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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수동 노안 안경 잊어라…현직 교수 자동초점 특허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거나 렌즈에 따라 시선 처리를 다르게 해야 했던 기존의 노안 안경을 대체할 기술이 나왔다.안경 중앙부의 라이더 거리 측정 기술로 거리를 실시간 측정, 액체 렌즈의 곡률과 초점거리를 자동으로 바꾸는 '자동 초점 보정' 안경에 대한 특허가 등록된 것.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 안과병원 황호식 교수는 노안 해결을 위한 자동초점 안경(autofocusing glasses, 사용자가 보고자하는 거리에 따라 초점을 자동 조절하는 안경) 기술 2건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이번 특허는 ▲액체 렌즈(liquid lens, 다이얼을 돌려 곡률을 바꾸는 렌즈) 기반 자동초점 안경 및 제어방법(등록번호 제10-2910730호) ▲알바레즈 렌즈(Alvarez lens, 상호보완 형상의 두 렌즈를 수평 이동해 초점을 조절하는 광학계) 기반 자동초점 안경 및 제어방법(등록번호 제10-2910729)이다.액체 렌즈 타입은 안경 중앙부의 라이더(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레이저를 이용한 거리 측정 기술)로 시야 내 물체까지의 거리를 실시간 측정하고, 이 정보를 소형 모터 구동부에 전달해 액체 렌즈의 곡률과 초점거리를 즉시 조절한다. 사용자는 먼 거리부터 근거리(스마트폰·독서 거리)까지 별도의 초점 전환 동작 없이 선명한 상을 얻을 수 있다.알바레즈 렌즈 타입은 동일한 거리 측정·제어 체계를 적용하되, 두 장의 알바레즈 렌즈를 측면으로 미세 이동시켜 굴절력을 바꾸는 방식이다. 기계적 이동으로 광학 수차를 정밀 보정할 수 있어, 다양한 사용 환경에서 안정적 자동초점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황 교수는 "노안 환자의 생활거리가 다양해지는 만큼, 거리 인지–광학 제어–즉시 초점 보정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한 점이 핵심"이라며 "액체 렌즈와 알바레즈 렌즈라는 두 가지 플랫폼을 통해 사용 편의성과 광학 성능의 선택지를 확장했다"고 밝혔다.황 교수는 해당 기술의 경량화·효율화·사용성 검증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웨어러블 의료기기 및 디바이스 업체와의 임상–사업화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다.
초점

시험대 오른 혁신기기 즉시 진입제도…학계vs산업계 평행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규제 혁신을 목표로 추진되는 혁신의료기기 즉시 시장 진입 제도를 두고 의료계와 산업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의료계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 유입을 우려해 패널티 등 퇴출 기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반면 산업계에선 과도한 진입 장벽으로 규제 완화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정부가 혁신의료기기가 80일 만에 즉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의료계와 산업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1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중인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 시행을 두고 의료계와 산업계가 끝없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이 제도는 혁신적 의료기기가 허가 후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임상 현장에 진입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대신 정식 허가 단계에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높은 수준의 임상 평가 자료를 요구한다.■의료계 부작용 우려 "강력한 사후 규제, 패널티 있어야"하지만 의료계에선 이 제도로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적 유효성 검증 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엔 의무였던 임상 근거 축적이 권고 수준으로 약화하면서 기업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연구 대신 비급여 수익 창출에만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검증되지 않은 기술이 시장에 안착했을 때 이를 걸러낼 퇴출 기전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사후 모니터링 체계가 미비한 상태에서 시장 문턱만 낮추는 것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것.진단 보조 AI처럼 단기간에 증례 수집이 가능한 분야까지 비급여 기간을 보장해 주는 것은 환자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특히 우려가 큰 곳은 즉시 사용 트랙이 기업의 수익 창출을 위한 편법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즉시 사용 기간 동안 비용이 드는 임상 연구를 진행하지 않고 3년 동안 비급여 수익만을 올린 뒤 빠져나가는 소위 '먹튀'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이렇게 된다면 의료기관은 미검증 기술을 도입했다는 신뢰도 하락과 법적 책임 소재에 직면할 수 있다. 환자 역시 임상적 유효성이 불분명한 의료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한 꼴이 된다. 이는 전문가의 감시를 벗어난 상업적 제도 설계라는 것.한 의대 교수는 "고작 80일로 의료기기의 안전성·유효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로 비급여 수익만 챙기고 빠져나가는 소위 '먹튀'를 조장할 수 있다"며 "병원 입장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기기를 환자에게 권유한 셈이어서 의료 현장 혼란과 환자 피해가 우려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퇴출 기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퇴출 이력이 있는 기업이나 기술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재진입을 금지하는 등의 패널티를 부여해야 한다"며 "연구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거나 임상 데이터를 조작·방치했을 경우, 즉시 사용 동안 벌어들인 수익 일부를 환수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산업계, 과도한 요건에 실효성 의문…차등 지원 요구반면 산업계에선 이 겉으로 보기엔 파격적인 규제 완화로 비치지만, 실질적으로는 의료기기 기업들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한 번 허가를 받으면 3년 뒤 평가 결과에 따라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험은 사라지지만, 그 문턱을 넘기 위한 준비 과정이 녹록지 않다는 우려다.실제 국제 수준의 임상 평가 자료를 구축하는 데는 통상 3년 내외의 시간과 수억 원의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 특히 혁신·유예 기간 중 충분한 사용량을 확보하지 못한 대다수 기업은 정식 평가 신청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다.특히 혁신 기술이 하나밖에 없거나, 임상 연구를 진행할 여력이 없는 중소 스타트업에겐 해당 제도가 그림의 떡이라는 것. 이는 시장 구조가 대형 기업 위주로 편향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이에 산업계 내부에선 사용 기한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실제 사용량에 근거한 규제 설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과도하게 사용되는 기기는 적절히 규제하되, 사용량이 적어 데이터 확보가 어려운 유망 기술엔 별도의 지원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취지다.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 절차 사진이와 관련 한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이 제도는 기업들에 마냥 유리한 제도는 아니다. 국제 수준의 임상 평가 자료를 준비하는 데에만 최소 3년이 걸릴 것이고 그 비용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특히 그동안의 혁신·유예 기간에도 정식 평가를 뒷받침할 만큼의 사용량을 확보하지 못한 곳이 많아 신청 단계에서부터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어 "무조건적인 기간 제한보단 혁신·유예 기한을 사용량 기준으로 고시해 사용량이 과도한 영역만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다고 본다"며 "반대로 사용량이 적은 곳은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의료인공지능학회 "제도 필요성 인정…부족한 점 보완해야"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는 이 제도에 대해 기회와 우려가 공존한다는 중립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제도는 우수 의료기기 조기 도입을 가능케 해 환자의 혁신 기술 접근성을 높이고, 기업엔 시장 조기 진입 및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확실한 이점을 제공한다는 평가다.하지만 동시에 ▲환자 안전 및 유효성 검증의 부족 ▲건강보험 재원 활용에 대한 정합성 이슈 ▲기존 혁신의료기기 제도와의 형평성 문제 ▲신의료기술평가 등 제도 운영 상의 불확실성 등 한계점 또한 명확하다고 진단했다.학회는 먼저 국내 의료 AI 산업이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에 주목했다. 국내 의료 AI 분야는 세계적으로도 이른 시점에 시장이 형성됐다. 하지만 정작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은 지체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소위 '데스밸리(Death Valley)'라 불리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우려다. 의료기술 특성상 실제 환자에게 쓰이지 않으면 학문적 발전이나 기술 진보가 어렵기 때문이다.다만 학회는 의료계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깊은 공감을 표했다. 생명을 다루는 의료 영역에선 안전성·유효성·비용효과성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러한 절차를 축소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것.이에 학회는 제도의 안정적인 안착을 위해 엄격한 사후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안전성과 유용성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거나 기술이 오남용될 경우, 시장 퇴출 기전이 작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이는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조치며, 제도의 부족한 점은 운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단순히 국민건강보험 재원을 활용해 의료 AI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와 국민 정서상 아직 이른 만큼, 정부 보조금이나 별도 기금 마련 등의 대안이 적합하다고 봤다.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 박창민 회장은 "국내 기업들은 빠르게 사업을 시작했음에도 실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지 긴 인고의 시간을 보내왔기에, 지금은 '데스밸리'를 돌파할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의료 AI가 실제 환자에게 쓰여야만 학문적·의료적 진보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이번 제도는 활용 확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손기술의 한계, 로봇으로 극복…개원가도 로봇수술 시대"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신장 결석 치료의 '골든 스탠다드'로 불리는 연성신요관경하 신정결석제거술(역행성신장내수술, RIRS)이 로봇 기술과 만나 진화하고 있다. 특히 대학병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수술 로봇이 최근 국내 개원가에 최초로 상륙하며 어떤 임상적 효용을 낼 수 있는지 관심이 집중된다.국산 신장 결석 로봇수술 기기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최신의 기술. 도입 4개월 차를 맞는 골드만비뇨의학과 민승기·나준채 원장을 만나, 국산 신장 결석 수술 로봇 '자메닉스(Zamenix)' 도입 배경과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체감 변화를 들어보았다.■ 물리적 한계 극복이 핵심…"예후 개선과 맞닿아"나준채 원장은 수술 로봇 도입의 가장 큰 이유로 '인간 신체의 물리적 한계 극복'을 꼽았다. 기존 요관경 수술 역시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집도의의 숙련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고, 집도의의 손목 회전 반경이나 신체적 피로도, 환자의 신체 구조 특성은 여전한 제약 요인이다.골드만비뇨의학과가 의원급에서는 최초로 신장 결석 수술 로봇 자메닉스를 도입하면서 대학병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로봇수술의 개원가 시대를 열었다."결석의 위치와 환자의 내부 구조는 사람마다 제각각입니다. 손으로 조작하다 보면 '조금만 더 돌리면 닿을 것 같은데' 하는 아쉬운 지점이 반드시 생기죠. 로봇은 이러한 물리적 제약을 지워줍니다. 사람이 몸을 비틀어가며 어렵게 접근하던 위치도 로봇은 안정적인 자세로 정교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줍니다."나 원장은 자메닉스 도입 후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로 '안정성'과 '시야 확보'를 언급했다. 로봇은 사람의 미세한 손떨림을 완벽하게 차단, 좁은 신장 내부 공간에서 기구가 의도치 않게 점막에 부딪히는 일을 방지한다.그는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움직임이 화면상에서는 크게 나타난다"며 "로봇은 딱 멈추면 그 자리에 그대로 고정되기 때문에 점막 손상이 줄어들고, 출혈이 최소화되면서 수술 내내 깨끗한 시야를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는 결국 결석 제거율(Stone Free Rate) 향상으로 이어지는 핵심 동력이 된다는 것. 실제로 자메닉스의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결석 파쇄 시간은 35% 단축됐고, 점막 접촉 횟수는 66% 감소했다. 또한 93.5%에 달하는 높은 결석 제거 성공률과 6.5%의 낮은 합병증 발생률을 기록하며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한 바 있다.(왼쪽부터)나준채, 민승기 골드만 비뇨의학과 원장■ 자동화 기능으로 편의성 증대…"국산 기술력, 임상 활용 충분"자메닉스에는 호흡보상 기능이나 자동화된 기구 조작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이 탑재돼 있다. 나 원장은 "클릭 한 번으로 기구가 자동으로 드나드는 기능 등은 집도의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준다"며, "아직 호흡보상 기능은 적응 단계에 있지만, 기술 자체가 주는 편의성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그간 로봇수술 분야는 외산이 잠식했다. 국산 의료기기의 신뢰성은 어느 정도일까.민승기 원장은 "100% 국내 기술로 개발된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음압 성능이나 정교함 면에서 해외에서 연구개발 중인 장비들보다 오히려 우수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한국의 로봇 수술 기술력이 임상 현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물론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보완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민 원장은 실제 수술 시간은 단축됐으나, 장비 세팅 및 억세스 시스(Access Sheath) 연결 등 준비 과정에서의 섬세한 조정이 필요해 전체 소요 시간은 아직 기존 수동 수술보다 조금 더 걸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민 원장은 "장비와 연결하는 과정이 매우 섬세해야 하므로 시간이 걸린다"며 "술기 역시 숙련도가 높아짐에 따라 충분히 단축될 수 있는 부분이고 이미 시뮬레이터와 동물 실험 등을 통해 충분한 트레이닝을 거쳤기에 임상 적용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덧붙였다.나준채 원장의 자메닉스 장비 운용 모습. 나 원장은 로봇을 통한 정밀헌 제어가 수술 예후를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빈치처럼 RIRS 로봇도 비뇨기 수술의 대세 될 것"현재까지 자메닉스를 활용한 국내 수술 건수는 전국적으로 약 300~400건 미만으로 추산된다. 아직 대규모 통계 데이터가 쌓이는 단계는 아니지만, 민 원장은 실무자 입장에서의 체감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전했다."과거 다빈치 로봇이 처음 도입됐을 때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암 수술의 표준(Standard)이 됐습니다. 자메닉스를 이용한 로봇 RIRS 역시 성능 개선과 데이터 축적이 이뤄지면 결석 수술의 대세가 될 것입니다."골드만비뇨의학과는 잠실점과 강남점에 자메닉스를 도입해 개원가 로봇 수술 시대를 열었다. 민 원장은 향후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회 발표 및 연구 논문 작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마지막으로 민 원장은 개원가 로봇 도입 확산에 대해 "현재 개원가엔 RIRS 수술에 능숙한 전문의가 전국적으로 많지 않아 단기간에 급격히 도입되긴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비뇨기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로봇 도입이 필수적인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영 대표의 병원ESG 칼럼]

