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의 양성자치료기 설치 경쟁에 전문가들이 우려감을 표시해 주목된다.
대한방사선종양학회
최은경 회장(서울아산병원 교수)은 7일 "일부 대형병원의
양성자치료기 도입은 인구 당 암환자 치료의 적정 수를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양성자치료기는 국립암센터가 첫 도입한 이후 삼성서울병원이 건물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세브란스병원도 도입을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다.
최은경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양성자치료가 필요한 암 환자 입장에서 장비 도입이 타당하나,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보더라도
전체 인구 당 적정 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대형병원에서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하는 목적은 광고효과와 필요한 환자를 보내지 않는 관행 때문"이라고 전하고 "
국립암센터가 몇 천 억원을 투입해 가동 중에 있지만 유지비도 안 되는
적자 상태"라고 지적했다.
동석한 안승도 총무이사(서울아산병원 임상과장)는 "과거 암 환자 중 20%가 양성자치료가 필요했으나, 지금은 중입자가속기 치료가 첨단화 되면서 5%도 안 될 것"이라며 "치료비용도 (양성자치료의)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안 이사는 "국립암센터가 연간 500명 환자를 치료해야 양성자치료기를 유지할 수 있으나 현재 200명에 불과하다"면서 "병원들의 경쟁으로 파이를 나눠 갖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회는 더불어
저수가로 인한 적정치료의 위험성도 제기했다.
최 회장은 "미국과 동일한 장비를 더 비싸게 구입해 많은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현실에서 적정 환자 수를 지킬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고 "최소한 미국 수가의 3분의 1 정도라도 수가현실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암 치료의 협진 활성화와 관련, "협진으로 진료과 간 벽이 허물어졌으나 방사선종양학과의 경쟁력은 있다"고 전제하고 "일부 암을 제외하고 항암제로 완치를 기대하긴 힘드나, 방사선치료는 후두암이나 유방암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미국 방사선종양학회지에 한국의 논문 수가 5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달 유럽방사선종양학회(ESTRO) 이사회에 참석해 양 학회 MOU 논의 등 세계화를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방사선종양학회는 오는 9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
글로벌 임상시험'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열고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역할과 방향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학회는 학술대회 다음날(10일) 암 환자를 위한 희망달리기 행사도 마련해 회원들의 기금 일부를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 차원에서 기부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