸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이에 이번 김재왕 내정자는 영업부문을, 원성용 대표는 연구개발(R&D) 부문을 각각 책임질 예정이다.마지막으로 안국약품 역시 대표이사의 변경과 임원 영업 등으로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한 도약을 준비 중이다.지씨셀 김재왕 신임 대표이사(좌)와 안국약품 박인철 신임 대표이사(우)특히 안국약품은 대표이사 변경 이후 지속적으로 인재 영입 등을 이어가고 있다.안국약품은 박인철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 어진 부회장과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키로 했으며, 어진 부회장은 신사업 분야를, 신임 박인철 대표는 회사 경영 등 전반을 관리하도록 했다.박인철 대표는 종근당과 한미약품 등에서 개발과 마케팅을 두루 경험했으며, 2016년 2월 안국약품에 입사해, 의약총괄사업부장, 마케팅본부장을 맡은 후 안국약품의 자회사인 안국뉴팜 대표를 역임했다.신임 박인철 대표는 영업 조직 혁신 등 영업 마케팅 강화에 힘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아울러 안국약품은 신임 대표이사와 함께 생산‧연구개발에도 인재를 영입해 전문성 강화에도 나섰다.이를 위해 생산부문장에는 김도경 전무를 영입했으며 연구개발부문에는 최청하 전무를 영입했다.안국약품은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지원부문, 연구개발부문, 생산부문, 영업마케팅부문으로 운영하며, 각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결국 이같은 제약업계의 대표이사 변경 등은 새로운 사업 전략의 확대 및 경영 효율화를 위한 전략이다.이에 현재까지 진행된 다양한 리더십 재편이 올해 각 기업들의 성과를 연결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주목된다.
2025-02-18 05:30:00국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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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치료 세계 흐름은 CGRP 우선 사용…"동조화 시급"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편두통 치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에 가속도를 붙인 건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표적 치료제의 개발.트립탄, 베타차단제과 같은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더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CGRP가 사용 가능한 옵션으로 등장하면서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급성기 1차 치료제인 트립탄은 심혈관질환자에게 쓸 수 없었지만 CGRP 약제는 혈관 수축 없이도 편두통을 완화, 확고했던 트립탄의 지위를 흔들고 있다.예방 치료 영역에서도 CGRP 단일클론항체(mAbs)가 부작용이 심했던 베타차단제, 항경련제 등의 활용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작년을 기점으로 CGRP 표적 치료제의 우선 사용을 권고하는 국제 가이드라인 연이어 나온 것도 CGRP 계열 약제의 미래를 예고하는 대목.상황이 급변하면서 국내에선 국제적 흐름과의 동조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편두통 치료 관련 권고 현황 및 국내 급여 정책과 개선 방향에 대해 정리했다.■해외선 1차 치료제…연이은 가이드라인 '지원사격'기존에는 CGRP 항체(주사제)가 예방 치료제로만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CGRP 길항제인 경구용 게판트가 예방 및 급성 치료에도 사용 가능해지면서 편두통 치료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미국두통학회(AHS)가 지난해 3월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변화를 대변한다.미국두통학회(AHS)가 지난해 3월 발표한 편두통 관련 가이드라인. CGRP 표적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제시하면서 치료 패턴의 변화를 예고했다.AHS는 CGRP 표적 치료제를 이전의 1차 치료법과 함께 편두통 예방을 위한 1차 접근법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발표했다.보통 다른 계열의 약제를 사용하고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면 CGRP를 고려하던 관행을 깨고 "다른 종류의 편두통 예방 치료제에 실패한 적이 없어도 CGRP의 1차 치료제 사용이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임상시험과 실제 처방 자료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를 거쳐 편두통 예방을 위한 CGRP 표적 치료제의 효능, 내약성 및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양, 범위 및 질 측면에서 상당하다는 것이 AHS의 판단.이와 관련 AHS 앤드류 찰스 회장은 "CGRP 표적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상향하는 것은 편두통 발작을 예방하는 데 획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간 편두통 치료는 비용, 치료 범위, 기존 치료제의 효과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트립탄과 NSAIDs를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이에 반응하지 않거나 기존 치료에 실패할 경우 CGRP 약제를 사용케 했지만, 오히려 초기부터 CGRP의 사용이 비용-효과적이라는 증거들이 축적되고 있다는 뜻이다.9월 국제두통학회(IHS)도 CGRP 표적 치료제의 권고 등급을 상향, 트립탄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CGRP 길항제가 대체 치료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높였다(doi.org/10.1177/0333102424126973).IHS는 만성 편두통 환자에 대한 예방 약물 권장 항목을 통해 CGRP 계열 아토게판트, 에레누맙, 엡티네주맙, 프레마네주맙, 갈카네주맙 및 보툴리눔, 토피라메이트를 제시했다.