재사용의 부활, 첨단 기술이 열어 준 길

[메디칼타임즈=스테리케어 박선영 대표 ]나는 병원에 갈 때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바로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일회용품 쓰레기다. 마스크, 장갑, 주사기 포장지, 수술 가운과 드레이프까지… 모두 감염 예방이라는 명분 아래 단 한 번 쓰이고 버려진다. 물론 환자의 안전과 의료진의 보호가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늘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모든 것이 정말 다 일회용일 수밖에 없을까?”사실 의료 역사에서 재사용은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면직물로 만든 수술 가운과 기구는 세탁과 멸균 과정을 거쳐 여러 차례 사용되었다. 그러나 에이즈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등장하면서 안전이 절대적 가치로 부각되었고, 일회용품이 의료 현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당시에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폐기물 폭증이다.이제 기술이 상황을 바꾸고 있다. 고기능 극세사 소재는 수십 차례 세탁해도 방수성과 차단 성능을 유지한다. 정전기 방지 가공과 항균 처리 기술은 위생성을 강화했고, 고온 스팀 멸균 시스템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 나는 이 지점에서 놀라운 가능성을 본다. 재사용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첨단 기술이 열어 준 새로운 해법이라는 사실이다.실제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캐나다 녹색건강관리연합(The Canadian Coalition for Green Health Care)은 의료 시스템 전반에서 폐기물 절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분석했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재사용 가능한 수술 가운”이었다. 단순히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까지 입증되었다. 나는 이 결과를 보며 ‘재사용은 환경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병원 경영에도 이득을 주는 전략’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되었다.국내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선다. 나는 여기서 의료의 철학적 전환을 읽는다. “일회용이 곧 안전”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안전”으로 나아가는 변화 말이다.물론 재사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초기 비용과 노력이 든다. 세탁·멸균 시설, 품질 관리 체계, 물류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한 과제가 아니다. 캐나다와 유럽의 사례는 이미 가능성을 증명했고, 한국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의지다. 병원과 정부가 함께 “한 번 쓰고 버리는 의료”에서 “반복해 안전하게 사용하는 의료”로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내야 한다.나는 재사용 의료용품이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병원의 미래를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본다. 폐기물 감축, 비용 절감, 그리고 환자와 사회의 신뢰 확보. 이 모든 것이 재사용을 통해 가능하다. 병원이 진정으로 지속 가능성을 고민한다면, 재사용 의료용품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나는 우리가 그 변화를 망설이지 않기를 바란다.
2026-02-02 11:25:30중소병원

의사대표자회의 하루 앞 "의협, 발전 위해 해체해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미래의료포럼이 오는 31일 열리는 전국의사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대한의사협회의 발전적 해체와 시스템 재설계를 촉구했다.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31일 '전국의사 대표자대회'를 열고 의사인력 수급 추계 위원회 추계 결과에 대한 대응에 나선다. 이날 회의에선 과학적 의사인력 추계 및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전국의사 대표자대회를 하루 앞 둔 가운데 의료계 일각에서 대한의사협회의 발전적 해체를 논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이에 미래의료포럼은 성명서를 내고 지금의 의협 체제로는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00여 년 전 구축된 협회 구조는 급변하는 정책 환경과 복잡한 의료 현안을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포럼은 대한민국 의료계가 의대 정원 증원, 필수의료 위기, 지역 의료 불균형 등 중대한 과제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협은 내부적으로 개원의, 봉직의, 전공의, 의대생 등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단체의 구조적 한계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료계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더욱이 지도부만 교체하는 방식은 이미 여러 차례 실패했으며, 의료계 내부 피로감과 분열만 초래했을 뿐이라는 것. 같은 구조에서 같은 방식만 반복해선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미래의료포럼은 "기존 틀 안에서 지도부만 교체하는 방식의 결과는 늘 비슷했다. 큰 희생을 치르고도 정책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으며, 의료계 내부엔 피로감과 분열만이 남았다"며 "같은 구조에서 같은 방식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기에 의료계에 필요한 것은 인물의 교체가 아니라 시스템의 재설계다"라고 밝혔다.이어 "새로운 조직은 의료계 내 다양한 직역의 단결을 이끌면서도 구성원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정부·국회·국민과도 실효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정책 전문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이는 축적된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더 강한 의료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의료계의 정당한 권익과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1-30 10:46:17개원가

