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면허신고제와 관련해 연수교육 평점 당 1천원의 수수료를 받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학계와 병원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평점 1점 당 1천원의 수수료를 받는 것은 면허신고제로 돈벌이를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1일 의학회에 따르면 최근 의협은 의학회를 포함한 각 학회와 병원에 공문을 보내 연수평점에 대한 수수료 부과 방침을 통보했다.

면허신고제와 관련해 이를 평가하고 분석하는데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평점 1점 당 1천원의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자 학계와 병원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평점 1점 당 1천원이라는 금액은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다.

A학회 관계자는 "우리 학회 추계학술대회의 경우 평점이 16점"이라며 "여기에 회원 2000명이 참석하는 만큼 의협 계산대로라면 3천만원이 넘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간단하게 26개 전문과목 학회만 계산해도 1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라면서 "의협에서 이만한 금액을 받아야 할 근거와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면허신고제와 관련해 의협이 또 다른 부대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냐며 눈총을 보내고 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은 최초 면허 취득 후 연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받아야 하며 3년마다 이를 이행했는지 복지부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복지부가 이러한 교육 이수 현황을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만큼 관련법에 의거해 대한의사협회에 이러한 업무를 위탁했다.

결국 의사 면허를 쥐고 있는 의협이 이를 무기로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구조 아니냐"고 지적하며 "최소한 의학회 등과는 협의했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학회 차원에서 학회들의 의견을 모아 의협에 전달했다"며 "의협도 이를 수긍하고 재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의협은 오해로 빚어진 일이라고 돈벌이 논란을 일축했다. 학회나 병원이 일괄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줄은 몰랐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1년간 필요한 평점이 8점인 만큼 의사 개인당 8천원의 금액을 납부하는 것은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방침을 논의했던 것"이라며 "학회나 병원이 일괄 납부하는 상황은 예측하지 못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학계와 병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 모든 방침을 원점에서 검토하는 중"이라며 "보다 전문적으로 연수 교육을 평가하고 분석하자는 의미였을 뿐 돈벌이 논란은 오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