이어 65세 이상의 편두통 환자의 편두통 예방을 위해 "CGRP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일부 약물은 안전 문제 없이 최대 80세 인구에서 검증됐으므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국내 CGRP 항체 치료제 급여 인정 기준. 3종 이상의 약제 치료 실패 조건 및 12개월로 설정된 급여 인정 기간을 두고 국제적인 기준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대한두통학회 주민경 회장은 "지난해 주요 학회들의 편두통 가이드라인 개정이 화두였다"며 "미국두통학회가 CGRP 표적 치료제를 1차 치료제 제시한 데 이어 국제두통학회도 비슷한 지침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사실상 모든 국제 가이드라인이 CGRP 표적 치료제를 편두통 치료에 먼저 사용하게끔 했고 실제 보험 영역에서도 이를 반영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이런 흐름에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국내판 '지침 따라잡기' 상반기 공개되나국내에서 CGRP 항체 치료제는 2022년부터 급여 적용됐다. 문제는 해외의 1차 치료제 환경과는 동떨어진 급여 조건이다.현행 갈카네주맙의 세부 인정 기준은 ▲최소 1년 이상 편두통 병력이 있고, 투여 전 최소 6개월 이상 월 두통일수가 15일 이상이면서 그 중 한 달에 최소 8일 이상 편두통형 두통인 환자 ▲투여 시작 전 편두통장애척도(MIDAS) 21점 이상 또는 두통영향검사(HIT-6) 60점 이상 ▲최근 1년 이내에 3종 이상의 편두통 예방약제에서 치료 실패를 보인 환자로 요약된다.3종 이상의 편두통 예방약제 사용은 각 약제의 최대 내약 용량으로 적어도 8주 이상 투여에도 월 편두통 일수가 50% 이상 감소하지 않거나, 부작용 또는 금기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를 뜻한다.쉽게 말해 CGRP를 투약받기 위해서 8주간 총 3종 약제의 최대 용량을 사용한 후 효과없음을 증명해야만 사용 자격 요건이 주어진다는 것. 편두통으로 인한 고통은 환자가 감내해야 한다.약제 사용 이후에도 난관은 계속된다.투여 후 3개월마다 반응평가(두통일기, MIDAS 등)를 실시하고 매 반응평가 시, 월 편두통 일수가 투여시작 전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하지 않은 경우 투약이 중단된다.게다가 투여기간은 최대 12개월로 다시 약제를 받기 위해선 위 과정을 되풀이해야 한다. 사실상 병 주고 약 주는 상황의 반복인 셈.대한두통학회도 보험 체계 내에서 보다 원활한 CGRP 표적 치료제 사용을 위한 근거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회의 자체 지침을 개정해 CGRP 약제를 1차 치료제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사진 앞쪽 가운데 주민경 회장)주민경 회장은 "CGRP 항체 치료제를 사용해도 12개월까지만 급여가 가능해 환자 상태가 좋아지면 치료제 투여가 중단된다"며 "여러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 투여 중단 후 3개월 내에 편두통이 재발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급여를 위해 앓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문제는 현행 학회 지침은 CGRP의 1차 사용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 대한두통학회도 가이드라인의 국제 조화 필요성을 인식, 자체 지침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대한두통학회는 그는 "국내에서도 1차 치료제로 CGRP 표적 치료제가 사용될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치료에 대한 권고안을 변경하겠다"며 상반기 CGRP 표적 치료제의 치료 우선순위 변경을 담은 가이드라인 공개를 예고했다.주민경 회장은 "급여가 적용됐지만 CGRP 표적 치료제의 원활한 사용 환경은 조성되지 않고 있고 이런 상황은 해외와 대조해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며 "한국은 세 가지 약물을 두 달 이상 사용했을 때도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채 6개월 이상 만성 두통이 있는 경우 CGRP 표적 치료제 전환이 가능하지만 일본은 한 가지 약물에 실패해도 바로 만성 편두통 치료제를 쓸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이달 4일 공개된 미국 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의 에피소드성 편두통 예방 지침도 이를 지원사격한다(doi.org/10.7326/ANNALS-24-01052).ACP 역시 발작성 편두통을 예방하기 위해 기존 약제에 대한 부적절한 반응·효과를 보인 경우 CGRP 길항제인 게판트 또는 CGRP 단일클론 항체를 단독 요법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조건부 권고안, 증거 수준 낮음).ACP는 CGRP 표적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인정 기준과 달리 기존 약제에 대한 부적절한 반응·효과를 보인 경우라고 포괄해 원활한 약제 사용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2025-02-11 05:30:00연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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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력해진 고가 백신 속속 상륙…새 시장 열리나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병‧의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분야로 자리 잡은 비급여 백신 처방.