"지역의사제, 이미 실패한 모델 재탕"…대안 제시나선 의협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의사협회가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 중인 '지역의사제'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제도라며 전면적인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이는 일본이나 대만에서 이미 실패한 제도로 의무복무를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협은 자발적 정착을 유인한 대안을 제시했다.29일 의협은 "지역의사제는 일본이나 대만에서 이미 실패한 제도로, 의무복무를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며 해당 법안의 논의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의사협회가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의사제를 이미 실패한 모델로 규정, 자발적으로 지역 내 의사 유입을 늘릴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미지 = AI 생성)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의사제는 입시단계부터 지역 내 근무를 조건으로 선발하고, 면허 취득 후 일정기간(10년) 특정 지역에서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의협은 지역의사제가 이미 해외에서 실효성이 없음이 입증된 '실패한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과 대만 등 유사한 제도를 먼저 도입했던 국가들에서도 의무복무 강제 방식은 장기적인 인력 정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의협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시행된 국가들의 사례를 볼 때, 강제 복무 방식은 의료 인력의 자발적 유입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실패가 입증된 정책을 무리하게 도입하는 것은 의료 체계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특히 의협은 지역의사제가 헌법 제15조(직업선택의 자유)와 제14조(거주·이전의 자유)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면허 취득 후 1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특정 지역과 특정 기관에서의 근무를 강제하고, 이를 어길 시 면허 정지 및 취소까지 가능하게 한 것은 입법 수단의 비례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또한, 시행규칙상 지역의사제 전공의의 수련 병원을 서울 제외 지역으로 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개인의 학습권까지 제한하는 과도한 조치라며 개선을 요구했다.실제로 강제 복무 정책이 실효성이 없음을 증명하는 데이터로 군위탁생 사례가 제시됐다. 군위탁생 의무복무 완료자 중 76.2%(32명)가 복무 종료 후 즉시 전역을 선택한 사례에서 보듯, 강제성은 장기적인 지역 의료 인력 확보의 해답이 될 수 없다는 논리다.국가가 공공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료인력을 전문적·안정적으로 양성할 수 있도록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서도 반대 노선을 정했다.과거 도입됐던 의전원들이 이공계 인력 유출과 교육 기간 연장 등의 부작용으로 대부분 6년제 의과대학으로 회귀한 전례가 있음에도, 이를 다시 도입하는 것은 정책적 오판이라는 지적이다.의협은 "충분한 교육·수련 인프라가 미비한 상태에서 인력을 양성하고 강제 배치할 경우, 결과적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질 낮은 의료를 강제하는 꼴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는 결국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더욱 심화시켜 지역 의료 체계를 붕괴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게 협회의 판단.이에 의협은 정책의 방향을 '강제 배치'에서 '자발적 유입'으로 선회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구체적으로는 ▲기존 국립대 의대 내 지역의료 특화 트랙 설치 ▲민간 대비 경쟁력 있는 보수 체계 및 신분 보장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통한 법적 보호 강화 ▲지역 주거 및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제시했다.의협은 "전문가 의견이 무시된 채 다수의 힘으로 추진되는 현재의 보건의료정책 심의 구조는 철저히 변해야 한다"며 "의료인이 지역 현장에서 전문가로서 보람을 느끼며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공공의료 강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2026-01-30 05:30:00개원가

고착화된 의약품 수급 불안정…의료계 "낮은 약가가 원인"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가 심화하면서 관련 대책 마련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에서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낮은 제조 원가와 취약한 공급망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29일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수급 불안정 의약품 성분명 처방 국회 토론회'에서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의료계의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수급 불안정 의약픔 성분명 처방 국회 토론회'에서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의료계 우려가 나왔다.대한의사협회 김충기 정책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가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상시적인 구조적 위기로 고착화했다고 우려했다.현 의약품 품절 사태는 단순한 물류 문제를 넘어, 제조 원가와 공급망 전반의 취약성에서 비롯된 보건 안보의 위기라는 진단이다.특히 김 이사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의 주요 원인은 매우 낮은 약가와 제조 공정의 복잡성이라고 강조했다. 채산성이 낮은 저가 필수 의약품일수록 공급 중단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실제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서도 단가가 낮은 제네릭 주사제나 항생제 등이 주요 품절 품목에 포함돼 있다는 것. 이는 제조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인해 생산을 기피하거나 기반 시설 투자를 축소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현행 대응 체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개별 약제 수급 현황을 사후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선제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비판이다.특히 원료 의약품 자급률이 낮아 글로벌 공급망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것. 단순한 행정적 관리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임상적 맥락을 고려한 포괄적인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대한의사협회 김충기 정책이사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 해결을 위해  범부처 거버넌스 구축을 촉구했다.약계가 의약품 수급 불안정 해법으로 성분명 처방을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원료 공급 자체가 중단되거나 생산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단순히 처방 방식만 바꾼다고 약물의 절대적인 부족량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오히려 성분명 처방을 전제로 한 과도한 약가 경쟁은 제조사들의 생산 의지를 더욱 꺾어, 수급 불안을 심화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성분명 처방에 따른 임상적 위험성도 경고됐다. 생물학적 동등성이 입증된 제네릭이라고 해도, 실제 임상 현장에선 고령자·소아 등 환자의 특성에 따라 효능과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특히 치료 범위가 좁은 약물의 경우 제네릭 간 교체 복용 시 혈중 농도 변동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임상적 판단과 처방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설명이다.김 이사는 "의약품 수급은 보건 안보의 핵심 문제다. 최근 공급안정화법 통과 이후 국내 생산 기반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행 방식은 보완이 필요하다"며 "현 의약품 부족 사태는 저가 중심 정책이 야기한 상시적 구조다. 개별 약제 중심이 아닌 치료 현장에서의 대체 가능성과 핵심 약제 여부를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반면 제약 업계에 전달된 공문을 보면 전략적 핵심 의약품 선정 과정이 의료적 맥락보단 경제적 관점에 치우쳐 있다"며 "현재의 분절적 체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책 논의와 전략 수립을 통합할 수 있는 범부처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 정부의 역할을 넘어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독립적이고 발전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어진 패널 토의에서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역시, 약가 인하로 인한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는 생산 단가 보전 등 국가적 지원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약계가 요구하는 성분명 처방이나 대체 조제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반박이다.더욱이 의사가 환자에게 적합한 약물을 처방했음에도, 대체 조제가 이뤄질 경우 부작용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는 우려다. 이는 환자 특성에 맞는 세밀한 진료 피드백이 단절시킬 수 있는 만큼,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재정 절감이 아닌 환자 안전에 둬야 한다는 제언이다.또 그는 오히려 현재의 의약분업 제도가 거동이 불편한 재택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과도한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문 진료 현장에서 의사가 가정을 방문해 처방전을 발행해도 보호자가 약을 구하기 위해 원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과정에서 환자가 방치돼 낙상 등 안전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다. 이에 그는 격오지 방문 진료 등에 한해 의약분업 예외 대상을 확대하고 의사가 직접 조제할 수 있는 유연한 정책 도입을 제안했다.노 위원장은 "성분명 처방은 의약품 공급 부족의 근본 원인인 낮은 약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더욱이 대체 조제로 인해 의사가 처방한 약의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게 되면 환자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며 "정부는 경제성이나 재정 절감의 논리로 접근하기보다 국가적 지원을 통해 필수 의약품 수급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어 "과거 의약분업 도입 당시엔 우리 사회가 이를 감당할 활력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고령화된 현장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신해 보호자가 약을 구하러 다니느라 반나절을 허비하며 돌봄 공백이 발생하는 등 비효율이 심각하다"며 "격오지 방문 진료 등 특수한 상황에선 의사가 직접 조제와 투약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왼쪽)과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강준혁 과장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에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 유통, 사용 등 단계별로 정교한 정책 설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분명 처방을 관련 문제의 유일한 해법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예측하지 못하는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복지부 약무정책과 강준혁 과장은 약사법 개정을 통해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의사, 약사, 환자 단체 등이 참여하는 논의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대체조제 정보 시스템 구축을 통한 절차 간소화 ▲보건 안보 관점의 원료 자급화 지원 등 공급망 전반에 걸친 모니터링과 지원책을 병행해 환자 치료 연속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실질적인 의약품 수급 대응 범위를 넓히겠다는 목표다.강 과장은 "의약품 수급 불안정의 원인은 생산과 원료 자급도, 유통상의 왜곡, 현장 사용 문제 등 매우 다양하다. 성분명 처방만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원인별로 필요한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다. 보건 안보 관점에서 생산 시설을 지원하고 식약처의 공급 부족 보고를 강화하는 등 단계별 정책 카드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올해 말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에 의사, 약사, 유통업체뿐 아니라 환자 단체도 참여해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공동 대응하게 될 것"이라며 "성분명 처방은 재정 절감 차원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치료 연속성 확보가 핵심이다. 수급 불안정 필수 의약품에 한해 해당 제도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2026-01-29 18:34:02개원가

