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점
특허 만료후 개발하면 삼류...제약사들 제네릭 개발 '더 빨라진다'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국내 제약사들의 특허 도전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블록버스터의 특허만료, 재심사 만료 등을 기다렸다면, 이제는 급여 이전부터 시장성을 선점을 노리는 것.이같은 움직임은 약가 인하 등 업계의 상황이 어려워지는 만큼 발빠른 공략으로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국내사들의 특허 도전 및 후발의약품 진입 전략이 빠른 시장 선점을 노리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국내사들은 '탈리제정(미로가발린)'에 대한 제제 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에서 인용 심결을 받았다.한국다이이찌산쿄의 '탈리제정은 미로가발린 성분의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로 지난 2020년 국내 허가를 받은 품목이다.다만 허가 후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급여 등재가 이뤄지지 않은 비급여 약물이다.이에 비급여인 상태로 대웅제약, 삼진제약, 동아에스티, 휴온스, JW중외제약, 경동제약 등 제약사들이 특허에 도전하며 후발의약품 개발에 나섰다.현재 탈리제정에 등재된 특허는 총 3건이다. 이 중 2034년 만료되는 염·조성물 특허를 지난 6월 극복한 데 이어, 최근에는 2036년 만료되는 제제 특허까지 회피에 성공했다.이에 2031년 물질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제네릭을 조기 발매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결국 급여가 이뤄지기도 전에 이미 국내사들의 진입이 예고되면서 낮은 약가의 제네릭 진입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이같은 움직임은 과거에 비해 국내사들의 제네릭 개발 전략이 급여 여부보다는 '시장성'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과거에는 비급여 의약품은 시장 진입 리스크가 크고 처방량이 제한적이어서 특허 도전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최근에는 급여가 이뤄지기도 전 특허 도전을 통해 퍼스트 제네릭으로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실제로 최근에도 이미 다수의 품목들이 급여 이전 국내사들의 도전을 받아들였다.최근 도전 대상이 된 탈리제정 제품사진. ■ 제네릭이 더 빨리 진입…오리지널은 철수특히 이같은 전략이 주효한 것은 오리지널과 제네릭간의 경쟁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발빠른 제네릭사들이 시장을 오히려 선점하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실제로 건선 치료제인 '오테즐라(아프레밀라스트)와 뇌전증 치료제인 브리비액트(브리바라세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이중 브리비액트의 경우 최근 오리지널의 철수와 제네릭 품목들의 급여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지며, 빠른 도전이 가져오는 시장 재편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우선 암젠의 건선치료제 오테즐라의 경우 급여 등재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국내사들이 특허 심판을 청구해 승리했다.이후 약가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급여 등재가 불발되면서 결국 암젠은 2022년 6월 오리지널 제품의 자진 취하를 결정하며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이후 특허도전 업체들이 제네릭을 허가 받으며, 오리지널이 사라진 시장에서 제네릭들이 급여 등재 절차를 밟아, 제품을 발매했다.브리비액트의 경우 특허 도전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만료 시점에 맞춘 제네릭 허가가 주효했다.오리지널인 브리비액트 역시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에서 2건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이에 국내사들은 제네릭을 먼저 허가 받으며,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춘 제네릭 허가와 함께 비급여 출시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급여 등재를 노렸다.이처럼 제네릭들이 공세를 펼치는 과정에서 브리비액트는 재심사 자료 제출을 포기, 시장에서 철수했고 제네릭들만이 국내 급여권에 들어섰다.여기에 오리지널의 철수 외에도 급여권 문턱에 막힌 사이, 제네릭들이 준비 과정을 마친 사례도 나오고 있다.오리지널과 한달 차이로 급여권에 진입한 오페브 제형 변경 품목들. ■ 빠르고 정밀한 도전…오리지널과 사실상 동일 시점에 경쟁한국베링거인겔하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오페브'의 경우에도 허가 이후 약 8년간 급여 문턱을 넘지 못했다.하지만 이 공백기간 동안 국내사들은 특허 회피와 함께 제형 변경 등을 시도하면서 급여 시점에 맞춰 시장에 진입, 사실상 오리지널과 동일선상에서 경쟁을 시작했다.특히 오페브의 경우 제네릭사들이 특허 도전에 나서면서 특발성 폐섬유증과 관련한 적응증을 배제하는 등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여기에 오페브는 급여 등재 과정에서 특발성 폐섬유증은 제외하고, 전신경화증 연관 간질성 폐질환, 진행성 폐섬유증에 대해서 인정을 받으면서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사실상 동일 선상에서 경쟁을 시작하게 됐다.이에 오페브의 급여에 이어 제네릭 및 정제로 제형을 바꾼 품목들 역시 빠르게 약사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시장 진입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이처럼 최근에도 국내사들이 오리지널에 앞서 제네릭 진입을 노릴 수 있는 것은 국내 급여가 낮게 설정되기 때문이다.다국적 제약사들은 한국에서 낮은 약가를 수용할 경우 글로벌 참조가격제에 의해 타국에서의 약가 협상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기 때문이다.이에 최근 정부 역시 이중약가제도 등을 도입, 급여권 진입의 길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다만 이미 오랜 기간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한 약제들이 존재하는데다, 이중약가제도에도 적정 약가를 산정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국내사들의 빠른 진입 전략은 한동안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