기존 대상포진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폐렴구균 백신에 더해 올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규 품목 출시를 예고하면서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이로 인해 유통 계약 등을 통해 이러한 대형 품목을 잡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 다만, 임상현장에서는 환자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고가 비급여 백신인 만큼 꼭 필요한 백신인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올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연이어 의원급 의료기관 신규 비급여 백신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습니다.폐렴구균 백신 주도권 경쟁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가 예고된 백신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품목을 꼽는다면 한국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이다.프리베나20은 그동안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지배해온 '프리베나13' 이어 한국화이자가 국내 시장에 내세우는 차기작이다. 기존 13가 백신에 더해 혈청형 8, 10A, 11A, 12F, 15B, 22F, 33F 등 7가지를 더 추가했다.적응증은 생후 6주에서 18세 미만 영아, 어린이 및 청소년에서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질환, 폐렴 및 급성중이염 예방이다. 또 18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질환 및 폐렴 예방이다.한국화이자는 이 중 '생후 6주에서 18세 미만 영아, 어린이 및 청소년'의 경우 NIP 적용을 추진하는 한편,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 비급여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를 통해 지난해 한국MSD가 임상현장에 정식 출시한 15가 백신 '박스뉴반스(Vaxneuvance)'와 본격적인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현재 박스뉴반스의 경우 비급여로 접종 시 13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가능한 상황.지난해 한국MSD는 15가 폐렴구균 백신 박스뉴반스를 출시했다. 기존 한국화이자 프리베나13과 경쟁했는데 올해부터는 프리베나20과 경쟁하게 됐다.한국화이자는 소아청소년 NIP 적용 추진과 함께 성인 비급여 시장 대상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소아청소년 대상의 경우 한국백신판매와 공동판촉 계약을 맺는 동시에 성인 시장에서의 국내 파트너 선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참고로 프리베나13은 대형 국내사로 뽑히는 종근당과 협력해왔다. 임상현장에서는 NIP 이외 비급여 성인백신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프로베나13이 그동안 임상현장에서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주도해왔던 존재감도 무시못한다는 평가다.서울시내과의사회 곽경근 회장(서울내과)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설 명절 전까지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적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받는 환자가 종종 있었다"며 "프리베나20이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임상현장에서 프리베나13이 가져온 주도권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곽경근 회장은 "박스뉴반스도 의료기관에 배치해놨다. 상대적으로 프리베나13과 비교했을 때, 박스뉴반스는 성인 비급여 시장에서 출시 특수를 크게 누리지는 못한 것 같다"며 "한국화이자 입장에서는 프리베나13에서의 주도권을 그대로 프리베나20으로 옮기고 싶어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대상포진 이어 또 다른 고가 백신 등장예고여기에 올해 임상현장에 새롭게 출시가 기대되는 것이 있다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을 위한 항체주사 및 백신 시장이다.사노피 베이포투스(위), GSK 아렉스비(아래) 제품사진.RSV는 영유아에서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 하기도 감염증을 포함한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 원인 중 하나로, 영유아 입원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손꼽힌다.전 세계 영유아의 90%는 만 2세가 지나기 전 RSV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른 시기에 감염될수록 회복 시간이 길고 천식 발병 위험 또한 높아져 예방과 초기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이 가운데 사노피 한국 법인(이하 사노피)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손을 잡고 영유아 대상 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니르세비맙)'를 국내 임상현장에 출시했다.영유아 대상 예방 항체주사인 만큼 분만병원과 소아청소년과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여기에 올해 상반기 내 한국GSK도 아렉스비(Arexvy)를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에 의한 하기도 질환(Lower Respiratory Tract Disease, LRTD) 예방 목적 백신으로 임상현장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이 경우 GSK는 대상포진백신 '싱그릭스'을 필두로 수막구균 백신 '벡세로'와 이어 '아렉스비'까지 국내 프리미엄 백신 시장에서 해마다 신규 품목을 출시하게 된다.또한 모더나코리아도 mRNA 기술을 기반으로 한 RSV 백신 '엠레스비아(mResvia)'의 국내 출시를 추진 중인데, 업계에서는 연내 출시도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화이자가 보유한 '아브리스보(Abrysvo)'도 향후 국내 출시가 예상된다. 