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20일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가 건강보험공단과 차례로 벌인 1차 수가협상에서 공통으로 피력한 현실이다.
1차 협상은 공급자가 수가를 인상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면서 건보공단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워진 경영상황을 피력하는 게 당연한 일.
이날 가장 늦게 열린 병협-공단 1차 수가협상은 긴장감으로 시작됐다.
병협 수가협상단은 이계융 상근부회장을 단장으로, 민응기 보험위원장(제일병원), 김상일 보험이사(양지병원)가 참석했다. 상급종합병원 대표인 정남식 세브란스병원장은 불참했다.
이계융 상근부회장은 "병원 경영에 어려움이 많으니, 수가를 올려 달라고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병원 폐업률은 예년보다 2배 증가했고, 대표 병원인 서울대병원은 적자를 기록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3대 비급여 정책은 병원들의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는 데다가 병원은 덩치가 크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 하나만 해도 타격이 크다"고 말을 이었다.
약사회 "폐업 늘고, 개원 줄고…카드수수료 걱정"
약사회는 어느 단체보다도 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수가 인상의 근거를 내놨다.
1차 협상에는 협상단장인 이영민 부회장과 박영달 이모세 보험위원장, 이승용 보험부위원장이 자리했다.
박영달 보험위원장은 "약국 기관수가 2010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폐업률도 3.9%다. 개원율도 줄고 있다. 그만큼 약국 상황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신용카드 수수료와 인건비, 서면복약지도로 나가는 비용이 수가 인상분을 잠식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박 보험위원장은 "약국을 찾은 사람 중 75%가 신용카드를 사용한다고 했을 때 지난해 인상된 조제수가의 42%를 잠식한다. 카드 사용률을 90%라고 보면 51%가 잠식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지비에는 인건비, 재료비, 관리비 등이 있는데 다른 유형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하다. 약국은 65%로 가장 높다. 내년부터 6년제 대학을 졸업한 약사가 쏟아지지만 인건비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면 복약지도 의무화를 담은 법이 만들어지면서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하나의 걱정거리다.
박영달 보험위원장은 "서면 복약지도를 하면 한 장당 200원정도 들어간다. 전체 조제 처방건수가 약 5억건 정도일 때 천억원 가까운 비용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중 75%만 서면 복약지도로 발급되면 750억원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는 작년 수가 인상액의 82%를 잠식하는 액수"라고 덧붙였다.
한편, 20일 가장 먼저 1차 협상에 들어간 한의협 역시 1차 의원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한의협은 박완수 수석부회장을 단장으로 전은영 보험이사, 이진욱 부회장, 박영수 사무부총장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박완수 수석부회장은 "한의계는 1차 의원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1차 의료기관이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에 대해서 건보공단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날 협상단은 협진, 비급여의 급여화, 특정 질환 급여화 등 다양한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