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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도 등돌린 '원격 설명회'…"반쪽 전락 불가피"

발행날짜: 2014-07-21 05:35:00

시도의·운영위 불참 선언에 의협 나홀로 안간힘…'묘수찾기' 실패

의협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원격의료(모니터링) 시범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의료계의 중지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의료계 단체의 설명회 개최 실력저지 선언에 이어 비상대책위원회와 일부 시도의사회, 그리고 대의원 운영위원회까지 불참을 통보한 상황이라 시작부터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대의원 운영위원회는 회의를 갖고 최근 의협이 요청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설명회에 불참키로 의결했다.

앞서 경기도의사회도 의협이 나서서 설명회나 시범사업 등을 통한 정책의 검증을 외치는 것은 원격의료 찬성과 같은 민심 배반 행위라며 불참을 통보한 바 있다.

다른 시도의사회의 불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모 시도의사회장은 "시범사업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의정합의가 파기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복지부가 논의기구를 신설해 협의하겠다는 약속을 깨고 영리자법인 확대를 강행했기 때문에 의정합의는 먼저 복지부가 파기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도의사회장들도 시범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면서 "(설명회에 굳이 참석해) 더 이상 논의할 게 있냐는 분위기어서 참석률은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의협은 중지를 모으기 위해 ▲의협 상임이사회 ▲비상대책위원회 ▲대의원 운영위원회 ▲시도의사회장협의회 ▲개원의 협의회 등 의료계의 대표자들에게 참석을 공식 요청한 상황이다.

그러나 비대위와 대의원회까지 불참을 통보하면서 사실상 '반쪽짜리' 설명회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비대위 관계자는 "복지부의 원격 모니터링 시범사업 설명을 듣는 긴급회의에 비대위는 참석을 거부하기로 결의했다"며 "의료계의 총의가 모이지 않을 것이 분명한 시범사업인 만큼 상임이사회에서 이 결정을 논의하자는 것은 발상 자체가 넌센스"라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대의원회 관계자도 "대의원회도 회의를 열어 참석 여부에 대해 논의했고 결국 불참을 결정했다"면서 "설명회 참여 거부의 가장 큰 이유는 설명회 참여가 마치 복지부 제도에 찬성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존의 부정수급 방지대책 등 여러 정부 정책이 강행됐다"면서 "매번 정부는 설명회를 열어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핑계를 댄 마당에 이번에도 속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의협은 이사진 워크숍을 19일부터 20일까지 양일간 개최하고 원격의료 시범사업과 설명회 개최에 대한 혜안을 모았지만 '묘수' 찾기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관계자는 "워크숍은 원격의료 입법 과정 전체에 대한 리뷰 수준이었다"면서 "정부가 왜 원격의료를 추진하려 하는지, 어떻게 의료계가 대응해 왔는지 살펴보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그는 "사안 자체가 통일된 의견을 만들기 위한 자리가 아니였던 만큼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수렴했다"면서 "다만 의정합의라는 큰 틀에서 시범사업을 봐야한다는 부분에서만 공감대를 이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