모더나코리아 관계자는 "RSV 백신 국내 출시를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밝히기 어렵다. 적절한 시점에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여기서 베이포투스만이 항체주사, 나머지는 예방 백신이라는 점이다. 항체주사는 항체를 직접적으로 주사해 항원과 싸우게 하는 형식이라면, 백신은 약해진 항원 또는 죽은 항원을 주사해 항체를 몸 속에서 만들어낸다는 차이점이 존재한다.이 같은 연이은 RSV 항체주사 및 예방백신 국내 도입에 임상현장은 필요성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비급여로 환자부담이 큰 품목인 데다 임상적으로 필요한 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뜻이다.2023년 국내 월별 RSV 입원환자 현황. 임상현장에서는 아직까지 RSV 감염에 대한 인식도가 낮다며 백신 필요성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서울시내과의사회 곽경근 회장은 "아직 RSV 백신이 출시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접종 가격이 40~50만원으로 책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서 "아직까지 국내 임상현장에서 조차도 RSV에 대한 인식이 낮아 시장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곽 회장은 "대상포진의 경우 극심한 고통이 뒤 따르기 때문에 백신 접종인식이 자연스럽게 환자들에게 강조되면서 고가임에도 시장에 자리잡은 것"이라며 "RSV 감염 시 심혈관 위험이 증가된다고 알고 있지만 의사들에게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꼬집었다.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 역시 "미국에서는 독감 코로나와 함께 RSV가 트리플데믹 현상이 나타나 중요성이 커졌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역학조사가 이뤄진 바 없다"며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의 데이터를 가지고 필요성을 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마 과장은 "물론 RSV에 신생아가 감염된다면 무호흡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해 RSV 항체주사와 백신의 필요성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2-10 11:42:28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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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 간편청구 서비스 확대…민간 업계 괜찮나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보험개발원 실손보험 간편 청구 서비스가 올해 의원급으로 확장되면서, 민간핀테크 업계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간편 청구 서비스 구도에 변화가 있을지 의료계 관심이 쏠린다.10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실손24' 앱 서비스 대상에 의원급 의료기관과 약국이 포함된다.보험개발원 실손보험 간편 청구 서비스 실손24에 의원급이 포함되면서, 관련 업계 구도에 변화가 있을지 의료계 관심이 쏠린다.기존 실손24는 병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민간핀테크 업체 지앤넷 앱인 '실손보험 빠른청구'는 의원급 위주로 운영돼왔는데 이들이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 것.■공공·민간 앱 종별 구분 무너져…경쟁 치열 전망현재 간편 청구서비스 실손24에 487개 병원만 참여 중이지만, 청구 기준으론 대상 기관인 병원급 요양기관의 43%가 들어와 있다는 게 보험개발원의 설명이다. 더욱이 보건소 3490곳이 추가 예정이어서, 3월 말이면 과반이 시스템에 들어오게 된다.반면 실손보험 빠른청구엔 의원급을 중심으로 이날 기준 2만 974곳이 등록돼 있다. 이는 전체 의원의 60% 수준이다.하지만 실손24 대상 의료기관에 의원급이 포함되면서, 지앤넷 앱 제휴 의원이 보험개발원 앱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보험개발원에 대한 의료계 인식을 고려하면 실제 이동하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정부·보험업계 지원이 실손24에만 이뤄지고 있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특히 지앤넷과 제휴되지 않은 보험사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서비스 이용 시 1000원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중엔 주요 보험사들이 다수인데다가, 실손24의 등장으로 기존 제휴를 끊는 보험사들도 늘어나는 추세다.더욱이 정부·보험사의 실손보험 간편 청구 서비스 홍보가 실손24를 중심으로만 이뤄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환자 수요를 고려해 실손24로 이동하는 의료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와 관련 한 의원 원장은 "민간 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간편 청구하고 싶어도 1000원의 비용이 드는 것 보다 본인이 직접 서류를 전송하겠다는 환자들이 많다"며 "어떤 곳은 1000원을 내야하고 어떤 곳은 안 내도 된다고 하면 당연히 안 내도 되는 곳을 선택한다"고 말했다.이어 "실손24 제휴 의원이 많아지면, 환자 입장에선 어떤 병원은 간편 청구에 돈을 안 내는데 여기는 왜 돈을 받느냐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이때 환자가 의료계 우려나 병원 입장을 얼마나 생각해 줄지 의문이다. 결국 실손24 제휴 의원이 늘어나면 이를 따라가는 곳이 늘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민간 업계 '불공정' 비판 커져 "민간만 수수료 내"민간핀테크 업계에선 이를 불공정 경쟁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민간핀테크 업체를 통한 실손보험 간편 청구를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론 보험사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공공 간편 청구 앱과 민간 앱이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이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민간 업계 반발이 나오고 있다.