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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면 화상 전문의 멸종…대참사 올 수 있다"

발행날짜: 2014-06-13 06:27:12

화상학회 양혁준 이사장 지적 "재난기금 활용책 찾아야"

"벌써 몇년째 화상 전문의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10년만 지나면 화상 전문의 명맥이 끊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죠."

대한화상학회 양혁준 이사장(가천의대)은 12일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개최된 춘계학술대회에서 화상 진료체계의 문제점을 이처럼 지적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현재 활동중인 화상 전문의들이 퇴임하고 나면 더이상 화상을 볼 수 있는 의사들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 이사장은 "그나마 화상 전문의 배출을 맡아 오던 한강성심병원이 수련병원 자격을 잃으면서 이제는 교육기관이 전무한 상황까지 왔다"며 "이로 인해 이미 3년 넘게 화상 전문의가 단 한명도 배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10년만 지나면 전문 인력이 전무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대 참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그는 하루 빨리 정부가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이상 의료계나 학회의 힘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호소다.

양혁준 이사장은 "화상 치료에 대한 수가가 턱없이 낮아 병원들이 아예 진료 자체를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결국 전문의들도 화상 분야를 전공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점점 화상 분야가 위축되다 보니 호남 지역에는 화상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한 곳도 없는 지경까지 왔다"며 "화상은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위태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상학회가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사업과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재난의료기금에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전남 장성군 요양병원 화재사건에서 보듯 화재 또한 재난이라는 인식을 갖고 이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다.

양 이사장은 "화재는 엄청난 화상 환자를 만드는 재난 사고"라며 "재난거점병원을 구축한다면 필수적으로 화상 유니트를 만들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또한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에도 화상 유니트가 필수적"이라며 "중증화상도 외상이라는 점에서 당연히 포함돼야 할 항목인데 소외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