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들이 불황을 견디다 못해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한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은 오히려 인센티브 시스템을 정비하며 포상을 늘려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대다수 병원들이 진료실적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과 달리 적자를 이유로 지원을 기피하는 중환자실과 응급실, 나아가 다학제 협진에 집중적인 포상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 보직자는 27일 "다학제 협진 등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며 "물론 수익이 나는 분야가 아니지만 진료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에 포상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은 과거 진료 실적에 따라 지급하던 인센티브 시스템을 개선해 진료의 질을 높인 성과를 포상하는 방법으로 성과급 제도를 재검토하고 있다.
또한 이는 교수 개개인이 아닌 진료팀이 이뤄낸 성과라는 판단 아래 각 센터, 클리닉, 작게는 진료팀 전원에게 인센티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 대학병원들은 교수 개인의 진료 실적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많은 환자를 보면 그만큼 인센티브가 늘어나는 시스템.
특히 최근 장기화된 경기 불황과 3대 비급여 제도 개선으로 인한 손실 등으로 대부분의 병원들이 인센티브를 폐지하고 있으며 일부 병원은 교수 연봉까지 손을 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은 오히려 인센티브를 늘려 동기를 부여하는 역발상을 들고 나온 셈이다. 특히 계량화된 진료 실적이 아닌 치료 성과를 인정하겠다는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 보직자는 "더 많은 환자를 보는 병원이 아닌 더 잘 치료하는 병원으로 가겠다는 것이 병원과 그룹의 생각"이라며 "적자가 나더라도 치료 성과가 좋다면 과감히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은 계속해서 성과급 제도를 보완하며 적절한 시스템을 만드는데 주력해왔다.
지난 2012년 도입한 교수 등급제가 그 시작. 삼성서울병원은 당시 교수들의 역량을 평가해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를 시작했다.
S급부터 A, B, C, D, E 등 총 6등급으로 교수의 성과를 다원 평가해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는 포지티브 등급제.
최하 등급을 받더라도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였지만 일부 교수들이 교수 줄세우기라고 반발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이를 보완한 것이 바로 팀별 성과급제도다. 교수 개인이 아닌 팀이 이뤄낸 성과를 인정해 그 역할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진료팀 전체가 고생해 이뤄낸 성과인 만큼 모두의 노력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술 건수나 외래 환자수 등 게량화된 진료실적이 보이지 않더라도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 즉 다학제 협진 등에 노력했다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것이 현재 추진중인 인센티브 시스템의 골자다.
이에 대해 병원 내부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굳이 비용적인 보상이 아니더라도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원에 대한 호응이다.
삼성서울병원 A교수는 "사실 지금까지, 또한 지금도 대다수 병원에서 운영중인 인센티브 제도는 더 많은 환자를 보고 더 많이 수술해야 보상을 받는 구조 아니었냐"며 "하지만 대학병원에서 무조건 많은 환자를 보는 것이 좋은 의사라도는 말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이러한 제도는 임상이 아닌 영상의학과나 진단검사의학과 등 진료 지원과들은 인센티브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삼성서울병원의 인센티브 시스템은 그러한 면에서 점 더 진일보한 시스템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