이 때문에 앱 이용자에게 1000원의 수수료가 청구되고, 이 비용이 간편 청구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 이는 국민을 위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하겠다는 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의료기관이 간편 청구 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보험사들이 민간 업체의 데이터 전송을 거부하지 못하게 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다. 이렇게 된다면 민간 앱이 보험개발원 앱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와 관련 한 민간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보험사가 데이터화 된 환자 정보를 받지 않아 이를 팩스나 이메일로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청구 간소화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100% 민간 비용 비용으로 구축해 법에 따라 충실히 서비스해왔는데, 이를 공공으로만 강제하는 것은 엄청난 위헌 소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보험사 데이터 청구 거부로 기존 무료이던 서비스에 할 수 없이 비용을 받고 있다. 이는 가입자도 불필요한 비용을 감수하고 업계도 불공평한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보험업법으로 민간핀테크를 유지한다고 했으면, 이를 위해 의료기관 선택권과 보험사 전송거부 금지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의협도 예의주시 "다양한 경로로 청구할 수 있어야"대한의사협회도 이와 입장을 같이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서 국민과 의료기관 선택권을 보장하고, 보험사 역시 보험개발원을 경유하지 않는 청구 자료를 수신 거부하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다.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로 의료기관 행정업무가 과중된 만큼, 10만 원 이하 비용은 진료비 세부 내역 제출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협 실손보험대책위원회는 오는 10일 회의에서 관련 세부 사항을 논의한 뒤 이 같은 요구를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에 강력히 요구한다는 방침이다.보험업계의 환자 의료정보 집적 우려도 여전했다. 실제 보험업계는 지난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TF 회의에서 청구 전송 자료에 환자 진료 코드를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가 의협 반대로 무산됐다는 것. 이는 그 의도를 스스로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의협 실손보험대책위원회 이태연 위원장은 "의료기관과 국민 선택권 보장도 중요하지만, 요양기관에서 보험개발원을 경유하지 않고 보내는 청구 자료가 수신 거부되는 문제가 있다"며 "4대 보험사 중 한 곳만 수신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런 보험사의 수신 거부를 금지해야 한다. 어디를 경유하던 자료를 전송했으면 받아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이어 "더욱이 지난해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보험사들이 환자들의 진단 코드까지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렇게 보험료 지급을 막자는 것이 핵심이고, 간편 청구에서 이를 위한 기능을 확대하려는 속내"라며 "전송되는 환자 정보를 확장하려는 보험업계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관리 감독이 중요하다. 국민에게도 이런 문제를 계속 알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2-10 05:30:00개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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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까지 직접 나선 '담배소송'…항소심 승소 가능성은?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청구한 500억원대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항소심 최종 판결이 임박하며 의료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건보공단은 지난 1심 선고 패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정기석 이사장이 직접 법정을 찾아 변론을 진행하는 등 분위기 반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지난 2014년 첫 소송 시작 후 10년 이상 시간이 지나며 장기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담배소송의 핵심 쟁점과 향후 진행 방향 등을 알아봤다.■ "담배회사, 중독성·위험성 축소…책임 묻지 않는 것은 건강권 부정"담배소송은 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014년 4월 담배회사인 ▲KT&G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 코리아 및 제조사를 상대로 약 53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건강보험공단은 흡연폐해에 대한 담배회사의 책임을 규명하고 흡연 관련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 방지를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손해배상액은 20갑년 이상, 30년 이상 흡연 후 폐암 중 편평세포암·소세포암, 후두암 중 편평세포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3465명의 공단 급여비를 기준으로 책정됐다. 