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이라곤 소송 당한 것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아닌 것에는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게 지식인의 의무 아니겠습니까?"
의사협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유용상 위원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한정호 충북의대 교수가 한의사인 최원철 단국대학교 교수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 당한데 이은 '명예 전쟁'이다.
20일 한특위 유용상 위원장은 "다수의 한의사들이 한특위의 성명서를 문제삼아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했다"면서 "오늘(20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에 따르면 문제가 된 것은 '한방사'와 '의사 흉내' 등의 용어 때문이다.
지난 해 7월 한특위는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주장에 대해 "한방사들은 이제 정신 좀 차리기 바란다"면서 "침구사의 침 뜸 행위는 그토록 반대하면서 자신들은 의사 흉내 내겠다는 건 누가 봐도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유 위원장은 "과거에도 한의사와 명예훼손 송사에 두번 엮인 적이 있지만 모두 기각이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면서 "이는 개인이 아닌 한의학 체계를 비판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경찰은 '한방사'란 용어가 개인 비방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해 결과가 어떻게 날지 모르겠다"면서 "앞서 한의협도 의사들을 '양의사'라는 용어로 폄하해 많은 성명서를 낸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명예훼손 건을 제외하고도 한특위가 한의사들과 직·간접적으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은 총 9건.
IMS, 한방교과서 표절, 현대의료기기, 천연물신약, IPL, 약침 등 갖가지 고소·고발전이 진행 중이지만 유 위원장은 조금도 물러설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성명서가 나간 후 젊은 한의사들로부터 '가만 안두겠다'는 협박 전화도 여러차례 받았다"면서 "이에 굴하지 않고 옳지 않은 일에는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지식인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 이력에는 소송 기록뿐이 없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될 것도 아닌데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서 "죽기 전까지 옳은 일을 하다가 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