'고위험군 추적'이 답…다발골수종 생존 개선 국내 첫 입증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난치성 혈액암인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암이 생기기 전 단계인 '전구질환(전구상태)'을 미리 발견하고 추적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기간이 더 길다는 사실이 국내 대규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입증됐다.전구질환 지속 관리 환자군의 경우 다발골수종 발병 후 사망 위험이 절반 가까이 감소한 만큼 재발 잦은 혈액암 다발골수종에서 고위험군의 추적 관리 중요성이 재확인됐다.29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박성수·민창기 교수(혈액내과)와 가톨릭대학교 약리학교실 한승훈·최수인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2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 국민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고 밝혔다.연구팀은 전구질환인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 (MGUS, Monoclonal Gammopathy of Undetermined Significance) 환자 5500명과 무증상 및 증상성 다발골수종 환자 17809명 중, MGUS에서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한 환자 199명, 무증상 다발골수종에서 증상성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한 환자 447명, 전구질환 진단 없이 곧바로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 15067명을 선별해 비교 분석했다.(좌측부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박성수·민창기 교수 (혈액내과)와 가톨릭대학교 약리학교실 한승훈·최수인 교수MGUS는 혈액 속 비정상적인 단클론 면역글로불린(단백질)이 검출되는 질환이고, 무증상 다발골수종은 다발골수종으로 암 진단은 받았으나 치료 적응증에 해당하는 조건을 만족하지 않아 아직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단계이다. 두 질환 모두 혈액이나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단백질과 형질세포가 관찰되지만, 아직 뼈 통증, 신부전, 빈혈 등의 뚜렷한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이 시기에는 통상적인 항암제 투여 대신 정기적인 검사와 경과 관찰을 통해 암으로의 진행 여부를 살피게 된다.분석 결과에 따르면 나이와 동반 질환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질환 단계부터 병을 인지하고 선제적 대응을 시작한 환자군이 훨씬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GUS을 거쳐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된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7.9년, 무증상 다발골수종을 거친 환자군은 약 5.5년이었던 반면, 바로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군은 약 4.4년으로, 전구질환 단계에서 먼저 발견된 두 집단이 유의하게 더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모든 환자가 증상이 나타나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한 시점부터 추적을 시작해 단순히 '더 일찍 진단해서 오래 산다'는 시간(lead-time) 효과를 최대한 보정한 후에도, MGUS에서 진행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바로 진단된 환자보다 약 47%나 낮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전구질환부터의 체계적 대응이 실제 치료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제시했다.다만 연구진은 그렇다고 해서 이번 연구가 전 국민 대상의 선별검사가 필요하다는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MGUS와 무증상 다발골수종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모두가 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닌 만큼, 증상이 없는 이들에게 과도한 검사를 시행하면 오히려 불안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환자의 연령, 동반 질환, 이전 검진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위험군 중심의 선별 및 선제적 추적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설명했다.혈액병원 민창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어차피 치료는 증상이 생긴 뒤 시작하는데 전구질환 상태를 미리 아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오랜 논쟁에 실제 환자 데이터를 근거로 답을 제시한 결과"라며, "전구 상태부터 체계적으로 추적 관찰을 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실제로 더 오래 산다는 점을 전국 단위 자료로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장 박성수 교수는 "전구질환부터 체계적인 추적 관찰을 받은 환자들은 신체 상태가 안정적일 때부터 정기 검사와 위험도 평가, 합병증 예방 교육을 받을 수 있어 결국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했을 때도 더 안전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며 "전구질환부터 꼼꼼히 살펴온 혈액병원의 진료 문화가 실제 생존율의 차이를 만든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선제적 대응과 맞춤형 추적 전략을 통해 환자들의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발생하며, 악성림프종, 백혈병에 이어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매년 국내에서 약 2000명 이상이 새롭게 진단받고 있으며,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다발골수종 환자의 연령대는 50대부터 증가해 80%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세포가 뼈를 침범해 골절, 빈혈,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을 유발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최근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지만, 여전히 재발이 잦고,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아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혈액암이다.혈액 속에 비정상적인 단클론 면역글로불린(단백질)이 검출되는 질환인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종래 의학계에서는 진단돼도 환자에게 증상이나 병적 증후를 유발하지 않아 바로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동시에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골수 내에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만큼, 매년 약 1%의 확률로 악성종양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저 질환과 동반 질환(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에 따라 해당 환자의 다발골수종 진행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위험도 예측 모델도 제시한 바 있다.한편, 국내 최초로 혈액병원을 설립한 서울성모병원은 환자 맞춤형 치료 설계와 최신 면역항암제의 선제적 도입을 통해 독보적인 정밀 치료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의 다발골수종 환자 중앙 생존기간은 80.5개월로 전국 평균 대비 약 1.5배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전구질환 단계부터의 정밀 관리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해 최적의 치료 성적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이번 연구는 특히 세계적 권위자인 영국 옥스퍼드 (Oxford) 대학병원 혈액내과 카르티크 라마사미 (Karthik Ramasamy) 교수와 협력연구로 검증돼 결과의 신뢰성을 한층 높였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Blood Cancer Journal (IF 11.6)에 게재됐다. 
2026-01-29 12:00:20대학병원

선한빛요양병원, 다제내성균 격리기간 대폭 단축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경기도 광주시 선한빛요양병원(병원장 김기주)이 체계적인 감염관리를 통해 다제내성균 격리입원 환자의 평균 격리기간을 유의미하게 단축하며, 요양병원 감염관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28일 선한빛요양병원에 따르면 격리실 감염관리 지표 분석 결과, CRE(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 및 VRE(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 격리실 입원환자의 평균 격리기간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격리실 감염관리 지표 분석 결과 2024년 7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사망·퇴원을 제외한 전체 환자의 평균 격리기간은 128.7일이었지만 2025년 4월~12월에는 126일로 줄었다. 자료제공: 선한빛요양병원특히 균종별로 살펴보면 VRE의 평균 격리일수가 97.96일에서 80.41일로 약 18%, CRE는 197.25일에서 150.81일로 약 24% 감소했다.  VRE와 CRE는 대표적인 다제내성균으로, 일반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려운 슈퍼박테리아다.  VRE는 주로 장에 서식하며 요로감염이나 혈류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CRE는 폐렴, 혈류감염 등 중증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CRE의 격리기간이 VRE보다 긴 이유는 균 자체의 생존력이 강하고, 감염 시 중증도가 높아 치료와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이다.선한빛요양병원 김기주 병원장은 "격리기간 단축 성과는 단순히 환자 구성의 변화가 아니라 능동 감시, 조기 차단, 환경관리, 항생제 관리 등 복합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내·미국보다 격리기간 단축 질병관리청 및 국내 다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요양병원 CRE/VRE 보균 환자의 격리·관리 기간은 평균 6~12개월 이상이며, 중증 환자나 의료의존도가 높은 시설에서는 1년 이상 장기 격리가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선한빛요양병원의 VRE, CRE 평균 격리 일수는 ‘관리 가능한 범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및 미국 장기요양시설(LTCF) 자료와 비교해도 우수한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CRE, VRE 보균 환자에 대해 '격리 해제보다는 장기 보균 관리' 전략이 일반적이며, 평균 관리 기간은 4~9개월 이상, 일부는 영구적 코호트 관리 대상이 된다.이런 점에서 선한빛요양병원의 VRE, CRE 격리기간은 미국 장기요양시설 평균 대비 짧거나 유사한 수준이다. 체계적 감염관리 전략이 핵심선한빛요양병원은 ▲CRE·VRE 정기적 선별검사 및 재평가 체계 ▲항생제 사용 적정성 관리(ASP) ▲환경 소독·접촉주의 표준화 ▲간호·간병 인력 대상 감염관리 교육 강화 ▲불필요한 장기 격리 최소화 프로토콜 운영 등 구조적 감염관리 전략을 통해 성과를 달성했다.김기주 병원장은 "격리기간 단축은 환자 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감염 통제의 ‘정밀도’가 높아졌다는 신호"라며 "앞으로도 환자 인권, 병상 효율, 감염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감염관리 모델을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이번 성과는 향후 요양병원 감염관리 표준 모델 및 감염관리 수가·평가지표 개선의 참고 사례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김 병원장은 요양병원 격리실 수가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2026년 기준 1인실 격리실 수가를 예로 들면 상급종합병원이 40만 120원, 종합병원이 29만 4640원, 병원이 23만 7780원인 반면, 요양병원은 13만 2550원으로 동일 병원급보다 10만 원 이상 낮다. 심지어 의원(17만 129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뿐만 아니라 요양병원 격리실 입원료는 급성기병원과 달리 체감제도 적용된다. 이로 인해 입원 15일까지는 수가 100%를 보장받지만 16~30일은 10% 감산, 31일 이후는 15% 감산되고 있다. 김기주 병원장은 "요양병원 입원환자들의 특성상 다제내성균, 반복 감염, 격리 해제 기준 충족 지연으로 인해 장기 격리가 현실적으로 빈번할 수밖에 없는데 턱없이 낮은 수가를 책정하고, 체감제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2026-01-29 08:32:30중소병원