하루에 한갑(20개피)의 궐련을 1년 동안 피운 흡연력을 1갑년이라고 한다.실제 지난 2019년 기준 직접흡연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총 5만8036명으로 매일 159명이 사망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건강보험 진료비 또한 지난 2022년 3조5917억원을 지출했으며, 최근 5년간 평균 4.5%씩 꾸준히 증가했다.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인 ▲KT&G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 코리아 및 제조사를 상대로 청구한 500억원대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항소심 최종 판결이 임박하며 의료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공단 측은 흡연과 암 발생의 인과관계 및 담배회사의 제조물 책임 등을 주로 지적하며 공방을 이어갔다.건강보험공단은 "흡연과 암 발생의 인과관계는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확증된 사실"이라며 "고도흡연 후 폐암을 진단받았다면 이는 흡연으로 인한 질환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또한 공단 측은 담배 제조과정에서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설계를 채택하지 않았으며, 담배의 중독성 및 위험성에 대한 경고 역시 충분하지 않아 제조물 과실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담배회사가 저니코틴, 저타르 등의 단어를 사용해 소비자들에게 덜 해로운 제품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했다는 주장이다.대규모 액수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니만큼 6년 7개월이라는 긴 공방 끝에 2020년 11월 첫 소송 결과가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공단 측 청구를 기각하며 담배회사 손을 들어줬다.우선, 흡연과 폐암 발병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흡연 이외에 다른 요인들에 의해 폐암이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흡연이라고 원인을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것.담배회사의 제조물책임과 불법행위책임에 대해서도 공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담배회사의 담배 제조 및 판매 과정에 결함이 없으나 담배의 중독성이나 위험성 등을 축소 및 은폐하려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또한 법원은 건보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공단은 1심 패소에 굴하지 않고 지난 2020년 12월 항소심을 제기했다. 항소심 손해배상청구액 규모 및 피고 등은 1심과 동일하다.공단 관계자는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의 지속적 증가 및 담배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담배회사의 책임 규명 필요해 항소심을 제기했다"며 "소송을 통해 국민들의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재정을 보전하고, 그간 공단이 제출한 방대한 증거와 주장에 대해 상급법원의 심도있는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최근 항소심 11차 변론기일에 직접 참석한 정기석 이사장 또한 "흡연은 명백한 발암요인"이라며 "담배회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사회 전체 건강권을 부정하는 중대한 오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배소송 예측 어렵다…재판부 전향적 판단 기대"2심 재판의 쟁점은 ▲담배회사의 제조물 과실책임 ▲흡연과 암 발생간 인과관계 입증 ▲공단의 손해배상청구소송 당사자지위 등 3가지다.건보공단 법무지원실 이우영 팀장은 "우선 담배회사의 불법행위가 밝혀져야 인과관계 등을 따질 수 있을 것"이라며 "공단이 가장 집중해서 변론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건보공단 법무지원실 이우영 팀장은  "현재 2심에서 변론 쟁점 3가지에 대해 한 차례씩 변론을 마쳤으며 계획상으로는 다음 변론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다만, 증거자료 등에 기반해 법원이 추가 변론일을 잡을 수 있다. 늦어져도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이어 "또한 흡연과 폐암 발생 간 인과관계는 의학적이나 역학적으로 따져봤을 때 당연히 인정되지만, 법적 인과관계 기준으로 접근했을 때 인정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이러한 요소를 잘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건보공단은 소송대상자 중 흡연 외 암 발생의 위험 요인이 전혀 없는 1467명을 분류·제출해 1심 판결에 대해 추가 증명했다.항소심은 현재 11차 변론기일까지 마친 상태로 기존 계획으로는 12차 기일을 끝으로 사법부가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이우영 팀장은 "현재 2심에서 변론 쟁점 3가지에 대해 한 차례씩 변론을 마쳤으며 계획상으로는 다음 변론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다만, 증거자료 등에 기반해 법원이 추가 변론일을 잡을 수 있다. 늦어져도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공단의 승소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담배소송은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다.