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투석 병원 10곳 중 2곳에는 투석 전문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1명의 하루 투석 횟수가 최고 130회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는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2012년도 혈액투석 진료에 대한 적정성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적정성평가 대상은 2012년 4~6월 외래 진료로 혈액투석을 청구한 기관 688곳이다.
상급종합병원 44곳을 비롯해 종합병원 184곳, 병원73곳, 요양병원 54곳, 의원 333곳이다. 이 중 평가대상건수가 5건 미만인 기관 44곳은 평가 등급에서 제외됐다.
주요 평가 내용은 ▲혈액투석 전문의 비율 ▲의사/간호사 1인당 1일 평균 투석횟수 ▲인공신장실 응급장비 보유여부 ▲수질검사 실시주기 충족율 ▲혈액투석 적절도와 혈관관리, 정기검사 등 13개 지표다.
평가결과에 따르면 혈액투석 전문의 비율은 평균 75.1%로 2010년보다 4.9%p 높아졌다. 하지만 혈액투석 전문의가 없는 기관이 146곳으로 21%를 차지했다.
의사와 간호사 1인당 1일 평균 투석횟수는 각각 23.4회, 5.4회였다.
적정진료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은 의사 50회, 간호사 8.5회.
이 수준을 넘어선 기관이 각각 23곳, 19곳이었다. 특히 의사 1명이 100회를 넘어서는 의원도 2곳 있었다. 이들 의원은 의사 1인당 하루에 투석하는 회수가 129.9회, 105회를 기록했다.
여기서 투석 전문의란 ▲신장내과 전문의 자격이 있거나 ▲내과 전문의 중에서도 1년 이상은 신장투석 관련 트레이닝을 받았거나 ▲신장투석 진료를 3년 이상은 해야 한다.
혈액투석실에 갖춰야 하는 응급장비 산소공급장치, 흡인기, 심전도기, 기관내삽관장비, 심실제세동기를 모두 보유한 기관이 87.1%였지만 이를 완벽히 보유하지 않은 기관도 89곳으로 나타났다.
2010년 결과와 비교해 질 개선면에서 눈에띄게 좋아진 항목은 혈액투석 적절도 검사의 관리율이었다. 96.5%로 2010년 대비 16.1%p 상승한 것.
하지만 관리율이 10% 미만이 기관도 병원과 요양병원 각 한곳, 의원 7곳 등 9개 기관 있었다.
혈액투석을 위한 혈관 통로가 협착 됐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비율과 혈액투석 환자에게 필요한 정기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한 비율도 좋아졌다.
하지만 대한신장학회는 적정성 평가가 구조적 평가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력, 시설 기준 점수가 낮아도 과정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승환 투석이사는 "투석을 하루에 130명을 한다는 것은 환자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환자들도 싼 병원에 가서 투석을 받다가 안좋을 것 같으면 큰 병원을 찾아갈 정도로 영리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력과 시설, 장비 등 평점을 종합한 결과 1등급은 167개 기관이었고 점수가 낮은 4, 5등급 기관은 84개 기관으로 전체의 13%에 해당했다.
2010년 평가에서 4등급이었다가 이번에 5등급을 받은 기관도 8곳이 었으며 여전히 5등급에 머물러 있는 기관도 9곳이었다.
4~5등급 기관 10곳 중 4곳은 의료법인 재단, 생활협동조합 산하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서울지역만 놓고 봐도 4~5등급을 받은 생협이나 의료법인 재단은 7곳의 병원 중 새희망의료생활협동조합, 의료법인새생명의료재단 등 4곳이었다.
또다른 특이한 점은 의대 부속병원 중 서남대 남광병원이 혈액투석 건수를 5건도 못채워 유일하게 등급에서 제외됐다.
심평원은 "올해 10~12월 진료분을 대상으로 2013년도 혈액투석 적정성평가를 앞두고 사전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9월에는 등급이 낮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질향상 활동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혈액투석 적정성평가 결과는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병원 평가정보에서 의료기관별로 확인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