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상경영을 선포한 서울대병원이 이번에는 직원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구하기 위해 비상경영실천결의대회를 개최해 주목된다.
서울대병원은 21일 오후 5시 임상제1강의실에서 교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는 비상경영회의 경과보고와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교수직, 전공의, 약무직, 보건직, 사무기술직, 운영기능직 등 각 직종 대표가 비상경영실천을 위한 결의선서를 실시했다.
이날 정진호 기획조정실장은 경과보고에서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환자감소와 저수가 체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 등 병원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의료이익이 48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데 이어 올해 6월말까지 3백여억원의 의료이익 손실이 발생해 이 상태라면 올 연말에는 약 6백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향후 계획으로 미래전략본부를 발족, 병원의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재정비해 중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각 부서별 예산절감방안 마련 및 병상이용률 제고를 통한 수익증대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의대회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마련한 것. 비상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 측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면서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날 서울대병원 노조원 50여명은 결의대회 시작 전부터 행사장 앞에서 '비상경영은 임금동결의 목적' '임금은 동결되고 건물은 올라가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불만을 제기했다.
노조원들은 이어 "수백억원의 적자를 거론하기 전에 수천억원 규모의 공사부터 중단하라"고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병원지부 김혜정 (부)분회장 "오병희 병원장의 말대로 병원이 적자라면 수천억원의 공사부터 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심장뇌혈관병원, 첨단외래센터 등 수천억원 규모의 공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임금동결을 말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원들의 출입을 막은 채 실시한 결의대회는 당초 3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20분만에 끝났으며 앞서 행사에 참여하려는 노조원과 이를 막으려는 직원들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진호 기획조정실장은 행사를 마치고 "현재 병원 적자가 심각한 상태라고 판단해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고 독려하고자 결의대회를 마련한 것인데 노조 측의 뜻밖의 반응에 당혹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