이어 "1심은 개개인의 가족력과 과거력 등을 모두 밝혀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라는 입장이었는데 공단은 역학연구결과 등을 토대로 다른 요인이 결합해도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이 확연히 높으면 원인으로 봐야 한다고 사법부를 설득하고 있다"며 "재판부가 전향적으로 판단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2심에서도 패소할 경우 3심 진행 여부는 아직 내부 논의 중인 단계다. 그는 "대법원까지 가게 되면 최종 판결이 나오기 때문에 파급력 등을 고려해 자문위원 등과 논의 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해외에서 정부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례가 여럿 있다는 점 또한 건보공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실제 미국은 지난 1998년 46개 주정부들이 미국 4대 담배회사들에 손해배상책임을 묻자 25년에 걸쳐 2060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의 조건으로 합의에 이른 바 있다.또한 1999년 미국 연방정부가 7대 담배회사와 2개 담배연구소를 상대로 부정부패조직범죄방지법 위반으로 제소한 사건에서 담배회사의 위법행위가 인정됐다.의료계에 정통한 변호사 A씨는 "흡연 피해자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며 "미국과 캐나다 등 많은 나라에서 폐암 등 흡연 관련 질병에 대해 담배회사 책임을 묻는 사례가 증가하며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선진국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설령 패소하더라도 흡연의 위험성을 사회적으로 재고해 국민건강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담배회사의 책임을 강조 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소송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2025-02-03 05:10:00건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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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항암제 엔허투 성공 신화…누가 바통 이어갈까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다트로웨이'가 미국에서 승인되며 올해 첫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전체생존기간(OS) 목표 달성 실패로 허가가 불확실할 것이라는 우려를 앃어내며 엔허투 이후 야심작으로 개발했던 결과물을 결국 임상 현장에 내놓은 것.이 같은 소식에 제약·바이오업계는 ADC 시장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며 후속 주자에 주목하고 있다. 힘겨운 허가 속 성공…이후 행보는?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다트로웨이(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를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했다. 이로써 미국 시장에서 다트로웨이는 호르몬수용체(HR) 양성,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2형(HER2) 음성 유방암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해졌다.다트로웨이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한 두 번째 ADC다. 이미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ADC 신약개발 붐을 일으킨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를 보유하고 있다.Trop-2 단백질은 유방암에서 과발현되는 세포막항원으로 특히 삼중음성유방암의 90% 이상에서 과발현된다. 다트로웨이는 Trop-2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독성물질을 암세포 내부로 투하한다. 표적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의 장점은 살리고 건강한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이번 허가로 다트로웨이는 Trop-2를 타깃으로 허가된 두 번째 ADC 신약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다트로웨이 허가 전 Trop-2를 타깃하는 ADC는 길리어드의 트로델비(사시투주맙고비테, 길리어드)가 유일했다.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ESMO 2023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다트로웨이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TROPION-LUNG01 임상3상 연구를 공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폐암 적응증을 다시 제출하면서 임상현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다트로웨이의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폐암과 유방암 임상 3상 최종 분석에서 목표로 삼았던 OS 데이터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허가에 빨간불이 켜지기도 했다.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해 11월 폐암에서 임상연구 데이터를 충족하지 못하자 전략을 선회, 신규 EGFR 비소세포폐암으로 적응증을 다시 제출했다. 홍민희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ADC 역할을 생각한다면 현재까지 승인 된 것이 없다. 그나마 Trop-2 타깃 ADC 연구를 보면 어떤 서브 그룹이 좋았다라는 이야기는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이 데이터를 갖고 과연 FDA 승인을 받을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어쨌든 1차 종료점을 만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하지만 다트로웨이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유방암에서 FDA 허가를 받으며 향후 폐암에서의 승인도 기대케 했다.