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지난 2007년 이후 최대 파업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8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서울대병원은
노조와의 불협화음으로 더욱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오는 22일 오후 3시부터 병원 본관 로비에서 전야제를 열고,
23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며 병원 측을 압박하고 있다.
병원 측 또한 최근 환자 수 정체와 초음파 급여화 등 병원 경영에 악재로 작용하는 제도적인 변화로 노조 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으로 노사간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노조 측은 "병원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그에 따른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며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찬성 94%로 파업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병원이 적자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설령 적자가 사실이라고 해도 이는 무리한 투자와 방만한 경영을 해온 병원 측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임금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함께 인력충원, 어린이병원 환자급식 직영 전환, 의사성과급제 및 선택진료비 폐지, 의사 1인당 환자수 제한 등을 촉구하고 있다.
노사간 갈등이 극대화된 것은 지난 8월, 오병희 병원장이 비상경영 일환으로 임금 동결 방침을 밝히면서부터다.
당시 노조는 비상경영 결의대회에서 '비상경영 운운하며 임금동결 웬말이냐' '수천억원 공사 중단하고 임금인상 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병원 측은 현재 재정 상태에서 임금 인상은 물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력충원 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정진호 기획조정실장은 "지난해 127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올해 680억원의 의료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금동결 등 비상경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노조가 병원의 사정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조의 제안을 수용하려고 해도 현재 병원 재정상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상태"라면서 "게다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보장성강화 정책으로 경영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금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이 발표한 파업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병원 측과 노조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이번주가 서울대병원 파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