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급여화 속도전…제약사엔 호재? 건보 재정은 비상?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기본법상 청년 연령(20~34세)을 대상으로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화를 적극 검토하면서 관련 업계는 물론 일선 개원가가 들썩이고 있다.18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7월 시민 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도 이 대통령은 탈모 치료제 급여화를 언급한 바 있지만 정부가 토론회 개최 등 구체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대통령발 탈모치료제 급여화 검토 소식에 일선 제약사 매출에는 희소식인 반면 의료계 일각에선 건보재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탈모치료제 급여화가 현실화되면 남성형 탈모 치료에 흔히 쓰이는 '두타스테리드' 및 '피나스테리드' 계열의 경구용 약제가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이미 국내 탈모 치료제 처방 환자는 2021년 약 80만 명에서 2025년 약 131만 명으로 5년 새 60% 이상 급증하며 시장 자체가 지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실제로 탈모 치료제 위탁생산(CMO) 사업을 영위하는 일부 제약사들은 매출 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유유제약은 국내 27개 제약사에 두타스테리드 성분 의약품을 수탁 공급 중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유유제약의 두타스테리드 수탁 매출은 지난 2025년 120억원 규모로 성장, 위탁생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32%에 달하는 수준이다.유유제약 유원상 대표는 "정부의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 논의는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그는 이어 "특히 두타스테리드 성분은 호르몬 제제로 매우 엄격한 생산공정을 구축해야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후발주자의 진입이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생산 역량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유유제약은 보다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유유제약 이외에도 JW중외제약 등 두타스테리드 성분 탈모치료제 CMO 업체들은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내 신중론도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보험급여 적용 대상 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면 결국 '약가'가 중요할 것이라고 봤다.그는 "기존에 비급여로 판매할 때보다 급여가 적용되면 약가(단가) 자체가 확 떨어지게 되고, 공급 가격도 이에 맞춰야 한다"며 "게다가 제약사별로 탈모 치료제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여부는 봐야한다"고 말했다.일선 개원의들은 '건보 재정'에 대한 우려가 컸다. 당장은 환자 증가 효과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볼 때 신중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 판단이다.대한의사협회 겸 대한피부과의사회 민복기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은 중증도와 연령 기준의 모호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그는 "현재 온몸의 털이 빠지는 '전신 탈모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은 한 달에 약 60만원에 달하는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이조차 비급여 상태인데 청년 대상 탈모 급여화가 적절한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연령별 기준도 모호하다. 가령 36세인데 탈모가 심각하게 진행된 환자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증상은 심각하지 않아도 34세라는 이유로 급여 지원을 받는 것은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민복기 위원장은 "무조건적인 연령별 적용보다는 전문가 간담회 및 공청회를 거쳐 '탈모 중증도'에 따른 정밀한 프로토콜을 짜야 한다"며 "건보 재정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시범사업을 통해 단계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중증도별로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