켄 켈러 다이이찌산쿄 글로벌 항암제 부문 대표 역시 "이번에 다트로웨이가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앞서 내분비 요법제와 전통적인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진행했던 호르몬 수용체 양성, 표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 유방암 환자들이 전이기 단계에서 조기에 새로운 Trop-2 타깃 ADC를 사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기대커지는 ADC 후발주자그렇다면 다트로웨이에 이어 올해 허가가 기대되는 ADC 신약 후보는 어떤 것일까.현재로서는 다이이찌산쿄의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 단연 주목받는 후보다. 지난 2023년 다이이찌산쿄와 MSD는 ADC 항암제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동개발 협약을 맺은 바 있다.메디칼타임즈가 2022년까지 ADC 개발 현황을 재구성한 것이다. 이후 엔허투와 파드셉이 연이어 개발되면서 신약 개발 대세로 자리잡았다.이를 통해 MSD는 3개 ADC 후보물질(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 이파나타맙 데룩스테칸, 랄루도타툭 데룩스테칸)의 일본 외 글로벌 개발, 판매 권리를 획득했다. 파트리투맙과 이파나타맙은 폐암, 랄루도타툭은 난소암 대상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 중이다.이 가운데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3형(HER3)을 타깃하는 파트리투맙은 임상2상 HERTHENA-Lung01 연구에서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대비 EGFR 변이 환자에게 효과를 보였다.임상에서 파트리투맙은 완전반응(CR)뿐만 아니라 부분반응(PR) 66명을 확인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29.8%로 나타났다. 현재 이 치료제는 FDA 우선심사 의약품에 지정돼 올해 6월에 승인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아울러 아스텔라스와 씨젠은 엔허투와 함께 ADC 신약개발 성공을 이끌어 낸 파드셉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이다. 표준요법으로 자리매김한 요로상피암에 더해 유방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등에서도 가능성을 탐색 중이다.이같이 글로벌 제약사의 ADC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ADC 개발 존재감은 더 커지는 형국이다. ADC 자체를 개발하거나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후속 품목 개발에 협력하는 방식이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ADC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필두로 다양한 임상에 도전 중이며 실제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길리어드와 아스트라제네카 및 다이이찌산쿄도 트로델비와 다토포타맙을 키트루다 혹은 임핀지(더발루맙) 등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으로 임상연구에 도전 중이다.대표적인 국내 기업을 꼽는다면 '리가켐바이오'를 꼽을 수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ADC 개발 전문 기업으로 총 10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도 ADC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국내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중항체에 ADC를 접목한 신약 후보물질 3개를 도출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임상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이중항체 ADC는 기존 ADC의 부작용 우려를 낮추고 효능을 더 높인 기술로 주목받는다. 최근 알테오젠이 MSD 및 다이이찌산쿄와 연이어 SC 제형 개발을 위해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이 밖에 알테오젠은 독자적인 SC(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을 토대로 '키트루다SC'뿐 아니라 '엔허투SC'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의 ADC 신약 엔허투의 제형을 SC로 변환하겠단 목표다. 만약 성공할 경우 추가적인 기술 제공에 따른 수익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성공으로 ADC와 면역항암제 조합이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조합은 벌써부터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에 주목을 받을 정도"라며 "리가켐바이오는 오노약품, 얀센, 암젠 등 글로벌 빅파마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업화 아이템은 아직 없지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ADC가 차세대 캐시카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원천 기술 자체를 보유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ADC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로얄티를 계속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기술을 사들인 제약사보다 더 큰 실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25-01-31 05:30:00바이오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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