인프라 없는 의대 증원에 현장 파행 "교육 아닌 소진"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대 정원 증원 정책이 충분한 교육 인프라 확보 없이 추진되면서, 학생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소진시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의료계 지적이 나온다. 의대생들은 과도한 학업 부담 및 교육 질 저하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비판이다.28일 대한의사협회 김경태 감사는 성명을 내고, 정부 의대 증원이 교육 여건을 선제적으로 갖추지 않은 채 학생 수만 우선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의대 정원 증원이 충분한 교육 인프라 확보 없이 추진되면서, 의대생들이 과도한 학업 부담 및 교육 질 저하 등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의료계 비판이 나온다.증원 결정 이후 전임교원 확보는 2030년까지 단계적 계획에 머물러 있다. 반면 현장에서는 정년퇴임과 사직으로 교원 수가 줄어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급급증하며 교육 환경이 악화했다는 분석이다.시설 부족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충북대학교 의과대학의 경우 강의실이 부족해 임시 공간이나 극장형 공간을 동원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증설 공사는 2026년에나 완료될 예정이다.해부학 실습 또한 기존 10개 테이블을 17개로 늘려 운영하고 있으나, 한 테이블당 10명 안팎의 인원이 배정돼 실습의 밀도와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학사 운영의 파행에 대한 우려도 크다. 학생들은 한 학기에 31학점을 이수하는 등 사실상 1년 치 교육 과정을 단기간에 몰아서 수강하고 있다는 것.실제 충북대 의대 24학번 재학생 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현재 수업을 듣는 학생들조차 대학 생활의 스트레스와 졸업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김 감사는 "지역의료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가졌던 학생들이 교육 환경 부실로 인해 졸업 후 지역을 떠나겠다는 선택을 고려하고 있다"며 "지역의료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가 오히려 학생들을 밀어내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이어 "정원이 급격히 늘었음에도 인턴과 전공의 수련 기회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없어 학생들은 공정한 평가와 향후 진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며 "의대 정원 문제는 숫자를 넘어 학습권과 교육의 질에 직결된 문제다. 정부는 지금 교실과 실습실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의 성패를 학생들의 삶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1-28 17:34:42개원가

"소아청소년 비만 공중보건 위기 부상…치료 옵션 넓혀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국내에서 소아청소년 비만이 급증하면서 대사증후군 위험이 크게 늘고 있어 공중 보건 위기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치료 선택지를 보장해야 한다며 비만치료제에 대한 급여 적용 등 유연한 정책 적용을 주문했다.27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의 제한적인 국내 처방 환경 및 개선 방안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이 자리에 모인 임상 현장 전문가들은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정책 유연화와 처방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의 제한적인 국내 처방 환경 및 개선 방안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현장 전문가들은 정책 유연화를 촉구했다.먼저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홍용희 이사는 발제를 통해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에 대한 제한적인 국내 처방 환경을 지적하는 한편,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전했다.■소아청소년 비만·대사증후군 유병률 급증 "공중보건 위기 수준"홍 이사는 국립보건연구원 자료를 제시하며 소아청소년 비만의 절반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특히 이 중 90%에겐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또 2023년 비만팩트시트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남자 비만 유병률은 1~3 등 모든 단계와 전 연령대에서 꾸준히 늘었다. 특히 2단계 환자군의 경우 2012년 3.9%였던 유병률이 2021년 7.1%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더욱이 젊은 연령대일수록 비만군에서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일 13.1배로 뚜렷하게 높았으며, 고혈압·당뇨병의 경우 비만이 아닌 경우보다 유병률이 각각 5.1배, 13배 높았다.이는 소아청소년도 마찬가지였는데, 대한민국은 동아시아 4국 중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가장 높았으며 그 속도 역시 가장 빨랐다. 소아 대사증후군도 전체 소아 중 2.5%였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이 같은 문제는 정상체중군 감소, 저체중 증가, 비만 증가 등 양극화 심화로 이어지면서 공중보건 위기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 특히 10~11세가 비만 절정기고,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보다 그 원인이 비만을 치료하는 것이 더 쉬운 만큼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반면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비만 치료에 대한 보호자의 지식 부족 및 정책적 정보·지원 역시 부재하다. 비만 치료에 나선다고 해도 관련 의료비뿐 아니라 식이·운동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제적으로 부담된다.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홍용희 이사는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에 대한 제한적인 국내 처방 환경을 지적하는 한편,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전했다.더욱이 인구 감소로 개별 아동에 대한 건강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소아청소년과의원 및 관련 전문의 충원율은 낮아지는 등 아동 전문진료 인프라는 오히려 감소하는 실정이다.이에 홍 이사는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에서 선택의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욕억제제라고 하더라고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에 대한 임상적인 근거가 확보된다면, 국내에서 소아청소년에 대한 적응증이 추가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다.특히 우리나라는 규제기관의 마약류 관리 시스템을 통해 통제가 잘 이뤄지는 환경인 만큼, 임상적 데이터를 기본으로 한 정책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것.홍 이사는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엔 치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주사 투여가 어려운 환자, 저혈당 위험성이 큰 환자, 혹은 2~3단계 이상 심한 비만이 동반된 소아청소년 환자에게는 치료 옵션이 확대돼야 한다"며 "하지만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 대한 치료 옵션이 구조적으로 부재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이어 "단순히 약물을 쓰자는 것이 아니라 치료가 꼭 필요한 소아청소년을 방치하지 말자는 의미다. 선별적으로 약을 처방할 수 있는 치료 단계화와 접근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충분한 전문가, 정책 관련자 논의 후 제한적 사용 기준을 마련하는 관리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규제로 치료 기회 박탈 "정책적 유연화와 옵션 확대 필요"이어진 패널 토의에서 좌장을 맡은 대한비만학회 총무위원회 이재혁 이사는 현재 비만 치료 규제가 임상 현장의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규정을 벗어난 처방을 일일이 소명해야 하는 구조가 의료진으로 해 치료 자체를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비판이다.무조건적인 금지보단 명확한 기준을 세워 의료진이 자율적으로 처방하되, 책임 또한 명확히 하는 건설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다.특히 이 이사는 과거 복잡했던 당뇨병 약제 보험 기준이 간소화된 사례를 들며, 비만 치료 역시 주치의 판단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편적인 허가 사항을 마련하되 기준을 벗어난 처방에 대해선 철저한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오남용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제언이다.약계 역시 소아 비만 환자에 대한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 규제를 과학적 근거에 따라 완화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현재의 엄격한 행정 관리가 의료 현장과 규제기관 양측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다.특히 한국약제학회 조혜영 회장은 펜터민 단독제와 복합제의 성분 차이를 조명했다. 펜터민 성분의 식욕억제제는 의존성 우려로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토피라메이트가 추가된 복합제는 펜터민 함량이 낮으면서도 포만감 유지와 섭식 행동 조절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복합제는 체중 감소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개발된 의약품이며, 미국 FDA에서도 이를 의존성이 낮은 스케줄 4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 또 그는 안전성 측면에서도, 2014년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의존성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FDA 역시 이를 근거로 2022년 12세 이상 소아에게 해당 약물을 승인했다. 식약처가 우려하는 인종적 차이나 소아 대상 데이터 부족 문제는 후향적 임상 모니터링이나 4상 임상 시험, 관찰 연구 등을 조건으로 걸어 해결할 수 있다는 부연이다.(왼쪽부터)한국약제학회 조혜영 회장, 의약품규제과학센터 이재현 센터장, 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위원회 박정환 이사조 회장은 "무분별한 처방은 경계하되, 과학적 근거가 확보된 범위 내에서는 정책적 유연함을 발휘해야 한다"며 "현재 식약처가 5000건 이상의 처방을 일일이 모니터링하고 의사들이 이를 소명하는 데 드는 행정력 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실질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처방 문턱을 낮춰주는 대신,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 안전성을 지속 확인하는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4상 임상이나 관찰 연구를 조건부로 처방 연령을 낮추고, 현장 임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면 안전성을 담보하면서도 현장 불편과 행정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의약품규제과학센터 이재현 센터장은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의 핵심이 의료적 목적의 사용 보장과 오남용 방지 사이의 균형에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 마약류 관리법의 근간이 3대 국제 협약에 있다고 짚었다. 인류가 마약류를 관리해 온 원칙은 의료 및 학술적 목적의 사용은 허용하되, 생산과 유통은 엄격히 통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이에 따라 오남용 대책이 무조건적인 사용 금지가 돼서는 안 되며, 사전·사후적으로 합리적인 사용을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이 본질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이 센터장은 "한국의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 체계가 국제조화에 부합하는 만큼 의료 현장의 약물 선택권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며 "특히 미국과 같이 특정 라이선스를 통해 처방권을 제한하는 방식보다는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이렇게 의료적 필요에 따른 선택이 충분히 보장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근거 기반 관리 필요 "오남용 방지, 치료권 보장 균형 맞춰야"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위원회 박정환 이사는 성분별로 차별화된 규제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특정 성분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되, 안전성이 확인된 복합제는 소아 청소년까지 사용 범위를 넓혀 치료 선택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다.비만학회 역시 마약류 관리 초기 우려가 컸으나, 현재는 오히려 중독 및 위험 약물의 장기 처방에 따른 경각심이 필요한 때라는 것. 특히 권역응급센터 현장에서 목격되는 젊은 층의 약물 오남용 실태를 보면, 식약처의 철저한 관리 감독과 판매자 모니터링 의무 부여가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박 이사는 "일례로 펜터민은 임상 연구 결과가 부족하고 기전이 명확하지 않아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금지가 된 약물인데, 유독 국내에서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충분한 임상 데이터를 보유한 복합제와 달리 펜터민 단일제는 국가 차원에서 마약류 관점의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에 "다만 환자마다 약물 반응이 다양해 세마글루타이드 같은 고가 약제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양한 약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연령을 낮춰야 한다"며 "이와 함께 식약처가 적절한 장기 모니터링 계획을 세우고 이를 강제 이행시킴으로써 현장에 필요한 안전성 데이터를 쌓아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 정현철 과장은 향후 비만학회 등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마약류 안전 사용 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정현철 과장은 향후 비만학회 등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마약류 안전 사용 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연령 금기 위반 등 행정처분에 대해 현장 의료진이 느끼는 규제 부담에 대해선, 소명 절차의 정당성을 강조했다.임상 자료 부족으로 허가 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연령대의 소아 환자라 하더라도 대사증후군 등 의학적 필요성이 증명되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22년 이후 연령 금기 위반으로 최종 행정처분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다는 것.또 정 과장은 이 같은 관리 체계의 핵심은 정상적인 진료를 수행하는 의료 기관이 아닌, 이른바 공장형 처방 기관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 약물을 대량으로 찍어내듯 처방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오남용을 부추기는 행위를 차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정 과장은 "식약처 사전 알림 제도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에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남용 의심 사례를 선별해 의료진에게 소명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비만·내분비학회 등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1년여 동안 각 처방의 타당성을 직접 검토한다. 의사의 처방권을 최대한 존중하되 소명이 부족하거나 개선되지 않는 극소수의 사례에 대해서만 행정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소아 환자 처방 시 허가 기준과 임상 현장의 괴리로 발생하는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으나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다면 규제 시스템 내에서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며 "식약처의 목적은 정상적인 진료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만을 목적으로 약물을 대량 처방하는 공장형 병원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전문가 단체와 협력해 실제 치료 현장의 목소리가 안전 사용 기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의 제한적인 국내 처방 환경 및 개선 방안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6-01-28 05:30:00개원가

