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중소병원을 활성화하려면 1차에서 3차 의료기관으로 직행하는 환자의 흐름을 끊어야 하며 이를 위해
종합병원을 거쳐 상급종합병원으로 가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성심병원
이송 병원장(중병협 고문)은 12일 중소병원협회 송년 세미나에서 중소병원이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개념의 의료전달체계가 필요하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소위 필수 진료과목이라고 하는 '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에 한해서라도
동네의원에서 2차를 거쳐서 3차 의료기관을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외산소 이외 정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 다른 전문과목은 1차에서 바로 3차로 가는 편이 합리적일 수 있지만, 필수 진료과목은 지역에 종합병원에서 상당수 커버할 수 있으며 이 능력을 살려줘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에 고혈압, 당뇨, 감기환자가 넘쳐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낭비일 뿐만 아니라 3차 의료기관이 중증질환 진료와 연구에 집중하려면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역할을 확대해줘야 한다"고 했다.
즉, 2차 의료기관 진료를 의무화함으로써 점차 역할과 기능을 잃어가는
중소병원이 제자리를 찾도록 하자는 얘기다.
이 병원장은 새로운 의료전달체계는 종별 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이 분화되고,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쏠림현상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병상 및 장비 등의 외형경쟁으로 인한 과잉 중복투자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시행 초기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으로 내외산소 등 전공과목 외래환자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급병원으로 환자쏠림 현상은 극심해지고 정부는 동네병원 살리기에만 집중하면서 중간에 끼어있는 중소병원의 살 길은 더욱 막막해지고 있다"면서 새로운 개념의 의료전달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1년 실시한 경증질환 약제비 차등제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환자이동에 변화가 있었다고 했지만 사실은 상급종합병원의 환자가 감소했다기 보다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환자가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송년 세미나에서 보건산업진흥원 이신호 본부장은 '보건의료체계의 당면 과제'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향후 중소병원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병원급 의료기관 중 소위 전문병원을 제외한 의료기관은 추후에 의료체계에 짐이 될 소지가 크다"면서 규모를 갖추지 못한 병원에 대한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병상규모가 클수록 의료수익이 높다보니 병원들의 대형화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는 고비용 운영으로 이어져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