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인하대병원에서 임상시험에 대한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를 받으면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무 절차 없이 바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다.
국제 인증을 획득한 4개 대학병원들이 국내 최초로 공동심사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연세의료원 임상시험 글로벌 선도센터 컨소시엄(SCI-C)은 최근 임상시험심사위원회 공동 심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컨소시엄에 참가한 병원은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인하대병원 등 모두 4곳.
이에 따라 앞으로 4개 병원 중 어느 한 병원에서 IRB 심사가 승인되면 다른 병원에서는 별도의 다른 심사나 절차없이 바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다.
이미 국제 인증 등을 통해 임상시험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서로간의 실력을 조건 없이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이들 4개 병원들은 국제 임상시험 대상자 보호 인증협회(AAHRPP)와 아시아-서태평양 윤리위원회 연합포럼(FERCAP) 등 국제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결국 국제 기준에 맞춘 IRB 시스템을 갖췄고 유사한 패널까지 복수로 갖춘 만큼 소모적인 심사를 자제해 임상시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과거 이와 유사한 상호인정제도가 도입된 바 있지만 병원별 플랫폼이 달라 서로 인정을 꺼리면서 활성화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 병원들은 이러한 모호한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명확히 협약으로 이를 못박았다는 점에서 향후 새로운 임상시험 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이 도입되면 다기관 임상시험 가운데 4개 병원 중 2개 이상에서 실시되는 모든 임상시험이 이 시스템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컨소시엄은 현재 4개 병원에서 그치지 않고 참여 기관을 더욱 확대해 국내외 병원들과 협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경수 IRB 공동심사시스템 운영위원장(서울성모병원)은 "향후 4년 간 약 20건 이상의 다기관임상시험에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공동 심사시스템을 통해 국내 IRB 관련 전문성 및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임상시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