중심성망막염 새 치료 전략 제시… 3개월 완전소실 81%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시력 중심부인 황반을 손상시키지 않고 병변만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정밀 의료의 가능성이 제시됐다.망막 이미지를 활용해 레이저 강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마이크로초 레이저로 중심장액맥락망막병증(중심성망막염, CSC) 환자를 치료한 결과 81%에서 황반장액이 완전히 소실된 것.27일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 안과병원 노영정 교수 연구팀이 망막 이미지를 활용해 레이저 강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마이크로초(10⁻⁶초) 레이저 치료가 CSC 환자의 황반장액 제거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중심성망막염은 시력의 핵심인 황반 중심부에 액체가 고여 시력 저하와 변시증(사물이 휘어 보임)을 유발하는 질환이다.주로 20~50대 활동기 연령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영구적인 시력 손상을 초래한다. 특히 누출 부위가 황반 중심부에 위치하면 일반 레이저 치료 시 주변 시세포까지 손상될 위험이 있어 그간 임상 현장에서 치료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영정 교수가 개발한 레이저 파워 조절 전략을 '선택적망막치료술(SRT)'에 적용했다. 이 치료법은 망막 이미지를 기반으로 레이저 펄스(100만분의 1초 단위) 개수를 미세하게 조절함으로써, 시세포 손상은 최소화하고 병변이 있는 망막색소상피(RPE)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만성 중심성망막염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전향적 임상연구 결과, 치료 후 3개월간 추적 관찰이 가능했던 52명 중 42명(80.8%)에서 황반장액이 완전히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환자들의 최대교정시력은 유의미하게 상승했으며, 미세시야검사 결과 중심암점 등 레이저 시술에 따른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이번 연구는 시력 중심부인 황반을 손상시키지 않고 병변만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정밀 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노영정 교수(교신저자)는 "환자마다 망막의 레이저 흡수율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 특성에 맞춘 미세 조절 치료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레이저 치료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고 높은 치료 효과를 동시에 확인했다"고 밝혔다.이어 "3개월 이상 장액 고임으로 인한 시력 이상증상이 지속되면 비가역적인 시력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망막 전문의를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연구에 사용된 527nm 파장의 '마큐포커스(MACUFOCUS)' 레이저 치료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로부터 중심성망막염 치료용으로 정식 허가받은 의료기기다.이번 연구는 국제 안과학술지 중개시과학기술지(Translational Vision Science & Technology) 2026년 1월호에 게재됐다.
2026-01-27 11:23:11대학병원

혁신의료기기 판로 열어줘도 문제?…희비 갈리는 업체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정부가 혁신 의료기기 시장 진입을 최단 80일로 단축했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중소 스타트업 기업의 부담만 키우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시장 편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분명 진입 절차가 간소화된 것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26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도입·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혁신적 의료기기가 식약처의 국제적 수준의 임상평가를 거친 경우, 별도의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의료현장에 즉시 진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도입·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존 제도와의 비교이 기준에 부합하는 새 의료기술은 기존 최장 490일 소요되던 의료현장 진입 기간을 최단 80일까지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완전히 새로운 원리가 적용된 신개발 의료기기라면 의료기기 인허가 및 기존기술 여부 확인 후 즉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되는 것.또 이 같은 의료기기는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우선적으로 허가받을 수 있으며, 허가 이후 3년간 비급여로 즉시 사용 가능하다. 이 기간 신의료기술 평가 및 건강보험 등재 등을 진행해 급여·비급여·선별급여 등에서의 계속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의료 AI 역시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대상에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심혈관 영상 검출·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위암·대장암·전립선암 영상 검출 보조 소프트웨어 ▲뇌영상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등 고도의 분석 능력을 요하는 113개 소프트웨어 등이 그 대상이다.이 같은 제도로 의료 AI 기업의 현금 흐름 개선과 투자 회수 속도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식약처 허가 직후 80일 만에 수익 창출이 가능할 수도 있는 만큼, 기업의 R&D 재투자 여력이 강화될 여지가 큰 덕분이다. 또 공고된 대상 의료기기 품목 대부분이 디지털·AI·로봇에 집중돼 있어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다만 의료 AI 업계에선 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진 만큼, 식약처 허가 단계에서의 검증은 더욱 까다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료 AI 기기가 즉시진입 혜택을 받기 위해선,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 기준에 부합하는 강화된 임상평가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이는 기술력에 더해, 기업 차원에서 고도화된 임상 데이터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의료기관과의 임상 네트워크가 필요한 만큼, 규모가 작은 중소 스타트업은 오히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사이버보안 규정 명확화로 인한 개발 비용 상승도 난관이다. 이 제도로 유·무선 통신을 사용하는 의료 AI 기기는 정보 위변조 및 오작동 방지를 위한 사이버보안 검증 자료를 필수적으로 제출하게 됐다.보안 시스템 구축 및 유지 보수에 추가적인 인적·물적 자원 투입이 불가피해지는 만큼, 초기 자본력이 약한 기업들엔 경영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즉시 사용 기간이 3년으로 제한되고,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즉시진입 의료기기는 제한 시간 내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유효성을 반드시 입증해야 하는 제약이 걸리게 되는 것. 만약 제품이 충분한 판매고를 올리지 못해 이 기간 내 충분한 데이터를 쌓지 못하거나 정부 직권평가에서 떨어진다면, 즉시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이에 업계에선 이 같은 제도가 대형 기업 위주로 편향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임상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같은 즉시 사용 기간이 오히려 더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우려다.이는 오히려 즉시 사용 신청을 꺼리는 이유가 될 수 있는 만큼, 기업 최초 의료기기 지원 제도를 도입하는 등 소외된 중소기업을 보호할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 기업이 처음으로 의료기기 심사를 받을 때만큼은 유예 기간과 보완 기간을 충분히 부여하고, 재청구 및 정비 과정을 행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다.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회 안치성 자문위원은 "이번 제도로 허가 속도가 빨라지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정책 논의 과정이 대형 업체 위주로 흘러가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중소기업은 당장 눈앞의 현안을 처리하기 급급해 협의체 등에 참여해 의견을 낼 기회가 부족하다. 이대로라면 후발 주자들의 시장 진입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생애 최초 주택 마련 지원 제도처럼 기업이 처음으로 개발한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며 "최소한 첫 심사에서만큼은 유예 기간과 보완 기간을 충분히 부여하고, 재청구와 정비 과정을 지원해 중소기업이 바뀐 제도 환경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6-01-27 05:30:00개원가

의료 AI와 NPU의 만남…딥노이드·퓨리오사, 의료 AX 정조준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료 AI 전문기업 딥노이드(대표이사 최우식)가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와 'AI 전용 반도체(NPU)'를 적용한 의료 AI 소프트웨어 사업화에 나선다.26일 딥노이드는 퓨리오사AI와 의료 AI 전환(AX)에 기여를 목표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으로 양사는 생성형 AI 기반 흉부 X-ray 판독 소견서 초안 생성 솔루션 'M4CXR'과 퓨리오사AI의 2세대 칩 RNGD(레니게이드)를 연계해 국내외 사업화를 공동 추진한다.딥노이드가 퓨리오사AI와 'AI 전용 반도체(NPU)'를 적용한 의료 AI 소프트웨어 사업화에 나선다. 이와 함께 ▲보유 기술 연동 및 검토 ▲파일럿 프로젝트 진행 ▲공동 사업개발 ▲국가과제 참여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딥노이드는 'M4CXR'를 중심으로 의료 AI 솔루션의 글로벌 상용화와 확산을 주도하며 임상 적용과 의료기관 도입을 위한 운영 체계 및 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퓨리오사AI는 RNGD 공급과 추론 최적화 기술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한다.양사는 그간 협력을 통해 실증사업에 다양한 성과를 도출해 왔다. 특히 지난해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진행하는 'AI반도체 응용실증지원 사업'을 통해 국산 NPU를 'M4CXR'에 적용하는 실증을 완료한 바 있다.이는 고연산이 요구되는 생성형 의료 AI가 고비용 GPU 중심 구조를 벗어나 NPU 기반 인프라에서도 상용 수준으로 구현 가능함을 검증한 사례다. 의료 AI 기술 확산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다.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는 "이번 협력을 통해 NPU 기반 의료 AI 시스템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우수한 성능과 효율을 증명하는 중요한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의료 AX에 일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딥노이드 최우식 대표는 "이번 협력은 의료 AI 솔루션의 대규모 확산에 필요한 비용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통해 M4CXR를 비롯한 다양한 의료 AI 솔루션의 도입 장벽을 낮추고,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1-26 12:14:49개원가

