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연구중심병원을 넘어 연구 분야에 예산을 쏟아붓고 있어 그 행보가 주목된다.
18일 삼성서울병원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얼마 전부터
미래의학관 건립에 착수, 2015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하고 있다.
미래의학관은 지상 1층, 지하 3층에 약 5천여평 규모로 들어서며 지하 1층 교수연구실, 지하 2층 삼성유전체연구소, 지하 3층 줄기세포 재생의학연구소, 인체유래자원은행 등 연구를 위한 공간이 조성된다.
현재 병원 부지에서 더 이상 지상으로 올릴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어 이번 건립 공사는 지하를 뚫어서 공간을 마련한다.
핵심은
연구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
삼성서울병원 김호중 미래공간기획단장(호흡기내과)은 "한국은 연구에 대한 비중이 너무 낮을 뿐만 아니라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미래의학관을 시작으로 약
1만 5천여평 규모의 연구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의학관은 시작에 불과하다. 삼성서울병원은 10년에 걸쳐 연구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정문 동산이 있는 위치에는 1만평 규모의 연구 및 교육공간 즉,
양성자센터 및 의공학연구존이 들어선다.
이는 지하 3층, 지상 6층규모로 지하에는
양성자진료 및 검사, 치료존을 마련하고 핵의학과 방사성동위원소 및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또 지상에는 교수연구실 및 실험실과 함께
의료기기 개발 협업 및 임상시험이 가능한 공간도 마련한다.
미래의학관 건립에 예상되는 예산은 약 400억~500억원. 여기에 양성자센터 및 의공학연구존과 외래센터 건립까지 합치면 수천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김호중 교수는 "워낙 예산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삼성 그룹차원에서도 쉽지는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 "그만큼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교수는 미래의학관 건립을 위해 외국의 지하 연구실을 조사했으며 최종 20개 샘플링 중에서도 추리고 추려서 현재 설계도를 완성했다.
분명한 것은 고령화시대를 맞아 헬스케어 시장은 확대될 것이고,
최대 부가가치 산업으로 부각할 것을 감안하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김호중 교수는 "최대 목표는 항암제 및 의료기기를 개발해 전 세계 환자진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내수시장은 너무 좁기 때문에 국내에서 경쟁할 생각은 없다.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성과물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연구공간을 대폭 확대하며 연구기능을 강화하는 반면 병실 규모는 더 이상 확장하지 않을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를 위해 정문 맞은편 자연녹지 공간 즉, 서측부지에
외래센터를 건립, 현재 본관과 신관에 걸쳐 퍼져있는 외래진료실을 이곳으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대신 현재 병원 공간은 입원실, 수술실, 중환자실, 응급실, 투석실 등 입원환자와
중증질환자를 위한 공간으로 재편한다.
다른 병원에서 진료할 수 없는 중증질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라도 연구기능을 강화해야한다는 게 병원 측의 생각이다. 연구를 통한 임상의 질 확대를 고민하는 것.
김 교수는 "현재 2000병상으로 이를 유지할 예정이며 늘리더라도 2200병상 미만이 될 것"이라면서 "대신 다른 병원에서 진료하기 힘든 중증질환자 치료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하버드, 메이요클리닉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원을 보면 연구와 진료가 5:5 혹은 7:3으로 연구 기능이 훨씬 높은 반면 한국은 1:9만 되더라도 연구 비중이 높다고 할 정도다. 이를 바로 잡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