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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외상센터 비상…월 천만원 제시해도 전담의 냉담

이창진
발행날짜: 2013-01-07 12:10:13

5개 병원장, 9일 복지부와 긴급 간담회…"인건비 턱없이 낮다"

외상센터로 지정된 길병원을 비롯한 5개 병원이 전담 전문의 채용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 따르면,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된 5개 병원 원장들이 오는 9일 복지부와 센터 운영의 개선 건의를 위한 간담회를 갖는다.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길병원과 경북대병원, 단국대병원, 목포한국병원, 원주기독병원 등 5개 병원을 권역외상센터로 지정한 바 있다.

복지부는 지난달 이들 병원 당 중환자실과 수술실, 입원병상 등 외상전용 시설장비비 80억원을 지원한 상태이다.

외상센터로 지정된 병원의 가장 큰 고민의 전담 전문의 충원이다.

현 외상센터 기준에는 전담 전문의로 외과와 흉부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 4개 진료과 최소 3명 이상(3교대 근무 기준) 12명 전문의를 충원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문제는 해당 진료과 교수 중 24시간 근무하는 전담 전문의 지원자가 거의 전무하고, 채용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다는 점이다.

A대학병원 교수는 "현직 교수는 응급상황에 항상 대기해야 하는 외상센터 특성상 발령을 꺼리고 있고, 교수직을 전제로 외부에서 채용하려 해도 지원자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에서 전담의 인건비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외상센터에 근무할 전문의를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한숨을 쉬었다.

목포한국병원 유재광 원장은 "대학병원은 교수 직함이라도 줄 수 있지만 우리 병원은 이조차 없다"면서 "외과 중심으로 전담의 기준을 마련하다 보니 가뜩이나 기피과 인데다 지방으로 누가 오겠느냐"며 우려감을 표했다.

유 원장은 "5개 병원 원장들이 현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9일 복지부와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면서 "복지부의 전담의 1인당 월 1천 만원 인건비 지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외상센터 전담의 채용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인력기준 충족에 시한을 못 박지 않은 상태여서 연말까지 탄력적인 기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길병원을 비롯한 5개 병원장은 전담의 문제와 더불어 외상전담 간호인력 지원 및 시설장비 기준의 현실화를 중심으로 개선방안을 건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