'접근 불가' TAVI의 대안 제시…대정맥 접근 국내 첫 성공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국내에서 혈관 접근 문제로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I)이 불가능했던 초고위험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열렸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국내 최초로 대정맥을 통한 대동맥판막 삽입술(Transcaval TAVI)에 성공하며, 기존 접근법의 한계를 넘어선 고난도 TAVI 치료 영역을 국내에서도 구현했기 때문이다.26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1월 16일 심뇌혈관병원 장기육 교수(순환기내과)가 국내 최초로 대정맥 대동맥 판막 삽입술(Transcaval TAVI)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가 주관하는 라이브 시연에서 진행된 이번 시술은 오랫동안 앓은 당뇨로 신장기능이 심각하게 감소된 79세 여성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환자는 현재 입원실에서 순조롭게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국내에서 흔히 타비(TAVI)로 알려져 있는 경피적 대동맥판 치환술은 딱딱하게 굳어진 대동맥 판막이 혈액 순환을 방해해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을 유발하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을 치료하기 위한 술기 중 하나이다. 심뇌혈관병원 장기육 교수(순환기내과)팀의 라이브 시술 장면201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소개된 해당 치료는 가슴 부위를 여는 개흉 수술 대비 부담이 적어, 수술적 접근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많은 이점을 제공해왔다.카테터를 이용해 인공 판막을 삽입하는 만큼 환자의 신체구조나 혈관 상태를 비롯한 다양한 고려사항이 존재해, 표준술기 외에도 여러 부위를 통해 접근하는 술기들이 개발되고 있다. 허벅지의 대퇴동맥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이 가장 많으며,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시 주로 사용되는 손목의 요골동맥을 이용하는 방식은 아직까지는 불가능하다. 타비판막의 직경이 과거에 비해 많이 감소했지만 아직도 5.5~6㎜ 정도가 되는 한계 때문이다.하지만 일부 고위험 환자군에서는 양측 대퇴동맥부터 장골동맥까지 복부대동맥으로 합쳐지는 길이 석회성 협착으로 아주 좁아져서 대퇴동맥으로는 경피적 시술이 불가능한 환자군들이 있다. 이러한 환자들의 상당수는 중증 동반질환이 많고 쇠약한 상태여서 수술을 받기도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일부 센터를 중심으로 최근에 목에 위치한 경동맥이나 좌측 겨드랑이동맥을 경유하는 고난이도 접근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경동맥은 뇌경색의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고, 좌측 겨드랑이동맥은 시술 후 지혈의 어려움으로 혈관 합병증 가능성 및 상완 신경총 손상 우려가 있어 왔다.이에 서울성모병원 타비팀은 대정맥을 통한 타비시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기존의 대퇴동맥 경로를 이용하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고안된 해당 방식은 해부학적 구조를 기반으로, 혈관 벽을 뚫어 '옆 혈관'으로 이동하는 술기로, 전 세계적으로도 제한된 고경험 센터에서만 시행되는 고난도 시술이다.구체적으로는 허벅지에 있는 대퇴정맥을 통해 대정맥으로 카테터를 먼저 진입시킨 후, 복부대동맥에 미리 설치해 둔 올가미(Snare)를 향해 나아가는 방식이다. 1단계로 두 혈관이 인접한 특정 부위에서 삽입한 특수 와이어에 일시적으로 전기를 흘려 혈관 벽을 정교하게 뚫고, 2단계로 생성된 천공을 조심스럽게 확장시킨 다음 7㎜ 직경의 유도관(Sheath)을 연결해 대동맥 내에서 타비시술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시술이 종료되면 니티놀(Nitinol) 재질의 폐색 장치를 이용해 대동맥 진입 부위를 봉합해 지혈하는 것으로 시술이 종료된다.2013년 미국 헨리포드병원(Henry Ford Hospital)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된 해당 시술은 정맥-동맥 사이의 일시적 통로 생성 및 폐쇄를 위한 해부학적 지식, 정밀한 영상 유도, 시술 중 출혈과 혈압 변화 관리 등이 요구돼, 숙련된 심장중재팀과 마취·영상·외과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다.해당 환자는 2년 전 협심증으로 우관상동맥에 스텐트 삽입술을, 2025년 12월 중순에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좌전하행지 상부에 다시 동일한 시술을 받았다. 좌심술박출률 (LVEF, 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이 35%로 심각하게 저하돼 있었을 뿐 아니라, 폐부종과 함께 동반된 폐렴이 개선된 후에도 여전히 숨찬 증세가 지속돼 시술을 결정하게 됐다. 하지만 CT 검사 결과, 양측 대퇴동맥에서부터 장골동맥까지 석회성 협착으로 일반적인 대퇴동맥 접근은 불가능했고, 좌측 팔동맥 상부에도 심한 석회성 협착이 관찰됐다. 이런 여러 상황에 따라 대안적인 접근이 요구돼, 대정맥을 경유하는 타비시술이 진행됐다.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은 이번 대정맥 접근 방식까지 포함하면 현존하는 대부분의 TAVI 접근법을 시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게 돼, 고난이도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 전략 제시에 유리해진 것으로 보인다. 환자의 혈관 상태, 동반 질환, 해부학적 특성에 따라 기존 경로로 접근이 불가능했던 환자들에게도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접근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이번 시술을 주도한 장기육 교수는 "중증 대동맥 판막질환자들은 지속적인 판막 주변 혈액 역류 내지는 순환 문제로 인해 추가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다시 호전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며 "중재적 치료 대안이 없어 체력적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첫 치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국내 최초 경피적 하대정맥 판막 치환술 (2021년), 국내 최초 겨드랑이동맥 접근 TAVI (2022년), 국내 최초 관상동맥 보호를 위한 판막 깃 절개술 (2023년), 99세 초고령 환자 TAVI 치료 (2024년)를 비롯한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은 2024년 초 국내에서 두 번째로 TAVI 시술 누적 1천례를 돌파하며 주요 TAVI 센터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주요 판막 제조 기업인 메드트로닉(Medtronic)과 마이크로포트(MicroPort)의 Center of Excellence(CoE) 자격을 국내 최초로 모두 획득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TAVI 교육을 원하는 의사들을 교육할 수 있는 지정 센터로도 지정돼 있다. 
2026-01-26 12:14:23대학병원

새 집행부 맞은 이비인후과…규제 개선·수가 현실화 총력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제14대 회장으로 안영진 신임회장이 취임하면서, 불합리한 규제 개선과 수가 현실화를 핵심 과제로 강조했다.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전날 제27회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의사회는 이비인후과가 1차 의료 현장에서 이비인후과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가 제27회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불합리한 규제 개선과 수가 현실화를 핵심 과제로 강조했다.이비인후과는 의료기관, 연간 환자 수에서 내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의원급 진료의 40%를 담당하며 국가적 방역 위기 상황에서 방파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설명이다.특히 의사회는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다가올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비한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을 세우는 등 선제적 방역 기틀 마련하고 있다는 것.하지만 이비인후과는 저평가된 수가 등 이런 역할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다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방문 확인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중 심사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비판이다.이에 의사회는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게 대면 조사보다는 온라인 및 서면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삭감 위주의 심사가 아닌 정보 전달과 행태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적 변화를 촉구했다.수가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비인후과는 급여 진료 비중이 가장 높음에도, 외래 내원 일수당 진료비는 전체 표시 과목 중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실정이다.더욱이 이비인후과는 필수의료에서 제외된 것에 더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에서도 외면받는 등 전공의·지도전문의 줄어드는 등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 이에 남아있는 의사들의 당직·콜 부담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이는 감염병 유행 시기 이비인후과가 실제로 맡았던 진료량과 방역 기여도가 정책 논의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고, 그 결과 이비인후과의 역할이 과소 평가된 결과라는 비판이다.이에 의사회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상대가치 개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공동으로 '신의료기술위원회'를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수가 개발과 심의 통과를 위해 체계적인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이와 관련 이비인후과학회 구자원 이사장은 "상종 구조조정 영향으로 이비인후과 위상이 낮아졌고 이는 수련 현장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며 "당직이 많고 업무가 과도한데, 반해  지원·보상은 부족 현실"이라며 "이는 지방일수록 더 심한데도 전공의 배치를 지방으로 옮기고 있어, 우수한 전공의 양성이라는 학회의 역할과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이어 "이비인후과는 코로나 시기 때도 일선에서 국민 건강을 지켰고 급성 호흡기 감염을 최전방에서 막았다"라며 "하지만 정보의 미비 때문에 필수의료에서 제외됐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이비인후과가 필수의료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학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이비인후과의사회 안영진 신임 회장 역시 "이비인후과 의원은 소아청소년과를 제외하면 소아 및 청소년 진료량이 가장 많고, 상기도 감염과 독감 등 호흡기 질환 진료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지난 오미크론 위기 당시 전체 진료량의 40% 이상을 감당하며 국가적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고"고 강조했다.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 재정 투입은 상급종합병원에만 집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1차 의료기관이 전문의 진료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한국 의료의 최대 강점인 만큼, 이비인후과가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회원 권익 향상을 위한 사업들 추진한다. 우선 의사회는 회원들이 최신 의료 정보와 변화하는 규정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특히 올해는 '수술 세미나'를 새롭게 준비해 수술 술기뿐만 아니라 ▲수가 청구 ▲민원 대응 ▲법적 문제 등 실무 전반을 아우르는 업데이트를 제공함으로써, 회원들이 소신 있게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또 국가건강검진 폐기능검사 도입에 발맞춰, 실효성이 떨어지는 현 간이 청력검사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의사회는 ▲청력보건법 제정 ▲생애 주기별 청력 검진 ▲노인 보청기 급여화 등 실질적인 정책 반영을 위해 정부와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마지막으로 의사회는 'One Team 정신'을 바탕으로, 학회 및 유관 단체와 결속해 회원 권익 보호와 국민 건강 수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안 회장은 "회원들이 소신을 갖고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게 불필요한 행정 규제와 방문 확인 등 심사 부담을 줄이는 데 앞장서겠다"며 "특히 지난 10년간 이비인후과의 수술 및 처치 수가 인상률이 타 전문과목 대비 가장 낮았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런 만큼 원가 분석에 기반한 수가 현실화와 신의료기술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실효성 있는 청력 검진을 도입하는 등 국민 건강을 위한 정책 제안을 추진할 것이며, 학회와 의사회가 원팀이 돼 전문성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1-26 12:12:28개원가

부민병원-카카오헬스,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 위한 MOU 체결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부민병원그룹(이사장 정흥태)은 카카오헬스케어와 손잡고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 서비스 혁신에 나선다.부민병원그룹은 지난 1월 22일, 카카오헬스케어와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 및 솔루션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부민병원그룹은 지난 1월 22일, 카카오헬스케어와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 및 솔루션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이날 협약식에는 부민병원그룹 정훈재 연구원장과 카카오헬스케어 오채수 부사장을 비롯한 양측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미래형 스마트 병원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고도화와 환자 중심의 건강관리 생태계 구축에 공동으로 나설 계획이다.부민병원그룹의 풍부한 임상 경험과 카카오헬스케어의 인공지능(AI) · 데이터 분석 기술, 개인 건강 데이터 분석 역량을 결합해 개인별 특성과 생활 패턴을 반영한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선보이는 것이 핵심이다.이를 통해 환자들은 병원 진료를 넘어 일상 속에서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경험하게 된다.부민병원그룹은 AI 기반 의료 서비스 ‘카카오 케어챗’을 서울 · 부산 · 해운대부민병원에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며, 서울부민병원에 우선 적용한다.카카오 케어챗은 별도의 앱 설치없이 카카오톡을 통해 ▲진료 예약·변경·취소 ▲진료비 간편 결제 ▲사전 문진 작성 ▲실손보험 청구 ▲제증명 발급 등 병원 이용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환자 맞춤형 AI 서비스다. 이를 통해 환자들은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병원 방문 전부터 진료 후 관리까지 한층 간소화된 의료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된다.부민병원그룹 정훈재 연구원장은 “이번 협약은 부민병원이 지향해온 환자 중심 의료 혁신을 디지털 기술로 실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카카오헬스케어와의 협력을 통해 중증 질환 예방부터 맞춤형 사후 관리까지 차별화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카카오헬스케어 오채수 부사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관절·척추 전문성을 갖춘 부민병원그룹과 협력하게 되어 뜻깊다”며, “카카오의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한편, 부민병원그룹의 카카오 케어챗 서비스는 카카오톡 상단 검색창에 '서울부민병원' 병원명을 입력해 채널을 추가하면 즉시 이용 가능하다.
2026-01-26 11:30:09중소병원
[김용진의 곤란한 비만 이야기]

비만대사수술: 병을 치료하는가, 건강을 향상시키는가

[메디칼타임즈=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외과의사 김용진의 곤란한 비만 이야기 #1의사 수급 문제가 연일 화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숏폼 영상에서 한 장면이 귀에 들어왔다. 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사회적으로도 영향력이 큰 한 작가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병원에 너무 의지하지 마세요. 병원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지 못해요. 병원은 병이 나기 전 상태로 사람을 돌리는 게 병원이 할 수 있는 최대치거든요.”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동시에, 전반적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도 있다. 병원은 ‘건강을 만들어주는 곳’이라기보다, ‘병이 생긴 뒤 찾아와 치료를 받는 곳’인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의사의 역할은 그 병을 진단하고, 가장 적절한 치료를 제공해 환자를 병이 생기기 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에 가깝다.나는 위암 수술로 외과의사 경력을 쌓아왔다. 그리고 2009년을 기점으로 비만수술을 시작해, 2019년 이후로는 비만수술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스스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있다. 꼭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위암 수술을 하는 외과의로서의 자부심과 비만수술을 하는 외과의로서의 자부심 사이에 ‘온도 차’를 느끼곤 한다. 어쩌면 혼자만의 피해의식일지도 모른다. 그 이유를 굳이 설명하자면 간단하다. 암은 생명과 직결되고,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반면 비만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미용의 영역”으로 보이기 쉽다. 비만이 질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인식의 잔재가 현실에서 계속 작동한다.그러다 문득 오래전 읽었던 한 문장이 떠올랐다. 대사수술의 개념을 정립한 비만대사수술의 원로, 미국 외과의사 Henry Buchwald가 약 10여 년 전 신문 기고에서 던졌던 질문이다. “장기이식 수술로 생명을 살린 환자 수가 많을까, 아니면 비만대사수술로 생명을 살린 환자 수가 많을까?” 대부분의 직관은 장기이식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그의 결론은 오히려 반대였다. 예상과 달리, 비만대사수술이 ‘살린 생명’의 숫자에서 더 크다는 주장이다. 물론 ‘살린다’의 정의는 다르다. 이식은 지금 당장의 생명을 구한다면, 비만대사수술은 장기적인 사망 위험을 낮추고 삶의 질을 회복시킨다. 하지만 그 질문이 갖는 울림은 분명했다. “이 수술이 정말로 무엇을 바꾸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위암 수술을 떠올려보자. 현재 위암의 약 70%는 내시경 절제만으로 완치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그 시절 위암 환자 대부분은 70% 이상의 위절제를 필요로 했다. 암을 완치하기 위한 선택으로서 당연하고 옳은 일이었다. 다만 ‘치료’라는 관점에서 보면, 수술 후 환자의 삶은 그 이전과 동일하기 어렵다. 건강 상태와 삶의 질 측면에서, “치료 전보다 더 좋아졌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비만대사수술은 조금 다르다.지난 15년간 비만대사수술을 해오며 가장 자주 듣는 피드백이 있다. 환자들은 거의 같은 말을 반복한다. “좀 더 일찍 했더라면…” “길 지나가다 비만한 사람을 보면 붙잡고 알려주고 싶어요.” 이 말들이 늘 마음에 남는다. 비만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병이 아니다. 오랜 시간 몸을 조금씩 무너뜨리며, 어느 순간 당뇨, 고혈압, 지방간,· 수면무호흡 같은 대사 질환을 ‘세트로’ 데려온다. 그래서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시점은 보통 “병이 생기기 직전”이 아니라, 오랜 기간 병에 노출된 뒤인 경우가 많다. 그런 환자에게 비만대사수술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치료가 아니다. 많은 경우 수술은 환자를 ‘병원에 오기 직전 상태’로 돌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오래전의 몸으로 되돌린다. 환자 인생에서 “가장 건강했던 시절”에 가까운 상태로 다시 다가가게 만든다. 그래서 아까 그 작가의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병원은 병이 나기 전 상태로 돌리는 것이 최대치다.” 이 말은 맞을 수 있다. 다만 비만대사수술에서 ‘병이 나기 전’이란, 단지 과거의 어느 시점이 아니라 환자 인생에서 가장 건강했던 어떤 시절일 때가 많다. 즉, 대사질환을 치료했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건강을 향상시킨다.물론 위암수술과 비만수술을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색할 수 있다. 질병의 성격도, 치료의 목적도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비만대사수술은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치료 중에서도 드물게, 환자를 “병이 나기 전”으로 돌리는 것을 넘어, “더 건강한 상태로” 이끄는 경험을 자주 만든다.그래서 나는, 조금 곤란하더라도 다시 한 번 이 말을 해보고 싶다.비만대사수술을 하는 외과의사(Bariatric surgeon)로서,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2026-01-26 08:35:46중소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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